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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translated by iratemotor

 

- 아직도 담배 펴?
- 아니

 

나도 늙었나 봐

 

여기

 

가방 뒤에다 놔

 

차 새로 샀어?

 

빌린 거야

 

- 그건 뭐야?
- 별거 아냐

 

너무 춥다

 

그러네

 

- 다쳤어?
- 손목이 좀 욱신거려

 

당신도 늙었네 뭐

 

- 뒤 좀 봐줄래?
- 그래

 

정지, 정지!

 

뭐 하는 거야?

 

'지난 날'

 

- 딸애들이 나 오는 거 알아?
- 아니

 

말 안 했어?

 

지난번에 온다고 하고선
당신이 펑크 냈잖아

 

4단으로 놔줘

 

이제 왔으니까 얘기해
애들 보고 싶어

 

곧 보게 될 거야

 

어디서?

 

학교 가서 루시 태우고
집으로 가려고

 

- 호텔방 예약 안 했어?
- 응

 

왜 안 했어?

 

- 당신이 올지 확실치가 않아서
- 무슨 말이야?

 

확실치가 않았다고

 

지난번은
급한 일이 있어서...

 

됐어, 괜찮아

 

길게 설명 안 해도 돼

 

그때 한 번 못 왔다고?

 

그만해

 

이유야 많겠지

 

당신이 집에 오면
애들이 더 좋아할 거야

 

불편 주기 싫어

 

불편은 무슨

 

혹시 모르니까
여행 가방 가져오지 그랬어?

 

옷도 좀 갈아입고
그러다 감기 걸려

 

왜 같이 안 와?

 

못 만났어?

 

그냥 갔나 봐

 

학교로 데려오겠다고
얘긴 한 거야?

 

그냥 가

 

당신이 늦어서
혼자 집에 갔나 보네

 

이번이 처음이 아냐
어젯밤엔 11시에 집에 왔어

 

그 나이 땐
다 그렇지 뭐

 

아니, 그런 게 아니야

 

걔한테 무슨 일 있어?

 

별일 아닌 걸로
요즘 속을 너무 썩여

 

걔랑 좀 얘기해볼래?

 

당신하곤 말이 통할 거야

 

오랜만에 보는데
날 기억하려나 모르겠네

 

걔가 당신 많이 좋아해

 

아직도?

 

아니, 오른쪽이야

 

이런, 미안

 

그새 다 까먹었나 보네

 

잠깐 다른 생각 하느라

 

- 마리
- 왜?

 

이거 차에 두지 마
위험하니까

 

돌겠네!
혼자서는 못 하겠어

 

난 보고만 있으라며?

 

넌 힘이 없잖아
정말 미치겠네!

 

한쪽에 끼울 테니 잡아봐

 

열 받게 하지 말고

 

아야! 다쳤잖아

 

루시 왔니?

 

아니

 

잠깐, 잠깐

 

자, 끼워

 

그래, 그거야
이제 될 것 같다

 

얼른 끼워

 

된다, 된다

 

이런!

 

푸아드, 네가 다 망쳐놨어

 

- 세게 당겨
- 하고 있다고

 

그렇게 하면 안 돼

 

한쪽부터 맞추고
다른 한쪽 끼우면 돼

 

내가 좀 보마

 

한쪽부터 맞추고

 

그다음

 

다른 쪽도

 

됐다

 

너무 뻑뻑하네

 

기름칠 좀 해야겠다

 

어딨는지 아니?

 

예전엔 창고 선반 위에
올려놨었는데

 

- 아흐마드!
- 그래

 

리아, 잘 있었니?

 

많이 컸네, 천사님

 

만나서 반갑다

 

남자친구가 한 성격 하네
얘 이름이 뭐니?

 

전 푸아드예요

 

안녕, 푸아드

 

반갑다

 

들어와, 아흐마드

 

너도, 푸아드

 

방에 가서 준비해야지

 

그거 창고에 없어

 

나 없는 동안
다른 데로 치웠나 보네

 

그거 우리 아빠 차에
있었던 거 같은데

 

여깄던 책장은
어디 갔어?

 

나무로 된 건데

 

- 버렸어
- 정말?

 

내 책들
거기 있었는데

 

당신 물건들은
한군데 모아놨어

 

푸아드, 위층으로 가렴

 

위층 싫은데

 

- 뭐?
- 위층 싫어요

 

시킨 대로 해

 

페인트 안 묻게 조심해

 

예전 색이
더 나아 보이는데

 

칠이 덜 끝나서 그래
손목이 아파서

 

나 올 때까지 기다리지
내가 하면 됐을 텐데

 

나 좀 부려먹지 그랬어

 

당신이 호텔로
갈 줄 알았지

 

내가 해줄게

 

- 그만, 델 뻔했어
- 미안

 

- 됐어, 고마워
- 끌까?

 

- 여기다 키 놓을게
- 고마워

 

위층에 옷가지 좀 놔뒀어

 

갈아입어
감기 걸리겠어

 

왜 여기 있어?

 

어서

 

넌 위층
루시는 아래층

 

루시, 전화해

 

좋은 소식 있으니까

 

아저씨 여깄을 때까지만
위층에서 자

 

얼른, 부탁이야

 

돌아버리겠네

 

집 앞에 세워둔 게
아빠 차니?

 

 

- 너 여기 살아?
- 네

 

- 아빠랑 같이?
- 네

 

언제부터?

 

학교 들어가면서요

 

여기서 안 자도 돼
내려가서 너 침대에서 자렴

 

아, 짜증 나

 

누군 올라가라 하고
누군 내려가라 하고

 

- 뭐라고?
- 올라가랬다, 내려가랬다

 

미안해

 

- 왜 내려오니?
- 내려가래요

 

물어보세요

 

턱수염 아주 긴
아저씨한테

 

아래 침대가 부족해

 

딴 남자랑 같이 살아?

 

 

나한테 그런 말
없었잖아

 

그럴 리가?
메일로 보냈는데

 

무슨 메일?

 

내가 보낸 메일들
잘 찾아봐

 

그런 메일 못 받았는데

 

그럼 왜 호텔에서
자겠다고 했어?

 

당신한테 방해될까 봐

 

암튼 난 보냈어

 

난 못 받았어

 

내가 이혼하자는 이유가
뭔지 생각도 안 해봤어?

 

나 여깄는 거 알아?

 

 

그럼 난 갈게

 

당신이 여깄는 동안은
안 올 거야

 

서로 좋을 거 없잖아

 

그 메일 언제 보냈어?

 

글쎄

 

당신 메일함에
아직 있어?

 

그렇겠지

 

확인하고 싶어?

 

그럼 호텔방을
잡아줬어야지

 

지난번엔 예약했지
당신이 안 와서 취소했고

 

취소하는 데 얼마 들었는데?

 

내일 법원에
언제 가면 돼?

 

그전에 루시랑
얘기해 본다며?

 

언제 오는데?

 

몰라

 

내일 한번 만나볼게

 

이번 만큼은
약속 지켜줬음 해

 

- 그런 적 없었어
- 그래, 말을 말아야지

 

푸아드, 좀 조심해서
걸어다니면 안 되니?

 

내가 청소한 걸
다 엉망으로 해놨잖아

 

어른이 말할 땐
쳐다봐!

 

- 날 보라고!
- 이거 가져오느라 그랬어

 

뭘 가져오든!
너 이리 와!

 

너...

 

이리 오라니까!

 

빨리 와!

 

가기 싫어요!

 

내버려둬요!

 

푸아드, 이리 와

 

- 이거 놔요!
- 가만있어

 

- 우리 집에 갈 거야!
- 피곤하게 굴래?

 

그만해, 가만있어!

 

이거 놔, 놓으라고!

 

네가 한 짓을 봐

 

가만있어!

 

어서 들어가

 

이거 놔!
집에 갈 거야

 

제발 좀 가만있어
미안해

 

사과 필요 없어
이거 놔

 

아줌만 우리 엄마 아냐!

 

넌 나가 있어

 

그만해
푸아드, 그만하라고!

 

- 이거 놔요
- 가만 못 있어!

 

아무 데도 못 가

 

열어!

 

나 집에 갈래!

 

- 이러다 당신 늦겠어
- 내가 할 거야

 

- 내가 치울게
- 내가 한다고

 

손목 삐었잖아
이리 줘

 

- 내가 한다니까
- 이리 내

 

아깐 갈 것처럼 하더니

 

루시 올 때까지
기다려 보려고

 

가봐

 

리아, 내 신발 좀 챙겨줄래?

 

문 열어!

 

어서

 

열어!

 

다 페인트 때문이야!

 

문 열어!

 

- 애들 좀 봐줄래?
- 걱정 마

 

열어!

 

고맙다

 

열어!

 

안 그럼
문 부숴버릴 거야!

 

열어! 열라고!

 

- 열어!
- 푸아드!

 

푸아드, 그만해

 

물러서, 내가 열어줄게

 

지금 뭐 하니?

 

응?

 

어디 가게?

 

- 그만해, 멈춰
- 이거 놔요!

 

놔줄게, 놔준다고

 

- 이거 놔요
- 놔준다니까

 

대체 어디 가려고?

 

진정하고, 푸아드

 

대체 왜 그래?
어디 가려고?

 

- 떠나고 싶어요
- 어디로?

 

우리 집요!

 

너희 집이 어딘데?

 

파리긴 한데
여기서 아주 멀어

 

닥치고 나가!

 

그런 말 쓰면 못 써
알겠어?

 

우리끼리 얘기하마

 

왜 그러니, 푸아드?

 

- 이유가 뭐니?
- 집에 가고 싶어요

 

집에다 전화해볼래?

 

집에 아무도 없어요

 

여기가 싫으니?

 

아줌마가 너 혼내서?

 

너도 잘한 건 없잖아

 

페인트통 엎지른 건
잘못한 거야

 

화낼 쪽은
네가 아니라고

 

페인트 때문에
그런 거 아녜요

 

그럼 뭐 때문이니?

 

내가 여기 있어서?

 

내가 갔으면 좋겠니?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나야

 

왔어?

 

비행기가 늦는 바람에

 

- 그 사람 왔어?
- 응

 

여기

 

- 차 어디 세워놨어?
- 저쪽에

 

- 어디?
- 저기

 

그거 차에 놔두지 마
위험하니까

 

- 병원에 가봤어?
- 응

 

- 좀 어때?
- 똑같지 뭐

 

- 푸아드 안 데려왔어?
- 왜?

 

나한테 전화했더라고

 

거기서 나가고 싶대

 

내가 걔한테 화 좀 냈어
아니, 둘한테 다

 

오늘 집에 가서 데려갈게

 

- 심각한 거 아냐
- 나한테 전화하긴 처음이야

 

처음으로 딱 한 번
꾸짖었을 뿐이라고

 

애한테 약속했어

 

오늘 저녁에
서로 화해할게

 

집에 오기 전에
미리 알려줘

 

- 안녕
- 응

 

그러니까...

 

잠시만요

 

- 리아도 이란어로 말하기
- 리아도 이란어로 말한다

 

옥수수 색깔 끝내주네!

 

옥수수 색깔 끝내주네!

 

푸아드, 멈춰!

 

여기

 

하나 갖다 줘
조심하고

 

이거

 

- 안 먹어
- 그러다 손 다쳐!

 

- 그런 적 없어
- 여기저기 피가 묻었잖아

 

얘 손가락 베었어

 

괜찮아졌니?

 

언니야?

 

아흐마드?

 

난 줄 어떻게 알았니?

 

- 오늘 온다는 거 알았어요
- 반갑구나, 루시

 

- 루시, 좀 먹어봐
- 괜찮아요

 

이 귀한 '고르메 사브지'
언제 먹어보겠니?

 

근사한 이란 남자랑
결혼하기 전엔 꿈도 못 꿔

 

푸아드 넌
이란 여자랑

 

어때?

 

- 더 줄까?
- 아뇨

 

이란 사람은
어떻게 생겼어요?

 

이란 사람?

 

나처럼 생겼지,
여잔 말고

 

이렇게

 

- 알겠지?
- 이란 여잔 다 그래요?

 

수염도 났어요?

 

아니

 

- 아흐메드랑 이란 가볼래?
- 거기 어떤데?

 

항상 이렇게 늦니?

 

- 잠만 자러 와요
- 진짜?

 

잠잘 때가 딱히 없어서

 

그냥 여기서 지내지 그러니?

 

서로 같은 처지죠 뭐

 

내일 친구네로 갈 거잖아요

 

여긴 내 집이 아니야

 

그럼 친구네가 집이에요?

 

여긴 불편해

 

나도 그래요

 

경우가 달라

 

내 전처와 재혼할 남자랑
어떻게 얼굴 마주보며 지내니?

 

당연한 처사지

 

- 이젠 전처란 거예요?
- 그래

 

- 말도 안 돼
- 뭐?

 

여기서 엄마랑
산 세월이 얼만데

 

상황이 바뀌었어

 

우린 이혼했다고

 

좀 들어줄래?

 

이제 이해할 만한
나이도 된 것 같은데

 

설교 듣고 싶지 않아요

 

너 설득하러 온 거 아니야

 

엄마가 너랑 좀
얘기해 보랬어

 

엄마보단 내가
너랑 말이 잘 통한다고

 

엄만 다 알아

 

내가 여기서 그 작자랑
함께 지내기 싫어한다는 거

 

루시

 

여기 좀 앉아봐

 

그 남자 나쁜 사람이니?

 

몰라요
알고 싶지도 않고

 

근데 왜 그렇게 굴어?
무슨 짓이라도 하든?

 

아뇨

 

여기선 아무 짓
안 했어요

 

엄마와 결혼할 사람이야

 

그럴 권리가 있다고

 

그래요?

 

딸린 아들 하나에다
아내가 혼수상태에 있는데도?

 

푸아드 엄마 말이니?

 

그럼 엄마가
다른 남자랑 결혼한다고 하면?

 

것도 싫어요

 

그럼 그 사람 때문이 아니네

 

나 태어나고 나서
엄마 세 번째 남자예요

 

매번 똑같아요

 

몇 년 있다가
떠나버리죠

 

엄마한테 얘기해요

 

- 뭘 말이니?
- 마음 바꾸라고

 

이 여자 머리 좀 봐

 

꼭 브로콜리 같아

 

아직 안 자니?

 

푸아드, 올라가서 자렴

 

2분만 있다가요

 

딱 2분이야

 

- 나 왔어
- 왔어?

 

잘 자렴

 

주무세요

 

루시, 오늘만
내려와서 자면 안 되겠니?

 

푸아드가 올라가서 자고

 

내가 음식 만들어놨어
저녁 걸렀으면 좀 들지

 

아, 그래?
고마워

 

좀 데워줄까?

 

아냐, 됐어

 

재료들은 어디서 구했어?

 

애들하고 사왔지

 

당신 요리 솜씬 일품이야

 

그냥 봐줄 만한
정도지 뭐

 

내일 몇 시에 볼까?

 

9시에

 

그건 포크로 먹는 게 아냐

 

이거지

 

- 얘기해봤어?
- 응

 

뭐래?

 

당신 예상대로

 

당신이 재혼하는 걸
원치 않더군

 

좀 살다가
또 떠날 게 뻔하다면서

 

걱정하더라고

 

안 그럴 거라고 전해줘

 

딸애한테 당신 결혼
축하해 달라고

 

내가 나설 입장은
아닌 것 같은데

 

축하해달란 적 없어

 

걔가 뭘 원하는지만
알면 돼

 

당신 재혼을 막아달래

 

나도 기가 막혔어

 

당신이 결정하기 전에
설득 좀 해봐

 

이미 결정 내렸어

 

- 푸아드
- 네?

 

자리 불편하면 바꾸자

 

괜찮아요

 

오줌 마려워요

 

그럼 갔다 와

 

갔다 와

 

됐어

 

의사랑 얘기해봤어?

 

아니, 간호사만 있었어

 

- 간호사가 뭐래?
- 뭐 말이야?

 

배에 난 긁은 자국

 

내가 두 번째 다녀간 후에
아내가 배를 긁었대

 

자기 다녀간 거랑은
상관없을 거야

 

무의식 중에 그랬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건 아니고?

 

미안해

 

항상 이런 식이야

 

하고 싶은 말 다 해놓고
나중에 사과하고

 

여기서 뭐 하니?

 

너무 깜깜해서
못 올라갔어요

 

못 올라가다니?

 

내가 그이 옆에서
자라고 했어

 

모르는 사람하고
불편했을 텐데

 

가자, 옷 챙겨 입어

 

그냥 가서 잘래
나 졸려

 

- 나보고 데려오라며?
- 그냥 있을래

 

여기서 나랑 자자

 

들어와

 

아흐마드, 늦겠어

 

싱크대가 막혔어

 

그냥 나중에 해

 

얘들아, 빨리 먹으렴

 

우웩!

 

으악!

 

아! 아흐마드!

 

- 안녕
- 네

 

- 잘들 잤니?
- 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사미르요

 

죄송해요, 손이 더러워서

 

아직도 막혔나요?

 

다 고쳤어요

 

조이기만 하면 돼요

 

차 좀 줄래?

 

학교에 태워다 줄게

 

그럴 필요 없어

 

아흐마드, 늦겠어

 

다 됐어

 

얘들아, 학교 갈 준비하렴

 

- 물이 새네
- 예전부터 그랬어

 

내가 마개 갈라고 했잖아

 

제가 하죠

 

가서 일 보세요

 

그러죠

 

- 밥은 먹었어?
- 아니, 아직

 

- 오늘 볼 수 있어요?
- 수업 없니?

 

- 아흐마드!
- 알았어

 

일찍 끝나요

 

- 언제 볼까?
- 1시쯤요

 

- 뭐 찾는 거 있니?
- 아뇨

 

잠깐만

 

공격이다!

 

- 여기 루시 다녔던 학교지?
- 맞아

 

자, 적들을 없애라!

 

- 엄마
- 내려

 

- 잘들 다녀오렴
- 안녕

 

- 갈게, 저녁에 봐
- 잘 다녀와

 

갈게요

 

잠깐만

 

가자, 푸아드

 

잘 다녀오렴

 

둘이 어떻게 만났어?

 

약국에서

 

그이가 부인 약 사러
몇 번 왔었거든

 

어디가 아픈데?

 

우울증이야

 

뭐야?

 

- 뭐?
- 그 표정 뭐냐고?

 

그냥 웃은 거잖아

 

여기선 조롱하는 뜻이라고

 

당신이 잊은 거야
목소리 낮춰!

 

우울증 걸린 게 웃겨?

 

자꾸 시비 걸면
그냥 테헤란으로 가버릴 거야

 

이혼은 하고 가

 

- 이럼 없던 일로 한다?
- 하나도 안 변했어

 

- 차 세운다?
- 맘대로 해

 

- 진짜?
- 그러든가

 

그 사람 어때?

 

좀 진지하게 물어봐
그럼 대답해줄게

 

진지하니까
그 사람 애도 가졌지

 

부인

 

- 농담이지?
- 아니

 

두 분 사이에 태어난
자식이 없으므로

 

이 청구는 개인적인 문제에
국한하여 처리합니다

 

브리송 부인은
남편분 성을 포기하고

 

결혼 전 성을
되찾을 겁니다

 

현재 파리 세브란
20번지 가옥은

 

브리송 부인에게 귀속됩니다

 

이 이혼의 효력은
2012년 10월 19일부로

 

발생할 것이며...

 

죄송해요

 

- 핸드폰은 꺼주시죠
- 죄송해요

 

현재 소유의
재산과 동산은

 

양측 합의대로
각각 분할될 것이고

 

이에 따른 세금은
양측에게 부과되며

 

소송 비용은
반반으로 부담합니다

 

지금 진술한 내용은
이 합의서 안에 있습니다

 

이 합의문에 동의하셔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혼 합의문에
동의하십니까, 부인?

 

 

남편분께서도 합의문에
동의하십니까?

 

 

민법 제230조에 의거하여

 

양측의 합의하에
이혼을 선언합니다

 

판사가 이 합의문을
확인함으로써

 

본 소송은 공식적으로
종결되었음을...

 

완전히 꺼주세요

 

죄송해요

 

마리, 나야

 

여행 가방이 배달됐는데
좀 부서졌어

 

뭐가 없어졌는지도
잘 모르겠고

 

이걸 받아야 할지 말지

 

전화해줘

 

결정했어요?

 

- 없어진 게 있음 어쩌죠?
- 보험 들었나요?

 

모르겠어요

 

받으실래요, 아니면
제가 공항에 가져갈까요?

 

사인해 주세요

 

여기다가

 

- 괜찮아요?
- 뭐가요?

 

그쪽 눈이...

 

- 페인트 때문에요
- 직업을 바꾸시죠

 

루시!

 

잘 끝났어?

 

'타즈리시'에 가는
버스 있습니까?

 

- 잘 지냈어?
- 이게 얼마 만인가!

 

아직도 장사하는 거야?

 

- 여긴 언제 왔나?
- 어제

 

이렇게 예고도 없이

 

쟤 알겠나?

 

- 처녀 다 됐네! 반갑다
- 안녕하세요

 

- 점심 먹었나?
- 안 먹었으니까 여기 왔지

 

아주 예쁘게 컸네

 

너 꼬마였을 때
자전거로 여기 데려오곤 했어

 

그건 리아고
얜 루시야

 

미안, 아가씨

 

어떻게 매번 헷갈리나?

 

- 가서 앉게
- 발레리아는?

 

내가 부를게

 

- 당신 남자친구 왔어
- 누구?

 

아흐마드?
아흐마드!

 

루시

 

발레리아, 오랜만이야

 

- 잘 지냈어?
- 반가워

 

많이 보고 싶었어

 

루시 기억나?

 

아, 꼬마 루시!

 

이젠 꼬마 아니야

 

아주 미인이네!

 

- 아직 붙어 사네?
- 그러게

 

우린 갈라설 수 없는
공통점이 있어

 

뭐? 나이?

 

- 국기 색깔
- 또 헛소리

 

뭐라는 거야?

 

그냥 흘려 넘겨

 

엄만 잘 지내시니?

 

 

- 법원에 갔다 왔어요?
- 그래

 

- 그럼 끝난 거예요?
- 예전부터 끝났었어

 

지금도 '라비올리' 좋아해?

 

왜 그래?

 

그 사람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야

 

지금 상황이
썩 좋은 편도 아니고

 

입장을 바꿔봐

 

그 사람 아내, 아들...

 

부인 있는 사람하고
어떻게 결혼할 수가 있어요?

 

아내가 혼수상태잖니

 

죽은 게 아니잖아요
안 죽을 수도 있고

 

그건 그 사람 문제야

 

왜 혼수상태에
빠졌는지 알아요?

 

아니, 내가 어떻게 알아?

 

- 엄마가 말 안 해요?
- 응

 

자살을 시도했어요

 

우울증 때문에?

 

루시, 왜 그래?

 

루시...

 

나 좀 보렴

 

일어나, 바람 좀 쐬자

 

- 무슨 일이야?
- 바람 좀 쐬려고

 

일어나, 루시
어서

 

뒤쪽 방으로 데려가

 

엄마가 왜 그 사실을
숨기려고 하는지 알아요?

 

- 진정 좀 하고
- 알려지는 게 두려웠으니까

 

뭐가?

 

둘의 관계를 알고
자살시도를 한 거거든요

 

그렇게 함부로
말해선 안 돼

 

특히 네 나이 땐

 

그럼 내가 다 컸다고
남들한테 말하지 마요

 

미안하구나

 

두 사람이 합치는 거 싫어요

 

네 뜻대로 되는 게 아니야

 

나 역시 그렇고

 

둘이 결혼하면
난 여깄을 거예요

 

엄마 임신했어

 

거짓말 마요

 

기다려

 

서봐!

 

엄마가 왜 그런 망할 놈을
선택했는 줄 알아요?

 

그쪽과 똑같아서 그래요

 

주머니에서 키 좀 꺼내줘

 

그쪽 말고

 

- 나야
- 왔어?

 

- 이런, 다 젖었네
- 그러게

 

갑자기 쏟아지는 바람에

 

커피 줄까?

 

여행 가방 가지러 왔어

 

지하철 끊기기 전에
빨리 가야 돼

 

가방 여깄어

 

비 그치면 가지 그래?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아

 

- 루시 왔어?
- 아니, 페인트 조심해

 

배달하면서 부서졌나 봐

 

- 루시 친구한테 전화해봤어?
- 아니

 

전화할 엄두가 안 나

 

- 걔하고 얘긴 해봤어?
- 응

 

가방 묶을
끈 같은 거 있어?

 

창고에 안 쓰는 가방
몇 개 있어

 

하나 가져가

 

- 애들은 자?
- 아니

 

불 좀 켜볼래?

 

애들 좀 불러봐
선물 좀 주게

 

- 푸아드 것도?
- 그래

 

어떻게 우리 애 선물까지...

 

찾아보니 적당한 게 있어서요

 

걔한텐 안 줬음 해요

 

왜요?

 

잘못한 게 있어서
벌 받아야 하거든요

 

그럴 거면 같이 받아야지
둘 다 잘못했는데

 

난 내 아들 얘기만
하는 거야

 

뭘 잘못했는데?

 

가방을 뒤져서
선물을 가져갔어요

 

그대로 있던데요?

 

내가 도로 넣었어요

 

자꾸 그러면
버릇 나빠져요

 

호기심에서 그런 건데
좀 봐주시죠

 

와서 사과하라고 할게

 

대충 넘어가면
또 그런다니까

 

애들한테 선물 얘기
미리 해놨는데

 

지금 와서
모른 척 하기가...

 

그만해
내가 아까 충분히 혼냈어

 

당신 맘대로 해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안녕, 얘들아

 

먼저 잘못했다고 사과해
둘 다

 

죄송해요

 

넌?

 

난 안 가져갔어

 

너도 같이 있었잖아!

 

난 아니야...

 

어찌 됐든
그럼 그러지 말라고 하던가

 

죄송하다고 해

 

죄송하다고 해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해

 

죄송합니다

 

아저씨 보면서

 

- 죄송하다고 해
- 죄송합니다

 

자, 와서 선물 가져가렴

 

어서

 

내가 가져간 것처럼
너 얘기하더라

 

내가 아니라고만 했어

 

- 그게 그 뜻이잖아
- 너 맞잖아

 

아니

 

가방 열려 있다고
말한 건 너였어

 

그냥 그렇단 거지
누가 가져가랬어?

 

너 왜 화났는지 알아

 

헬리콥터 못 가져서지?

 

닥쳐!

 

- 밥맛이야
- 닥쳐

 

- 재수 없어
- 닥쳐

 

4년 전 당신 사이즈로 골랐어

 

- 내 사이즈랑 같네
- 루시 선물이야

 

내가 직접 줄게

 

고마워

 

담배 좀 그만 펴

 

이렇게 늦은 적이 없었는데

 

- 내가 찾아올게
- 어디서?

 

동네, 시내, 지하철
다 찾아봐야지

 

차 키 어딨어?

 

자기가 갖고 있었잖아

 

나도 가겠소

 

좋을 대로 하세요

 

저 사람이 가면
안 오려고 할 거야

 

레스토랑에서 왜 운 거야?

 

누구한테 들었어?

 

당신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가게에서 울었대

 

이렇게 늦은 적이 없었어

 

대체 걔한테
무슨 얘길 한 거야?

 

임신했단 얘기 안 했어?

 

당신이 말했어?

 

그럼 좀 진정될 줄 알았지

 

그것 때문에 더 화난 거야

 

- 그런 얘길 왜 해?
- 난 몰랐다고

 

그걸 왜 비밀로 해?

 

걔도 알고 있었어야지

 

지금은 아니었어

 

걔가 그러는 건
당신 임신 때문이 아니야

 

그럼 뭐가 문젠데?

 

걔 문제가 뭐냐고, 응?

 

걔도 다 알고 있어

 

뭘 알아?

 

- 키가 없는데?
- 잘 찾아봐

 

나중에 얘기해

 

걔가 뭘 아냐고?

 

난 잘 모르겠어서 그래

 

둘의 관계 때문에
자살 시도를 했다고 하더군

 

그건...

 

내일 얘기하자고, 응?

 

키 거기 없어

 

키는 찾았어

 

근데 거기서 뭐 해?

 

무슨 뜻이야?

 

내가 여깄으니까 불편해?

 

- 그게 아니고...
- 됐어

 

죄송해요

 

금방 갈 테니 기다려요

 

아흐마드?

 

왜?

 

그이 아낸 우울증이었어

 

내가 세탁소에서 몇 번 봤는데
그 여자 좀 안 좋아 보였어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라니?

 

아냐, 그만해

 

말끝 흐리지 말고
속 시원히 대답해

 

당신이 그랬잖아
그 여자 아팠다며

 

아니, 안 좋아 보인다고 했어

 

- 안 좋아 보였다고!
- 그만해, 볼썽사나워

 

그게 나 때문이란 말을
듣고 싶은 거지?

 

듣고 싶은 말 없어

 

당신이 딸애와
얘기해 보라며?

 

그래서 걔 생각을
얘기한 것뿐이라고

 

걔가 잘못 생각하는 거야

 

- 걔한테 말해야겠어
- 뭘 말해?

 

걔가 당신 말을
믿을 것 같아?

 

당신도 날 못 믿어?

 

당신이 믿게 해야 믿지

 

왜 날 안 믿는데?
뭐가 이상해?

 

단지 우울증 때문에
자살했다고는 생각 안 해

 

당신도 그런 말 했잖아

 

벌써 잊었어?

 

임신 9개월째 당신 전처가
자살 시도를 했었다고

 

나랑 사귀고 있을 때

 

출산할 때쯤
우울증에 걸렸었다며?

 

그때 전처가 먹은 약이
뭔지 알 거 아냐?

 

파리엔 언제까지 있을 거죠?

 

아직 귀국 날짜는
못 정했어요

 

본인이 올 필요 없이
변호사 보낼 수도 있었을 텐데

 

내가 직접 오고 싶었어요

 

애들이 보고 싶기도 했고
마리도 만나보고...

 

좋게 끝내려고요

 

그렇지 못한 것 같은데

 

아직 서로 남아있는 게
있어 보여요

 

아뇨, 왜 그렇게 생각하죠?

 

4년이 지났는데도
언쟁을 벌인다는 건

 

아직 해결 안 된
뭔가가 남아있다는 거죠

 

루시 일로
잠깐 다퉜을 뿐이오

 

그건 내 문제이기도 해요

 

서로 오해한 것뿐이오

 

뭘요?

 

내가 알면 안 되는
사적인 일입니까?

 

- 아뇨...
- 그럼 말해봐요

 

아는지 모르겠지만
마리는 내 애를 가졌소

 

그런데 몸에도 안 좋은
담배까지...

 

나도 걱정돼요

 

전엔 담배도 안 피웠는데

 

걔한테 무슨 고민거리가 있으면
나랑 상의하는 게 맞죠

 

그런 거 아닙니다
오해예요

 

우리 가정이 악화되고 있는데
무슨 오해란 말입니까?

 

마리랑 잘 얘기하겠소

 

이제부턴 나한테
직접 얘기해요

 

당신 아내 자살 시도가
걔한테 걸리나 봐요

 

그게 우리 관계 때문이라고
루시가 그러던가요?

 

알고 계시네요

 

- 아까 당신이 한 말 들었소
- 그래요?

 

그건 다 어이없는
손님과의 다툼 때문이었소

 

우울증이 아녔어요?

 

그 일만 아니었음
이런 망할 일들은 없었을 거요

 

아마 루시가
안 믿으려 하겠죠?

 

내일 우리 가게 종업원과
한번 얘기해 보라고 하세요

 

경찰에 신고해야겠어

 

전에도 이런 적 있었어?

 

아니, 처음이야

 

혹시 친아빠한테
간 거 아닐까?

 

브뤼셀로?

 

이제 파리에 안 살아?

 

브뤼셀로 돌아갔어

 

거기 정말 갔을까?

 

아니

 

친아빠랑 사이가 안 좋아

 

내가 한번 전화해볼까?

 

당신이 하는 게 좋겠어

 

아마 브뤼셀엔
안 갔을 거야

 

그럼 내가 할게

 

알았어, 전화번호 알려줘

 

아, 그리고
친구가 전화해 달래

 

전화기 어딨어?

 

주방에

 

- 걔가 왜 그런 생각을 할까?
- 뭘 말이야?

 

셀린느 자살에 대해서

 

나도 모르겠어

 

아니야

 

그래, 고마워

 

이만 끊을게

 

여기 전화번호야

 

걱정 안 하게
말 잘해

 

걔 지금 친구네 있어

 

가게로 찾아와서
여기 있겠다고 했대

 

잠깐, 두 번이나
전화왔었는데

 

왜 나한테
말 안 했대?

 

내가 걱정하는 거
뻔히 알면서

 

내가 설명할게

 

왜 거깄다고
얘기 안 했대?

 

한잠도 못 자고
걱정돼 죽는 줄 알았다고

 

내가 설명할게

 

뭘 설명해?
뭘 설명하냐고?

 

대체 뭘 설명하겠단 거야?

 

무슨 일이야?

 

별일 아녜요

 

이제부턴 나랑
얘기하자 했잖소

 

언성 높이지 마시죠

 

대체 왜 거깄다고
내게 말 안 해준 거냐고?

 

친구가 루시랑 약속했대

 

누구 집?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겠다고

 

멀쩡한 16살짜리 여자애를
숨겨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 대체 이유가 뭡니까?
- 애가 가여워서 그런 거요

 

애 엄마는 허수아비요?

 

키 어딨어?

 

- 어디 가게?
- 데려와야지

 

어쩌려고?

 

저기 앉혀놓고
속마음 좀 들어보게

 

- 지금?
- 그래

 

걘 우리가 모르는 줄 안다고

 

상관없어!

 

갠 알아야 해
그 일은 우울증 때문인 거야

 

내 잘못이 아니라고!

 

당신이 가면
안 오려고 할 텐데

 

안 가겠다고 하면
경찰 부르면 돼

 

경찰한테 신고했으니까
일단 기다려보는 게 어때?

 

우리랑 살든가, 친아빠랑 살든가
둘 중 하나여야 해

 

내가 여깄는 한
그건 맞지 않아

 

들어와

 

- 나 왔어
- 밤늦게 무슨 일인가?

 

우산 안 가져왔어?

 

그래

 

여기다 놔

 

뭐 타고 왔어?

 

지하철

 

- 택시 타고 오지
- 잡히지가 않아서

 

저런, 고생했겠네

 

걘 자나?

 

그래

 

- 여긴 언제 왔어?
- 늦게, 자넬 찾더군

 

왜 바로 안 알려줬어?
애 엄마가 걱정 많이 했는데

 

자네가 휴대폰이 없으니
별수 있나?

 

집에 전화해봐도
자넨 없고

 

애 엄마한테 얘기하자니
루시가 여길 나갈 것 같고

 

무슨 일이야?

 

애가 잠꼬대하더라고

 

루시

 

루시

 

루시

 

깨워서 미안하구나
엄마가 기다려

 

엄마가 오려고 했는데
내가 말렸다

 

어서 일어나
재킷 어딨니?

 

나 집에 안 가요

 

지금은 가기 싫어요

 

알았다

 

그럼 엄마랑 통화해보렴

 

마리?
애 바꿔줄게

 

여보세요

 

 

오늘 여기서 잘래

 

왜 끊어?

 

엄마가 끊었어요

 

어서 가자

 

싫어요

 

일어나, 얘기 좀 하자

 

내 말 잘 들으렴

 

내가 엄마랑 헤어지기 전
몇 달 동안 어땠는지 기억나니?

 

기억나?

 

 

- 내 상황이 어땠는지
- 네

 

몸도 많이 망가지고

 

일도 안 하고
자포자기 상태였어

 

더는 살고 싶지 않았지

 

내 전처가 자살했다는 말을
네 엄마한테 들었을 때

 

그 사람한테
아이가 있었어도

 

우울증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지

 

자살 생각해본 적 많아요?

 

그래, 가끔씩

 

리아와 내가 보는 앞에서
자살을 생각했었다고요?

 

뭐?

 

아니

 

자기 남편한테 너무 실망하고
화가 난다고

 

자기 아들 앞에서
세제를 삼키고 뒹구는 게

 

진짜 죽고 싶어 그런 걸까요?

 

정말 죽고 싶다면
자기 침대에서 조용히 하겠죠

 

여기 앉아서
무슨 생각을 못 하겠니

 

다 추측일 뿐이야

 

내일 사미르 가게
종업원 좀 만나보자

 

뭐라도 한번 들어보게

 

안 돼

 

내가 나갈 테니까
들어오라고 해

 

푸아드랑 내가
여기서 나가는 게 낫겠어

 

푸아드, 내리자

 

얼른!

 

일어나, 다 왔어

 

- 어서
- 그냥 있을래

 

내리라고 했어

 

푸아드, 얼른!

 

그거 놔

 

고마워요

 

대체 왜 그래, 응?

 

내리라고 하면 내려야지
내 얼굴 똑바로 봐

 

내가 말하면 들어

 

- 야!
- 잡지 마

 

- 뭐? 뭐라고?
- 잡아당기지 말라고

 

좋아

 

다신 그러지 마

 

나 봐봐

 

알아듣겠어?

 

베개 챙겨

 

싫어

 

대체 왜 그래?

 

뭐가 문제야?

 

- 말해봐
- 아줌마네 다시 가고 싶어

 

우리 집으로 가야 돼

 

이제부터 거기서 산다고
아빠가 그랬잖아

 

근데 사정이 달라졌어

 

그 아저씨가
온 것 때문에?

 

아니

 

- 그럼 어제 내가 잘못해서?
- 아냐

 

루시 언니는 왜
아빠 싫어해?

 

내가 자기 엄마를
뺏어간다고 생각해서

 

루시 언닌 엄마 싫어하잖아

 

아냐, 그렇지 않아

 

너도 엄마 많이
보고 싶어 하잖아

 

우린 엄마랑 헤어졌잖아

 

엄마한테 데려다 줄까?

 

아니

 

왜?

 

무서워

 

엄마가?

 

엄만 죽었으니까

 

그렇게 말하면 안 돼

 

엄마가 죽었다면
몸에서 주사 다 뽑았겠지

 

그거 뽑으면 엄마 죽어?

 

근데 왜 그거 안 뽑아?

 

엄마가 살고 싶은지
아니면 죽고 싶은지

 

우리가 몰라서 그래

 

엄만 죽고 싶어할 거야

 

어째서?

 

자살한 건
죽고 싶다는 거니까

 

미안해, 아빠

 

여기 얼룩요

 

그의 아내도
세탁소서 일했나요?

 

몇 일 동안요

 

사장님이 기분전환 좀
하라면서 가게로 나오라고...

 

하루는 셀린느와 손님이
서로 다퉜는데...

 

- 셀린느가 그분 아내요?
- 네, 사장님 사모님요

 

손님이 얼룩 묻었다고
막 따지니까

 

사모님도 같이 다퉜어요

 

사모님이 말씀하길
"그 얼룩은 원래부터 있었어"

 

그게 다예요?

 

그 담에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내일 오세요, 다시 세탁해 놓을게요"

 

그러니까 사모님이
종업원 주제에 나선다고

 

제게 화를 내셨죠

 

그리곤 그 얼룩은
우리 책임이 아니라면서

 

가게 밖으로
옷을 내던졌어요

 

그러자 손님이
경찰을 불렀고요

 

전 그 가게에서
빠져나오고 싶었어요...

 

- 혹시 불법 근로자예요?
- 네, 그래요

 

근데 사모님이
저보고 여기 남아서

 

그 얼룩은 원래부터 있었던 거고
우리 탓이 아니라고 증언하랬어요

 

전 몰래 사장님께 전화해서
급히 와달라고 했죠

 

좀 있다 사장님이 오셔서
손님한테 이렇게 말하셨어요

 

"죄송합니다
저희가 변상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손님이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먼저 저 여자가 사과하면요"

 

사모님은 거절했죠

 

그리고 저한테
남편은 왜 불렀냐고 다그쳤어요

 

전 짐 챙겨서
가게를 나가려 했는데

 

사장님이 다가와서
제 손을 잡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가지 마"

 

그리고 부인한테는
"당장 나가"라고 했어요

 

사모님을 해고한 거죠
나랑 손님 보는 앞에서요

 

그게 자살 시도가 있기
며칠 전이죠?

 

4, 5일 전쯤요

 

- 가도 돼요?
- 말씀 감사해요

 

- 차 좀 갖다 줄래?
- 그러지

 

그래서 우울증이
생겼나 보네

 

자살 이유가
될 수 있겠어

 

자살 시도는
그거랑 상관없어요

 

엄마와 그 남자가
주고받았던 메일을

 

내가 그 남자
부인한테 보냈어요

 

이제 어쩔 거니?

 

- 브뤼셀에 갈래요
- 그런 소리 마

 

이틀도 못 있을 거면서,
그냥 엄마한테로 가

 

그럴 순 없어요
나 때문에 자살한 거예요

 

그 애 눈을
못 쳐다보겠다고요

 

앉아봐

 

- 내가 도와주련?
- 엄마가 아는 거 싫어요

 

- 말 들어
- 싫어요

 

당장 앉으라고!

 

앉아

 

- 말하지 말걸
- 내 말 좀 들어봐

 

두 가지 선택이 있어

 

계속 비밀로 하면서
남은 인생을 죄책감으로 살거나

 

아니면
엄마한테 털어놓거나

 

그래서 뭐가 달라지죠?

 

엄마가 재혼을 고심하겠지

 

결정 안 바꿀 거예요
임신까지 했는데

 

아이 낳고서
이 사실 안다고 생각해봐

 

그땐 너무 늦어

 

내가 말하고 싶었음
예전에 말했겠죠

 

네가 말하고 싶은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니야

 

엄마가 아느냐 모르느냐가
중요한 거라고

 

당연히 엄마가 알아야지

 

엄마 왔네

 

잘 있었니?

 

- 대문 좀 열어줘
- 포테이토 칩 사왔어?

 

그래, 사왔어

 

왔네?

 

루시랑 같이 있었어

 

괜찮아?

 

만남은 어떻게 됐어?

 

무슨 만남?

 

세탁소 종업원 만났냐고

 

아, 만났지

 

얘긴 잘 됐고?

 

나 파리로 온다는 거
루시한테 얘기했었어?

 

아니

 

근데 어떻게 알았대?

 

- 알고 있었대?
- 응

 

- 어떻게?
- 나도 몰라

 

걔가 당신 메일
보기 전엔

 

어디에 놓을까?

 

무슨 일 있었어?

 

좀 걸으면서 얘기할까?

 

아니, 피곤해

 

어떻게 된 거야?

 

친아빠랑 같이 살고 싶어?

 

언니 가면
나도 따라갈래

 

넌 엄마랑 여기 있어

 

언니랑 같이 있고
싶단 말이야

 

그런 생각 마

 

친아빠 부인 좀 이상하지?

 

루시

 

괜찮아

 

아흐마드가 한 말이 사실이야?

 

나한테 왜 그랬어?

 

나한테 왜 그런 거야?
이 버릇없는 것!

 

나한테 왜 그랬냐고?

 

그만해! 마리!

 

이게 무슨 짓이야?

 

진정해

 

진정해, 진정하라고

 

이거 놔!

 

- 그만해!
- 이거 놓으라고

 

이러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이 집에서 나가
꺼지라고!

 

- 잠깐 나가자
- 이거 놔

 

- 그만하면 됐어
- 세상에 어떻게!

 

내가 다 말하라고 했어

 

그래서 그러기로 한 거야

 

숨길 수도 있었는데

 

- 그게 더 좋아?
- 당신은 닥쳐!

 

아직 안 나가고 뭐 해?
빨리 안 나가?

 

- 내 눈앞에서 썩 꺼져!
- 그만해

 

- 썩 꺼지라고!
- 제발 그만해

 

네 방에 가 있어

 

너도

 

그 메일을 쓴 건
바로 당신이야

 

걘 그냥 보낸 거고

 

더는 듣고 싶지 않아

 

마치 자기가 성인군자인 양
가르치려 드는 거 역겨워

 

가르치려는 거 아냐!

 

여기 와서 루시랑
얘기해 보란 건 당신이었어

 

당신을 여기 오라고 한 건

 

이혼 도장 찍으라고
그런 거야!

 

이제 더는 당신 안 봐!
영원히!

 

잘 들어

 

작년엔 왜 나한테
오라는 소리 안 했어?

 

하필 이런 빌어먹을 상황에
날 부른 속셈이 뭐야?

 

부끄러운 줄 알아

 

재혼한다는 것도 숨기고

 

가서 메일 확인해봐!

 

- 호텔 예약도 안 해놓고
- 허튼소리 작작해

 

그 남자 아들이랑
같은 방에 자게 했어

 

왜 그랬지?
응?

 

난 메일 보냈어

 

나한테 복수하려고 부른 거야
그거 말곤 없어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이제 속이 시원해?

 

법원에 가기 전까진

 

임신했단 사실을 숨겼어

 

왜 그랬지?

 

여기서 나가주면 안 돼?

 

제발 가줘, 가라고

 

부탁이야

 

언니 나가

 

루시

 

루시, 어디 가?
어서 돌아와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요

 

이러면 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 왜 말했어요?
- 네가 허락했잖니

 

- 억지로 그랬잖아요
- 네가 괴로워할까 봐

 

지금은 안 괴로워 보여요?

 

괜찮아 보이냐고요

 

가지 마

 

돈 가진 거 있어요?

 

기다려
나랑 같이 가자

 

잠깐만

 

내가 갈게

 

아흐마드

 

뭐 물어봐도 돼?

 

뭔데?

 

메일에 뭐가 있었어?

 

나도 몰라

 

루시!

 

루시!

 

돌아와

 

아흐마드

 

나 좀 봐봐

 

더는 끼어들지 말고
연을 끊어

 

나랑 미트라 기억나?

 

끊었지

 

인연 평생 가는 거 아냐

 

4년 전에
떠나지만 않았어도...

 

그럼 다음 해에 떠났겠지

 

아니면 그 다음 해에

 

자넨 이곳에 안 어울려

 

내가 처음에 충고했잖아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두 군데 다
발 붙이고 살 순 없어

 

차이가 너무 크거든

 

말 안 할 거지?

 

말하면 안 돼

 

가서 자

 

불 좀 꺼주고

 

- 사미르 있어요?
- 네, 위층에요

 

- 안녕하세요
- 안녕, 푸아드

 

- 잘 있었어?
- 응, 들어와

 

- 안 바빠?
- 응, 지금 쉬는 시간이야

 

- 그것들은 뭐야?
- 아내 향수

 

병원에 테스트용으로
가져가려고

 

냄새에 대한 기억이
마지막으로 남는다고 해서

 

그건 당신 거지?

 

아내가 좋아했었어

 

왜?

 

아냐

 

들어와

 

곧 가야 돼

 

감정 숨기려고 애쓰지 마

 

숨긴 거 없는데

 

당신 향수에 반응하면
좋은 징조겠네, 안 그래?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거야?

 

아내하고 나 사이에
갈등하고 있잖아

 

갑자기 오늘
그런 생각은 왜?

 

아니

 

예전부터 생각했어

 

언제부터?

 

그건 왜?

 

지난주까진
이런 얘기 없었잖아

 

확신이 안 서서
말은 못 했어도

 

항상 느껴왔어

 

항상 뭘?

 

난 그저 당신 아내의
빈자리 채우는 역할이라는 거

 

그럼 난 누구 빈자릴
채우는 거지?

 

아무도

 

확실해?

 

나도 당신 결혼 실패를
메꿔주는 역할 아니고?

 

그랬다면 내가 임신했겠어?

 

그건 우리 실수였잖아

 

애를 지울 수도 있었어

 

그 남자 잊으려고
안 지운 거겠지

 

정말 끝냈다는 걸
자신한테 증명하려 했지만

 

확신이 안 섰던 거야

 

만약 그랬다면
호텔 예약을 해줬겠지

 

지금 당신 상황을 봐봐

 

그래도 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기 아내가 왜
자살했는지 알아

 

아내는 개입시키지 마
부탁이야

 

- 아내가 다 알고 있었어
-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만약 알았다면
나한테 말했겠지

 

자기 아내가
나에 대해 물어본 적 없어?

 

아내가 뭘?

 

내가 세탁소에 자주 갔었으니까
이상할 만도 했을 텐데

 

아내한테 당신은
그냥 손님이었어

 

아내가 의심 안 했어?

 

안 했어

 

그러길 바랐는데

 

내가 다른 여자 만나는지
의심해 줬더라면

 

날 사랑한다는 걸
알았을 텐데

 

루시가 우리 메일을
아내한테 보냈었어

 

메일 주소를 어떻게 알고?

 

자기 아내가 알려줬대

 

어떻게 만났지?

 

루시가 세탁소로 전화했대

 

우리가 주고받은 메일을
자기가 갖고 있으니

 

원하면 보내주겠다고

 

자기 아내는
그러라고 했고

 

그게 언제지?

 

자살 시도가 있기
바로 전날

 

나이마, 잠깐 나 좀 봐

 

내 아내가 손님하고
다툰 후에

 

여기 그만뒀잖아

 

 

- 나 없을 때 내려온 적 없어?
- 없는데요

 

여길 지나친 적도 없고?

 

그날 이후로는 못 봤어요

 

계속 위에만 있었다고?

 

네, 제가 본 건
그날이 마지막이었어요

 

- 자살하기 전날은?
- 그건 왜요?

 

누가 세탁소로 전화해서
내 아내랑 통화했다 들었거든

 

가봐

 

어서 오세요

 

- 수고하세요
- 감사합니다

 

잠깐 이거 좀 맡아줘

 

사미르

 

미안해, 엄마

 

나한테 거짓말
않겠다고 약속해

 

내가 거짓말한 거 있어?

 

네가 그 메일
보냈다는 거

 

맹세할 수 있어?

 

진짜로?

 

내가 거짓말했다고 생각해?

 

그 여자 자살하기 전날에
세탁소에 없었어

 

분명히 통화했었는데

 

- 아니
- 했어

 

사투리를 쓰더라고

 

그 여자 프랑스인이야

 

안녕하세요

 

- 왜 그랬어?
- 네?

 

- 왜 그랬냐고?
- 뭘요?

 

왜 내 아내 행세를 하고
메일 주소를 알려줬지?

 

왜?

 

죄송해요

 

사과 필요 없어
왜 그랬는지만 말해

 

말하라고!

 

- 사모님은 절 싫어했어요
- 싫어했다고?

 

- 무슨 일 저릴렀어?
- 아뇨

 

그럼 뭐야?

 

사장님과 저와의 관계를
사모님은 의심했어요

 

진짜로?
왜 그런 의심을 하지?

 

신분도 분명하지 않은 절
사장님이 고용하셨으니까요

 

아내가 싫은 소리라도 했나?

 

아뇨

 

근데 왜 자꾸 헛소리야?

 

사모님은 절 쫓아낼 궁리만
하는 거 같았어요

 

제 생각이지만

 

뭐, 생각?

 

나가

 

아내는 한 번도 나한테
당신 해고하란 적 없었어

 

- 사모님은 항상...
- 이거 안 놔?

 

저 쫓아낼 궁리만
했었다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말해봐, 어떻게 했냐고?
어떻게 했냐니까?

 

- 이것저것요
- 그니까 뭐?

 

- 그니까 뭐?
- 죄송해요

 

뭐냐니까?

 

다툼이 있던 날
손님이 경찰을 불렀었는데

 

사모님이 절 가게 밖으로
못 나가게 했어요

 

그게 뭐?

 

제가 경찰한테
잡혀가길 바란 거죠

 

그게 다야?

 

그래서 아내가
혼수상태에 빠진 거라고?

 

나가, 나가!

 

그 옷 있잖아요
제가 기계로 돌린 다음에

 

다림질까지 해서
비닐로 싸놨어요

 

나가, 나가
나가라니까

 

사모님이 얼룩을
묻힌 거예요

 

여기서 일한 지
1년 됐지만

 

한 번도 이 기계에서
얼룩이 묻은 적은 없었어요

 

남은 월급 얼마야?

 

맹세하는데
얼룩은 없었어요

 

제가 세탁했을 땐
얼룩이 없었다고요

 

사모님이 고의로 그런 거예요
맹세해요!

 

- 안 돼요
- 나가!

 

나가

 

우리가 아무 사이 아니란 걸
사모님께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장님 마음이
딴 데 가 있을 때마다

 

사모님은 그게
저 때문인 줄 알았죠

 

다툼이 있던 날

 

제 손을 잡으면서
가지 말라고 했죠

 

사모님한텐 나가라 했고

 

그때 사모님 눈과
마주쳤는데

 

뭘 생각하는지
짐작이 갔죠

 

당신이 한 짓 때문에

 

한 아이의 엄마가

 

8개월째
식물인간 신세라고

 

그건 제 탓이 아니에요

 

당신이 메일 주소를 알려줘서
이 지경이 된 거잖아

 

사모님은 메일을 안 봤어요

 

봤다면 제가 보는 앞에서
세제를 마셨겠어요?

 

저기 약국 여자 앞에서
자살하려고 했겠죠

 

아니면 사장님 앞이었거나

 

왜 제가 보는 앞에서죠?

 

나이마!

 

나이마!

 

이제 여기 안 온대?

 

누구?

 

나이마 누나

 

안 와

 

왜?

 

뭐 잘못한 게 있어서

 

사과했잖아

 

용서될 수 없는 것도 있어

 

그런 게 뭔데?

 

- 여기 왜 그래?
- 아냐

 

리아한테 가고 싶어

 

지금은 안 돼

 

그럼 언제?

 

언제?

 

엄마 상태가 분명해지면

 

그게 언제야?

 

나도 몰라

 

여기 혼자 있기 심심해

 

심심할 땐
아빠 보러 내려와

 

내려가기 싫어

 

사미르!

 

- 안녕하세요
- 안녕

 

잠깐 위층에 가 있어, 푸아드

 

잘 있었니?

 

이따 아줌마랑 같이 갈래

 

가서 숙제하렴

 

어서

 

엄마한테 그림 하나
그려줄래?

 

 

앉아

 

당신 부인이
메일을 봤다고 생각해?

 

모르겠어

 

만약 메일을 봤으면

 

당신한테 무슨 말이라도 했겠지

 

손님하고 다투고 난 이후론
서로 얘기한 적 없었어

 

마지막까지 서로한테
화가 단단히 났었거든

 

메일을 봤다고 해도

 

당신도 어제 말했듯이...

 

당신이 누구한테 한눈파는지
별 관심 없었던 거야

 

그게 정말 중요했을까?

 

어쩌면

 

그냥 우리 앞일에 관해
얘기하는 게 좋겠어

 

다 지난 일이야

 

지금 중요한 건
당신이 내 아일 가졌다는 거지

 

지난 과거는 잊자고

 

가능할까?

 

그렇게 해야 돼

 

그러지 못하면?

 

손목은 좀 괜찮아졌어?

 

아직 조금 쑤셔

 

의사한테 안 가봤어?

 

칼슘이 부족한가 봐
뱃속의 아기 때문에

 

다친 지 얼마나 됐는데?

 

두 달 조금 넘었어

 

페인트칠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모르겠어

 

그럴지도

 

가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뭔데?

 

4년 전 여길 떠난 거

 

괴로웠지

 

- 그 이유를 말해주고 싶어
- 됐어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잊어버려

 

그럼 갈게

 

창고에 있는
당신 물건들은?

 

필요 없어

 

가져가

 

잘 있어
근데 지금 뭐 하니?

 

헬리콥터 꺼내고 있어요

 

나무에 걸렸어

 

- 네가 망가뜨렸니?
- 아뇨, 그냥 걸린 거예요

 

- 손에 닿아?
- 잠깐요, 될 거 같아요

 

조심해!
됐다, 잘했어!

 

좋아, 다시 놀아야지

 

- 가는 거야?
- 응

 

가는 거야

 

- 잘 있어라, 푸아드
- 안녕히 가세요

 

잘 있어

 

유감스럽지만
반응이 없어요

 

- 전혀요?
- 현재로선 없습니다

 

그럼 배를 긁은 건
무의식중에 그런 건가요?

 

어쩌면요

 

그것만으론 환자의 의식상태를
파악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전엔 배를
긁은 적 없었는데

 

간호사가 환자 몸을 일으킬 때
가끔씩 그런 증상이 있긴 해요

 

이런 환자들은
피부가 예민하거든요

 

의사선생님...

 

그럼 의식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죠?

 

다음 테스트를 해봐야죠

 

테스트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도
상태를 단정할 순 없지만요

 

저도 확신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잘 지냈어?

 

향수들은 침대 옆에 놔뒀어요

 

잠시만요
그거 다 시험해 봤나요?

 

한두 개만 했어요

 

잘 있어

 

이 냄새가 느껴지면

 

내 손을 꽉 잡아, 여보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

 

translated by iratemo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