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oody.Lucky.Day.E01.Taxi Driver.1080p.TVING.WEB-DL.H264.AAC.TG-Sniper <-- Open play menu, choose Captions and Subtitles, On if available --> <-- Open tools menu, Security, Show local captions when present -->

[음악: '운수 오진 날' 주제곡]

 

[파도 소리]

 

[잔잔한 음악]

 

[어린 승미의 신난 웃음]

 

[갈매기 울음소리]

 

[어린 승미의 신난 대화]

 

[어린 승미의 신난 웃음]

 

[미림의 웃음]

 

(오택) 결혼한 지 15년 만에
가족 다 같이 처음 오네, 바다

 

[잔잔한 음악-계속]

 

(미림) 지금 울어?

 

(오택)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미림) 아유, 진짜 청승맞다

 

[오택의 머쓱한 웃음]

 

[미림의 옅은 웃음]
(오택) 애들이 너무 좋아하잖아

 

(미림) 그러게, 좋긴 좋네

 

앞으로 계속 좋은 일만 있을 거야

 

우리, 그렇게 살 자격 있어

 

그러니 이제 복 받을 거다?

 

당연하지

 

야, 내년에는 집도 사자

 

[오택의 웃음]

 

(미림) 으이구
보면 참 대책 없이 긍정적이야

 

세상 사는 게 그렇게 만만한가?

 

저번에 사주를 봤는데
올해 그냥 대운이 들어온다고 했으니까

 

(오택) 걱정을 마시고

 

우리 다 같이 사진 찍을까?

 

이리 와

 

(행인) 찍겠습니다,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한 번 더 찍을게요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오택과 미림의 환호]

 

- (오택) 감사합니다
- (행인) 여기 있습니다

 

(어린 승미) 아빠 나도 볼래
사진 보여줘

 

(어린 승현) 나 혼자 볼 거야, 나, 나

 

(오택) 아니, 야
[오택의 웃음]

 

(어린 승미) 야, 나도 봐야지

 

아빠, 사진이 왜 이래?

 

(오택) 뭐? 왜?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

 

(오택) 승미야!

 

여보!

 

승현아, 어디 있어?
[사이렌 소리]

 

[날카로운 이명]

 

[사이렌 소리-계속]

 

(오택) 제가 왜 여기 있습니까?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

 

[오택의 기겁하는 소리]

 

저 집에 가야 돼요, 이거 풀어주세요

 

[오택의 기겁하는 소리]

 

이거 풀어주세요, 풀어달라고!

 

[오택의 절규]
[판사봉 두드리는 소리]

 

(판사) 피고인, 정숙하세요!

 

피고, 오택이 위반한 법률은
다음과 같다

 

[긴장되는 음악]
형법 제 347조 사기

 

제355조 횡령 배임

 

사기에 횡령이라니요, 아니에요
[판사의 판결문 읽는 소리]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고

 

(판사)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오택) 예? 구속이요?

 

[의자 끌리는 소리]

 

아, 안 됩니다

 

(어린 승현) 아빠, 아빠! 아빠!

 

[판사봉 두드리는 소리]

 

- (판사) 피고인 정숙하세요!
- (오택) 승현아, 여보!

 

승현아! 승미야! 승현아!

 

[철문 열리는 소리]
[오택의 비명]

 

[오택의 신음]
[철문 닫히는 소리]

 

(오택) 내보내 주세요

 

저 애들 엄마랑 애들이 기다려요

 

저기...

 

저기요!

 

[우울한 음악]

 

[철문 열리는 소리]

 

[발걸음 소리]

 

[돼지 울음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오택의 신음]

 

[시계 알람 소리]
[오택의 숨넘어가는 소리]

 

[시계 알람 소리-계속]

 

[오택의 한숨]

 

[문 두드리는 소리]
(옆방 청년) 아저씨, 알람!

 

어, 미안

 

(오택) 더 자!

 

[오택의 한숨]

 

아, 맞다

 

돼지꿈?

 

[가벼운 음악]

 

(오택) 로또, 로또, 로또

 

오늘은 날씨가 엄청 좋을 것 같네요
그렇죠?

 

[가벼운 음악-계속]

 

- (오택) 나 오늘 돼지꿈 꿨다
- (주환) 아이고, 깜짝이야, 진짜!

 

나이가 몇 개인데 지금
이런 장난, 쯧!

 

(오택) 돼지가 완전 수십 마리

 

아주 그냥 뭐 떼거지로 나왔어

 

(주환) 아, 그래서 뭐?

 

(오택) 나 내일부터 회사 안 나오면
로또 1등 됐나 보다 해라

 

부럽지?
[오택의 옅은 웃음]

 

(주환) 아이고, 내 친구 참
희망적이고 밝아서 좋다

 

응, 꿈을 잃지 않지, 꿈을

 

(오택) 아자자자
로또 1등 할 수 있다!

 

(주환) 그런데 너 주행 안 나가냐?
주간조 애들 다 나갔는데?

 

(오택) 양 기사가 아직 안 들어왔어

 

(주환) 양 기사 또 늦는 거야?
교대 시간 한참 됐잖아

 

뭐 돈 되는 장거리라도
잡았는 모양이지

 

양육비 때문에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열심히 사는데

 

야, 몇 분 차이라고?

 

내가 좀 양보하면 되지, 뭐
[오택의 옅은 웃음]

 

(주환) 양 기사가 그래?

 

어? 양육비 보내느라 힘들다고?

 

(오택) 그래
야, 사연 들어보니까 딱하더라고

 

아이고, 이 순진한 놈아

 

양 기사가 너 편한 대로
이용해 먹으려고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오택의 웃음]
(주환) 야, 양 기사 매번 늦지?

 

다른 기사 같으면
개새끼, 소새끼 하고 멱살 잡고 싸웠어

 

아니야

 

저번에 나한테
그 애기 사진도 보여줬어

 

정신 차려!

 

양 기사 도박에 빠져가지고
돈에 환장한 거 회사 사람들이 다 알아

 

너만 몰라, 너만

 

- 진짜야?
- (주환) 아이그!

 

뭐야? 야, 그러면 뭐...

 

나 당한 거야?

 

너 언제까지 사람들 말 다 믿고
그렇게 순진하게 살래?

 

[오택의 한숨]

 

(오택) 어, 저기 오네

 

양 기사 나 오늘 가만 안 둔다

 

(주환) 잠깐만

 

양 기사 조폭 출신이란 소문 있어
그거 아는 거지?

 

그래서 뭐?

 

야, 뭐, 뭐 할 말은 해야지

 

야, 택아, 그...

 

(오택) 양 기사
또 이렇게 늦게 오면 어떡...

 

[오택의 냄새 맡는 소리]
뭐야, 택시에서 담배 피웠어?

 

아니, 몇 번을 말해
손님들이 싫어한다고

 

(양 기사) 제가 피운 거 아니에요

 

술 취한 손님이 꽐라 돼가지고
막무가내 핀 거지

 

(오택) 아, 아니야?

 

그건 그렇고 저, 양 기사
나한테 거짓말했어? 어?

 

내가 말이야, 양 기사 사정 봐줘서
맨날 교대 시간 늦어도 화 안 내고

 

참아준 건데 말이야, 어?
나도 이제 안 참아요, 어?

 

- 오늘도 지금이 벌써 몇 시...
- (양 기사) 죄송합니다

 

됐지요?

 

아니, 사과한다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

 

(양 기사) 뭐

 

어쩌라고

 

(오택) 아니, 그...

 

(양 기사) 아우씨, 허리야

 

(오택) 왜, 또 허리 아파?

 

(양 기사) 네, 좀 쉬어야겠는데

 

뭐 할 얘기 남았어요?

 

(오택) 아...

 

아니, 뭐 몸도 아픈데

 

가서 뜨뜻하게 찜질해

 

아, 양 기사, 양 기사, 양 기사!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가져가야지

 

그 병원 아직 다니는 거야?

 

차도가 없어?

 

(양 기사) 조용히 좀 얘기해요

 

다 떠벌리고 다니지, 왜

 

(오택) 아, 미안, 미안, 미안

 

[희망찬 음악]

 

[희망찬 음악-계속]

 

(오택) ♪ 오늘은 손님이 좀 있을랑가요 ♪

 

♪ 아니면 어제처럼 공칠랑가요 ♪

 

♪ 오늘은 사납금 좀 채울랑가요 ♪

 

♪ 쨍하고 해 뜰... ♪

 

[돼지 울음소리]

 

[오택의 옅은 웃음]

 

(여학생) 세양대학교요

 

(오택) 아이고, 세양대 학생이에요?

 

우리 딸도 거기 다니는데

 

(여학생) 제가 시간이 없어서요
빨리 좀 가주세요

 

(오택) 엄청 급하신가 보네

 

출발하겠습니다

 

(여학생) 알람 소리가 안 들렸어

 

너 알지? 내가 교환학생
얼마나 가고 싶어 했는지

 

면접 준비도 완전 열심히 했단 말이야

 

아, 몰라

 

차도 막히고 다 끝났어

 

[여학생의 한숨]

 

[흥미로운 음악]

 

[타이어 마찰음]

 

(여학생) 지금 어디 가세요?

 

학생, 날 믿어봐요, 면접은 봐야지

 

몇 분 남았어요?

 

(여학생) 10분이요

 

[타이어 마찰음]

 

[흥미로운 음악-계속]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안 늦었죠?

 

(여학생) 오, 진짜
복 받으실 거예요, 기사님

 

잔돈은 괜찮습니다

 

잔돈, 잔돈, 잔돈, 잔돈...
[택시 문 닫히는 소리]

 

[오택의 웃음]

 

[택시 문 열리는 소리]

 

아, 예, 어서 오세...

 

(현무) 안녕하세요?

 

- (오택) 오, 전현무 씨!
- (현무) 반갑습니다

 

아, 저기 저희 상암동 가는데
혹시 촬영 좀 해도 될까요?

 

(오택) 아, 예, 예, 예!
됩니다, 됩니다, 예, 예

 

감사합니다! 레츠 고!

 

가자!

 

[오택의 웃음]
[현무의 옅은 웃음]

 

(현무) 아, 기분 좋으신가 봐요?

 

(오택) 아, 예
제가 어제 돼지꿈을 꿨거든요

 

아, 그래서 그런가, 요새 거의
손님 못 태우고 빈 차로 다녔는데

 

오늘은 개시하자마자
손님 타가지고 뭐

 

거스름돈도 안 받고 내리지 않나
이렇게 유명한 분이 택시에 타지 않나

 

[오택의 웃음]
[현무의 웃음]

 

이런 운수 좋은 날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예

 

(현무) 아니, 그러면 돼지꿈 꾸셨으면
좋은 일 생기시겠는데요?

 

택시 기사한테 뭐

 

손님만 많으면 그게 좋은 일이죠, 예

 

(현무) 로또도 사고
막 그러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오택) 그건 뭐 눈 뜨자마자
달려가 샀죠

 

야, 이거 1등 되는 거 아니에요?

 

예, 이게 느낌이 빡 오는 게

 

예,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오택과 현무의 웃음]

 

그러면 이참에 이거 한번 얘기해 보죠

 

당첨이 되시면 나는 이거 하고 싶다

 

[오택의 쑥스러운 웃음]
(현무) 기사님?

 

가족들이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오택) 지금은 같이 못 살고
애들 엄마는 고향에 내려가 있는데

 

일단...

 

빚부터 싹 갚고

 

서울에 집 하나 마련해가지고

 

가족들이랑 같이 모여 살고 싶네요

 

아, 이거 예능 촬영 중인데
분위기를 너무 무겁게 했네요

 

이거 어쩌죠?

 

(현무) 아,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돼지꿈 꿨죠, 저 봤죠

 

이제 기사님 원하시는 대로
다 잘될 겁니다

 

제가 응원 한번 해 드릴게요

 

분위기 업 시켜서

 

자, 따라 하시면 됩니다
하나, 둘, 셋, 넷

 

으샤라으샤! 아, 으샤라으샤!

 

하나, 둘, 셋, 넷, 컴온!

 

컴온!

 

으샤라으샤, 으샤라으샤

 

(오택, 현무) 으샤라으샤

 

[현무의 웃음]
(오택) 으샤라으샤

 

[오택의 웃음]

 

[타이어 마찰음]

 

(오택) 저기, 저 혹시 폐가 안 된다면

 

저희 딸이랑 영상통화 한번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중학교 때부터 아주 광팬이거든요

 

아유, 그럼요, 그럼요, 예

 

따님이 혹시 학생이세요?

 

(오택) 네, 세양대학교 신방과 다녀요

 

방송국 PD가 꿈이어서

 

(현무) 아우, 좋습니다

 

- 그렇게 하시죠
- (오택) 네

 

[통화 연결음]

 

- 승미야
- (승미) 전화 못 받아요

 

승미야...
[통화 종료음]

 

바쁘신가 보네요, 예

 

따님 이름이 승미 씨시죠?

 

(오택) 예

 

(현무) 자, 승미 씨

 

나중에 PD 되셔서
꼭 방송국에서 만나요

 

파이팅

 

아버지도 파이팅
아버지도 하나, 둘, 셋

 

파이팅!

 

[희망찬 음악]

 

[영수증 나오는 소리]

 

예,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콜 알림음]
오케바리

 

(오택) 왜이래, 오늘

 

공연하러 가십니까?

 

- (손님1) 네
- (손님2) 손자 보러 가요

 

(오택) 아, 예

 

- 직업이 무엇이신데요?
- (손님3) 저 만화 그립니다

 

- (오택) 만화 그려요?
- (손님3) 네

 

웨, 웨, 웨어 아 유 고, 고잉?

 

(손님4) 아, 이태원

 

(오택) 이태원

 

[신용카드 태그음]
어디로 모실까요?

 

- (여자아이) 서울역이요
- (오택) 아, 서울역이요?

 

[버튼음]
감사합니다

 

진짜 전현무 씨가 탔다니까

 

- (주환) 진짜?
- (오택) 그래!

 

야, 나 방송 탔다

 

출세했지?
[오택의 웃음]

 

사진은 같이 찍었고?

 

(오택) 아, 사진!

 

아! 제일 중요한 걸 깜빡했네

 

[신용카드 태그음]
[콜 알림음]

 

어디로 모실까요?

 

[휴대 전화 페이 태그음]
좋은 하루 되세요

 

(함께) 로큰롤!

 

- (손님5) 안녕히 계세요
- (손님6) 감사합니다

 

- (손님4) 유 아 더 베스트 드라이버
- (오택) 킵 더 체인지?

 

킵...

 

킵, 땡큐, 땡큐!

 

[희망찬 음악-계속]

 

[돼지 울음소리]

 

[돼지 울음 흉내 내는 소리]

 

[리듬 타며 돼지 울음 흉내 내는 소리]

 

[수레 끄는 소리]

 

(순규) 아들, 김치전 먹자

 

(윤호) 오, 김치전!
[순규의 옅은 웃음]

 

(순규) 엄마가 했지, 방금

 

자!

 

- 막걸리!
- (윤호) 오, 진짜 맛있겠다

 

[휴대 전화 진동음]

 

(순규) 어, 이든아 오랜만이네

 

(이든) 저...
어머니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순규) 윤호 관련된 얘기니?

 

(이든) 네

 

이든아

 

혹시 그 남자 누군지 알아낸 거야?

 

(이든) 아니요, 그건 아닌데요

 

(순규) 저기 뭐라도 알아낸 거면 알려줘

 

작은 단서라도 좋아

 

(이든) 아직 확실한 게 아니라서요

 

전화로는 좀 그렇고

 

뵙고 말씀드릴게요

 

어, 그래, 알았어

 

내가 내일 서울로 올라갈게, 어

 

(함께) 하나, 둘, 셋, 넷

 

♪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

 

- (윤호 친구) 영어로
- (함께) ♪ 해피버스데이 투 유 ♪

 

♪ 해피버스데이 투 유 ♪

 

♪ 사랑하는 지환이 생일 축하합니다 ♪

 

[윤호의 기겁하는 소리]
[윤호 친구들의 환호]

 

[윤호의 비명]

 

(윤호 친구) 왜 그래?

 

[무거운 음악]

 

[휴대 전화 진동음]

 

(오택) 아들! 웬일이야?
먼저 전화를 다 주고

 

(승현) 아빠, 혹시 돈 모아둔 거 있어?

 

(오택) 돈? 얼마나?

 

- 400
- (오택) 없지

 

아빠 돈 버는 족족 빚 갚잖아

 

(승현) 그렇지? 없지, 끊을게

 

야, 무슨 일인데? 말을 해 줘야지

 

알았어, 그런데 내 얘기 들으면
화가 엄청 날 수도 있어

 

(승현) 그러니까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해야 돼

 

뜸 그만 들이고!

 

내 친구 중에
사다리로 300을 번 애가 있어

 

느낌이 아주 쎄하네?

 

사다리가 뭔데?

 

(승현) 아, 그냥 요새 고딩들이 하는
온라인 게임인데

 

너 도박했어?

 

(승현) 나도 처음에는 진짜 많이 땄어

 

야, 네가 돈이 어디 있어가지고
그런 걸 해!

 

(승현) 사실...

 

엄마가 누나 2학기 등록금
모아둔 게 있는데 그게 400이거든

 

설마 그 400을 홀라당?

 

(승현) 아빠

 

나 엄마랑 누나한테 미안해서
얼굴 어떻게 봐

 

400이면 꽈배기
12,000개 팔아야 되는데

 

엄마는?

 

나 꼴보기 싫다고 서울 올라갔어

 

누나랑 며칠 있는대, 휴학 얘기한다고

 

- 몇 시에?
- (승현) 아까 2시 반 기차 탔으니까

 

4시 반쯤 도착하겠지, 서울 청량리역

 

4시 반?

 

(오택) 알았어
아빠가 엄마 만나서 해결할게

 

아빠가 어떻게 해, 돈 없잖아

 

(오택) 너는 조용히 그냥!
반성이나 하고 있어, 인마 끊어!

 

[잔잔한 음악]

 

[오택의 힘쓰는 신음]

 

(오택) 아니, 남편이 택시 기사인데
왜 힘들게 지하철을 타

 

남편?

 

(미림) 갈라선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남편 소리야

 

(오택) 자

 

[미림의 옅은 한숨]

 

장난쳐? 우리 사이에 웬 꽃?

 

(오택) 아니, 뭐

 

사은 행사한다고 공짜로 나눠주더라고

 

예, 예

 

싫으면, 싫으면 됐어, 나 가질게

 

승미 주려고 가져온 거지? 가...

 

(미림) 놔! 당신 택시 안 타

 

오승현 그놈의 새끼가 전화했어?

 

저 택시 타고 가면서 얘기 좀...

 

됐어

 

애들 일은 내가 다 알아서 하니까
신경 꺼

 

[미림의 한숨]

 

(미림) 아, 또 열 오르네

 

알았어, 알았으니까

 

(오택) 택시로
데려다주게만 해 줘, 응?

 

제발...

 

부탁

 

(오택) 나 오늘 무슨 날인가
아침부터 손님이 계속 탔어

 

이야, 벌써 3일 치는 번 거 같아

 

자기 앞가림하고 사는 거 같아
다행이네

 

(오택) 그동안 나 택시 일 정말
열심히 했거든

 

빚도 많이 갚았어

 

씁, 빡빡하지만 내년이면

 

싹 갚고 손 털 수 있을 것 같아

 

진짜야!

 

(미림) 내가 당신 빚이 얼마나 많은지
다 아는데 말이 돼?

 

그래, 솔직히 뭐
빚 다 갚는 것까지는 좀 오버고, 씁...

 

저, 승미랑 둘이 살 전셋집 정도는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오택) 같은 서울에 있으면서
따로 사는 거 좀 그렇잖아

 

그 문제는 승미가 원해야지

 

승미가 요즘 들어서
내 전화를 더 안 받네

 

(미림) 승미 요즘엔 나한테도 그래

 

부모라고 자꾸 전화하고 그러면 귀찮지

 

(오택) 저기...

 

승현이가 날려 먹은 등록금

 

내가 보낼 테니까
당신 너무 걱정하지 마

 

당신 돈 없잖아

 

나 돈 있어, 400

 

또 어디서 사채 끌어오려는 거 아니야?

 

(미림) 나 다시는 그 꼴 못 봐!

 

아니야, 나 진짜 돈 있어

 

(오택) 승미 등록금 내가 꼭 한 번은
해 주고 싶어서 그동안 모았거든

 

나도 아빠잖아

 

정말이야?

 

(오택) 그래

 

지금 당장 보내주고 싶은데
은행 문을 닫았겠네

 

씁, 적금 깨려면
직접 가야 되는데, 은행에

 

내가 내일 아침에 보낼게

 

진짜야!

 

나도 아빠 노릇 한번 하게 해 줘, 응?

 

[오택의 옅은 웃음]

 

(오택) 나도 승미 얼굴 보고 갈까?

 

(미림) 승미 요새 알바 늦게까지 해서
지금 집에 없어

 

(오택) 그럼 교대하고 다시 올까?

 

오랜만에 저녁 같이 먹으면 좋잖아

 

(미림) 그게

 

오늘은 승미랑 진지하게
이것저것 할 얘기가 좀 있어서

 

(오택) 알았어, 그럼

 

[오택의 헛기침]

 

(미림) 저기

 

승미한테

 

내년에 아빠랑 같이 사는 거 어떠냐고
한번 물어볼게

 

[오택의 옅은 웃음]

 

- 진짜?
- (미림) 어

 

그리고 다음에 승현이까지 올라오면

 

그때 같이 저녁 한번 먹어

 

예스! 예스!
[잔잔한 음악]

 

[오택의 옅은 웃음]
(오택) 고마워, 고마워

 

아, 여보 잠깐만!

 

(미림) 여보라고는 하지 말고!

 

(오택) 알았어, 알았어!

 

[택시 문 여닫는 소리]

 

미림 씨, 이거

 

받아주면 안 돼?

 

예스

 

미림 씨

 

내일 아침에 계좌이체 할게

 

걱정하지 마

 

[오택의 옅은 한숨]

 

[통화 연결음]

 

- (태균) 여보세요?
- (순규) 어, 태균 학생

 

나 남윤호 엄마인데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

 

오늘 내가 이든이를 만나기로 했거든

 

그런데 이든이가 안 오네

 

전화기도 꺼져 있고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어서

 

혹시 뭐 아는 거 있어?

 

(태균) 아, 이든이요?

 

저도...
[태균의 한숨]

 

좀 전에 들었는데

 

이든이 병원에 있대요

 

- 병원?
- (태균) 네, 지금

 

뉴스에 고시원 화재 사건
계속 나오잖아요

 

이든이가 그 고시원에 갔었대요

 

죽지는 않았는데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고

 

[통화 종료음]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

 

(오택) 좋아하지

 

내가 빚만 다 갚으면 화 풀릴 거 같아

 

예전에는 내 얼굴만 봐도 화를 냈는데
오늘은 안 그랬다니까

 

(주환) 아이고, 그래

 

그렇게 못 미더웠던 남편이
열심히 노력해서

 

승미 등록금 내준다는데

 

아이고, 야, 나 같아도 마음 풀리겠다

 

야, 그래서 말인데

 

돈 좀 빌려주라

 

뭐?

 

너 400 없어?

 

400은 무슨!

 

내가 돈이 어디 있냐, 다 빚 갚았지

 

대책도 없이 그렇게 지르면 어떡해!

 

야, 그러면 얼마 만에 온 기회인데
이 기회를 날려

 

아이고, 두야

 

(오택) 주환아

 

나 정말 애들 엄마랑
다시 한번 잘해보고 싶어

 

부탁이다

 

[주환의 한숨]
친구야

 

나도 양심 있다, 400은 다 안 바라

 

너 그 제수씨 몰래 꿍쳐둔 돈 있잖아
[오택의 옅은 웃음]

 

그것만 좀 빌려주라, 응?

 

[순규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순규) 정이든 환자를 찾는데요

 

새벽에 고시원 화재로
여기 실려 왔다고

 

(안내직원) 정이든 환자면

 

중환자실에 계시네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긴장되는 음악-계속]

 

[분위기 고조시키는 음악]
[순규의 거친 숨소리]

 

[순규의 놀란 소리]

 

[순규의 거친 숨소리]

 

[엘리베이터 도착음]

 

[순규의 깊은 한숨]

 

(순규) 저기요
방금 나간 사람 누구입니까?

 

- (간호사1) 네?
- (순규) 방금 전에 여기서 나온

 

의사 말이에요, 누구냐고요?

 

(간호사1) 좀 전에 나간 선생님이요?

 

금혁수 선생님 말씀하시는 거예요?

 

금혁수

 

(간호사2) 김 선생님
정이든 환자 코드블루요

 

[의료기기 경고음]

 

(순규) 어? 안 돼

 

[순규의 울먹이는 소리]

 

[심정지 알림음]

 

(오택)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네 사정 뻔히 아는데

 

부탁한 내가 더 미안하지
[오택의 어색한 웃음]

 

그래, 그래
다음에 얼굴 한번 보자, 응

 

[오택의 한숨]

 

100은 더 있어야 되는데

 

[타이어 마찰음]

 

화월동이요

 

교대 시간이라
다른 택시 이용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아, 저 화월동 가까운 데
그냥 좀 가주시면 안 돼요?

 

(혁수) 콜도 계속 안 잡히고
다들 교대 시간이라 안 된다고 해서

 

택시 몇 대 놓쳤거든요

 

죄송합니다

 

이게 회사 택시라서요

 

- 안 돼요?
- 아, 예, 정말 죄송합니다

 

[자동차 경적]

 

저기, 손님

 

정말 안 되는 거죠?

 

[오택의 어색한 웃음]

 

내가 지금 교대 시간 맞출 때냐

 

가시죠, 손님, 예

 

- 진짜요?
- 아니, 뭐 후딱 댕겨오면 되죠, 뭐

 

감사합니다, 기사님

 

(오택) 예
[오택의 옅은 웃음]

 

(오택) 손님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혁수의 옅은 웃음]

 

(혁수) 그런 얘기 많이 못 들었는데

 

에이, 딱 보니까 좋은 사람인데요, 뭐

 

(오택) 나쁜 사람들은 티가 나죠

 

인상이랑 진짜 모습이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요

 

택시를 몰면 워낙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서 딱 보면 압니다

 

[오택의 옅은 웃음]

 

그래도 칭찬해 주시니까 기분 좋네요
감사합니다

 

아이고, 인사성도 밝으시네, 젊은 분이

 

[오토바이 경적]

 

[타이어 마찰음]

 

(오택) 어?

 

[오택의 힘쓰는 신음]

 

[타이어 마찰음]

 

[오택의 옅은 탄성]

 

(오택) 손님 괜찮으세요?

 

(혁수) 네, 괜찮습니다

 

(배달 기사) 아이씨!

 

빨간 불에 그렇게 튀어나오면 어떡해
죽고 싶어?

 

아, 예, 예, 미, 미안합니다

 

아, 성질머리 하고는...

 

[자동차 경적]

 

(혁수) 노란 불이었어요

 

- (오택) 예?
- (혁수) 기사님 사거리 지날 때

 

빨간 불 아니라 노란 불이었다고요

 

맞아요

 

그래도 사고가 안 났으면 됐죠, 뭐

 

기사님이 욕먹을 이유 없었잖아요

 

아, 예, 저도 뭐
욕 한 사발 하고 싶죠

 

(오택) 그런데 저런 놈하고 싸워봐야
남는 게 하나 없어요

 

뿌린 대로 거둔다고

 

저놈 저, 저 성질머리로 계속 살면

 

나중에 벌 받을 겁니다

 

- 그런가요?
- (오택) 네

 

세상 이치란 게
다 그렇게 되게 돼 있어요

 

- (혁수) 저기 앞에 세워주세요
- (오택) 예

 

(혁수) 현금으로 계산할게요

 

거스름돈 괜찮습니다

 

(오택) 아, 예
[오택의 옅은 웃음]

 

손님 태우길 진짜 잘했네요
[오택의 웃음]

 

- (혁수) 수고하세요
- (오택) 감사합니다

 

[노크 소리]

 

(혁수) 저기 기사님
저랑 묵포 안 가실래요?

 

- (오택) 예?
- (혁수) 제가 짐 챙겨서

 

바로 묵포 내려갈 건데요

 

KTX가 다 매진이라

 

어차피 택시 잡아서 갈 건데

 

이왕이면 기사님이랑 가면
좋을 것 같아서요

 

아니, 묵포까지 택시를 타고 가시게요?

 

고속버스 아직 있을 텐데요

 

예전에 고속버스 탔다가
사고를 크게 당해서 버스를 못 타요

 

트라우마라고 해야 되나

 

(오택) 예...

 

(혁수) 기사님도
장거리 다녀오시면 좋은 거 아닌가요?

 

(오택) 장거리 엄청 좋죠
[오택의 옅은 웃음]

 

좋긴 한데 그...

 

교대 때문에
[오택의 어색한 웃음]

 

아유, 아쉽네요

 

(혁수) 아...

 

저기, 방법이 좀 없을까요?

 

기사님이 아까 오토바이랑
사고 피하는 거 보고

 

제가 믿음이 가서 부탁드리는 거예요

 

손님 사정이 딱하기는 한데요
어려울 거 같아요

 

(오택) 교대자가 한 성깔 하는 놈이라
난리를 칠 거고

 

(혁수) 돈 더 얹어드릴게요

 

돈을 더 줘요?

 

아니, 묵포까지 얼마나 나오는 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하십니까?

 

괜찮습니다, 돈 더 드릴게요

 

[오택의 난감한 웃음]

 

100만 원 달라 해도 주실 겁니까?

 

[혁수의 고민하는 신음]

 

100만 원이면
따블도 넘게 받으시겠다는 건데

 

(오택) 아무래도 야간에 차를 쓰려면

 

교대자하고 딜도 해야 되고

 

(혁수) 예, 드릴게요

 

(오택) 예?

 

드릴게요, 100만 원

 

진짜 100만 원 주신다고요?

 

30분 뒤에 여기서 볼까요?

 

예, 예, 예, 예

 

그, 그러시죠, 예, 예

 

[오택의 옅은 웃음]

 

와...

 

[오택의 웃음]
꿈발 죽이네!

 

(순규) CCTV 확인해 보면 되잖아요
[무거운 음악]

 

그것만 보면 내 말이 맞다는 거
그거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어머님, 중환자실 안에는
CCTV가 없습니다

 

(간호사1) 그리고 정이든 환자
가족도 아니시라면서요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건데요?

 

제가 몇 번을 얘기를 합니까?

 

금혁수 그놈이
제 아들을 죽게 만들고요

 

그것도 모자라서
이든이를 죽인 거라고요

 

어머님, 정이든 환자는
이송 당시부터 부상이 심각했습니다

 

(간호사1) 상태가 악화돼서
사망하신 거고요

 

아니에요

 

금혁수 그놈이 뭔 짓을 한 겁니다

 

(간호사1) 금 선생님 연락해 봤어?

 

계속 연결이 안 돼요

 

(순규) 제가 직접 연락해 볼게요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선생님 개인 연락처는
드릴 수가 없습니다

 

(간호사1) 제발 억측 그만하시고

 

억측이요?

 

아니요

 

나 알아요

 

나 압니다

 

내가 수천 번, 수만 번도 더 봤어요

 

그놈 그림자만 봐도
알 수가 있다고요!

 

(보안요원)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좀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는데요!

 

[타이어 마찰음]

 

[양 기사의 한숨]

 

(양 기사) 지금 복수하는 거?
그래서 일부러 늦은 거?

 

(오택) 양 기사, 나랑 얘기 좀 해

 

뭔 얘기를 해, 사과부터 해야지

 

(오택) 일단 이리 좀 와 봐
조용히 할 얘기가 있어

 

(양 기사) 놓고 얘기해, 쯧

 

(오택) 요즘 야간 뛰면
사납금 채우고 얼마 정도 남나?

 

(양 기사) 아이고, 불경기인 거
뻔히 알면서 뭘 그런 걸 물어본데

 

사납금 겨우 맞추지, 뭐

 

잘되는 날에는 뭐 한 5만 원 남나?

 

(오택) 그렇지, 그렇지?

 

저, 내가 사납금 대신 채워주고
따로 또 10만 원 줄게

 

대신에

 

오늘 야간에 내가 택시 좀 몰자, 응?

 

아, 왜?

 

이런 좋은 제안이 어디 있어?

 

양 기사한테도 이득이잖아, 어?

 

뭔데?

 

뭐 돈 되는 장거리라도 잡으셨어?
어디인데?

 

(양 기사) 뭐 부산?

 

묵포, 묵포

 

(오택) 나한테 선물 받는 셈 치고

 

오랜만에 하루 좀 편히 쉬어, 응?

 

아, 거 허리도 아프다며

 

오케이?

 

내가 좀 급해서 간다

 

- (양 기사) 싫은데
- (오택) 응?

 

(양 기사) 상식적으로

 

나한테 돈까지 떼어주면서까지
뛰겠다는 건

 

손님이 최소한
따블은 불렀다는 얘기잖아

 

그 손님, 나한테 넘겨요

 

아, 내 시간이니까 내가 가는 게 맞지

 

더군다나 묵포면
내 홈그라운드 아니야?

 

간 김에 우리 엄마 산소나
들렀다 와야겠네

 

엄마 산소는 추석 때 가고!

 

(오택) 어차피 양 기사는 안 돼
손님이 내 운전 보고 제안한 건데

 

양 기사한테 그 돈 안 주지!

 

(양 기사) 맞네?

 

따블 받는 거

 

나도 어디 가서 운전 실력 안 밀리니까

 

내가 손님 만나서 얘기 잘해볼게요

 

아, 진짜 왜 이래?
이런 억지가 어디 있어

 

아, 좀 생각을 해 봐요
따블 받는 거 불법이잖아

 

암만 손님이 먼저
제안했다고 해도, 어?

 

아니, 부당운임으로 당연히 걸릴 텐데

 

(양 기사) 내가 나눠줄게

 

그러니까

 

손님 나한테 넘겨요

 

손님 안 넘겨

 

그래요, 그럼

 

(양 기사) 어차피 내 타임이니까
택시는 내가 가져가요

 

(오택) 이거 가져가야지

 

정신질환이
택시 기사 결격 사유인 거 알지?

 

지금 뭐라고 그랬어?

 

(오택) 왜, 작년에 최 기사
사고 크게 났을 때

 

정신질환 병력 문제 돼가지고
면허 취소됐잖아

 

그래서?

 

(오택) 회사에서 지금 양 기사 상태 알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지금 나 협박하는 거예요?

 

양 기사가 나 먼저 협박했잖아

 

[양 기사의 어이없는 웃음]

 

(양 기사) 술 마실 때
친형처럼 굴더니만

 

비밀 지켜준다고 해서
다 털어놨더니만 이렇게 뒤통수를 치네

 

꼰지르쇼

 

나 어차피 약 열심히 잘 먹고 있고
운전하는 데 전혀 지장 없으니까

 

양 기사 도박에 미친 것도
회사에서 문제 삼을 것 같은데

 

아, 진짜 왜 이래요?

 

아, 내가 아는 사람 맞아?

 

나도 그럴 만한 사정이 좀 있어

 

내놔

 

오 기사님
사람이 안 하던 짓 하면

 

탈나는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오택) 아씨

 

[캐리어 끄는 소리]

 

[오택의 옅은 웃음]

 

약속 깨신 줄 알았잖아요

 

(오택) 아, 많이 기다리셨죠?
늦어서 죄송합니다

 

[혁수의 옅은 웃음]
(혁수) 제가 할게요

 

(오택) 아니에요, 아니에요
제가 해야죠, 제가 해야죠

 

아, 죄송합니다

 

뭐가 이렇게 무겁대요

 

(혁수) 아니, 뭐 그냥 이것저것
개인적으로 중요한 거요

 

(오택) 타세요
막힐 시간인데 빨리 출발하시죠

 

(혁수) 묵포항 찍고 가주시면 돼요

 

(오택) 묵포항에는 뭐
배 타러 가십니까?

 

(혁수) 네, 배 타고 여기 뜨려고요

 

(오택) 네?

 

아, 밀항하려고요

 

[오택의 어색한 웃음]

 

아유, 무슨 큰 죄를 지셨나 보네

 

(오택) 제가 안 잡히게
빨리 모셔드려야겠네요

 

그럼, 기사님도 공범이 되는 건가요?

 

[혁수의 옅은 웃음]

 

농담이에요

 

[오택의 어색한 웃음]
(오택) 예, 예

 

저...

 

내비에는 4시간 반 나오네요, 예

 

출발하겠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중민) 늦겠다, 빨리들 가자

 

(이 형사) 국회의원인지 뭔지
뭐 얼마나 대단한 행사를 한다고

 

현장 통제에 형사들까지 동원한답니까?

 

(박 형사) 그냥 국회의원이 아니라
당대표잖아요

 

대권 얘기까지 나오는 VIP가
우리 관할에 행차하시는데

 

가만히 계실 서장님이 아니죠

 

(이 형사)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지금 안전요원 할 때야?

 

지금 배당된 사건이 몇 개인데

 

팀장님은 뭐라 하십니까?

 

(박 형사) 아니, 뭐
'뭐 까라면 까야지 별수 있겠냐?'

 

그랬겠죠, 뭐

 

(중민) 그거 싫으면 자영업들 하란다
곳도 어려운데

 

(이 형사) 팩폭 오지네요, 진짜

 

(중민) 사람이 어떻게 이상만 쫓고 사나
현실을 좀 받아들여야지

 

(순규) 김중민 형사님

 

의사요?

 

이번에는 진짜예요

 

(순규) 이든이가 죽기 바로 전에

 

중환자실에서

 

금혁수라는 의사가 나오면서
귀를 만지는데

 

그 남자였어요

 

이런 우연이 어디 있어요?

 

중환자실 복도 끝에
그 CCTV 한번 확인해 보세요

 

그러면 형사님도 제 말 믿으실 거예요

 

(중민) 어머니

 

어떻게 귀 만지는 게 닮았다고
용의자가 됩니까?

 

(순규) 어제 이든이가

 

윤호 죽인 놈에 대해서
할 말 있다면서 만나자고 그랬어요

 

그런데 오늘 새벽에

 

연고도 없는 고시원에서
갑자기 화재 사고를 당했고요

 

이상하지 않으세요?

 

어머니, 저...

 

(중민) 저 윤호 군 사건만
몇 달을 팠습니다

 

어머니 마음속에 응어리
안 남게 해 드린다고 싹싹 뒤졌거든요

 

그런데 결론은 아시잖아요

 

타살 정황도, 증거도, 목격자도

 

아무것도 나온 게 없습니다

 

한 번만 더 부탁드릴게요

 

[중민의 한숨]

 

어머니, 어머니 마음 힘드시겠지만
이제 그만 현실을 받아들이세요

 

- 윤호 군은...
- (순규) 자살 아니에요

 

(박 형사) 선배님

 

(중민) 어, 어

 

제가 좀 일이 있어서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우리 윤호

 

자살 아니라고요

 

한 번만 믿어주세요

 

자살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습니까?

 

(중민) 하나라도 있으면
제가 믿어 드리겠습니다

 

(오택) 맨날 보는 노을인데
오늘따라 참 예뻐 보이네요

 

그렇죠?
[오택의 옅은 웃음]

 

(혁수) 네, 뭐 예쁘네요

 

아이고, 싸움 났네

 

[오택의 혀 차는 소리]

 

(오택) 좋게 좋게 넘어가지
왜들 자꾸 싸우는지 참

 

기사님은 저렇게 싸움 나도

 

아까처럼 또 사과하실 거죠?

 

아니, 뭐 사과를 하고 싶어 합니까?

 

괜히 싸움 나면 나만 힘들어요

 

그냥 뭐 꾹 참고
먼저 사과하는 게 속 편하지

 

[혁수의 코웃음]
(혁수) 아니에요

 

그렇게 하면 더 우습게 보죠

 

상대가 나한테 겁먹고
기어오를 생각 따위 못하게

 

먼저 밟아놔야 돼요

 

[오택의 웃음]
(오택) 젊은 분이라

 

혈기가 왕성하시네요

 

손님은 그렇게 사십니까?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잡아먹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오택) 아이고, 살벌해라

 

저 같은 사람은 그게 정말 안 되는데

 

손님처럼 살면 속은 후련하겠습니다

 

부럽습니다, 부러워

 

[오택의 웃음]

 

변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세요?

 

저는 괜찮은데

 

주변에서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하니까

 

예전에 사기 맞았을 때도

 

와이프도 저한테 제발 좀
강해지라고 노래를 불렀거든요

 

(오택) 평생 잘 다니던 공장에서
공장장 승진 앞두고 있었는데

 

후배 놈 하나가 동업을 하자고
바람을 살랑살랑 집어넣더라고요

 

믿었던 놈인데

 

그놈한테 앞통수, 뒤통수, 어퍼컷
쓰리 콤보로 맞았습니다

 

기사님이 그렇게
좋게 좋게 마인드로 대하니까

 

만만하게 보고
잡아먹으려고 드는 게 당연하죠

 

(오택) 아유, 손님은 뭔 말씀을 또

 

그렇게까지 심하게 하십니까

 

[오택의 어색한 웃음]
아이고, 우리 손님이

 

보기보다 냉혈한이시네, 냉혈한
[오택의 옅은 웃음]

 

(혁수) 야

 

지금 나한테 그런 거야?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

 

나한테 그런 거냐고

 

- (오택) 손님?
- (혁수) 야, 이 씨발놈아

 

여기 나 말고 딴 새끼 있어?

 

씨발, 만만해 보여, 이 개새끼야?

 

어?

 

놀라셨어요?

 

'택시 드라이버' 안 보셨나?
로버트 드니로

 

(오택) 아, 그 여, 영화요?

 

(혁수) 제가 고등학교 때
연극반이었는데

 

연습 진짜 많이 했었거든요

 

(오택) 우리 때 영화인데
그걸 다 아시네요?

 

(혁수) 누가 또 만만하게 보고 덤비면
이렇게 해 보세요, 어렵지 않잖아요

 

[오택의 어색한 웃음]

 

저는 또 손님이 저한테
화내는 줄 알고 제가 긴장을 했네요

 

[오택의 어색한 웃음]
(혁수) 제가요? 왜요?

 

아니, 그러지 말고 지금 한번 해 보세요

 

(오택) 뭘요?

 

로버트 드니로를요?
아이고, 그걸 지금 어떻게 해요

 

(혁수) 왜요
뭐 연습 삼아 해 보는 거죠

 

- 재미있잖아요
- (오택) 아유, 창피하게 그만하세요

 

(혁수) 에이, 아까 그 오토바이한테
욕 한 사발 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오택) 아, 뭐 그거야 뭐...

 

(혁수) 연습 한번 해 보세요, 응?

 

지금 나한테 그러는 거야?

 

(오택) 지금...
[오택의 민망한 웃음]

 

못하겠네요

 

지금 나한테 그러는 거냐고

 

지금 나한테 그런 거야?
나한테 그런 거냐고

 

[오택과 혁수의 웃음]

 

(혁수) 기사님 대박, 오!

 

(오택) 내가 만만해 보여?

 

만만해 보이냐고, 이 씨발놈아

 

[오택의 웃음]

 

왜 욕을 하세요?

 

(오택) 예, 예?

 

(혁수) 농담

 

[혁수의 코웃음]

 

[오택의 어색한 웃음]
오, 기사님 연기 잘하시네

 

- 폼 좀 나나요?
- (혁수) 네, 기사님 졸라 무서워요

 

[오택과 혁수의 웃음]

 

[차분한 음악]
[오택의 어색한 웃음]

 

(순규) 아, 백 사장님?

 

의뢰 드릴 일이 있어서요

 

예, 의심되는 사람이 한 명 있는데

 

뭐든 좋으니까 좀 알아봐 주세요

 

최대한 빨리요

 

한국대 병원 외과 레지던트고

 

이름은 금혁수요

 

(오택) 예전에 났다는 사고는
되게 큰 사고였나 봐요?

 

고속버스도 무서워서 못 탈 정도면

 

(혁수) 무서워서는 아니고 그냥

 

다시는 타기 싫은 거죠

 

어쩌다 사고가 난 건데요?

 

[어두운 음악]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

 

(혁수) 저, 기사님

 

[혁수와 버스 기사의 놀라는 탄성]

 

[승객들의 비명]

 

[혁수의 비명]

 

(혁수) 그때
정말 마지막이구나 싶었어요

 

[혁수의 기침]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기적처럼 살았죠

 

그때 의사가 그러더라고요

 

편도체에 심한 손상을 입었다고

 

찾아보니까

 

편도체라는 게 감정 중에서도
특별히 공포를 처리하는 부분이라

 

편도체가 파괴되면
두려움을 전혀 못 느낀대요

 

그래서 저는 두려운 게 없어요

 

[오택의 괴성]
놀랐죠, 놀랐죠?

 

(오택) 아, 아...

 

아이고, 진짜 안 놀라시네

 

저는 또 손님이 두려움이 없다길래

 

좀 유치했죠?

 

아, 제가 나이만 먹었지

 

이게 철이 없어서
[오택의 어색한 웃음]

 

(혁수) 재미있었어요

 

- 기사님
- (오택) 예

 

(혁수) 그럼

 

저도 재미있는 거 하나 보여드릴까요?

 

(오택) 아, 예, 좋죠, 좋죠

 

[지퍼 여는 소리]

 

[안전벨트 푸는 소리]

 

그때 사고로
저한테 신기한 능력이 생겼는데요

 

(혁수) 저, 고통을 못 느껴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오택의 비명]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

 

[자동차 경적]

 

[오택의 한숨]

 

(혁수) 하나도 안 아파요

 

진짜 아무 느낌도 없어요

 

[자동차 경적]

 

(캠핑카 운전자) 어이, 내려, 내려!

 

야, 이 새끼야

 

너 운전 똑바로 안 해, 어?

 

죽고 싶어 환장했어?

 

(오택) 아, 예

 

죄송합니다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계속]

 

(백 사장) 금혁수라는 의사
연락처랑 주소 확인했습니다

 

전화기는 꺼져 있네요

 

문자 보내놓겠습니다

 

[차분한 음악]

 

(안내 음성) 목적지가 주변에 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대문 두드리는 소리]
(순규) 안에 아무도 안 계시냐고요

 

좀 나와 보세요

 

계세요?

 

(앞집 아줌마) 아유, 시끄러워, 저기요

 

그렇게 쾅쾅거려도
그 집에 지금 아무도 없어요

 

(순규) 이 집 사는 사람 아세요?

 

(앞집 아줌마) 그 집 할머니?

 

쓰러져서 요양병원 가신 지 꽤 됐는데

 

제가 찾는 사람은 할머니가 아니고요

 

금혁수라고

 

(앞집 아줌마) 아, 의사 선생은

 

아까 저쪽 편의점 앞에서
택시 타는 거 봤는데

 

엄청 큰 캐리어 끌고 가는 게

 

어디 멀리 가는 거 같던데?

 

언제쯤이요?

 

한 1시간 됐나?

 

(앞집 아줌마) 아니, 그런데

 

그쪽은 누구인데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요?

 

그러면 집에 지금 아무도 없는 거예요?

 

그렇다고요

 

(앞집 아줌마) 아, 그런데 누구냐니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이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통화 종료음]

 

[긴장되는 음악]

 

[통화 연결음]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혁수) 왜 그러세요?

 

(오택) 아니요, 뭐

 

아니, 칼로, 칼로 그렇게 막
손을 그렇게 막 그으면

 

아이고, 참

 

괜찮아요?

 

(혁수) 네

 

진짜 아무 느낌 없어요

 

저만 가진 능력이라고 해야 되나?

 

- (오택) 능력이요?
- (혁수) 두려움과 고통이 사라지면

 

삶이 즐거워지거든요

 

진짜 강해지는 거니까

 

저라면 아까
그 욕한 인간 죽였을 거예요

 

사람 죽이는 거 어렵지 않거든요

 

10cm

 

이 성대 쪽으로 10cm만 꽂아 넣으면
소리를 못 질러요

 

그리고 대동맥을 그으면 끝

 

농담 그만하세요!

 

사람이 진짜...

 

(혁수) 농담 아닌데
저 사람 죽여봤는데

 

오늘도 죽였는데

 

[긴장되는 음악-계속]

 

[순규의 힘쓰는 신음]

 

[순규의 놀라는 탄성]

 

[순규의 아픈 신음]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

 

[개 짖는 소리]

 

[순규의 힘쓰는 신음]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계속]

 

(오택) 정말 사람을

 

죽여봤어요?

 

예, 정말...

 

사람을...

 

아니요

 

(오택) 농담한 거예요?

 

(혁수) 당연하죠, 장난친 거예요

 

[오택의 안도하는 한숨]

 

아니, 나는 또 진짜인 줄 알고
놀랐잖아요!

 

[오택의 질색하는 소리]
[혁수의 옅은 웃음]

 

(혁수) 기사님
화장실 좀 들렀다 가시죠

 

(오택) 먼저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가겠습니다

 

어? 죄송합니다

 

아이고

 

(캠핑카 운전자) 어? 아까 그 택시네

 

아, 이 새끼 택시 운전도 엿같이 하더니
눈깔 똑바로 안 뜨고 다녀?

 

(오택) 아까는 미안했습니다
제가 원래는 운전을 그렇게 안 하는데

 

(캠핑카 운전자) 나이 처드실 대로
처드셨으면

 

공공 예절을 잘 지키셔야지

 

그따위로 사니까

 

택시나 모는 거 아니야?

 

야리냐?

 

뭘 잘했다고 야리는데?

 

[혁수의 코웃음]

 

[캠핑카 운전자의 어이없는 탄성]

 

(캠핑카 운전자) 오늘 진짜
씨발 가지가지 하네

 

야, 라면 머리

 

웃겨, 어?

 

(오택) 그만하시죠
제가 미안하다고 했지 않습니까?

 

(캠핑카 운전자) 아이씨! 손 치워

 

그만 안 하면 어쩔 건데?

 

뭐 한판 뜰까?

 

(오택) 아니, 제가 싸우자는 게
아니잖아요

 

[캠핑카 운전자의 힘쓰는 신음]

 

[캠핑카 운전자의 웃음]

 

아, 쫄기는

 

(캠핑카 운전자) 야, 택시

 

너 내가 오늘 하루 봐주는데

 

앞으로 공공질서 똑바로 지키면서 살아

 

알았어?

 

[캠핑카 운전자의 침 뱉는 소리]

 

[핸드드라이어 작동음]

 

[캠핑카 운전자의 콧노래]

 

(오택) 어우, 진짜

 

[캠핑카 운전자의 콧노래]

 

[캠핑카 운전자의 침 뱉는 소리]

 

[캠핑카 운전자의 콧노래]

 

[긴장되는 음악]

 

[전자레인지 버튼 조작음]

 

[전자레인지 작동음]

 

[캠핑카 운전자의 힘쓰는 신음]

 

(캠핑카 운전자) 아, 이씨..

 

씨발, 어떤 새끼가 진짜

 

[의미불명의 소음]

 

[음침한 음악]

 

[괴기한 음악]
[칼로 찌르는 소리]

 

[캠핑카 운전자의 신음]
[물건 떨어지는 소리]

 

[캠핑카 운전자의 신음]

 

[혁수의 힘쓰는 신음]

 

[혁수의 한숨]

 

[캠핑카 운전자의 신음]

 

[혁수의 한숨]

 

[순규의 한숨]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계속]

 

[오택의 깊은 한숨]

 

[오택의 헛기침]

 

(혁수) 기사님이 그렇게
좋게 좋게 마인드로 대하니까

 

만만하게 보고
잡아먹으려고 드는 게 당연하죠

 

[의미심장한 음악]

 

[순규의 울먹이는 소리]

 

(혁수) 10cm

 

이 성대 쪽으로 10cm만 꽂아 넣으면
소리를 못 질러요

 

그리고 대동맥을 그으면 끝

 

[캠핑카 운전자의 신음]

 

[문 두드리는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오택) 저기요

 

아까 그 택시 기사인데 좀 나와 봐요

 

[문 두드리는 소리]

 

나와 봐요!

 

[문 두드리는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긴장감 고조시키는 음악]

 

(오택) 안에 없어요?

 

[전자레인지 알림음]

 

[전자레인지 알림음-계속]

 

[문 여는 소리]

 

[차분한 음악]

 

Modify by Blu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