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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완다 그루즈…
자매님의 이모예요

 

자매님을 데려가라고
몇 번이나 편지했지만

 

안 오시더군요

 

주소가
잘못된 건 아닌가요?

 

결국 못 오신다는
답장이 왔어요

 

서원식 전에
만나뵙도록 하세요

 

하나뿐인 혈육이잖아요

 

꼭 그래야 하나요?

 

그래요, 안나

 

가서 찾아뵙고
함께 지내드리세요

 

완다 씨인가요?

 

- 저는 조카인…
- 알고 있단다

 

들어오렴

 

밥은 먹었니?

 

괜찮아요

 

앉아

 

어디까지 듣고 왔니?

 

그쪽이 제 이모라고요

 

그게 다야?

 

내가 누군지
무슨 일 하는지는?

 

못 들었어요

 

왜 저를
고아원에 두셨어요?

 

나랑 지내봤자

 

좋을 것 없었을 거야

 

난 그만 가볼게

 

잘 있어

 

잘 가요

 

그럼 유대인 수녀네

 

누가요?

 

너 유대인이잖아

 

보육원에서
얘기 못 들었니?

 

네 본명은
이다 레벤슈타인

 

하임과 로자의
딸이란다

 

우옴자 근처
피아스키가 고향이지

 

잠깐만

 

이 사람이 로자야

 

그리고 이게 너란다

 

가족끼리
종종 모이곤 했어

 

늦었네
준비해야겠다

 

몇 시 기차야?

 

저녁 차를 탈 거예요

 

돈 필요하진 않니?

 

괜찮아요

 

이따 보자

 

조심해서 가세요

 

그래

 

이를 기리기 위해

 

사회주의 단원들은

 

붉은 튤립을 심어
화단을 꾸몄는데

 

이것을 피고인은
무참히 베어버렸습니다

 

할아버지가 물려준
이 검을 이용해서 말이죠

 

피고인의 할아버지는

 

필수드스키 군대의
일원이었으며

 

로자는 예술가
나는 모험가였어

 

우린 정반대였지

 

헝겊이나 유리로
항상 뭔가를 만들곤 했어

 

색유리를 만들어서

 

외양간에 놓기도 했고

 

이게 네 아버지야

 

보수적인 사람이라

 

난 별로였어

 

그 집안은 전부
루블린 출신이라

 

로자도 거기서
팔자 망쳤지

 

이건 항상
쓰고 있어야 하니?

 

너도 빨간 머리지?

 

저한테
오빠가 있었나요?

 

아니
넌 외동딸이었어

 

내일
피아스키에 가겠어요

 

부모님 묘소에
가볼래요

 

묘지 같은 건 없어

 

유대인들은 다 그래

 

시신도 못 찾고 있지

 

숲이나 호수에
버려져 있을걸

 

수소문해 보겠어요

 

그러다 신이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할래?

 

주님은 항상 함께하시지

 

태워다 줄게
같이 가자

 

너 참 귀엽다

 

보조개가 참 예뻐

 

웃을 때
세 군데나 생기네

 

남자들이 목을 매겠어

 

가끔
죄스런 생각도 하니?

 

그럼요

 

욕정에 대해서도?

 

아니요

 

그건 안됐구나

 

해보지도 않고

 

희생을 맹세해봤자
의미가 있을까?

 

안녕하세요

 

주님께 영광을!

 

전쟁 전에는
누가 살고 있었죠?

 

모르겠어요

 

- 그건 왜?
- 궁금해서요

 

남편은 알 텐데
금방 올 거예요

 

좀 둘러봐도 될까요?

 

무슨 일이죠?

 

걱정 마세요
도둑은 아니니까

 

글쎄요

 

차 한잔하시고
4시쯤 오세요

 

잠깐만요, 수녀님

 

제 딸인데
축복해 주시겠어요?

 

한 잔 더 주세요

 

저쪽 신사분 것도

 

레벤슈타인이라고
아세요?

 

여기 살았다는데

 

유대인이오?

 

아뇨
에스키모인이죠

 

로자와 하임이에요

 

유대인이
많이 살긴 했는데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왜 사과하세요?

 

글쎄요, 저도 모르게
버릇이 돼버려서

 

그쪽은 혹시 아세요?

 

한 잔 더 줘요

 

계산서도요

 

우리 가족이
여기 살았는데

 

유대인은 없었소

 

유대인이라곤
안 했어요

 

여긴 내 집, 내 땅이야

 

몰라서 온 거 아니에요

 

레벤슈타인을
어디에 숨겼죠?

 

어디에요?

 

숲?
아니면 은신처?

 

누가 유대인을 밀고했고
도와줬는지 알아요

 

- 아버진 그런 적 없소
- 그렇겠죠

 

어떻게 죽었어요?

 

당신 아버지
슈몬은 어디 있죠?

 

모릅니다

 

거짓말은 티가 나지

 

나한테도
방법은 있어

 

당신, 자식도 있잖아

 

당신 아버지 어디 있어?

 

- 몰라요
- 어디 있냐고?

 

로자다운 짓이야

 

외양간 따위에
이런 예쁜 색유리라니…

 

여기예요

 

정말 선량한
신자분들 댁이에요

 

친구들 오셨네

 

술은 언제 마셨소?

 

열두 살 때요

 

순순히 협조하시면
일이 쉬울 겁니다

 

이봐요, 동지

 

제대로 대접해줘야
일이 쉬울 겁니다

 

난 판사요
면책 특권이 있다고

 

집어넣어

 

괜찮겠니?

 

어서 갑시다

 

내일이면 꺼내줄 거야

 

면책 같은 소리 하네

 

아니, 모르겠네요

 

유대인들은
끼리끼리 지내니

 

전쟁 때
여기서 지내셨나요?

 

그랬었죠

 

수녀님이랑 그들이
무슨 관계세요?

 

아뇨, 전혀요

 

죄송하지만 이 정도가
해드릴 수 있는 전부네요

 

- 안녕히 주무세요
- 네

 

주님이 함께하시길

 

감사합니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동지

 

몸이 안 좋으신 것 같아서
신경 써드린 거예요

 

꺼져

 

안전 운전 하십시오

 

뭐 하는 분이세요?

 

지금은
별거 아니지만…

 

전에는
주 법원 판사였어

 

주로
대형 공판을 맡았지

 

사형도 제법 내렸고

 

누구한테요?

 

인민의 적

 

50년대 초반 얘기야

 

'피의 완다'라 불렸지

 

바람과 함께
사라졌지만…

 

- 도넛 먹을래?
- 아니요

 

슈몬을 찾으면
그다음엔 뭘 하죠?

 

네 부모를 어디 묻었는지
물어봐야지

 

그걸 알고 싶다며?

 

- 어디 가세요?
- 시두프요

 

타요

 

- 담배 피울래요?
- 네

 

어디서 구하셨어요?

 

국가 기밀이에요

 

가방은 색소폰인가요?

 

알토 색소폰이에요

 

멋진 악기죠

 

남자답고, 관능적이고

 

시두프에 살아요?

 

아뇨, 공연 때문에…

 

동네 잔치가 있어서요

 

숙녀분들은?

 

호텔 스위트

 

오늘 밤 파티 오실래요?
재미있을 텐데

 

안될 것 없죠

 

이따 뵙죠

 

시작할게요

 

잘하네, 저 친구

 

혹시 슈몬이라는 사람
알아요?

 

슈몬요?
글쎄요

 

바텐더인 마렉은
알지도 몰라요

 

별별 사람을 다 알거든요

 

- 거기 아무도 없어요
- 언제 오죠?

 

- 병원에 갔을 텐데
- 언제 오는데요?

 

내일요
더 늦을 수도 있고

 

고맙습니다

 

우릴 피하는 건지도 몰라

 

- 추워
- 뭐라고요?

 

춥다고

 

어디 두셨어요?

 

어떤 걸로 할래?

 

둘 다 됐어요

 

수녀 노릇도
좀 쉬어가면서 해

 

예수님도
동굴 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셨다고

 

전 안 가요

 

뭐라고?

 

전 안 간다고요

 

그럼 혼자 놀다 와야지

 

그것이 인생…

 

부모님 찾으러
온 거 아니었어요?

 

그런 거 맞아

 

로자를 많이 아꼈단다

 

넌 로자와 꼭 닮았어

 

평생을 낭비하게
두고 싶지 않아

 

그래, 그렇겠지

 

난 더러운 창녀고
넌 성녀니까

 

너희 예수님은
나 같은 사람도 사랑했어

 

마리아 막달레나도
거두고…

 

어디 한번 읽어보자

 

한 번만

 

저런 난폭한 면도 있네

 

무슨 노래였어요?

 

존 콜트레인의 곡요

 

마음에 들었어요?

 

정말 좋았어요

 

신기한 콤비네요

 

이모랑 저요?

 

저도 알아요

 

이틀 전에
처음 만났어요

 

고향이 어디예요?

 

여기 근처 마을요

 

수녀원에서 자랐어요

 

유대인이란 것도
이제 알게 됐어요

 

저도 집시의 피가
흐르는걸요

 

여긴 왜 왔어요?

 

부모님을 안다는
사람을 찾으러요

 

고마워요

 

아직 병원에 있겠죠

 

밑에서 기다릴게요

 

어서 가요

 

절 기억하세요?

 

레벤슈타인과
아는 사이셨죠?

 

시신이 있는 곳을
알고 싶어요

 

저희 부모님이세요

 

로자…

 

전 이다라고 해요

 

그 사람들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지

 

숲에다 숨겨주고

 

음식도 줬어

 

그리고 죽이셨죠

 

무서워하던가요?

 

누구?

 

남자아이요

 

어떻게 죽였어요?

 

도끼로 내려쳤나요?

 

아이를
로자에게 맡기고

 

나는 전쟁터로 갔어

 

뭘 위한 전쟁이었는지

 

그 애를 제대로
알지도 못했는데!

 

주님께 영광을

 

아버지가 편히
눈감게 해주시오

 

어차피
증명할 길도 없고

 

이미 지난 일이잖소

 

어떻게 하길 바라세요?

 

집 소유권을 주고

 

우리를
내버려 둔다면

 

묻힌 곳을 알려주죠

 

어떻게 하겠소?

 

좋아요

 

알았어요

 

내일 오지요

 

수녀님을
믿고 있겠습니다

 

그래서

 

찾던 사람은 찾았나요?

 

 

그럼 이젠

 

다시 돌아가는 거예요?

 

수녀원 얘기라면

 

그래요

 

아주 가는 거예요?

 

평생요

 

다음 주에 서원을 해요

 

그쪽은요?

 

징집 안 되도록
최대한 피해 다녀야죠

 

순결 서원도요

 

자기가 어떤지
본인은 잘 모르죠?

 

저는요?

 

저는 왜 살아있죠?

 

아직 갓난아이라…

 

유대인 티가 나지 않아서

 

성당에 데려가서
버리고 왔소

 

남자아인 검은 피부에
할례를 한 뒤였지

 

아버지 짓이 아니야

 

내가 죽였소

 

루블린으로 가자

 

거기 가족 묘지가 있어

 

아직도 있을진
모르겠지만…

 

신부님을
모셔와야겠어요

 

랍비를 모셔와야지

 

지금 드시면 안 돼요

 

먼 길이니
금방 깰 거야

 

서원식 때 오실 건가요?

 

아니, 대신
널 위해 축배를 들게

 

로자가
널 못 보고 가다니…

 

어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용서해 주세요

 

여기 계신 자매님과
원장 수녀님 앞에…

 

가난과 순결, 순종을
맹세하며…

 

이 마음과 회개, 겸손을
경시하지 않겠습니다

 

차 있어요?

 

그럼요

 

집까지 데려다줄래요?

 

나중에요
앉아요

 

머릿결이
참 예뻤는데…

 

항상 감추고 다녔어요

 

누가요?

 

이다

 

신 폴란드 공화국 건설에

 

지대한 기여를 한…

 

완다 그루즈 동지는…

 

조국의
인민 정의를

 

결연히 실현해 왔습니다

 

편히 쉬시오

 

동지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무슨 생각해?

 

아무것도

 

그단스크에 공연이 있어
같이 갈래?

 

바다에 가본 적 있어?

 

아무 데도 가본 적 없어

 

그럼 같이 가자

 

공연 본 다음에
해변 산책도 하고…

 

그러고 나서?

 

강아지를 살까?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집도 마련해야지

 

그러고 나서?

 

남들 하듯이
평범하게 살자

 

이다

 

감독
파벨 파블리코브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