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자막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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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셋

 

셰익스피어 서점

작가와의 만남
- 제시 월레스

자전적 이야기라는
소문이 있던데요?

 

글쎄요

결국 모든 이야기는
자전적이지 않나요?

 

우린 각자의 시각을
통해서 세상을 보잖아요

 

토마스 울프라는 작가가 있죠

 

그의 책 서문을 읽다 보면
제법 와닿는 말이 나옵니다

 

우리라는 존재는 우리가 살아온
모든 작은 순간들의 총합이라고

 

그러므로 작가는 작품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게 되고

필수불가결한 요소란 거죠

 

제 삶도 돌아보면
지극히 평범했어요

 

총이나 폭력이 난무하는
환경에서 자라지도 않았고

 

거대한 정치적 음모나
헬리콥터 사고도 없었죠

 

그럼에도 나 자신에게 있어서
인생이란 한 편의 드라마예요

 

책을 쓰며 생각했죠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어떤 것인지 표현하자

살아오면서 겪었던
가장 소중한 경험들이

바로 만남이니까 말이죠

그걸 가치있게
뽑아낼 수 있다면

 

시도해 보자...

 

질문에 답이 됐나요?

 

구체적으로 질문하죠

 

우연히 기차에서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냈던

프랑스 여인은
실제 인물인가요?

 

글쎄요, 그건...

 

그게 중요한가요?

 

'예스'란 뜻인가요?

 

좋아요, 프랑스에도 왔고
홍보도 마지막 날이니까

'예스'라고 해 두죠

 

월레스 씨

 

결말이 약간 모호한데요

주인공들은 서로 약속대로
6개월 후에 만나게 되나요?

 

약속대로라...

 

그 답변은
이미 한 것 같네요

 

일종의 테스트죠

자신의 낭만을 시험하는...

 

딱 보니까 이쪽 분은 '재회'

이 분은 '절대 못 만난다'

이쪽 분은 '만나면 좋겠다'
그런 표정들이시네요, 맞죠?

 

당신 생각은요?

 

실제로 말이에요
다시 만나셨나요?

 

실제로...

 

할아버지 말씀을 빌리자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알려고 하면 다칩니다"

 

 

마지막 질문
하나만 받을게요

 

구상하시는 차기작은?

 

글쎄,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생각중이에요

 

아직은 상상만 한건데

 

팝송 속에서 힌트를 얻었죠

 

3, 4분짜리 노래들 있죠?

 

대충 말하자면 이래요

 

한 남자가 있어요

 

우울증에 빠진...

 

사랑이나 모험같은 꿈은
이미 사라져버린 남자죠

 

남미 오토바이 여행 같은...

 

이런 대리석 탁자에 앉아

랍스터 요리를 즐기고
좋은 직장, 예쁜 마누라

원하는 건 다 가졌는데도
삶은 너무나 공허할 뿐이죠

그가 진정 원하는 건
삶의 의미를 찾는 거니까요

행복이란 소유가 아니라
행동으로부터 나오잖아요

그렇게 앉아 있는데

 

바로 그 때

다섯살 난 딸애가
탁자위로 뛰어올라요

 

다칠까 염려돼서
아이를 내려주려는데

 

딸애가 노래에 맞춰
춤을 추죠

 

예쁜 드레스를 입고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주인공은 갑자기
16살이 돼 있지요

 

고등학교 때 첫사랑이
집에 찾아와 있는 거예요

 

둘은 사랑을 나누고
서로를 포근히 안는데

 

똑같은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와요

 

갑자기 그녀가
차 지붕에서 춤을 추고

그는 이제
그녀가 걱정돼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은
딸애와 똑같은 표정이었죠

 

그 때문에 끌렸던 거지만

이 장면은 주인공의
회상이 아닙니다

실제로 거기 있죠

두 시간 속에서
동시에 있는 거예요

그의 모든 인생이
한 순간으로 포개져

시간의 허구성을 깨닫죠

 

전부 동시에 일어난 거예요

 

매 순간 순간이
서로 겹치면서...

 

동시에 벌어지는 거죠

대충.. 그런 스토리입니다

 

이제 떠나실 시간입니다

여기 오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월레스 씨께도
감사를 표합니다

 

다음을 또 기약하죠

 

모두 감사합니다

 

비행기 시간까지
얼마나 남았죠?

 

7시 30분 출발입니다

 

늦어도 7시 30분!

 

알았어요

 

안녕

 

안녕

 

잘 지냈어?

 

그래, 넌?

 

나도 물론 잘 지내지

 

혹시 괜찮으면
커피라도 한잔?

 

공항가야 한다며?

 

그렇긴 한데

시간이 좀 남았어

 

좋아

 

밖에서 기다릴게

 

커피 한잔 하고 올게요

 

싸인은 하셨나요?

 

 

운전기사 필립의
명함을 가져가세요

늦을 것 같으면
폰으로 연락하시고

 

짐은 미리 실어드리죠

공항까지는 절대
늦어선 안 됩니다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누가 필립이죠?

 

널 여기서 보다니!

 

난 파리에 살아

 

지금 나와도 돼?
얘기 더 남은 거 아냐?

 

얘기는 지겹게 했어
어젯밤부터...

 

- 그랬어?
- 그래, 위층에 묵었지

 

- 어떻게, 잘 지냈어?
- 잘 있었어

 

- 또 보니까 좋다
- 정말 반가워

 

- 카페로 갈까?
- 그래

 

조금만 가면
근사한 곳이 있어

 

아깐 너무 놀라서
아무 생각도 안나더라구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내가 자주 가는 서점이야
몇 시간을 있어도 되거든

 

- 벼룩이 있는 게 흠이지만
- 그렇더라, 엄청나던데?

 

달력에서
네 사진을 봤어

 

여기 온다고 써있더라

 

그 전엔 신문에서
책 소개를 읽었는데

 

- 아는 내용이더라고
- 그랬어?

 

네 사진을 보고서야
확실히 알았지만 말야

 

혹시 그 책 읽었어?

 

그래

 

짐작했겠지만
정말 많이 놀랐어

 

사실 두 번이나 읽었지

 

- 그래?
- 그래

그저 그렇지?

 

아니, 정말 좋았어
아주 로맨틱하더라

그런 건 잘 읽는데
정말 잘 썼던걸

 

아주 좋더라
축하해

 

잠깐만

 

어디 가기 전에
하나만 물어볼게

 

뭔데?

 

그해 12월에
비엔나에 갔었어?

 

- 너는?
- 아니, 난 못 갔어

 

- 너는? 솔직히 말해줘
- 왜? 너도 안 갔다며?

 

갔었어?

 

아니

 

아! 정말 다행이다

 

정말 잘 됐어

 

둘 다 안 갔길래 망정이지
어느 한쪽만 나타났으면

-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 그러게, 정말 걱정했어

 

가려고 했지만
갈 수가 없었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거든

12월 16일에 묻히셨고

 

- 부다페스트의 할머니?
- 맞아, 그걸 기억해?

 

- 물론이지, 다 기억나
- 하긴, 책에도 있더라

 

어쨌든, 막 비엔나로 떠나려는데

 

갑자기 소식이 온 거야

 

그래서 부모님과 함께
장례식에 갔지

 

정말 유감이야

 

그래

 

어쨌든 너도 안 갔다니...

 

가만!?
넌 왜 안 갔어?

난 정말 가려고 했어
계획까지 다 짜놨었고

 

너도 이유가
있었을 거 아냐

 

뭐야?

 

맙소사

 

넌 갔었구나
그렇지?

 

맙소사, 말도 안 돼

 

웃어서 미안해
비웃는 건 아냐

 

내가 정말 미웠겠구나?

 

지금껏 미워했지?
그랬구나!

 

- 아냐
- 아니, 그랬을 거야

 

하지만 이젠 그러지 마

 

- 우리 할머니가...
- 안 미워했어, 됐니?

 

별거 아니잖아?

 

먼길 날아 갔다가
너한테 바람 맞고서

 

인생이 꼬여버렸지만
그게 뭐 대단한 건가?

 

- 그렇게 말하지 마
- 농담이야!

세상에!
내가 너무 미웠겠다

 

정말 미안해
진짜 가려고 했었어

 

하늘에 맹세해

 

- 나 진짜 괜찮아
- 화 풀어, 할머니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무슨 일이 생겼을 거라고

 

물론 실망은 컸지만

 

정말 날 화나게 한 건
네 연락처를 안 받아둔 거였어

그래, 바보같이
연락할 길도 없이

- 여태 네 성도 몰라
- 그래, 그러게

 

우린 두려웠던 거야
편지를 쓰고 전화를 하면서

- 시들어갈까 겁이 났지
- 하지만 그렇게 되진 않았어

그러게 말이야

- 잠시 여운을 남긴 거였는데
- 잘만 됐으면 괜찮은 생각이었지

 

그럼...

 

비엔나엔 얼마나 있었어?

 

그냥 며칠

 

딴 여자라도 만나지?

 

그래, 그레첸이라고
아주 멋진 여자였어

 

- 정말이야?
- 그래, 둘 얘길 섞어 쓴 거야

 

- 정말? 세상에
- 아니, 농담이야

 

안 믿겠지만
역에도 갔었어

 

늦게라도 올까 해서
호텔 연락처도 여기저기 써놓고

이쪽이야
전화가 왔어?

 

창녀들한테서
장난전화 몇 통

 

뭐라고 할 말이 없더라구

 

정말 슬펐겠다
미안해

 

며칠 싸돌아 다니다
결국 집으로 돌아갔어

 

아빠한테 2,000달러
빚만 졌지

 

항상 프랑스 여자를
조심하라셨는데

 

프랑스 여자가
뭘 어쨌길래?

 

그러게, 프랑스 여자는
본 적도 없고

 

고향도 안 떠나보신 분이지

 

"여우같은 프랑스 년은 끝내
안 나타났다"라고 쓰지 그랬어?

 

썼었어, 그렇게

 

- 진짜?
- 아니, 가상으로

 

네가 만약 나타났으면
어땠을까 써 봤었거든

 

거기선 어떻게 되는데?

 

뭐야?

 

만나자마자 열흘동안
쉬지않고 사랑을 나눠

 

- 재밌네, 밝히는 프랑스 여자?
- 그런 셈이지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던 두 사람은

 

결국 이별을 택한다는
그런 얘기지

 

- 맘에 들어, 현실적이야
- 출판사에선 싫어하더군

 

독자들은 사랑을 믿으니까
그런 얘기가 먹혀들지

 

그래, 맞아

 

결국엔 잘 됐지?

 

- 베스트셀러 작가도 되고
- 그냥 조금 팔았어

- 좀 솔직해져
- 그래, 그렇긴 한데

'모비딕'도 안 읽는 사람들이
내 책인들 읽겠어?

 

나도 '모비딕'은 안 읽었지만
네 책은 읽었어

고마워

 

근데, 그날 밤을 너무
미화해서 쓴 거 아냐?

 

어차피 소설이잖아!

 

- 내 입장에선...
- 그래, 알아

 

이해해, 하지만
네가 책 속에서 나를

아니, 여주인공을...

아니, 나를.. 뭐든 간에

 

- 좀 신경질적으로 그렸더라?
- 사실이 그렇잖아

 

- 내가 신경질적이라고?
- 아냐, 그냥 농담이야

어느 대목이 그랬어?
난 모르겠는데

 

아냐, 그게 나인지도 모르지

 

어떤 책의 주인공이
나란걸 알면서 읽으니까

 

우쭐하기도 하고
약간은 불편하더라

 

뭐가 불편한데?

 

모르겠어, 그냥...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남의 눈을 통해서
나를 본다는 게...

 

쓰는데 얼마나 걸렸어?

 

쓰다가 쉬다가
3~4년 쯤

 

와! 단 하룻밤 얘길
꽤 오랫동안 썼구나

 

누가 아니래

 

난 네가
다 잊었을 줄 알았어

 

아니, 항상
또렷이 생각났어

 

- 이 말은 해야겠다
- 뭔데?

 

너무나 널
다시 만나고 싶었어

지금도 안 믿겨
말도 못 할 만큼

 

시간 얼마나 있어?
20분 30초?

 

그보단 많아
널 더 알고 싶어

 

말해봐!
뭐하고 살아?

 

어디서부터 얘기할까...
난 그린 크로스에서 일해

 

- 환경단체야
- 어떤 분야?

 

여러가지 환경문제를 다뤄

 

수질문제에서 화학무기까지

 

환경 관련 국제법도 다루고

 

- 네가 하는 일은?
- 이쪽이야

 

이것 저것

 

가령, 작년에는 수질문제로
인도에 한참 가 있었지

 

거기 면화 공장에서
주변을 심하게 오염시켰거든

 

행동하는 지성이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대개 입으로만 떠들 뿐인데

 

미국의 게걸스런 대량 소비며,
자원 낭비, 자동차, 지구 온난화...

 

생각없는 미국인은
아니어서 다행이군

 

그런데 거긴
어쩌다 들어갔어?

 

정치학을 전공했고
공무원이 꿈이었어

 

잠깐 일했는데
정말 끔찍했지

 

- 별로였어?
- 그래

 

지긋지긋했지
이쪽으로

 

매일같이 동료들과 얘기했어

 

이래 저래 세상이
망가져 간다고

 

그러다 결심하게 됐어

 

고칠 방법을 찾아서
직접 나서보기로

 

역시 내 예상대로
쿨한 삶을 사는구나

 

- 그럴 줄 알았어
- 고맙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는 건 행운이지

 

난 가끔
상반된 두 생각을 해

 

세상이
회복 불능이라는 생각과

 

점점 나아질 거라는 생각

 

점점 나아져?
그걸 말이라고 해?

 

그러니까 내 말은,
이상하게 듣진 말고

 

그래도 많이
좋아졌지 않아?

 

그래, 네 책 잘 팔린다
정말로 축하해

 

하지만 말해줄까?

 

세상은 지금
엉망진창이야!

서구사회는 좋아졌지

 

저개발 국가에 공장 짓고
저임금 노동을 이용하니까

환경법 규제도 안 받지

군수업은 번창하지만

매년 5백만 명이
수질오염으로 죽어가

 

근데도 세상이 나아져?

 

나 화내는 거 아냐

 

어디 말 좀 해봐

 

그래, 알았어
문제가 심각한 거

 

- 그래, 고마워
- 근데, 내 책은...

 

아시아권에는
발간도 안 됐어

 

하나 골라

스톱!

그래도 사람들의
관심은 커졌잖아

계속 투쟁할 거고

나아질 거란 얘긴
그런 뜻이었어

너같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환경문제에 관한
토론만 해도 그래

몇년 전엔
생각도 못했지만

이젠 당연한 게 됐고
차츰 나아져 가잖아?

 

맞는 말이야

 

하지만 위험도 있어

 

제국주의 국가들이
악용할 수도 있거든

자국의 경제적 야욕을
합리화하는 방안으로...

 

'제국주의 국가'란 말
미국을 지칭한 거야?

- 꼭 그런 건 아니야
- 그러셔?

 

- 저기 앉을까?
- 좋아, 딱인걸

 

세상이 나아져가는 건
사람의 성장과 비슷한 거 같아

 

나를 예로 들면,
난 퇴보중인 걸까?

발전중인 걸까?
잘 모르겠어

지금보다 어렸을 땐
좀 더 튼튼했었지만

불확실성에 괴로워했고

나이가 들면서 복잡해졌지만
처리할 능력도 갖추게 됐지

 

그래서 문제가 뭐야?

 

지금?
지금은 없어

 

전혀 없어

 

지금은 마냥 행복해

 

나도 그래

 

파리에는 얼마나 있었어?

 

어젯밤 도착했어
12일간 10개 도시를 돌았지

 

완전 녹초가 됐어
이젠 끝나서 다행이야

 

기절할 정도였으니

 

뭐 마실래?

 

커피

 

이 카페가 정말 아늑하다
미국은 왜 이런 곳이 없지?

 

그래, 미국에 살 때
나도 그런 생각 했었어

 

제법 괜찮은 카페도 있었지만...

 

- 미국에 살았어?
- 응, 96년부터 99년까지

 

뉴욕대에 다녔어

 

맙소사!
이럴수가, 셀린!

 

- 뭐?
- 아니, 그게...

 

- 아냐, 아무것도...
- 뭔데?

 

나도 98년부터 뉴욕에 살아
너랑 같은 하늘 아래 있었어

- 뉴욕에?
- 그래

 

정말 신기하다

사실 가끔 널 본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거든

그럴 리 없다고 넘겼지만

 

네가 사는 곳도 몰랐으니

 

텍사스 어디라고 했지?

 

맞아, 거기서
꽤 오래 살았어

 

그러다 뉴욕에
가고 싶어진 거야

 

여긴 왜 돌아왔어?

 

일단 학위를 마쳤고
비자도 만료되고 해서

 

마지막 무렵에는
무서움에 떨었지

 

TV만 켜면 폭력에
강도, 살인, 연쇄 살인...

 

결정적인 이유는
어느 날 밤, 집에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서
경찰에 신고 했는데

 

- 경찰이 오기는 왔지
- 한 3시간 걸렸어?

진짜 강도였다면
험한 꼴 당하고 죽었겠지

아무튼 남녀 경찰이
한 명씩 찾아왔었어

내가 상황 설명하는데

 

여경이 차를 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지

 

그래서 남자경찰하고
단둘이 남았는데

총이 있냐고 묻더라
내가 없다고 하니까

 

"하나쯤 마련하는 게
좋을 겁니다"

 

"여긴 미국이지, 프랑스가
아닙니다" 그러는 거 있지?

그래서 내가
"전 총도 못 쏘고요"

"총에는 관심도 없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총을
이런 식으로 꺼내 들면서

 

"언제든 당신 머리통에
이런 게 겨눠질 수 있어요"

"오래 살고 싶으면"

 

"상대보다 내가
먼저 쏘아야 하죠"

 

그렇게 경찰은 가 버렸고
다음날 바로 총을 주문했지

 

내가, 총을?
끔찍하잖아?

 

그때 생각했지
이건 아니다

 

경찰이 위협적으로
총을 내보이면 안되잖아?

 

그래서 주문을 취소하고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서
그 문제를 항의했지

 

- 어떻게 처리됐어?
- 무슨 절차가 그리 복잡한지

 

덜컥 겁이 나더라구
비자도 찝찝하고

- 강제 출국 당할까봐?
- 딱 그랬지

다 잊어버리자 생각했지만

 

- 절대 못 잊을 거야
- 정말 그렇겠다

 

그래도 미국 생활은
꽤 재미있었어

 

- 그리운 것도 많지
- 어떤?

 

글쎄...

 

사람들 분위기 같은 거?

조금 호들갑스럽지만

 

"잘 지내?" 하면
"당근이쥐!" 그런다든가

 

"좋은 하루!"

 

파리 사람들은 무뚝뚝해
알고 있었어?

 

글쎄, 내 눈에는
행복해 보이던걸?

 

- 안 그래
- 아니라구?

 

아니야, 뭐랄까...
프랑스 남자들은 짜증나

 

어떤데?

 

사람들은 괜찮아
같이 지내기 좋지

음식이나 와인에
조예도 깊고...

근데 나랑은 안 맞아

 

무슨 말이야?

 

글쎄...

프랑스 남자는 별로...

뭔데?

 

'덜 밝힌다'고 할까?

그쪽이 좀 부실해

 

그거 알아?
그 부분 만큼은

내가 미국인인 게 자랑스러워

 

인정해, 그 부분은

 

동유럽에는 가 봤어?

 

동유럽? 아니

 

아냐?

 

10대 때
바르샤바에 갔었어

 

아직 공산 시절이었지

 

- 난 공산주의자는 아냐
- 그러시겠지

- 진짜래두!
- 그냥 농담이야

 

아무튼 그 때
특별한 경험을 했어

 

2주쯤 지냈는데
어떤 변화가 느껴지더라

 

회색빛 우울한 도시가

 

머릿속에 점점
또렷이 각인되는 거야

 

일기도 많이 쓰게 되고

온갖 생각이 떠올랐지

 

공산주의 사상이?

- 너, 정말...
- 미안

 

계속해

 

수용소에 가둔다!

 

그 변화의 이유를
깨닫지 못하던 차에

 

하루는 유대인 묘지를
산책하다가

갑자기 깨달았지

 

그 2주는 내 일상과
완전히 달랐던 거야

 

TV에서 나오는 말은
들어도 모르겠고

쇼핑할 일도 전혀 없이

 

내 생활은 그냥

 

산책과 사색,
글쓰기 뿐이었지

 

소비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쉬고 있다는 느낌

 

정말 황홀할 정도로

마음이 평온했지

 

뭔가를 사야겠다는
정체모를 압박감도 사라지고

 

처음에는 좀 지루했지만

 

곧 영혼의 깊이를
느낄 수 있게 됐어

 

재미있잖아?

 

비엔나에서 산책하던 게
벌써 9년 전이라니!

 

- 9년 전? 말도 안 돼
- 그러게, 두 달 전 같은데

 

94년 여름이었지

 

나 변했어?

 

그래?

 

벗겨 봐야 알지

 

- 뭐야?
- 미안

 

그땐 머리 모양이 달랐어

 

풀어봐

 

좋아

 

 

어때?

 

어서 말해봐

 

야위었다
살이 좀 빠졌어

 

예전엔 뚱뚱했었어?

 

아냐

 

뚱뚱하다고 생각했었구나
뚱순이라고

 

프랑스 뚱순이 얘길
책으로 쓰다니!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넌 아름다워

 

난 달라 보여?

 

아니

 

근데 주름이 있네

 

- 알아
- 흉터같아

 

- 흉터? 총상같아?
- 아냐, 아냐, 미안

 

며칠 전에 웃기는,
아니 무서운 꿈을 꿨어

 

정말 악몽이었지
내가 32살로 나왔으니

 

꿈에서 깼는데
다행히 23살이더라

 

근데 진짜 깨니까
32살인 거 있지?

- 무섭다
- 끔찍하지?

 

세월이 너무 빨라

20대가 지나면
세포가 죽어간대

 

그때부턴 내리막인 거지

 

난 나이드는 게 좋던데

 

뭔가 더 충만한 느낌?

 

세상을 좀 더
사랑할 수 있달까

 

나도 그래
그거 하난 좋아

 

예전에.. 밴드에서
드럼을 쳤더랬어

 

정말?

 

그래, 꽤 괜찮은 밴드였지

근데 리드보컬 놈은
앨범 계약에만 눈이 멀어

 

어떻게든 더 큰 무대에 설
고민만 했지

 

그때 우린 항상
미래를 꿈꿨는데

지금은 아예 없지

공연했던 시절을 돌아보면

 

그때가 좋았어
리허설로도 마냥 기뻤으니

 

이제서야 그 순간들을
음미하는 거지

나도 한 모금 줄래?

 

책을 낸 것도 그렇고
유럽 순회 홍보도 큰 일인데

그 순간들은 즐기고 있어?

 

- 아니, 별로
- 별로?

 

하나 더 있어?

 

그럼

 

여기

 

내 직장 동료들도...
아, 미안

 

세상을 바꾸겠다는
큰 이상을 품고 있어

결과보단 과정을 우선하지

 

그래?

큰 성과를 이루기 위해선
그 과정들도 중요한 거야

 

- 너도 그렇게 즐겨봐
-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그들과 멕시코 빈곤 마을에
봉사활동을 나간 적 있는데

오지 아이들에게 보내줄
연필을 구하러 다녔었어

 

뭐 대단한 일도 아니었고
연필 몇 자루였지만

 

모두들 진정으로
열심히 일하더라

 

그들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땀흘려 세상을 바꿔가고 있었어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앞에 나서려 들지 않아

 

보상을 바라지도 않고

 

신문에 이름나는 것도
신경 안 쓰지

 

남을 돕는 자체를 즐기니까

 

바로 그 순간을 말야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아

 

난 기질적으로 매사에
불만이 조금씩 있거든

 

항상 뭔가를 더 바래

 

하나가 충족되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기지

 

그리고는 날 위로해
"욕망이 삶의 원동력 아냐?"

 

욕심이 없다고
불행도 없을 거 같니?

 

글쎄

 

바라는 게 없으면

 

그건 우울증 아냐?

그렇지?
욕망은 건강한 거야

 

그래

 

불교에서는 그러잖아

 

모든 욕심을 버리면
모든 걸 얻게 된다고

 

근데 난 뭔가를 갈망할 때
살아있다는 걸 느껴

 

누군가와
친밀해지고픈 욕구

구두 사고픈 욕구
아름답지 않아?

새로운 욕망은 좋은 거야

 

자신에 대한
합리화 아닐까?

 

"난 구두 한 켤레쯤 사도 돼"
뭐 그런 느낌

 

뭘 원하는 거 좋지

 

그걸 못 얻었을 때
상처받지만 않는다면...

 

"고통이 없는 배움은 없다"

 

뭐야? 너 불교신자야?

 

아니

 

왜 아닌데?

 

나도 모르겠어

 

딱 어떤 거다는
믿음이 없다고 할까

 

나도 그런지 오래야

 

매사에 마음을 열어두지만
배타적 유일신 신앙 체계는 싫어

 

몇년 전
트랍피스트에 간 적 있어

 

- 트랍피스트?
- 카톨릭 종파야, 시토 수도회

 

왜 갔는데?

 

왜냐고?
어디선가 읽고는

 

그냥 멋질 것 같아서

 

넌 수도사나 수녀하고
있어본 적 없어?

없어

 

내 스타일이 아냐

 

그래?

 

아주 무뚝뚝하고
심각한 사람들로 알았는데

 

의외로 잘 웃더라
어울리기도 좋아하고

 

분위기도 잘 맞춰

 

그리고

굳이 믿음을
강요하지도 않아

 

다만 신의 은총 아래
평화롭게 살다 가려고 하지

영생을 믿으면서...

 

참 좋은 시간이었어

 

보통사람들은 대개
더 많은 걸 얻으려고 하잖아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하고

더 많은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싶어 하고

 

얼마나 성가시니

 

- 장난 아니지
- 사실 우리만 해도 그래

 

따지고 보면 나 역시
더 성숙해지고 싶어

 

"더 성숙해지고 싶다"는
욕심이 끝도 없지

 

꽤 오래 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 한 명은

불교신자가 되려고
아시아 사원을 돌아다녔지

 

- 나도 그럴까 했었어
- 너도 수긍할만한 얘기야

 

꽤 잘생긴 남자였는데
어느 사원엘 갔더니

 

승려 하나가 걔한테
같이 자자고 하더래

 

실화야

 

결국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안 그래?

 

네가 하는 일이
참 대견해

 

뭐? 같이 자는 거?

 

아니!

 

무슨 말이냐면

 

넌 삶을 피하지 않아

 

자신의 열정을
곧 행동으로 옮기지

 

그럴려고 노력해

 

있잖아

 

난 앞으로 8시간 동안
꼼짝없이 비행기에 갇혀야 해

 

그래서 파리 풍경을
좀 더 많이 보고 싶어

 

- 같이 산책하자
- 좋아!

 

- 싫어?
- 좋아!

 

- 나갈까?
- 나가자!

 

얼마지?
4.50 유로?

 

내가 낼게
돈 좀 받았어

 

- 팁은 이 정도면 돼?
- 충분해

 

좋아, 이젠 어디로 가지?

 

오늘은 세일데이야

 

그게 뭔데?

 

파리에서
뭐든 세일하는 날

 

일년에 두번 뿐이지

 

좋아, 그럼 쇼핑하자

 

생각해 보니 별로야
너한테 폐끼치기 싫어

완전히 병이라니까
공원길로 가자

 

좋아

 

꽤 괜찮아

쇼핑보다는 훨씬 낫다

 

물론 네가 원하면
같이 갔겠지만...

 

살 것도 없으면서
버릇이야

 

그냥 가서 신나게
구경하고 입어보고

 

이쪽?

 

쇼핑이 정신 건강에 좋대

 

정말?

 

- 상담 받았었어?
- 아니

 

정신과 다닐 것 같아?

 

농담이야

 

상담 받으니까
성기능 좋아졌어?

 

성기능!?

 

- 농담이야
- 솔직히 말해

- 그날 밤 괜찮았잖아!
- 농담이라니깐

 

같이 안 잤잖아?

 

그거 농담이지?

 

아니, 사실이잖아

 

우린 같이 잤어!

 

아니, 안 그랬어

 

넌 콘돔도 없었고

난 콘돔 없인 안 해
그건 철저하게 지킨다구...

네가 기억 못하다니
섭섭한데?

아니, 들어봐

 

난 책은 안 써봤지만
일기는 매일 써

 

그날 일도 다 적었어

내가 아까 그랬지?
네가 미화해서 썼다고

 

잠깐!

나 그때 썼던 콘돔
상표까지도 기억해

지저분해, 그만하자

 

뭐가 지저분해?

 

좋아, 집에 가서
그때 일기 확인해 볼께

 

- 잠깐만
- 뭐?

 

혹시 묘지에서였어?

 

아니, 묘지는
오후에 갔었지

 

공원에서였어
한밤중이었고

 

공원!

 

잠깐만...

 

좋아

 

그게 잊혀져?

기억 안 나?
공원에서!

 

어쩌면..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놀리는 거야?

 

놀리는 거지?

 

맞아, 아냐!
미안해

생각해보니
네 말이 맞나봐

 

머리속 기억들이
가끔 뒤섞일 때가 있어

 

기억하기보다 잊는 게
편할 때가 있잖아

 

- 미안해
- 그러니까

 

그날 밤이 넌 싫었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잊고 싶은 기억도
있다는 거야

 

난 내 평생보다
그 하루를 더 잘 기억해

- 나도 그래
- 정말?

 

그런 줄 알았다고...

 

아마

 

그래서 잊어버렸나봐

 

할머니 장례식 때문에...
우리 약속한 날이었잖아

나도 힘들었지만
넌 그보다 더 했겠지

 

현실이 아닌 것 같았어

관 속의 할머니 모습이
아직도 생각나

 

곱고 따뜻한 손으로
날 안아주곤 하셨는데

관 속의 할머니는 마치
전혀 딴 사람 같았어

 

따스함이 없었지

 

한참을 울었는데

 

할머니 때문에 슬픈 건지
너 때문에 슬픈 건지

혼란스럽더라

 

미안해

이번 주 내내 우울했거든

 

왜?

 

모르겠어
별 일은 없었는데

 

네 책을 읽어서 그런가?

 

그해 여름과 가을 내내
얼마나 들떠 있었던지!

 

그후로도 난...

 

모르겠어

 

추억은 감당할 만큼만
아름다우니까

 

"추억은 감당할
만큼만 아름답다"

 

차에 스티커로 붙일까?

네가 우리 얘길 썼다면
딱 그 제목을 달았겠다

- 완전 딴판이었겠지?
- 그래, 섹스도 없고

 

있잖아...
우리 만남 김에

그때의 추억을
완전히 바꿔보자

 

영영 못 만나는
슬픈 결말은 아니잖아

- 그렇지?
- 하긴

우리가 살아있는 한
추억은 끊이지 않겠지

 

그래, 맞아

 

어린 시절에 대한
오랜 추억이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없던 일인 거 있지?

 

뭔데?

 

8살, 9살 무렵이었는데

 

피아노 레슨을 마치고
밤에 집으로 돌아가면

 

엄마는 호들갑이셨지

 

"혹시 변태 아저씨들이
사탕으로 꼬셔서

 

바지를 훌렁 벗지 않디?"

 

그런 질문을 하셨어

 

근데 나중에 자라니까
정말 그랬던 거 같은 거야

그래서 섹스하면 이따금
그때 집에 가던 길이 생각나

 

사실은 지금도 가끔...

 

섹스를 할 때
그 길을 걷던 내가 보여

 

정말 별나지?

 

여기서 가까워?

 

아니, 아주 멀어

 

어릴 때 일기 썼어?

 

음... 쓰다가 말다가

 

며칠 전, 83년에 썼던
일기를 읽어보고는

 

깜짝 놀랐어

 

삶에 대처하는 방식이
지금이랑 똑같은 거 있지?

꿈도 많고
훨씬 순진했어도

 

내면의 감정들은
별 차이 없더라구

 

그래서 깨달았지
난 안 변했다

변하는 사람은 없어

 

사람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타고난 천성이란 게 있는데

 

그건 어떤 경험을 통해
쉽게 바뀌는 게 아냐

 

- 그렇게 생각해?
- 그래

전에 한 논문을 읽었는데

'복권 당첨자들과 사고로
불구가 된 사람들'이 주제였지

한쪽은 기뻐서 들떠있고
한쪽은 극도로 절망해 있잖아

이 연구 논문에서는
이들을 6개월간 추적했는데

 

새 생활에 적응하고 나면
결국 예전과 같아진다는 거야

- 같아져?
- 그래

애초부터 밝고
낙천적이었던 사람은

 

휠체어에 앉아도
밝고 낙천적이지만

불만이 많았던 쫌생이는

차, 집, 보트를 새로 사도
마찬가지란 거지

 

그럼 난 어떻게 해도
평생 우울하게 살겠네?

 

- 그렇겠지
- 잘 됐네

 

지금 우울해?

아니, 안 그래

 

하지만 가끔 걱정 돼

하고픈 거 못 해보고
죽는 게 아닌가 하고

 

뭘 하고 싶은데?

 

그림도 더 그리고

 

매일 기타도 치고

 

중국어도 배우고

 

노래도 더 많이 쓰고

 

하고픈 게 많아서
결국 다 못할 거야

 

뭐 하나만 물어보자

유령같은 거 믿어?

 

아니

 

- 안 믿어?
- 그래

 

환생은?

 

전혀

 

- 신은?
- 안 믿어

 

말하고 보니 그러네
노, 노, 노...

 

그래도 마법이나 신비는
믿어보려고 해

 

그럼 별자리는?

 

- 당연히 믿지!
- 역시...

일리 있어

넌 전갈자리, 난 천칭자리
둘이 딱이잖아?

 

아인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대

"마법이나 신비를 안 믿는
사람은 죽은 것이나 같다"

 

좋은 말이네

난 항상 신비의 결정체가
우주에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해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영원히 머물 수는 없다고

'영원성'은 내게
허락되지 않았으니

대충 살지는 말자

간단해
늘 그렇듯

뭐가 재밌을까?
뭘 할까?

뭐가 중요하지?
그런 것들

매일매일을 마지막처럼...

 

난 그런 생각이 들면
엄마한테 전화해서

사랑한다고 말해

 

그럼 늘 그러셔

"너 괜찮니? 암 걸렸어?
자살하려는 거니?"

 

괜히 걸었다 싶지

 

그럼...

 

그럼, 우리는?

 

우리가 뭐?

 

만일 우리가
오늘 죽는다면?

 

종말 말이야?

 

아니 그건 심하고

딱 우리 둘만
죽게 된다면?

 

그래도 우리가
책이나 환경 얘길 할까?

 

오늘 밤 죽는다?

그럼 무슨 얘기 할 거야?

 

글쎄...

 

- 너무 어려워?
- 아니, 생각 좀 하고

 

일단 책 얘기는 안 해

 

환경문제도 제쳐두고

 

근데 그 얘긴 하고 싶어
우주의 마법과 신비

 

그 다음엔...

 

뭐?

 

호텔방에 가서

죽을 때까지 거칠게
사랑을 나누는 거지

 

시간 아깝게 호텔까지?

공원 벤치는 어때?

 

- 안돼!
- 이리와

 

알았어

 

오늘 밤 우린 안 죽어

 

그래, 좀 아쉽다
미안해

 

너무 극단적인 예였어

- 미안해
- 괜찮아

 

내 요점은 말야

 

대화를 나누는 게
쉽지 않다는 거야

 

그래, 매일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라면...

 

계속 섹스 얘기만
나오는데

 

친구 얘길 좀 할게

 

애인이랑 잠자리에
문제가 좀 있대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