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코의 식탁

 

2001년 12월

 

난 코트에 달린 실밥을 떼어냈다.

 

난 가출을 했다.

 

난 도쿄역에 도착했다.

 

여자, 나이 17세.

 

어린애일 뿐이다. 그게 나였다.

 

방금 여행에서 돌아와 지친것처럼 보이려고
일부러 큰 가방을 가지고 왔다.

 

긴자까지 걸었다.

 

크리스마스 직전이였다.

 

밤거리는 크리스마스 네온 빛이 밝았다.

 

모두가 나보다 좋은 옷을 입었다,
그리고 추워보였다.

 

노리코

 

나에게는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 유카가 있다.

 

잘 먹었었습니다.

 

노리코, 먹어라.

 

언니는 문제가 있을때,
그거 말고는 생각을 못해요.

 

난 17살. 고등학교 2학년 이다.
대학문제로 아빠와 자주 다툰다.

 

아빠는 이 지역의 대학에
가기를 원하지만 난 아니다.

 

난 그게 재미없으리란걸 알고 있다.

 

난 애인이나 심지어
친구도 만들지 못할 것이다.

 

아빠는 귤 껍질을 벗기고
재떨이에 껍질을 버렸다.

 

도쿄 놈들은 싸가지가 없어. 그리고

 

아빠는 망설였다.

 

그러나 난 안다. 나의 사촌을

 

사토와 켈은 도쿄에서 공부하던중
임신을 했었다.

 

- 타에코 숙모
- 오랜만이에요

 

여보, 사토와 켈이 왔어요.

 

아빠 생각에는,
도쿄에 간 여자는 임신을 한다는 거였다.

 

남자들은 문제야. . .

 

난 느리게 재떨이에 버려진 귤껍질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걸 봤다.

 

귤, 귤. . .

 

오렌지 색깔의 귤이다.

 

내가 국민학교에 다닐때
귤이라고 불리는 친구가 있었다.

 

내 생각에 그 아이 볼이
오렌지색이라 그렇게 불렀던것 같다.

 

내 생각은 그렇지만. .
내가 틀렸다.

 

어느날, 유카와 함께 있을때,
거리에서 누군가가 나를 불러 세웠다.

 

이게 누구야?
나 기억나?

 

나야, 귤.

 

처음에 난 그녀를 못 알아봤다.
귤은 17살이다.

 

왠일이니, 노리뻬?

 

아무도 날 노리뻬로 부르지 않는다.
내 이름은 시마바라 노리코.

 

- 넌 이게 어느 학교 교복인지 알아?
- 전혀 모르겠다.

 

그녀의 교복?

 

너 모르지?
왜냐면 이건 내 코스프레야.

 

그건 교복이 아니였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중학교를 마치고.
직장을 전전하다가

 

'이미지 클럽'에서
옷을 입고 야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 . . '이미지 클럽'에서
옷을 입고 야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난 여기서 휴지를 나눠주고 있어.

 

"모든 여자들이 있는 환타지 학교"

 

난 이곳을 들어본적이 없어.
"모든 여자들이 있는 환타지 학교,"?

 

난 지금 이 학교에 있어.
그리고 이게 내 길이야.

 

그날 난 왜 그녀가 귤이라고 불렸는지 알아냈다.

 

좋아요. 너희는 누구를 존경하지?

 

엄마 아빠요.

 

2학년때 선생이 물었다,
"너희는 누구를 존경하지?"

 

귤이요.

 

그래서 내 별명이 생겼어.
너 몰랐니?

 

몰랐어.

 

나도 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몰라.
아마 내가 귤을 진짜 좋아했던것 같아.

 

그녀는 소리내서 웃었다.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나 일하러 가야해

 

만나서 반가웠어.

 

안녕.

 

난 아직도 귤이 너무 좋아.

 

그녀는 안녕이라고 말하고 떠났다.

 

집으로 가는 도중에,
유카와 나는 우리 삶에 대해 얘기했다.

 

난 귤이 벌써 사회로 나가서
일하는데 충격을 받았었다.

 

난 귤을 존경해.
걔는 독립적이야.

 

나도 내힘으로 사는데.

 

넌 아직 이해를 못해.

 

뭘?

 

여자로서의 삶.
귤은 진짜로 살고 있어.

 

그때부터 나는 수업을 빼먹고
성인 여자를 위한 소설을 읽었다.

 

내 귓가에 귤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바보

 

유카는 나를 바보라고 했다.

 

걔는 창녀야.

 

언니는 자신의 여성성이 싫은 거지?
남자가 되고 싶어 하잖아.

 

그 얘는 성숙한 여자라고 생각해.

 

아빠가 항상 언니에게
어른이 되라고 말해서야?

 

갈께, 안녕.

 

어른.

 

아빠도 어른이였다.

 

아빠는 토카이미미 신문사라는
지역 신문사의 기자였다.

 

그곳은 해외 전쟁이나 큰지진이 나도
상관이 없었다.

 

여기에요!

 

예, 갑니다.

 

- 사슴이였나요?
- 예.

 

그들은 오직 사슴이 밭을 망친것 같은
오직 지역소식만 전했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군요.

 

"사슴이 계속 날뛰다"

 

하찮은 지역 뉴스.

 

"상점이 고객으로 북적이다"

 

여기보세요. 치즈.

 

"선인장 공원에 방문객 4천만 돌파"

 

"선인장 공원에 방문객 4천만 돌파"
정말 평화로운 기사.

 

난 이도시를 사랑한다.
그리고 너와 유카도 사랑해.

 

난 아빠의 직업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내가 학교에서 기자가 된건

 

아버지의 영향이 틀림없다.

 

아버지의 영향이 틀림없다.

 

신문은 한달에 한번 발행됬다.

 

난 편집장이였고
항상 학교주변을 누비 다녔다.

 

컴퓨터 시간을 좀더 요구하자.

 

잘 부탁드립니다.
이쪽은 새로온 기자 마츠다입니다.

 

난 아빠의 기사가 너무 안이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교 규칙에 반대되는 기사를 쓰고,
아빠에게 저항한다고 느꼈었다.

 

정보교실에 있는 컴퓨터 25대를
학생에게 개방하라는 등....

 

우리가 원할때 언제나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더, 좀 더 많은 정보를

 

PC를 사용해 얻을수 있기 때문에...

 

열린 학교를 만들어 주세요.

 

그런데 왜 나한테 그래.

 

컴퓨터실을 개방하면
더 많은 정보를...

 

우리 집에 오직 1대의 PC뿐이다.
충분하지 않다.

 

아직 내가 쓰고 있다.
2시간 있다 와라.

 

선인장 공원은 재미있었니?
나중에 다시 가자.

 

노리코가 컴퓨터를 못써서 화가 났구나.
이건 특종이야!

 

한장 더 찍자.

 

우리 여기서 한장 찍자

 

실례합니다. 부탁 드릴까요?

 

감사합니다.

 

저리로 가자.

 

난 시골에 사는 십대소녀였다.

 

난 전국의 소녀들과 많은 대화를 원했다,
그래서 난 항상 온라인에 접속하기를 바란다.

 

여기서 나가고 싶어.

 

어디든 다른곳에 가고 싶어.

 

뭐라고?

 

난 분명히 갈거야.

 

내가 미쳤나?

 

하여튼.

 

난 어딘가 다른곳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곳이 어디인지 몰랐다.

 

난 어딘가 다른곳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곳이 어디인지 몰랐다.

 

고집불통, 심술쟁이, 덜렁이...
난 계속해서 싸운다.

 

얼마 지나서, 선생님은 우리가
오후 5시까지 PC를 쓰도록 결정했다.

 

선생님, 어떻게 됬어요?

 

좋은 소식이야. 너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어.

 

진짜요?
지금 컴퓨터를 쓸 수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사이트가 있다.

 

이상한 이름 .
Haikyo.com(폐허닷컴)이였다.

 

16, 17세의 소녀들이
삶과 학교에 관해서 말하는 곳이다.

 

난 금방 그들과 친해졌다.
나의 아이디는 미츠코.

 

프랑스 향수의 이름이다.

 

내가 미츠코가 되었을때,
난 더 이상 촌뜨기가 아니였다.

 

그리고 몇명의 친구를 사궜다.

 

안녕, 폐인 5호.
난 미츠코야.

 

"미츠코에게:안녕. "

 

안녕, 긴목.

 

안녕, 심야

 

안녕, 부서진 댐.

 

"미츠코에게:안녕. "

 

그리고 우에노역 54

 

안녕, 우에노역 54

 

"미츠코에게:안녕. "

 

모두가 우에노역54를 본다.
우에노역54가 오면, 우린 하나가 된다.

 

하나의 팽팽한 기타 줄 위에 선 느낌

 

모두 모여 대화를 시작한다.
모르스 신호같은 대화 속을

 

난 지금 걷고 있다.
팽팽히 당겨진 기타줄 위에서

 

난 지금 그 위에 있다.

 

이런 최고의 친구를 찾은 것이
나에게는 놀랍고 행복했다.

 

그들은 도쿄에 있는 아이들이다.
난 도쿄에 가야 했다.

 

그들은 도쿄에 있는 아이들이다.
난 도쿄에 가야 했다.

 

역시 도쿄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넌 우에노란 사람을
만나본적도 없어.

 

난 임신하려고 대학에 가는게 아니라

 

날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말 하려는데...

 

정전이다.

 

우리 집은 아주 낡았다.
차단기가 자주 나가곤 했다.

 

별일 아니다.
엄마가 천천히 일어난다.

 

또 차단기가 내려간것 같아.

 

유카가 자기 방에서 나와서
큰소리로 말했다.

 

전원 좀 켜주세요, 아빠.

 

타에코, 괜찮아?

 

차단기 올려도 안되네.

 

2001년 12월 10일.
난 17년간 토요카와에서 살았다.

 

밤이라 추운건지 겨울이라 추운건지
아니면 내 행동이 추운건지 혼란스럽다.

 

어둠속에서 난 짐을 꾸렸다.

 

도쿄, 도쿄, 도쿄....

 

도코에 뭐가 있는지 난 모른다.
모르는 곳에 내 인생을 걸었다.

 

다른 길은 없었다.
서둘러 짐을 꾸렸다.

 

내 방에서 중요한 것들...
일기, 돈, 목걸이, 좋아하는 셔츠. . .

 

잊어서 안될 물건을 찾았다.
잊어서 안될 물건이 뭐더라?

 

뭐가 있지?

 

난 숨쉬기 위해 태어났다.
태어났기 때문에 숨쉬지는 않았다.

 

난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뱉었다.
살아있음을 느꼈다.

 

전혀 다른곳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모르겠다. 알 수가 없었다.

 

17세, 소녀, 덜렁이, 고집불통. 심술쟁이,
아직 어린애. 그게 나였다.

 

난 내가 처녀라는걸 깨달았다.
남친을 가져본적이 없었다.

 

모든게 다 걱정이다.

 

그러나 그런 내가 사랑스럽다.

 

남자, 삶, 사랑, 성장. . .
모든것이 걱정이다.

 

모든게 현실감이 없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현실감이 없다.
정면으로 맞설게 아무것도 없었다.

 

살고 싶었다. 도전하고 싶었다.
갖고 싶었다. 잊고 싶었다. 배우고 싶었다.

 

알고 싶었다. 듣고 싶었다. 보고 싶었다.
듣고 싶었다. 물어보고 싶었다. 말하고 싶었다.
만나보고 싶었다.

 

날 거기에 두고 싶었다.

 

내 마음으로 서 보고
내 다리로 걷고 싶었다.

 

우에노역 54에게 말하고 싶어서
폐허닷컴에 접속했다.

 

폐허닷컴에 가면 우에노역 54와 만난다.

 

www.haikyo.com

 

사이트를 열고 게시판으로 간다.

 

"우에노역 54? 나 미츠코야 "

 

"결국 난 가출을 해서 도코에 왔어. "

 

"난 지금 인터넷 카페에 와있어.
난 오늘밤 싸구려 모텔에서 잘거야. "

 

"내일 우리 만날 수 있을까?
난 온종일 시간이 있어. "

 

"어쩌면 영원히 한가할지 몰라. "

 

"난 이제까지 바쁜척하면서 살았어.
지금 벌거벗을것 처럼 느껴져. "

 

"바쁜 사람만이 옷을 입는 거라면,
나처럼 완전히 한가한 사람은. "

 

"전라로 거리를 쏘다니는 셈이지.
그래서 조금 부끄러웠나 봐. "

 

"오늘, 내가 처녀라는걸 깨닮았어."

 

"벌거벗고 돌아다녀서 그랬나 봐."

 

평범한 여자 애처럼 썼네.

 

우에노역 54가 실망하지 않을까?

 

우리는 지난 여름 온라인에서 만났다.

 

우에노역 54는 오래전부터
이 사이트의 여왕이였다.

 

- "미츠코에게: 안녕?"
- "우에노역 54에게: 좋아."

 

전국 여고생의 절규같은 말을
자상하게 들어주는 언니였다.

 

안녕, 나 미츠코야.

 

"지면 안돼, 미츠코"

 

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미츠코라는 여자를

 

내가 연기했었다는 걸 이제 알았다

 

하지만 현실의 노리코는

 

현실의 우에노역54를

 

과연 만날 수 있을까?

 

나는 미츠코가 아니다.
당연한 일인데 이제 알았다.

 

내일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
만날리가 없지.

 

난 그녀의 응답을 받았다.

 

그녀가 쓰기를,
"오전 11시 우에노역 54에 있겠어 "

 

난 즉시 우에노로 갔다.
밤의 우에노는 긴자보다 어두웠다.

 

시마바라

 

미츠코

 

이불에 누워 9시에 알람을 맞췄다.

 

준비하는데 2시간은 필요하다.

 

아침먹고, 화장하고, 마음의 준비하고. . .
아니다, 마음의 준비만 하면 된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나.
그 속에 싹이 있다.

 

잠드는 내 안에
내일 자라날 싹이 있다.

 

꿈도 전혀 안 꾸었지만,
지금이 꿈같은 이상한 느낌이다.

 

내가 이런 일도 할 수 있다니
기분이 좋다.

 

나는 미츠코다.

 

옷을 입으려다가
다시 내 외투에서 실밥을 뜯어냈다.

 

난 집을 나왔다...
그리고 과거속으로 그 실을 버렸다.

 

우에노역54가 뭐지?
54란 숫자의 의미를 모르겠다.

 

54가 어디지요?

 

몰라요.

 

54가 뭐죠?

 

몰라요. 미안해요.

 

11시가 거의 다 되도록
난 역 주변을 돌아다녔다.

 

방을 하루 더 잡고 짐을 두고 나올걸...

 

1O5.

 

133.

 

9O.

 

84, 79, 74. . .

 

가까이에 있다.

 

54.

 

우에노역54?

 

미츠코?

 

6개월 뒤,
신주쿠역에서. . .

 

그 일이 일어났다.

 

54명의 여고생이 열차에 투신했습니다.

 

그들은 각자 사연을 숨기고 있습니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54명의 소녀들은...

 

"오전 7시29분, 8번선로"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54명의 소녀들은...

 

목격자의 증언입니다.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지.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54명의 소녀는 모두 다른 학교에 다니고
유서는 없었다고 합니다.

 

끔찍합니다.
승강장은 피로 젖어 있습니다.

 

"신주쿠에서 54명 사망"

 

재잘거리고 싶었다.
언제나 교실에서 떠드는 다른 아이들처럼
274
00:27:45,234 --> 00:27:52,991
내 또래 여자아이들처럼
큰 소리로 웃고 떠들며 놀고 싶었다.
275
00:27:54,117 --> 00:27:58,079
난 우는게 싫고 울기도 싫다.

 

유카

 

유카, 멈춰.

 

내가 뛰어내릴거라고 생각해?

 

장난이야.

 

자살 생각해 봤어?

 

아니.

 

아마 우리 언니는 자살했을거야.
(떠들어 봤다)

 

바보같은 소리.

 

너도 최근에 도쿄에서
집단자살한거 알지?

 

신주쿠에서?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정체불명이라고 하더라.

 

아직도 시체분리 작업중이래.

 

모두 54명.

 

손을 잡고. . . 1,2,3!

 

손을 잡고. . . 1,2,3!
난 바보같은 짓이 싫다.

 

그런 말을 웃으면서 하냐?

 

하지만 난 어쩔 수 없다.

 

그들은 행복하게 뛰어들었겠지?
아마 우리 언니도 거기 있었을거야.

 

네 언니는 남자랑 도망친거야.
아마 다른 녀석들이겠지.

 

너 그렇게 생각해?

 

그래.

 

아마도.

 

너 언니가 죽길 바라는 거야?

 

언니, 난 다 알아.
모든 걸 다 알아.

 

언니는 어딘가 살아있어. 언니의 심장박동이 들려.
신주쿠역에 어떻게 모였는지 알아?

 

난 언니가 살아있는걸 알아. 언니의 심장박동이 들려.

 

난 언니가 살아있는걸 알아. 언니의 심장박동이 들려.
54명은 각자 다른 학교에 다녔어.

 

54명은 각자 다른 학교에 다녔어.

 

난알아.

 

어떻게?

 

비밀이야.

 

비밀?

 

난 다 알아.

 

야, 잠깐. 내게 말해줘. 유카

 

기다려 유카!

 

손 치워! 이것봐.

 

뭐야?

 

빨간점은 여자. 하얀점은 남자야.

 

손 치워.

 

알았어.

 

이게 뭐지?

 

집단자살이 있기 전날 밤,
54개의 빨간 점이 나타났어.

 

이건 예고야.

 

예고? 자살을?

 

그래

 

어쩜 테러일 수도.

 

이건 뭐지?

 

나와 내가 서로 관계자일까? 언니.

 

"당신은 스스로와 관계할 수 있습니까?"
내가 나와 관계할 수 있을까? 언니.

 

우에노역 54?

 

미츠코?

 

안녕, 난 구미코야.

 

만나서 반가워.

 

저도요.

 

이분은 우리 아빠.

 

안녕, 난 구미코의 아빠다.

 

이쪽은 엄마.

 

난 구미코의 엄마란다.

 

난 동생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가자. 미츠코.

 

2001년 12월. 폐허닷컴에 썼다.
들리니, 유카?

 

2001년 12월. 폐허닷컴에 썼다.
들리니, 유카?

 

그날 아침부터 생리가 시작될것 같아
배를 문지르고 다녔다

 

도요카와에 두고 온 유카가 생각났다.
걱정했냐고? 당연하지 언닌데.
유카가 말하는 것 같았다.

 

우에노 가족과 함께 흰승합차를 타고
할머니 댁으로 갔다.

 

할머니!

 

할머니는 나와서 구미코의 동생을 껴안았다.

 

할머니와 구미코의 부모 역시 안았다

 

구미코가 할머니에게 인사했을때,
할머니는 감동해서 울기 시작했다.

 

만약 유카가 이 글을 읽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최근 폐허닷컴에서 유카의 글을 본것 같다.

 

'요코'라는 아이가 유카인가?

 

안녕, 잘가.

 

야, 기다려!

 

내가 무엇을 했는지 알았을때
처음에 어떤 느낌이었니?

 

네가 요코로 있는 사이트 사람들
모두와 나는 친구야.

 

많이 놀랐니? 유카?
유카가 들어오는건 사실이니까
전처럼 차갑게 대하진 않겠지?

 

날 이해해 줄거지? 유카?

 

그런데 유카는 유카와 관계하니?

 

우에노역54는 우에노역 사물함 번호야.

 

왜 그런 닉을 쓰는지 게시판에서
읽어서 알고 있겠지?

 

내 인생 모든게 그곳에서 시작됐어.

 

매일 밤 8시에 사물함을 열어 봐.

 

이 오르골은 6살 크리스마스때
아빠가 주신거야.

 

쿠미코의 소지품은 하나도 없을지 몰라.

 

이 핑크 드래스는 병문안 다닐때 입은거야.

 

귀엽네.

 

정말?

 

유실물에, 유품에, 온갖 고물에

 

이름을 붙여서 자기만의 역사를 만들어

 

추억이 담긴 물건으로 바꾸었다.

 

이 장화는 처음으로 엄마한테
사달라고 조른거야.

 

그런데 비가 너무 안 와서
맑은 날에도 신었어.

 

정확히 말하면 그녀에게 추억이란 없다.

 

미츠코도 추억을 넣을래?

 

나?

 

이거.

 

나는 쿠미코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부터
나와 같은 냄새를 느꼈다.

 

과거를 날조하고
새로운 여자로 태어났다는 사인.

 

난 노리코를 버리고 미츠코로 환생해
새로운 나를 만들었다.

 

이건 뭐지?

 

미츠코의 탯줄.

 

원하고 꿈꾸던 나를 내 마음대로 만들었다.
나도... 쿠미코도.

 

좋아, 미츠코.
니 탯줄은 여기에.

 

모두 우리가 만든 멋진 이야기야.
멋있지 않니, 유카?

 

끊임없는 연쇄 자살

 

가죠

 

그래

 

해당화는 괜찮은데

 

까마귀 피해가 상당하군요.

 

테쓰씨, 사진 좀 찍어 주세요.

 

예.

 

난 유카에서 요코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나는 나의 관계자가 되자.

 

방에 사인을 남겼다.
아빠가 알아차릴까?

 

안녕하세요. 공짜 휴지에요.

 

스위치를 꺼도 들리는 라디오처럼
언니 목소리가 들린다.

 

언니 목소리. . .

 

타에코, 타에코. . .

 

나까지 언니와 같은 행동을 하자
아빠는 무척 충격을 받았다.

 

어디갔니?

 

아빠가 두 딸이 남긴
PC목록과 메모

 

노트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건
내가 실종되고 한 달 뒤부터 였다.

 

아빠

 

내가 가출한 다음날
아빠는 직장을 그만 두었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하겠습니다.

 

몇주동안 두딸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알아낸것은

 

두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 뿐이었다.

 

결국, 아빠는 딸들의 방을 구석구석 뒤졌다.
딸들의 손톱자국이 남은 방을 보다가...

 

여기까지 쓰다 펜을 놓았다.
수업 중이었다.

 

난 생각했다.
내가 언니처럼 실종되면 아빠는 어떻게 할까?

 

어떤 행동을 취할지 생각해 보고 싶었다.

 

아빠는 어떤 식으로 우리를 이해할까?

 

내 방에 붙여 놓은 아이돌 포스터 뒤에 써 놓은 비밀암호
아빠는 우연히 거기에 쓴 걸 발견한다.

 

유카의 글씨임을 알아본 아빠

 

우에노역54 폐허

 

한달이 지나자, 엄마도
아빠의 작업을 돕게 되었다.

 

노리코와 유카의 방을 드나들며
조금씩 정보를 모았다.

 

PC에 남은 두 사람의 흔적을
차근차근 쫓는 두사람.

 

1. 노리코는 우에노역54와 교재중이다.

 

2. 우에노역54는 사물함 번호이다.

 

신문기자의 직감으로
정보를 더둠어 나갔다.

 

아빠는 취재를 하면서 점점 아내에게
모든걸 털어놓기를 망설였다.

 

왜그래요?

 

암것도 아니야.

 

외계인 기지가 어딘지 알았다고
말하는것 만큼 황당한 일이니까.

 

유카와 노리코를 외계인이
납치했다는것과 마찬가지다.

 

이게 사실이면 절대로 아내에게
말할수 없다.

 

확신으로 변해가는 억측이
아내에게 말 못할 이유 중 하나다.

 

그는 두려웠다. 엄청나게 거대한
마그마가 거기 있다.

 

만약 아내에게 말하면
웃어 넘길지도 모를 내용이었다.

 

"자살클럽이 존재한다."
스포츠 신문의 제목은 우연히도
아빠의 결론과 일치했다.

 

자살 클럽의 존재를 확신했다.

 

도요카와라는 낙원으로 이사온 후

 

세상의 모든 죄와는 단절된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얄팍했던 도요카와가
피흘리는 입체가 되었다.

 

자살클럽이 그를 궁지로 몰았다.

 

테츠조, 너와 너의 관계를 논하라.
그리고 너와 네 가족의 관계를 논하라.

 

너와 너의 관계를 논하라 말해 보라니까
자살클럽이 그렇게 말하는것 같았다.

 

2002년 12월 11일.

 

아빠는 3개월간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몇가지 확신을 노트에 정리했다.

 

1. 자살클럽은 실존한다.

 

2. 폐허닷컴이 회원을 모은다.

 

3. 화면에 나타나는 흰점과 붉은점은
자살한 사람의 수다.

 

흰색은 남자이고 붉은색은
여자가 자살한 수이다.

 

내가 뭘 쓰고 있지?

 

귤은 어디갔어요?

 

몰라.

 

계속해야지. 마지막 장인데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마그마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일까?

 

아빠는 상상을 하다가 고개를 젓는다

 

난 초현실주의자가 아니고 신문기자다.
확인된 것만을 써야한다.

 

펜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페이지를 넘기니 아까 쓴글의 자국이 남았다.

 

혹시...

 

아니, 난 생각했다. 이 메모를 가지고
도쿄로 나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면

 

누가 이 백지에 남은 자국을
연필로 문질러 알아낼 수 있을까?

 

내가 언니의 무서운 비밀을 알아낸것처럼
아빠는 도달할 수 있을까?

 

글씨 자국을 신경 쓸 사람은 없다.
온 가족이 사라지는일도 흔하다.

 

도요카와는 오늘도 날씨가 맑다 .

 

이건 내가 이 도시에서 본
마지막 바다다.

 

그리고 저건 내가 이 도시에서
본 마지막 노을이었다.

 

구미코

 

왜 그래?

 

아니야.

 

생리통?

 

우에노역 이름이 구미코지?

 

우에노역이라고 불러.

 

본명이야?

 

여기.

 

어머니.

 

할머니, 안녕하셨어요?

 

우리가 만난 첫날
구미코 할머니댁에 갔다.

 

저 초등학교 졸업해요.

 

그래? 그럼 선물을 줘야지.

 

난 이 가족과는 생판 남인데 여기 있다.
하지만 참 따뜻하다.

 

이런 따뜻한 가족을 보니 기뻤다.

 

이렇게 행복한 가족을 만나다니..
완벽하게 행복한 가족을 보니 정말 푸근하다.

 

난 도요카와 나카마치에서 태어나
17년을 시마바라 집안의 딸 노리코로 살았지만

 

거리감이 있는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가족이었다.

 

여기는 진정한 가족간의 유대감이

 

굵은 파이프처럼 연결된

 

행복의 동맥같은 관계로 맺어진 가족이다.

 

이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다고
진심으로 원했다.

 

다시 올께요. 할머니.

 

할머니 집을 나왔다.
손을 흔들며 작별을 아쉬워했다.

 

우리가 탄 승합차는
다음 할머니 집을 향했다.

 

미츠코도 얼른 내려.

 

다음 할머니도 아까처럼
우리를 진심으로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건강하셨죠?

 

가족들의 인사가 가득했다.

 

난 신기하게도 동요하지 않았다.

 

지난번과 똑같은 대화가 계속되었다.

 

할머니, 우리반 친구 미츠코에요.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동생다운 동생이다.

 

구미코는 부엌에서 엄마를 돕는다.

 

누나다운 누나와 엄마다운 엄마.

 

너 까불래? 아빠, 야단 좀 치세요.

 

아빠는 할머니 어깨를 주물러 드린다.

 

세상 어디에 이런 가족다운 가족이 있을까?

 

미츠코, 편히 쉬다 가렴.

 

할머니가 날 미츠코라고 불렀다.

 

난 미츠코로서
이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있다.

 

가족과의 관계라기보다
각자가 자기 자신과 관계하는게 중요해, 유카

 

유카, 나는 나와 관계한다.

 

나는 나의 관계자다, 유카

 

나는 미츠코.
구미코 가족은 모두가 자기 자신과 관계해.

 

이번엔 미츠코가 5분 후에 들어 와.

 

그래.

 

할아버지.

 

미츠코, 왜 이제 와?

 

뭐하다 왔어?

 

미츠코.

 

빨리 얼굴 보여드려.

 

미츠코가 왔어요.

 

미츠코.

 

가까이

 

할아버지!

 

할아버지.

 

새로 온 아이도 소질이 있어.

 

칭찬받아서 좋겠네.

 

합격이야.

 

손님에 맞춰서 그때그때
칫솔과 치약을 바꿔야 해.

 

미츠코도 골라 봐.

 

난 이걸로.

 

다른 얘기도 해줄까?
이번엔 옛날 이야기를 해줄께.

 

사물함에 버려진 신생아가 있었어.

 

사물함에 버려진 신생아?

 

세월이 흘러 아이가 성장한 다음
진짜 엄마가 만나러 왔어.

 

만날래?

 

싫어.

 

근데 만났어.

 

진짜?

 

나도 몰라. 근데 초짜라서 연기를 너무 못했어.
진짜 짜증 나더라.

 

옛날 옛날에 아빠와 엄마와
두딸이 살았습니다.

 

그 가족은 무척 행복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 .

 

똑똑하고 예의바르고 현모양처인 엄마.

 

성실하게 일하는 아빠.

 

그런데 딸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았죠.
딸에게도 인격이 있다는걸 몰랐던 거죠.

 

그러니 딸이 가출을 하지.

 

도쿄 스기나미구.
처음 걸어보는 도시.

 

고양이가 많았다.
정맥에 흐르는 피처럼 뒷골목을 돌아다닌다.

 

들고양이는 만난 그날로 가족을 정한대.

 

들고양이는 아무 약속도 안 해.
그들은 강해. 그들 스스로가 도시지.

 

들고양이의 관계성으로
인간의 관계도 성립하는 거야.

 

우리 자신이 도쿄야, 알겠어?

 

우리가?

 

멋지네.

 

그녀가 내 입에 던져 준
껌을 씹느라 바빴다.

 

그렇다. 우리가 도쿄이다.

 

중년 남자가 나왔다.
헝클어진 머리, 덥수룩한 수염.

 

옷차림이 그게 뭐야?

 

들어와.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 집에서 무슨 역할을 해야할지
전혀 몰랐다.

 

어떻게 되겠지.
구미코가 시키는 대로 하지 뭐.

 

따라와.

 

복도를 지나간다.

 

불단이 보였다.
큰 불단에 많은 위패가 모셔져 있다.

 

사진이 있다.
아마 가족들의 사진이겠지.

 

거실로 들어가 시키는 대로 했다.

 

앉아!

 

그는 담뱃불을 붙였다.
그가 아빠임을 직감했다.

 

구미코를 봤다.
반성하는 모습이 아주 매력적이다.

 

고개 숙인 긴 눈썹에 이슬이 맺혔다.

 

울지마, 바보야.

 

너무해요.

 

나도 이제 어른이에요.
마음대로 하게 해줘요.

 

아빠.

 

내 차례다.

 

아빠가 촉촉한 눈빛으로 나를 본다.
아빠가 그리웠다.

 

난 그의 딸이다.
아빠는 외로움을 타고 고집 센 사람이었다.

 

갑자기 잊고 있었던 아빠 신문의
일면이 떠올랐다.

 

특종 '아빠는 외로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그런 아빠는 없다.
눈앞에 진짜 아빠를 째려봤다.

 

아빠는 풀이 죽었다.

 

아빠는 말이지.
너희들이 가출한 이후로

 

언제나 너희들 생각만 하고 살았어.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가자, 집에 오는게 아니었어.

 

가지마.

 

우린 복도를 퉁탕거리며 뛰어 나가
현관문을 거칠게 열었다.

 

등뒤로 아빠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난 울었다.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렸다.

 

너 울어?

 

돌아가자, 응?

 

난 응석받이처럼 그녀에게 졸랐다.
그녀가 미소지었다.

 

돌아가자.

 

응, 돌아가자.

 

 

유카, 들리니?
내 목소리가 들리니?

 

가짜 아빠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었단다.

 

아빠 가슴에 기대어
울어본 적이 없던 나는

 

너무 감격스럽더라.

 

구미코도 우리를 안고 흐느꼈어.

 

우린 이렇게 화해했어.

 

많이 먹어라

 

이거 밖에 없지만.

 

앞으론 아빠가 요리를 배워서
반찬도 많이 만들께.

 

즐거운 밥상이 될 거야.

 

아빠가 말이다

 

경륜에서 대박났거든.

 

멋져요. 아빠.

 

역시 우리 아빠야.

 

아빠 요새 잘 나간다.
경마, 파칭코 손만 대면 따고있어.

 

신이 내렸다고나 할까...

 

아빠는 운이 좋으니까.

 

그래서 말이지

 

그 돈을 가지고
너희들과 다시 잘 해보고 싶구나.

 

너희들 고생은 안 시킬께.

 

여보,
천국에서 우리를 지켜 봐 줄거지?

 

괜히 썰렁한 말을 했나?

 

어서 먹자.
디저트도 있어.

 

너무 달다.

 

시간이 다 됐어요.

 

먹던거나 마저...?

 

시간 됐어요.

 

그래야지..

 

시간이 빠르군.

 

조금만 더 있어요. 아빠.

 

정말?

 

모처럼 집에 왔는데 그러자.

 

다시 놓치지 않을께.

 

아빠.

 

아무데도 가지 말고 아빠랑 살자.

 

까불지마. 멍청아.

 

규칙은 지켜야 할거 아니야?

 

미츠코. 가자.

 

일어나.

 

네 다리로 일어나.

 

너 아예 여기서 살거야?

 

유카,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겠지?

 

렌탈 가족이란 일이야.
알지? 몰랐어?

 

아주 즐거웠어.

 

얼마 후면 구미코 생일이야.
사물함에 버려진 그녀의 25살 생일을

 

어느 가족과 함께 할지 생각 중이야.

 

1년후

 

도쿄의 육교에서 그녀가 오길 기다렸다.

 

구미코 혹은 우에노역 54.
반드시 이곳을 지나간다.

 

실례합니다. 구미코 맞지요?

 

물어볼게 있어서요.

 

평범한 여자다.

 

우리 회사에 용무가 있으시면
전화로 연락하세요.

 

뭔소리?

 

직접 만나 설명하는 시스템은 없어요.

 

절대 놓칠 수 없다.

 

어떤 인재라도 파견해 드립니다.

 

찾아내고 말겠다.

 

24명 집단자살

 

투신자살 15명익사

 

약속시간이 지났다.

 

이 안에 놈들이 있을까?

 

누구지?

 

저놈?

 

이놈?

 

아니다.

 

침착해야 해.

 

아직 안 왔다.

 

시마바라씨?

 

예.

 

무엇이 알고 싶은 거지요?

 

뭐?

 

난 진실을 알고 싶다.

 

침착해야 되

 

테츠조씨, 당신은 당신의 관계자입니까?

 

뭐야?

 

당신은 당신과 관계하고 있나요?

 

그러니 내가 여길 왔지.

 

난 당신을 알아요.

 

안다니 다행이군.
난 기자였다고.

 

여기가 자살클럽의 아지트인가?

 

자살클럽? 그런건 없어요.

 

광신자들이나 집단 히스테리

 

메시아 설이나 지구 종말을 들먹이며

 

세상은 온통 자살클럽 투성이야

 

매스컴도 자살클럽 이야기가 넘쳐나.

 

그래도 시치미를 뗄 텐가?

 

하지만 말이지요.
세상 사람들은 신주쿠 사건을 벌써 잊었어요.

 

54명이나 무참하게 죽어갔는데도 말이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죠.

 

어떤 일이라도 잊어버려요.

 

자살클럽은 존재하지 않아요.
(침착해야 되...)

 

당신들의 무관심과 호기심이

 

당신들의 무관심과 호기심이

 

자살클럽을 탄생시킨 겁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자살 클럽이란
동그라미죠.

 

동그라미?

 

옛날에 사물함에 버려진
아마테라스가 있었다고 생각하세요.

 

현대 하늘의 입구이며 그 갈라진 틈은
우에노역 사물함 54에서 시작했어요.

 

우에노역 사물함 54.

 

그녀가 경영하는건
주식회사 IC라는 렌털 가족 회사지요.

 

그녀가 경영하는건
주식회사 IC라는 렌털 가족 회사지요.

 

그녀가 경영하는건
주식회사 IC라는 렌털 가족 회사지요.

 

손님의 호출을 받아 하루동안 가족으로 지내죠.

 

호응이 좋아서 가족으로서 1년 또는

 

10년, 20년을 같이 지내는 큰 주문도 있어요.

 

무슨 소리지?

 

건강기구 판매회사 여러개를 포함하는
렌털 회사로 통합니다.

 

이해하셨습니까?

 

자살클럽은?

 

자살클럽?

 

자살클럽은 구미코의
원념이지?

 

정신적 지주가 필요했던 구미코는

 

평범한 여자아이로 살아보고 싶었겠지

 

사물함에 버려진 한을
렌탈 가족을 연기하는것으로 풀었지만

 

그걸로 만족 못하고 복수를 생각해 냈지

 

모두를 구미코로 만들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우린 비밀이 없습니다.

 

뭐야?

 

질문은 모두 대답했고

 

당신만 빼고 모두 자기 역할에 눈 떴어요

 

테츠조씨, 모르겠나요?

 

침작해야 돼

 

당신이 최선을 다해
우리를 조사한건 사실입니다.

 

우리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뭘 알아냈죠?

 

당신은 기자를 자기 역할로 맡아왔죠.
그러니 두려워 마세요.

 

난 내 딸들을 찾아 헤매고 다녔다.

 

난 내 딸들을 찾아 헤매고 다녔다.

 

난 내 딸들을 찾아 헤매고 다녔다.

 

"강아지를 찾습니다"

 

당신은 이미 해방되었어요.
자기 역할을 자각할 때가 됐어요.

 

당신은 누구죠?

 

당신은 자신과 관계한다고 말했지만

 

겁 먹은 모습이 기자를 연기한다고
보긴 어렵고 아빠 연기도 못하는 군요.

 

현실 세상은 너무 가혹해서
아버지, 어머니, 자식, 아내, 남편을

 

연기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겉과 속을 맞추지 못하지만
이곳은 모두 거짓이라 겉도 속도 없죠.

 

오히려 전면적으로 허구를 추구하다 보면
비로소 자신을 만날 수 있어요.

 

사막을 느끼고 고독을 느끼면서
실감하는 거죠.

 

확고한 사막을 살아가는것
그게 역할입니다.

 

그날밤, 난 꿈을 꾸었다.
이상한 꿈이다. 사막이다.

 

사방이 온통 사막이다.
놈이 말하던 사막인가?

 

놈들의 아지트로 잠입했다.

 

여긴 어디지?
놈들의 아지트인가?

 

노리코와 유카는 분명히 여기 있을거야.

 

죽지도 자살도 않고 살아있다.
바로 근처야. 난 느낄 수 있어.

 

노리코의 기척을 느꼈다.
유카의 기척도 느꼈다.

 

귀여운 우리 딸 노리코.

 

매일 아침 우유상자 옆에 배달된 신문을 들고
주방으로 오던 5살짜리 유카의 기척을 느꼈다.

 

역시 살아있다.

 

2001년 연말 정전때 노리코가
고향을 버리고 이 아지트에 온 이유가 뭘까?

 

테츠조, 너와 도요카와의 관계를 논하라.
너와 가족의 관계는?

 

너와 가족의 관계를 논하라.
50자 이내로 논하라.

 

유카.

 

노리코.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난 어느새 사막으로 돌아왔다.

 

두딸을 만날때까지
돌아갈 수는 없다.

 

눈을 떴다.

 

테츠조

 

여보세요?

 

테츠? 나다.

 

곧 도착할 거야. 오랫만이야.

 

지금 뭘 쫓고 있지?

 

나중에 설명할께 빨리 와.

 

기대되는걸. 이따 보자.

 

유카를 보면 뭐라고 할까 생각했다.

 

유카가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었다.

 

유카는 이 글을 쓴 다음날 실종됐다.

 

단순한 시뮬레이션이 아니다.

 

한심한 아빠에 대한 분노가 서려있다.

 

유카가 가출한 다음날
편집장을 사직하는

 

그런 일은 없었다.

 

노리코가 실종된 날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그날 일정을 마쳤다.

 

이 부분 말인데요
이대로 써도 될까요?

 

괜찮을거야.

 

우리 고장 역사 코너를 신설하셨다죠?

 

도카이미미신문의 다음날 일면 기사는
시립도서관에 신설된 역사 코너 기사였다.

 

실제로 퇴직한건 그보다 두달 후였다.

 

원인은 아내의 자살이었다.

 

사진 찍어도 될까요?

 

유카가 알면 놀라겠지.

 

유카가 시뮬레이션한 아빠는 아니었다.

 

아버지보다 편집장인 나를 선택했다.

 

평화로운 도시의 상징같은
작은 신문을 지키는 일에 긍지를 느꼈다.

 

평화로운 도시의 상징같은
작은 신문을 지키는 일에 긍지를 느꼈다.

 

평화로운 도시의 상징같은
작은 신문을 지키는 일에 긍지를 느꼈다.

 

평화로운 도시의 상징같은
작은 신문을 지키는 일에 긍지를 느꼈다.

 

도요카와의 하늘은 푸르다.
농장, 바다, 항구, 산, 논두렁길이 있고

 

쓸모없는건 아무것도 없는 곳이다.

 

푸른 하늘을 스케치하는 화가처럼
서정적인 기사를 썼다.

 

그안에 내 집과 아내와
노리코와 유카가 있었다.

 

모두 미미신문 안에 사는
평화로운 주민이다.

 

다시 손으로 가리켜 봐.

 

아빠 보세요.

 

어릴 때처럼 사진 찍자.

 

사진 찍자.

 

생각나지? 노리코 빨리 와.

 

여기 서 봐.

 

손으로 가리켜 봐.

 

 

잘 그리네.

 

너희도 와서 엄마 그림 봐라.

 

노리코, 유카 이리 와.

 

봐.

 

행복해 보이지?

 

선인장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아내가 그림으로 그렸을 때도

 

사진에 찍힌 딸들의 표정은
신경도 안썼다.

 

유카의 메모 - 그가 깨달은건
딸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유카가 쓴 글을 발견하고 울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다 필요없어.

 

서재의 벽에 딸들의 자료를 붙이고
종일 그것들과 씨름했다.

 

이게 다 뭐야.

 

한달이 지났다.

 

지쳐버린 아내가

 

자살했다.

 

타에코! 타에코!

 

이 노트를 몇번이나 읽었을까?

 

유카는 내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유카는 내 마음을 읽었는데
난 딸의 행동을 읽지 못했다.

 

아내의 마음까지도...

 

이것도 찾아봐.

 

여기.

 

여보, 미안해요.

 

제 잘못이에요.

 

제가 제대로 했었다면...

 

왜그래?
그러지 마.

 

당신 탓이 아니야. 괜찮아.

 

타에코.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타에코?

 

타에코?

 

 

피 비린내나는 현실을
외면한 그림 속에서

 

어느샌가 두 딸이 사라져버렸다.

 

타에코!

 

진정해.

 

괜찮아. 괜찮아.

 

창 밖에 빨간 풍선은 없다.

 

그 풍선이 딸들을 만나게 해 준다면
잡고 말겠다.

 

테츠.

 

오랫만이야.

 

이리 와.

 

뭐가 그리 급해?

 

앉아.

 

자살클럽이란거 알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시간이 없다.

 

1분중에서, 30초동안 30년을 설명했다.

 

 

남은 30초는 도쿄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 1분은 흩어진 메모를 쓸어 모아

 

그에게 주며 무슨 일이 생기면
이걸 읽고 조치를 부탁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사태가 급변하고 있어.

 

오늘부로 엄청난 일에
뛰어들지도 몰라.

 

내가 조사한걸 부탁할 사람은
자네뿐이야.

 

잠깐, 내가 뭘 해야 하지?

 

자네가 실종되면 난 뭘해야 하냐고?

 

자네 확신대로 자살클럽이 존재한다면
무엇부터 손을 대야하지?

 

자네는 세상 물정에
훤하니 흥미 있을 거야.

 

내가 나가면 자네는 여기서
여자를 기다려.

 

곧 구미코라는 여자가 올거야.
그 여자한테 가족을 의뢰해 봐.

 

설정은 큰 딸 노리코
둘째 딸 유카로 해.

 

이 아이들을 자네 가족으로 발주했어
구미코가 눈치 안채게 본명으로 설정 안했어.

 

구미코는 타에코라는 아내 역할이야.

 

노리코는 미츠코,

 

유카는 요코라는 아이디를 써.

 

아무튼 나는 간다.
자세한건 나중에 설명할께, 부탁해.

 

예?

 

의뢰하신 분인가요?

 

예.

 

감사합니다.

 

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앉으세요.

 

바로 본론에 들어가죠.

 

아빠 역할을 하실 거지요?

 

예.

 

부인과 두딸을 원하신다고요?

 

예.

 

앨범을 준비했으니
원하는 사람을 고르세요.

 

이 아이가 좋겠네요.

 

이 아이를 장녀 미츠코로.
둘째는 요코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부인은...

 

언니.

 

언니?

 

지금은 언니, 동생을
연기하는 시간이 아니야.

 

아직도 적응이 안 되니?

 

부끄러웠다.
예전의 언니지 이젠 상관없는 사람인데.

 

난 아직도 배울게 너무 많다.

 

그래, 네가 생각한대로야.

 

너는 요코.
그녀는 미츠코.

 

노리코도 유카도 아니고
자매도 아니야.

 

잊어버려

 

여기 주소하고
주변 상황을 잘 외워 둬.

 

편의점, 은행, 우체국..
담배 자판기 위치도 기억해 둬.

 

손님은 이집에서 20년 살았다는 설정이야.

 

우리도 20년 산 것처럼
연기해야 해.

 

고객은 아빠 역이야.
우리에게 가족을 원해.

 

내가 아내고 너희들은 딸 역할이야.

 

미츠코, 네가 언니.
요코, 네가 동생.

 

이 사람이 너희 아빠라고 상상해.

 

사진을 받은 두 사람은 눈을 감고.

 

열심히 마음에 새겼다.

 

그러면 진짜 아빠처럼 느껴지니까

 

난 고객 사진을 보았다.
아내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요새 내 주변을 맴도는
인물인지 확인하려고

 

역전에서 말을 걸었던 테츠조.

 

둘을 딸로 선택했으니 당연히 그 남자다.

 

뒤에 시마바라 테츠조가 있다.

 

미츠코.

 

응?

 

가출하던 날 입고 나온
코트 아직 갖고 있어?

 

응.

 

지금 가지고 있어?

 

응.

 

보여줘?

 

좋아.

 

옛날 생각 난다.

 

한번 입어 볼래?

 

좋아.

 

이걸로 노리코를 연기해 봐.

 

오늘 그걸 입고 가 미츠코,
부탁이야

 

옛날에 친 자매였던 두사람

 

오늘 고객은 평범한 고객이 아니야.

 

조심해서 지켜 봐.

 

두 사람은 아직 일러. 위험해.

 

과거의 관계성을 찾아 접근하는 인간들.

 

그런 놈들이 많다.

 

5년전 엄마라는 여자를 만났다.

 

여자는 이전 관계를 회복하자고 애원했다.

 

플라워 코디네이터?
대단하네.

 

요시다 사유리

 

내 편지 읽었지?

 

읽었어요.

 

읽었어, 엄마.

 

엄마라고 불러 보았다.

 

고마워.

 

엄마.

 

다시 한번.

 

천천히.

 

엄마.

 

미츠코.

 

모르는 이름이다.

 

얼마나 당신을 기다렸는지 알아?

 

미안해, 미츠코.

 

미츠코가 누구지?

 

엄마 나빠.
매일 엄마 생각만 했어.

 

고맙다, 미츠코.

 

아빠는?

 

그 뒤로 정신차리고 같이 살고 있어.

 

그래서? 연기를 못하는군.
내가 대신 해줄까?

 

무슨 뜻이니?

 

내가 대신 엄마 역할을 할까요?

 

잘들어.

 

당신 대신 내가 엄마를
연기해 줄 수도 있다고. 멍청아

 

내 엄마는 사물함이야.

 

내 엄마는 사물함이라고 말해 줬다.

 

여자는 통곡을 하며 테이블에 엎어졌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힘들어!
힘들다고?

 

설령 그 여자가 진짜 엄마라 해도

 

설령 그 여자가 진짜 엄마라 해도

 

설령 그 여자가 진짜 엄마라 해도

 

내 앞에서 엄마 역도

 

잘못하는 초짜일 뿐이다.

 

초짜에게 엄마 역을 맡길 수 없다.

 

내가 훨씬 완벽하다.

 

망연자실한 그녀 앞에서 난 차라리

 

망연자실한 그녀 앞에서 난 차라리

 

망연자실한 그녀 앞에서 난 차라리

 

이 여자의 엄마 역을
연기해 볼까도 생각했다.

 

엄마한테 기회를 줘. 잘할께

 

시마바라 테츠조도
이런 말을 할까?

 

나한테 훈련 받을래?

 

뭐든 다 할께.

 

이 여자가 내 엄마 연기를 배우겠다네.

 

사유리.

 

네, 할께요.
뭐든 다 할께요.

 

데려가.

 

잠깐.

 

남자도 데려와.
그놈도 아빠로 만들어 줄께.

 

여기 왔어요.

 

어디지?

 

미츠코.

 

저놈도 데려가.

 

미츠코.
이 여자의 딸 이름이겠지?

 

미츠코

 

몇년후 그 이름을 쓰는
여자 애가 날 찾아왔다.

 

잘들어, 너희 실력을 시험해 볼 때가 왔어.
오늘 잘하면 너는 니가 되는 거야.

 

네.

 

미츠코?

 

네.

 

오늘은 너희가 자매 연기를 하지만
이건 다 연기야.

 

오늘 아빠 연기를 하는 사람한테
흔들리면 안돼.

 

시험하는 거야.

 

알았어?

 

"8:.29 PM"

 

"8:.29 PM"
집안에 불을 켜 놨다.

 

집안에 불을 켜 놨다.

 

집앞에 차가 서는 소리가 났다.

 

모든건 도박이다.

 

왔다.

 

내가 원하는게 뭐지?

 

아빠의 위엄? 긍지?

 

아니다. 지금부터 너희들에게
똑똑히 보여주마.

 

이건 파티다.

 

이런걸 홈파티라고 하는 거다.

 

주머니 속에 있는
아내의 칼을 쥐었다.

 

내 인생이 분했다.

 

분하다는 실감이 드는
지금이 왠지 좋았다.

 

홋카이도는 어땠어?

 

다녀왔습니다.

 

우리집과 똑같은 집을
열심히 찾았다.

 

이정도면 찾으시는 집과
비슷할 겁니다.

 

그렇군요.

 

- 지금 볼 수 있나요?
-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여깁니다.

 

좋네요.

 

손님이 원하시는 것과 거의 일치합니다.

 

안을 볼 수 있을까요?

 

그럼요.

 

옷장은 다다미 방에 놓으세요.

 

가재도구를 옮겨왔다.

 

옷장, 책상, 노리코의 물건, 유카의 물건 . .

 

모두.. 남김없이...

 

다녀왔습니다.

 

정말 힘들어요.

 

잘 다녀왔어?

 

다녀왔어요

 

아빠, 나 너무 힘들어.

 

올라와, 어서.

 

노리코와 유카는 큰 가방을
무겁게 끌고 왔다.

 

2년만에 딸들의 얼굴을 봤다.

 

가슴이 뛰었다.
억눌렀던 감정이 몰려왔다.

 

미츠코, 요코

 

왜그러니?

 

이케다가 말을 꺼냈다.
고객이 화제를 제시하게 되 있었다.

 

내가 말을 시작했다.

 

미츠코도 웃으면서
이케다에게 다가가서 끌어안았다.

 

보고 싶었어?

 

그럼 보고 싶었지.

 

아빠가 없으니까
너무 보고 싶었어.

 

연기가 서툴다.
고독한 인간은 저런 과잉 연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고독한 인간은 옷장속에 있다.

 

스키야키를 준비했어.

 

고마워요.

 

이런 어떡하지.

 

뭘요?

 

타에코, 잠시만.

 

왜요?

 

왜그러실까?

 

여보, 왜 그래요?

 

고기를 안 사왔어.

 

내가 왜 이러지?

 

당신 요새 너무 피곤해서 그래요.

 

걱정마세요. 제가 사올께요.

 

방금 와서 힘들잖아.

 

괜찮아요. 금방 다녀 올께요.

 

담배도 사와. 체리로 3갑.

 

네.

 

장보는 시간을 끌어야 한다.

 

체리는 가장 먼 편의점에만 있다.

 

구미코가 나갔다.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쑥갓하고 실 곤약하고....

 

이케다가 주방에서 돌아왔다.

 

방에 가방 두고 오너라.

 

언니?

 

응?

 

오늘은 너무 피곤해

 

나도 그래.

 

어때? 옛날 그대로지?

 

아래층으로 가자.

 

뭐해

 

 

드디어 시작이다. 시간이 없다.

 

잘 처리해야 한다.

 

딸들이 웃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얼굴이다.

 

날조한 과거를 차가운
사물함에 처박아 두었다.

 

현실은 종이 상자처럼 부드럽다.
빗물에 녹는 상자.

 

사람에겐 윤곽선이 있다.

 

놈을 아빠로 꾸며주고 싶었다.

 

내 앞에서 부서진댐이 살해당했다.

 

부서진댐 전화왔어.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왜?

 

날 죽이고 싶대.

 

그럼 죽는 거야?

 

아마, 저리 가 줄래?

 

밝고 시원시원한 부서진댐.

 

밝고 시원시원한 부서진댐.

 

그녀의 마지막 강의.

 

대학 심리학 시간에
괴롭히는 사람과 당하던 사람이

 

역할을 바꿨는데
당하는 자의 고통을 깨닫고 대성통곡을 했어.

 

뭘했다고?

 

크게 울었다고.

 

- 늦어서 미안.
- 앉아.

 

당하는 고통을 알고나면
다시는 안 괴롭히지.

 

무리 중에는 당하는 역할도
반드시 필요해.

 

샴페인과 잔, 꽃과 꽃병처럼
역할이 따로 있는데

 

누구나 샴페인과 꽃만 되고 싶어해.
누군가는 잔이 되고 꽃병이 되야 해.

 

주인과 노예의 관계이고
냉혹한 자본주의의 윤활유일지도 모르지.

 

- 자본주의가 뭐야?
- 나중에 설명할께.

 

모두가 행복하려면
역할을 나눠야 해.

 

연인끼리, 부부끼리, 부모 자식이

 

역할을 바꿔보고 자기가
잘하는 역을 맡으면 돼.

 

정글의 약육강식과도 같아.

 

귀여워.

 

사자뿐 아니라 토끼도 필요한거야.

 

사자와 토끼가 역할을 바꿀 순 없지만
인간은 그렇게 배우지 않으면 몰라.

 

누군가는 사자가 되고
누군가는 먹혀야 돼.

 

그게 먹이사슬인 거야
모순점도 있지만.

 

원주율도 3.14다음에 소수가 무한대라서
완결하지 못하는 것처럼 현실도 완벽하지 못해.

 

컴파스에 굵은 연필을
끼워 원을 그려 봐.

 

굵은 윤곽선을 그리면
원이 완벽하게 보여.

 

테츠조, 당신에게도
굵은 윤곽선을 주겠어.

 

당신은 사자가 되고
내가 토끼가 되어주지.

 

난 굵은 선은 필요없어.

 

내 철상자는 썩었어.

 

부서진댐처럼 높은 무대로 가야겠어.

 

아무도 맡기 싫어하는 역할이지

 

토끼, 자살, 살인자, 악, 컵에서 넘치는 물..

 

행복을 원하는 굵은 윤곽은 진저리가 나.

 

토끼 역할은 안 하면서
토끼를 먹고 싶어하지.

 

그런 정글은 성립 못해.

 

우린 최선을 다해 서클을 확대했어.

 

부서진댐, 폐인5호
긴목, 심야... 이젠 없어.

 

자살하기도 하고
살해당하기도 하고...

 

부서진댐과 함께 아내를
저주하는 고객에게 갔어.

 

빨간 양탄자가 깔린 복도.

 

음악을 들을거야.

 

고객의 선곡을 알아?

 

- 스마프 노래?
- 아니야.

 

그럼 뭐야?

 

힌트! 피가 철철 흐르는 거.

 

뭐지?

 

피가 떨어져도 모르겠다.

 

- 와인레드의 마음?
- 아니야.

 

정확히 30초 후에 SBS라디오를 틀어.

 

나만 믿어.

 

당신 그때 어디 갔었어?

 

여보, 미안해.

 

- 붉은 태양?
- 틀렸어.

 

여보, 용서해 줘.

 

그 자식이 좋아?
왜 하필 그런 놈이야?

 

여보, 정말 잘못했어요.

 

여보, 정말 잘못했어요.

 

 

다음곡은 부서진댐님.. 맞지요?

 

장미가 피었다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장미가 피었다.

 

당신이 좋아하는 곡이야.
같이 불러.

 

장미가 피었다. 새빨간 장미가

 

장미가 피었다. 새빨간 장미가

 

장미가 피었다. 새빨간 장미가
닥쳐.

 

장미가 피었다. 새빨간 장미가

 

장미가 피었다. 새빨간 장미가

 

 

쓸쓸했던 우리 정원에 장미가 피었다.

 

쓸쓸했던 우리 정원에 장미가 피었다.

 

쓸쓸했던 우리 정원에 장미가 피었다.

 

 

딱 한송이 핀 작은 장미 하나에

 

딱 한송이 핀 작은 장미 하나에

 

딱 한송이 핀 작은 장미 하나에

 

딱 한송이 핀 작은 장미 하나에

 

쓸쓸하던 우리 정원이 환해졌다.

 

쓸쓸하던 우리 정원이 환해졌다.

 

쓸쓸하던 우리 정원이 환해졌다.

 

 

장미야, 장미야

 

장미야, 장미야

 

장미야, 장미야

 

 

예쁘게 피어있으렴

 

 

 

 

 

 

 

여기, 고마웠어

 

- 감사합니다.
- 기분이 너무 좋아

 

만족한 얼굴.
행복해 보이는 살인마.

 

윤곽이 굵디 굵은 행복한 얼간이.

 

 

부서진댐은 용서를 빌면서
칼에 찔려 죽었다.

 

부서진댐은 용서를 빌면서
칼에 찔려 죽었다.

 

부서진댐은 용서를 빌면서
칼에 찔려 죽었다.

 

 

네 잘못을 이제 알았냐? 이 계집아.

 

네 잘못을 이제 알았냐? 이 계집아.

 

네 잘못을 이제 알았냐? 이 계집아.

 

 

남자는 몇번이나 칼로 찔렀다.

 

 

부서진댐은 행복하게
역할을 마치고 죽었다.

 

부서진댐은 행복하게
역할을 마치고 죽었다.

 

부서진댐은 행복하게
역할을 마치고 죽었다.

 

 

부서진댐이 진짜 죽었어?

 

부서진댐이 진짜 죽었어?

 

부서진댐이 진짜 죽었어?

 

 

그래

 

 

좋겠다.

 

 

다음은 너야.

 

 

나 잘할께.

 

 

승강장에 서 있는 폐인 5호.

 

긴목, 심야...

 

 

하나, 둘, 셋! 하고 뛰어들었다.

 

 

미츠코도 데려가서 현장에서 보게 했다.

 

미츠코도 데려가서 현장에서 보게 했다.

 

미츠코도 데려가서 현장에서 보게 했다.

 

 

그녀가 이런 식으로

 

높은 무대 역할을 스스로
할 수 있길 바라면서

 

높은 무대 역할을 스스로
할 수 있길 바라면서

 

 

그녀는 아직도 행복을 추구한다.
가출해서 도쿄로 온 이유도 그렇다.

 

 

하지만 그녀는 극복할 것이다.
내눈은 틀림없으니까.

 

시장을 본 나는 행복한
아내처럼 귀가한다.

 

주머니 속의 칼

 

왜요?

 

아빠, 왜그래?

 

아빠, 오늘 이상하네?

 

말끝마다 '아빠'를 붙이면서
얼마나 많은 아빠를 홀렸을까?

 

너희들에게 소개할 사람이 있다.

 

누군데요?

 

기대되는데.

 

나와. 테츠.

 

테츠.

 

빨리 나와.

 

안녕하세요.

 

전부터 너희들을 만나고 싶어했다.

 

앉아.

 

더 이상 고기를 기다릴 수 없지?

 

왜그래, 테츠

 

빨리 이름을 말해.

 

나더러 소개하란 말이야?

 

어떻게 해봐

 

아버지잖아.

 

왜 이러세요?

 

이 아저씨가 왜 이러지?

 

아저씨.
요코가 놀랐잖아요.

 

아저씨?

 

아저씨, 요코 이름도 기억 못해요?

 

참고로 말하지만..

 

내 이름을 알려 드리죠.
미츠코에요, 미츠코

 

아저씨, 이제 내 이름 알았죠?

 

미츠코에요. 미츠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노리코.

 

유카

 

아빠야. 아빠가 왔어.
아빠라구.

 

난 가겠어.

 

노리코, 유카.
아빠하고 잘 말해 봐.

 

시간 됐어요.

 

요코, 돌아가자.

 

아직 1시간도 안됐어.

 

당신 누구죠?

 

당신이 우리 아빠 아닌가요?

 

이 사람을 데리고 나가세요.

 

유카, 빨리 아빠라고 불러.
시간이 없어.

 

저 왔어요.

 

여보, 저 왔어요.

 

왜 그래요?

 

그만둬.

 

아파요.

 

방해하지마.

 

왜그러세요, 여보

 

서툰 연기 집어 치워.

 

왜?

 

서툰 연기 집어 치우라고.

 

난 고객이잖아.
요구대로 해.

 

고객? 혼란스러웠다.

 

배역에 몰입하면
자신을 잊어버린다.

 

여보?

 

아냐, 난 이케다야.
처자식 같은건 없어.

 

널 데려가겠어.

 

일어나.

 

아저씨

 

아저씨 가세요.

 

노리코

 

노리코

 

전 미츠코에요.

 

전 미츠코에요.

 

노리코.

 

전 미츠코에요.

 

내 마음은 2002년 전철역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코트에 붙은
실밥을 잡아당겼다.

 

신주쿠역에는 소녀 54명이 서 있었다.

 

아저씨, 창문을 열게요.
바깥 공기가 필요해요.

 

아저씨 옆을 지나서
베란다 앞에 섰다.

 

창문을 열자
하얀 커튼이 바람에 날렸다.

 

눈이 온다.

 

입안에 물방울이 가득했다.

 

침일지도 모르지만,
상당히 차가운 침이다.

 

숨이 막힐 것 같아서
입을 벌렸다.

 

침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창문에는 먼 세상처럼
식탁이 어른거렸다.

 

아저씨가 맞고 있다. 써클 사람들이다.
아저씨 얼굴과 가슴을 때리고 발로 찬다.

 

쪼그려 앉아 내 침을 문질러 봤다.

 

물이 샌다.
소변이 마렵다.

 

갑자기 온 집안이 하얘졌다.

 

모래가 쏟아졌는지 바닥이
까끌까끌하다.

 

사막이 아닌 이름없는 동네에서
난 이름없는 소녀가 되어

 

귤과 이야기 하고 있다.

 

귤, 귤...
동그란 오렌지색 귤이 눈위에 서있다.

 

안녕, 잘 있었어?
노리페?

 

남자문제, 남자문제

 

초등학교때는 귤이랑 학교에 다녔다.

 

이거 어디 교복인지 알아?

 

나 여기 다니거든
여기가 통학로야.

 

눈 내리는 어두운 창밖에
귤이 서 있다.

 

지금도 귤을 좋아해.

 

귤이요.

 

유카가 울고 있다.

 

미츠코, 요코.

 

엄마.

 

엄마가 고기 사왔어.

 

왜들 그래?
배고파서 짜증났구나.

 

일어나, 밥 먹어야지.

 

요코, 미안하지만
가스렌지 좀 가져올래?

 

오늘 너무 춥구나.

 

 

창문 좀 닫아 줄래?

 

그리고 냄비도 가져오면 좋겠는데?

 

너무 추워서 손이
꽁꽁 얼었어요.

 

왜 그래?

 

엄마, 불이 안 붙어.

 

여보, 가스 찾아 주실래요?

 

아빠가 찾아오실거야.

 

- 언니 아직 안돼.
- 왜 안되?

 

가스가 없어.

 

그럼 여기다 놓을께.

 

- 빨리 먹고 싶다.
- 나도.

 

가스 사놓은게 있을까?

 

여보, 오늘 우리하고
동반자살하려고 했죠?

 

당신을 보고 바로 알았어요.

 

여보.

 

죽여줘요.

 

엄마, 이 사람 누구야?

 

무슨 소리야? 아빠잖아.

 

노리코, 아빠는 가스를 찾고 계셨어.

 

노리코?

 

빨리 날 죽여줘요.

 

노리코와 유카를 데리고 도망치세요.
빨리 날 편하게 해줘요.

 

엄마, 난 노리코가 아니고 미츠코야.

 

노리코, 너 얼굴이 그게 뭐니?

 

아니야, 아니야.

 

무슨 계집애가.

 

난 노리코가 아니고 미츠코야

 

예쁘게 하고 다니랬잖아.

 

아니야.

 

여보, 그렇지요?

 

엄마, 난 미츠코야.

 

모두 편해지고 싶을 뿐이야.

 

편해지고 싶을 뿐이라고, 아니야?

 

누구나 다 똑같아

 

자기만 편해지고 싶어해

 

자기만 편해지고 싶어해

 

시간이 없어.

 

돌아갈 건가요?

 

아니면 남을건가요?

 

어떻게 하실래요?

 

오늘 너무 힘들었어요.

 

아저씨도 그렇죠?

 

아저씨?

 

시간 연장하실래요?

 

제가 보기에..

 

말해도 될까요?

 

미츠코 말해도 되요?

 

모두가 사자로 보여요.

 

모두 사자로 보인다고요.

 

토끼로 돌아가요.

 

다 같이 토끼로 돌아가요.

 

시간을 연장해요.

 

다 같이 시간을 연장해요.

 

맛있어.

 

앗 뜨거!

 

역시 집에서 먹는게 제일 맛있어

 

야채도 많이 먹어라.

 

엄마, 고기 더 줘.

 

- 네가 덜어먹어.
- 언니도 덜어달라고 해.

 

야채도 넣었다.

 

- 아빠도 고기 달라고 해?
- 아빤 됐어.

 

맛있다.

 

녹차는?

 

더 주세요.

 

- 유카, 녹차?
- 예.

 

여보, 앞에서 따를게요!

 

자살클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몸이 따뜻해 졌어.

 

나도

 

얼마든지 먹겠어

 

얼굴이 빨개졌어.

 

세상 자체가 자살클럽이에요.
우리 써클보다 자살이 더 많으니까요.

 

사람들은 죽음에만 주목하지만

 

우리 중 자살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죠.

 

자살클럽 전원이
자살하는게 아니라고?

 

너무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자살 역할을 맡은 사람만 자살해요.
아시겠죠?

 

정글에서 사자가 얼룩말을
먹는걸 보고 서로 잡아먹는다고 하나요?

 

사자는 얼룩말을 먹고
얼룩말은 풀을 먹죠.

 

먹이사슬이에요.

 

- 야채도 먹어
- 나 많이 먹었어.

 

근데 왜 쑥갓이 그대로야?

 

언니가 고기만 먹었잖아.

 

그랬나? 미안.

 

아빠 말이지..

 

새로 시작하고 싶어.

 

여보, 갑자기 왜 그러세요?

 

당신은 가만 있어.

 

타에코.

 

여기서 다시 시작하자.

 

하지만

 

모르시겠어요?

 

우린 당신의
이기심이 지겨웠어요.

 

아빠는

 

아빠는 너무 이기적이었어.

 

노리코

 

도요카와에서 노리코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다면

 

아마 난 딸을 때려줬을 거다.

 

정말 미안하다.

 

잘못했다.

 

모두들...

 

이 집에서 다시 태어나자.

 

우리 다 같이 여기서 한번 죽고.

 

여기서 다시 태어나는 거야.

 

잘 먹었어요.

 

잘 먹었어요.

 

- 너무 배불러
- 나도

 

다 먹었어.

 

3시간이 지났다.

 

나의 연장시간은
끝나가고 있었다.

 

행복했다.

 

행복하다고 외치고 싶었다.

 

아빠가 있고 언니가 있고

 

엄마 대신 구미코가 연기해 주었다.

 

행복해!

 

10년전의 도요카오가 생간난다.

 

언니 가방에 달려있던 털실 인형

 

모든게 주마등처럼 생각난다.

 

저녁 먹고 언니랑 목욕했다.

 

오랫만이었다.

 

옛날 이야기도 했다.
이전에 노리코와 유카였을 때의 이야기들.
'우리반 아이한테 들켰잖아'

 

생각나, 아빠가
얼굴 빨개져서 도망갔어.

 

허무하다.
미츠코인지 노리코인지
모를 여자가 웃는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당신도 수고 많았어.

 

엄마,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

 

모두 잠들기 전에
정전이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집안은 형광등 불빛 아래
구석구석까지 너무 환하다.

 

그러니까 목욕하다가
현기증이 나지.

 

내일 일찍 나가?

 

- 빨리 자야지.
- 나도.

 

잘자

 

언니도 잘자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아빠께
고맙다고 하고 싶었다.

 

이젠 언니의 뒤를
이을 수 있을 것 같다.

 

언니는 가출하기 전에
언제나 그랬다.

 

여기와 전혀 다른 곳으로
도망치겠다고

 

그럴때마다 난 웃었지만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내가 오해했었다.

 

언니의 자는 숨소리가 들린다.
정말 오랫만이다.

 

끙끙대는걸 보니 역시 언니다.

 

언니는 자면서 끙끙거린다.
반가웠다.

 

자면서도 연기하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언니, 미안

 

언니가 잠들기를 기다렸다
가만히 일어났다.

 

복도를 살금살금 걸어갔다.

 

듣고 싶은 소리가 있었다.

 

문틈으로 들리는
잠꼬대와 이가는 소리

 

아빠, 고마워요.

 

현관에서 신을 신다가
재채기가 나올 뻔 했다.

 

참았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신선한 공기가 펼쳐진다.

 

새벽 6시. 아직 어둡다.

 

숨을 깊게 들이 쉬었다
깊게 깊게 들이켰다.

 

시내로 가는
내리막길을 걸어간다.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
전혀 다른 곳으로

 

재채기가 나왔다.

 

처음 걷는 사람처럼.

 

난 요코와 절교했다.
유카도 아니었다.

 

이름없는 내가 걷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큰 마음을
작은 잔에 담으려다

 

넘쳐흐르는 것이
눈물이란다, 유카.

 

안녕, 유카

 

안녕, 나의 청춘.

 

안녕, 폐허닷컴.

 

안녕, 미츠코.

 

나는 노리코.

 

각본 및 감독 - 소노 시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