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후 아 유 (Death At A Funeral, 2010)

"데스 앳 어 퓨너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고인"

 

"버거스
드라이브스루"

 

"세차"

 

미리 한번 보겠어?

 

그래

 

브라이언?
이 사람 누구야?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나도 그렇게 자문했어

 

'이 사람 누구야?'

 

그게 아니라
진짜 이 사람 누구냐고

 

- 우리 아버지가 아니야
- 확실해?

 

내가 아버지 얼굴도
모를 것 같냐?

 

슬픔이 깊다 보면
실수하기 마련이잖아

 

네가 직접 봐

 

젠장

 

- 이건 성룡이잖아!
- 그게...

 

왜 그래, 브라이언?
우리 아버지 얼굴 알잖아

 

영안실이 복잡하더라고

 

이런 일은
상당히 드물거든

 

- 드물어?
- 내가 드물다고 했냐?

 

주문을 망치다니
여기가 버거킹이야?

 

진정해, 아버님이
있는 곳을 알 것 같아

 

알 것 같다고?

 

1시간 내로 수습 안 하면
네가 이 관에 들어가게 될 거야

 

- 알겠어?
- 걱정 마, 찾아올게

 

약속해, 여기 아니면 저긴데
저기 계신 것 같아

 

이봐들, 관 챙겨
뚜껑 닫아

 

자, 가지

 

잠깐만, 차 열쇠가...
내가 너한테 맡겼냐?

 

아니야, 차에 꽂아둔 채
그냥 내렸어

 

어서 가
시동도 안 껐어

 

그렇게 안절부절못할 거면서
애초에 왜 따라나서?

 

- 이유 알잖아
- 난 장례식이 싫어

 

우중충하거든

 

장례식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비정상이지

 

하긴

 

내 장례식은
색달랐으면 좋겠어

 

이 땅에서의 내 삶을
축하하는 거지

 

안나 니콜 스미스, 닉슨 같은
거물들처럼 말이야

 

난 지구촌 전체가
슬픔에 잠기면 좋겠어

 

주식 시장은 붕괴하고
공장은 문을 닫고

 

여자들은 거리에서
눈물을 흘리고

 

그런 것 있잖아
일식도 일어나주면 고맙고

 

- 야
- 왜?

 

아직도 못 끊었어?
경고문 못 봤어?

 

노먼, 닥쳐
너도 전엔 피웠잖아

 

같이 말이야

 

전엔 바지에 오줌도 쌌는데
이젠 아니거든

 

지금은 다른 문제로
그런 거 신경 쓸 여유가 없어

 

네 주제에
문제는 무슨?

 

- 말했잖아! 두드러기!
- 콘돔을 써, 아저씨

 

- 손에 생겼어
- 어쨌든 콘돔을 써, 노먼

 

방어의 기본이야

 

두드러기가 좀 특이해
한번 봐

 

- 젠장, 두드러기가 아니야
- 그럼 뭐야?

 

그건 나도 모르지만
크기가 제각각이잖아

 

제각각? 난 제각각이 싫어
이것 때문에 난 죽을 거야!

 

- 오버하네
- 요절할 거라고!

 

다른 시신을 가져왔어

 

여보, 내 말 들었어?
다른 시신을 가져왔다니까

 

세상에!
아버님 있는 곳은 안대?

 

알 것 같대

 

그러게 마샬 장의사는
안 된댔잖아

 

의리 어쩌고 하더니
아주 잘됐어

 

바가지 긁지 마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심해

 

아버지 유언대로
집에서 장례를 치르다 보니

 

집 안 곳곳에
죽음의 그림자야

 

자기야, 안 그래

 

엄마는 눈물바다지

 

- 라이언은 나 몰라라지
- 언젠 안 그랬어?

 

조문은 어떻게 하지?

 

잘해낼 테니 걱정 마

 

됐어

 

다들 유명 작가 라이언 대신
왜 내가 조문을 읽는지

 

의아해할걸?

 

나라도 그러겠다

 

그럼 도련님 시키든가

 

당신도 의아한가 보군

 

그게 아니라...

 

라이언이 조문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야
장남은 당신이니...

 

실력은 달리지만
장남이니까 하라?

 

애런, 진정해

 

당신도 도련님 못지않은
훌륭한 작가야

 

다만 사람들한테
글을 안 보여줘서 탈이지

 

완성이 안 됐어

 

알아서 해, 어쨌든
우린 다음주에 이사 가

 

- 알아
- 어머님이 싫은 건 아니지만

 

더는 이 집에서
못 살겠어

 

오늘 장례식부터
끝낸 다음에 얘기하자

 

바로 그거야

 

힘든 건 알지만

 

오늘이 배란
마지막 날이거든

 

내가 올해 37살이잖아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한 번은 해야 해

 

- 자기야
- 왜?

 

배란인지 계란인지
당분간은 잊어

 

최소한 시신은 찾고
얘기하면 안 돼?

 

- 괜찮아?
- 그럼

 

실은 좀 긴장돼

 

우리 아빠 때문에?

 

나한테 그렇게 대놓고
적대감을 드러내는 사람은 없었거든

 

내 학생들도
그 정도는 아니야

 

형님 장례식인데
당신한테 신경 쓸 여력...

 

- 자기야
- 미안, 앞차 잘못이야

 

어쨌든 오늘
결혼 발표하면

 

아빠도 더는
어쩌지 못해

 

- 맙소사! 괜찮아?
- 세상에

 

- 망할 자식아!
- 엿 먹어

 

어디다 손가락을 쳐들어?
차 막힌 거 안 보여?

 

눈 안 다쳤어?
아버님 손에 죽기 싫어

 

- 오스카, 자기야
- 왜?

 

- 날 봐
- 보고 있어

 

- 긴장 풀어
- 알았어

 

다 잘될 거야
심호흡해

 

알았어

 

- 좀 괜찮아졌어?
- 응

 

좋아

 

엿 먹어!

 

모든 게 완벽해

 

뒤늦게 웬 프로인 척?

 

열쇠, 스마트폰
다 확인했지?

 

너 트위터 하자고
아버지 무덤을

 

파헤칠 순 없어

 

나도 노력 중이거든

 

어머님은 어떠셔?

 

정정하셔

 

- 관은 필요 없다고
- 알았어

 

작은할아버님은
전에 보니 안 좋던데

 

- 어떠셔?
- 잘 가

 

알았어
그냥 물어본 것뿐이야

 

언제든 도움 필요하면 말해
마샬을 이용해 줘서 고마워

 

- 미셸, 작별 포옹
- 잘 가요

 

싫으면 말고

 

KFC 창업주가
주발라이란 노예가 개발한

 

닭 튀김 법을 몰래 빼냈다는 건
세상이 다 알아

 

직접 개발한 건
코울슬로뿐이라고

 

어이, 친구!
어쩐 일이야?

 

오는 길에
작은할아버지 좀 모셔와

 

귀찮은 거 아는데
네가 가장 가깝잖아

 

- 젠장! 작은할아버지는 늘 저기압이야
- 모시고 간다고 해

 

그렇게 타고난걸, 뭐
부탁 들어줄 거야?

 

알았어

 

엄마, 좀 어떠세요?

 

아직 못다 한 일이 많은데
웬 날벼락이니?

 

호주, 중국, 태국으로
여행 다니자고

 

약속했단 말이야

 

25시간 비행은 무리예요

 

그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
나도 건강 안 좋아

 

아버지까지 돌아가신 마당에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손자라도 있어서

 

인생에 낙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 됐다
- 노력하고 있어요

 

왜 아니겠니, 얘야?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겠지

 

그런데 문제는
다 헛수고라는 거야

 

- 라이언은? 연락됐어?
- 곧 도착할 거예요

 

걔 얼굴이라도 봐야지
아니면 죽을 것 같아

 

얼마나 보고 싶었다고
내 새끼

 

제가 해드릴 일은 없어요?

 

관에서 손이나 떼

 

자국 남잖아

 

손가락 쳐든 거야?
바이바이 하는 거야?

 

친절도 하셔라!
참 고맙네요!

 

- 저기 있다
- 뭐가?

 

- 정정하시네
- 혼자 걸으셔?

 

역시 저기압이야

 

내가 하는 대로만
따라 해

 

귀여우신걸

 

- 작은할아버지!
- 작은할아버지!

 

저 기억하세요?
노먼이에요

 

장례식에 모셔가려고 왔어요

 

왜 이제 와, 뚱보야?
기다리다 숨 넘어가는 줄 알았어!

 

너만 따라 하라더니
꼴 좋다

 

조수석에 앉으실래요?

 

'게임 꺼라'

 

엉덩이에
미사일을 박아주마

 

- '야'
- 약 준비됐어

 

- 여기 있어
- '좋아, 지금 갈까?'

 

- 장례식 가야 해, 젠장!
- '하여튼 갈게'

 

- 젠장
- '먹어봤어?'

 

미쳤냐?
내가 만든 거야

 

'품질 보장해?'

 

끊어, 자기가 만든 건
먹는 게 아니야

 

그리고 품질은
확실히 보장해

 

완전 반할걸
이따 얘기해

 

늘 그렇게
반은 벗고 문 여니?

 

서둘러
이러다 늦겠어

 

바지만 입으면 돼

 

그리고 여긴 우리 집이거든
괜찮아요?

 

- 괜찮아, 좀 놀랐어
- 괜찮아?

 

- 옆 차가 달려들었거든, 깜짝 놀랐어
- 갑자기 끼어드는데

 

- 난 못 봤어
- 맞아

 

- 미안해
- 미안하긴, 난 괜찮아

 

쇼를 하네
어때?

 

- 괜찮아?
- 벗어

 

- 바지나 입고 와
- 알았어

 

검은색이야, 제프!

 

알았어요, 엄마

 

- 배고파 죽겠어
-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려

 

왜 이러지?

 

"바륨 10mg"

 

이거 먹어, 진정될 거야
제프도 개의치 않을 테니 걱정 말고

 

뭔데?

 

바륨, 내가 먹어봐서 아는데
심장 벌렁거릴 땐 직방이야

 

- 바륨? 먹어도 돼?
- 응

 

- 그럼
- 자기 동생

 

약이잖아

 

- 괜찮아
- 운전해야 하는데...

 

내가 할 테니까 어서 먹어
그렇지, 마셔

 

가자

 

- 열쇠...
- 운동화 신고 가게?

 

- 검은색이잖아
- 운동화잖아

 

구두 신으면
삼촌이 살아난대?

 

- 관두자, 어서 가, 운전 내가...
- 아니야

 

알았어

 

- 빨리 와
- 지금 가

 

- 서둘러
- 젠장!

 

아버님이 돌아가시다니
아직도 안 믿겨요

 

애를 안 낳아본 사람은
죽음을 이해 못 해

 

- 엄마
- 라이언, 우리 아기!

 

엄마

 

엄마, 힘드신 건 알지만
다 잘될 거예요

 

극복할 수 있어요

 

라이언, 어쩜 이렇게
예쁜 말만 골라서 하니!

 

장례식 아니면
얼굴 보기 힘들구나

 

- 형, 어떻게 지내?
- 그런대로

 

- 비행은 어땠어요?
- 괜찮았어요

 

옆좌석까지 샀거든요
팬이라며 말 거는 게 귀찮아서요

 

먼저 들어가 일등석에 앉았는데
가난한 일반석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저한테 눈을 부라리는 거예요
갓 구운 땅콩을 먹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돈 없으면 뒷좌석에 가서
손가락이나 빨라고 했죠

 

근데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렸거든요

 

생각해 보니
아무리 일등석을 샀어도

 

비행기가 추락하면
죽기는 매한가지겠더라고요

 

- 죽는대!
- 내가 가볼게

 

- 부탁해
- 죽는대!

 

어쩜 그렇게
예쁜 말만 골라서 하냐

 

내 실수야

 

이봐요, 집안 행사에도 참여하고
아주 마음에 들어요

 

아버지가 화풀이하면
잘 받아줘요

 

- 제프
- 농담이야, 오스카

 

괜찮아요?

 

차 안에 개 있어?

 

- 뭐?
- 네?

 

달마티안 아니면
슈나우저 같은데

 

- 무슨 소리야?
- 나도 몰라

 

누구 하나 죽어야
가족이 모인다니 슬픈 현실이다

 

믿어지지 않아
아버지한텐 잘된 거겠지?

 

- 오랫동안 아프셨잖아
- 죽는 게 아픈 것보다 낫다고 누가 그래?

 

무슨 뜻인지 알잖아
이래서 난 사람들과 거리를 둬

 

- 견딜 수가 없거든
- 그래서 전화 한통 없구나

 

자주 만나는 가족이 있는가 하면
장례식 때만 만나는 가족도 있어

 

우리처럼 말이야

 

이런 얘긴 뭣하지만
내가 돈 쓸 데가 있거든

 

- 나 원
- 장례식인데 반반씩 내야지

 

알았어, 근데
내가 지금은 돈이 없어

 

무슨 소리야?

 

일등석을 2개나 샀다며?

 

현금이 없다니까

 

주식시장이 붕괴돼
돈 엄청 잃었어

 

이 얘긴
나중에 하자

 

- 안 돼, 지금 얘기해
- 진짜 이럴래?

 

나 유족이야

 

이 차들 좀 봐라

 

장례식엔 일찍 가야 해

 

어떡해?
주차할 데가 없어

 

- 뭐? 저기 있잖아, 저기 해
- 모퉁이에 너무 가까워

 

- 바짝 붙이면 돼
- 딱지 끊기 싫어

 

그럴 일 없을 테니

 

없어지기 전에
빨리 주차해

 

노먼!
나 원, 봐라

 

일레인, 그 자리
내가 먼저 찜 했어

 

미안한데 가족이야?

 

- 가족이나 마찬가지지
- 그래도 가족은 아니지

 

- 일레인
- 맙소사

 

- 반가워
- 여긴 왜 왔어?

 

아버님이 부르셨어

 

널 위로해 주라면서

 

- 됐네요, 내려, 오스카
- 저 자식은 뭐야?

 

어서, 다 왔어

 

- 괜찮아요?
- 가자

 

다 왔어?

 

- 네
- 젠장, 작은할아버지를 잊고 있었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냐고 묻잖아

 

쟨 뭐야?

 

세상이 온통 초록이야

 

라임 안에
들어온 것 같아

 

- 오스카?
- 왜?

 

- 나 좀 봐
- 왜?

 

자기 괜찮아?

 

그럼, 왜?

 

개니 라임이니

 

다 무슨 소리야?

 

내가 뭘?
기분 최고야

 

제프, 저것 봐

 

- 안녕?
- 왜 저래?

 

- 몰라
- 계속 연주해

 

맙소사
바륨 때문이야

 

- 바륨?
- 나도 끼워줘

 

네 바륨을 줬어

 

처음 먹어 보나 봐

 

- 그러게
- 쳐다봤잖아

 

어디 가는 거지?

 

- 오스카!
- 젠장

 

- 뒤로 가잖아, 이 바보야!
- 아파요!

 

- 차 세워, 노먼
- 뭐?

 

차 세우라고
일레인이랑

 

얘기 좀 해야겠어

 

작은할아버지는 어쩌고?

 

- 도와줘
- 여기 어디야?

 

- 늦겠어, 이 뚱보야!
- 젠장!

 

작은할아버지
두드러기 난 데 맞았어요

 

계속 이러면 다음은
작은할아버지 장례식이 될 줄 알아요

 

- 어서 오세요
- 고마워요

 

다 누구야?
반도 모르겠어

 

모두 우리 친척이야
저번 장례식 때 본 기억 안 나?

 

저 남자는
친가야, 외가야?

 

아버지 직장
동료일 거야

 

준비 잘했네
수고 많았어, 형

 

우리가 같이
한 거야

 

돈 안 내려고
수 쓰는 거야?

 

내가 지금은
돈이 없어서 그래

 

몇 달 있다
선금 받으면 갚을게

 

내가 신용 조합이야?

 

빌어먹을!
너 뭐야? 망할 자식!

 

반갑네
상심이 크겠군

 

견딜 만합니다

 

몇 분 더 오시면
장례식을 시작하죠

 

제 동생 라이언과
인사하셨나요?

 

그 유명 작가?
세상에!

 

주책없는 소리 같지만

 

자네를 만나려고
없는 시간 쪼개서 온 거야

 

며칠 전에
'엄마의 비밀' 읽었어

 

소문내면 안 돼

 

목사는 그런 책
읽으면 안 되거든

 

주님께선
이해하실 거예요

 

- 자네 조문이 기대돼
- 조문은 제가 맡았어요

 

- 난...
- 형이 장남이니까요

 

그래?

 

- 형수님, 안녕하셨어요?
- 서방님

 

괜찮으세요?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고 있어요

 

형님은 좋은 남편이자
건강한 두 아들을 둔 훌륭한 아버지였죠

 

그 두 아들은
왜 아이를 안 낳는지

 

- 모르겠지만요
- 어머님

 

커피 드릴까요?

 

커피는 훌륭한 기호 식품이지만
죽은 사람을 살리진 못해

 

그럼 홍차요?

 

- 라이언
- 왜?

 

조문 준비해야 해
작은할아버지 좀 맡아줄래?

 

마티나 좀 봐
다 컸네

 

정신 차려
쟤 겨우 고3이야

 

정신은 고3인지 몰라도
엉덩이는 대학원생이야

 

- 어쨌든...
- 가서 인사하고 올게

 

이웃사촌으로서
그러는 게 예의잖아

 

그래라

 

- 폐품 필요한지 물어봐
- 형도 참!

 

'저희 아버님은
특별한 분이셨죠'

 

- '아버님이 태어난 19...'
- 1938년

 

반갑네, 애런

 

네, 안녕하세요?

 

아버님 일은 유감이야
자네 얘길 많이 하셨지

 

내 얘기 안 하셨나?
소개가 늦었군, 프랭크야

 

안 하셨는데요

 

여보, 잠깐 나 좀 볼래?

 

잠깐만
가봐야겠어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바퀴 안 망가지게
조심해

 

서둘러! 늦었어!

 

오늘 우리가
할 일이 있는 거 알지?

 

나 지금
그럴 기분 아니야

 

나 지금
팬티 안 입었어

 

- 아버님 장례식이야, 얼른 입어
- 당신 돕자고 이러는 거야

 

난 어떻게든
임신해야겠으니 따라와

 

- 5분 여유 있어
- 잠깐만

 

- 왜?
- 쳐다보지 마

 

저 남자 말이야
쳐다보지 말라니까

 

저 검은색 가죽 재킷이
계속 날 쳐다봐

 

자길 왜?

 

- 쳐다보지 말랬잖아
- 안 쳐다봤어

 

누군지 알아?

 

아니
아버님 친구 분이시겠지

 

5분 다 지났어
음식 확인해야 해

 

이봐! 음식 만지기 전에
팬티부터 입어

 

아줌마 팬티 입어

 

- 이걸 봐! 봐
- 오히려 잘된 거야

 

아름답지 않아?
노래도 해요

 

- 그래요, 노래하네요
- 먼저 들어가

 

- 들려요
- 비지스 노래야

 

- 정말 멋져요, 누나
- 와줘서 고마워

 

- 오셨어요? 왜?
- 이리 와봐

 

- 할 말이 있어
- 뭔데?

 

미리 말해두는데
누나가 화낼 만한 얘기야

 

애런

 

- 던컨 삼촌
- 시작 안 해?

 

작은할아버지 오시는 대로
시작하려고요

 

알았다, 라이언이 조문을
읽지 않는다는 게 사실이야?

 

제가 하려고 했는데
장남은 형이잖아요

 

잘해낼 거예요

 

이건 말이 안 돼

 

널 못 믿는 건 아니지만
라이언은 작가잖아

 

저도 글 씁니다

 

수표는 누구나 쓰는 거고
네 동생은 책을 써

 

잠깐 실례할게요

 

여쭐 게 있어요

 

- 뭔데?
- 마티나 말이에요

 

꼬맹이 마티나?

 

걘 우리 친척 아니죠?

 

그래, 그냥
집안끼리 친구야

 

잘됐네요

 

- 바륨이 아니라니?
- 참 재미있지?

 

누나 생각과 달리
바륨이 아니라니 말이야

 

- 엄마야!
- 그럼 뭐야?

 

환각제야

 

- 메스칼린, LSD, 스페셜 K 같은...
- 뭐?

 

약병에 든 게 그거였어

 

- 맙소사, 장난 아니네
- 당연히 아니지

 

- 봐, 저길 봐
- 맙소사

 

- 뿅 갔어
- 대체...

 

완전히 갔다고

 

이런 건
왜 갖고 있어?

 

약대생이잖아

 

그러게 말도 안 하고
남의 약은

 

왜 먹어?

 

- 난 바륨인 줄 알았지
- 하기사

 

오스카한테 말해?

 

안 돼
그럼 기겁할 거야

 

- 알았어
- 별일 없을 테니 걱정 마

 

다만 일대일로는
길게 대화 못하게 해

 

- 알았어
- 정원에도 못 가게 하고

 

지금 정원에 있어

 

좋아, 오스카?
자기야, 거기 서, 어디 가?

 

제프, 도와줘

 

오스카

 

내가 미쳐

 

사타구니가 너무 아파요

 

곧 네 머리가 아플 거다
서둘러, 장례식에 늦겠어!

 

언덕 다 오르고 나면

 

제 쌍방울은 볼링 공 2개 넣은
더플백 같을 거예요

 

그게 네 머리야

 

젠장

 

안녕하세요?

 

오스카, 오스카

 

아빠, 오셨어요?

 

괜찮으세요?

 

가슴은 미어지지만
그런대로 잘 견디고 있어

 

- 그래요
- 아버지

 

- 왔니?
- 신수 훤하시네요

 

학교는 다닐 만해?

 

그럼요
제 걱정은 마세요

 

- 걱정 안 해
- 오스카

 

그러셔야죠
오스카

 

- 친구랑 같이 왔구나
- 친구가 아니라 애인이에요

 

박사님!
오랜만에 뵙네요

 

- 애도를 표합니다
- 데렉, 잘 왔어

 

감사합니다
일레인, 오랜만이야

 

내 주식은 어떤가?

 

아주 좋습니다

 

언제 같이
골프 치러 가시죠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 좋아
- 네

 

- 일레인도 부르지
- 좋죠

 

다 같이 가자고

 

- 일레인!
- 큰엄마

 

너무나 안타까워요

 

- 삼촌이 그리울 거예요
- 제프, 운동화 신었구나

 

삼촌이 사주신 거예요

 

큰엄마
여긴 오스카예요

 

애도를 표합니다

 

- 그래요
- 유감이에요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예!

 

주 은혜 놀라...

 

반가웠다

 

- 저도요, 큰엄마
- 애도를 표합니다

 

- 아버지, 아버지
- 형수님

 

- 대책을 마련해야겠어
- 그러게

 

뭐 하는 거야?

 

- 사랑해
- 맙소사

 

내가 미쳐

 

세게 밀어!
완전히 약골이군

 

- 방금 방귀 뀌셨어요?
- 힘차게 밀어

 

- 이봐
- 미치겠네

 

약혼 얘기 들었어
일레인

 

- 그걸 어떻게...
- 그래, 들었어

 

오늘은 당신을
감당할 여력이 없거든

 

그러지 마

 

어쨌든 아빠는
아직 모르시니까

 

비밀 지켜주면 고맙겠어

 

알았어
네 부탁이니 들어주지

 

뭘 보는 거야?

 

- 일레인, 내가...
- 오스카?

 

- 자기야
- 아직 말 안 끝났어

 

'저희 아버님은
특별한 분이셨죠'

 

'아버님이 태어난 1938년은'

 

'특별한 해였습니다
1938년에...'

 

방해가 안 된다면
자네와 잠시 얘길 나누고 싶어

 

그러세요

 

그만 징징거려
나한테 콧물 다 튀잖아

 

젠장, 계단이잖아요

 

계단이 어때서?
어서 올라서, 시간 없어!

 

꼭 여기로
올라가야 해요?

 

그래, 올라가

 

- 장례식에 자주 가?
- 아뇨, 이번이 처음이에요

 

우리 결혼식도
이러면 좋겠어

 

오늘 여기서
네 짝을 만날지도 몰라

 

울보 때문에
장례식에도 못 가겠군

 

힘내

 

좀 민감한 사안이야

 

머리는 장식이야?
멍청하긴!

 

이따 얘기하죠

 

작은할아버님이 오신 것 같은데
일정보다 늦어졌거든요

 

- 그래, 그러지
- 어떻게든 해봐!

 

감사합니다

 

내 목에
콧김 내뿜지 마

 

내가 할 테니 가서 앉아
괜찮아?

 

- 자네가 둘로 보여
- 좀 앉아

 

- 데렉 맞아?
- 앉아

 

작은할아버지, 오셨어요?

 

고마워

 

- 음료수 좀 줘
- 고마워

 

- 노먼
- 목말라

 

- 빨리 와
- 완전히 탈진했다니까

 

모두 앉으세요
장례식을 시작하겠습니다

 

- 조심해
- 알았어요

 

조심하라니까
이래 봬도 내가 유족이야

 

빌어먹을
노땅들만 모였네

 

- 이봐
- 각선미 죽이고

 

일가친지 여러분

 

오늘 저희가 모인 건
이분을 추모하기 위해서입니다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바로 고 에드워드 반즈죠

 

무엇보다도...

 

일레인, 날 가족으로
생각지 않는다는 거 알아

 

그게 사실이니까
조용히 해

 

내가 작은할아버지를
여기까지 모시고 왔는데

 

네가 얌체 짓 하는 바람에
언덕 너머에 주차하고 오느라

 

장례식에 늦을 뻔했어

 

노먼, 한 번만 더 찌르면
가만 안 놔둔다

 

협박하냐?

 

- 무슨 일이야?
- 얘가 새치기 주차했어

 

새치기 주차?
장례식이야, 조용히 해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생명같이
사랑하여 더불어 언약을 맺었으며'

 

'요나단이 자기의
입었던 겉옷을 벗어'

 

'다윗에게 주었고
그 군복과'

 

'칼과 활과
띠도 그리하였더라'

 

다음은 에드워드의 아들이자
라이언의 형인 애런의 조문입니다

 

나이가 저랑 몇 달 차이 안 나죠
같은 해에 태어났어요

 

엄마 잘못이 아녜요

 

- 마지막 기회야
- 내가 한다니까

 

아버지가 두 번
돌아가실 건 아니잖아

 

안녕하십니까?

 

아니, 우문이군요

 

안녕하실 리가
없으니까요

 

저희 아버님은
특별한 분이셨죠

 

아버님이 태어난 1938년은

 

특별한 해였습니다

 

1938년 최고 인기곡은
'Shortnin' Bread' 였죠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거예요

 

엄마의 아기는
풀빵, 풀빵

 

엄마의 아기는
풀빵을 좋아해

 

1938년 '타임' 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아돌프 히틀러였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결정을 번복하고 싶을 거예요

 

아버지는 디스커버리 채널을
좋아하셨습니다

 

'Shark Week' 가 방영될 때
어머니는 과부 아닌 과부가 됐죠

 

아버지는 상어
멧돼지, 쇠똥구리에

 

- 관심이 많으셨어요
- 봤어?

 

- 'The Golden Girls' 도요
- 뭘?

 

블랜치, 도로시
로즈에 말입니다

 

- 관이 움직였어
- 특히

 

- 그 프로가 판매돼...
- 그렇지 않아

 

- 일레인
-...하루 세 번 방영되면서는

 

외출도 안 하고...

 

삼촌이 살아 계신가 봐

 

- 말도 안 돼
- 관이 움직였다니까

 

관이 움직였어요

 

- 안에 누가 있다고요
- 오스카, 앉아

 

움직이는 걸 봤어요

 

- 안에 누가 있습니다
- 내가 도와줘?

 

- 안 보이세요?
- 됐어

 

뭐 하세요?
관이 움직였다니까요

 

오스카, 앉아

 

- 내 말을 증명할게
- 일레인, 수습해

 

이거 놔
직접 보여 준다니까

 

- 관에 손대지 마
- 오스카!

 

- 맙소사, 라이언! 안 돼!
- 어떻게든 해봐

 

이봐!

 

조심하세요!

 

- 신시아! 신시아!
- 엄마

 

내가 도와줄게요

 

- 안 돼!
- 잠깐만!

 

이대로 두면 죽어요!

 

형, 형은 장남이야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봐

 

알았어

 

이봐!

 

제프

 

체질상 안 맞아

 

잔말 말고 와!

 

내가 너무
오래 사는군

 

- 장례식 언제 시작해?
- 나중에 할 거야

 

- 이봐! 이봐!
- 나 그냥...

 

- 맙소사
- 이봐!

 

- 무슨 짓이야?
- 애런

 

- 안 돼
- 애런, 미안해

 

- 사정이 있어
- 미안? 미안?

 

아버지 시신을
바닥에 내동댕이쳐놓고

 

- 미안하다면 다군!
- 그게...

 

- 관이 진짜 움직였어요
- 뭐래?

 

- 뭐래?
- 오스카, 닥쳐

 

- 뭐래?
- 닥치라고

 

신경 쓸 것 없어
그냥 들어가

 

애런, 이따 설명할게

 

우리 아버지
다음 장례식 때 봐!

 

- 자기야
- 안 돼

 

지금은 당신과
섹스 못해!

 

- 그래서 부른 게 아니야
- 미안, 왜 불렀어?

 

- 괜찮아?
- 아니

 

- 너무...
- 안 괜찮아

 

- 미셸, 미안해
- 괜찮아

 

- 이 자식 죽여버릴 거야
- 걱정 마

 

이 멍청이 자식!

 

- 아빠! 이러지 마세요!
- 말라고?

 

저 미친놈은 왜 데려왔어?
다시는 꼴도 보기 싫다

 

오스카가 평소엔
이렇지 않은 거 아시잖아요

 

약을 먹었는데...

 

- 약?
- 제가 바륨을 줬는데

 

- 부작용 같아요
- 이건 바륨 부작용이 아니야

 

40년간 바륨을 먹은 네 엄마도
관을 뒤집은 적은 한번도 없어

 

- 아빠, 됐어요
- 아직 끝난 거 아니야

 

혼꾸멍을 내줄 테니
각오하고 있어!

 

- 고마워, 제프
- 고맙긴

 

여러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정리가 끝났으니

 

다과를 즐기세요

 

메기 튀김이
아주 맛있죠

 

곧 장례식을
재개하겠습니다

 

그냥 화장시키고 끝내

 

- 한대 피우고 올게
- 알았어

 

많이 놀랐지?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쐴래?

 

유명 작가
네 최근 책 읽었다

 

- '검은 상처'
- 영광인데요, 고마워요

 

찬사를 보내려는 게 아니야
건방진 자식아

 

허풍만 늘어놨더구나
똥 닦는 데 쓰기에도 아까워

 

- 애런, 괜찮아?
- 그런대로

 

아깐 굉장했어

 

아버님이 죽은 생선 마냥
관에서 굴러 떨어지는데

 

난 완전히
'엄마야' 했다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 지금 좀 바빠
- 그래

 

애런, 나 겁이 나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하늘에서 부르면
가야 하는 거야

 

손목에 두드러기가 났는데
겁나 죽겠어

 

이유를 모르겠거든

 

성병은 아니야

 

성병은 내가 잘 알거든
이것과 달라, 무서워

 

- 어쩌지?
- 던컨 삼촌한테 물어봐

 

의사잖아

 

던컨 삼촌이라
맞아

 

관이 움직인 게 분명해

 

- 틀림없어
- 아니야

 

관이 진짜 움직였다고

 

- 내가 봤어
- 오스카, 그게 아니야

 

- 일레인, 내가 미친 걸까?
- 그런 게 아니야

 

- 손이 왜 이렇게 커?
- 오스카, 날 봐, 집중해

 

일레인
나 이 게임 좋아해

 

그래, 잘됐네
해줄 말이 있거든

 

뭔데, 내 사랑?

 

아까 내가 준
바륨 기억하지?

 

그럼

 

알고 보니 그게
전부 바륨은 아니더라고

 

- 내 말 들었어?
- 뭐? 뭐?

 

- 나 눈먼 거야?
- 맙소사

 

약속할게요

 

던컨 삼촌!
숙모님, 미셸

 

몇 주 전에
손에 뭐가 났는데

 

뭔지 좀 봐주세요

 

난...

 

그런 건
피부과 의사한테 물어봐

 

- 나가서 바람 좀 쐴게요
- 그래요

 

왜요? 겸상 적혈구성
빈혈 같은 건 아니죠?

 

아니야, 그보단
색소 돌연변이 같아

 

색소 돌연변이요?

 

헐크처럼요?

 

녹색 괴물이
될 순 없어요

 

전 예민한 흑인이라
작은 일에도 화가 나 변신할 거예요

 

벌써 다 보인다고요

 

제가 아이가 생겨도
친자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토크쇼에서 절 부를걸요

 

내가 보기엔
패류나 땅콩 알레르기 같아

 

- 땅콩요? 뭔 땅콩이 돌연변이를?
- 나도 몰라, 그만 가봐야겠어

 

내가 저자극제를 먹었다고?

 

- 환각제야
- 황각제

 

- 누나, 말했어?
- 방금 했어

 

- 좀 어때요?
- 내가 약 먹었대

 

약은 무슨...

 

- 약이 좀 섞이긴 했지만...
- 너 때문에 말이야

 

- 이 등신아!
- 기다려, 오스카!

 

- 놔줘! 맙소사
- 약효가 얼마나 가?

 

약 먹이니까
힘이 세졌네

 

- 알아, 미안해
- 말해봐

 

- 8시간쯤요?
- 8시간? 젠장!

 

자기, 왜 이래?

 

토할 것 같아

 

- 제프, 다 네 잘못이야
- 누나 잘못이지, 누나가 약 줬잖아

 

젠장

 

같이 가

 

일레인, 왜 그래?

 

- 날 따라다니는 거야?
- 나 바빠!

 

야!

 

- 죄송해요, 괜찮아요?
- 괜찮아?

 

- 젠장
- 오스카!

 

죄송해요
속이 안 좋대요

 

오스카, 기다려!

 

- 오스카! 오스카!
- 오스카!

 

오스카! 거기 아니야!
오스카! 나와!

 

화장실은 저기야
맙소사

 

- 미쳐! 오스카
- 나가

 

뭐 하는 거야?

 

안 나가면
머리에 쏠 거야

 

- 손 들어!
- 자기...

 

손 들어!

 

자기야

 

- 이럴 거야? 문 열어
- 진정하자

 

- 자기야
- 젠장

 

문이 잠겼어

 

- 어서 열어
- 젠장

 

- 누나? 약병이 없어
- 말 걸지 마

 

젠장

 

- 오스카, 문 열어
- 약효가 8시간 지속된다고?

 

- 문 열어
- 완벽해

 

- 오스카, 문 열어
- 벌써 5분 지났네

 

- 좋았어
- 젠장!

 

빌어먹을!
5분? 이런, 젠장!

 

- 젠장, 젠장, 젠장!
- 무슨 일이지?

 

- 오스카, 문 열어
- 저기요

 

다과 좀 드세요
장례식이 곧 시작될 겁니다

 

누구든 슬픔이 깊다 보면
이상해지기 마련이지

 

- 그렇죠
- 괜찮다면

 

하던 얘길
마저 하고 싶은데

 

- 나중에 제가...
- 어디 조용한 곳 없나?

 

망할 자식!

 

멋지군

 

- 에드워드 스타일이야
- 네

 

소설을 쓰나?

 

네, 제 겁니다

 

- 실례해요
- 자네 동생처럼?

 

쓰기는
제가 먼저 썼어요

 

'Jet' 지에 한두 편 기고했죠
그중 하나는 고혈압이 주제였어요

 

다 지난 일이고

 

지금은 세무사로 일합니다

 

동생이 대견하겠군
소설을 쓰는 족족 출간이니 말이야

 

그럼요
무척 대견하죠

 

하실 말씀이 뭐죠?

 

아버님과 난
무척 친했어

 

- 잘됐네요
-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

 

네, 아버지가
꽤 유쾌한 분이긴 했죠

 

사진을 가져왔어
아버님과 함께 찍은 거야

 

둘이서 머슬 비치에
함께 갔을 때지

 

이건 웨스트 할리우드의
할로윈 퍼레이드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장관이었어

 

오스카

 

거긴 어떻게 들어갔어?

 

이건 'Dreamgirls'
초연 때

 

난 디나로
아버님은 에피로 분했지

 

아버지랑 정확히
어떤 사이셨죠?

 

아뇨, 아녜요

 

갑자기 나타나선
'Dreamgirls' 사진 몇 장 내놓고

 

우리 아버지 명성에
흠집을 내겠다고요?

 

저도 'Dreamgirls'
두세 번쯤 봤어요

 

그렇다고 제가 게이인가요?

 

악당이 될 거야
악랄해질 거야

 

- 그게 뭐요?
- 미안해

 

아버님은 자네한테 말하고 싶어도
반응이 염 려돼 못했을 거야

 

저희 어머니도 아세요?

 

아니
어머님은 알 필요 없어

 

자네가 내 몫을
챙겨주는 한 말이야

 

뭐라고요?
몫이라고요?

 

나도 자격 있어

 

말하자면 정부잖아
그런데 유언장에서 제외됐더군

 

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아요

 

알려주지
싸구려가 된 기분이야

 

- 싸구려 창녀 말이야
- 얼마면 되죠?

 

가치로 따지자면야
억만금을 받아도 모자라지만

 

- 3만 달러로 합의하지
- 3만 달러요?

 

약 먹었어요?
3만 달러는 못 줘요

 

집도 사고
애도 낳아야 하는데

 

그런 여윳돈이
어디 있어요?

 

아버님은 내 인생을
책임진다고 약속했어

 

그래서 최선을 다해
아버님께 봉사했다고

 

이렇게 나오면 이 사진을
어머니께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어

 

그래도 상관없어?

 

젠장!

 

꼼짝 말고 있어요

 

좋아

 

애런, 방금
조지한테 말했는데

 

우리 어릴 적에

 

아버님이랑 다 같이
벌거벗고 헤엄치곤 했어

 

- 재미있지?
- 재미있어 죽겠어요

 

- 애런이 알지도 모르겠군
- 잠깐만요! 애런! 애런!

 

오늘 중으로?

 

도움 필요해?

 

아니야, 괜찮아

 

오스카, 나와

 

장례식 끝나고
뭐 해?

 

어셔 공연 티켓이 있어
VlP석이야

 

뻥 치지 마

 

지금은 없지만
구할 수 있어

 

데렉, 그만 가줄래?

 

일레인은 너한테 과분해

 

사실이야

 

노먼한테나 가봐야지

 

뉴욕에 못 가봤겠네?

 

가봤어요
부모님이랑 한 번요

 

그렇게 해선 뉴욕을 모르지
언제 한번 와, 같이 놀자

 

- 생일이 언제야?
- 지난주에 18살 됐어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숫자야

 

내가 버스표
사줄 테니까

 

올해 안으로 한번 와
그럴래?

 

부탁이야

 

알았어요
갈게요

 

이제야 말이 통하네
내가 잘해줄게

 

- 진짜요?
- 물주란 말 알아?

 

- 라이언, 얘기 좀 해
- 봉이란 말은?

 

- 라이언
- 형, 나중에

 

- 급한 일이야
- 형, 5분만 줘

 

나 유족이야

 

마티나, 자리 좀 비켜줄래?
급히 할 얘기가 있어

 

TV에서 'SpongeBob' 하더라
고마워

 

무슨 짓이야?

 

조문객 중에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 있었지?

 

- 가죽 재킷?
- 그래, 그게...

 

그 사람이 아버지랑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줬어

 

그래서?

 

- 그게 뭐?
- 아버지랑 함께 있는 사진이었어

 

- 지금 스무고개 하자는 거야?
- 아버지의 정부였대

 

- 말도 안 돼
- 진짜야, 이름은 프랭크

 

아버지랑 그 짓 하는
사진도 있더라고

 

아버지가 게이였단 말이야?

 

- 확실해
- 말도 안 돼

 

헛소리야
아버지가 게이라니

 

차라리 내가
게이라면 믿겠다

 

물론 아니지만 말이야

 

아버지!

 

요가도 하시는지 몰랐어

 

세상에
손수레 자세야

 

- 고마워
- 이해가 안 돼

 

혼자 잘난 척하는 녀석이
뭐가 좋다고 말이야

 

- 심각하네
- 인생이 걸린 문제잖아

 

요즘 잠을
8시간밖에 못 자

 

- 죽고 싶어
- 뭐?

 

- 꼴값하네
- 뭐가?

 

- 색소 돌연변이인 나도 사는데?
- 맞다

 

어쩌면 마이클 잭슨의 쌍방울이
앓았다는 그 병인지도 몰라

 

잭슨의 쌍방울이
무슨 병이었는지 난 몰라

 

- 알았어
- 그렇잖아

 

잭슨 방울을
내가 본 것도 아닌데

 

- 야, 땅콩이 들었는지 확인해봐
- 들었으면?

 

던컨 삼촌 말이
내가 땅콩 알레르기 같대

 

그럼 그냥
안 먹으면 되잖아

 

난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푼단 말이야

 

손목이 떨어져 나가도
먹을 수 있나 보자

 

수다 그만 떨고
땅콩 들었는지 확인해봐

 

일레인이랑 잘되게 해주면
그때 확인해줄게

 

뚱보야, 그만 처먹고
나한테도 먹을 것 좀 갖다줘

 

화장실에 가서
손부터 씻고요

 

매운 소스
잔뜩 뿌려서 가져올게요

 

이리 오렴

 

작은할아버지

 

혹시 바륨이 든
작은 약병 못 보셨어요?

 

- 보셨다고요?
- 깜짝 놀랐잖아

 

땅콩이 들었군
젠장

 

- 곧 시작할 겁니다
- 반즈 박사님! 반즈 박사님!

 

- 그만 들어가세요
- 먼저 가세요, 곧 들어갈게요

 

잠깐만요

 

- 반즈 박사님, 잠시...
- 실례하겠네

 

좀 어떠세요?

 

- 아름다우세요
- 고맙다

 

괜찮으시죠?
마카로니 맛이 기막혀요

 

치즈를 6가지나 쓰셨더군요
아버님도 염을 잘했던데요

 

왼손을 제외하곤
몸도 제대로 굳었고요

 

거기다 오븐 장갑을
끼워도 괜찮을 것 같아요

 

양복도 근사하더라고요

 

콜린 파웰 같았어요
공화당 티가 팍 나던데요

 

근데 구두 확인하셨어요?

 

가끔 장의사들이
시신 구두를 몰래 빼돌리거든요

 

- 특히 악어 가죽 구두요
- 노먼, 저기...

 

- 실례할게
- 죄송해요

 

기가 막혀서!

 

누가 약병을 떨어트렸네

 

당장 돈을 안 주면
엄마한테 사진을 보여주겠대

 

- 잠깐만, 생각 좀 해보자
- 얼른 생각해

 

- 그냥 돈 줘
- 생각한 결과가 그거야?

 

나더러 주라고?
그럼 넌?

 

어떻게 했기에
저금해둔 게 하나도 없냐?

 

형, 나 완전히 파산 상태야
빚더미에 올라앉았다고

 

저질 리얼리티 쇼에
출연이라도 해야 할 판이야

 

그래서 장례식이랑
출장 연회비로 모자라

 

3만 달러까지
나더러 내라고?

 

- 너도 아들이야
- 장남은 형이잖아

 

- 네 말대로 9개월 차이야
- 그래도 형은 형이지

 

게다가 부모님 댁에
공짜로 얹혀살았으니

 

그동안 모아둔 돈
많을 거 아니야

 

공짜 아니었거든

 

아버지 퇴직하신 거
5년 전이야

 

고지서며 뭐며
내가 다 냈어

 

싫으면 말아
엿 먹으라고 해! 엿...

 

엿 먹으라고 해

 

돈 줘
달라는 대로 줘

 

- 괜찮으세요?
- 아니, 안 괜찮아

 

조카는 죽고
감자 샐러드는 동이 났어

 

장례식을 재개하지

 

5분만 있다가요
5분이면 됩니다

 

여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이사 가는 거
보류해야겠어, 미안해

 

잠깐만, 얘기 좀 해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실없는 소리
안 하는 거 알지?

 

- 그래서? 이유가 뭔데?
- 형, 시간 없어

 

애런, 말해봐

 

설명은 해줘야
이해를 하든 말든 할 거 아냐!

 

이따 말해줄게

 

이봐요, 허락도 없이
왜 남의 걸 읽어요?

 

- 탁자 위에 있더라고
- 그래서요?

 

아무 데나
놔뒀다는 건

 

누구든 읽어도
된다는 뜻이잖아

 

일명 탁자 규칙이야

 

- 본론으로 넘어갈까요?
- 나야 좋지

 

수표를 써줄 테니
사진을 넘기고

 

어머니한텐
비밀로 해주세요

 

- 동의해요?
- 동의해

 

좋아요

 

- 성이 뭐죠?
- 러빗

 

'T' 가 2개야

 

- 러빗
- 초고야?

 

- 네?
- 그 소설 말이야, 초고냐고

 

- 네, 왜요?
- 아무것도 아니야

 

나도 소설가 지망생이었는데
잘 안 되더라고

 

글은 재능이 없으면
절대 못 써

 

심적으로 힘들겠어

 

동생이
유명 작가니 말이야

 

아버님과 난 '론다의 작은 상자' 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읽었어

 

정말 좋더군
아버님이 대견해 하셨어

 

감사합니다
어쨌든 칭찬이니까

 

- 관두죠, 돈 안 줄래
- 형, 잠깐만

 

왜 그래?

 

내가 어떻게 번 돈인데
저런 작자한텐 한푼도 못 줘

 

등신처럼 왜 이래?

 

선금받는 대로
나도 반 낼게

 

하필이면 아버지
장례식 날 나타나서는

 

내 소설을 험담해?
안 돼! 절대로 못 줘!

 

- 사진은 어쩌고?
- 상관없어

 

인터넷에 올리든
삶아 먹든 맘대로 하라고 해

 

감히 누구한테 협박이야?

 

좋아
나중에 후회하지 마

 

잠깐만요
어딜 가시게요?

 

비켜

 

- 잠깐만요, 얘기 좀 해요
- 난 할 말 없어

 

- 잠깐만요
- 비키라니까!

 

장례식장에 총을 가져와요?

 

남의 장례식에 왔다가
자기 장례 치르겠네

 

- 총 뺏어! 어서!
- 총은 없어

 

- 밧줄 있어? 테이프는?
- 내가 연쇄살인범이야?

 

그런 걸
갖고 다니게?

 

- 아무것도 안 보여, 보인다
- 사람 살려! 사람 살려!

 

- 넥타이 이리 줘!
- 넥타이?

 

- 이걸로 뭘 하게?
- 재갈 물려

 

전쟁에서 이기려면
먼저 통신 수단을 마비시켜야 해

 

좋아, 이제 가서
커튼 묶는 리본 가져와

 

다리를 묶어
서둘러, 형! 젠장!

 

- 로데오도 아니고 이게 뭐야!
- 좋아, 이제 손 묶어, 젠장

 

무진장 힘세네
일일이 다 가르쳐야 해?

 

싫으면 돈 내든가!

 

저거 무슨 케이크야?
뭐야? 그 사람 누구야?

 

노먼, 문 닫아
형, 빨리 묶어

 

- 무슨 일이야?
- 간질 환자야

 

- 이런!
- 그러게 말이야

 

아까 정원에서
바륨을 주웠어

 

- 효과 있을까?
- 있지, 어서 먹여

 

- 알았어
- 서둘러

 

이걸 베게 해

 

그래야 기도가
안 막혀

 

고등학교 때 배웠어

 

- 서둘러
- 자요, 간질 약이에요

 

- 입 벌려
- 됐어

 

- 네, 아주 잘했어요
- 입 벌려

 

- 됐어
- 이제 괜찮을 거예요

 

- 혹시 작은...
- 들어와

 

문 잠그랬잖아

 

닫으라고 했지
잠그란 말은 안 했어

 

- 무슨 일이야?
- 간질 환자야

 

- 그렇구나, 근데 왜 묶었어?
- 기도가 막힐까 봐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맙소사

 

형을 협박했다고?
왜?

 

내가 그걸 말해도 되면
협박거리가 못 되지

 

악당인 건 확실하니까 일단 믿어
나중에 설명해줄게

 

그건 그렇고
이제 어쩔 거야?

 

그래, 어쩔 거야?
이젠 빼도 박도 못해

 

- 나도 몰라, 생각해봐
- 작가는 너잖아

 

해피엔딩을 만들어 봐

 

- 바륨은 약효가 얼마나 가?
- 바륨? 무슨 바륨?

 

바륨을 주웠어

 

간질에 좋을 것 같아서
몇 알 먹였지

 

몇 알?
이런, 젠장

 

- 왜?
- 왜?

 

그게...

 

그냥 바륨이잖아

 

정원에 떨어져 있었어

 

좋아, 잘 들어

 

다들 이게
바륨인 줄 아는데

 

- 바륨이 아니야
- 그래

 

실은 LSD에 LSD를 섞은
그러니까 LSD야

 

오스카도 실수로 하나 먹었거든
괴상한 짓 하는 게 그래서야

 

네가 왜
이런 걸 갖고 있어?

 

친구가 부탁해서
만든 거야

 

- 친구 누구? 에이미 와인하우스?
- 잠깐만

 

그러니까
일레인의 남자친구가

 

겨우 한 알 먹고

 

- 관을 뒤집은 거라고?
- 그래

 

- 젠장
- 동감이야

 

- 저자한테 몇 알 줬어?
- 4, 5알

 

4, 5알? 맙소사, 노먼!
저 사람 어째?

 

- 난 바륨인 줄 알았어
- 목소리 낮춰

 

난 바륨인 줄 알았어

 

- 5알?
- 그래

 

감기약이라도
5알까진 안 주겠다

 

생각 좀 하고 살아

 

구급차를 부를까 봐

 

그랬다가 억지로
LSD 먹인 게 들통나면

 

우린 그대로 철창행이야

 

- 죽기도 해?
- 조용히 해요!

 

- 뭐?
- 죽기도 하냐고

 

죽긴 무슨!
어쩌면

 

가능성이 없진 않아
상황에 따라 다르지

 

애런? 라이언?
안에 있니?

 

장례식 시작해야지

 

엄마, 금방 나갈게요

 

일단 나가자

 

장례식 치르면서
방법을 연구하는 거야

 

너희 둘은
남아서 감시해

 

내가 왜...

 

노먼, 도망 못 가게
잘 감시해

 

우리 나가고 나면
문 잠가

 

다 네 잘못이야
네 과학 실험 세트 탓이라고

 

- 중3 때...
- 시끄러워

 

엄마, 좀 어떠세요?

 

데이비스 목사님이
너희 둘을 찾으셔

 

- 애런, 넥타이는?
- 잃어버렸어요

 

이봐, 나로선 많이 참았어
더 이상은 안 돼

 

당장 장례식을
시작하지 않으면

 

사례비를 더
요구하는 수밖에 없네

 

지금 시작할게요
5분만 기다리시겠어요?

 

왜 또 이래?

 

- 내 말 좀 들어봐
- 이봐...

 

자기가 나랑
헤어진 건

 

- 자기 아버님이 날 좋아해서야
- 그렇지 않아!

 

- 좀 일으켜 줄래?
- 피부가 아주 촉촉하네

 

- 그만 좀 해!
- 알았어

 

내가 자기랑 헤어진 건
잘못된 만남이었기 때문이야

 

처음 몇 달간은
그런대로 괜찮았지

 

- 그런데 어느 순간...
- 괜찮은 정도라 아니라 아주...

 

- 내가 시계 사줬지?
- 여기 있어

 

- 그건 왜?
- 가져가

 

노먼의 파티 끝나고
함께 보낸 첫날밤 기억나?

 

- 끝내줬잖아
- 내가 필름이 끊겼었거든

 

자기가 당나귀라고 해도
같이 잤을 거야

 

- 고마워
- 칭찬이 아니야! 진짜...

 

그만 가
그냥 꺼져줘

 

날 못 잊는 거 알아
아무 말 마

 

왜 저래?

 

아름다워

 

감자 샐러드 좀
채워 놓지

 

- 작은할아버지
- 그래

 

누가 먹던 거예요
드시지 마세요

 

주인 없는 음식은
다 내 거야

 

표정이 왜 그래?

 

여자 때문이죠, 뭐

 

하여튼 문제 일으키는 건
모두 여자야

 

- 맞아요
- 문제 없다 싶으면

 

- 손도 못 대게 하고 말이야
- 맞아요

 

내가 진리를 가르쳐줄게

 

남자들 생각보단
영리하지만

 

자신들 생각보단
영리하지 않은 게 여자야

 

달콤한 암캐지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일레인은 절 소, 닭 보듯 한다고요

 

그새 변심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 괜히 튕기는 거야
- 그렇죠?

 

- 자길 차지하라 이거지
- 역시

 

여자는 강한 남자를
좋아하거든

 

- 그래요? 그래서 그런 거예요?
- 다가가서 마구 흔들어

 

- 흔들어요?
- 그래

 

- 흔들라고요?
- 그래 본 적 없지?

 

- 네
- 마구 흔든 다음 키스해

 

그래서 될지 모르겠어요

 

- 이런
- 왜요?

 

똥 마려워, 젠장
감자 샐러드 먹는 중인데

 

노먼!
나 똥 싸야 해!

 

- 눈동자가 이상해
- 좀비 같아

 

안에 누구 있어?

 

- 이봐!
- 누구세요?

 

- 화장실 써야 해, 문 열어!
- 따돌려

 

문 열어

 

- 2층 화장실을 쓰시면 안 돼요?
- 휠체어 타고 무슨 수로?

 

무슨 수로 올라가?

 

- 어쩌지?
- 나도 몰라

 

- 문 열어!
- 소파 뒤로 옮겨

 

젠장, 이러다 싸겠어
어서 문 열어

 

노먼!

 

- 망할 문 열어!
- 잠깐만요, 열쇠 찾고 있어요

 

나 급해
이 망할 뚱보야

 

- 미안해요
- 얼른 가서

 

열쇠 가져올게요

 

그러다 바지에
똥 싸면 안 되잖아요

 

어서 문 열어!
빌어먹을!

 

뭘 꾸물거려?

 

작은할아버지

 

작은할아버지고 뭐고
당장 나와서 휠체어 밀어

 

형, 머리를 굴려

 

- 굴리고 있어
- 그런데도

 

- 아무 대책이 안 서?
- 왜 내가 대책을 강구하는데?

 

- 그자를 묶은 건 너잖아
- 그럼 엄마가 알게 해?

 

언제부터 네가
엄마 걱정이었어?

 

건방진 자식

 

열등감이 심하군

 

왜? 형이 그렇게 바라던 걸
내가 해내서?

 

난 너처럼
자유롭지 못했어

 

부모님에 마누라까지
책임질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핑계 대지 마

 

3년 걸려 겨우 한 권 써놓곤
검증받을 배짱도 없지

 

어쩔 셈이야?
사후에 출간하게?

 

형이 투팍이야?
마키아벨리라도 돼?

 

그래도 내 건 '엄마의 비밀' 같은
삼류소설보단 나아

 

그것도 책이냐?

 

'검은 상처'?
네 책 읽는 것 자체가 상처야

 

그래서 형은 아직도
데뷔도 못하셨나?

 

적어도 내 책은
출간이나 되지

 

지금 잘난 척하는 거야?

 

- 치지 마
- 내 맘이야

 

- 치지 말라니까
- 내 맘이라니까

 

- 이럴 거야?
- 이럴 거다, 왜?

 

그래서?
한 대 치게?

 

아니
이럴 거야

 

- 자, 맛이 어때?
- 내 방울, 방울 아파

 

엄마한테 이를 거야

 

- 다 이를 거야
- 안 돼

 

엄마한텐 안 돼!
이르지 마!

 

- 형, 그럼 안 돼
- 각오해

 

- 가만...
- 애런

 

- 지금 바빠!
- 뭐 해?

 

- 가서 돌덩이 가져와
- 뭐 하는 거야?

 

- 놔, 형수한테 말해
- 뭔데?

 

- 뭐야?
- 이리 와

 

가죽 재킷 입은 남자
기억나?

 

그래
아버님 친구잖아

 

입에 담기 그런데
아버지랑 그 사람이...

 

각별한 사이였대

 

- 두 분이 섹스했대요
- 말도 안 돼요

 

- 진짜예요
- 설마요, 그 사람이랑? 확실해요?

 

- 혹시 거짓말...
- 확실해

 

문제는 그 사람이

 

- 3만 달러를 요구한다는 거야
- 3만 달러?

 

거절하면 아버지 사진을
공개하겠대

 

- 아버님 사진? 무슨 사진?
- 야한 사진

 

맙소사!

 

- 됐어요
- 서둘러!

 

- 설사인 것 같아
- 잠깐만요!

 

바지 벗겨!

 

- 직접 벗으세요!
- 무슨 수로? 능력이 안 돼!

 

몸이 성치 않다고!
속바지도 벗겨야지

 

- 서둘러
- 이게 팬티지 왜 속바지예요?

 

속바지 벗겨! 어서!
벗겼어? 빌어먹을

 

잠깐만요

 

- 아마추어 녀석들
- 잠깐만요! 잠깐만요!

 

- 아직 안 돼요! 손이 끼었어요!
- 어쩌다 손이...

 

- 쿠션 좋고
- 안 돼요! 손이 끼었다니까요!

 

작은할아버지, 안 돼요!

 

떨어져라
제발 떨어져

 

어쩌다 그랬어?
세상에!

 

노먼, 노먼!

 

제프, 수건 좀 줘

 

- 왜?
- 거기도 묻었어

 

안 돼! 안 돼!
맙소사, 안 돼!

 

- 노먼, 진정해, 진정해
- 안 돼!

 

입 안에도
들어간 것 같아

 

노먼, 정신 차려!

 

똥 먹는 게 나아?
감방 가는 게 나아? 생각해

 

네 말이 맞아
정신 차려야지

 

똥 먹은 일은
깨끗이 잊는 거야

 

- 잠깐 숨 좀 참을게
- 잊자, 잊자

 

- 젠장
- 이런

 

어... 어쩌다가...

 

- 확인해봐
- 이봐요, 이봐요?

 

이봐요
괜찮아요?

 

젠장

 

- 이봐요
- 확인해봐

 

- 괜찮아요?
- 정신 차려요, 죽으면 안 돼요

 

- 이름이 뭐야?
- 난들 아냐?

 

- 그냥 래리라고 불러봐
- 래리?

 

흔들어 깨워

 

- 래리?
- 더 크게

 

- 이봐요, 래리?
- 래리가 아닌가 봐

 

버트, 어니, 빅 버드
아무거나 해봐

 

숨쉬는지 볼게

 

살아 있다면
숨 쉬겠지, 안 그래?

 

그러니 숨 쉬는지
확인해보는 거야

 

제발 숨 쉬어라
안 쉬네

 

- 젠장
- 왜?

 

죽었어

 

우리 저축액의 반을
그 사람한테 줘

 

- 그렇게 간단치가 않아
- 왜?

 

형은 돈 주기 싫대요

 

- 그럼 도련님이 주면 되겠네요
- 문제는 그게 아녜요

 

형이 돈을
안 주려는 이유는

 

그자가 형의 소설을
혹평했기 때문이라고요

 

- 야, 닥쳐
- 잠깐, 뭐라고?

 

자기 소설?

 

난 손도 못 대게 하면서
그 사람한텐 보여줬다고?

 

- 내가 보여준 게 아니야
- 그래?

 

그래, 애런?
그런 거야?

 

고맙다

 

내버려둬
저러다 말겠지

 

하여튼 저 백인 놈은
그런 짓을 당해도 싸

 

하나만 묻자

 

넌 아버지가 우리 몰래
땅꼬마랑 게이 섹스를 한 것보다

 

상대가 백인이었다는 게
더 화가 나는 거지?

 

그런 말도 안 되는...
관두자, 나 유족이야

 

유족이지

 

안녕하세요?

 

쟤 또 뭐야?

 

노먼, 루이 암스트롱 흉내는
왜 내는 거야?

 

애런, 라이언
서재로 잠깐 와줄래?

 

똥 냄새가 나

 

실례합니다

 

무슨 일이야?
잠깐만

 

구급차 불러
어서 불러

 

소용없어

 

무슨 뜻이야?

 

직접 봐, 죽었어

 

숨이 끊어졌다고?

 

- 그건 당연한 거 아니야?
- 뭔 짓을 한 거야?

 

- 아무 짓 안 했어
- 근데 왜 죽어?

 

아까까지 멀쩡했어

 

너희한테 죽이라고
말한 적도 없고 말이야

 

탁자랑 싸움이 붙었는데
탁자가 이겼어

 

- 일 났다
- 그러게

 

- 어떡하지?
- 최고 종신형이야

 

난 약속이 있어서
그만 가볼게

 

왜 이러시나?

 

난 감방엔 못 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감방 가면 두드러기가
급속도로 퍼진다는 거 알아?

 

헛소리 그만 해
조문객 중 아무도 이자를 몰라

 

이름을 알기는커녕
이런 자가 온 것도 모른다고

 

모른다고?
이런 난쟁이를?

 

시체를 유기한 다음

 

- 시치미 떼면 돼
- 어떻게 유기할 건데?

 

인터넷 장터에
내다 팔까?

 

중고 소파 파는 데만도
두 달이 걸리더라!

 

잠깐만

 

에드워드 삼촌의 관이
얼마나 크지?

 

우리 아버지랑
같이 묻으라고?

 

안 될 것 없잖아
아무도 모를 거야

 

- 그렇게 하자
- 잠깐만

 

제프 말도 일리가 있어
생각해봐

 

관도 있겠다
묻을 땅도 있겠다

 

싫으면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보든가

 

같이 묻자

 

이상하지? 자기가 그런 말로
아무리 날 떼내려 한들

 

난 우리가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하거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잖아

 

일레인, 농담 아니야
인생은 한 번뿐이라고

 

그러니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해줄 사람을 선택해

 

오스카를 만나고부터
나 아닌 주변에 눈을 돌리게 됐어

 

당신도 그렇게 해봐

 

우리 아버지 돈이 아닌
다른 것에 눈을 돌리라고

 

진짜 한기가 돈다

 

- 난 자길 사랑해
- 당신이 사랑하는 건 자신이지

 

구색을 맞추려니
내가 필요한 거고

 

그래서가 아니야
당신한텐 내가 어울려

 

- 철 좀 들어
- 농담 아니야

 

저 자식에 비해
내가 못한 게 뭐야?

 

성공한 것도 죄야?

 

오스카는 상대를
배려할 줄 알아

 

- 미치겠네
- 당신은

 

자신밖에 모르지만

 

- 오스카는 달라
- 웃기네

 

타인을 도울 줄 안다고
남을 배려하고

 

- 사려가 깊고 성격이 차분해
- 그래?

 

당신한테 없는 장점이
얼마나 많은데

 

- 지붕에 올라가서 홀딱 벗기?
- 뭐?

 

세상에

 

맙소사! 오스카!

 

이리 와
아까부터 벼렸어

 

무슨 짓이야?

 

- 몰라, 어쨌든 이리 와
- 이거 놔! 안 돼!

 

- 일레인? 맙소사
- 이거 놔!

 

- 일레인!
- 맙소사!

 

- 농담 아니야
- 오스카!

 

오스카, 괜찮아?
무슨 짓이야?

 

- 잘해보려고 했는데...
- 오스카!

 

...꼭 이래야만 했어?
피 안 나, 주먹이 별로 안 맵네

 

오스카!
뭐 하는 거야?

 

- 내가 뭘?
- 무슨 짓이야?

 

- 너야말로 키스했잖아
- 아니야!

 

- 키스 안 했어!
- 내가 봤어!

 

- 키스했어!
- 안 했어

 

- 진짜야
- 한마디만 더 할게

 

- 바람을 피우다니
- 닥치고 꺼져!

 

애인이 바람피웠어요
뛰어내릴 거야

 

- 안 돼! 자기야! 진정해
- 좋아, 다 관둬

 

둘이 잘 만났네

 

- 다 약 때문이야
- 뛰어내릴 거야

 

오스카, 안 돼!

 

오스카, 돌아와!
자기야, 부탁이야!

 

- 뛰어내릴 거야
- 오스카, 그러다 다쳐

 

오스카!
맙소사!

 

- 오스카, 괜찮아?
- 괜찮아

 

개미들 좀 봐
젠장

 

진짜 높네
하느님 맙소사

 

관엔 어떻게 집어넣지?

 

네가 가져온
루이 뷔통 가방을 써

 

난쟁이 둘은
거뜬히 들어가겠더라

 

형, 싸움은 나중에 하고
발등의 불부터 꺼

 

- 빨래통에 숨겨 밀반출하는 거야
- 와

 

감방 영화 보면
그렇게 하던데, 뭘

 

- 노먼, 데렉이야, 문 좀 열어
- 젠장!

 

- 화장실로 옮겨
- 노먼!

 

- 잠깐만!
- 노먼

 

잠깐만!
바지 좀 입고!

 

- 무슨 바지?
- 기다려!

 

문 열어
비상 사태야

 

- 노먼, 문 열어
- 젠장

 

뭐야? 애런?

 

작은할아버지가
왜 여기 계셔?

 

- 똥 마렵다고 해서!
- 상관없어, 당장 모시고 나가

 

- 제정신이야?
- 나한테 똥 냄새 나는 게...

 

애런?
문 열어, 어서

 

- 데렉
- 애런

 

노먼 좀 불러줘

 

나 여기 있어
왜 그래?

 

노먼, 오스카가
정신이 나갔는지 지붕...

 

- 왜 다들 모여 있어?
- 그냥, 무슨 일인데?

 

오스카가 정신이 나가선
알몸인 채로 지붕에 올라갔어

 

나랑 일레인이 키스하는 걸 봤거든
지붕에서 뛰어내리겠대

 

- 너랑 일레인이 키스했다고?
- 그래, 일레인은 날 사랑한다니까

 

- 젠장!
- 왜?

 

가봐야겠어

 

- 가다니 어딜?
- 오스카가 뛰어내리면

 

누나가 날
가만 안 둘 거야

 

줄행랑치는 건 싫지만
도리가 없어

 

젠장! 다녀올 테니 문 잠가
더는 시체 만들지 말고

 

- 저 여자가 바람을 피웠거든요
- 제발 내려와

 

- 뛰어내릴 거예요
- 오스카, 무슨 짓이야?

 

- 일레인이 바람피웠어
- 오스카

 

난 결백해!
엉겁결에 당한 거야!

 

오스카!
그만 내려와

 

제발 내려와

 

- 그러다 다쳐
- 키스하는 거 봤어

 

바람피우는 거
내 눈으로 봤다고

 

- 들어와서 얘기해
- 바람둥이, 바람둥이

 

- 궁둥이 흔들흔들
- 오스카, 부탁이야!

 

시끄러워, 바람둥이!
바람피운 여자는 말이 없다

 

- 나도 올라갈게
- 됐네요

 

자기가 안 내려오니

 

- 내가 올라갈 거야
- 일레인, 이건 남자들 일이야!

 

- 여자는... 오지 마!
- 안 돼! 뭐 하는 거야?

 

- 누나, 누나!
- 올라오면 뛰어내릴 거야

 

한 발자국만 더 움직이면
진짜 뛰어내려

 

- 일레인!
- 일레인

 

- 일레인!
- 내려가! 뛰어내릴 거야

 

무슨 짓이야?
일레인!

 

- 여보
- 뭐야?

 

- 맙소사, 이번엔 또 뭐야?
- 여보

 

그자를 내보낼 기회야
여기 서서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알았어
애써 볼게

 

- 나한테 빚진 거야
- 알았어

 

- 크게 갚아야 해
- 알았어

 

- 내 정자 다 가져
- 좋았어

 

- 안 돼
- 정자를 다 가지래

 

좋아

 

- 누구세요?
- 애런이야

 

나 말고 누구겠어?
문 열어

 

다들 밖에 있어
지금 시체를 옮겨야 해

 

- 좋아
- 시작해

 

- 팔을 위로 들게
- 좋아, 그렇지

 

- 됐어?
- 조심해

 

시체도 멍들 수 있어

 

- 보기보다 무겁네
- 방향을 바꿔

 

- 네가 앞장서
- 머리 조심해

 

- 알았어
- 머리 조심해

 

아버지도 참
가벼운 사람을 고르시지

 

서둘러

 

서둘러

 

빨리 와

 

- 누가 오는지 봐
- 알았어

 

거기 젊은이

 

- 목사님!
- 전화가 어디 있지?

 

여쭐 게 있어요

 

몇 살 때 성직에
몸담을 결심을 하셨죠?

 

조심해, 조심

 

- 급히 전화할 데가 있어
- 그렇군요

 

- 이 안에 있나?
- 여긴 없어요

 

고해성사할게요

 

- 난 신부가 아니야
- 괜찮아요, 저도 가톨릭 아녜요!

 

그런데 얼마 전 성령이
번지수를 잘못 찾아왔지 뭐예요?

 

전 스트립 클럽이 좋아요

 

땀 냄새에 봉
튼 살, 제왕절개 자국

 

생크림은 생각도 못했어요
전 당뇨병을 앓기 때문에

 

생크림 잘못 먹으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거든요

 

- 됐어?
- 그래

 

자세가 맘에 안 들어

 

아버지는 이편을
선호할지도 몰라

 

그만 좀 해라
너한텐 매사가 장난이지?

 

관두자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대체 왜 그래?

 

형도 인생을
좀 즐기면서 살아봐

 

한번이라도 본능에
충실해 보라고

 

꽉 막혔으니
글이 써질 리가 있나

 

- 말 다 했어?
- 그래, 다 했다

 

마무리해

 

저한테 빛이 비치더니
천사가 내려왔는데

 

- 스트리퍼 복장인 거예요
- 이봐

 

비상 사태야
웬 젊은이가 지붕에서

 

- 뛰어내리려 해
- 걱정 마세요

 

- 자기가 좋아서...
- 저게 뭐야?

 

목사님
아직 얘기 안 끝났어요

 

- 클럽에서 샬론다를 만났거든요
- 기도하세

 

편히 쉬세요, 아버지

 

- 오스카...
- 더 다가오면

 

- 뛰어내릴 거야
- 사랑해, 나한텐 자기뿐이야

 

- 그럼 저 자식은?
- 관심 없어

 

- 둘이 진하게 키스하는 거 봤어
- 나도 당했다니까!

 

상관없어
자긴 나한테 과분해

 

- 그렇지 않아
- 아버님도 날 싫어하잖아

 

- 자기 앞길 막기 싫어
- 제발 들어가자

 

- 싫어, 혼자 들어가
- 같이 가야 해

 

내가 왜?

 

아빠가 될 테니까

 

- 나 임신했어?
- 아니

 

- 내가 임신했어
- 자기도?

 

그래
우리가 임신했어

 

- 우리한테 아기가 생기는 거야?
- 그래

 

진짜?

 

자기야, 겁나서 혼났어
다신 그러지 마

 

우리 임신했어요!

 

- 미치겠군
- 걱정 마세요

 

나도 누가
임신 좀 시켜주지

 

꼴 좋군!

 

저도 화난다고요

 

형수님한테 가봐야겠어

 

애런? 서둘러!
비상 사태 해결됐어!

 

애런!
그 사람 떠났어?

 

- 그런가 봐
- 그럼 다 끝난 거지?

 

그래요, 모두...

 

- 잘됐어
- 그래요

 

- 이제 내려갈 거지?
- 그래

 

- 가자
- 그래

 

맙소사!

 

오스카, 맙소사!
꽉 잡아!

 

자기야
하느님 맙소사!

 

- 제프!
- 젠장!

 

- 제프! 도와줘!
- 거기 꼼짝 말고 있어!

 

- 지금 갈게!
- 조심해, 저 친구 이상해

 

- 알아요
- 알겠지?

 

제프가 올라갔어
조금만 참아

 

- 제프!
- 못 버티겠어

 

힘내!

 

제프! 서둘러!

 

- 힘내!
- 더는 못하겠어

 

- 도와줘요!
- 사람 살려!

 

- 제프!
- 제프!

 

- 지금 가요!
- 서둘러

 

오스카!

 

자기야, 힘내
나 혼자서는 무리야

 

- 누구야?
- 됐어, 잡았어

 

- 제프! 제프야!
- 제프?

 

근데 기분이
왜 이렇게 묘하지?

 

자, 힘내

 

- 잡았어?
- 뺨에 바짝 댔어

 

- 좋아, 이제 놓는다!
- 뺨에 댔어

 

- 제프가 준비됐대
- 물건이 엄청 크네

 

누구 한 명
더 있었으면 좋겠어

 

- 좋아
- 천천히 내려

 

- 자기 예쁘다
- 사랑해

 

사랑해!

 

숙모님

 

노먼

 

너한테서 나는 냄새니?

 

애런?

 

- 애런, 장례식을 재개해
- 목사님 모셔올게요

 

라이언, 네 덕에
일이 빨리 수습됐구나

 

정말 잘 왔다

 

작은할아버지는?

 

한결 나아졌어

 

- 다행이야
- 자기랑 아기 덕이야

 

처남도 고마웠어

 

고마워, 제프

 

- 진짜 용감했어
- 잠깐

 

매형이 싫은 건 아닌데
서로 살이 안 닿았으면 좋겠어요

 

- 알았어
- 좋아요

 

- 제프
- 그래

 

고마워

 

박하 사탕 좀
무더기로 사와야겠어

 

다행이야, 자기야

 

- 젠장
- 제프

 

죄송해요, 아버지
아직 극복이 안 돼서요

 

단추 채웠어?

 

- 응
- 좋아

 

- 일레인
- 아빠

 

- 무사해서 다행이다
- 네, 둘 다 무사해요

 

그리고 자네
이게 무슨 망신이야?

 

다시는 내 딸
만나지 마

 

- 아빠...
- 일레인, 넌 빠져

 

싫어요! 그렇겐 못해요
이건 제 인생이에요

 

아빠 맘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다고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할아버지 소리
듣고 싶으시면

 

고집을 버리세요
아시겠어요?

 

- 사랑해요
- 우리 귀염둥이

 

그래

 

저도 사랑해요, 아빠

 

대체 어디 있었어?

 

- 죄송해요, 작은할아버지
- 죄송해요

 

누가 자살극을 벌이는 바람에
수습하느라 늦었어요

 

바지 입혀 드릴게요
잠깐만요

 

됐어, 아까 들고 들어온
시체는 어딨어?

 

- 네?
- 시체요?

 

- 시체라뇨?
- 수작 부리지 마!

 

양로원에서 죽은 사람
지겹게 봐온 나야

 

어서 나가
냄새 나 죽겠어!

 

- 두드러기는 좀 어때?
- 몰라

 

지금은 똥 냄새가
더 걱정이야

 

그래, 두드러기 난 곳에
식초를 발라 봐

 

우리 집안 비밀인데
알려주는 거야

 

그리고 똥 냄새는

 

씻는 것 말곤
방법이 없을 것 같다

 

- 고마워
- 천만에

 

- 일레인 일은 유감이야
- 괜찮아

 

아기를 낳는대
내가 아빠 재목으로 보여?

 

- 아니
- 아니지

 

황당한 하루였어

 

관에서 시체가 떨어지지 않나
사람이 지붕에 매달리지 않나

 

열쇠 좀 줘
차에서 기다릴게

 

- 뭐?
- 너무 피곤해

 

- 알았어
- 고마워

 

이봐

 

- 사랑해
- 나도 사랑해

 

내가 봤어!
시체였다니까!

 

- 알아요, 저희도 봤어요
- 젠장

 

그게 아니야, 화장실에 있었어
시체가 화장실에 있었다니까

 

정신없는 하루였어

 

난 즐거웠는걸
장례식장치고는 말이야

 

- 저기, 아기 말인데...
- 알아, 때가 되면 생기겠지

 

- 안 그래?
- 맞아

 

장례식부터 치르자

 

나머지 일은
나중에 걱정해도 돼

 

조문은 어떡하지?

 

아버지 비밀을
알고 나니...

 

빌어먹을
언제 시작할 거야?

 

이봐, 당장 끝내자고

 

이것 때문에
여러 행사 놓쳤어

 

- 알겠습니다, 시작하세요
- 좋아, 관은 개방할 거야?

 

- 아뇨!
- 아뇨

 

알았어

 

모두 앉아주세요

 

- 모자 쓰신 분?
- 네?

 

앉으세요

 

유족을 대신해
이런저런 소동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장남인 애런의
조문부터 다시 시작하죠

 

감사합니다

 

좋아요

 

'저희 아버님은
특별한 분이셨죠'

 

'아버님이 태어난 19...'

 

- 저건 또 뭐야?
- 안에 누가 있나 봐요

 

그것 봐요!
내 말이 맞잖아요!

 

'아버님이 태어난 1930...'

 

젠장

 

젠장

 

뭐야!

 

우리 아버지 관에서
뭐 하는 거야?

 

에드워드, 보고 싶어!

 

에드워드랑
함께 있게 해줘!

 

내 사진
내 아름다운 추억!

 

엄마, 안 돼요

 

나쁜 자식!

 

저희 아버님은!

 

저희 아버님은
특별한 분이셨죠

 

완벽했냐고요?

 

아뇨

 

하지만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그런 아버님께

 

저희 모두 사랑하고 아끼고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얘기 들을 자격
있으시잖아요

 

남자가 'Dreamgirls' 를
좋아하면 좀 어때요?

 

인생은 복잡합니다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죠

 

아버님은 최선을 다해
사셨어요

 

그리고

 

저희에게
꿈을 좇으라셨죠

 

모두 가시기 전에

 

아버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정하고 상냥하고 온화한 분이셨죠
어느 누구도 비난하지 않고

 

남을 험 담하지도 않았으며

 

인종, 종교, 성별에 대한
어떤 편견도 없었습니다

 

키에 대해서도요

 

제가 아버님의
반만 닮아도

 

미래에 태어날
제 아이는

 

축복받은 겁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조문이었어

 

다 잘될 거야

 

수고했어

 

오스카, 그만 해

 

게이일 줄 알았다니까

 

엄마는 어떠셔?

 

괜찮아
쉬고 계셔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릴 거야
아버지가...

 

그랬다는 거 말이야

 

잘 극복하실 거야

 

조문 꽤 멋졌어
직접 썼어?

 

누가 나더러
본능에 충실하라더라

 

나처럼 아버지도
형이 자랑스러웠을 거야

 

형이 쓴 소설 봐줄 테니까
준비되면 연락해

 

그래

 

- 다음 주에 보낼게
- 좋아

 

- 미셸한테 먼저 보여준 다음에
- 그래

 

안 그러면
진짜 화낼 거라고

 

그래
고마웠어

 

정말 지금 떠나게?

 

레이커스 경기 있어

 

- 코비 팬이잖아
- 됐어

 

여기 있어봤자
형만 못살게 굴 텐데, 뭘

 

그냥 갈래

 

가서 일해야지
가끔 아버지 생각하면서

 

나도 그럴 거야

 

왜? 공항까지 타고 갈
차가 없잖아

 

쇠고랑 안 차게
조심해

 

- 형수님
- 도련님

 

- 우리 형수님
- 약속해요

 

- 다음엔 오래 있다 가야 해요
- 알았어요, 갈게, 형

 

다음 장례식 때 보자

 

- 사랑해
- 나도 사랑해

 

공항까지
운전해줄 건가 봐

 

응, 저러다가
사고 치지 싶어

 

사탕처럼 달콤해

 

피곤하다
힘든 하루였어

 

보통 힘든 하루가
아니었지

 

- 그거 알아?
- 뭐?

 

귀가 솔깃해지네

 

어머님도 조문객도
작은할아버지도 없어

 

- 작은할아버지 어디 계셔?
- 2층에

 

푹 주무시라고
바륨 드렸어

 

뭐?

 

젠장
그것 참

 

세상이 온통 초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