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Kite.1993.DVDRip.DivX.AC3.2CH.CD1.CM

푸른 연

 

이 마을의 이름은 '강정'으로

마르지 않는 우물이란 뜻이다

 

난 여기서 자랐다

 

서연, 내가 왔어

 

수고가 많구나

 

아니야

 

이 방이야? 괜찮은데

조금만 하면 끝나

 

서연, 들어와

 

- 여기만 끝내면 돼
- 수고 많았어

 

다 옮긴 거예요?

 

- 안녕하세요
- 축하해요

 

이쪽은 집주인이셔,
제 동지들입니다

 

도와주러 왔군요

 

날짜는 잡았어요?

 

3월 8일로 잡았어요

 

짝수라 좋군요

 

참 예쁘네요

 

결혼 선물이에요, 받아요

 

이거 받고 잘 살아야지, 잠깐만!

 

누구 얘기하는 거야?

 

불행히도 1953년 3월 5일
밤 9시 50분에...

 

스탈린의 죽음으로 부모님
결혼을 열흘 연기했고

 

따라서 내 출생도 늦어졌다

 

아버지

 

시작합시다

 

소룡, 서연! 이쪽에 서

 

모두 조용히 하세요

 

임소룡과 진서연의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모 주석께 인사하겠습니다

 

과동, 왜 늦었어?

 

빨리 서명부터 해

 

다음은 신랑 신부의
장기자랑이 있겠습니다

 

중국의 평화로운 땅에서

 

모두 풍족하게 살아가니

젊은이는 높은 이상을 품고

 

노인들은 나날이 젊어진다네

 

노동자는 부지런히 일하니

 

생산량은 매일 초과하고

 

농민들은 피땀 흘려 일하니

 

매년 큰 수확을 올린다네

 

이런 아름다운 중국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그 무엇도 파괴할 수 없다

 

- 앉으세요
- 괜찮아, 앉아

- 끓었는지 가봐야지
- 아직 안 끓어요

 

- 많이 먹이
- 소룡, 한잔해

 

왜 내가 만든 옷 안 입었니?

 

엄마가 빨간 옷을 만들어줬는데

 

여기에 큰 꽃이 수놓아졌어요

 

입지 그랬어?

 

끓었겠지?

 

네가 가봐라, 앉으세요

 

내가 만든 것 좀 먹어봐

 

- 맛있어요
- 그럼 많이 먹어

탕이 왔어요

 

뜨거울 때 드세요

 

소룡, 한잔 더 해

 

- 그만 먹여
- 오늘 같은 날 마셔야지

 

오늘 이렇게 너희 둘의
결혼식을 보니

 

내 결혼식이 생각나는구나

 

동지들이 오두막을 지어줘서

 

짐을 다 옮겨놓고 같이 놓았지

그 후에 형부는 전선으로 가서

 

얼마 후에 전사했어

 

너희는 신중국의 젊은이들이니

혁명 정신을 이어받아서

 

조국을 위해 공헌을 하고...

그만해, 음식이 다 식겠다

다음에 얘기하고 건배하자

 

소룡, 장모님이라고 불러야지

 

장모님

 

모두 건배하자

 

엄마가 만들어 준 옷이에요

 

예쁘다

 

이걸 어떻게 입고 나가요?

 

정말 예뻐

 

서연, 고게 숙여봐

 

이러지 마세요

 

옛날 신부들은 모두 썼던 거야

난 싫어요

 

옷과 잘 어울리잖아

 

한 번 써봐

 

좋아요

 

누구야? 들어와

 

못됐어

 

어지러워요, 내려줘요

 

누가 보면 어떡해요, 내려줘요

 

안 다쳤어?

 

어지러워요

 

반대로 돌면 괜찮을 거야

 

그럼 다시 돌려줘요

 

자, 돕니다

 

누구지? 들어오세요

 

- 어서 들어오세요
- 들어오세요

 

그릇 상자 다 썼어요?

 

앉으세요

 

제가 들어다 드릴게요

 

괜찮아요, 바로 코앞인데...

조심해서 가세요

 

- 쉬세요
- 고맙습니다

 

어디에 오줌을 싸니?

 

엄마에게 가라

 

- 우리 아들...
- 건강하게 잘 키워라

 

부모님이 결혼하고
1년 후에 내가 태어났다

 

내가 태어난 날에 비가 와서

이름을 임대우라고 지었다

 

하지만 머리가 단단해서

 

철두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무슨 일이죠?

 

수다쟁이 아줌마가 왔어

 

왜?

 

수다쟁이라니?

 

개인재산 환수 재조정

 

인민일보 사설에 의하면

상공업의 개조를 위하여

 

최근 한 달 동안 전국 곳곳에서

 

점포를 소유하고 있는 상인들이

 

모두 앞다투어 자신의 점포를

 

동생, 난 이미 점포를 모두 반납했어

 

그리고 집세도 이번 달부터
모두 깎아줬어

 

이 집에 대해선 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잖아요

 

아무튼 그렇다니 다행이군요,
그만 갑시다!

 

까마귀는 높이 날지만

 

늙어서는 날지 못한다

 

새끼들은 둥지에서

 

배고프다고 울지만...

 

누구세요? 들어오세요

 

주영이야

 

추우니 어서 들어오세요

 

부대의 연극단원이야

 

오빠, 엄마는 만나봤어?

 

가장 친한 동생부터 만나고,
다음에 찾아 뵙는대요

 

- 정말?
- 그래

 

모자에 흙이 묻었네

 

왜 온몸에 흙이 묻었어?

 

아까 집 앞에서 넘어졌어요

 

내 눈이 삐었는지

 

대문 문지방을 못 봤어

 

이모에게 갈래

 

- 그래, 가자
- 이리 와, 안아보자

 

모자 좀 털어야겠어

 

- 물 마시세요
- 고마워

 

요즘 바빠?

 

좀 바빠요

 

동생은 국민학교 선생인데

 

호랑이로 소문났어

 

정말이세요?

믿지 마세요

 

저도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요?

 

- 책은 많이 출판해?
- 1주일에 3, 4권 정도요

 

큰 삼촌 안녕, 이모 안녕

너도 잘 있어라

병원에 가봐, 잘 가요

안녕히 계세요

 

엄마, 까마귀 노래 부르자

뭐라고?

까마귀 노래 부르자고

그래, 부르자

 

까마귀는 높이 날지만

 

늙어서는 날지 못한다

나무가 너무 짧아

 

가서 긴 나무 갖고 와

알았어

 

거기서 뭐 해?

 

내려오지 못 해?

연을 내려야 해요

빨리 내려와, 어서!

 

아빠, 내 연

 

또 만들어 줄 테니 어서 내려와

 

조심해라

 

잠깐 봐요

 

잡고 있어라

 

우린 점포를 다 반납했는데

 

그런 사실이 없다는군요

 

이미 다 반납했다고

 

아들에게 편지도 왔어요

 

그럼, 큰일이 난 거 아니에요?

 

이미 다 반납했잖아요

 

그래요, 편지를 보세요

 

임위!

 

알았어

 

- 잡아라
- 뛰지 말고 조용히 놀아

 

바쁘세요?

 

- 조금 후에 회의해요
- 또 무슨 회의?

 

람 부인, 회의가 있어요

 

또 무슨 회의야?

상부의 지시예요

 

회의가 있어요

 

중국 공산당 중앙 위원회의

 

새로운 지시에 따라

 

1957년 4월 27일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모 주석께선 이번 사상교육에

 

큰 관심을 두고 계시기에

 

모두 엄숙하게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우리 실내화가 어디 있는 줄 알아?

 

안 보이던데 어디 있어?

어제 왕관장을 찾아갔더니

 

그의 책상 밑에 있더군

 

그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어

 

오늘 회의할 때 너희가 없어서

내가 대신 의견을 제시했어

 

무슨 의견을 제시했는데?

 

국수 드세요

 

요즘 사상교육 운동은 어때요?

잘되고 있어요

 

좋은 의견이 있어요?

 

무슨 의견을 제시했지?

 

관료주의에 관한 거야

 

그럴 필요는 없잖아

 

왕관장이 솔직한 의견을

 

말하라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선생님

 

들어와

 

안녕하세요

 

제 학생들이에요

 

수학경시에서 1등 한 학생이죠

 

솥 좀 봐주세요

 

어서 들게

 

의견을 제시하는 건 좋지만

 

아빠, 연이 날아갔어

 

또 만들어 줄게

 

서생, 이리 와봐

 

알았어

 

당신이 가면 우리는 어떡해요?

 

난 꼭 복수를 해야 해

 

가세요, 그냥 이렇게 헤어져요

 

당신이 시집와서 7, 8년 동안

 

힘들게 고생만 했으니

 

내가 떠나면 새출발을 해

 

당신과 결혼했으니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우리를 잊지 마세요

 

내가 죽지 않는 한, 꼭 돌아올게

 

엄마 말 잘 들어라

 

아버지, 전 복수하러 갑니다

 

장례식에는 참석 못 합니다

 

아빠!

 

흑대!

 

아버지는 복수하러 떠났으니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네가 크면 다 좋아질 거다

 

보여?

 

보인다, 이 녀석

 

삼촌은 눈이 나빠

 

비행기놀이 하자

 

형님, 이거 먼저 받으세요

같이 상을 옮겨요

 

그래, 혼자 놀아라

 

국장님 말에 떨 필요 없어

 

뭐가 떨 필요 없어?

 

큰누나

 

허풍떠는 거야

 

서원이가?

 

아니면 누구겠어?

 

교육국 국장님 사무실에 가서

 

의견을 제시하겠대

 

군대에서는 어때요?

 

모두 열성적으로 토론해서

 

결론에 도달한 문제도 있지

 

서원이는 어려서부터 고집이 셌어요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집을 나간 후에 안 돌아와서

 

모두를 놀라게 했었어요

 

밥 안 먹고 뭐 해?

 

내가 그린 거야

 

그건 내 숙제야

 

형이 잘 좀 보고 있지

 

네가 간수를 잘해야지

내가 잘못했다

 

삼촌, 미안해

 

여우가 다 됐네

 

왜 진작 검사받지 않았나?

 

눈 상태가 아주 나빠

 

이제부터 특별히 주의하게

 

특히 기분이 좋아야 하네

 

먼저 화내지 말고
우울해 하지 말게

 

마음 상태를 잘 조절한다면

 

실명하지는 않을 걸세

 

만약 눈이 잘못되면 난 평생

 

암흑 속에서 살아야 해

 

주영 씨에게는 말하지 마세요

 

알면 걱정할 거예요

 

다른 병원에도 가봐

 

다시 검사를 받아 보시고

 

주영 씨에겐 때를 봐서 말하세요

주영이는 곧 입당할 텐데

 

내 눈이 지장을 줄 것 같아

 

형님도 당원이세요?

 

옛날에 큰 공도 세웠잖아요

 

공은 세웠지만 당원은 아니야

 

이번에도 입당하려고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입당 심사에서 떨어졌어

 

좀 섭섭하더군

 

서연아

 

왜 그래?

 

다 큰 어른이 왜 울어?

 

왜 눈물이 나지?

 

괜찮아요

 

이번 전국 인민대회에서는

미래 공산당의 발전을 위해
의견을 제시하여

각 대표가 서로 열렬한 토론을 별였다

 

이들은 공산당에게 피해를 줬고

 

이들의 선도는 오히려

인민의 경계심을 일으켰으며

결국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이 편지는 인민을 해치려는

음모로 보이며

 

일부 지식인들이 당의 이름으로

 

반혁명적인 행위를 한 것이다

 

임소룡의 집에서요

 

유임위, 임소룡
그리고 제가 있었어요

 

하지만 유임위가 우리를

 

선동할 줄은 몰랐어요

 

의견 제시나 하는 줄 알았죠

 

그게 언제지?

 

보고서를 작성해서 가져와

 

무슨 일이 그렇게 많아?

 

넌 군인이란 걸 잊지 마

 

장군님과 춤추기 싫어요

 

그 시간에 공부하는 게 좋아요

 

이건 정치적인 모임이라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참석 못 해

그렇다고 항상 제가 가요?

 

정치적인 모임에서 왜 춤을 추죠?

 

지금 당에서는 네 입당

문제를 고려하는 중이야

 

그러니 잘 생각해

저는...

 

요즘 연애한다고 하던데

 

왜 보고 안 했지?

 

아직 심각한 관게는 아니에요

네게 충고하는데 정치적인

 

생명은 중요한 거야

 

내 말을 알겠지?

 

장군님의 뜻을 저버리지 마

 

진서원은 사회주의에 대해서

 

자주 반동적인 말을 해왔다

 

또 곽철생, 이내전과 함께

졸업생들을 선동하여

 

국장님께 의견을 낸다는 핑계로

 

시험제도를 바꾸려고 했다

 

똑바로 서!

 

이런 반동적인 우익에 대해서

우린 냉정한 비판을 해야 한다

 

아저씨께 인사드려야지

 

왜 철두도 데려왔어요?

 

소룡의 병가를 내러 온 거예요

 

집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그저께부터 기분이 안 좋아요

 

얘야

 

풀로 붙이면 되니 괜찮아요

 

- 그렇다면...
- 혹시...

별문제는 없을 텐데

 

그에 대한 대자보는 붙였지만

 

별일은 없을 거예요

 

유임위는요, 괜찮겠어요?

 

아닐 거예요

 

우익일 리가 없어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이제 돌아가세요

 

소룡은 걱정하지 마세요

 

인사드려야지

 

안녕히 계세요

 

그만 돌아가세요

 

- 날아라
- 어서 밥 먹어

 

이 녀석 보게, 머리 깨질라

 

- 뭐라고?
- 아니야

 

젊은이는 열심히 배우고

 

사상교육에 몰두하랬어

 

왜 그렇게 나서는 걸 좋아해?

그만해 둬, 나도 마음이 복잡해

 

네가 복잡할 게 뭐가 있니?

 

소룡이 없어도 철두가 있잖아

 

뭘 아신다고 참견하세요

 

알았다, 그만하자

반찬 많이 남았다

 

내가 잘못돼도 누나에게

 

피해 안 줄 테니 걱정하지 마

 

이모가 삼촌을 때렸어

 

인사 발령을 하겠다

 

참모부 당유정, 유소봉

 

작전부 유걸, 소군, 소장군

 

훈련부 강육성, 후명성, 왕개운

 

다음은 정치부다
오금생, 오소권, 이용강

 

용강!

 

동지들 모두 잘 생각해 봐라

 

우익이 유임위밖에 없나?

 

난 확률로 우익을 따지진 않겠다

 

하지만 당의 과업을 책임지고

 

이번 운동에 참여해야 한다

 

다시 얘기해 봐요

 

왜 그때 화장실에 갔어요?

 

그치지 않으면 때려준다

 

부부싸움 한다

 

어서 가지 못 해!

 

그러지 마, 아빠는 떠나실 거야

아빠 미워

 

널 때려서 아빠도 마음이 아프셔

 

아빠는 먼 곳으로 떠나기 때문에

 

미리 연탄을 만들어 두는 거야

 

그러니 고마워해야지

 

잘 갔다 와, 자넨 나보다 괜찮아

 

돌아올 때는,
난 장님이 될지도 몰라

 

서연이는 걱정하지 마

 

철두야, 아빠에게 인사해야지

 

자주 편지해

 

아빠와 작은 삼촌은

 

아주 먼 곳으로 떠났다

 

이런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주영아, 밖에 누가 찾아왔어

 

알았어요

 

왜 왔어요?

 

당신을 오랫동안 찾았어

 

왜 전출에 대해 말 한마디 안 했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어요

 

편지는 썼잖아요

 

왜 이렇게 된 건지 말해줘

 

나도 모르겠어요

 

정말이에요

 

다시는 찾아오지 말아요

 

당신의 앞날에 지장이 있어요

 

설마 그러겠어?

 

비켜주세요

 

검사는 자주 받아요?

 

자주 받는데 상태는 똑같아

 

계속 시력이 나빠질 뿐이야

 

내 눈은 점점 망원경처럼

 

동장형이 되어 간대

 

망원경으로 널 보면

 

더 잘 보이겠지?

 

이곳에서 내리는 눈을 보니

 

엄마가 넘어진 일이 생각났어

 

형, 엄마가 물 긷게 하지 마

 

눈은 어때?

 

한 번은 형이 실명한 꿈을 꾸고

 

놀라서 잠을 깼어

 

다음날 친구에게 물어보니

 

꿈은 반대라고 하더군

 

상해에 가서 검사를 받아봐

 

고칠 수 있을지도 몰라

 

큰누나 편지는 받았어

 

무슨 뜻인지 다 안다고 전해줘

 

작은 매형이 출장 갔다던데

 

어디로 갔어?

 

철두는 많이 컸어?

 

내 거야

 

한 번은 철두가 금붕어는

 

왜 눈을 안 감느냐고 물었는데

 

귀찮아서 대답을 안 했어

 

그래도 계속 묻기에 때렸더니

 

철두는 창 밖을 보면서 울었어

 

그 일이 마음속에 남아있어

 

철두에게 보고 싶다고 전해줘

 

서원이가

 

잘 있으니 슬퍼하지 마세요

 

그런 말 하지 마라

 

이 녀석은 너무 착해

 

소룡에게서 편지 왔어?

 

그럼 지금...

 

모두가 무슨 일이냐?

 

때려, 아이는 잘 때리잖아

 

돈이 없다고 왜 아이를 때려?

 

키울 능력이 없으면 낳지 말지

 

할머니, 창문에 있는
음식은 누구 거예요?

 

소룡의 친구인 과룡이 가져왔어

 

편지온 거 없어요?

 

아침 일찍 한 통 왔어

 

철두에게 줬나보군

 

보물이니 잘 간직하라고 했어

 

이 고양이가 죽으려고...

 

재주는 애 낳는 거밖에 없지

 

내가 5원어치 사탕을 사왔는데

 

철두가 먹고 싶어하더군

 

그럴 줄 알았으면 많이 사올 걸

아빠가 없어서 안됐어

 

시끄러워!

 

철두야

 

똑바로 서

 

왜 사탕을 달라고 했니?

 

창피하다, 아빠 편지 줘

 

편지 어쨌어?

 

잘못을 하고도 울어?

 

서연

 

내가 늙어서 정신이 없군

 

편지는 내가 갖고 있었어

 

고마워요

 

철두야

 

엄마가 잘못했다

 

엄마를 때려줘, 진짜로 때려

 

내가 안 때렸어

 

같이 놀자, 뭐 하고 싶니?

- 개구리 만들자
- 그래

 

한 장 받아, 우리 큰 개구리 접자

 

까마귀는 높이 날지만

 

늙어서는 날지 못하네

 

새끼들은 둥지에서

 

배고프다고 울지만

 

까마귀는 하늘을 날아

 

먹이를 찾을 수가 없다네

 

웃으면 이제 안 부를 거야

 

좋아서 웃는 거야

그래도 이젠 안 불러

 

아빠를 위해서 불러야지

 

한 번만 더 불러봐

 

까마귀 노래 부를 줄 안다고

 

아빠에게 편지 쓸게

 

아빠 보고 싶니?

 

곧 돌아오신대

 

다 접었다, 와서 불어

 

잘했다, 공같이 불어놨네

 

팔 올려, 착하지

엄마, 옛날 얘기해줘

 

그래, 난 채점해야 하니
대신 해줘요

 

착하지, 이불로 들어가,
옛날 얘기해줄게

 

옛날에 니고라는 할아버지가 살았는데...

 

집 앞엔 큰 산이 두 개 있었어

 

철두는 똑똑하고 귀여워요

 

귀엽긴요, 장난꾸러기지

 

우리 부부는 둘 다 얌전한데

 

왜 장난꾸러기가 생겨났는지...

 

아이는 장난도 치고 그래야 해요

 

편지는 자주 와요?

 

자주는 안 오지만 잘 있어요

 

그저 위가 좀 안 좋대요

 

오빠는 만난 적 있어요?

 

없어요

 

눈은 어때요?

 

안 좋아요

 

왜 오빠가 걱정하게 해요?

 

잘못도 없는데 왜 쫓겨났죠?

 

나도 몰라요, 하지만 좀 이상해요

 

난 오빠도 좋아하고

 

오빠 식구들도 좋아하지만

 

해를 끼칠까봐 피하는 거예요

 

내가 오는 게 두려워요?

 

내가 왜 두려워하겠어요?

그런 생각은 하지 말아요

 

하지만 마음이 불편해요

 

지난달에 단장님이 오라더군요

 

그럼 돌아가면 되잖아요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날 오라고 하는 이유를 알아요

 

그래서 가기 싫어요

 

지금은 잘 있지만,
실은 무서워 죽겠어요

 

정말 무서워 죽겠어요

 

반혁명적인 사상과

 

언동을 일삼아 왔고

 

우익과 결탁한 죄로

 

지금 정식으로 체포하겠다

 

신문 받아요

 

진서연 씨, 편지 받아요

 

아무도 없으니 저에게 주세요

 

여기에 찍어라, 됐다

 

철두야

 

비켜

 

너의 집에 온 편지니까

 

잃어버리지 말고 잘 갖고 있어

 

관료주의 절대 반대

 

하나, 둘, 셋, 넷

 

철두 좀 봐

 

네가 글씨를 알아?

 

우리 엄마에게 온 편지야

 

네 엄마에게 온 거야?

 

소룡에게서 편지왔어,
얘가 읽어준대

 

그러니? 아들아!

 

편지 줄래?

 

나중에 철두 데려다 줄게

 

- 집에 초 있어?
- 네, 집에 빨리 가야겠어요

 

애를 괴롭히지 말아,
집에 데려다 줘

 

신발 찾어라

 

길 조심해

 

아빠는 돌아가셨다

 

어떤 군인에게 목이 졸려서

 

비명도 못 지르고 돌아가셨다

 

폭죽 사줘, 폭죽 사줘

 

이 옷 없어도 되니까 폭죽 사줘

 

남들이 하는 걸 보면 되잖아

 

싫어, 나도 하고 싶어

안 사준다면 어쩔래?

안 돼, 사줘야 해

이 녀석이!

 

나도 폭죽 있다

 

좋아? 고맙습니다 해야지

고맙습니다

 

아저씨

 

철두야, 올라와

 

그거 나 줘

 

- 왜 놔줘?
- 아냐, 그냥 날아갔어

 

할머니 집에 데려다 줘

엄마는 농촌 노동에 가야 해

 

왜 농촌 노동에 가?

 

농업 생산을 늘려야 해

 

왜 생산을 늘려야 해?

생산을 안 하면 넌 뭘 먹니?

 

이리 줘요

 

나도 생산하러 가면 안 돼?

넌 안 돼

 

3개월 있으면 돌아와

3개월이 얼만큼인데?

 

90일이야

 

90일이면 며칠이야?

 

무슨 질문이 그렇게 많니?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

 

철두야

 

낮에는 여기서 놀고

 

밤엔 할머니 집에 데려다 줄게

 

일요일에는 공원에 가서 놀자

 

꼭 데리고 가야해요

 

폭죽도 사주세요

 

그래, 사줄게

 

지금 가?

 

네, 방 열쇠 드릴게요

 

철두야, 할머니 말씀 잘 들어

 

들어가세요, 말 잘 들어야 해

 

'엄마, 안녕' 해야지

엄마, 안녕

 

아저씨, 잊으면 안 돼요

 

뭘, 공원하고 폭죽!

 

엄마, 안녕

 

잘 있어

 

식사 타가요!

 

줄 서요

 

서연이가 건강에 신경 쓰시래요

 

엄마가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얌전히 있으라고 하셨어

 

잔소리쟁이

 

왜 엄마를 미워하는지 모르겠어

 

엄마, 배고파 죽겠어요

손부터 씻어

 

요즘은 뭐든지 맛있어요

 

노동에 참여하니 참 좋아요

 

아이들도 참여해서 감동적이었어요

 

빨리 밥 먹어

 

철두야, 인사해야지

 

같이 밥 먹자

 

벌써 먹었어

 

서연이가 돌아올 때가 됐지?

 

3개월이라면서

 

잔소리쟁이

 

너 왜 그러니?

버릇이 됐어, 어서 먹어

선생들도 많은데,
왜 서연이를 먼저 보냈지?

자원한 거야

 

자신의 처지도 생각해야지

 

언젠가는 가야하니 잘한 거야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철두가 너무 불쌍해

 

노동도 좋지만 애도 생각해야지

 

넌 무슨 말이 그렇게 많니?

 

현실이 그렇잖아

 

전국이 대약진을 하고 있어

 

넌 쉬고 있어서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해, 들어보기는 했지?

 

공장에선 불량품을 생산하고

 

철강회사는 폐철을 팔고 있지

반동적인 말인 거 같다

 

그건 입장의 문제야

 

나라를 사랑해서 하는 말이야

 

계속 이러면 넌 위험해질 거야

 

철두야, 무슨 짓이니?

 

엄마가 저기에 있다

 

철두야!

 

엄마라고 불러봐

 

엄마

 

우리 아들!

 

할머니

 

좀 좋아졌어?

 

잠들었어요, 가서 쉬세요

 

땀이 나는군,
추운 줄 모르고 놀아서 그래

 

나는 가서 잘 테니
무슨 일 있으면 불러

 

요즘 고생이 많았어

 

그런 말씀 마세요

 

살펴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