SUB TO SAMI
김태상 scndtnn@hotmail.com

 

잡히면 끝장이야
쏴 죽여야 돼

 

- 뛰어내리자
- 저들을 처치해야 해

 

안 그럼 우리가 죽어

 

- 상관 안 해
- 자살행위야!

 

- 날 따라해
- 됐어, 먼저 뛰어

 

- 왜 그래?
- 난 수영 못해!

 

걱정은!
방법도 없잖아

 

이래봬도 유서 깊은
직업이라구

 

게다가 당신한텐
수천 달러가 있다던데

 

빙고

 

빙고

 

내 총에 맞을 텐가

 

아님 포트 스미스에서
교수형을 당할 텐가?

 

- 자네 선택은?
- 애꾸눈이 담은 크군

 

이 원숭이 녀석!
날 막아보시지!

 

- 쏴버려
- 너무 빨라

 

- 무슨 짓이야?
- 그림 훔쳐요!

 

파리 경마지

 

스노우 퀸

 

사상자가 많습니다
현장을 연결하죠

 

- 5명이 죽고...
- 뭐 어쩌라고?

 

저 앵커 녀석
색광이 분명해

 

- 어디 있었냐?
- 수업이 늦게 끝났어요

 

또 말썽 피웠냐?

 

칠판 좀 지우느라고요

 

- 애비는 굶어죽는데
- 오늘 이겼어요?

 

모르겠다
결과가 아직이야

 

- 오늘 좀 벌었다
- 어떻게요?

 

미국인들을 역에서
조지 V 호텔까지 태우고

 

100프랑을 받아냈지

 

끽해봤자 20프랑인데

 

팁을 안 줄 것 같더라고

 

- 프랑스인 싫어하겠어요
- 나도 미국인들은 싫다

 

- 그래도 그렇죠
- 조용! 시작한다!

 

클레어 아모르와
반달리스트, 스노우 퀸입니다

 

달려, 클레어 아모르!

 

안 돼, 스노우 퀸!

 

스노우 퀸이
1마신 차로 이겼습니다!

 

빙고!

 

이 서명으로 인해...

 

프랑스와 미국의 관계에
새 장을 열었음 합니다

 

대통령도 오시려 했지만
영부인이... 조심해요!

 

컷!

 

저 학생들은 뭐야?
좀 끌어내지 못해?

 

- 밖에 사람 없어?
- 제가 해결하죠

 

- 가슴 멋지다
- 저기 안 보이냐?

 

넌 네가 보고 싶은 거 봐
난 내가 보고 싶은 거 볼게

 

애들 정리 좀 해

 

문 쪽 샷 찍었어?

 

- 글쎄요...
- 어, 찍었군

 

- 잘 모르겠어요
- 루시!

 

문 쪽 샷 찍었어?

 

- 아뇨
- 문 닫고 찍어...

 

문은 닫고...
빨강머리 이름이?

 

- 모니끄요
- 모니끄...

 

감정 이입이 안 됐어

 

남편이 살해됐는데
눈물 좀 흘려

 

멘톨 없인 안 돼요

 

그냥 눈물 쏟아
무슨 봇물 터지듯

 

나도 우는 장면에선
멘톨을 쓴다오

 

우는 장면 없잖아요

 

처음부터 다시 갑시다

 

분장사, 멘톨 좀 가져와요

 

- 안녕, 로렌
- 안녕하세요

 

- 재미있니?
- 네

 

- 분장사!
- 갑니다!

 

로렌?

 

로렌?

 

보기라 불러

 

- 왜?
- 왜냐면...

 

다들 입 다물어
전부 조용!

 

잠깐만...
폭약은?

 

특수효과는?

 

모니끄가 총을 쏘면
거울이 깨지는 거야

 

둘은 연인이거든
로렌과 보기 말야

 

- 로렌 바콜과 험프리 보가트
- 천 2백만 달라 그림이 뭐?

 

그깟 거울 하나
깨면 어때서?

 

둘은 결혼했고 로렌은
그를 보기라 불렀어

 

그래서 나도 보기야

 

루시, 대본 좀 갖다줄래?

 

- 뭐 읽니?
- 아무 것도

 

로렌, 아가야

 

구석에서 뭐 하니?

 

구경하라고 데려왔더니
책이나 읽고

 

- 재미없어요
- 재미가 없다니?

 

조지는 세계적으로
훌륭한 감독이란다

 

스페인에선
문제없이 찍었을걸

 

이게 말이나 돼?

 

천 2백만 달러 그림 땜에
거울을 못 깨게 하다니!

 

미안
여기 있는 걸 깜빡했다

 

학교에선 경험
못하는 거잖아

 

카메라로 준비 과정
다 보여줄게

 

재밌겠다

 

그렇지, 그렇지...

 

네 엄마셔?

 

매력적이시다
영화배우?

 

- 아니
- 엄마 보러 온 거 같은데

 

아니, 엄마가 저 감독
보러 온 거야

 

- 조지 드 마르코
- 아니?

 

그럼, '피의 화요일'
'입술', '사자 이빨 열차'

 

영화를 잘 안 봐서 말야
영화는 좋아?

 

- 거지 같아
- 정말?

 

- 최악이야
- 말만 그런 게 아니고?

 

그를 추종하는 비평가라곤
전세계적으로 3명이 다야

 

뭐 하냐?
널 찾고 있어

 

오줌 싸러 갔다고 했어
빨리 와

 

- 가봐야겠어
- 가슴 한번 예쁘다

 

- 얘기 즐거웠어
- 우리 언제 또 보자

 

좋아
잘 있어, 내 사랑

 

푸케는 사치스런
파티를 열었어요

 

100명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불렀고

 

님프와 사티로스는
춤을 췄고...

 

저 뒤 학생은 누구지?

 

죄송해요
설명이 재미있어서

 

엿듣게 됐어요

 

이런 일은 없지만
와서 같이 들으려무나

 

그게 푸케의 실수였어요

 

결국 왕의 질투를 사서
감옥에 보내졌죠...

 

- 불어하는지 몰랐어
- 여기서 3년 살았거든

 

- 영어는 언제 배웠니?
- 미국 영화 보면서 배웠어

 

여기 멋지지 않니?

 

프랑스인들이 굶주릴 때
지어진 거라 좀 꺼림칙해

 

정말 맛있어
요리하는 엄마 둬서 좋겠다

 

엄만 없어, 내가 한 거야
내 이름도 보기가 아니고

 

- 저번에 내겐...
- 농담이었어

 

험프리 보가트는
로렌 바콜과 결혼...

 

관두자
난 다니엘이야

 

- 파리에서 태어났니?
- 라 가렌느에서

 

아빠랑 살아?
뭐 하시는데?

 

운전사야

 

- 트럭?
- 아니

 

택시

 

부끄러워하긴
정직한 직업인데

 

아빤 아니셔

 

- 너도 아빠 계시니?
- 계시긴 한데 세 번째야

 

- 엄마가 잡아먹으셨냐?
- 다들 아직 살아 계셔

 

뭐 하시는데?

 

- 전화 회사에 일하셔
- 정확히 어떤 일?

 

ICT 회장이셔
유럽 지부의

 

- 자본주의자네
- 그건 우리 아빠지

 

난 좀 급진주의자야

 

그것도 돈이 있을 때나
가능한 거야

 

얘야, 네 엄마가
너 찾고 계셔

 

- 가야겠어
- 나도

 

- 점심 고마웠어
- 고맙긴

 

- 나중에 봐
- 또 보자, 로렌

 

- 파리 어디에서 보자
- 언제?

 

- 다음 주?
- 다음 주 언제?

 

- 월요일
- 좋아!

 

- 어디서?
- 어디 사는데?

 

누이

 

생 라자르역에서
월요일 3시에 봐

 

시계탑 밑에서

 

빙고!

 

- 성 견학은 재미있었니?
- 네

 

조지는 좀 어때?

 

인사만 겨우 했다니까
구경하느라 재미있었어

 

배우들과 스텝들하고도
사이가 좋았고, 그렇지?

 

- 먼저 일어나도 돼요?
- 디저트는 안 먹니?

 

나탈리한테 물어서
숙제해야 돼요

 

금요일 밤에?
좀 쉬면서 해

 

- TV도 보면서
- 하루 빠졌잖아요

 

뒤쳐지긴 싫어요
일어날게요

 

거기서도 책만 읽던걸
좀 비정상 같지 않아?

 

- 무슨 책이냐에 따라
- 어떻게 해야 할지...

 

좀 즐기길 바랬는데

 

책만 읽질 않나

 

나탈리니? 로렌이야
오늘 학교에서 뭐 했니?

 

남자애들이랑 축구 했어
빌라랑 또 다른 한 애는

 

자기편 여잘 뽑는데
내가 얼마나 긴장했게?

 

- 네 사촌이잖아
- 육촌지간이야

 

애가 그냥 생기는 게 아냐

 

- 너도 뽑혔니?
- 아니

 

그래서 어떻게
걔랑 애를 만드냐?

 

엄마 말론 2년 후쯤엔
날 선택할 거래

 

어쨌든 잘해 봐

 

- 수학 숙제는 뭐니?
- 226에서 232쪽까지

 

너무 어려워
시험도 무지 어려웠어!

 

넌 월요일 방과후에
오늘 시험 보라더라

 

- 월요일? 어떡한담...
- 분명히 그러셨어

 

- 월요일엔 안 돼
- 왜?

 

- 남잘 만났거든
- 말도 안 돼! 누군데?

 

- 다니엘이래
- 프랑스 애구나! 그래서?

 

라 가렌느에 살고
아빤 택시 운전사래

 

택시?
너네 엄마 졸도할라

 

안 들키면 돼
비밀 지켜주기다

 

사랑에 빠진 거니?

 

방금 만난 애랑
사랑에 빠지냐?

 

빠진 거니?

 

- 응
- 또 만날 거야?

 

- 그건 잘 모르겠어
- 내 경우를 봐

 

사촌한테 꽂히기 전엔
사랑 운운하지 마

 

- 육촌이라며
- 맞아

 

- 월요일에 보자
- 안녕

 

내가 보면 안 되는 책이니?

 

- 그냥 책인 걸요
- 나도 읽어봐서 알아, 뭐니?

 

형이상학 입문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내가 중 1 때와는
딴판이구나

 

- 재미로 읽고 있어요
- 재미로?

 

하이데거를?
왜 여태껏 숨겼니?

 

이런 거 읽는 사람은
괴짜인 줄 알아요

 

그런 건 아니지만 대학 때도
철학은 잘하지 못했단다

 

하이데거라...

 

정말 이해를 한다고?

 

별로 어렵지도 않아요
거의가 어원에 대한 건데

 

'왜 무언가가 꼭 존재하나?'란
식이에요

 

아깐 좀 산만하더구나
무슨 일 있니?

 

아뇨, 없어요

 

- 기분 상한 일 없었고?
- 네

 

이번 여름엔
가족 여행을 떠나자꾸나

 

너와 네 엄마랑 셋이
독일에 가도 좋고

 

- 같이 간 적 없잖니
- 그거 좋겠네요

 

- 하이데거도 만나고
- 3년 전에 죽었어요

 

- 그럼 편히 쉬게 두자꾸나
- 네

 

부자 미국 여자들은
꼭 늦는다니까

 

스물 셀 때까지 안 나타나면
가버리는 거야

 

하나, 둘...
너무 빨랐어

 

하나

 

 

 

 

- 미안, 다니엘 맞니?

 

- 난 로렌 친구야

 

로렌이...

 

영어 할 줄 아니까
편하게 말해

 

- 널 찾아서 정말 다행이야
- 로렌은?

 

- 여긴 못 오게 됐어
- 이름이 뭐니?

 

- 나? 나탈리 우드스타인
- 나탈리, 로렌은?

 

- 여기 못 와
- 왜?

 

방과후에 시험 때문에
정말 짜증나는 일이지...

 

- 그럼 언제 만날 수 있대?
- 수요일에 나올 수 있니?

 

- 좋아
- 좋아

 

- 어디가 좋겠니? 여기?
- 아니, 여긴 별로고

 

루브르 앞, 마상 시합
동상이 있는 개선문

 

- 개선문
- 아니, 그건 큰 거고

 

- 루브르 앞에 작은 거
- 루브르 앞에

 

루브르 박물관 맞지?
알았어

 

제대로 전했구나

 

다른 개선문에
간 줄로만 알았어

 

나탈리는 괜찮아
조금 모자랄 뿐이지

 

내 유일한 친구야
발이...

 

아프니?

 

새 신이라 그래
사이즈가 좀 안 맞아

 

- 잘 어울린다
- 고마워

 

- 정말 괜찮겠니?

- 응

 

그럼 다리 끌면서 걸어
가방은 내가 들게

 

있잖아...
미안해

 

괜찮아
나도 자주 쏟는걸

 

하이데거?

 

- 숙제 때문에 읽는 거야
- 하이데거를 숙제로 내?

 

- 그럼
- 실존주의를 가르친다고?

 

- 엄밀하게 따지면 아냐
- 하긴 자기가 선언한 거니까

 

- 하이데거를 읽었니?
- 옛날에

 

지겹더라구, 특히 키 큰
독일 시인한테 빠졌을 때...

 

- 이름이 뭐더라?
- 홀더린!

 

'엠페도클레스의 죽음'이란
비극은 읽어봤니?

 

엠페도클레스...
최악이야

 

프랑스어 번역이
엉망이었을 거야

 

- 어느 언어로도 엉망일걸
- 그러게!

 

환상적이야!

 

아이큐가 어떻게 돼?

 

- 나도 몰라
- 테스트 안 받아봤어?

 

- 응
- 왜?

 

- 혹시라도 내가...
- 뭐?

 

천재로 판명날까봐...
사람들이 기피하잖아

 

알아

 

난 167이야

 

비밀 지켜줄게

 

숙제 때문에 읽는다는 건
거짓말이야

 

나도 늘 그러는데, 뭘

 

- 수학 잘하니?
- 꽉 잡고 있지!

 

특히 확률 쪽에
경마에서 85만 프랑 땄어

 

- 85만 프랑?
- 경마지로 말야

 

- 환상적이다!
- 환상적이지

 

- 굉장한걸!
- 굉장해

 

- 영국인이구나
- 미국인이에요

 

미국인 좋지
거기서 좀 지냈거든

 

워싱턴에서
거긴 가봤니?

 

- 어렸을 때 한번요
- 멋진 도시지

 

파리와 여러모로 닮았어

 

- 다친 데 없으세요?
- 말짱하단다

 

난 줄리 에드몽 상토랭이고
지금은 은퇴했단다

 

이런 만남도 인연인데

 

핫초코랑 파이
같이 먹지 않겠니?

 

- 괜찮은 데가 있는데
- 괜찮아요...

 

좋아요

 

잘 됐구나

 

워싱턴엔 오래전에 있었지만
좋은 추억이 많아

 

할 얘기가 많구나

 

전 가본 적 없어요
라 가렌느에서 났거든요

 

나도 거기 가봤단다
가자꾸나

 

그래서 에밀리엔느와는 오래
결혼을 안 하고 지냈는데...

 

그녀는 프로방스
출신이라 순진해서

 

러시아 대사가
보드카를 권해올 때

 

그게 물인 줄로만 알고
다른 사람들처럼

 

쭉 들이킨 거야

 

그 놀란 표정하며!
그때 표정이 생생하구나

 

미국에서 대사로 계셨어요?

 

그냥 대사관원으로 지냈단다
대사까지는 못 해봤어

 

리히텐슈타인까지
가보긴 했지만...

 

대사직과는 인연이
없었던 것 같아

 

정말 멋지세요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하셨겠어요

 

줄리어스라 부르렴

 

- 한층 젊어진 것 같구나
- 연세는요?

 

청춘은 다 갔단다, 다니엘
다 가고 말고

 

- 부인 에밀리엔느는요?
- 12년 전에 죽었는데...

 

그 정도 됐지
묘지에 가는 길에...

 

크고 둥근 물체와
부딪힌 거야

 

축구공이 아니었나 싶어

 

- 보진 못했거든
- 사과 드렸잖아요

 

좀 늦어도 괜찮을 게야
매주 보러 가거든

 

그녀는 내 숨결이자
미소이자 눈물이었단다

 

- 천상의 인연이라면...
- 천상의 인연이라면...

 

죽은 뒤에도 그대를 사랑하리

 

- 그걸 아니?
- 엘리자베스 배럿, 좋아해요

 

- 우리 때도 꽤 유명했어
- 환상적이에요!

 

아무렴! 이젠 한물 간
시인이 됐지만

 

그 땐 꽤 인기였다
내 얘길 들어보렴

 

에밀리엔느와 베니스의
작은 빌라에서 살았는데

 

하루는 배관이 막혔어

 

하지만 배관공을 못 구해서
내가 고치게 됐는데

 

어둠 속을 기어가다가
종이 뭉치가 눈에 띄었지

 

시가 적혀있었어

 

- 감이 잡히니?
- 아뇨

 

브라우닝의 빌라에
살면서도 몰랐던 거야

 

- 미발표작이었어요?
- 거의 초고였는데...

 

출판한 걸 보니
많이 다듬었더구나

 

'포르투칼인으로부터의
소네트'가 일부 있었고

 

그들이 만난 사람들에
대한 묘사도 있었단다

 

그들의 여행지와...
리도로 여행 갔을 때...

 

- 다리 아래서의 키스
- 어느 다리요?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베니스 전설엔

 

연인이 탄식의 다리 아래
곤돌라에서 키스를 하면...

 

종탑이 울리는
해질녘에 말이다

 

그럼 영원히 사랑을
하게 된다는구나

 

정말 그랬어요?

 

그녀는 몇 년 후
남편 품에서 죽었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도요?

 

그 전설은 진짜였어

 

- 정말 대단한 분이시지?
- 대단하셔

 

파란만장한 인생하며
친절하고 섬세하시잖아

 

참 멋진 분 같지 않니?

 

그래, 멋진 분이셔

 

다음주 금요일에 있을
생일 파티에 초대할게

 

좋아

 

엄마, 저 왔어요

 

우리 딸 왔니

 

- 다녀왔습니다
- 왔니, 로렌?

 

파티 얘기 좀 들어보련?

 

감자껍질 위에 캐비어랑
훈제연어...

 

조가비 위에 얹은 굴과
샴페인, 보드카까지

 

케이크와 아이스크림만
있음 돼요

 

- 무슨 얘기니?
- 제 파티요

 

- 조지 쫑파티 얘기야
- 쫑파티?

 

- 들어본 적 없어?
- 글쎄...

 

영화 촬영 끝나면
하는 파티야

 

- 배우들과 스텝을 불러서
- 여기 다 부르겠다고?

 

아니, 조지랑 배우 몇 명
비평가 몇 명하고 친구들...

 

슈바르츠 가족과 르 몽드지의
음식 비평가인 버나드 정도

 

- 언제 할 건데요?
- 3일에

 

제 생일이잖아요
제 파티는요?

 

촬영이 3일에 끝나서
4일이면 다 떠난단 말야

 

- 미안하구나
- 이러면 어떨까

 

로렌 친구들을
쫑파티에 초대하는 거야

 

로렌 생일 파티와
쫑파티를 같이 여는 거지

 

- 좋아요
- 고맙다, 아가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누굴 초대하려는 걸까?

 

친구라곤 나탈리밖에
없는 것 같던데

 

그러게, 여기 생활이
힘들었을 거야...

 

외국에서 몇 년이나
산다는 게...

 

- 그래서 맘을 바꿨어
- 무슨 소리야?

 

휴스턴 발령을 수락했어
다음달에 가면 돼

 

- 전에 얘기해을 땐...
- 알아

 

로렌과 우릴 위해서
최선인 것 같아서

 

하지만...
휴스턴은...

 

휴스턴은 너무...

 

휴스턴이라...

 

기원전 500경, 그리스
조각술은 완성됩니다

 

이집트 상과의 차이를
느낄 수 있어요

 

묘사하는 방식이 틀리죠
프락시텔레스를 보자면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를
여실히 보여주죠

 

정교한 근육 조직을 봐요

 

폴리클리투스의
도리포어도 있고

 

아테네 학파를
완벽하게 구현한

 

아폴로 흉상이 여기 있네요

 

그리스 조각의 힘은...

 

진짜 본 적 있니?

 

뭘 말야?

 

그럼

 

누구 거?
그 애 거?

 

- 누구라니?
- 알면서... 다니엘 말야

 

그럼

 

세상에!
그럼... 그건...

 

해봤냐구?

 

- 늘 하지, 별별 체위로
- 세상에, 로렌!

 

나중에 하려고 했는데
프랑스 남자가 그렇잖아

 

이런 작품은 그리스
고전에 속하진 않아요...

 

어디서?

 

- 뭐가?
- 어디서 했니?

 

걔네 집 지하에
낡은 매트리스...

 

세상에!

 

왼쪽에 보이는 건
'벨베데레의 아폴로'인데

 

진품은 바티칸 궁전에 있는데

 

이상적인 남성의
육체를 보여줘요

 

쭉 펼친 팔과 옆으로 돌린
머리는 화살을 보는 것 같죠

 

이건 모사품이라
좀 느낌이 안 살아요

 

다음 시기로 넘어갑시다

 

금요일 생일 파티에
와주면 좋겠어

 

내일 밤엔 네 집에
초대해 주라

 

왜?

 

진짜 초대할 필요는 없어

 

다니엘과 데이트할 건데

 

너네 집에서 숙제한다고
둘러대려구

 

내 집에 간다고 해놓고

 

지하실의 낡은 매트리스에서
그 짓 하려고?

 

거짓말이었어

 

영화 보러 간 것 외엔
아무 것도 안 했어

 

- 정말?
- 응, 스킨십도 안 하는걸

 

- 하게 되면 꼭 말해 주기야
- 좋아

 

- 13살 맞아요
- 증거가 없잖니

 

- 정말이에요
- 이봐, 꼬마야...

 

신분증을 깜박했다니까요

 

- 증거 없인 안 된다
- 못 볼 게 뭔데요?

 

- 성인 영화야
- 저도 읽어서 알아요

 

3초간 엉덩이 노출이
다란 말야

 

우릴 성인 취급하는
곳으로 가면 돼

 

- 이럴 필요 없잖아
- 꼭 봐야 해

 

전에도 본 적 있어?

 

응, 론데 아빠가
포르노 극장을 하거든

 

- 그냥 지나쳐?

- 응

 

- 왜 그냥 지나쳐?
- 론데만 따라가면 돼

 

이제 흥분은 다 날아갔다

 

넌 포르노 보면
흥분이 날아가디?

 

그야...

 

절대 아니지

 

여기야

 

좋았어, 막 시작했어
곧 하이라이트야

 

나왔다

 

자막이 없어

 

대충 상황은 알겠다

 

저렇게 예쁜 여자가 왜...

 

하이라이트다

 

어떻게 저럴 수가?

 

저렇게 심한 건지 알았음
널 데려오지 않았어

 

전엔 저런 게 아녔어
저건 사랑이 아냐

 

이런 상상을 했었어
아주 오래 전...

 

파라오나 루이 8세가
살던 때...

 

내게 완벽한 짝이
있었을 거란 상상

 

생각해 보면...
사랑이란 감정이...

 

10살 때 처음 시작돼서
70살까지 산다고 친다면

 

너무 제한적이잖아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내 짝도 살아있을까?

 

나도 그런 거 느껴

 

내 생애에 내 짝이
살았다 쳐도

 

인도나 캘리포니아
브라질에 산다면...

 

내가 라 가렌느에서 살 동안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 놀랍지 않아?
- 물론이지

 

대단해

 

6개월 촬영 동안
정말 힘들었겠어

 

브로드 씨

 

브로드!
와줘서 영광이에요

 

이런 덴 안 오시기로
유명하다면서요

 

알 게 뭐요?
공짜 술에 여자 천지인데

 

아주 들뜨셨네

 

다음주까지 혼성 축구야
빌리가 또 주장 먹을걸

 

어젠 날 찍어달라고
뇌물을 먹였어

 

낭만적이지 않니?

 

- 재미있니?
- 네

 

- 더 초대하지 그랬니
- 다 바쁘대서요

 

- 빌리랑 지미는 온다던데
- 난 별로, 친하지도 않은걸

 

생일 파티 치곤
좀 그렇구나

 

괜찮아요

 

- 어떻게 왔니?
- 로렌 보러 왔어요

 

로렌?
로렌!

 

- 왔니, 다니엘?
- 안녕, 론데도 같이 왔어

 

- 안녕, 론데
- 응, 안녕

 

여긴 다니엘 미숑이고
다니엘 친구 론데예요

 

안녕 얘들아

 

론데, 여긴 나탈리야

 

로렌이 널 기다렸구나
난 로렌 아빠다

 

안녕하세요
자랑 많이 들었어요

 

- 와줘서 기쁘구나
- 덕분에 흥분됐어요

 

내 방으로 올라갈까?

 

그게 좋겠구나
어서 올라가렴

 

프랑스 애들을
딸과 같이 두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

 

- 다니엘과 같은 학교니?
- 응, 아니

 

론데 데려와도 괜찮니?

 

그럼, 나탈리랑
잘 어울리는걸

 

서로 한 마디도
이해 못하는 것 같아

 

여기가 네 방이니?

 

너랑 분위기가 틀려

 

엄마가 꾸미신 거라
나다운 건 하나도 없어

 

이게 다 네 거야?

 

- 뭐라는 거니?
- 자기 누이랑 같이 잔대

 

세상에, 너무했다!

 

뭐, 괜찮아
17살이거든

 

몸매도 괜찮고
가슴도 빵빵해

 

뭐라는 거니?

 

누나를 엄청나게
사랑한다나 봐

 

- 어디서 난 거니?
- 콜라를 마실 순 없잖니

 

- 멋지다, 따라와
- 난 안 마셔

 

한 모금이라도 마셔

 

- 네 아빠 맘에 든다
- 리처드? 괜찮긴 해

 

왜 이름을 부르니?

 

나중에 엄마랑 헤어져도
잊기가 쉬울 것 같아서

 

네 눈빛에 건배다

 

나가자

 

너 혹시 이거 해봤니...

 

- 내 생일이니까 좀 마셔
- 세상에!

 

생일 축하해, 로렌

 

- 생일 축하해, 로렌
- 축하해, 로렌

 

고마워

 

봐, 선물이야
어서 뜯어 봐

 

- 좋아
- 나탈리 거부터

 

책이야, '낸시 드루와
블랙우드 고교의 유령'

 

- 너한테 없는 거면 좋겠다
- 없어

 

안 읽은 거야
고마워, 나탈리

 

나 주면 어떡해

 

대신 가져
하이데거 책은 못 구했어

 

세상에!

 

로렌

 

고마워, 론데

 

선생님 작품에서
뛰어난 점이라면

 

이성적 수용의 범주를
초월한 데 있어요

 

미지의 무엇을 갈망하는
예술을 추구하죠

 

위험한 그 무엇을요

 

무모한 예술가예요
책임감이라곤 없는

 

하지만 자신의 통제력을
벗어나는 동시에

 

인간 내면의 가장 큰
좌절을 보여줌으로써

 

- 우릴 놀래켜 주죠
- 칭찬 감사합니다

 

다들 그 점을 간과하거든요
촬영은 그나마 쉽답니다

 

어이, 꼬마야
남자구실은 했냐?

 

프랑스 남자애들은...

 

- 사과하세요!
- 농담이었어

 

농담도 영화도 쓰레기 같군요

 

TKO 판정승이다
주먹이 맵구나, 꼬마야

 

'씬타운'에서 와드 본드를
쳤을 때처럼요

 

- 누구라고요?
- 와드 본드

 

- 어디에서요?
- 거기 출연했었잖아요

 

와드 본드...
씬타운...

 

난 괜찮아
갑자기 덤볐어

 

로렌, 냉큼 위로 올라가
넌 가고

 

- 진정해
- 내보내야 해

 

- 코트는요?
- 챙겨오렴

 

저녁 식사하세요

 

술을 마셨어
리처드, 로렌이 취했어

 

- 어떻게 된 거야
- 잠깐만, 케이

 

꼬마야, 나랑 맞장 뜬 게
리처드 위드마크 아니냐?

 

같이 영화에
출연한 적도 없잖아요

 

그랬냐?

 

어떻게 된 거야?

 

세상에!
리처드, 들어와 봐

 

- 퍼마시고 있었어!
- 말도 안 돼

 

뭐 하고 있었니?

 

샴페인 마시고
선물을 열어봤어요

 

선물?
선물 같은 소리!

 

정말 고맙군요
생일 축하해, 로렌

 

- 론데랑 가볼게
- 안녕, 나탈리

 

로렌!

 

다 오해...

 

저 애는 두 번 다시
못 볼 줄 알아

 

하긴, 문제 될 것도 없지
미국으로 떠날 테니까

 

미국으로요?

 

네 아빠가 휴스턴에
발령 났거든

 

이 달 말에 떠날 테니
그리 알고 있어

 

'입술'
조지 드 마르코 감독

 

왜 갑자기 보자고 했니?

 

그냥 네가 보고 싶었어

 

여름 방학까지 기다렸다가
떠나면 될 것을

 

- 기다리기 싫어
- 왜?

 

여름에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해?

 

- 붙잡힐 거야
- 결국엔

 

- 돈은 어떻게 구하고?
- 성탄절에 쓰려고 모아뒀어

 

그래봤자 얼마라고

 

무슨 영화가 이러니

 

드 마르코 영화는
다 이 모양이라니까

 

엄마 감시가 엄청났었어

 

설마 여기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하실걸

 

당장 떠나고 싶니?

 

일주일 동안은
안 잡힐 수 있어

 

- 정말?
- 어디로 가려고?

 

- 베니스
- 왜 베니스야?

 

연인들이 가는 곳이잖아

 

- 거긴 이태리잖아
- 부탁이야

 

그래, 베니스

 

돈도 없는데 늦게 오기야?

 

나탈리 달고 오느라 늦었어

 

- 왜 불렀니?
- 묘안이 있어

 

- 여기 관심 꺼
- 너 도와줬잖아

 

- 나탈리!
- 꼼짝 않을래

 

걱정 마

 

세상에!
론데다

 

- 우리 계획은 모르는 거지?
- 물론이지

 

성탄절 저금은
얼마나 되는데?

 

- 150프랑쯤
- 내 계획 들어 봐

 

나 경마 내기에서
딴 거 알지?

 

- 85만 프랑 넘게
- 경마지에서

 

네 돈으로
내기에 거는 거야

 

- 이길 확률은?
- 45프로쯤 돼

 

- 55프로는 지는 거네
- 내가 컴퓨터냐

 

컴퓨터는 도움이 될까?

 

물론!

 

당연하지! 모든 경기에 대한
변수를 뽑을 수 있으니까

 

교차 프로그램을 통해
기수별, 거리별 비교도 하고

 

- 웬 뽀뽀야?
- 너 정말 똑똑한 거 알아?

 

- 뭐죠?
- 따님께서 오셨어요

 

그래요?
들여보내요

 

켄달한테 보내서
서명 받고 부치게

 

- 안녕, 아가
- 안녕하세요

 

- 여긴 어쩐 일이냐?
- 과학 숙제 때문에요

 

전 컴퓨터를 선택해는데
좀 쓸 수 있나 해서요

 

좀 보여주세요

 

회장이라 해서
내가 직접 다루진 않아

 

전문가는 따로 있단다
사람을 불러주마

 

- 클로딘?
- 네, 회장님?

 

로렌을 마틴한테 데려가서
궁금한 걸 묻게 해줘요

 

- 알았습니다, 회장님
- 봤니? 간단하단다

 

고마워요, 리처드

 

다니엘은?

 

- 엄마가 만나지 말래요
- 나도 안다

 

- 맘에 드세요?
- 조지를 눕힌 애잖니?

 

마틴한테 가보렴, 로렌

 

고마워요

 

이제 됐다

 

회장님 딸이 알고
싶은 게 뭘까?

 

3마리 말이 내일 8개 경주
에서 이길 가능성을 보려구요

 

각각의 말에 대해
1년간 성적을 뽑아서

 

데이터로 보고 싶어요

 

시기와 거리에 따른
변수를 뽑아주세요

 

- 아서라
- 왜요?

 

그런 프로그램을 1년이나
연구해는데 허사였어

 

이론을 볼 수 있을까요?

 

이론을 보여달라고?

 

10개월간의 산출을?
그걸 달라는 거니?

 

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잖아요

 

가져왔어
가져왔다니까!

 

- 다 소용없어
- 뭐?

 

소용없다니까
다 없던 걸로 해야겠어

 

- 왜?
- 우리가 멍청했어

 

내가 멍청했어, 내기는
18세 이상만 할 수 있어

 

- 그래?
- 딴다 해도 갈 수도 없고

 

- 왜?
- 이태리 국경을 못 넘어

 

- 여권도 있잖아?
- 미성년자는 안 돼

 

어른이 필요해

 

- 정말이니?
- 확인해 봤어

 

몰래 넘어가면?

 

국경 수비대랑 철조망
기관총은 어쩌고

 

영화에서 봤어

 

베니스에 갈 테야
포기할 수 없어

 

머리를 짜내 보자

 

- 방법이 생각났어, 가자!
- 잠깐만, 뭔데?

 

좋았어!

 

- 어디 가셨지?
- 그러게

 

여깄다

 

정말 우리가 다 딴 거냐?
이제 그만 하자꾸나

 

이 정도면 베니스는 충분해

 

에밀리엔느와 그리티
펠리스 호텔에 묵었단다

 

- 하루에 2백 프랑 짜리
- 좋아요, 5천 프랑을...

 

5천 프랑이나?

 

5천 프랑을 6번에 거세요
트립 어크로스예요

 

알립니다
7번째 경주에서

 

6번, 트립 어크로스는
출전하지 않으므로

 

내기돈을 환불받으세요

 

참가를 취소해!?

 

취소됐구나

 

- 잠깐만
- 다른 말을 골라

 

뭔가 이상해
아깐 왜 못 봤을까

 

데이터가 엉망이야
모나코는 형편없는데

 

컴퓨터 자료는
이긴다고 나와있잖아

 

- 스노우 퀸이야
- 하지만 데이터엔...

 

전에 이긴 적이 있어

 

2번, 스노우 퀸에
걸어주세요

 

가자

 

2번, 스노우 퀸에
5천 프랑 걸겠소

 

기분 풀어

 

필레 데 페르미에르가
이길 확률은 제로였어

 

그럴 수도 있지
낙담 마

 

거의 맞췄잖아

 

- 할아버진?
- 술이나 드시고 있겠지

 

무슨 상관이야?

 

- 미안하구나
- 미안하긴요

 

너희 말을 들었어야
하는 건데

 

- 어찌됐든 미안하구나
- 무슨 말씀이세요?

 

스노우 퀸에 안 걸었단다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감이 와서

 

5천 프랑을 몽땅
필레 데 페르미에르에 걸었거든

 

그럼 딴 거예요?

 

필레 데 페르미에르란
'농부의 딸'이란 뜻이야

 

에밀리엔느도 농부의 딸이야
3억 평방미터를 가졌으니

 

농부나 마찬가지지

 

할아버진 세상에서
제일 멋지세요!

 

일주일 내내 머리 굴린 게
직감 하나에 무너졌다구요!

 

그런 것 같구나
그게 어쨌다고?

 

로렌이 엄마를 보러 갈 수
있게 된 게 중요하잖니

 

딸을 보면 금세 병이
나을 게야

 

지는 게 나았겠어?

 

베니스에 갈 수 있게 됐잖아

 

그렇게 멋지면
둘이 가지 그래?

 

너 없는 베니스는
아무 의미 없어

 

그래서 짐가방은 2개만
빼고 다 잃어버렸단다

 

한 가방엔 내 신발이
일곱 켤레 있었고

 

다른 한 가방엔 에밀리엔느
속옷이 들어있었지

 

당시 나이로비에선
옷을 살 수가 없어서

 

난 일주일 내내
신발만 갈아 신었고

 

에밀리엔느는 속옷만
갈아입었어

 

난 화가 나있었지만
그녀는 웃기만 하더구나

 

웃음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사람들이 꽤 놀라더구나

 

클럽 카에 가서
두보네나 마셔야겠구나

 

- 누가 같이 가겠니?
- 아뇨, 혼자 가시죠

 

금방 돌아오마

 

- 왜 그래?
- 뭐가?

 

얼굴에 다 써있어
뭔데 그래?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
같아서 그래

 

왜 네 걱정을 하셔?

 

몽생미셸에 3일간
견학 간다고 해다면서

 

안 그래?

 

그런데...

 

나탈리가 전화 걸면
다 들통날 거야

 

전화 걸지 말라고
당부했어야지

 

- 깜빡했어
- 어떻게 그걸 잊냐?

 

- 정신이 없었어
- 잡히려고 작정했구나

 

- 그건 아냐!
- 맞아

 

- 아냐!
- 맞다니까

 

아냐

 

맞아

 

- 여보세요?
- 나탈리?

 

- 로렌, 너 어디니?
- 왜?

 

너네 엄마가 나더러 왜
몽생미셸에 안 갔냐길래

 

거긴 왜 가냐고 그랬더니
히스테리 부리셨어

 

고치고치 물으시더니
학교에 전화한다셨어

 

이런...

 

- 로렌
- 왜?

 

- 몽생미셸엔 왜 갔니?
- 아니야

 

- 뭐 하는 거니?
- 나탈리야

 

- 끊어!
- 내 안부 전해 줘

 

- 어딘데?
- 이태리야, 난 괜찮아

 

- 여보세요?
- 킹 아줌마?

 

저 나탈리예요
방금 로렌과 통화했는데

 

이태리에 있대요
멀리까지...

 

- 이태리 어디?
- 그건 몰라요

 

대답 들으려는 순간
끊어졌어요

 

이태리에 있다고
알려주면 어떡하냐

 

- 걱정하는 것 같아서
- 대단해

 

- 줄리어스 할아버진?
- 클럽 카에 계셨는데

 

아니, 저기 계신다

 

할아버지!

 

- 할아버지!
- 모셔와야겠다

 

루치아노가 그러더군
'저 작자, 사기꾼 같아'라고

 

할아버지!
기차가 떠나요

 

돈은 조끼에 둬는데...
기차 안에 있어!

 

멈춰!

 

정지!

 

- 돈이 조끼에 있대
- 내리는 게 우선이야

 

돈은 어떡하고?

 

점점 빨라지고 있어
못 타실 거야

 

- 안 다쳤니?
- 괜찮아요

 

- 너희끼리 갈 것이지
- 그럴 순 없어요

 

돈은 기차 안에 있어요

 

인생에서 한 가지
배운 게 있다면...

 

기차를 놓치면

늘...

 

뭐요?
늘 뭐가요?

 

늘...
발이 남는단다

 

태워주신다니
정말 고맙소이다

 

누굴 태우려면
용기가 필요하거든

 

강도나 유괴를
당할 수도 있으니

 

- 지루해 죽을 수도요
- 일행이 생겨 기쁜 걸요

 

영어 쓰는 사람을 일주일이나
못 봤지, 재닛?

 

어디까지 가시죠?

 

그냥 댁들을 따라가리다

 

- 목적지가 어디오, 성함이...
- 콜럼버스에서 온 밥이에요

 

여긴 제 아내고요

 

베로나에서 하루 묵고
베니스로 가려고요

 

그거 잘 됐구려

 

아주 좋아요

 

겁먹은 말투였고
이태리라고 했어요

 

유괴범 소리도 들렸고요

 

- 유괴범이 확실하니?
- 당연하지!

 

알면서 왜 그래
대책 좀 세워 봐

 

전형적이야
내 영화에도 썼던 거지

 

예술을 모방하다니

 

이태리 경찰 말론
따님이 기차를 탔고...

 

이태리 국경에 내려선
파리로 전화를 했답니다

 

그게 저예요!

 

기차에서 급히 내리느라
만 8천 프랑을 못 챙겼어요

 

몸값이에요!

 

준 적 없단다
전화도 없었거든

 

동행은 두 명인데

 

한 명은 미숑으로
기록엔 없어요

 

다니엘이에요!
둘 다 유괴했네

 

뭐?

 

- 다니엘 성이 미숑이야
- 더러운 프랑스 녀석!

 

다 그렇단 게 아니라
그 녀석만 그렇단 거죠

 

나머지 한 사람이 문제예요

 

줄리어스 에드몽 상토랭
전과가 화려해요

 

사람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라지만

 

사실 그 둘은 이곳
베로나에서 태어났어

 

- 말도 안 돼
- 그래?

 

어르신이 아니라...
재닛, 새우가 몇 마리였지?

 

- 넷, 아니, 다섯 마리
- 맞아, 나도 그랬어

 

옆 테이블에 있는 이태리
남자는 일곱 마리였어

 

미국인을 차별대우한 거야

 

로미오와 줄리엣은
베로나 태생이란다

 

내일은 줄리엣 무덤과
발코니를 볼 수 있어

 

내 지갑이 없어졌어!

 

- 밥!
- 없어졌어!

 

- 정말이오?
- 당연하죠

 

현찰로 바꾼 다음
여기 놔뒀다고

 

나도 봤소
끔찍하구먼

 

- 얼마나 빼갔소?
- 글쎄요

 

2백 달러쯤 될걸요
리라로는 글쎄요...

 

신용카드와 여행자수표는
재닛한테 맡겼기에 다행이지

 

우리한테 베푼
호의는 고마웠소

 

- 이건 내가 내리다
- 그럴 순 없어요

 

- 호의가 고마워서 그러오
- 정말 고맙습니다

 

- 당혹스럽군요
- 그럴 필요 없어요

 

그리고 이건...

 

휘발유 값으로 생각하고
받아주면 좋겠소

 

- 정말... 못 받습니다
- 감사합니다

 

- 거절할 수가 없군요
- 돈이 다 뭐겠소?

 

이거 난쳐하네요
정말 좋으신 분이지?

 

안녕하세요!

 

- 안녕하시오
- 안녕하세요?

 

난 괜찮소

 

안녕하세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디 있소?

 

로미오와 줄리엣이요?

 

아이들 말씀이시군요
나갔어요

 

일찍 일어나서
구경 간다던 걸요

 

- 뭘 찾아?
- 그랜드 캐널 쇼핑몰

 

- 그건 베니스에 있잖아
- 알아

 

- 여긴 베로나야
- 그것도 알아

 

베로나 안내 책자를
잃어버려서

 

- 뭘 찾는데?
- 미용사

 

- 어제 머리했잖아
- 지금 밖을 봐

 

알았어

 

당신은 미용사를 찾아
난 맛 좋은 커피를 찾을게

 

재닛, 봐
돌아보진 말고

 

왼쪽 어깨너머에
신문 좀 봐

 

- 저거 로레타 아냐?
- 로렌이네

 

- 맞아, 로렌

- 응

 

외국 신문엔
왜 실린 거지?

 

- 몰라
- 어디 읽어 봐

 

뭐라고 써있어?

 

비둘기

 

이태리어 알잖아
무슨 뜻이야?

 

- 새, 평화의 상징
- 그런 게 왜 실려

 

- 찾고 있나 봐
- 뭐?

 

- 그 앨 찾고 있나 봐
- 위층에 있지 않아?

 

- 글쎄
- 신문 한 부 사자

 

웨이터!

 

정말 봤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줄리엣의 진짜 발코니 말야

 

- 환상적이었지?
- 그러게

 

- 왜 말 안 한 게야?
- 뭘요?

 

이거 말이다!
거짓말을 했더구나

 

병든 엄마를 보러
베니스에 간다더니

 

도망치는 거였어
난 졸지에 유괴범이 됐다

 

죄송해요
다 설명해 줄게요

 

네 말은 안 들을 거야
이해 못하겠니?

 

- 날 감옥에 넣을 거다
- 감옥엔 왜요?

 

왜냐면 난...

 

난...
다 설명하마

 

여길 빨리 안 빠져나가면
경찰한테 설명해야 해요

 

경찰들 검문이 살벌할 게야

 

맞아요

 

다니엘!

 

다니엘!

 

다니엘!

 

되돌아가서
할아버지 데려오자

 

알았어

 

어디 가셨지?

 

1등이라도 할 셈이구나

 

우린 여기만 빠져나가면 돼

 

그래!
다 떼어버리자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번호표가 웬 말이냐

 

근데...
전직이 뭐였어요?

 

강도예요?

 

방화범?

 

횡령범?

 

소매치기였군요!

 

영어는...

 

상상력이나 섬세함이
결여된 언어야

 

하지만 맞다
난 소매치기였다

 

미안하구나

 

어젯밤에 쓰신 돈도요?

 

어쩔 수 없었잖냐

 

음식값과 호텔비
자전거 값도 그렇고

 

할아버지...

 

더한 것도 있어

 

- 그 날 경마에서...
- 안 들을래요

 

난 들을래
계속하세요

 

네가 찍은 말은
1등을 못했다

 

할아버지가 찍은 말은
1등 했잖아요

 

내게 그런 육감이 있었담
소매치기도 안 했겠지

 

훔친 거였군요!

 

- 그래
- 2만 프랑이나요?

 

운이 좋았지

 

제 계산법이 육감을
이긴 거예요!

 

왜 그러셨어요?

 

베니스에 있는 네 아픈
엄마한테 데려다주려고

 

누가 내게 돌을 던지겠니?

 

이젠 어쩌죠?

 

베니스는 포기해야겠지

 

우리 목적지가 거기란 건
경찰도 알고 있을 테니

 

그래도 베로나까지 왔으니
베니스에 간 거나 다름없죠

 

베로나엔 로미오와
줄리엣이 살았던 곳이고

 

사랑이 맺어지진
못했지만 그래도...

 

- 말 안 한 게 있어
- 뭔데?

 

돌아가야만 해

 

언젠간 잡힐 거란 걸
알고 시작했잖아

 

그게 아니라
미국으로 돌아간단 말야

 

- 2주 뒤에
- 여행가니?

 

아주 가는 거야

 

그래서 베니스에
가자고 한 거야

 

그냥 도망이 아니었어

 

탄식의 다리 아래서
키스도 하고...

 

종탑이 울리는 해질녘에 말야

 

브라우닝이 했던 것처럼

 

그럼 우리 사랑이
영원해질 테니까

 

왜 말 안 했어?

 

바보짓이라 생각할까 봐
두려웠어

 

그 얘기도 다
거짓말이었던 거죠?

 

브라우닝의 빌라에
산 적도 없었죠?

 

그래

 

에밀리엔느 얘기도
지어낸 거 아녜요?

 

그게...

 

엠마란 여자는 있었다
정말 사랑했었지

 

하지만 그녀는 어렸고
출감일을 기다리지 못했어

 

에밀리엔느 얘긴 꾸며낸 거 맞아

 

꾸며낸 거였어!

 

그녀는 내 가공의
로맨스 속 인물이란다

 

거 참 슬프네요!

 

어두운 극장에 앉아있기
보다 더 슬프지

 

로버트 레드포드인 척
하는 것보다도 더

 

그럼 진짜로 악당을
쏴 죽이란 말예요?

 

사랑하는 여자를 베니스에
데려가 키스하라는 게야

 

왜요? 그것도 할아버지가
꾸며낸 거짓말이잖아요

 

네가 현실로 만들면 되지

 

전설이란 평범한 사람의
비범함을 다룬 얘기니까

 

물론 용기와 상상력이
필요하겠지

 

그건 그리 흔치 않아

 

난 일개 소매치기지만
이건 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불가능도 가능케 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사랑의 힘이란...
영원한 거야

 

어디 가는 거야?

 

베니스

 

나랑 같이 갈 사람?

 

경찰은 다 똑같아
베니스든 베로나든

 

- 눈색깔은요?
- 갈색이요

 

- 머리색은요?
- 갈색이고 곱슬이요

 

- 옷차림은요?
- 뭐요?

 

우리도 저런 취급
받는 건 아니겠지

 

- 어서 오세요, 킹 부인
- 안녕하세요

 

다니엘의 아버지인
미숑 씨예요

 

로렌의 애비 됩니다

 

- 로렌이 누구요?
- 제 딸이죠

 

같이 이태리에 있다는데
별일 없을 겁니다

 

집에 오기만 하면
가만 두지 않을 거요!

 

잠시 안으로 들어오시죠?

 

베로나에서 그들을 봤단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 아직 거기 있나요?
- 아닐 겁니다

 

자전거 경주에 참여해
경찰 눈을 피했다는군요

 

내가 경찰보다 더 잘 찾겠네

 

어디 한번 해보시죠
정말 찾을지 혹시 압니까

 

우리 걱정을 알기나 해요?

 

- 성도착자와 같이 있단...
- 그건 아냐

 

소매치기라잖아
유괴범이나 치한은 아냐

 

내 생각을 말해 줘?

 

- 다니엘과 도망간 거야
- 도망을? 리처드?

 

그럼 그 노인네는
왜 간 거요?

 

나도 몰라요

 

- 왜 도망간 걸까?
- 또 봤답니다

 

베니스로 갈 건데
같이 가시겠습니까?

 

네, 고맙소

 

- 12시 15분 비행기예요
- 공항에서 보죠

 

나도 같이 갈래

 

전화가 또 올지 모르니
남는 게 좋겠어

 

무슨 일이요?
이해가 안 가네

 

- 케이, 이건 좋은 생각...
- 조지...

 

더 이상은 당신을
보지 않았음 하는데

 

- 그건 케이 마음이지
- 내 마음이기도 해요

 

당신과 아내 사이를
너무 방치했던 거지

 

내 사랑을 확인하면
당신을 차버릴 거요

 

- 그냥 무시해
- 잘 새겨들어

 

나도 당신 처지 알아요
세 번째 남편이거든

 

나도 뺏어봐서 알지

 

당신은 케이의 한때
장난감에 불과해요

 

케이를 뺏을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겠지만

 

그렇겐 안 될걸

 

- 제가 태워드릴까요?
- 고맙소

 

- 차도 안 가져왔으니
- 그럼 타시죠

 

얼마나 친절하셔
어서 타

 

- 이봐요, 이건 횡포요
- 알아서 집에 가시지

 

- 어디로 모실까요?
- 마이요 대로 51번지요

 

모셔드립죠

 

산 마르코 대사원은
11세기에 지어졌으며

 

다섯 개의 돔은
13세기에 올려졌습니다

 

1024년엔 베니스가
콘스탄티노플을 패배시켰고

 

결국 비잔틴 미술가들의 손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된 거죠

 

- 뭐죠, 부인?
- 돈은 얼마나 들었죠?

 

요즘 시가로 환산하면
수억 달러쯤 될 겁니다

 

좀 깨끗하게 보존할 것이지

 

예리한 지적이군요
따라오시죠

 

- 저 끝이 주저앉았지?
- 그러게, 왜 그럴까

 

- 반대편이 올라가 있어서인가
- 우린 언제 가?

 

베니스가 가라앉고 있는
증거를 한번 보시죠

 

1966년도의 홍수 때의
수위선을 보시면

 

1층 바닥이 잠겼었고

 

지하실은 완전히 잠겼어요

 

거친 바다와 만조는
여전히 위협적입니다

 

산 마르코도 그렇고
은행도 마찬가집니다

 

해결책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분분합니다

 

여긴 대사원 내부입니다
제단부터 보시죠

 

1617년, 성모 마리아에
봉헌된 것으로

 

제단 위에선 니코페이아
성모를 경배하는데

 

경배의 성상으로 유명합니다

 

콘스탄티노플에서
가져온 것으로

 

성 마르크 성당엔 40점이
넘는 성상이 있죠

 

성 베드로와 성 클레망
예배당에 온 걸 환영하네요

 

또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이런...

 

죄를 고백하러 왔는가?

 

여보

 

여보!

 

- 빨리, 어서
- 지쳤단 말예요

 

쉬는 건 나중에 하고
어서 나오렴

 

다니엘!

 

- 더 이상은 못 가
- 갈 수 있어, 힘내

 

곤돌라요
곤돌라 타세요

 

- 그냥 지금...
- 뭐?

 

곤돌라를 타고
탄식의 다리로 가자

 

- 전설엔 해질녘이야
- 무슨 전설?

 

우리의 전설 말야
해질녘이라야만 해

 

자, 가자
할아버지!

 

잠깐, 잠깐...

 

경찰이에요

 

저리로 가자꾸나

 

- '입술' 조지 드 마르코 감독
- 이건 싫어요

 

왜냐?

 

이걸 다시 보느니
차라리 잡히겠어요

 

- 저기요!
- 그래

 

자... 여기

 

이건 표고
이건 돈이다

 

- 할아버진요?
- 7시 무렵에 돌아오마

 

- 해지려면 아직 멀었어
- 할아버진요?

 

셋은 눈에 띄기 쉽단다

 

그럼 나중에 봐요

 

경찰 양반들
날 찾고 있는 것 같은데

 

난 줄리어스 에드몽 상토랭이오

 

- 곧 나와
- 누가?

 

레드포드

 

- 경찰이 들이닥치면?
- 걱정 마, 내가 망볼게

 

파란색 눈이 폴 뉴먼이지?

 

잘 아네

 

다시 묻겠다
아이들은 어떻게 했지?

 

- 아직은 말 못하오
- 그럼 언제?

 

- 오늘 일몰이 언제요?
- 일몰?

 

몇 시요?

 

- 7시 30분 경
- 여기서도 종소리가 들리는지?

 

물론

 

종이 울리기 전엔
절대 말 못하오

 

일어나!
늦었어

 

- 시간 못 맞출 거야
- 할 수 있어, 걱정 마

 

잠깐만, 하이라이트야!

 

- 할아버진?
- 몰라

 

기다릴 시간 없어
곤돌라나 찾자

 

곤돌라 타려고요

 

다 나가고 없단다
해질녘엔 늘 만원이지

 

- 탄식의 다리로 가주세요
- 만 5천 리라 선불이다

 

- 만 2천 뿐이야
- 좀 봐주세요

 

- 만 5천이라니까
- 지옥에나 가요

 

어서 내리거라

 

- 뭐 하는 거니?
- 아빠가 운전사잖아

 

- 다루는 법을 알아
- 알았다, 태워주마

 

노래는 안 할 거다

 

다행이다

 

바론 반장님?
레클렉 반장입니다

 

어서 오시오

 

로렌의 아버지인 킹 씨예요

 

킹 씨...

 

난 줄리어스 에드몽 상토랭이오

 

상토랭 씨

 

아주 예쁜...
따님을 두셨더군요

 

어디 있죠?

 

고문을 당했군요

 

단 둘이 얘기하고 싶은데요

 

킹 씨, 안심하세요

 

따님은 안전합니다
다친 데도 없고요

 

- 뭐 하는 거예요?
- 저기가 다리다

 

- 구경 끝났으니 내려
- 다리 아래로 가야죠

 

여기까지가
만 2천 리라 어치다

 

조금만 더 가면 돼요!

 

이해할 수 없군요

 

딸아이가 안전하다면서
왜 어딘지 말을 못 합니까?

 

로렌은 어디 있소?

 

지금 이 순간 곤돌라를 타고

 

탄식의 다리 아래에 있답니다

 

- 거긴 왜요?
- 키스하러요

 

그건 내가 가져갈 테니
침실에 있는 가방 부탁해

 

미셸, 갈색 가죽 가방과
2층 서랍에 장갑도 좀...

 

- 못 살아!
- 차에 타

 

- 누군지 안 보여?
- 타라니까

 

- 가보거라
- 고마워요

 

차 멋지다

 

짐이 많거든
가구는 나중에 보낸대

 

이게 주소야
매일 편지할게

 

매일은 좀 그렇다
질리면 안 되니까

 

다시 만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

 

알아

 

우리도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해지겠지

 

대학생 되면
친구들 끌고 올게

 

네가 평범하게 되는 건 싫어
나도 그러기 싫고

 

지금처럼 영원히
이랬으면 좋겠어

 

우린 특별해
그래서 감사하고

 

로렌!

 

그 재능 잃지 말고 서로에게
진실한 사랑으로 남기야

 

처음 만남부터 지금까지
일은 세세히 기억하기다

 

알았지?

 

보기라 불러

 

- 내가 뭐라고 했더라...
- '왜'라고 물었지

 

그리고 난...

 

'둘은 연인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