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원화에게
*매란방의 자(字)

 

이 글을 볼 즈음

 

난 숨을 거뒀겠지

 

네 조부님 때부터

 

매씨 가문은 몸을 낮춰

 

황실과 백성을 섬기며

 

경극을 했다

 

태후마마 생신인데
붉은색을 안 입어?

 

간이 부었군

 

숙모님이 돌아가셨죠

 

상중이라서요

 

아야!

 

전 맞아도 싸요

 

그런 죄로 난
종이로 된 칼을 썼다

 

제발 이러지 마십쇼

 

차라리 맞고 끝내죠

 

가자!

 

이게 무슨 꼴이람?

 

찢으면 가만 안 둬

 

 

최고의 배우였음에도

 

천대를 받았지

 

너라도 지켜주려면

 

시키는대로 따르던가

 

아님 치욕을
감수할 밖에

 

원화야
문 열어봐

 

십삼야께서 오셨어

 

백부님이 편지에 뭐라던?

 

경극은 관두고
떠나거라

 

작별을 고하고

 

다신 무대에 서지 마

 

매란방 나와라

 

아님 돈 물어내!

 

10년 뒤 중화민국

 

보세요
어떡하죠?

 

- 서둘러
- 난리들인데

 

- 어서!
- 네

 

그분이 급제했대요

 

그것도 장원으로

 

열심히 기도했건만

 

저는 남의
첩이 됐답니다

 

송 씨

 

- 무슨 일이죠?
- 급하게 됐어

 

관객들이 난리야

 

- 지금 당장?
- 그래

 

왕 대인이 화낼 텐데?

 

- 이런
- 어쩔 수 없죠

 

그녀가 준
국 한 그릇을

 

그에게 내밀었다네

 

다가올 비극도
모른 채

 

국을 들이키자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지

 

피를 쏟으며 죽어갔네

 

매란방 안 나오냐?

 

환불해달라!

 

돈 돌려줘!

 

웬 피야?

 

원화?

 

매란방 곧 당도함

 

원화

 

넌 일류다

 

참아야 돼

 

- 발은 어때?
- 괜찮아요

 

혜방

 

어쩐 일로?

 

죽 기다렸어
나랑 가자

 

막간인데 무슨

 

끝나고 약속 없다며?

 

강연회 가야 돼

 

유감인데

 

나리께 약속했는데

 

 

들어가자

 

원화

 

꼭 데려온댔죠?

 

원화

 

이쪽으로

 

여기 앉아봐

 

앉으라니까

 

말 들어!

 

십삼야 나오십니다

 

강녕하십쇼, 십삼야!
복 받으세요

 

고맙소이다

 

이쪽으로

 

늦으셨군요
십삼야

 

- 풍 사장
- 네

 

- 저를 찾으셨다죠?
- 맞아요

 

- 영광입니다
- 제가 영광이죠

 

해서

 

씻고 면도 좀 했는데

 

그게 말이외다

 

얼굴에 뜨거운 수건을 덮으니
잠이 들더구려

 

소개드리죠

 

별난 친구라

 

높은 분이니까요

 

어떤 분이라고?

 

사법국장이요
유학파래요

 

누가 고소라도?

 

박수로 맞아주시죠

 

사법국장 구여백입니다

 

편하게 대화하죠

 

제 말에 오류가 있다면

 

논박해도 좋습니다

 

대신 여러분
논거가 희박하면

 

저도 반박하죠

 

젊은이

 

너무 늦게 왔군?

 

관객이 늦건 말건
경극은 시작하잖나?

 

맞아요
죄송합니다

 

누군지 아는 건가?

 

어려서 경극
구경을 즐겼는데

 

한가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경극 배우들 분장은

 

왜 그리 딱딱할까?

 

나중에 이유를 알았죠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래요

 

여성역은 뺨까지
머리카락을 붙인다죠?

 

크게 웃지 못하게끔요

 

웃음을 절제하란 거죠

 

주요배역마다
정해진 틀이 있죠

 

경극은 작위적이에요

 

너무 형식에 얽매였죠

 

고리타분해요

 

그 무슨?

 

사실이잖나

 

구 선생, 논박해도
좋다고요?

 

오히려 찬사를
드려야겠군요

 

경극에 훤하신데요?

 

애들이라도

 

분장이 그래야
근엄하단 건 아는데?

 

그러니

 

경극 배우들이
판에 박혔죠

 

스스로 족쇄를
채운 거예요

 

감정과 애욕은?
희로애락은?

 

억눌러버렸죠

 

다시 찬사를 드리죠

 

심문조로 말씀하시니

 

경극이 꼭
죄악 같군요

 

그럼 관둬야죠

 

왜 봅니까?

 

헌데 불가항력이죠

 

극장은 관객으로
만원이에요

 

내쫓을 순 없죠

 

봐선 안 되나요?

 

누가 수긍할는지?

 

- 비이
- 네?

 

- 무례하구나
- 죄송합니다

 

경극 인물들도

 

생명력이 필요해요

 

무대에서든
실제 삶에서든

 

배우는 진취적이어야죠

 

여주인공 소삼처럼

 

억눌려선 곤란해요

 

기도 외엔
속수무책인 존재

 

소삼처럼 순종적이라

 

중국여인들은
인습에 찌들었어요

 

훌륭한 극이라면

 

인습의 타파를
보여줘야죠

 

구 선생님!

 

구 선생님

 

강연 훌륭했어요

 

심오하더군요

 

심오해?

 

다들 반감이 심하던데?

 

여기 경극표
두 장이요

 

와주시면 기쁘겠네요

 

- 풍 사장
- 네?

 

그거 아십니까?

 

뭘요?

 

그 친구라는 양반

 

- 뭐랄까
- 문외한이죠

 

문외한이더군요

 

그래도 일리는 있어요

 

경극도 바뀌어야죠

 

그래요?

 

원화 아닌가?

 

국장께 중국어
가르치나 봅니다

 

- 나중에 뵙죠
- 저기!

 

원화더러 구 선생과
다니지 말라고 해

 

머저리!

 

매란방 공연이나
보고 말해

 

표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야

 

- 여기 두 장 있어
- 진짜?

 

채원배 선생입니다!

 

채원배 같은
자유주의자까지?

 

학사 장계직 선생!

 

너나 없이 몰려왔군

 

매란방을 보려고 말야

 

- 풍 사장 / - 십삼야
- 원세개 총통 납시오!

 

앉게

 

느닷없는 감흥

 

거부할 수 없네

 

구 선생

 

어떠시오?

 

정말이지

 

여자보다 더
여성스럽죠?

 

사랑도 제대로 못했거늘

 

내 청춘은

 

구 선생

 

- 쉿!
- 흠?

 

날아가버렸네

 

이내 격정을

 

누가 알아주리오

 

조신하게 살 밖에

 

매란방 군

 

자네 공연은 처음인데

 

완전 매료됐네

 

남들 말대로

 

사내인지 여자인지
분간이

 

안 되더군

 

갈채 받아 마땅했고

 

숨통이 탁
트이는 듯했어

 

심성이 고결한
사람만이

 

그토록 우아하게
격정을 표현해내지

 

난 서양극에도
일가견 있다네

 

뭐든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도와주지

 

이거 드셔보세요

 

나리

 

매란방이 찾아왔어요

 

뵙고 싶답니다

 

알겠네

 

매란방?

 

우리가 아는
매 씨는

 

- 광대 아니지?
- 당연하죠

 

나 없다고 해

 

거 간단하군

 

말도 없이 나갔어

 

언제 올는지 몰라

 

나중에 다시 들르게

 

조언을 얻었음 해서요

 

안 계시다니

 

꼭 전해주세요

 

편지 잘 받았고

 

감사드린다고요

 

안녕히

 

그래

 

경극 혐오한다더니

 

편지까지 보내?

 

막상 찾아오니

 

문전박대고?

 

도대체 무슨 심사야?

 

비역질이라도
하길 바라나?

 

육가, 난 떳떳해

 

순수한 의도였어

 

이것만 보면
기분이 들떠요

 

태후마마의 하사품 앞에선

 

절로 무릎을
꿇게 되죠

 

아부하긴
무슨 일인가?

 

그게 말이죠

 

진 어른 노래가
영 아니라서

 

원화가 대신해야겠어요

 

누굴 찾는 게냐?

 

어르신

 

내 인생은 고달팠지

 

어려서 고아가 됐다네

 

매란방 군

 

유영춘은 18년이나
남편을 기다렸네

 

그리던 남편이 왔건만

 

어떻게 시체마냥

 

꼼짝도 않나?

 

- 원화야
- 네?

 

뭐가 급하기에

 

공연 끝나기 무섭게
구 선생이 편지를?

 

어르신

 

상의드릴 게 있어요

 

- 비이
- 네?

 

원화에게 주려던
선물 어딨나?

 

가져올게요

 

기분이 좋구나
말해보렴

 

- 네, 생각해봤는데
- 잠깐

 

변화를 주고 싶구나?

 

역할에 생동감을
주고 싶은 게지?

 

그래?

 

맞아요

 

원화야

 

내 가르침을 따라야지

 

점심 때 찾아뵐게요

 

자세히 설명드리죠

 

밤에 공연하려면
점심까지 자야 돼

 

그럼 오후는요?

 

공연 준비해야지

 

어르신 선물이다

 

쉬거라

 

어르신

 

모레 공연에서
직접 보여드리죠

 

당돌하구나?

 

난 혼인을 했네

 

봤지?
달라진 건 없어

 

유 씨 규수였지

 

처가는 나를
가난뱅이 취급했고

 

우리 부부를 내쫓았네

 

졸지에 떠돌이로 지내다

 

낡은 오두막을 발견했지

 

재산이라곤 걸친
누더기뿐이라

 

난 아내와 작별하고

 

군졸이 됐다네

 

벗을 사귀고
역도를 물리치며

 

박수가 나오긴 이른데

 

폐하를 보필한 뒤

 

영춘 그대에게
가보겠노라

 

사흘 휴가를 청했지

 

부인
믿기지 않는구려

 

어디 봅시다

 

18년만이구려

 

- 어르신
- 이제 만족한 게냐?

 

대단하셨어요

 

호흡이 잘 맞았죠

 

난들 쇄신이 싫을까?

 

천만의 말씀!

 

전통 따윈 상관 없다

 

다만 격이
떨어질까 두렵구나

 

멋대로 형식을 바꾸면

 

줏대 없단
비난만 쏟아져

 

쇄신한다는데
줏대 없다뇨?

 

우릴 멸시할 거야

 

알겠니?

 

불합리해요

 

- 현실성을 높여야죠
- 그럴 순 없다

 

반응을 보셨잖아요?

 

더 나아지잔 거죠

 

좋은데 마다할까

 

어르신

 

그러다 싸우겠어요

 

웃음거리만 되죠

 

이러면 어떨까요?

 

각자 3차례 공연을
해보는 겁니다

 

구식 대 신식으로

 

- 누가 구식이 좋대?
- 따로 해보잔 거죠

 

그럼 명백하겠죠

 

어느 쪽이 더

 

흥행할는지?

 

어르신께 맞서다뇨

 

방금 무대에서도
그랬잖니?

 

비이
난 수락하마

 

원화 뜻에 달렸어

 

원화야

 

이럴 필요가?

 

지금처럼 가도
넌 최고야

 

너를 가르치는 게
십삼야껜 낙이지

 

가르침 감사했어요

 

원화, 수락한 거냐?

 

도전하면 무례인가요?

 

양해도 구했는데?

 

수락했어요

 

- 거부하지 않고
- 애와 겨루라고?

 

- 겁나지 않으시다면야
- 뭐?

 

참신한 시도였네

 

부탁인데!

 

뒷담화 집어쳐요

 

불쾌하니까

 

당당히 밝혀두지만

 

이제부터 난

 

매란방의 후원자요

 

판사고 뭐고
이젠 안녕이오!

 

숙부님

 

웬일이지?

 

원화
나중에 보세

 

- 뭐냐?
- 존경하는 숙부

 

인생을 망치시렵니까?

 

- 이건 어른들 문제다
- 그러니 이러죠!

 

할머닌 앓아누우셨죠

 

5대째 급제한 집안에

 

광대패가 나다니

 

원화

 

어머님 좀 뵈어야겠다

 

다 들었어요

 

그래

 

사표를 냈어

 

이젠 자유지

 

유명한 형제의 일화야

 

상이 주에 망하자

 

주의 곡식은
일절 먹지 않고

 

수양산에 들어가
굶어죽었지

 

너와 나도
그런 형제다

 

의형으로서 첫 바람은

 

네가 십삼연을
꺾는 거야

 

설사 진들
세상은 변했어

 

이젠 네 시대다

 

매란방이 도전한단
기사가 났더군

 

신문에 미리
떠벌였구만

 

맞아

 

그렇군

 

매란방이 분수를 모르는군

 

애송이 주제에 감히?

 

결과는 보나마나야

 

본론이 뭔데?

 

그게 말이지

 

내기를 걸었어

 

아하

 

우릴 두고 도박을?

 

뭔가?

 

여기 서명하게

 

- 이기면 4할 떼어줌세
- 마삼!

 

돈은 닭싸움 따위에
걸었어야지?

 

이기면 독식인데?

 

져도 그다지
손해 없고

 

생사람한테 거느니
훨 낫지

 

그럼 반반

 

장수 역할 아니면
질는지 몰라

 

곡예도 필요한데

 

그런 거 안한지
오래잖나?

 

뭐?

 

- 마삼한테 줄 선물은?
- 고맙네

 

- 어딨더라?
- 저쪽에..

 

여깄군?

 

내 말은 괘념치 마

 

아직 동의 안했어

 

돈 때문에
이러는 줄 아나?

 

관객들에게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십삼연이 누군지!

 

누가 자넬 따르겠나

 

쑥스럽게시리

 

태후마마 하사품은 다르군

 

비이

 

붓 가져와라

 

경극왕 십삼연
구경하세요!

 

- 찾았어?
- 아니

 

대체 어디로 갔지?

 

10분 뒤면 시작인데

 

경하드립니다
만석이에요

 

원화는 3분의 2만 찼죠

 

- 3분의 2?
- 네

 

그럴 리가

 

뭘 꾸물대는 거냐?

 

대사를 잊어버렸어요

 

공주님이 출입패를 주셨지

 

난 몹시 기뻤다네

 

대궐 문지기를
불러 세우고는

 

말을 대령하라!

 

관문 밖으로
말을 달렸다네

 

작품 선정부터가 문제야

 

전들 내키겠어요?

 

'일루마'라니?

 

생소한 작품인데다

 

비극이야
돈 내고 보겠어?

 

대중은 재미와
웃음을 원해

 

'일루마'를 공연한
예는 없죠

 

벌이가 안 되니까

 

오늘은 졌지만
염려 마세요

 

위험하겠어

 

성공엔 위험이 따르지

 

이러다 지면?

 

중대한 대결이야

 

구 형님께서 이젠
제 시대랬어요

 

- 소이
- 네?

 

조금 더 올리게

 

그러죠

 

- 한거
- 네?

 

곳곳에 다 붙여
최대한 많이

 

대학가에도 홍보해

 

'매란방의 새로운
비극 시도'

 

'일단 보면 매란방은'

 

'영혼을 파고 들어'

 

'추종자로 만든다'

 

무슨 강의해?

 

그냥 구경오라면 돼

 

알아듣기 쉽게

 

정말 오늘은
매진 될까요?

 

줄거리가 뭐죠?

 

신작이에요

 

매란방 구경오십쇼

 

새로운 비극

 

사랑을 위해
죽는 남녀!

 

일루마

 

- 경극왕 십삼연
- 그만!

 

너무 앓았네

 

이 머리끈은 뭐지?

 

마님, 좀 어떠세요?

 

몸을 추스려볼까

 

그치만 나리께선
돌아가셨어요

 

그이가 죽다니?

 

마님을 돌보다
병사하셨죠

 

나를 돌보다

 

병을 얻어 죽었다고?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리석다 놀렸어도

 

점잖은 분이었건만

 

어찌 은혜를 갚는담?

 

나리

 

겨우 6할 찼어요

 

집 두 채 날렸군

 

그리 믿었건만
망할 늙은이

 

그이는 황천에서

 

나를 기다리겠지

 

저도 뒤따를게요

 

저승에서 만나요

 

매란방!
매란방!

 

고맙습니다

 

여기를 보세요

 

- 혜방
- 원화

진짜 굉장했어

 

실수한 건 없는데

 

흥!
그럼 왜 졌을까?

 

마삼!

 

공연은 훌륭했어

 

이런 모욕을 당하다니

 

마삼

 

내일 공연은 불가해

 

해봤자 돈만 날려

 

관두란 건가?

 

졌으니 당연하지?

 

그래서 더 해야겠어

 

- 그럼 손해를 배상하던가
- 십삼야

 

액수가 너무 커요

 

- 숙고하셔야죠
- 내일 당장

 

독촉해도 좋겠어?

 

내 가치를
돈 몇푼에 견줄까

 

- 이거 보여?
- 그래

 

- 태후께서 주신 비취야
- 음

 

- 자네 걸세
- 좋아

 

하사품이 더 있어

 

유리상자 안의
그 전포

 

그것도 내주지

 

그럼 되겠나?

 

비취랑 전포가 없어서야

 

십삼야의 체면이
안 서죠

 

매 씨 집안과
돈독하셨잖아요

 

이제야 말이지만

 

제가 그 집에
다녀왔어요

 

할머니가 대노하셨죠

 

대결을 말려주신답니다

 

원화 식구를 만났군

 

 

매란방에게 비굴할
필요 없어

 

내게 머리 조아리게

 

그럼 과오는
따지지 않겠어

 

- 무슨 말씀이죠?
- 마삼

 

이미 했잖나

 

제대로 조아리면
다 덮어줌세

 

십삼야

 

때론 굽혀야죠

 

궁지에 몰렸으니
도리가 없어요

 

강요로 굽히진 않아!

 

마삼, 잠깐

 

저 의자 가져가

 

자네가 앉아서
더러워졌어

 

그러지

 

과연 대단해

 

막무가내라더니
진짜였군?

 

각오해

 

내일 당장 갚아

 

- 마삼!
- 됐네

 

- 꺼져!
- 두고봐

 

나리

 

- 비이
- 네

 

정말 원화
집에 갔었나?

 

어르신, 오늘은
공연하지 말죠

 

맘대로 해

 

네 결정에 달렸다

 

십삼야

 

부디 헤아려주십쇼

 

서로 각별하니
대결은 보류하죠

 

달리 방도가 없어요

 

사느냐 죽느냐
택일하셔야죠

 

아무래도 좋다면야
공연하시던가요

 

원화 들으라고
하는 소리냐?

 

그쯤에 겁먹겠어?

 

괜한 짓 마라

 

시간 낭비야

 

나도 기권할
생각 없다

 

- 다녀왔구나
- 네

 

앉아라

 

아마도 오늘
어르신께선

 

최선을 다할 거예요

 

원화야

 

수치란 패배가 아니라
비겁함이다

 

굳이 맞서야 될까요?

 

글쎄다

 

십삼야

 

마음껏 닦으세요

 

꽃잎은 떨어져

 

하늘에 흩날린다네

 

장군은 용맹하나

 

너무 연로하셨소!

 

순결을 지키려고

 

흙에 닿지
않으려 함이지

 

봄은 가고
미색도 시들고

 

사람도 꽃도 잊혀지누나

 

열흘내로 성을
함락시켜야

 

장군직을 보전하지

 

그렇지 않으면

 

내 목이 떨어진다

 

말을 대령하라
출전한다!

 

단번에 정군산을
취하리라!

 

원화야

 

어르신

 

- 앉거라
- 네

 

뭐냐?
분장도 안 지우고

 

무대 의상으로
나다니면

 

극중 인물의
위신이 깎인다

 

다신 그러지 마라

 

 

관객들이 갈채로
널 불러내던?

 

 

'분하만' 공연은
썩 훌륭했지

 

생각나요

 

기막힌 공연이었죠

 

어르신 연기는
신기에 가까웠어요

 

신기?

 

비이가 구 선생
편지를 보여줘서

 

겨우 네 뜻을
알아차렸지

 

원화야

 

넌 분명코
대성할 게다

 

부디 경극인의
자긍심을 높여다오

 

난 평생 노력했건만

 

실패했다

 

혼담이 있다지?

 

선물을 주마

 

옆방 상자에 넣어뒀다

 

가져가려무나

 

어르신!

 

어르신!

 

영계대왕
*배우들의 왕

 

지방

 

왔는지 몰랐소

 

요기 좀 해요

 

다 드세요

 

후루룩대지 말고

 

인사하는 모습을 봤는데

 

인사면 됐지

 

손 흔들진 마요

 

미국인 흥행주에겐
각서만 써줬죠

 

법적으론 유효해

 

그래서 무섭다니깐
빼도 박도 못해

 

원화 뜻에 따라야지

 

내키지 않나본데

 

해외공연은
원화 생각일세

 

마다할 리 있나?

 

자네가 매란방은
아니잖나?

 

난 의형이야

 

은행에선 공연비용조로

 

10만원 내주겠대

 

원화 집을 담보로

 

절차상 부득이했어

 

일단 원화의
동의가 필요해

 

흥행이 실패하면요?

 

긍정적이어야지

 

그래야 성공해

 

십삼연을 꺾은
비결도 그거였다

 

그 얘긴 안하기로
했잖아요?

 

잊을 수가 있나

 

어르신께서 돌아가신 날

 

비이 씨는 의원을
모시러 갔죠

 

나중에 들으니

 

어르신께선 의원 말고
저만 찾으셨대요

 

그렇게 앉아서
운명하셨죠

 

- 풍 사장님
- 음?

 

- 형님
- 그래

 

그때처럼 운이
따를까요?

 

- 아줌마
- 네?

 

이 집을 저당잡힌대요

 

네에?

 

서양인들이
왜 이리 많죠?

 

구 형님이 초대한
미국인들이오

 

당신 의사도
안 묻고?

 

그게 중요하오?
똑같은 관객인데

 

상의는 했어야죠?

 

지방

 

난 괜찮으니
준비해요

 

나오셨군요

 

풍 사장님
아주버님

 

 

미국 공연 때문에
집을 잡혔다죠

 

다 봤어요

 

셈은 꼼꼼해야죠

 

10만원 대출해도
무리가 없는지

 

가능하다면야
서명할게요

 

- 무리라면?
- 그럼 유감이지만

 

집은 빼주세요

 

남편이 길에서
잘 순 없으니

 

형식적인 담보죠

 

그럼 사장님
댁을 잡혀주시죠?

 

재산이 있다면야
진작 내놨죠

 

아주버님은 달라요

 

그이를 위해
다 포기하셨죠

 

큰 은혜를 입었으니

 

뒤에서 어쩌시든
탓할 순 없죠

 

자요

 

원화 아내로서
부담이 크시겠죠

 

맞아요

 

해서 날마다
잔치판이랍니다

 

죄다 몰려와요
유명인사, 퇴물들

 

가난뱅이, 부자
어중이떠중이까지

 

실컷 먹어대죠

 

명절이면 동료들에게
떡과 과일은 물론

 

세뱃돈까지도
거른 적 없어요

 

다 제가 살림이
헤픈 탓이죠

 

말에 가시가 있군요

 

풍 사장님

 

돈을 빌리고 싶은데

 

그이 돈을 전부
맡아두셨다죠?

 

무슨 뜻인지?

 

그저 원화가
고수익을 내게끔

 

우리 은행에
예치시킨 거요

 

언제 빼가든 자유죠

 

예금주 마음이니

 

결혼한 이래로

 

그이 뜻대로 하는 걸
못 봤어요

 

가볼게요

 

오늘 다녀간
미국인들 말이

 

네 미국 공연 소식이

 

뉴욕 일간지에
머릿기사로 떴대

 

사장님, 형님
강요하진 마세요

 

원화?

 

원화 어딨죠?

 

반주 나온지 한참인데

 

같이 안 계셨어요?

 

아뇨

 

자리 비켜드리죠

 

실없긴

 

내일 풍 사장님
모임에 갈래?

 

나까지 갈
필요는 없겠죠

 

이런, 수건을 잊었네

 

매 나리
제가 모시죠

 

아뇨, 됐어요

 

근데 지금 뭐랬죠?

 

매란방
매 나리 아니세요?

 

맞긴 한데
나리는 아니죠

 

매 나리

 

고맙소

 

- 누구 기다려요?
- 숙부님이요

 

곧 가봐야죠

 

경극 배우세요?

 

단역으로 잠깐
나오는 정도예요

 

지인들을 소개해드리죠

 

풍 사장님
이쪽은 맹 소저

 

농담하나?
맹 소저라니?

 

'동황' 몰라?
최고의 남자역!

 

- 맹소동?
- 그래

 

풍 사장님
과찬이세요

 

매 나리가 저를
알 턱 없죠

 

명성은 익히 들었어요

 

초면이라 그렇지

 

함께 사진 찍었으면
구면이죠?

 

그래요?

 

경극학교 졸업 때

 

나리와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죠

 

기억력이 뛰어나군요

 

- 형님
- 음

 

- 구 선생님이군요?
- 구여백이죠

 

매 나리껜 스승격이나
다름 없다던?

 

당치 않아요

 

여러분

 

수염역을 구하던 참인데

 

마침 소동이 왔네요

 

나와요, 소동

 

'실가정' 한 대목
어때요?

 

'매룡진'이 좋겠네요

 

아?

 

이봉 역할이 필요한데

 

아무나 찍어봐요

 

매 나리

 

뭔가 했더니

 

용과 봉황이
노니는 거구려

 

하늘엔 조각달이 걸렸는데

 

댁이 어디신지요?

 

덧없는 질문이외다

 

몸만 누이면
다 집이오

 

분장을 안하시니

 

남자처럼 보여요

 

당신도 안 꾸미니

 

여자로 보여요

 

허튼소리

 

어쨌든 한쪽은 남자

 

다른 쪽은 여잘세

 

무대에 섰느냐
아니냐에 달렸어

 

덧없는 질문이외다

 

무릇 군인은

 

몸만 누이면
다 집이오

 

- '실가정'을 부탁했지?
- 그래

 

헌데 구태여
'매룡진'을 하다니

 

요조숙녀를 희롱하다뇨

 

요조숙녀든 아니든

 

해당화를 머리에
꽂는 경우는 없소

 

살랑거리는 모양이

 

어울리긴 하오만

 

해당화 얘기였군요

 

이런 해당화 따위

 

다신 꽂지 않을래요

 

이봉
그러지 마시오

 

꽃을 팽개치다니

 

나를 봐서 꽂아주시오

 

내가 머리에
장식해주리다

 

 

여기 해당화요

 

나리 노래를
듣고 싶었어요

 

매란방과 함께 노래하고

 

우산까지 씌워드릴 줄이야!

 

하지만 솔직히

 

생각보단 노래가
별로던데요?

 

몰입할 수 없었죠

 

제가 형편없었군요?

 

그런 뜻은 아녜요

 

- 그럼 무슨?
- 둘이 공연해보게나

 

괜찮지?

 

뜻대로 하세요

 

좋아

 

억지로 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도 바라던 바예요

 

완전 숙맥이라니깐

 

- 그만 갈까
- 그래

 

구 선생님

 

저도 가르침을 주세요

 

그만하면 됐소

 

맹 소저!

 

풍 사장님
말리차예요

 

- 고마워요
- 뜨거우니 조심

 

나리께서 남의
우산을 가져왔네요

 

꽤 됐는지라
잃어버리겠어요

 

- 놔두세요
- 네

 

사장님 오셨군요

 

보고하러 왔네

 

마지막 공연이라
미리 가봐야겠소

 

한달 내내
공연하는 동안

 

미리 간 적 없잖아요?

 

크게 흥행했잖아

 

실패할 리 있나?

 

최고의 배우가
출연하는데

 

저도 봐야겠네요

 

그간 너무 바빠서

 

얼른 가봐요

 

우산도 주인
돌려주고

 

일찍 나오셨군요

 

피차 그러네요

 

들어가시지 않고?

 

열쇠가 없어서요

 

열려 있었네요

 

무대에서 뵙죠

 

그래요

 

꽃 드릴게요

 

저도 참 딱하죠

 

꽃은 남자가 주는 건데

 

도리가 없죠

 

당신 꽃이 낡아서요

 

제게만 아홉 번
팽개치셨잖아요

 

그전엔 더했을 테고

 

마지막 공연이니
새 걸 쓰세요

 

고맙단 말 마요

 

도로 뺏기 전에

 

고맙소

 

별말씀을요

 

여자 손톱이 길다지만

 

당신께 닿을라고요

 

정말이지 갈수록
나아지는군

 

좋은 기회올시다
손을 잡아봐요

 

글쎄요
전 처음이라

 

자요!

 

- 손을 만지라고요?
- 그렇소

 

그러시다면

 

싫어요!

 

어때서?

 

손을 쫙 펼쳐야죠

 

알겠소이다

 

그럼 만질게요

 

진짜 그렇군

 

서로 진심인가?

 

그저 해본 소린데

 

요조숙녀든 아니든

 

살랑거리는 모양이

 

어울리긴 하오만

 

해당화 얘기였군요

 

이런 해당화 따위

 

다신 꽂지 않을래요

 

지방, 화났소?

 

어떻게 그이한테?

 

둘 다 난처하게시리

 

감정을 살리는 건
당연하잖아요?

 

내가 머리에
장식해주리다

 

 

여기 해당화요

 

좋았어!

 

우산 돌려주러 왔소

 

아까 복도에서

 

우산을 안 주시기에

 

꿀꺽하신 줄 알았죠

 

그때 돌려줬다면

 

다시 볼
구실이 없잖소

 

들어오세요

 

- 구 선생
- 네?

 

급한 일이면

 

들어가서 불러낼까?

 

누가 급하대요?

 

종이비행기랍니다

 

아주 잘 날죠

 

그저 그런데요

 

전단지로 접었어요

 

두 사람 이름이
씌여 있었죠

 

- 누구요?
- 매란방과 맹소동

 

누구요?

 

나와서도 휘둘리네요

 

부인께서도 드센가요?

 

사람은 좋아요

 

제가 쥐어 살죠

 

정말요?

 

글쎄요

 

제 바람이 뭘까요?

 

소동은 내 바람을

 

- 알겠소?
- 말하지 마세요

 

제 예상과 다를까봐

 

두렵네요

 

매란방과 영원히
공연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를 찾으셨어요?

 

축하연이 있잖아

 

다들 널 기다린다

 

안 갈래요

 

추켜세우는 말뿐이죠

 

풍 사장님껜 아까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다음 주
편액 헌정식은

 

취소해주세요

 

여태 속을
모르겠어요

 

상공인들 연명으로
금 편액을 해준다는데

 

거절하랍니다

 

- 크게 넉 자를 새겼죠
- 형님

 

뭐라고 썼나요?

 

떠들지 말래요

 

안 가면 실례죠

 

축하연에 가세요

 

주연이 빠져서야 되나요

 

헤아려주는구려

 

헌정식도 참석해

 

소동
나중에 봐요

 

안녕히

 

지방

 

내 겉옷에 든
쪽지 못 봤소?

 

그거요?
찢어버렸죠

 

중요한 주소였는데

 

북당자 호동 7호

 

그래요, 맞소

 

- 맹소동의 주소요
- 알고 있어요!

 

지방

 

가지 말아야
정상이겠죠?

 

선물까지 주시니

 

무척 영광입니다

 

하지만

 

대왕이란 칭호는
제겐 과분해요

 

잘하면 모를까

 

못해도 왕인가요?

 

저는 일개 배우고

 

평생 노래하기만

 

바랄 뿐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원화!

 

영계대왕

 

북당자 호동 7호

 

구 선생님

 

여긴 어떻게?

 

소동

 

좀 도와주시오

 

뭐를요?

 

원화의 미국행을
설득해줘요

 

극동에만 머물긴
너무 아깝죠

 

세계 최고도 가능한데!

 

당신 말이라면
들어줄 거요

 

형님

 

여기 있었구나

 

- 구 선생님
- 네

 

여긴 어떻게 아셨죠?

 

기자 친구가 일러줬죠

 

'매란방, 맹소동의
집에 드나들다'

 

내일이면 소문이
파다할 텐데?

 

구 선생님처럼

 

원화도 오늘
처음 들렀어요

 

소동, 부탁 좀 합시다

 

- 가볼게
- 형님, 같이 가시죠

 

내일 연춘루에서
점심이나 들죠

 

이쪽으로

 

어이, 소리꾼!

 

감사합니다!

 

혜방이라고요?

 

전혀 몰랐어요

 

일류 배우였건만

 

형님 때문에
이러는 거 알아요

 

미국행을 권하려는 거죠

 

- 실패할까 두렵소
- 두려운 건 많죠

 

객석 절반은
텅 비고

 

당신이 나와도
환호는 커녕

 

최선을 다해도
혹평뿐이죠

 

우린 평판으로
먹고 사는데

 

맞아요

 

그날 내 바람이
뭔지 알아요?

 

언제고 당신과
영화 보는 거였소

 

오늘 가면 되죠

 

- 죽 기다렸네
- 사장님, 형님

 

왔구만
나 좀 살려주게!

 

벌써 관객이 들었어
자꾸 이러긴가

 

선약 때문에
어렵겠어요

 

공연보다 더
중한 게 어딨나?

 

축 대인이 아파서
어쩔 수 없었지

 

꼭 자네라야 된대

 

아님 환불이야

 

- 다른 배우를 쓰시죠
- 일류라야지

 

자네가 최고잖나

 

한사코 거절한다면요?

 

자네가 어디
그럴 사람인가

 

제가 어떤데요?

 

영화 한 편
편히 못 보다뇨?

 

그럼 안 되나요?

 

맹 소저
좀 도와주시구려

 

늦겠어요

 

원화

 

백부님이 썼던
칼 생각나?

 

뭐가 그리
힘드셨을까?

 

종이로 된 칼인데

 

쉽게 찢어지잖아?

 

찢어도 된다면

 

진작에 그러셨겠지

 

헌데 안 그러셨어

 

이젠 네 차례다

 

원화
형님 말씀은

 

숙명이 주어진 이상

 

거부할 순 없단 거죠

 

하루도 안 돼요?

 

네?

 

- 잠깐
- 세워봐

 

소동

 

얘기 좀 합시다

 

원화 곁을
떠나란 건가요?

 

그렇겐 못해요

 

그를 지켜줄 거예요

 

매일 매순간

 

언제나

 

문제 되나요?

 

소동

 

그의 고독함을 아시오?

 

내면은 외롭죠

 

오랫동안 지켜봤지만

 

원화는 늘 고독했소

 

당신을 만나기 전까진

 

헌데 원화의 재능은

 

바로 고독에서 생겨나요

 

당신이 고독을
파괴해버리면

 

매란방도 없는 거요

 

알아요

 

그치만 못 떠나요

 

너무 몰아대진 말아요

 

맹소동 말씀이군요?

 

숨겨둔 애인
하나쯤 없다면

 

오히려 제가 따분하죠

 

초조해 마세요
나중에 뵙죠

 

그래요

 

갑니다!
문 열렸어요

 

놀랐나요?

 

당연하죠
들어오세요

 

문전박대로 보여선
곤란하겠죠?

 

대담하시군요

 

형님이라고 부를까요?

 

지방이라고 불러요
친근하게끔

 

정원이 근사하군요

 

차 내올게요

 

끓인 물이면 돼요
더 깔끔하죠

 

잠시만 계세요

 

놔둬요

 

괜찮아요

 

됐다니까요

 

- 용건을 말씀하시죠
- 좋아요

 

난 당신만 못해요

 

한때 나도 배우였죠

 

하지만 결혼하고

 

그만뒀어요

 

당신에게 비할까요

 

촉망 받는 여우시니

 

칭찬하러 오신 건
아닐 텐데요

 

맞아요

 

애걸하러 왔죠

 

매란방이 배우로
살도록 놔줘요

 

쥐락펴락 말고!

 

들어줄 수 있죠?

 

여기로 걸음하면서

 

언성 높이진
않으려 했는데

 

나도 참 한심하죠

 

내가 해주고픈 말은

 

그이는 당신도
내 소유도 아니란 거죠

 

그는 관객의 소유예요

 

- 소동
- 놀래라

 

떠나는 거요?

 

묻잖소

 

가려는 거요?

 

정색할 거 없어요

 

떠나는 게 아니라

 

당신을 놔주려는 거죠

 

농담만 잘하나 했더니

 

질투도 많군요

 

농담 아녜요
진심이죠

 

농담이오
진심일 리 있겠소?

 

진짜예요

 

- 그럴 리 없소
- 아뇨

 

- 그렇지 않아!
- 아뇨!

 

맹소동과 매란방은
다신 못 만나요

 

준비해요

 

영화 보러 갑시다

 

안 가요

 

풍 사장이
파티를 연다네

 

- 둘 다 오려나?
- 그럼

 

이걸 주면
초대해줄 텐가?

 

자, 받게

 

- 잘 어울리지?
- 어련하려고

 

허나 좌시해선 안 돼

 

맹소동!

 

지방이 집 담보를
수락했어요

 

미국행은 잘될 거야

 

수치는 패배가 아니라

 

비겁함이랬죠

 

헌데 대공황이라
미국이 어렵다는데

 

뭐라고 전보 칠까?

 

'매란방 미국행 우려'

 

몇 자까지 되죠?

 

일곱 자

 

'매란방 공연 가능?'

 

딱인데

 

건투를 빌어주세요

 

북경을 떠나려고요

 

소동..

 

원화에게 편지를 썼는데

 

미국으로 건너가시면

 

초연 때 전해주세요

 

그러리다

 

아직 안 왔나?

 

- 명단에 없어요
- 구 선생!

 

- 왜 그러세요?
- 아냐

 

형님, 소개드리죠

 

일본 영사관의
다나카 류이치 씨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매 선생님
사진 좀?

 

함께 찍죠

 

소동, 배웅해주겠소

 

이봐!

 

맹소동, 서라!

 

움직이지 마!

 

무슨 짓이야?

 

총 내려놔
어서!

 

꼼짝 마!

 

총 내려놔요

 

내가 매란방이오

 

누가 모르나

 

가만 있어!
움직이지 마!

 

그거 빈 총이야

 

누가 그래?

 

계획대로 해봐

 

전부 지인들이니

 

증인이 되어줄 거요

 

내 능력껏

 

요구는 뭐든
들어주리다

 

맹소동은 매란방
곁을 떠나라

 

당장!

 

놔요!

 

어디 쏴보시죠

 

맹소동 당신이 싫어

 

이러지 않은들

 

매란방이 나를
봐줄 리도

 

얘길 들어줄 리도 없지

 

내가 당신처럼 곁에
설 수 있겠어?

 

그의 연기에
빠져든 뒤로는

 

내가 남잔지 여잔지
분간이 안 돼

 

어떤 기분인지 알아?

 

아느냐고?

 

알아요

 

대중에게 연기로

 

즐거움을 주고 싶었소

 

해악을 끼칠
의도는 없었어요

 

듣고 보니

 

내가 사과해야겠군요

 

앞으론 잘 살아봐요

 

저 사내요!

 

내일 몇 시 기차요?

 

일찍이요

 

원화

 

두려워 말아요

 

울지 말아요

 

- 왕 대인
- 음?

 

'매룡진'은 안 돼요

 

하지만 관객들이 원해

 

못하겠어요

 

그건 싫다고요!

 

다신 안해요

 

절대로

 

아시겠어요?

 

1930년 뉴욕

 

뉴욕타임즈가 이런
기사를 싣다니?

 

본 적도 없으면서
매도하는군

 

대공황까지 겹쳤으니

 

후회한들 소용없겠지

 

뭘 그리 보나?

 

- 나도 자네 성공을 빈다고!
- 내가 아니라

 

매란방일세

 

우리 모두지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주의인가?

 

왜 그러는데?

 

장담하지만

 

매란방은 꼭 성공해

 

정 회계
어쩌면 좋겠소?

 

사정은 이렇죠

 

부인께선 자금난을
묵과할 수 없답니다

 

난동범 유석장에겐
위로금도 줬어요

 

상당한 거액입니다

 

구 선생이 결제하셨죠

 

원화

 

신문은 어디서 났어?

 

유석장에게 돈을 주셨다죠?

 

원화

 

가엾은 친구잖아

 

유족에게 얼마 쥐어줬어

 

거짓말 마세요

 

죽은 사람도
서명을 하나요?

 

미리 사주하셨군요?

 

대답해요!

 

그래

 

내가 고용했다

 

맹소동을 막으려고

 

네게서 떼어내려고 그랬지

 

원화

 

넌 절정기로
접어들고 있어

 

방법은 나빴다만

 

훼방꾼은 누구든
용납이 안 돼

 

살려낼 도리가 없으니

 

사죄도 불가능하군요

 

후회는 없다

 

나가주세요

 

유석장은 살인할
뜻이 없었어

 

총알이 들었는진 몰랐네

 

자넨 추잡한 짓을
저질렀어

 

맘대로 욕해

 

대신 오늘 밤엔
도와줘야 돼

 

조카 원화에게

 

이 글을 볼 즈음

 

난 숨을 거뒀겠지

 

백부님이 편지에 뭐라던?

 

원화

 

원화?

 

경극은 말리고 싶구나

 

두렵지 않다면야

 

열심히 해보려무나

 

최선을 다해서

 

칼 따윈 이겨내야지

 

앞만 보고
끝까지 전념해라

 

젊은 과부는 전장에서

 

남편을 죽인
적과 마주친다

 

박수가 없다니?

 

부인, 죽이세요

 

어서요!

 

죽이라니?

 

뒷감당은 어쩌고?
닥쳐!

 

- 이봐요
- 네?

 

- 중간에 나가다뇨?
- 뭐요?

 

그야 본인 자유죠

 

이젠 네 시대다

 

어디 가?

 

- 어떻게 된 거야?
- 뭘 물어?

 

직접 보면서

 

대체 어떻게?

 

- 열광적이야!
- 그래!

 

열광이군!

 

모두 열광하고 있어!

 

원화

 

인사는 아홉 번이면 족해
관객에게 끌려가지 마

 

너무 공손해도
가볍게 보여

 

비싸게 굴어야
관객들도 우러르지

 

맞아

 

비켜주세요

 

원화, 타라

 

걸어갈게요

 

원화

 

이 글을 볼는지
모르겠군요

 

공연이 끝났다면

 

축하드려야겠죠

 

공연 전이라면

 

한번 더 당부할게요

 

부디 두려워 말아요

 

1937년
일본군 점령하의 북경

 

저는 오늘 여러분께

 

은퇴를 선언합니다

 

노래하지 못할까봐

 

늘 두려웠는데

 

마침내 그리 됐군요

 

결국엔요

 

모두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여러분을 잊지 않겠어요

 

감사합니다

 

다나카 소좌

 

왜 이리 늦었나?

 

시내에 들러
매란방 공연을 봤습니다

 

공무 때문이었군

 

저도 매란방에게
마음이 끌렸죠

 

'과거 한족을 지배한
이민족들은'

 

'한족 문화를 받아들여
통치 기반을 다졌다'

 

'청의 지배층인 만주족도
경극을 애호하며'

 

'한족과 동화됐다'

 

'매란방은 위대한 배우이다'

 

'그가 연기한
수많은 배역들은'

 

'중국인의 희로애락을
형상화한다'

 

'그는 관객의
정서를 대변하고'

 

'중국인은 그로부터
보편성을 얻는다'

 

매란방을 회유하면

 

중국 정복도 가능합니다

 

다른 열강들은
실패했지만

 

일본은 성공할 겁니다

 

형님

 

짐 싸셨어요?

 

난 가지 않겠다

 

은퇴한다면서
내가 무슨 소용이냐?

 

표 끊어놨어요

 

이렇게 관두다니

 

3대를 이어온
심혈이 날아갔어

 

넌 쉬운지 몰라도
난 아냐

 

일본군이 왔다고
경극을 관둬야 돼?

 

그럼 독일군이 오면

 

영국도 세익스피어를
포기해야 되나?

 

경극이 살면
나라도 살 수 있어

 

일단 떠나시죠

 

난 안 간다

 

이걸로 작별이구나

 

경극을 죽여선 안 돼!

 

깜짝이야!

 

앉긴요?

 

얼른 준비해서 떠나야죠

 

아주버님께서 기다렸어요

 

한참

 

당신이 안 오니
그냥 가셨죠

 

마님, 저기요

 

나리의 음반은
챙겨갈까요?

 

잘 싸뒀으니 놔둬요

 

 

무슨 짓이죠?

 

마님, 이쪽이요!

 

여기요!

 

상해행 출발합니다

 

이리 줘, 내거야

 

- 싸우지 마
- 뺏어먹잖아요

 

애들이 그러네요

 

이젠 북경 당호호
못 먹냐고

 

아빠도 맛 좀 볼까?

 

- 풍 아저씨!
- 어디 보자

 

풍 아저씨

 

상해에는 전병은 없지만

 

케이크가 있단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천천히!
계단 조심해!

 

지방, 야위었군요

 

이렇게 뵈니
마음이 놓이네요

 

피아노 쳐야지?

 

매 선생

 

제 극장에서
공연해주시죠

 

거절하신다면야

 

저로서도 도리가 없죠

 

헌데 여긴
프랑스 관할이라

 

일본 세력은 없소

 

나중에 뵙죠

 

안녕히

 

원화

 

노래하기 싫어?

 

아뇨

 

누구세요?

 

갑니다, 가요

 

일본인이 왔어요

 

손 대인 부탁대로
공연해주시죠

 

이미 거절했어요

 

미안합니다

 

좋은 뜻에서
이러는 겁니다

 

중국이 어찌 되든

 

매란방은 살아야죠

 

변절한 매란방을
누가 반길까요?

 

거절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죠

 

제 상관께서
뵙자고 하십니다

 

언제쯤 괜찮으신지?

 

가지 말아요

 

피할 수 없다면
부딪혀야지

 

말씀해주세요

 

어디로 데려가는 거죠?

 

정중히 모실 겁니다

 

끌고 와

 

- 다나카 소좌!
- 뭐하잔 건가?

 

- 진정하십쇼
- 비켜!

 

다나카 소좌

 

다나카 소좌

 

일단 놔둬라

 

매 선생
심사숙고했소?

 

질문의 답은

 

이미 다나카 씨께 드렸죠

 

뭐라는 건가?

 

다나카 소좌에게
답을 줬답니다

 

내게 직접 답하라

 

매 선생

 

거절합니다

 

뭐래?

 

거절한답니다

 

하면 어때서?

 

당신 공연을
수도 없이 봤는데?

 

뭐냐?
일본어로 해!

 

아버지가 전사한 난
삼촌 손에 끌려

 

15세에 처음으로
당신을 봤소

 

선생의 일본 공연을

 

삼촌과 함께 봤답니다

 

그때가 15세였고
부친은 전사했대요

 

통역해

 

고작 경박한 여자
흉내만 내는 주제에!

 

각하께서 말하길

 

선생은 경박한 여자
흉내만 낸대요

 

전해요

 

무대 밖에선
나도 사내라고

 

무대 밖에선 사내랍니다

 

이 칼로 무수한
적을 베었다

 

너 하나쯤
뭐가 어렵겠나!

 

일본군답게 매 선생을
예우하셔야죠

 

뭐?
다시 말해봐!

 

부탁드립니다

 

풍 사장댁에서 만난 거
기억하십니까?

 

내 집에 왔을 때부터
알아봤어요

 

파티 손님이셨죠

 

담배감을 두고
가셨더군요

 

아버님의 유품이죠

 

고맙습니다

 

또 올까요?

 

북경 외곽
일본군 본부

 

이쪽은 구여백 선생

 

다나카 류이치입니다

 

구면이오

 

용건이 뭐요?

 

말해봐요

 

이번 연말 상해에서

 

매란방이 공연하게끔
선생께서 설득해주시죠

 

어디까지나 상업적
공연일 뿐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다나카 소좌의 바람은

 

매란방이 영원한
배우로 사는 거죠

 

무슨 근거로 내가

 

그를 설득할 거라
생각했소?

 

두 분은 불가분의
관계니까요

 

이번 전쟁의
승자가 누구든

 

매란방은 지켜야 해요

 

선생의 노력과 공헌도
길이 남겠죠

 

고토

 

상해 지휘부
주소를 일러드려

 

잠깐!

 

당신 뭐야?

 

매란방을 따라하고 있군?

 

- 그래요
- 그래?

 

기왕 표절했으면

 

제대로 해야지?

 

알고나 하는 건가?

 

어디 가르쳐주시죠?

 

음탕해선 안 돼

 

외설극이 아냐!
'귀비취주'란 작품은

 

양귀비가 색정을
드러낼 지언정

 

고귀함을 잃어선 안 돼

 

퍽이나 고상한
분이셨군요?

 

댁이 해보던가!

 

덤벼봐!

 

네?

 

매 선생?

 

상해 호남전화국

 

매 선생, 의외구려

 

관객에겐 늘 친절하고

 

호의적이던 분이

 

공연을 거부하다뇨?

 

성사만 되면
당연히 매진이죠

 

좋아요
조만간 봅시다

 

중앙뉴스입니다

 

국제적십자는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의

 

남경 점령을
확인했습니다

 

나를 속였군
우롱했어!

 

다른 의도는 없다면서?

 

승전 축하용으로
철저히 계획했어!

 

이런 뻔뻔한!

 

전화는 선생이 걸었잖아요?

 

나도 몰래 그만
내가 미쳤지!

 

매란방을 이용하지 마

 

간밤에 매란방이
전화를 걸어

 

복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본의 승전에 때맞춰서요

 

물론..

 

물어볼 것도 없지

 

- 구여백의 짓이야
- 그만!

 

그 이름 넌더리나요

 

그를 만난 뒤로

 

원화는 노예로 살았죠

 

대체 어쨌기에
사람 뒤통수를 쳐요?

 

마님, 누군가 밖에서
돌을 던졌어요

 

창문이 깨졌죠

 

아셔야 될 듯해서

 

- 아주머니
- 네?

 

내던져버리세요

 

그러죠

 

아무리 해명한들

 

누가 믿어주겠어요!

 

프랑스 관할도
일본군이 접수했군요

 

매란방더러 직접

 

기자회견에 나오라고 해

 

 

나가요

 

- 당장!
- 마님

 

나가요

 

아님 경찰을 부르겠어요

 

마님, 진정하세요

 

- 지방
- 지방이라뇨!

 

- 제수
- 남남끼리 무슨!

 

대본 전해주러 왔어!

 

- 꺼져요
- 뭐가 문젠데?

 

구 선생님
아주버님

 

놔주면 안 돼요?

 

원화를 놔달라고요!

 

제발 부탁드려요

 

간청할게요

 

마님

 

고정하세요

 

선생님도 너무하셨죠

 

여길 찾아올
엄두가 나던가요?

 

- 제가 다 부끄럽네요
- 부탁합니다

 

- 지방
- 참으셔야죠

 

진정하세요

 

육가

 

사과하진 않겠네

 

일본군이 말하길

 

누가 전쟁에서 이기든

 

매란방은 지켜야 된댔어

 

아첨배로 전락했군

 

배운 사람이
수십 년 지기를

 

궁지로 몰아?

 

명문 구 씨 집안에

 

변절자가 났구만

 

비켜
말 섞기도 싫으니

 

육가

 

맹세코..

 

원화가 다치진 않아

 

대개 자네가 옳았지만

 

이번엔 틀렸어

 

원화

 

전쟁은 비일비재한 거다

 

넌 재능을 죽이고 있어

 

결국 흔적도 없이
잊혀질 거야

 

세상 이치가 그래

 

하지만 넌..

 

그런 이치에
휘둘려선 안 돼

 

똑바로 판단해라

 

남들이 뭐라던 말야

 

언젠가 그러셨죠

 

똑바로 살아야
사람다운 거라고

 

두려워 말고
바르게 살라고요

 

형님 말씀인데
잊으셨나요?

 

며칠 쉬고 싶구려

 

오 의원 연락처
좀 일러줘요

 

회견 당일

 

상한 주사를 놔준답디다
*티푸스

 

당신도 너무 악쓰면
건강에 해롭소

 

그러다 입술 터지지

 

나도 회견장에선
그럴 생각이오

 

풍 사장님 신세도
갚아야 되는데

 

지금 유언해요?

 

원화, 이러지 말아요

 

죽 더 있소?

 

그래요

 

지방

 

예전엔 미안했소

 

매 선생

 

거듭 말하지만

 

며칠간 면역반응이
극심할 겁니다

 

고열에 시달리다
의식을 잃을 수도 있죠

 

알겠어요

 

원화야

 

영광을 누린들
결국엔 부질없다

 

내 말을 이해할 때면

 

이미 늦지

 

백부로서 네가
조용히 평안하게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매 선생, 가시죠

 

오랜만이군요

 

안녕하십니까

 

기자회견이라지만

 

제 소신을 밝혔죠

 

숨김 없이요

 

수염은 왜 길렀죠?

 

자신을 기만하다뇨?

 

기만이라니
당치 않아요

 

진심입니다

 

노배우가 한 분 계셨죠

 

어르신으로 받들던 분인데

 

임종 전 제게
말씀하셨어요

 

'원화'

 

'부탁을 들어다오'

 

뭔지 여쭸더니

 

어르신께선

 

배우들의 긍지를 높여달라

 

존중 받게끔 해달라
부탁하셨죠

 

전 끄덕였어요

 

헌데 약속을 지키려니

 

참 힘들군요

 

그나마

 

이게 최선이겠죠

 

원화!

 

원화!

 

매란방 애호가를
'매당'이라고 합니다

 

대중은 그를 친근하게
'매랑'이라 부르죠

 

그의 창법은
'매강'으로 통합니다

 

중국에선

 

겨울에 매화가 핀다죠

 

매란방 포섭은

 

계획대로 추진해

 

제 힘으로
가능하다면

 

어떡해서든

 

말리고 싶습니다

 

- 아주버님
- 음?

 

원화에게 보내셨던
편지예요

 

가져가세요

 

아울러

 

그이가 아주버님께 진
마음의 빚도요

 

이건

 

내 편지가 아니오

 

원화 백부의 서신이지

 

어찌나 자주 읽던지

 

아주 넋을 놓고
읽더군요

 

전 여태
내용도 몰라요

 

'경극은 관두고 떠나거라'

 

'곧이 들리진 않겠지'

 

'넌 어려서
부모를 잃었다'

 

네 백부께선

 

당신께서 갑자기

 

세상을 뜨더라도

 

두려워 말라고 하셨어

 

우리 인생도 참!

 

네가 어렸을 때

 

난 절대로 네게

 

화려한 옷은
내주지 않았다

 

수놓은 각반조차
불허했지

 

일상이 진솔해야

 

연기도 진솔한 법이니까

 

넌 언제나
내 뜻을 따랐지

 

심지어 나 때문에

 

진정한 사랑마저 포기했어

 

내세에 만난다면

 

더는 간섭하지 않으마

 

너 좋을대로 해

 

이제야 네 바람이

 

평범한 삶임을 알겠다

 

어쩌면

 

넌 줄곧

 

평범했는지도 모르지

 

백부님!

 

백부님!

 

1945년 대일항전 승리

 

감사합니다

 

잠시 기다려주세요

 

준비하고 나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