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이 들어가는 구멍은 작아도

 

나오는 구멍은 훨씬 크다
보이지?

 

 

흉터가 남는다던데
그런가요, 아빠?

 

수저로 상처를 벌린 다음

 

끄집어내야지

 

- 잘했다, 그래
- 말을 치료하며 배우셨군요

 

그래도 살살하세요
애가 힘든가봐요

 

들여보내

 

썩은 호밀알은 방혈을 돕는다

 

낙태하지 않으면
산모가 죽나요?

 

미련한 마오리족은 늘
자기편을 해치지

 

자기들끼리 죽이진 않아요

 

1860년대 뉴질랜드 마오리족 일부는
백인 세력에 맞서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반면 백인측에 가담한
마오리족도 있었는데 그들은
백인과의 제휴가 영토를 보존하는
최선책이라고 믿었다

 

이런 외딴 곳에서는
적을 구별하기도 힘들었다

 

비탄에 잠겨있던 시절
나는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다

 

순례중인 수도승도
마땅히 기도할 교회도 없다

 

친구라곤 도일 일병뿐이다

 

나는 이따금 그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싶었다

 

그래야 네 시련을 기록하기
수월할 거라고 했다

 

설령 내 글을 보여주더라도

 

그는 읽을 리 없다

 

그라면 태워버리거나
파도에 실려보내기 십상이다

 

기록은 오로지
너 자신을 위해서였다

 

글로 적어두는 편이

 

너로서도 지난 일을 이해하기 쉽다

 

바로 네 인생담이지

 

River Queen
리버 퀸

 

우리는 주님조차 모를
변경의 미개지에서 살았다

 

지도상으론 군대가 주둔한
가장 깊숙한 오지다

 

우리와 그들 간엔
명확한 경계가 있었다

 

테 아나누이 강
내겐 그 경계가 무의미했다

 

때문에 난 마오리 소년과
사랑에 빠졌다

 

국경수비대, 1854년
그의 이름은 토미

 

- 상병!
- 예!

 

상사, 집합하라!

 

우린 늘 긴장 상태였다

 

그래도 마오리 아이들은
강가를 쏘다녔다

 

평화시 학교에 다닐 때면

 

우린 산너머로 통하는
샛길을 이용했다

 

강을 건너던 어느 날

 

우린 첫눈에 반했다

 

토미 보이를 본 건
이때가 마지막이다

 

목메는 아픔이 밀려오나 싶더니

 

토미와 그의 부락은
지표면에서 자취를 감췄다

 

토미 보이는 죽었다

 

허나 내 뱃속엔
그의 아이가 남았다

 

추잡한 년!
애비 얼굴에 먹칠을 해?

 

아빠가 뭐래도
난 토미의 아이를 지켰다

 

- 제 아기라고요!
- 더러운 꼴하고는!

 

아이를 죽이느니
차라리 제가 죽을래요

 

내가 죽여주마!
음탕한 것!

 

다 끝이다, 인연을 끊자
그나마 놈이 죽었기에 망정이지

 

그러나 군의관이던
아빠도 결국엔

 

직접 내 아이를 받아주셨다

 

나는 아빠로부터
사람과 말의 상처 꿰매는 법을 배웠다

 

나는 아이로부터
세상에서의 내 역할을 깨달았다

 

이후 6년 간
떼어놓을 수 없으리만큼

 

우리 둘은 행복했다

 

와!

 

어머!

 

왜 그랬니?

 

괜찮아, 어디 보자

 

집에 가서 꿰매줄게

 

너 흉내 잘 내잖아?

 

돌격하라, 개자식들아!

 

총검 준비!

 

어이, 오브라이언!

 

프랜시스!

 

내가 아이와 뛰노는 동안

 

군은 아빠와 도일 일병에게
토지를 개간시켰다

 

여긴 신성한 땅입니다

 

- 나가야겠어요
- 군의 명령이야

 

- 흉터가 남아?
- 그래

 

예리한 흉터지
해적처럼!

 

한 바늘 더

 

자아, 착하구나

 

남자다워

 

다 됐어

 

일어나봐

 

기특한 녀석

 

- 숨바꼭질할까?
- 지금은 안..

 

- 안 돼
- 나 잡아봐라

 

무릎을 다쳤잖니
돌아와

 

전진

 

전진

 

전진

 

전진

 

전진

 

'랑기'가 옵니다

 

뭐하러 왔을까요?

 

손자는 잘 있나 가봐요

 

우리 전사들이 여기서 죽었다

 

- 너흰 우리의 피로 이 땅을 강탈했다
- 늙은이!

 

설사 예수께서 여기 묻혔어도

 

나는 땅을 파헤칠 거다

 

이런 식으로 버티면
너한테 화가 닥쳐

 

뭐해?

 

아빠, 도일 일병
동생과 나

 

우리는 처음부터
'올드 랑기'와 마찰을 빚었다

 

올드 랑기는 내 아들의 친조부였다

 

보이?

 

나 어딨게?

 

나는 봤지롱

 

어디 숨었는지 알아

 

마실래?

 

이러면 못 써

 

어딨니?

 

보이? 보이?

 

배리, 내 아들 보셨나요?

 

숨바꼭질하던 중이었고
애는 여기 있었어요

 

조금 전에도 있었어요
분명히 봤다고요

 

보이!

 

사라!

 

아빠!

 

아빠!

 

아빠, 보이가..

 

- 없어졌어요
- 어디 숨었겠지

 

- 보이가 없어졌다니까요
- 곧잘 숨곤 하잖아

 

- 보이가 없어졌어요
- 테레사, 언니는?

 

대체 무슨 일이죠?

 

사라!

 

- 사라!
- 랑기가 애를 데려갔어요

 

보이!

 

도일 일병이 찾아낼 게다

 

보이!

 

사라!

 

사라!

 

- 안 돼!
- 사라!

 

안 돼!

 

안 돼!

 

엄마!

 

엄마!

 

사라!

 

보이, 안 돼!

 

사라!

 

아빠는 두려움을 느꼈는지 단념했다

 

그리곤 의료용구를 물려주시며
훗날을 기약했다

 

내 마음은 편할 날이 없어라

 

아직도 생생한
그리움을 억누르느라

 

내 눈은 잊을 수가 없어라

 

단비가 촉촉한
푸르름 수놓은 벌판을

 

꿈속에서도 헤매지
사라!

 

아무도 모르는 길을 찾아서

 

다시는 아빠와 동생을
볼 수 없었다

 

원래 강 상류에서만
지낼 건 아니었다

 

다만 지금은
내가 떠날 수 없다

 

오래도록 아빠를 거들었지
참 좋은 분이셔

 

싸움이라면 지긋지긋해

 

숨쉬듯 익숙해지다보니
왜 싸우는지도 모르셨어

 

그러다 뭔가 깨닫게 되셨지

 

너처럼 자식을 사랑하게 된 거야

 

갑자기 싸울 명분이 생겨났어

 

너도 마음이 원하는 바를 위해
싸워야 돼

 

가련한 도일 일병

 

내 마음속엔
보이의 자리밖엔 없는데

 

놓쳤다

 

아들의 흔적을 놓쳤다

 

그랬다

 

어디로 데려갔는지 모른다

 

7년이나 뒤를 쫓았다

 

보이의 할아버지 올드 랑기는
근동에선 유일한 문신장인이었다

 

최근 문신을 새긴
누군가를 찾아내면

 

그를 찾아내리라 믿었다

 

그를 찾아내면

 

아들도 찾을 수 있다

 

나는 떠돌아다녔고

 

수소문했다

 

내겐 늘 아들이 보였지만

 

실상은 늘 아니었다

 

군인들 대부분은
아빠를 알고 있었고

 

그들은 원주민을
몰아낼 생각뿐이었다

 

소령님

 

중대를 물려주십시오

 

그럴 순 없네

 

- 소령님!
- 자네 부족민도 아니잖나, 위레무

 

- 자네 부족이 아냐
- 우린 싸우지 않습니다

 

우리 임무는
이들을 몰아내는 거야

 

우리는 이들과 싸우지 않아요

 

다 태워버려, 위레무
어서

 

- 대가를 치러야 될 겁니다
- 임무에 충실하게

 

말끔히 쓸어버려

 

우리도 똑같이 당해요

 

도와줘라

 

저기요

 

잠깐

 

머저리

 

너희가 땅을 빼앗아서
우리는 피를 뿌렸다

 

랑기는 어딨어요?

 

어딨죠?

 

그가 해준 문신이군요

 

랑기?

 

랑기!

 

제 아들 어딨어요?

 

네 아비는 오랜 규율을 깨뜨렸다

 

전장을 파헤쳐 길을 냈어

 

제 아들요!
어딨죠?

 

규율을 깨뜨렸다니까

 

얼굴에 문신을 새긴 자..

 

내 복수를 하고
피바다를 자유케 하리라

 

그는 복수를 원했다

 

그날 발사된 총탄 중에서

 

전쟁을 일으킨 건
단연 베인 소령의 것이다

 

- 위레무, 내버려둬
- 베인!

 

돌아가, 사라
여자가 겁도 없이

 

위레무!

 

자네는 신경 꺼

 

전쟁이었다
추장 '테 카이 포'가 우리를 습격했다

 

내겐 집이나 다름없던
국경수비대가

 

첫 번째 표적이 됐다

 

사라, 빨리!

 

약은 포기해

 

너 먼저 가, 어서

 

요새 꼭대기가 함락됐어

 

상부 초소도 무너졌고
조심해, 사라!

 

움직여!

 

어서!

 

가!

 

빨리, 손을 뻗어!

 

적들의 추장 테 카이 포

 

어째서 나를 쳐다보는 걸까?

 

도와줘!

 

탄약이 부족해!

 

문신을 찾느라
그토록 세월을 보냈건만

 

나는 엉뚱한 방향으로
휩쓸려가고 있었다

 

수비대 본영, 캐슬클리프

 

테 카이 포 추장이
새벽에 급습했습니다

 

요새를 초토화시켰어요

 

우리도 반격해야지

 

그렇습니다
재정비할 틈을 노려야죠

 

소령님

 

그는 다시 공격할 거야

 

도일

 

강 상류는 틀어졌군

 

- 그렇다면 그렇죠
- 그래

 

사라도 부친처럼 재능이 있던가?

 

그렇습니다

 

자넨 가보게

 

 

사라 오브라이언

 

네가 코흘리개 적부터
나는 부친과 전장을 누볐다

 

여자손이 남자보다 쓸모가 많지

 

게다가 넌 수술에 익숙할 테니

 

의사의 손이구나

 

그 늙은이와는 아는 사이냐?

 

뭐가요?

 

네 손재주가 쓸만하려나?

 

이젠 저도 아빠 만큼 능숙해요

 

좋아, 그렇다면
너도 여기 있거라

 

야전병원 군의관을 도와다오

 

네 개인의 안전은
요새 내에서만 보장된다

 

테 카이 포

 

"어둠을 마시는 자"

 

대가를 치를 거라고 했잖습니까

 

맞아, 위레무
자네가 옳았어

 

마오리족은 믿지 않는군요?

 

조만간 자기 땅을
돌려달라고 나오겠지

 

소령과 나는 사연이 있어

 

그 사람은 뭐지?
정찰병인가?

 

- 위레무?
- 음

 

이해하려나 몰라도 아일랜드인보다
더한 마오리족도 있어

 

글쎄, 뭐가?

 

난 아일앤드인이지만
영국을 위해 싸우지

 

그도 예전엔 자기 부족을 모아
우리에게 대항했어

 

그러다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우리측에 가담한 거야

 

수비대 최고의 명사수지

 

뭐든 한 방이면 끝나

 

네 막사는 저쪽인데

 

같이 걸을까?

 

아니, 행동을 조심해야지

 

그래, 알았어
필요한 물품은 따로 보낼게

 

안녕

 

위레무가 올드 랑기와 있는 걸 봤다

 

과거에도 그를 본 적이 있던가?

 

"당신을 떠나려니
내 가슴은 찢어집니다"

 

"사랑이 넘치는 당신 부모님도
내겐 역정이군요"

 

도움이 필요해요

 

올드 랑기를 아나요?

 

내 아버님이오

 

제 아들의 행방을 아세요?

 

나를 도와주면
그 애한테 데려다주겠소

 

추장 테 카이 포가 죽어가요

 

그는 당신이 살려줄 거라 믿소

 

테 카이 포라면 적인데
어디가 아프대요?

 

기침이 심해요

 

그럼 아들에게 데려다줄 건가요?

 

지금 떠나준다면

 

사라?

 

고마워요

 

어디로 가나요?

 

우리가 가는 곳은 지도에도 없다

 

깊숙한 내부

 

이런 데까지 왔다가
돌아온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도착하려면 얼마나 걸려요?

 

나는 적진을 가로질러

 

내 집을 불사른
남자를 치료하러 간다

 

내가 왜 그를 도와줘야 될까?

 

아들은 언제 만날 수 있죠?

 

때가 되면요

 

위레무

 

요새로 돌아가지 않을 건가요?
절대로?

 

베인 소령은 아버지를 죽였소

 

이젠 부질없어요
집으로 가는 수밖엔

 

백인들이 강을 차지했소

 

그들은 수탈을 멈추지 않을 거요

 

내 아들이오

 

당신이 토미의 형이라면
어째서 기억이 없을까?

 

매일 밤 내 곁을 지켰니?

 

 

왜?

 

당연히 지켜드려야죠
특별한 분인데

 

- 다들 그렇게 생각해요
- 누가?

 

아빠 위레무도 그렇고
모두 다요

 

아줌마가 추장을 살려낼 거래요

 

아빠도 맨날 너 얘기야!

 

너희 둘 조용해!
티모티!

 

착하지

 

착하다

 

얼마나 더 가야해?

 

아직도 까마득해요

 

거기서 아들을 만나면 좋으련만

 

아줌마 아들요?

 

그래

 

반은 원주민이야

 

이름은 '보이'란다

 

만나서 뭐하시게요?

 

- 내가 데려갈 거야
- 어디로요?

 

함께 산다면 어디든

 

강을 내려가야지

 

강을 내려가요?

 

강을 내려가선 안 된단
생각은 해보셨어요?

 

놀라진 마세요
우리가 가려는 곳의 사람들은

 

백인을 싫어해요
대부분 그렇죠

 

지난 달엔 백인 탈영병을
한 명 잡았는데

 

문제가 불거졌을 무렵
처형했어요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추장이 죽으면

 

아마 원하는대로
가실 수 있을 거예요

 

아들이 없어진 뒤
어떻게 지내셨어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몰랐어

 

세상이 무너진 느낌이랄까

 

걱정하다 병이 났지

 

아들을 찾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내 아들

 

아직도 찾고 계신가요?

 

아들이 없어지던 날

 

그 애는 넘어져서

 

오른쪽 무릎이 찢어졌단다

 

내가 꿰매줬지

 

어땠는지 아니?
아주 씩씩한 애였어

 

우는 소리 하나 없었다

 

너무나도 사랑해

 

저 애가 당신 아들인가요?

 

내 동생의 아들이오

 

아비가 일찍 죽었으니
내 아들이 된 거요

 

그래도 당신 아들은 아니죠

 

당신이 내 아들을 훔쳤군요

 

그만 아들을 돌려줘요

 

나는 아버님을 따랐을 뿐이오

 

너무 오래 걸렸군
영계(靈界)가 추장을 부른다

 

감고 있어요

 

아들을 보려고 그러는 거야

 

적들의 추장

 

이렇게 젊은 추장은
얼굴에 문신을 하지 않는다

 

그는 예외였다

 

열이 굉장히 심해요

 

독감에 걸린 사람은 많이 봤다

 

소수만이 치료를 견뎌낸다

 

만일 견디지 못하면..

 

강가로 데려가야 됩니다

 

일단 열을 내려야 해요

 

위레무

 

위레무?

 

돌아와줘서 기쁘다

 

전 변했어요

 

곧 아실 겁니다

 

이미 안다

 

이렇게 돌아왔으니

 

마땅히 그래야지

 

- 좋아요
- 피다.. 선조들의 피

 

추장은 이미 선조들 곁으로 갔다

 

추장은 강물이 피라고 여기지

 

그 여자는 믿지 마
추장은 나더러 치료사를 구해오랬다

 

이건 마오리의 병이 아니다

 

만약 추장이 죽으면..

 

전부 너희들 탓이다

 

다시, 한 번 더요

 

체온을 낮춰야 됩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여기

 

피바다..

 

정신이 혼미해요

 

괜찮아요

 

밖으로 모셔요

 

담요를 가져와요

 

마셔요

 

당신도 꿈을 꾸었소?

 

말해봐요

 

어떤 꿈인지

 

여자들이 있었어요

 

웃고 있죠

 

그리곤 강이 보였는데

 

피가 있어요

 

강물이 피바다였죠

 

- 깨어나셨군요
- 그래

 

이 여인이 나를 고쳤다

 

네 치료사가 나를 살렸어

 

사라

 

사라

 

내 아들

 

내 아들

 

고맙다

 

너무 고마워

 

이럴 수가

 

하느님

 

저도 새길 줄 알아요

 

최고가 될 테니
두고 보세요

 

마음에 드세요?

 

문신 좋아해요?

 

아니

 

문신자국은 평생을 간다

 

문신은 정체를 알려줘요

 

어디에 속하는지 가르쳐주죠

 

시간이 필요할 거요

 

토미도 그랬소

 

보이와 똑같았지

 

- 서커스 해도 되겠다
- 저 애는 뭐죠?

 

애 엄마는요?

 

딴 남자와 살고 있소

 

내 군복을 혐오했거든요

 

당신은?

 

저요?
아뇨, 전혀

 

토미 이후론 없었어요

 

동생 외엔 아무도?

 

그럼 당신은요?

 

어쩌다 그렇게 상처가 많아요?

 

이건..

 

총검 상처요

 

이건 다른 총검

 

이건..

 

잘 모르겠소

 

손에 있는 건요?

 

그래요

 

영국군 총탄 때문이오

 

잘릴 뻔했지

 

그랬더라면 인생이 고단했을 거요

 

'카와카와' 잎으로 감쌌다오

 

카와카와?

 

내가 직접 치료했소

 

추장이 완쾌됐으니까

 

엄마를 보내드릴 거예요

 

언제쯤?

 

가실 건가요?

 

나와 함께 가지 않으련?

 

- 어디로요?
- 집으로

 

- 강 아래
- 여기가 집이에요

 

'여왕'께 새 담요를
가져다드릴게요

 

티모티?

 

여위었구나?

 

나도 여기에 눌러앉아야 될까?

 

이젠 여기가 보이의 집일까?

 

강에 깃든 고대의 정령을
부르는 겁니다

 

그들을 깨우는 거요
우리 꿈속에서..

 

나는 여인의 힘을 빌어
죽음과 싸웠소

 

늘 당신께 감사하오

 

오늘부로 당신을
내 마음의 여왕으로 모시겠소

 

여왕이여..

 

나를 구하러 오셨구려

 

당신 덕분에 살았소

 

경고한다

 

길에 나다니지 마라

 

흙을 밟을 생각은 단념해라

 

그렇지 않으면 들짐승
날짐승 먹이로 던져주던가

 

내가 친히 삼켜주마

 

나는 백인을 잡아먹었다

 

솥에 넣어 푹 익혔지

 

여자와 애들을 불러 나눠 먹었다

 

나는 사람고기에 맛을 들였다

 

사람고기의 유혹을 떨칠 수 없다

 

나는 죽지 않으리라

 

나는 죽지 않으리라

 

죽음 자체가 소멸할 때
난 살아나리라

 

그만하면 화를 돋굴 수 있겠소?

 

좋다

 

가서 내 메시지를 전해라

 

여길 떠나야 돼

 

곧 싸움이 벌어져요
떠날 순 없어요

 

우리와는 상관없어

 

- 상관없다뇨?
- 넌 내 자식이다

 

넌 아일랜드인이야
아일랜드인!

 

알겠니?
난 너를 찾으러 왔어

 

- 너를 집에 데려가려고 말이다
- 거짓말!

 

위레무 부탁으로 왔으면서!
둘이 서로 좋아하니까!

 

그럴 속셈인데 마침 나를 보니
잘됐다 싶은 거죠

 

내가 버려질 때처럼 어린애 같아요?

 

너를 버린 적 없다

 

기억 안 나니?
랑기가 너를 훔쳐갔어

 

- 충분히 찾을 수 있었어요
- 내게서 너를 빼앗았다

 

난 엄마를 기다렸어요
매일 밤마다!

 

지금껏 나는 랑기 손에서 컸어요

 

랑기가 나를 가르쳤죠
머잖아..

 

얼굴에 문신도 할 겁니다

 

- 그럴 순 없어
- 왜요?

 

그러면 넌 평생
여길 헤어날 수 없다

 

난 여기가 좋아요

 

- 아니, 그렇지 않아
- 그래서 싸울 거예요

 

죽을 때까지!

 

- 죽겠다니?
- 잘 봐두세요

 

저는 전쟁에 나갑니다

 

똑똑히 보세요

 

수비대가 이리로 몰려옵니다

 

벌떼처럼 밀려들겠지

 

- 언제 떠났나?
- 6일 전입니다

 

길어야 하루 남았군

 

위협하겠단 뜻이죠
우리도 준비는 됐어요

 

내가 무슨 짓을 한 걸까?

 

내 동족을 죽이려는
적장을 살려내다니

 

입구는 이쪽입니다

 

여기가 우리 부락이다

 

우리 편 진지

 

놈들의 주력은 분명 여기로 온다

 

'쿠파파'를 시켜 우리를 포위하겠지
(kupapa : 백인측에 가담한 마오리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