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대에 살아남아서
꿈을 꿀 수 있는 길은
도피뿐이다
지중해
우린 지중해인 에게해에서도
가장 작고 멀리 있는
미기스티팀에서 파병됐는데
전략적 중요성은 전무였다
우리의 임무는 관찰하고
연락하는 일이었고
점령해서 보고하는 거였다
병사들은 여기저기서 모여
나에게 배속되었는데
나처럼 다른 전투에서
살아남았거나
해산된 군대의 출신들이다
노새 몰이꾼인 이상한 친구
알리세오 스트라자보스코는
전쟁기간 내내 집에서 데려온
그의 노새 실바나와 함께 했다
노새를 사람만큼 아니
사람보다 더 사랑했다
스트라자보스코!
기분 좋아?
에게해에 신혼여행 왔으니
내 생각에 오늘밤은...?
장단 맞추지 말고 못 들은 척 해
뮤나론 형제인
리베로와 펠리체는
산골출신이라 바다는 처음이다
또 로루소와 콜라산티가 있다
뭐 마실거 없어?
로루소는 아프리카 전투에서
특무 상사로 진급했는데
그는 군인이 적격인 것 같고
통신병 콜라산티는
로루소의 그림자로
둘은 공생관계였다
코라도 노벤타는 탈영범인데
이미 두 세차례 집에 갔다와
아내를 임신시켰으며
알바니아와 유고 사이에서
마지막으로 체포될 당시엔
이태리 집까지 가던 중이었다
당번병 파리나는 늘 나에게
충성하여 명령을 대기했고
내 생각을 예상까지 했다
- 얼마나 남았습니까 중위님?
- 약간
- 전투가 있을까요?
- 없길 바라자
우리는 모두 생사를 알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었다
여기서 얼마나 있을거죠?
넉달
염병할!
실바나, 소동피우지마
상사한테 날 웃음꺼리로
만들지 말고 얌전히 있어
뮤나론!
무전기를 줘
무전기 조심해!
실바나를 잡아줄게
중위님, 방독면을 쓸까요?
- 그럴 필요없어
- 그럼, 왜 이런걸 갖고 왔죠?
뭐라고 쓴거죠?
- 그리스는 '톤 이탈론' 의 무덤이다
- 톤 이탈론이 뭐지?
자, 모두 조용하게
섬으로 진군하자
경계를 철저히 하도록, 스트라자는
후방을 맡고 무전기를 잘 지켜야 되니까
콜라산티는 중간에서
일단 기지를 만들자, 알겠나?
알겠습니다만
톤 이탈론이 뭡니까?
'이태리인' 이다
- 그러면?
- 그리스는 이태리인의 무덤이다?
이 섬엔 아무도 없군
- 머리가 뜨겁지?
- 지옥같아
이의없지? 내가 들어가겠다
이번엔 동의하지?
개미새끼 한 마리 없이
텅 비었어
미쳤어?
날 몰라? 난 파리나야
죽을뻔 했잖아!
- 총소리가 나서 쐈는데...
- 누가 쏜거지?
- 파리나가 쏘는걸
- 우리가 봤습니다
- 잠깐만!
- 제가 다 봤습니다
파리나가 닭의 기습을 받고
응사했는데
놀란 병사들이 그리스놈들의
공격인줄 알고 쏜 겁니다
얘들처럼 굴지마
파리나를 죽일뻔 했잖아
- 큰 손해 본것도 없는데 뭐...
- 농담할 기분 아니야
제 말은 죽은 닭이
요리하기도 더 좋고...
사기를 높이는게 좋다구요
멍청한 놈들!
보초를 설 땐 금연이야
치워, 스트라자보스코!
적이 담뱃불을 본다면
넌 정통으로 맞게 돼
무슨 담배지?
군대 담배
한 모금 피우자
내가 겁줬나?
무슨 일이지?
비상! 비상!
-소리친게 누구야?
- 파리나가 비상이래요
빨리 나가봐!
빨리, 빨리해!
저기 봐요
적을 해치우는 거죠?
우리가 박살내고 있죠?
-들리나?
-뭔가 들렸는데 잠잠합니다
들어보세요, 중위님
- 뭐래요?
아군은 지금 어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