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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아일랜드

 

보스턴 하버아일랜즈
1954년

 

"테디", 정신 차리자

 

저건 물이야

 

엄청난 양의 물

 

진정하자

 

- 보스, 괜찮아요?
- 멀쩡해, 단지...

 

멀미가 날 뿐

 

- 자네가 내 파트너야?
- 네

 

첫날부터 변기에
머리 처박은 꼴이나 보이다니

 

"테디 다니엘스"란
전설적 이름에

 

- 걸맞진 않죠
- 전설?

 

포틀랜드 보안관들은
꽤나 시시한 모양이군

 

시애틀이에요
전 시애틀에서 파견됐어요

 

보안관 생활은
얼마나 했나?

 

4년 됐죠

 

자네 이름은 처음 듣는데

 

보스는요?
결혼은 하셨습니까?

 

했었지

 

사별했어

 

- 그것도 모르고...
- 됐네

 

일하러 간 새에
아파트에 불이 났어

 

사망자는 네 명

 

아내는 연기에 질식사했지
불 때문이 아니라

 

안됐네요

 

망할 놈의 담배는
어디 간 거야?

 

제 거 드릴게요

 

주머니에서 사라졌어

 

정부 관료가
훔쳐갔나 보죠

 

고맙네

 

이 기관에 대해선
들었나?

 

정신병원이잖아요

 

중범죄자 수용
정신병원

 

머리에 꽃이나 꽂는
환자들만 있었다면

 

우리가 안 나서도 되겠죠

 

- 저기가 목적지인가요?
- 그렇습니다

 

저 섬의 반대편은
암절벽이에요

 

섬의 유일한 출입구는
선착장이죠

 

내리시자마자
출항할 겁니다

 

서둘러 하선하세요

 

- 왜요?
- 폭풍우가 다가와요

 

보안관 부관

 

연방보안관 배지는
처음 보네요

 

"맥퍼슨"
부소장입니다

 

여긴 셔터 아일랜드고요

 

애쉬클리프로 모시죠

 

분위기가 살벌하네요

 

지금은 모두
초긴장 상태입니다

 

"한때 삶과 사랑과 웃음을
누렸던 우리를 기억하라"

 

전기 울타리야

 

어떻게 아세요?

 

전에도 본 적이 있어

 

수사에는 적극
협조하겠습니다만

 

이곳에선 내규를
따라야 합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 붉은 벽돌 건물이
남성병동인 A 병동입니다

 

B 병동, 여성병동은
왼편에 있습니다

 

절벽 위에 있는 건
C 병동인데

 

남북전쟁 당시 요새였죠

 

흉악범들이 수감된 곳입니다

 

저와 "코리" 박사님이

 

동의서를 쓰고
동행해야만

 

출입할 수 있습니다

 

정신병이 옮기라도 하나요?

 

총기반입은 안 됩니다

 

우린 연방보안관입니다

 

총기는 항시
소지해야 하죠

 

연방교도소법
제319항에 의하면

 

교도소 내 최종결정권은

 

교도소 관료에게 있죠

 

총기를 소지하면
못 들어갑니다

 

좋습니다
공적인 절차가 끝났으니

 

"코리" 박사님을
뵈러 가죠

 

수감자는
언제 탈출했죠?

 

자세한 사항은 "코리" 박사님께
들으세요, 규정입니다

 

교정직 공무원이

 

정신병원에서 일해요?

 

이런 시설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죠

 

우린 가장 위험한
환자들만 받습니다

 

일반 병원에서는
감당 못하는 환자요

 

박사님은 유일무이한
시설을 만들어내서

 

치료 불가능한
환자를 돕죠

 

존스홉킨스와 하버드를
수석 졸업했죠

 

신분증 부탁합니다

 

배지를 보여주세요

 

박사님께선 컨설팅도
많이 하세요, 런던 경찰국

 

영국 정보국
미국 전략정보국

 

왜죠?

 

왜라뇨?

 

왜 정보국에서
정신과 의사를 찾죠?

 

그건 직접 여쭈세요

 

- "다니엘스" 보안관님
- "코리" 박사님

 

"아울" 보안관님

 

고마워요, 부소장
나가보세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박사님 얘기를
많이 하더군요

 

부소장은 이 일에
자부심이 크죠

 

정확히 어떤 일입니까?

 

법 집행과 의학 치료의
도덕적 합집합이라고나 할까요?

 

뭐랑 뭐의 뭐라고요?

 

실물과 아주 비슷한
그림입니다

 

과거엔 환자에게
족쇄를 채워

 

오물을 뒤집어씌웠죠

 

매질을 하거나

 

뇌에 나사를 박고

 

정신을 잃을 때까지
얼음물에 빠트리기도 했죠

 

- 지금은요?
- 치료를 하죠

 

병을 고치고자
노력합니다

 

완치에 실패해도

 

평온한 여생을
누리도록 돕죠

 

흉악한 범죄자를
도와요?

 

사람을 해쳤잖아요

 

- 살인도 했고요
- 대부분이 그랬죠

 

그런 놈들이라면

 

평온한 여생은
개나 주시죠

 

전 의사이지
판사가 아닙니다

 

- 그 여성 수감자는...
- 환자입니다

 

네, 환자요

 

이름이 "레이첼 솔란도"죠
어제 탈옥했다고 들었어요

 

지난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요

 

위험인물입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자녀 셋을 살해했어요

 

집 근처 호수에서
익사시켰습니다

 

숨이 끊길 때까지
물속에 처넣고는

 

집으로 데리고 와
식탁에 앉히고

 

식사까지 했죠

 

- 남편은요?
- 노르망디 해안에서 사망했어요

 

전쟁미망인이죠
처음 입원했을 땐 식사를 거부하며

 

아이들이 안 죽었다고 우겼죠

 

죄송한데
아스피린 없나요?

 

두통이 심한가 봐요?

 

네, 오늘은 뱃멀미
때문이에요

 

탈수증세군요

 

- 보스, 괜찮아요?
- 그래

 

그렇다면 간단한
처방이 좋겠군요

 

감사합니다

 

"레이첼"은
애들이 살아있고

 

이곳이 자신의
집이라고 착각해요

 

- 농담이죠?
- 현실감각이 없어요

 

이곳이 병원이란 걸
인식 못 하고

 

우리를 배달부쯤으로
생각하죠

 

애들이 살아있다는
환상을 유지하고자

 

허구의 세상을 꾸며

 

우릴 그 일부로 만들었죠

 

주변 수색은 하셨나요?

 

섬을 샅샅이 뒤졌지만

 

흔적조차 없습니다

 

어떻게 감방을 떠났는지도
미스터리예요

 

문은 잠겨 있었고
창문엔 철창이 있어요

 

초능력이라도
발휘한 것 같아요

 

집단치료 후
이곳에 가뒀는데

 

자정 순찰 때
사라졌습니다

 

"레이첼"은 왜 현실을
직시 못하죠?

 

정신병원이란 걸
눈치 못 채다니 대단하네요

 

- 환자의 신발은 몇 켤레죠?
- 두 켤레요

 

정신병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닙니다

 

맨발로 탈출했나요?

 

10미터도 못 갈 텐데요

 

"4의 규칙"
67은 누구인가?

 

"레이첼"의 필적은 맞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군요

 

- 정신의학 용어 아녜요?
- 아닙니다

 

"67은 누구인가?"

 

난들 어떻게 알겠어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별 뜻 없는 글일까요?

 

아뇨, "레이첼"은
무척 똑똑해요

 

중요한 단서일 거예요

 

실례지만 이건 저희가
보관하겠습니다

 

이곳을 지나갔을
거라고요?

 

소등 후 잡역부들이
여기서 카드놀이를 하죠

 

어젠 일곱 명이
계단 앞에서

 

포커를 했는데

 

어떻게 몰래
빠져나갔을까요?

 

왜...

 

투명인간이라도 됐나?

 

인사기록을 보여주세요

 

어젯밤에 근무했던
의료진, 교도관 전부요

 

고려해보겠습니다

 

이건 부탁이 아닙니다

 

이곳은 연방시설이고
위험한 수감자가...

 

- 환자요
- 그렇죠

 

환자가 도주했으니
협조하지 않으면...

 

노력해보도록 하죠

 

직원들과 면담도
해야겠습니다

 

저녁 후에
회의실로 소집하죠

 

원한다면 이제 수색팀과
합류해도 좋습니다

 

육지까지는 18km인데
바닷물은 얼음장입니다

 

어젯밤 밀물이
꽤 셌으니

 

수영을 시도했다면

 

주검이 돼 발견됐겠죠

 

저쪽 동굴은
확인했나요?

 

저긴 못 가요

 

절벽 아래는 덩굴옻나무

 

참나무, 옻나무가 자라죠
가시가 돋은 식물 천지라고요

 

맨발로는 갈 수 없죠

 

반대편을 확인합시다!

 

- 저건 뭐죠?
- 옛 등대예요

 

이미 수색했습니다

 

저기도 환자가
수감됐나요?

 

하수 처리 시설이에요

 

곧 어두워지겠군요
오늘은 이만 접죠

 

해산한다!

 

층계참을 지키고
있었다고요?

 

누군가 감방을 나갔다면

 

제가 봤을 겁니다

 

"레이첼"의 길목을
또 누가 지키고 있었죠?

 

저요
"글렌 미가"요

 

아무것도 못 봤어요

 

밤새 자리를
안 비웠나요?

 

네, 하지만
아무도 못 봤어요

 

"글렌"

 

"글렌"

 

솔직히 말해요

 

잠시 화장실엔
갔었어요

 

규정을 위반했단 건가?

 

아주 잠깐이었어요

 

잠시 짚고 넘어가죠

 

"레이첼"은 소등 전에
입실했잖아요

 

그전엔 뭐 했는지
아는 사람?

 

없어요?

 

정말 아무도
모른단 말이에요?

 

집단치료를 받았어요

 

별일 없었나요?

 

"별일"이 뭐죠?

 

네?

 

여긴 정신병원이에요
중범죄자를 위한 곳

 

하루하루가
"별일"의 연속이에요

 

그럼 다시 묻죠

 

집단치료 도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은 없었나요?

 

- 평소보다요?
- 맞습니다

 

없었어요

 

"레이첼"은
아무 말도 안 했나요?

 

비 걱정을 하더라고요

 

이곳 음식이 싫댔고요
늘 불평불만이었죠

 

어젯밤에도요

 

집단치료에
의사도 참여했나요?

 

"시한" 선생님이
주도했어요

 

"시한"?

 

네, 담당자셨어요

 

"레이첼"의
주치의이기도 하고요

 

만나봐야겠군요

 

불가능합니다
오전 배편으로 떠났어요

 

휴가를 계속
미뤄왔었거든요

 

위험한 환자가 탈출했는데
완전 봉쇄는 못할망정

 

주치의에게
휴가를 허락해요?

 

의사는 죄가 없으니까요

 

연락처는 있습니까?

 

여보세요?

 

여보세요?

 

누구 없어요?

 

전화가 끊겼어요

 

폭풍우 때문이에요

 

보안관들이 급하다고 하니

 

연결되는 즉시 알려주게

 

9시쯤 집에서
술 한잔할 생각이니

 

생각 있으면 들르세요

 

네, 그럼
얘기는 그때 하죠

 

여태껏 한 건
얘기가 아닌가요?

 

나도 여기서
일할 걸 그랬네요

 

꽤 호화롭죠?
C 병동처럼

 

남북전쟁 때 지어졌고

 

사령관의
거처로 사용됐죠

 

그 사령관은
군법회의에 회부됐답니다

 

그래도 싸군요

 

음악 좋네요
"브람스"인가요?

 

- "말러"야
- 맞습니다

 

이쪽은 "제레미아 내링"
선생님입니다

 

피아노 현악 4중주죠

 

뭐로 드릴까요?

 

- 라이 위스키요
- 탄산수와 얼음이오

 

술 안 좋아하나 봐요?
놀랍군요

 

그 바닥 사람들은
술을 즐기지 않나요?

 

그런 사람도 있죠
그쪽은요?

 

- 네?
- 그쪽 바닥, 정신의학이오

 

술꾼이 넘쳐난다고
알고 있는데

 

잘 모르겠네요

 

손에 든 건 술이 아니라
아이스티인가요?

 

재치 있군요

 

방어기제가 아주
잘 발달됐어요

 

심문받을 때
유리하겠어요

 

당신 같은 남자가
제 전문 분야죠

 

- 폭력을 가까이하는 남자
- 비약이 지나치군요

 

비약이 아닙니다

 

폭력을 가까이한다는
말의 뜻은

 

폭력을 행사한다는
뜻이 아니었어요

 

사뭇 달라요

 

한 수 가르쳐 주시죠

 

두 분은 해외에서
복무했죠?

 

우리가 행정병이었을 것
같죠?

 

그렇지 않습니다

 

두 분은 한 번도
싸움에서 도망친 적이 없어요

 

싸움을 즐겨서가 아니라

 

후퇴를 모르기 때문이죠

 

줄행랑치지
말라고 배웠거든요

 

그런가요?

 

누가 그렇게 키웠죠?

 

저요?

 

늑대요

 

훌륭한 방어기제군요

 

신을 믿나요?

 

진지하게 묻는 겁니다

 

죽음의 수용소를
본 적 있죠?

 

다 좋은데

 

자음을
세게 발음하네요

 

설마 독일인이세요?

 

합법적 이민도
죄가 되나요?

 

본인의 생각은 어때요?

 

"시한" 선생과 직원들의

 

인사기록이 필요해요

 

인사기록은 일절
공개할 수 없습니다

 

- 수사에 필요합니다
- 절대 안 돼요

 

헛소리 집어치워요!

 

총책임자가 누구죠?

 

여러분의 요청을
감찰위원회에 전달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거절? 위원회나 박사는
거절할 권한이 없습니다

 

힘닿는 데까진 도울 테니
수사를 계속해요

 

수사는 종결됐어요

 

보고서를 제출할 겁니다

 

- 연방수사국에요
- 네, 연방수사국에요

 

내일 떠나겠습니다
척, 그만 가지!

 

좋은 밤이네요

 

잡역부 숙소에서
주무세요

 

"4의 규칙"
67은 누구인가?

 

정말 떠날 건가요?

 

왜?

 

글쎄요
포기해본 적이 없어서요

 

여태껏 진실은
한마디도 못 들었네

 

"레이첼"은 혼자서 감방문을 따지도
맨발로 도망치지도 않았어

 

공범이 있어

 

"코리" 박사는 지금쯤
저택에 처박혀

 

자기 태도를
반성하겠지

 

- 아침이 되면...
- 떠본 거예요?

 

그런 거 아냐

 

이걸 한 무더기나
발견했어

 

술독에 빠져
사는 거야?

 

난 전쟁 때
많은 사람을 죽였어

 

그래서 마시는 거야?

 

당신 진짜야?

 

아니

 

그 여잔 여기 있어

 

누구?

 

"레이첼"?

 

떠난 적 없어

 

오두막집에서
보낸 여름 생각나?

 

정말 행복했는데

 

여잔 여기 있어

 

떠나면 안 돼

 

떠나지 않을 거야

 

미치도록 사랑해

 

난 이미 죽었어

 

아니야

 

맞아

 

그만 깨어나야 해

 

난 안 가

 

당신이 여기 있잖아

 

아니야
내 죽음을 인정해

 

여자는 여기 있어

 

남자도 마찬가지고

 

남자라니?

 

"래디스"

 

난 가야 해

 

제발 가지 마
당신을 안고 싶어

 

- 조금만 더
- 그만 놔줘

 

못하겠어

 

이 날씨엔
배가 못 뜨겠어요

 

박사님!

 

"레이첼"과 집단치료를
받은 환자를 만나보겠어요

 

수사는 종결됐다면서요?

 

어차피 떠나지도
못하잖아요

 

"레이첼"이 다른
치료를 받진 않았나요?

 

요즘 정신의학 분야의
실태를 압니까?

 

전혀요

 

전쟁이죠

 

보수학파는 신경외과
즉, 수술요법을 믿죠

 

경안와뇌엽절리술
말입니다

 

그럼 환자가
유순해지긴 하지만

 

좀비가 된다고
볼 수도 있죠

 

- 진보학파는요?
- 정신약리학을 믿죠

 

"소라진"이라는 약은

 

환자를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박사님은 어느 쪽이죠?

 

나요? 환자의 얘기를 듣고
존중하고 이해해주면

 

자연히 치유된다고
믿어요

 

- 저들도요?
- 물론입니다

 

최근엔 약이
남용되고 있어요

 

간단한 해결책이니까요

 

"레이첼"은 폭력성 때문에

 

약을 복용시켰어요

 

하지만 효과는
한시적이었죠

 

끝까지 죄를

 

인정하지 않았어요

 

끝까지?

 

왜 환자가 이미 사망한
것처럼 말씀하시죠?

 

밖을 보세요
당연한 것 아닌가요?

 

"피터 브린"은

 

아버지의
간호사를 공격해

 

얼굴에 영구적인
흉터를 남겼군

 

기대돼 죽겠네요

 

착한 여자였죠
난 그녀의 눈빛을 읽었어요

 

발가벗고 남자와
뒹굴고 싶어했죠

 

살살 합시다

 

목이 마르다며
물을 달랬어요

 

단둘이 부엌에 간다?
뻔한 얘기잖아요

 

- 어떻게 뻔하단 거죠?
- 그녀가 원한 건

 

내 물건을
구경하는 거였어요

 

"브린" 씨

 

우리 질문에 답해주세요

 

내가 찔렀더니
소리를 질렀죠

 

난 깜짝 놀랐어요

 

- 왜 소리를 질렀지?
- 흥미롭군요

 

하지만 "레이첼" 얘기를
해줬으면 해요

 

자기 애들을
익사시킨 여자예요

 

자기 핏줄을 말이에요!

 

말세라니까요

 

독가스를 먹여야 해요

 

전부 다!
저능아부터 살인자, 검둥이...

 

자기 새끼를 죽이면
독가스를 먹여야 해요

 

그만 좀 해요

 

- 그 간호사...
- 멈춰요

 

간호사에게도
자식이 있었겠지

 

남편도

 

입에 풀칠이나 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거야

 

기록을 살펴보니

 

간호사의 얼굴을
난도질했더군

 

덕분에 평범한 삶은
물 건너갔겠어

 

그녀가 왜
소리 질렀냐고?

 

너 때문이야

 

그만 하라니까요!
제발요

 

멈추라고!

 

제발 그만둬요!

 

"앤드루 래디스"라는
환자를 아나?

 

몰라!

 

그만 돌아갈래요

 

난 여기서 썩을 거예요
그편이 나을지도

 

"컨스" 씨, 실례지만...

 

- 부인이라고 불러요
- 알겠습니다

 

부인 같은 경우는

 

다른 환자들에 비해
평범해 보여요

 

늘 그런 건 아니에요
누구나 마찬가지죠

 

근데 난 도끼로
남편을 살해했어요

 

남편이 손찌검하고

 

온갖 여자를 후리고 다니는데
아무도 안 도와주면

 

충분히 도끼를 들 수도
있다고 봐요

 

퇴원하면 안 되겠네요

 

나가면 막막하죠
이젠 세상 물정을 몰라요

 

도시를 날려버릴 만한
폭탄이 있다면서요?

 

TV라는 상자에서
목소리와 얼굴이 나온다고요?

 

난 내 머릿속
목소리로도 족해요

 

"레이첼"에 대해
얘기해볼까요?

 

글쎄
조용한 여자였어요

 

자식들이 살았다고
믿었죠

 

여긴 자기 고향이고

 

우린 이웃주민이나
우유 배달부, 우체부

 

심부름꾼

 

그날 "시한" 선생을
봤나요?

 


분노에 대해 강의했죠

 

선생님에 대해 말해봐요
어떤 사람이죠?

 

좋은 사람이에요

 

엄마 말을 빌리자면
훤칠하게 생겼죠

 

- 부인께 집적대진 않았나요?
- 아뇨

 

선생님은
훌륭한 의사예요

 

물 한잔 주시겠어요?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보안관님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앤드루 래디스"라는
환자를 아세요?

 

몰라요

 

처음 듣는 이름이에요

 

거짓말이야

 

"코리" 박사와 간호사도

 

똑같이 답했거든

 

"래디스"가 누구죠?

 

누구기에
매번 물어보는 거예요?

 

파트너를 이런 식으로
취급하면 안 되죠

 

우린 이제 막 만났어

 

자네도 직업관 같은 게
있지 않나?

 

근데 내가 하는 일은
규정에 어긋나

 

규정 얘긴 집어치우고

 

속시원히 말해봐요

 

이 사건에 대해
들었을 때

 

내가 맡겠다고
자청했었네

 

왜죠?

 

"앤드루 래디스"

 

나와 아내가 살던
아파트의

 

관리인이었어

 

그런데요?

 

그는 방화광이야

 

"앤드루 래디스"
때문에

 

내 아내는
저세상 사람이 됐어

 

문 열어!

 

- 그래서 어떻게 됐죠?
- "래디스"는 안 잡혔고

 

종적을 감췄어

 

근데 1년 전에
신문에 났더라고

 

괴물이 따로 없었어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터

 

짝짝이 눈
잊지 못할 낯짝이지

 

학교에 불을 질러
두 명을 죽여 놓고

 

환청이
시키는 대로 했다나?

 

결국 이곳으로 이송됐지

 

- 그리고요?
- 그게 다야

 

그 뒤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어

 

B 병동엔 없을 테니
C 병동에 있을 거야

 

죽었을 수도 있죠

 

그건 "레이첼"도
마찬가지지

 

여긴 시체를 숨길 곳
천지야

 

근데 정말 안전한 곳은
단 한 군데야

 

제가 "컨스" 부인
물 뜨러 갔을 때

 

부인이 별 얘기
않던가요?

 

안 했네

 

말해봐요, 보스

 

이걸 써줬어

 

도망쳐요

 

보스!

 

실내로 들어가요
폭풍에 날아가겠어요

 

- 잠깐만
- 시간 없어요

 

조심해요!

 

어서요!
저쪽이에요

 

맙소사!

 

젠장!

 

- 보스, 괜찮아요?
- 걱정할 거 없네

 

"래디스"가 여기 있다면
어쩔 셈이죠?

 

죽일 생각은 없어

 

나라면 두 번은 죽여야
후련할 텐데

 

다카우 수용소까지 진격하자
나치 친위대는 항복했네

 

사령관은 잡히기 전에
자살을 시도했지만

 

그만 실수를 했지

 

죽기까지
한 시간이 걸렸어

 

밖엔 온갖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네

 

무수히 많았지

 

상상 그 이상이었어

 

결국...

 

감시병들은 항복했지

 

그들을 일렬로 세웠어

 

그건 전쟁이 아니었네

 

살인이었어

 

더는 못 견디겠더라고

 

하지만 그래서
여기 온 건 아냐

 

그럼 왜 오셨죠?

 

"래디스"가 사라진 후
애쉬클리프에 대해 뒷조사를 해봤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대해 알지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아

 

두려운가 봐

 

지금 이곳의 자금줄은

 

반미활동조사위원회야

 

"HUAC"요?
이 섬이 공산주의와

 

무슨 관련이 있죠?

 

여기서 뇌 실험을
하는 것 같아

 

내 추측일 뿐이지만

 

- 과연 그럴까요?
- 모두가 쉬쉬했네

 

그런데 이곳 환자
하나를 만났지

 

"조지 노이스"라는
대학생

 

그가 참여했던
정신과 실험에서

 

뭘 실험했게?

 

치약이겠죠

 

그는 환각을 보게 되고

 

교수를 살해하려 했네
결국 이곳에 입원했지, C 병동

 

1년 후 퇴원했는데
또 사고를 쳤어

 

퇴원 2주 만에 술집에 가서
남자 셋을 찔렀어

 

변호사는 정신이상을
주장했지만

 

"노이스"는 정신병원에
갇히느니 사형을 달랬지

 

결국 데덤 교도소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어

 

- 그를 찾아가셨군요
- 그래

 

그는 만신창이었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한 가지는 분명해

 

여기서 인체실험을
하고 있어

 

정말 그럴까요?

 

- 미치광이 말을 믿어요?
- 당연하지

 

아무도 그들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잖아

 

난 다카우에서 느꼈어

 

자네도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목격했지?

 

반인륜적 행동에 맞서
전쟁까지 치렀는데

 

우리 땅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여기 온 이유가 뭐죠?

 

증거를 찾을 거야
이곳의 비밀을

 

파헤치고야 말겠어
그래서 왔어

 

잠깐만요

 

애쉬클리프 뒷조사를
시작하자마자

 

여기서 보안관을 요청한 게
이상하지 않아요?

 

운 좋게도 때마침
환자가 탈옥한 거지

 

지나친 우연 같아요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아요

 

건물 사방에
세워진 전기 울타리

 

남북전쟁 때
요새로 쓰였던 C 병동

 

정보국과
"HUAC"과의 긴밀한 관계...

 

정부가 깊숙이
관여된 일 같아요

 

보스를 유인한 걸까요?

 

- 헛소리 마
- 뒤를 캐고 다니셨잖아요

 

아니라니까

 

"레이첼"이 실존인물이란
증거는 없어요

 

난 자청해서
이 사건을 맡았어

 

정부에서도 보스의
뒷조사를 했겠죠

 

거짓 사건을 꾸며
보스를 유인한 거예요

 

그런데 나까지
걸려들었네요!

 

보안관, 계십니까?
부소장입니다

 

보안관님

 

들켰군

 

이 섬엔
숨을 곳이 없어요

 

거기 계신 거 압니다

 

이 섬에서 반드시
탈출할 거야, 가세!

 

어서!

 

"코리" 박사님께서
당장 뵙자고 하십니다

 

빗발이 거세지니
서두르세요

 

옷은 세탁했으니
내일쯤 마를 겁니다

 

폭풍우에서
살아남는다면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담배는 폭풍우에 희생됐어요

 

이것밖에 없나요?

 

수감자 옷을 드릴까요?

 

이거로 하죠

 

다시 말하죠

 

C 병동 환자는
반드시 묶어둡시다

 

홍수가 나면 익사할 수
있단 거 몰라요?

 

- 웬만한 홍수는 괜찮아요
- 여긴 섬이에요

 

물에 잠길 수도 있어요

 

전기가 끊기면요?

 

비상 발전기가 있잖아요

 

그것마저 고장 나면
감방문이 열려요

 

어차피 도망도
못 쳐요

 

본토에서 난동 부릴
걱정은 없다고요

 

맞는 말씀

 

난동을 부린다면
여기서 부리겠죠

 

바닥에 묶어 두면
익사할 겁니다

 

24명의 환자가 죽는다면

 

발 뻗고 잘 수 있나요?

 

마음 같아서는

 

A와 B 병동 환자 42명도
묶어두고 싶어요

 

실례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어서요

 

잠시만요

 

"레이첼"의 쪽지
말인데요

 

"4의 규칙"
마음에 들어요

 

두 번째 줄의
의미를 모른댔죠?

 

"67은 누구인가?"
아직도 몰라요, 아무도 모르겠대요

 

짚이는 게 없어요?

 

아무것도?

 

C 병동엔
환자가 24명이고

 

나머지 병동엔
42명이 있다면서요?

 

그럼 총 66명이네요

 

맞습니다

 

제 생각에
"레이첼"의 쪽지는

 

67번째 환자의
존재를 암시하고 있어요

 

67번째는 없습니다

 

여기서 뭣들
하는 거요?

 

임무를 수행할 뿐입니다

 

부소장에게
소식 못 들었나요?

 

무슨 소식이오?

 

"레이첼"을 찾았습니다

 

여기 있어요

 

무사해요

 

다치지 않았네요

 

이 사내들은 누구죠?

 

왜 내 집에 있죠?

 

경찰서에서 나왔어요
"레이첼"에게 질문이 있대요

 

동네에서 공산주의를
선전하고 다니는 반역 행위가

 

목격되었습니다

 

여기서요?

 

우리 동네요?

 

그렇습니다

 

어제 어디서 뭘
하셨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죠

 

어제...

 

"짐"과 애들
아침을 차려줬어요

 

"짐"은

 

도시락을 들고 나갔고

 

애들은 등교했죠

 

그리고...

 

난 호수에서
수영을 했어요

 

그렇군요

 

그 후에는요?

 

그리고는...

 

당신 생각을 했지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짐", 나 정말
외로웠어

 

당신은 떠났어

 

죽었다고

 

난 매일 울며 잠들어

 

앞으로 어떻게 살지?

 

괜찮아

 

미안해

 

다 괜찮을 거야
알았지?

 

내가 당신을 묻었어

 

빈 관을 묻었다고!
몸뚱이는

 

바다에 버려져
고기밥이 됐지

 

"짐"은 죽었는데
당신 누구야?

 

웬 놈이냐고?

 

누구야?

 

죄송합니다
중요한 단서가 나올까 봐

 

개입 안 했어요

 

"레이첼"은 등대 옆에서
발견됐습니다

 

탈출 경위는
모르겠어요

 

이제 지하실로 가세요

 

식음료와
침대가 있거든요

 

허리케인이 닥쳐도
안전할 거예요

 

안색이 창백하네요

 

괜찮습니다

 

보스, 괜찮아요?

 

눈부시지 않아?

 

광과민증에 두통이라...

 

편두통 있나요?

 

괜찮아지겠죠

 

왜 저런 거죠?

 

이걸 먹으면
나아질 겁니다

 

- 왜 저러죠?
- 편두통이에요

 

뇌에 칼날을 넣고

 

흔드는 듯한 고통이죠
약을 드세요

 

- 싫습니다
- 고통이 멈출 거예요

 

눕히는 게 좋겠어요

 

저 사람은 누구죠?

 

저분이오?
교도소장이오

 

신경 쓰지 마세요

 

앞뒤가 꽉 막힌
퇴역 군인 같군요

 

그 말엔 동감이에요

 

날 구해줬어야죠

 

우리 모두를요

 

이게 누구신가?

 

"래디스"

 

그래

 

우리...

 

친구잖아

 

악감정 없지?

 

없는 거다

 

챙겨 둬

 

필요할 테니까

 

시간이 없어요
서둘러야겠어요

 

나 좀 도와줘요

 

이러면 안 되는데

 

난 죽었어요

 

미안하구나

 

왜 구해주지 않았죠?

 

노력은 했어, 하지만 내가
도착했을 땐 이미 늦었어

 

봐요

 

아름답죠?

 

"4의 규칙"
67은 누구인가?

 

여보, 왜 그렇게 젖었어?

 

"래디스"는 안 죽었어

 

사라지지 않았어

 

여기 있다고

 

알아

 

어서 그를 찾아
찾아서 당장 죽여버려

 

괜찮아

 

보스, 괜찮아요?

 

머리가 깨지겠네

 

비상 발전기가 고장 나서
난장판이 됐어요

 

어떻게 할까요?

 

젠장

 

전기가 완전히 나갔어?

 

그런 것 같아요

 

전자 보안장치
전기 울타리

 

대문, 감방문까지?

 

산책이나 하죠
C 병동으로요

 

"앤드루 래디스"와
마주칠지도 몰라요

 

"조지" 말이 C 병동엔

 

극악무도한 놈들만 있대

 

동료 수감자조차
겁내는 흉악범

 

건물 약도도 주던가요?

 

아니, 그가 기억하는 거라곤
울부짖는 소리와

 

어두컴컴한 감방
그리고 쇠창살

 

깜짝이야!

 

C 병동은 처음인가?

 

 

소문은 많이 들었어요

 

그렇군
소문과는 많이 다르네

 

얼빠진 놈들
대부분은 잡았는데

 

몇 명이 남았어

 

혹시라도 마주치면
나서지 말게

 

자칫하면 황천행이니까
알았나?

 

그럼 어서 가보게

 

여기 있어

 

"래디스" 말이야
존재가 느껴져

 

이제 네가 술래야!

 

기다려!

 

내 말 들어봐

 

들어
난 나가기 싫어

 

여기가
바깥보다 낫거든

 

바깥세상에 대한
소문 들었어

 

- 수소폭탄에 대해 말이야
- 보스, 어디예요?

 

수소폭탄을 뭐로
만드는지 알아?

 

- 수소잖아
- 웃기네

 

- 보스!
- 폭탄은 폭발하지?

 

근데 수소폭탄은
내파한대

 

그래서 파괴력이 수천 배
수백만 배나 커!

 

- 이해했어?
- 응!

 

- 진짜?
- 그렇다니까!

 

당장 놔줘!

 

뭐 하는 거예요?

 

보스, 미쳤어요?

 

"빌링스"를 잡았군
자네들 지금 제정신이야?

 

죽이면 안 돼

 

- 공격당했어요
- 진료소로 데려가게 도와줘

 

자네 말고!
머리나 식히고 와

 

"코리" 박사님한테
혼쭐나겠네

 

"래디스"

 

날 막아줘요

 

살인하기 전에

 

제발 막아요
더 죽이기 전에

 

"래디스"...

 

날 여기서
구해주겠다고 약속했잖아

 

거짓말쟁이

 

"래디스"

 

"래디스"?

 

웃기고 있네

 

- 당신 목소리...
- 기억 못 해?

 

나랑 한참이나
얘기했었잖아

 

나한테 수없이
거짓말했잖아

 

얼굴을 보여줘

 

난 이제 갇혔어

 

여길 떠날 수 없어

 

성냥 꺼지겠어

 

당장 얼굴을 보여!

 

또 거짓말하려고?
정의 따윈 안중에도 없지?

 

- 아냐, 진실을 밝힐 거야
- 넌 이기적이야!

 

너랑 "래디스"밖에 몰라
지금껏 그래 왔어

 

정보를 캐내려고
날 이용했잖아

 

"조지"...
"조지 노이스", 말도 안 돼

 

네가 왜 여기에?

 

마음에 들어?

 

누가 이랬어?

 

네가 그랬잖아

 

무슨 뜻이야?

 

너 때문에
다시 잡혀왔다고

 

데덤 교도소에서
이송된 거야?

 

내가 도와줄게

 

난 두 번 다시
여길 못 벗어나

 

어쩌다 여기로 온 거야?

 

다 들켰어!
모르겠어?

 

네 계획이 들통났다고

 

이건 다 쇼야
너를 위한 쇼!

 

해결할 사건 따윈 없어
넌 덫에 걸렸어

 

아니야

 

정말?
누군가 늘 널 지켜보지?

 

"척"은 내 파트너야

 

같이 일한 적 있어?

 

그는 연방보안관이야

 

처음 함께
일하는 사이지?

 

난 사람 보는 눈이 있어
그를 믿어

 

그럼 저들이 이겼네

 

망할

 

저들은 날
등대로 끌고 가서

 

뇌를 잘라낼 거야

 

내가 여기 있는 건
네 탓이야!

 

등대로 끌려가지 않게

 

탈출시켜 줄게

 

진실도 밝히고
"래디스"도 죽일 순 없어

 

하나만 선택해야 해

 

살인하러 온 거 아냐

 

거짓말!

 

"래디스"를 죽이지
않을 거야!

 

여자는 죽었어

 

그만 놔줘

 

보내줘

 

여보
저 사람한테 말해

 

놓아주지 않으면
안 돼

 

당신이 내게

 

- 펜던트를 선물했을 때
- 어서!

 

난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했잖아
그때 그랬던 이유는

 

- 농락당하지 마
- 너무 행복해서야

 

당신을 죽일 거야

 

진실을 밝히려면
여자를 잊어야 해

 

- 못하겠어
- 그만 잊어!

 

안 돼, 못해!

 

그럼 여길 못 벗어나

 

"돌로레스"

 

그는 이 병동에 없어

 

여기에 있다가
이송됐어

 

A 병동에도 없다면
남은 장소는 하나

 

등대야

 

행운을 빌어

 

"맥퍼슨"과
"코리" 박사가 왔어요

 

잡역부가 환자를
폭행했단 소식을 듣고

 

지붕으로 가고 있다니까

 

어서 나가요

 

계속 가
긴장하지 말고

 

어떻게 된 거야?

 

네?

 

어디 갔었냐고?

 

진료소에 갔다가
기록실에 들렀어요

 

"래디스"는 찾았어요?

 

- 아니, 못 찾았어
- 전 뭔가 발견했어요

 

"래디스"의 입원서류를
발견했는데

 

보고서나 사진은 없어요
이게 전부였죠

 

자, 보세요

 

이따가 볼게

 

왜 그래요?

 

그냥 나중에 볼래

 

- 애쉬클리프는 저쪽인데
- 거기 가는 거 아니네

 

등대로 가서

 

진실을 파헤칠 거야

 

저기 보이네

 

젠장, 이쪽이 아니야
돌아가야겠어

 

건너가는 건 무리야

 

바위를 돌아가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

 

잠깐만요
이럴 때가 아녜요

 

67번째 환자가 있다는

 

증거를 잡았잖아요

 

난 등대로 갈 거야
알았나?

 

제 말 좀 들어요

 

대체 왜 날
저지하려는 거지?

 

저길 내려가는 건

 

자살행위예요

 

알았네, 그럼 자네는
여기서 기다려

 

난 보스 때문에
여기까지 왔고

 

이 섬에 갇혔다고요
서로를 믿어야 하는데

 

- 보스는 날...
- 내가 뭘 어쨌단 건가?

 

내가 없는 새에
무슨 일을 겪은 거죠?

 

포틀랜드 기후는 어떤가?

 

전 시애틀 출신이에요

 

시애틀

 

난 가겠네
혼자서

 

- 저도 같이 가요
- 혼자 간다니까

 

마음대로 해요

 

젠장!

 

밀물 때문에
못 건너갔어

 

"척"

 

"척"!

 

조금만 더

 

"척", 어디야?

 

누구예요?

 

"테디 다니엘스"요
경찰입니다

 

보안관이군요

 

맞습니다

 

등 뒤에서 손 빼요

 

왜요?

 

날 공격할 수도
있잖아요

 

이건 내 거예요

 

안 줘요

 

그러세요

 

"레이첼 솔란도"죠?

 

진짜 "레이첼"

 

자녀를 죽였나요?

 

난 애가 없어요

 

결혼도 안 했고요

 

환자로 입원하기 전엔
이곳 직원이었어요

 

간호사요?

 

아뇨, 의사였어요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죠?

 

아니라고 말해도

 

아무 소용이 없겠죠

 

기발한 작전이에요

 

사람들에게 내가
미쳤다고 말하면

 

아무리 저항해도
소용없게 돼요

 

무슨 뜻이죠?

 

정신병 판정을 받으면

 

무슨 짓을 해도
미친 것처럼 보인다고요

 

반항은 현실부정이고
합당한 공포는 편집증

 

생존 본능은
방어기제

 

보기보다 똑똑하네요
안타깝군요

 

하나만 묻죠

 

어쩌다 이렇게 됐죠?

 

소듐 아미탈과
환각제 구매량이 수상해

 

- 의문을 품기 시작했죠
- 향정신성 약물이오?

 

수술에 대해서도
의심했고요

 

경안와뇌엽절리술
들어봤어요?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고

 

눈 쪽으로
송곳을 찔러 넣어

 

신경섬유를 꺼내죠

 

그럼 환자가
온순해지고

 

순종적이 돼요

 

야만적인 처사죠

 

도리에 어긋나고요

 

보안관님, 고통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알아요?

 

경우에 따라 다르겠죠

 

고통은 육체가 아닌
뇌에서 비롯돼요

 

뇌는 공포, 자비심, 수면
허기, 분노를 통제해요

 

근데 그걸
조종할 수 있다면?

 

뇌를 말인가요?

 

고통, 사랑, 자비를 느끼지 못하도록
인간을 개조할 수 있다면?

 

기억을 없애서

 

심문도
당할 수 없게 만든다면?

 

기억을 지우는 건
불가능해요

 

북한에선 미국
전쟁포로를 상대로

 

세뇌 실험을 했어요

 

미군을 배신자로
만들었죠

 

이곳에선 잔혹한 일도
저지를 수 있는

 

좀비를 만들어내요

 

그런 기술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을 텐데요

 

다년간의 연구와

 

수백 명의
연구대상이 동원됐죠

 

50년이 지나면
사람들이 말하겠죠

 

"이곳이 진원지였다"

 

나치와 소련은 수용소의
수감자를 이용했고

 

미국은 셔터 아일랜드의
환자를 이용했어요

 

내가 막을 겁니다

 

아직 모르는군요

 

당신은 못 떠나요

 

난 연방보안관입니다
날 막을 순 없어요

 

나도 대단한 집안 출신의
존경받는 의사였지만

 

그래도 당했어요

 

하나만 묻죠

 

트라우마를
겪은 적 있나요?

 

있어요

 

그게 어때서요?

 

저들은 그 일 때문에

 

당신이 미쳐버렸다고
주장할 거예요

 

당신이 입원하는 날
당신 친구들은 그러겠죠

 

"나도 그런 일을 겪었다면"

 

"돌아버렸을 거야"

 

아픈 과거 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당신은 당할 거예요

 

머리는 어때요?

 

머리요?

 

이상한 꿈을 꾸죠?
수면장애도 있고?

 

- 두통은?
- 원래 편두통이 심해요

 

약은 안 받아먹었죠?
아스피린 같은...

 

아스피린이오?

 

이곳에서 주는
음식과 커피는요?

 

적어도 담배는
본인 것을 피웠죠?

 

아뇨

 

안 그랬어요

 

신경이완제가
효능을 발휘하기까지는

 

36~48시간이 걸려요

 

처음엔 마비증세가 오죠

 

손끝에서 시작해
손 전체로 퍼져요

 

혹시 요즘
헛것이 보이진 않나요?

 

등대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죠?

 

말해줘요

 

뇌수술이오

 

두개골을 열어
여기저기 찔러 보죠

 

나치들이 하던 대로요

 

등대에서 좀비를
만들어내죠

 

이 사실을 또 누가 알죠?
섬에 있는 사람 중에서요

 

모두가 알아요

 

간호사와 잡역부도?

 

- 설마요
- 모두가 알아요

 

여길 떠나요

 

내가 죽은 걸로 아니까

 

발각되면 안 돼요

 

그만 가요

 

구하러 올게요

 

매일 거처를
옮기고 있어요

 

이 섬에서
탈출시켜 줄게요

 

내 말 못 들었어요?

 

유일한 교통수단인 배는
저들의 통제하에 있어요

 

당신은 여길
떠날 수 없어요

 

전 동료가 있어요

 

어제 같이 있다가
헤어졌는데

 

혹시 못 봤나요?

 

보안관님

 

동료는 없어요

 

거기 있었군요

 

한참 찾았잖소

 

앉아요

 

산책이라도 했나 보죠?

 

주변을 구경하고
왔어요

 

신의 선물을 즐겼나요?

 

- 네?
- 신의 선물이오

 

폭력 말입니다

 

나무 하나가 우리 집
거실을 덮쳤더군요

 

그걸 보는 순간
신의 존재를 느꼈어요

 

신은 폭력을 사랑해요

 

- 전혀 몰랐네요
- 왜 몰라요?

 

세상은 폭력으로 가득하잖아요
우린 폭력성을 타고났어요

 

전쟁을 일으키고
제물을 바치고

 

형제들의 살점을
뜯어내잖아요

 

신이 인간에게 폭력을
선물했기 때문이죠

 

도덕이 아니라요?

 

세상에 순수한
도덕성은 없어요

 

도덕성 자체가 없죠

 

진리는 단 하나
누가 더 폭력적인 사람인가?

 

- 난 폭력적이지 않아요
- 모르시는 말씀

 

대단히 폭력적인
사람이에요

 

나도 당신 같은 사람이라
잘 알죠

 

사회적 규범이 없다면

 

당신은 생존을 위해

 

날 살해하고
내 살점을 뜯어먹겠죠

 

안 그런가요?

 

당신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녜요

 

- 당신은 날 몰라요
- 아뇨

 

속속들이 알아요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죠

 

내가 당신 눈을
물어뜯는다면

 

당신은 날 저지할 수
있을까?

 

한번 해보시죠

 

바로 그거야

 

반드시 잠가둘 것

 

어디 갔었어요?

 

섬 이곳저곳을
둘러봤어요

 

"레이첼"을 찾았으니
예정대로 떠나야죠

 

그래야죠

 

그만 봐

 

회의가 있나 봐요?

 

어제 신원미상의 남자가

 

C 병동에서

 

매우 위험한 환자를
진압했어요

 

그런가요?

 

"노이스"라는
정신분열증 환자도

 

만났고요

 

"노이스"라는 환자 말인데요
망상에 시달려요?

 


무척 위험하죠

 

2주 전엔 한 환자에게

 

이상한 얘기를 해
흠씬 두들겨 맞기까지 했죠

 

담배 드려요?

 

아뇨, 끊었어요

 

- 배를 탈 건가요?
- 물론이죠

 

우린 임무를
완수했으니까요

 

"우리"라고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 사람 못 봤어요?

 

누구요?

 

내 파트너, "척"

 

혼자 오셨는데
파트너라뇨?

 

나 같은 천재는

 

오해를 살 때가 있죠

 

손쉬운 해결책은 싫어요

 

당신 같은 사람은 이해
못하는 걸 이룰 겁니다

 

쉽게 포기하지는
않아요

 

그런 것 같군요

 

파트너가 어쨌다고요?

 

파트너라뇨?

 

보안관님

 

어딜 가시나?

 

그냥 배 타러 가요

 

선착장은 반대편이에요

 

잠시만 기다리면
안내원을 보내드리죠

 

- 이건 뭔가요?
- 진정제예요

 

- 혹시 몰라서요
- 그렇군요

 

날 죽이기라도
할 셈인가요?

 

죽을죄를 지었나요?

 

글쎄요
당신을 화나게 한 것?

 

미안합니다
워낙 쉽게 화를 내셔서...

 

- 말 한마디, 단어 하나
- 나치도요

 

맞아요
기억과 꿈에도 민감하시죠

 

"트라우마"의 그리스 어원은
"상처"를 뜻해요

 

"꿈"은 독일어로 뭐죠?

 

상처는 사람을
괴물로 만드는데

 

보안관에겐
상처가 있어요

 

괴물이 나타나면

 

처치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입니다

 

한 시간 걸린다고 했어

 

1층을 하래?

 

몇 시간째 근무야?

 

- 연속 18시간
- 짭짤하겠네

 

여보, 뭐 해?

 

배를 타야지

 

싫어

 

"척"을 실험대상으로
만들어선 안 돼

 

그가 어디로
끌려갔는지 알아

 

- 가면 당신도 죽어
- 파트너를 구해야지

 

"척"이 감금당했다면
내가 구해줘야 해

 

그를 잃을 순 없어

 

"테디", 제발 그러지 마

 

부탁이야

 

미안해, 여보

 

이 넥타이가 당신
선물이라 좋긴 하지만

 

솔직히

 

겁나게 촌스러워

 

안 돼

 

꼼짝 마!

 

죽일 건가요?

 

죽이진 않아

 

여보, 왜 그렇게 젖었어?

 

- 뭐라고요?
- 다 들었으면서

 

거긴 총알이 없네

 

앉게

 

몸도 말려
감기 걸리겠군

 

그러죠

 

교도관은 많이 다쳤나?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그래, 도착했네

 

"시한" 선생한테
교도관을 치료하라고 해

 

그러니까 오전에
"시한" 선생이 도착했군요

 

아닐세

 

내가 아끼는 차를
파괴했더군

 

미안하게 됐어요

 

수전증이 심하군

 

환각증세는 어때?

 

여길 벗어나

 

아니면 끝장날 거야

 

나쁘진 않아요

 

- 심해질 거네
- 알아요

 

"솔란도" 선생한테
신경이완제에 대해 들었어요

 

그랬나?
언제 만났지?

 

동굴에서 만났어요

 

하지만 그녀를 잡진
못할 거예요

 

그렇겠지
그녀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생각보다 환각증세가
심하군

 

신경이완제 때문은 아냐

 

자넨 약을 먹지 않았어

 

그럼 대체 왜 이러죠?

 

금단현상

 

술은 입에도 안 댔는데

 

뭐에 대한 금단현상이죠?

 

클로르프로마진

 

난 약물치료를
선호하진 않지만...

 

- 클로르... 뭐요?
- 클로르프로마진

 

지난 24개월간 우리가
자네에게 투약한 약

 

그러니까 지난 2년간

 

보스턴에서 누군가
내게 약을 먹였다고요?

 

보스턴 말고

 

여기서

 

자네가 이곳에 온 지 2년 됐네
자넨 환자야

 

당신 수법 다 아는데

 

내가 미쳤다는
말을 믿을 것 같아요?

 

난 별별 사람 다 겪어봤어요

 

연방보안관이라고요

 

예전엔 그랬었지

 

67번째 환자의
입원서류를 보게

 

이곳의 "비밀을 파헤칠"
절호의 기회였는데

 

안타깝게도 이 서류를

 

읽지 않았더군

 

보게

 

"환자는 총명하며
훌륭한 퇴역군인이다"

 

"다카우 수용소를
없애는 데 참여했으며"

 

"전직 연방보안관으로서
폭력적이다"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뉘우치지도 않는다"

 

"상상력이 뛰어나"

 

"진실을 직시 못하고..."

 

거짓말

 

내 파트너
"척"은 어딨어요?

 

접근법을 달리해보지

 

부인의 성이
"차날"이었지?

 

아내 이름은
입에 담지 마요

 

어쩔 수 없네

 

4개의 이름 사이에는
규칙이 존재해

 

"4의 규칙"

 

내 파트너를 건드렸다간...

 

"앤드루", 뭐가 보이지?

 

2개의 이름이 같은
알파벳으로 구성됐어

 

"테디 다니엘스"와
"앤드루 래디스"를 봐

 

"레이첼 솔란도"와
"돌로레스 차날"도

 

당신 술수에
안 넘어가요

 

이게 바로 진실이야

 

자네 이름은
"앤드루 래디스"

 

67번째 환자는
바로 자네라고

 

거짓말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24개월 전에 입원했지만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제2의 자아를 만든 거야

 

차근차근 얘기해 봐요

 

상상 속 당신은
살인자가 아니라

 

영웅이지
사건을 해결하는 보안관

 

우리가 해주는 말
즉, 자네에 대한 진실을

 

거짓말로 치부하고 있어
"앤드루"

 

난 "테디 다니엘스"예요

 

그 소설은 2년 동안
신물 나게 들었네

 

67번 환자, 폭풍우

 

"레이첼 솔란도", 사라진 파트너
매일 반복되는 꿈...

 

다카우에서 겪은 일도
사실이 아니야

 

자네가 환상 속에서
살도록 두고 싶지만

 

자넨 너무 폭력적이야

 

이곳에서 가장 위험한
환자라고

 

잡역부, 교도관
환자를 공격했고

 

2주 전엔
"노이스"도 덮쳤지

 

안 믿어요

 

- "노이스"를 폭행했죠?
- 아니

 

내가 왜 그를 해쳐요?

 

자네를 "래디스"라고
불러서

 

자네가 끔찍이 싫어하는
그 이름

 

"노이스"와 나눈
대화를 전사해뒀네

 

"넌 이기적이야!
너랑 "래디스"밖에 몰라"

 

나랑 "래디스"라잖아요

 

그의 얼굴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네
"네가 그랬잖아"

 

내 탓이라는 뜻이죠

 

자넨 그를 죽일 뻔했어

 

교도소장과 위원회가

 

결단을 내렸네

 

자네가 당장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다신 남을 해치지
못하게 수를 쓰겠대

 

뇌엽절리술을 시행할 거야
알아들어?

 

 

이해했어요

 

당신 말에
순응하지 않으면

 

"내링" 선생이 날
좀비로 만들겠죠

 

내 파트너는요?

 

"척"도 내가 만든
방어기제란 건가요?

 

보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여기서 일해?

 

누군가는 "앤드루"를

 

돌봐줘야 했으니까요

 

날 감시한 건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당신 누구야?
당장 말해

 

날 몰라보겠어요?

 

지난 2년간
당신 주치의였잖아요

 

"레스터 시한"

 

- 내 가정사까지 털어놨는데
- 그랬죠

 

난 자네를 위해 절벽을 탔어
자네를 믿었어

 

자네를 구하려고
모든 걸 포기했다고!

 

알아요

 

"앤드루", 시간이 없네

 

난 이사회에
약속을 했어

 

정신의학 사상 최고의
연극을 시도해보겠다고

 

이것만 해내면

 

자네가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직시하리라 믿었어

 

이틀간 이곳을
누비고 다녔으니

 

말해보게
나치 실험실은 어딨지?

 

사탄의 수술실 말이야

 

"앤드루", 내 말 들어요

 

당신이 정신 못 차리면

 

지금까지의 노력은
허사가 되는 거예요

 

우린 이 전쟁의
최전방에 서 있네

 

모든 건
자네에게 달렸어

 

움직이지 마!

 

난 "테디 다니엘스"야

 

장전됐다는 거
다 알아

 

그거 자네 것 맞나?

 

내 이니셜이 있고

 

나만 아는 흠집이 있어

 

- 속일 생각은 마
- 그럼 쏘게

 

어서 해 봐

 

"앤드루", 그만 하게

 

내 총

 

내 총을 어쩐 거야?

 

그건 장난감이에요

 

우리 말을 믿어요

 

"돌로레스"는 조울병을 앓고
자살충동을 느꼈어요

 

당신은 술독에 빠져서
남의 충고를 무시했죠

 

아내가 집에 불을 지른 후
호숫가로 이사했잖아요

 

거짓말

 

내게 약을 먹였지?

 

- 당신은 거짓말쟁이야
- "앤드루"

 

자식들 생각 안 나?

 

"사이먼"
"헨리"

 

난 자식이 없어

 

아내가 애들을
호수에 빠트렸잖아

 

자, 매일 밤 자네
꿈에 나타나는

 

어린 소녀야

 

난 딸이 없어

 

매일 자넬 탓하지
왜 구해주지 않았냐고

 

구했어야 한다고

 

자네 딸이야
자네 딸 "레이첼"의

 

존재를 부인하는 거야?

 

"앤드루", 말해 봐

 

여보, 미안해

 

여기 오지 말랬잖아

 

여기 오면
끝장난다고 했잖아

 

나 왔어!

 

오클라호마 근방에서
놈을 체포했어

 

여기서 털사까지
열 곳이나 들렀더니

 

피곤해 죽겠어

 

"돌로레스"?

 

여보

 

왜 그렇게 젖었어?

 

보고 싶었어

 

집에 갈래

 

여기가 집이야

 

애들은 어딨어?

 

학교에

 

오늘은 토요일이야

 

학교 쉬는 날

 

아닌데

 

맙소사

 

안 돼!

 

안 돼, 안 돼

 

제발 숨을 쉬어

 

하나님, 제발!

 

식탁에 앉히자

 

물기를 닦고
옷을 갈아입히자

 

이제 우리의 인형이니까

 

내일은 소풍 가자

 

날 사랑하긴 했다면
입 좀 다물어

 

사랑해

 

날 해방시켜 줘

 

여보

 

애들 목욕시키자

 

- 사랑해, 여보
- 나도 사랑해

 

- 정말 사랑해
- 사랑해...

 

내 말 들려요?

 

"레이첼"

 

누구라고요?

 

"레이첼 래디스"요

 

내 딸

 

여긴 왜 왔나?

 

아내를 살해해서요

 

왜 그랬지?

 

아내가 우리 애들을
죽이고

 

해방시켜 달라고 했어요

 

- "테디 다니엘스"는 누구죠?
- 허구의 인물

 

"레이첼 솔란도"도
내가 만들어냈어요

 

왜죠?

 

자네 입으로 말해보게

 

아내는 첫 번째
자살시도 후

 

내게 말했어요

 

머릿속에
벌레가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두개골 속을 누비면서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고

 

그렇게 말했어요

 

그런데 난
그 말을 무시했어요

 

죽도록 사랑했는데

 

허구의 인물을
왜 지어냈나?

 

아내가 애들을 죽인 걸
인정할 수 없어서요

 

결국...

 

아내를 돕지 않은
내 잘못이니까요

 

내 탓이에요

 

걱정되는 게 있네

 

자넨 과거에도 이렇게
치료됐던 적이 있어

 

- 기억이 안 나요
- 알아

 

자넨 자꾸
원점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반복재생하는
테이프와도 같아

 

이번만큼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네

 

현실을 받아들였음을
보여주게

 

박사님은 날 도왔어요

 

모두가 포기했을
때조차도요

 

내 이름은
"앤드루 래디스"

 

1952년 봄에
아내를 살해했죠

 

- 기분이 좀 어때요?
- 좋은데

 

- 그쪽은?
- 나도요

 

- 이제 어쩌지?
- 글쎄요

 

여길 탈출해야 해, "척"
뭔진 몰라도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우린 안 잡힐 테니
걱정 마

 

그래요
우린 똑똑하니까

 

그래, 맞아

 

궁금한 게 있어

 

뭔데요?

 

자네라면 어쩌겠나?

 

괴물로 평생을 살겠나?
선량한 사람으로 죽겠나?

 

"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