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2006.DVDRip.XviD-TCRO.CD1

π = 3.141592653

 

복잡하군
그냥 3이라고 하면 될것을...

 

하지만 3으로 하면 원이 아닌
정육각형이 돼버리잖아

 

야, 루트다!
루트가 왔다

 

기립

 

인사

 

착석

 

지금부터 일년간
여러분의 수학을 담당하게 되었다

 

알고있군, 난 루트다

 

미안, 어젯밤의 제비집이
정돈이 안돼서...

 

오늘은 일단
나에 대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수업이 아니니
필기는 할 필요 없고...

 

'루트'라고 불리우게 된지

 

벌써 19년

 

내가 어째서 '루트'라고 불리우며
수학을 좋아하게 되고

 

이렇게 교단에 서게 되었는지를...

 

박사가 사랑한 수식
(博士の愛した數式)

 

나의 어머니는
결혼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했고

 

나를 낳고 혼자 키우셨다

 

무학(無學)에 외톨이였던 어머니가
가정부가 된 것은

 

그녀의 보잘 것 없는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그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손님은
자네에게 좀 힘들지도 모르겠군

 

최근 수년간
벌써 아홉명이나 바뀌었다고 하니

 

가정부 소개소에선 가장 젊었지만

 

경력은 이미 10년

 

씩씩한 어머니는

 

가정부로서, 누구보다도
프로의 긍지를 갖고 일을 하셨다

 

실례합니다

 

도와 주셔야 할 사람은
의제(義第)입니다

 

의제(義第)...

 

남편분의 남동생을 말하시는 건가요?

 

모두들 오래 일을 못해서

 

새로운 사람이 올 때마다
모든 것을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

 

시간만 허비합니다

 

특별히 까다로운 부탁을
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11시부터 7시까지

 

식사와 주변 일만 봐 주시면 됩니다

 

동생분은 지금 어디에...?

 

저집과 이집을
왔다갔다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이 일 할 곳은
어디까지나 동생의 집입니다

 

그리고 동생이 일으킨 문제는...

 

그 안에서 해결해 주세요

 

그 점 만큼은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동생분을 만나 뵐 수 있을까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당신을 만나더라도
내일이면 잊어버리게 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요컨데, 단적으로 말하자면
기억력 장애가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쳤어요

 

제 이 다리도
그 때의 사고 탓입니다

 

동생 기억의 마지막은

 

1975년의 봄

 

둘이서 코후쿠 사(寺)로 보러간

 

밤공연에서 끝나 있어요

 

사고로부터 10년이 흘렀지만
동생의 기억 속에선

 

절에 갔던 것이
언제나 하루전의 기억

 

요컨데 어젯밤의 일인 것이죠

 

10년 이건만 하루라니...

 

내가 나이 드는것 조차도
이해 못합니다

 

십년전 나의 모습이...

 

그대로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되는 것이죠

 

아무튼, 기억은 80분밖에
유지 못합니다

 

정확하게
한시간 하고도 이십분이죠

 

그 반복입니다

 

그럼...

 

월요일 11시부터 괜찮으시죠?

 

 

이렇게 어머니는 박사님댁의
가정부로 일하기 시작했다

 

박사님이 영국 캠브리지까지
유학을 하고

 

수학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이 남겨준 방직 공장을
형이 고생 끝에 성공시켜

 

한참 어린 동생을 위해
학비를 대줬기 때문이다

 

박사학위도 따고

 

대학의 수학 연구소에
취직이 정해지자마자

 

형이 죽어버려서...

 

남겨진 형수는 공장을 정리하고

 

그 자리에 맨션을 세우고
별장에 살며

 

맨션 수입으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호젓한 생활도

 

교통사고로 반전되어

 

박사님은 대학 일자리를 잃고

 

형수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생활이 되어버린 것이다

 

안녕하세요!
가정부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새로운 가정부 입니다

 

안녕하세요

 

자네, 신발 사이즈는 몇이지?

 

24입니다

 

참으로 고결한 숫자군

 

4의 계승이군

 

계승이란 게 뭐죠?

 

1부터 4까지의 자연수를
전부 곱하면

 

24가 되지

 

자네의 전화번호는 몇번이지?

 

576-1455

 

오백칠십육만천사백오십오라구?

 

굉장하군

 

일억까지의 사이에 존재하는
소수의 숫자와 같다니...

 

음... 어찌됐든 올라 오도록

 

나는 일때문에 상관없지만

 

자네는 자네대로 편하게 지내면 돼

 

그날부터

 

어머니와 박사님은 매일아침 현관에서
숫자 회화를 반복하게 되었다

 

80분만에 기억이 사라지는
박사님으로선

 

현관에 나타나는 내 어머니와는
언제나 첫만남 이었던 거지

 

박사님이 숫자를 사용하는 이유는

 

남들과의 교류를 위해
생각해낸 방법이지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

 

말을 대신한 것이
숫자가 됩니다

 

이 '계승'의 '계'는

 

'계단'의 '계'

 

'승'은 곱셈을 말하는 것이네

 

자연수라고 하는 것은

 

1,2,3,4... 무한히 계속되는
정수를 말하지

 

이것들을 모두 곱하면 24

 

다시 말해서 4의 계승은 24

 

자, 그럼... 5의 계승이
몇인지 아는 사람?

 

네! 120

 

정답

 

그럼 7의 계승은?

 

5,040

 

정답

 

빠르군

 

'소수'의 '소'라는 것은

 

곧을 '직'

 

아무것도 더해지지 않은
본래의 자신이란 뜻

 

즉, 1과 자신 이외에는
나눠질 수 없는 수

 

예를 들자면...

 

2, 3, 5, 7,

 

11, 13, 17,

 

19, 23, 29....

 

이 소수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같이
한없이 존재합니다

 

나타나는 방식은 그 어떤 법칙에도
해당되지 않아요

 

나는 여기 '독립자존'(유일무이)

 

요컨데 여러분 한명 한명과 같이
only one인 것입니다

 

뭐라 말할 수 없이 깨끗하고
타협하지 않는...

 

고고함을 지켜나가는 숫자

 

'고고'

 

박사님이 이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사랑한 것이

 

이 소수입니다

 

정말 숫자를 사랑했던 건가요?

 

아무리 괴팍한 숫자라도 박사님의
사랑하는 방법은 정통파였습니다

 

상대에게 자애롭고
보상없이 최선을 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않는...

 

언제나, 숫자 옆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일하시는 중에 죄송합니다

 

점심 식사는 뭘로 드시겠어요?

 

좋아 하시는 것, 싫어 하시는 것,
알러지 관계 등등을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만...

 

어떠신가요?

 

원하시는 것이 없으면 제가 알아서
하려 하는데 괜찮으신가요?

 

뭐든지 말해주세요

 

할 말 같은 거 아무 것도 없어

 

난 지금 생각 중이란 말야

 

숫자와 사랑을 주고받는 중인데
함부로 끼어드는 건

 

화장실을 엿보는 것보다 실례잖아

 

정말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나의 기억은 80분 밖에 유지못함

 

새로운 가정부

 

한 그릇 더 어떻세요?
잔뜩 해 놓았거든요...

 

하루 하루 + 1

 

고마운 날들이네요
드디어 봄이 되어서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새로온 가정부입니다

 

자네, 신발 사이즈는 몇이지?

 

24,

 

4의 계승입니다

 

그래, 훌륭하군

 

참으로 고결한 숫자군

 

좀 미안하지만...

 

 

이걸 이 수학저널의

 

이 주소로 보내 줬으면 하는데...

 

네, 간단한 일이군요

 

- 부탁 합니다
- 네, 보통우편으로 괜찮으십니까?

 

 

170엔 입니다

 

부탁 드리겠습니다

 

다녀 왔습니다

 

아... 어서와요
수고했어요

 

천만해요

 

언제나 그렇게 잡지에 논문을
응모 하시나요?

 

그렇군

 

오늘 수학저널 37호에
증명서를 보냈었군

 

응... 좋아좋아

 

아... 이런...

 

속달로 보냈어야 했는데
첫번째가 아니면 상금 못받는 거지요?

 

아니, 속달로 보낼 필요는 없어

 

누구보다 먼저 진실에
도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증명이 아름답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지

 

증명에 아름답다, 아름답지 않다 같은
구별 같은게 있는 거에요?

 

물론이지

 

정말로 올바른 증명은

 

한치의 틈도 없는
완전한 강함과 유연함이

 

모순없이 조화로운 것이지

 

왜 별이 아름다운 건지 누구도
증명하지 못하는 것처럼

 

수학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말야

 

자네, 생일은 몇월 몇일이지?

 

2월 20일 입니다

 

220

 

참으로 챠밍한 숫자군

 

이것 좀 봐주면 좋겠군

 

내가 대학시절

 

초월수에 관한 논문으로 학장상을
탔을 때 받은 상인데

 

와... 대단한 상이네요

 

아니...
그런 것은 어찌됐든 상관없고

 

숫자가 보이나?

 

학장상 넘버 284

 

역대 284번째의 명예라고
하는 것인가요?

 

아마 그런 것이겠지

 

문제인 것은 284와 220란 것이지

 

자, 접시 같은거 닦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이쪽으로...

 

어떻게 생각하나?

 

음... 글쎄요

 

어느 쪽이나 세자리로...

 

에...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예를 들면...
마트의 정육점에서

 

220그램과 284그램의 포장된
다진 고기가 있다고 쳐도

 

저에게 있어선 같은 것과
마찬가지에요

 

순간적으로 본 느낌,
분위기가 닮았거든요

 

같은 백단위로 모두 짝수이고...

 

날카로운 관찰력이군, 자네

 

직감은 중요하다

 

있는 그대로 직감으로
숫자를 파악하는 것이지

 

약수는 알고있나?

 

네, 아마...
옛날에 배웠던 것 같기도하고...

 

그럼 220과 284의 약수로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본 수를
써 봅시다

 

1, 2, 4, 5, 10

 

11, 20, 22,

 

44, 55, 110,

 

1, 2, 4,

 

71, 142

 

암산으로 약수 전부를
아시는 거에요?

 

자네와 같이
직감을 사용한 것 뿐이야

 

자,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계산해 보련?

 

천천히 해도 상관없으니까

 

네, 됐습니다

 

정답이다

 

보렴

 

이 멋지게 이어지는
숫자의 연결을...

 

284 약수의 합은 220

 

220 약수의 합은 284

 

우애수(友愛數)다

 

우애수?

 

우 애 수

 

좀처럼 존재하지않는 조합이지

 

페르마나 데카르트도 한쌍씩 밖에
찾지 못했거든

 

신의 손길로
연을 맺은 숫자인 거지

 

신의 손길요?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나?

 

자네의 생일과
내 손목에 새겨진 숫자가

 

이리도 멋진 고리로
연결 되었다는 것이...

 

이 우애수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피타고라스, 피타고라스

 

피타고라스는 그 유명한

 

"만물은 숫자다"라고 말한 사람

 

기원전 6세기

 

선생님, 그렇게 옛날부터
숫자가 있었던 겁니까?

 

물론,
숫자는 인간이 출현하기 이전부터

 

아니, 훨씬 전부터,
훨씬, 훨씬 전부터

 

이 세상의 탄생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숫자는 인간이
발명한 것이 잖아요

 

아니, 틀립니다, 숫자의 탄생과정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생각해 보니
이미 그곳에 있었습니다

 

인간은 말이죠
숫자로부터 부여받은 일부를

 

언어로서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어떻습니까?

 

또다른 우애수를 찾아 볼
생각은 없습니까?

 

덧붙여서, 이 다음으로
작은 수는

 

1184와

 

1210

 

네자릿수라...

 

무리야, 무리

 

이건 말이지

 

1866년

 

파가니니, 이탈리아 사람으로

 

니콜로 파가니니라는 사람이
발견한 페어입니다

 

당시 파가니니는 열여섯살

 

고등학생이잖아!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얼마나 생각하느냐 입니다

 

다행이다
자이언트의 팬이 아니라서

 

어릴때 부터 타이거즈

 

저와 아들도 한신 타이거스의
팬이에요

 

자네, 아들이 있나?

 

 

몇살이지?

 

열살 입니다

 

열이라구?

 

아직 어린애잖아

 

그래서 아들은
지금 어디서 뭘하고있나?

 

음... 글쎄요

 

친구들과 야구라도
하고있겠지요

 

"글쎄요"라니...

 

너무 태평하군, 자네

 

이제 곧 해가 질 시간인데

 

괜찮아요
매일 있는 일이니까요

 

매일?

 

매일 자네는 아이를 내팽개치고

 

이런 곳에서 햄버거 따위나
주물럭 거리는 거야?

 

팽개친 거 아니에요

 

단지... 이게 일이니까

 

자네가 없는동안
누가 돌봐주는 거지?

 

남편이 일찍 들어오나?

 

아...

 

그렇군

 

할머니가 계신가보군

 

아니요, 안타깝게도...

 

남편도 할머니도 없습니다

 

아들과 단둘이 살고있어요

 

그럼 아이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단 말인가?

 

배고픔과 함께
엄마를 기다리는 거야?

 

엄마는 남의 저녁밥을 만들고있어

 

내 저녁 밥을...

 

말도 안돼

 

이럴 순 없어... 안돼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이미 한참 어릴 때부터
둘이서 이렇게 해 왔어요

 

열살이 되면
뭐든지 혼자 할 수있어요

 

여기 전화번호도 알려줬고

 

무슨 일이 있으면
집주인이 도와...

 

아냐, 아냐, 안돼
어린애를 혼자있게 하다니...

 

만약에 난로가 쓰러져서
불이라도 나면 어쩌려구

 

혹시 알사탕이 목에 걸리면
누가 구해 줄 거야?

 

생각만으로도 무서워지는군

 

나로선 참을 수 없어,
어서 돌아 가도록

 

자... 어서 집에 돌아가

 

잠깐만요
이제 뭉쳐서 굽기만하면 되니까요

 

그런 거 어찌되든 상관없어

 

햄버거 굽는 동안
아이가 타 죽으면 어쩔건가!

 

아무튼 이것만...

 

그렇다면 말이지...

 

내일부터 아들을
여기로 데리고 오면 되겠군

 

학교에서 바로 여기로
오도록하면 돼

 

저녁밥은 반드시 여기서
셋이서 같이 먹을 것!

 

하지만 그건...

 

굶는 아이를 두고

 

다 큰 어른이 혼자만 배를
채운다는 것은 당치도 않지

 

하지만 규칙이...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서
저녁 준비를 한다면

 

아이의 밥 먹는 시간이
8시를 넘어버리니...

 

그건 안되지

 

내일이 되면
어차피 잊어버릴 텐데... 라고

 

비웃고 있는 건 아니겠지?

 

얕보면 곤란해,
나 안 잊을꺼거든

 

그녀의 아들

 

10살

 

약속 안지키면
가만있지 않을꺼야

 

안녕하세요!

 

아하... 먼 곳까지 잘 와줬다
착하다, 착해

 

고맙다, 고마워

 

이거 꽤 현명한 마음이
가득차 있을것 같군

 

있잖아,
너는 루트다

 

어떤 수도 마다않고
자신 안에 감싸준다

 

실로 관대한 기호, 루트다

 

자... 들어가자

 

내가 루트로 불려지게 된 것은
그때부터 입니다

 

내 머리가...

 

이와같이 루트처럼
납작했더란...

 

이 루트 기호 안에
숫자를 끼워 넣으면

 

과연 어떤 마법에 걸릴 것인가...

 

박사님과 시험해 본 날의 일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1의 제곱근

 

루트 1은...

 

+1과 -1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자... -1의 제곱근

 

루트 -1

 

이것은 +1일까? -1일까?

 

말이 안돼요

 

어째서?

 

왜냐하면 +1도, -1도

 

제곱하면 +1이 되니까요

 

바로 그거야

 

그렇다면 -1의 제곱근

 

이 루트 -1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런 숫자는 없지않나요?

 

아니요
여기에 있습니다

 

답으로서 이거...

 

이탈리아의 수학자
라파엘로 봄베리

 

라파엘로 봄베리가...

 

새로운 수 i 를 만들었습니다 i

 

16세기의 일입니다, i

 

i 는 상상속의 숫자,
상상속의 숫자가 되겠습니다

 

굉장히 겸손한 숫자니까

 

이 '허수'의 '허'는...
'허심'의 '허'

 

그리고

 

'겸허'의 '겸'

 

보통 눈에 띄는 곳엔
결코 모습을 나타내지 않지만

 

분명히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어서

 

이 작은 두손으로

 

이 세계를 이렇게
받쳐주고 있습니다

 

모두 이 i 로 부터
어떤걸 상상하게 되나요?

 

잠깐 상상해 주세요

 

아이 러브 유의 i

 

그래, 그래, 맞아, 그 i

 

이 i 는...

 

이 i 는...
사랑과 통하는 겁니다

 

저기... 무슨 용건이라도...?

 

자네가 요리를 만드는
모습이 좋아서

 

왜 그렇게...

 

고기의 위치를 옮기는 거지?

 

후라이팬의 가운데와 언저리 부분은
구워지는 정도가 틀리니까요

 

골고루 굽기 위해서 이렇게 수시로
자리를 바꿔 주는 거에요

 

과연...

 

가장 좋은 자리를
혼자 독차지 하지 않기위해

 

모두가 서로 양보하는 거군

 

저기...
뭐가 그렇게 재밌나요?

 

그냥 요리인데...

 

아... 이 얼마나 조용한가!

 

슬슬 루트도 돌아오겠네요

 

루트?

 

제 10살되는 아들입니다

 

그 아이 정수리 부분이 납작해서
그래서 루트에요

 

아... 그랬군
자넨 아들이 있군

 

 

저 왔어요

 

보세요,
루트가 왔네요

 

아이가 집에 들어오는 소리를
듣는 것 만큼 행복한 일도 없지

 

좋군, 좋아, 음...

 

꽤 현명한 마음이
들어차 있을 것 같은데

 

손 씻고 밥 먹자

 

많이 먹어야 해
어린이는 잘 크는 게 일이니까

 

잘 들어, 싫어하는 것을
남겨서는 안된다

 

만약 다 먹고도
배부르지 않다면

 

사양하지 말고 아저씨의 것을
먹어도 되니까...

 

응, 고마워요

 

아이들이 건강히 뛰어노는
모습을 볼때마다

 

오래된 노래를 떠올립니다

 

"남의 자식 장난 보면 고여오니"

 

"흐르는 눈물 멈추기 힘든것"

 

나의 마음은...

 

e의πi승 = -1입니다

 

이 수식이
영원히 -1로 있기를...

 

품었었던 생명의 떨어진 한방울을
되찾기는 불가능 하겠죠

 

길을 잘못 들어선 둘에게

 

더이상 손을 잡아줄 친구는 없습니다

 

불행을 함께 슬퍼하며

 

그리 있고싶어, 바라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N 에게

 

저 부탁이 있는데...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말해 보렴

 

라디오 좀 고쳐줬음 좋겠는데

 

라디오 수리?

 

 

여기오면 야구 내용을
알 수가 없어서

 

티비도 없고
라디오는 고장나 있고...

 

아... 프로야구

 

루트는 어디 팬이지?

 

모자 보고도 몰라요?
타이거스 잖아요

 

그렇군, 타이거스군

 

음... 타이거스라...

 

아저씨는 에나츠의 팬이야

 

타아거스의 에이스, 에나츠

 

정말요? 잘됐다

 

그렇다면 더더욱 라디오를
고쳐야 해요

 

에나츠의 방어율은
지금 어떻게 되지?

 

탈삼진은 지금 몇개야?

 

에나츠는 코치였었는데

 

이제는 은퇴했고

 

은퇴?

 

안녕히 주무세요

 

오늘도 타이거스의 시합있어?

 

이기고 있을까?

 

괜한 말을 해버렸다

 

엄마도 박사님이 에나츠를
그리 좋아하는 줄 몰랐는 걸

 

어쨌든...
박사님을 슬프게 하고싶진 않지?

 

물론

 

박사님은 말이지, 같은 말을
몇번이고 계속 반복한단다

 

약속하자

 

그 이야기는 이미 들었어요... 라고
절대 말하지 않기

 

응, 약속할게

 

괜찮아, 내일이면 다시
원래대로 될테니까

 

내일이 되면 박사님의 에나츠와
타이거스의 에이스로 돌아올테니

 

굉장히 기분좋은 날씨네요

 

공원이라도 걸으며
봄나물이라도 뜯지 않을래요?

 

그렇게 하면 뭐가 좋은데?

 

다리를 움직이면
혈액순환이 잘돼서

 

수학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다리와 머리의 피는

 

흐르는 길이 다르지

 

있잖아,
나도 같이 왔다는 걸 잊지마

 

맘대로 혼자 집에 가면 곤란해

 

네, 걱정 마세요

 

수학과 가장 가까운 직업은
농업이야

 

농업이요?

 

그래

 

땅을 선택하고, 갈고

 

씨를 뿌리고 키우지

 

수학자도 필드를 고르고

 

씨를 뿌린 후엔
열심히 보살피기만 할 뿐

 

자라는 힘은 씨앗에게 있는 거지

 

뭐든지 잘 먹는군

 

알고 계신가요?

 

야채는 반드시 사서 먹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죠

 

그건 냉이로군

 

아~ 흙냄새...
정말 좋은 향기에요

 

겨자와 버무리면 불끈불끈
힘이 솟을 거에요

 

자... 슬슬 가 볼까요?
루트가 돌아올 시간이에요

 

루트?

 

제 아들입니다

 

자네, 아들이 있나?

 

네!

 

이런, 서둘러야겠다
지금 냉이따위 캐고있을 때가 아니야

 

알겠니?
'문제'에는 리듬이란 것이 있단다

 

소리내 읽으면서
그 리듬을 탄다면

 

문제 전체를
바라보는 것도 가능하고

 

함정이 숨어있을 법한
의심스런 곳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손수건 2장과 양말 2켤레를
380엔에 샀습니다

 

같은 손수건 2장과
양말 5켤레를 사니

 

710엔이었습니다

 

손수건 1장과 양말 1켤레
각가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확실히 오늘의 문제 중에서

 

가장 만만치않은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는
소리내어 잘 읽어줬어

 

몇장 몇켤레 몇엔

 

몇장 몇켤레 몇엔

 

이 반복되는 리듬을
정확하게 파악한 거야

 

지루한 연습 문제가

 

한편의 시처럼 들려왔어

 

좋았어
그럼 이것을 그림으로 그려볼까?

 

자, 이리로

 

자... 그럼

 

우선 손수건이 2장

 

그리고 양말이 2켤레

 

이건 양말같지 않아요
살찐 감자 벌레에요

 

내가 그려 줄게요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박사님이 원하는 답은
정답만은 아니였습니다

 

아무 대답없는 침묵 보다는

 

궁한 나머지 엉뚱한
대답이라도 하는 쪽을

 

오히려 기뻐 하셨습니다

 

박사님은 어떤 어리석은
막다른 길에 이른다 해도

 

반드시 장점을 발견해선
긍지를 심어 주셨습니다

 

정답이다, 정답!

 

야구 가르쳐 줘요, 네?

 

야구?

 

박사님은 고등학생 시절
야구 하셨었죠?

 

음... 야구는 좋아했다

 

2학년 때 현(도)대회의
준결승에서 저버렸지

 

우리들 연습도
좀 봐주시면 좋겠어요

 

응, 그래

 

좋아

 

야...구

 

연...습

 

저...

 

제가 발견한 것에 대해
이야기해도 될까요?

 

28의 약수를 더하면

 

28이 됩니다

 

완전수다

 

완전수...?

 

가장 작은 완전수는...

 

6

 

정말이네
그다지 특이한 것도 아니였군요

 

아니, 그렇지않아

 

완전한 의미를 그대로
구현하는 귀중한 숫자지

 

데카르트는

 

완벽한 인간이 좀처럼 없듯이

 

완벽한 수도 드물다고 했지

 

수천년간 찾아낸
완전수의 수는

 

30개도 안되니까

 

고작 30개요?

 

응, 완전수 28은

 

한신 타이거스의 에이스
에나츠 선수의 등번호지

 

내 머리속에는 말이지

 

1967년 신인 에나츠가

 

10탈삼진 한 것도
카프에 들어가 첫 승리한 것도

 

1973년 굿바이 홈런을 치고

 

연장전의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8월30일 또한

 

자세히 새겨져 있으니까

 

완전수의 성질을
또하나 예를 들어봅시다

 

완전수는 말이지

 

연속되는 자연수와의
합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좋아요, 해볼게요

 

3 + 4 +

 

5 + 6 +

 

7

 

우와... 28이다

 

그래! 28

 

28

 

이 완전수는 지금도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이 완전수가
무한히 존재한다란 것을

 

증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선생님, 야구도 가르쳐 주셨나요?

 

물론

 

박사님은 대학에서도
수학을 공부하며

 

야구를 계속하려 했지만
어깨가 고장나는 바람에

 

야구는 그만 두셨대

 

하지만 어깨가 잘못되긴 했어도

 

젊어서 연습을 열심히 했기에

 

몸으로 익힌 실력은
거짓이 아니였습니다

 

짧게

 

세컨드

 

옳지

 

자... 간다

 

최단 시간에 때리는 거야

 

그게 싸이클로이드 곡선이야

 

좋아

 

박사님은 기본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반복해서

 

애정을 갖고
야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팀의 친구들과는
같은 주의를 아무리 많이 듣더라도

 

그말은 이미 들었는데요... 라는
말은 하지않기로 약속했었습니다

 

영원히 사랑하는 N에게 바침

 

당신이 잊어서는 안될
사람으로 부터

 

어이... 떳다
말을 하면서 받아...

 

거봐, 외치라니까...
일어나!

 

괜찮니? 움직이지마

 

구급차를...

 

구급차?
괜찮아요, 가만히 있으면 나을테니

 

빨리 구급차 불러!

 

그런 뜬 공 잡지 않았더라면...

 

내 탓이야

 

흔한 일인데요, 뭘...

 

여기

 

여기에 직선을 하나 그어 보렴

 

마음이 진정 될거야

 

어서

 

그래, 그게 직선이야

 

하지만 생각해 보련?

 

자네가 그은 직선에는
시작과 끝이 있군

 

그렇다면...

 

두개의 점을
최단거리로 연결한

 

이것은 유한직선인거지

 

원래...
직선의 정의상 그 끝이없어

 

한없이 어디까지라도
계속 뻗어가지 않으면 안되지

 

하지만 한장의 종이에는
그 끝이 있고

 

자네의 체력에도 한계가 있으니까

 

일단은 유한직선을

 

진짜 직선이라고 가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거지

 

진실한 직선은 어디에 있는걸까?

 

그것은...

 

여기밖에 없지

 

물질에도 자연현상에도
감정에도 휘둘리지 않는

 

영원한 진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거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눈에 보이는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봐야해

 

괜찮아
안심해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