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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이 소 브
(tube102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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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사무라이

 

1954년 4일 26일 개봉

 

여기 등장하는
노부시(野武士)라는

 

악당은 패잔병의
갑옷과 무기를 탈취한

 

무장한 농민이나
산적을 뜻하는 말이다

 

여기서는 노부시를
"산적"으로 번역하였다

 

감독
Akira Kurosawa

 

전국시대의 전란 통에
산적이 곳곳에서 판치며

 

말발굽 소리가
양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칠까?

 

- 저 마을도
- 가자! 가자!

 

기다려!
지난 가을에 털었잖아

 

지금 가봤자

 

- 별거 없어
- 좋다

 

보리가 익으면
다시 온다!

 

신이고 부처고 어딨어?

 

토지세, 부역, 전쟁, 가뭄

 

게다가 산적까지

 

- 신은 농민은 안중에 없어
- 맞아. 죽는 게 나아

 

그만해
울어봤자 소용없어

 

관아에서 찾아가서
사정을 얘기해 보자

 

모르는 소리!

 

관리들에게
한두번 가봤냐

 

- 다 털린 뒤에나 오겠지
- 당연하지. 소용없어

 

이렇게 됐으니
다 갖다버리고

 

다 죽어버리자!

 

그럼 더이상
고생하진 않겠지

 

다 죽이자!

 

다 죽이자!
다신 못오게 죽이자!

 

제정신이냐

 

할 수 있겠냐?

 

패잔병은 죽이면서
산적은 못 죽이냐

 

그만해!
서로 싸울 때냐

 

산적을 어찌 당하냐
지면 우리는 다 죽어

 

- 태아까지 죽인다구
- 더는 못참아!

 

비참하게 사느니
죽기 아니면 살기다

 

농민은 참는 수밖에 없어
다 팔자소관이야

 

산적이 오면
순순히 맞아

 

음식도 그냥 내줘

 

그리고

 

죽지 않을 만큼
남겨달래야지

 

그렇게라도 엎드려서
사정해 봐야지

 

놈들이 들어주겠어
벌써 잊었어?

 

우리 소출을
어떻게 했는지

 

어르신께 가보자!
어떡할지 그분께 맡기자!

 

사람을 잘 써야해

 

고용한 자들이
배신하면 어쩌지

 

산적을 몰아내고
여길 차지할 걸

 

- 지면 어쩔 건데?
- 그럼 큰일인데

 

식량이 없으면
어차피 죽는다

 

해야한다

 

그게 말이 됩니까

 

- 농민이 어떻게 싸워요
- 무사를 고용해!

 

- 농부가 무사를 고용하다니요?
- 내 눈으로 본 거야

 

니들이 태어난 마을이
불타던 시절이지

 

그때 난을 피해
달아날 때 봤지

 

무사를 고용한 마을만
화마를 면할 수 있었다

 

마을이든 농민이든 사정이 다르죠
우리가 무사를 고용할 처지인가요?

 

수가 없잖아요

 

바보야! 먹여준다고
농민을 위해 싸워 주겠냐

 

그들은 자부심이 강해

 

배고픈 무사를 찾아라

 

배가 고프면

 

곰도 산에서 내려오지

 

이놈! 뭘로 보고!

 

농민 주제에 무험하다
이래 봬도 무사다. 꺼져라!

 

등신!

 

내가 뭐랬냐!

 

여물었군

 

- 떠난 지 열흘이니
- 이제 어쩌지?

 

이건 다른 종자야
우리 것과는 달라

 

시궁창의 쥐꼴이군
싸고 강한 무사를 찾는대

 

- 떠리니까 싸게 팔게
- 저놈 웃기는데

 

- 뭐가 웃긴데?
- 눈먼 놈이야

 

- 그럼 니들은?
- 그걸 먹느니 말똥을 먹지

 

쟤는 말도 못해
어제 다 털렸어

 

졌다고 날뛰어서
흠씬 얻어터졌거든

 

아주 볼만했었지

 

- 관둬! 걔네는 굶기만해
- 정말이야?

 

조금이라도 먹어야지
야맹증에 걸려요

 

딱 네 개니까
쌀 일 홉만 내!

 

이놈이나 저놈이나

 

아깝다

 

저 쌀이면
만두 14개는 살 텐데

 

- 조용해!
- 내 말이 틀렸어?

 

- 저놈 실성했군
- 웃긴다. 더 해봐!

 

이런

 

바보짓이 또 어딨겠어

 

먹을 만큼 먹고

 

마실 만큼 마시고

 

후려 패고 떠나겠지

 

낭인이 그렇지 뭐

 

여기서 조는
놈과는 다르군

 

이제 돌아가자!
돌아가자구!

 

쟤 울잖아?

 

- 마누라가 죽었나?
- 마누라가 보고싶은 거야

 

빨리 마을로 돌아가자

 

만두도 못 사면서
무슨 놈의 무사냐?

 

농부는 종자나 볼 줄 알지
무사를 어찌 알아보겠어

 

게다가 무사를
어떻게 다루겠냐구

 

우리를 따르려는 자는
하나같이 약골들이고

 

어젯밤은 공복 탓에
부득불 지긴했지만

 

거짓말! 도박으로
다 털린 주제에

 

- 해보자!
- 해볼려구

 

싸움이야. 싸움

 

이쪽이야, 이쪽
정신차려라!

 

이봐! 그만해
꿀꿀하잖아

 

아저씨, 계속해!
우리가 들으니까

 

그만둬!

 

돌아갈거다, 이놈아!

 

산적들과 협상한다는 말이죠

 

그럼 어쩔 건데?
산적을 달래는 수밖에 없잖아

 

그래. 좋아요. 잘 들어요

 

그런데

 

놈들과 협상할 때

 

올해는 뭘 줄 거죠?

 

아저씨 딸을 줄 거요?

 

시노는 예쁘다면서요

 

- 뭐요? 무슨 일이오?
- 도둑이 헛간에 있대요

 

인질도 있대요

 

몇놈이지?

 

- 한 놈
- 한 놈?

 

- 사람이 이리 많은데
- 함부로 못 들어가

 

아이를 인질로 잡았어
들어오면 죽일 거래

 

이소리 들리지?

 

가엽기도 해라
밤새 저기 있었어

 

저리 칭얼대며
계속 울고 있어

 

더는 못 참아!

 

일곱살

 

부모도 가엽군!

 

저자는 왜
머리를 밀죠?

 

나도 몰라. 구출해 준다고
바로 나서긴 했는데

 

주먹밥 2개 준비하래

 

지나던 스님을 불러서
저러는데. 이유를 모르겠어

 

중이오

 

꺼져! 꺼지라구!

 

중이오. 그대를
잡을 생각 없소

 

들어갑니다

 

- 아이가 배고플 테니
- 저리가! 저리 가시오!

 

주먹밥을 가져왔소

 

하나는 당신 거요

 

자, 드시오!
왜 그러오?

 

던져!

 

여기!

 

여기!

 

얘야! 얘야!

 

저 무사가 딱이야
멀리 가기 전에 서둘러

 

무슨 용건이라도?

 

오카모토 카츠시로입니다
제발 제자로 받아주시길

 

시마다 칸베에라는
한낱 낭인일 뿐일세

 

딱히 제자는 두지 않소만
일단 일어서서 말하시오

 

- 저를 꼭 제자로
- 어서 일어나시오

 

할 말이 있으면
걸으면서 듣지

 

난처하군
자넨 날 과대평가했어

 

- 아니요
- 자 들어보게

 

난 특별한 인간이 아니오

 

단, 전투경험은 많소

 

게다가 다 패한 전쟁이지
한마디로 그런 사람이오

 

- 불운한 자를 따르지 말게
- 아닙니다

 

저는 결심했습니다

 

- 따르겠습니다
- 거절한다

 

젊은이와 동행할
신분도 아닐세

 

용건이라도?

 

용건이 뭐요?

 

무례하다!

 

너는 빠져라!

 

그대는 무사요?

 

그렇소

 

그럴까?

 

누굴까요?

 

무시하게!

 

부탁이 있습니다

 

등신!
왜 여태 안 갔나?

 

바보같긴!
먹고 가려고

 

- 불가능한 얘기요
- 스승님

 

죽창으로 무장시키면

 

- 생각은 쉽지
- 하지만

 

이건 애들장난이 아니라

 

산적이라도 40명이나 된다
무사 두셋으로는 어림없다

 

수비는 공격보다 어렵지

 

뒤편이 산이랬소?

 

 

- 말도 지나다니오?
- 네

 

앞쪽은 밭

 

산을 막지 못하면

 

어디서든
말로 들어오겠군

 

사방에 한 명씩 넷

 

예비로 두 명

 

아무리 적은 수라도

 

나를 포함해 일곱 명

 

일곱이면 좋겠는데

 

- 넷이라 안 했어
- 그랬었죠

 

잠깐!

 

승낙한 건 아니오
지금 계산중이오

 

뭣보다 미더운 무사를
구하기는 쉽지 않소

 

게다가

 

식사를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말이오

 

괴짜가 아니면
붙지 않을 거요

 

그리고
나도 전투는 질렸소

 

나이도 있고

 

농부가 아니라 다행이야

 

- 개팔자가 낫지
- 그렇지

 

목을 메
빨리 목을 메

 

- 죽는 게 나아
- 말이 심하시오

 

- 뭐가! 맞는 말인데
- 무슨 말이오?

 

- 농부의 고통을 모르시오?
- 웃기네. 당신들 뭘 모르네

 

- 뭐라구
- 알면 돕지 그래. 말로만

 

얘들아!

 

그만두게!

 

멈춰라!

 

무사 양반!

 

보시오
당신들 밥이오

 

쟤들은 기장을 먹고 있소

 

지들은 기장 먹고
당신들에게 쌀밥 준다구

 

농민에게는 최선이야
알아들어?

 

알겠소
이제 진정하시오

 

이 밥
공짜로 먹진 않겠소

 

- 만조 일행이 돌아온다
- 만조가 돌아왔어

 

- 리키치와 요헤는?
- 무사를 더 모아야해

 

- 무사가 진짜 올까?
- 올 거야

 

- 일곱
- 일곱

 

일곱 명

 

어르신이 넷이라 하셔서
저는 반대했습니다

 

열은 과하다고 생각했지

 

열을 요구하면 대개
열다섯이 돼기 마련이지

 

원래 그런 거야

 

어르신

 

전 걱정입니다

 

여자들이 무사를
좋아하는데다

 

무사가 여자를 차지하면
마을이 혼란할 텐데

 

산적들보다 낫잖아!

 

머리가 떨어질 참인데

 

수염 걱정이
무슨 소용이야?

 

무사님!

 

- 뭐? 고용하고 싶다?
- 네

 

상대가 누군데?

 

카츠시로!

 

문 뒤에 숨어서
이걸로 내리쳐라!

 

저자가 들면
힘껏 내리쳐라!

 

봐주면 안 돼!
힘껏 내리쳐라!

 

훌륭하오

 

용서하시오
시마다 칸베에라 하오

 

실은 무사를
모으고 있소이다

 

실력자로만 말이오
무례했소

 

이유가 뭐요?

 

- 가당치 않으면 각오하시오
- 진정하시오

 

그대의 무예가 필요하오
곧 산적과의 전투가 있기에

 

- 누구 밑에서 일하오
- 말하기 뭐하지만

 

- 시골 농부들의 부탁이오
- 농부?

 

명예나 은상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오

 

- 배불리 먹을 수는 있소만
- 미쳤소!

 

내 바람은 더 크오

 

유감이군요

 

- 그럼 안되겠소?
- 거절하오!

 

선생님, 아깝네요
저런 검객을...

 

왜 그래?

 

제 셋은 괜찮지만
나머지들은 어떨까?

 

걱정 작작해라
와 봐야 알지

 

그건 나중일이야

 

저 사람

 

저기요. 무사님!

 

또 저번처럼?

 

네 훈련도 겸해서

 

다 보이오

 

실례, 실례!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일

 

저도 농민의 고통을 압니다

 

그대가 농민을 위하는
마음도 알겠소만

 

어쨌거나 그대 인품에
끌려서 따르는 것이오

 

인생사는 정말
예기치 못하게 흘러가네요

 

- 그런데 성함이?
- 카타야마 고로베

 

이름을 그럴듯하죠

 

요헤, 뭐해?
빨리 밥해!

 

요헤!

 

왜 그래, 요헤?

 

쌀이 떨어졌어

 

- 바보같이! 내가 뭐랬어?
- 난 아꼈다구

 

잘 때도 저걸
붙잡고 잤다구

 

도리가 없어
마을에 갔다올게

 

네가 올 때까지 어떡해?

 

쌀은 이제
한 줌밖에 없어

 

어서 주워!

 

어서 치워
선생님, 오신다

 

자네였구만. 고맙네

 

살아 있었구만

 

벌써 저승에
있는 줄 알았네

 

어떻게 살아 남았나?

 

밤까지 호 속에서
수초를 덮고 있었죠

 

주변이 불타고 불길이
번질 때는 죽는 줄 알았죠

 

그때 어떤 기분이었나?

 

그게...

 

별로...

 

이제 전투는 질렸나?

 

실은 돈과
출세와도 관계없는

 

어려운 전투가 있는데

 

- 함께할 텐가?
- 네

 

이번엔 죽을지도 몰라

 

- 사람 찾기 힘들군
- 누굴 찾으세요?

 

- 무사 말일세
- 무사요

 

막되먹은 놈이라면
뒷마당에 한 놈

 

그런 뻔뻔한
무사가 있다니!

 

"돈은 없지만
음식 좀 주쇼"

 

"대신 장작을
다 패 주겠소"

 

솔직함은 마음에 듭니다

 

- 장작 패는 거 처음 보나?
- 즐거워 보여서

 

이골이 나서
그럼 다시

 

잘하는군

 

베는 게 너 낫지

 

- 많이 죽였나?
- 그래

 

베기 시작하면
끝이 없지

 

과유불급이라 떠났네

 

훌륭한 마음씀이군

 

별 말씀을

 

자네 산적 30명쯤
베어 보지 않겠나?

 

덤벼라!

 

- 젠장, 비겼군
- 아니다

 

내가 이겼다

 

헛소리!

 

진검이라면
넌 죽은 목숨

 

진검승부다

 

- 됐다
- 뭐시

 

모르겠나. 진검이면
넌 죽는다. 무의미하다

 

기다려! 덤벼라!

 

해보자!
어서 칼을 뽑아!

 

무모하다

 

뻔한 결과야

 

찾으셨나요?

 

한 명 놓쳤네
솜씨는 일품인데

 

놓친 생선이
커보이는 법이죠

 

이 눈으로 직접
베는 걸 보고 왔어

 

대단해

 

자신을 단련하는 데만
관심있는 녀석이야

 

- 그래서 거절당했지
- 아깝네요

 

숙소는 알려줬는데
그런데 자네는?

 

한 명 건졌소

 

- 솜씨는 중하쯤 되고
- 중하

 

하지만 솔직하고 재밌소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죠

 

힘들 때
위안이 될 겁니다

 

고맙네

 

사실 나도 한 명

 

- 행상 차림 사내?
- 그는 내 당번병이었지

 

물 가져오죠

 

하야시다 헤이하치입니다
장작은 제게 맡겨주세요

 

- 그러면 나머지 셋
- 셋이요?

 

- 둘 아닌가요?
- 애를 데려갈 수야 없지

 

- 선생님!
- 알아, 안다구

 

네 뜻은 알고 있다

 

나도 어릴 때가 있었지

 

"훈련하라"

 

"그리고 전장에서
공을 세워라"

 

"그리고 일국일성의
주인이 되라"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에

 

어느새 이렇게
머리가 희어지더라

 

그리고

 

그때는 이미
부모도 형제도 없다

 

아침에 집으로 떠나라

 

며칠간, 훈련 잘했다

 

너는 그걸로 충분하다

 

- 부탁입니다. 저분도 꼭!
- 하지만 / 괜찮을 겁니다

 

- 자꾸 어리게만 보시지만
- 아니, 아이도 어른 못지않죠

 

물론 어른으로
대해주면 말이죠

 

그를 카츠시로를
어른으로 대합시다

 

그럼 나머지 둘

 

아니 하나인가 봅니다

 

그대도 합류하겠나

 

참 고맙네

 

- 출발은
- 내일!

 

내일?

 

이제 됐네. 더는 필요없네
지금이 좋네

 

딱이야!

 

선생님!

 

- 선생님!
- 그래 그래

 

- 선생님!
- 됐으니 그만해라!

 

대단한 무사를 찾았어요
대판 싸우는 걸 봤어요

 

놀라운 놈이야
마치 들개 같아

 

술 먹고 있을 때

 

겨우 말을 걸었지
지금 오고 있어

 

시험해 볼까요?

 

- 뭐하는 거요?
- 시험

 

- 조심해. 무사 양반
- 가만히 보고 계시오

 

- 진짜 무사라면 피할 걸세
- 하지만 취했다구

 

무사는 정신줄을 놓지 않소

 

거봐요. 억지요

 

이놈!

 

날 친 놈이 누구야?

 

너냐?

 

니가 쳤냐?

 

거기서 너! 이녀석!

 

틀림없군

 

나는 안 잊어먹지

 

니가 뭔데 나한테
무사냐고 따져 물었지?

 

너 잘났다!

 

나는

 

이래 봬도
태생이 무사다

 

나는

 

그때부터 너를 찾아다녔어

 

이걸 보여주려구

 

이걸 봐!
이게 바로

 

내가 무사라는 증거야

 

이걸 봐!

 

날 무시했지

 

이게 나야

 

- 키쿠치요가 자네인가?
- 그렇다

 

1574년 2월 17일 생

 

뭐가 웃겨?

 

자네 그럼
열 세 살인가

 

이 키쿠치요가 자네라면
자네는 올해 열 세 살

 

이 계보는
어디서 훔쳤어?

 

훔쳤다? 우라질!

 

그럴 리가...

 

나는 누구냐?

 

야! 내놔! 이녀석!

 

이놈! 빨리 내놔!

 

왜 그래? 열 세 살
이거, 이거, 이거

 

키쿠치요 선생

 

뭐야? 뭐야?
열 세 살

 

아이고 모르겠다!

 

- 이래도 무사인가요?
- 제딴에는 말이지

 

나도 데려가 줘!
너무하잖아

 

이봐! 키쿠치요

 

잘 보관해

 

나도 데려가!

 

왜요? 아빠!

 

왜요?

 

그런 눈으로

 

머리를 잘라

 

머리를 자르고
사내가 되라

 

- 왜요?
- 어서 잘라1

 

무사들이 너를 볼 거야

 

- 여자로 있다가는 큰일난다
- 싫어요. 저는 싫어요

 

싫어요. 싫어요

 

시노!

 

- 이 년이 정말!
- 싫어요. 싫어

 

- 만조가 그랬다구?
- 만조가 무사를 잘 알 거야

 

그 만조가 딸의 머리를 잘랐어
자네는 아들이라 걱정없겠지만

 

제기랄! 이제 알겠다

 

알면 딸들 좀 맡아줘
자네집이 여기서 멀잖아

 

나는 지금
만조를 말하는 거야

 

그 자식 마을을 걱정한다며
자기 딸만 생각하고 있잖아

 

썅놈!

 

무슨 짓이냐?

 

너 때문에 이게 뭐냐
부모들이 난리잖아

 

이제 어쩔거야?
무사들이 오늘내일인데

 

자, 가자!
어르신께 가자!

 

별일 아냐! 가봐!

 

가라니까

 

오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지

 

저녀석 아직 따라오네

 

안 보이네. 키쿠치요

 

포기했나?

 

희한하네요
안 보이니 조금...

 

허전하네요

 

이쪽 이쪽

 

장난하나!

 

저기가 우리 성이군

 

- 저런 촌구석은 질색인데
- 자네 부른 적 없네

 

돌아왔어!
무사들이 오셨어

 

무사님들이야

 

다 어딨어?
무사님들이 오셨다구

 

다 어딨어?

 

다 어딨어?

 

정중한 대접이군!

 

이게 무슨 일이오?

 

이봐! 왜 이래?
무사분들이 오셨어

 

- 다들 어르신께
- 어르신?

 

- 마을일은 모두 어르신이
- 촌장말이지?

 

촌장부터 뵈라?

 

그거 참 영광이군!

 

자, 가지

 

정말로 아주
면목없소이다

 

농부은

 

비가 오든 안 오든
바람이 불든 걱정하지

 

한마디로 만날
불안하게 산다오

 

오늘 일도

 

그저

 

벌벌떨기 때문이오

 

하지만 어르신

 

주민들이 왜
우리를 두려워하오?

 

아무튼 우리에게
원하는 게 뭐요?

 

산적이다! 산적이다!

 

산적이 옵니다
무사님들! 무사님들!

 

진정하시오! 지정들 하오!

 

시끄럽다! 진정하라!

 

잘들어! 똑바로 말해라!
그들은 어느쪽으로 왔느냐?

 

산 위에서...

 

저쪽으로...

 

산적을 본 자는
앞으로 나서라

 

산적을 본 자 없는가?

 

- 경보는 누가 울렸소?
- 나요!

 

어이! 비켜, 비켜!

 

죽을 상이군!

 

안심해!
산적 따위는 안 와!

 

촌놈들아!

 

우리가 왔을 때는
코빼기도 안 봬더니

 

내가 경보를 울리니까
"무사님! 무사님!" 하며

 

바로 우릴 찾았오냐!

 

푸대접도 유분수지!

 

- 영감, 불만있소?
- 아니오, 영광이오!

 

돌멩이도 쓸모가 있다더니
이제 일곱이 됐군요

 

- 누추한 곳이라
- 자기집 내주면 자네는 어쩌나?

 

- 마굿간에서 잡니다
- 말하고 같이?

 

실은 작년에 산적들이...

 

거기도 괜찮겠지
마누라와 함께라면

 

전 아내가 없다구요

 

등신!

 

자네 본명은 뭔가?

 

그런 건 잊었어

 

- 이름 하나 지어줘
- 그럼 키쿠치요

 

- 키쿠치요
- 잘 어울려

 

자네라면 마을을
어떻게 치겠나?

 

일단 이 산에서
내리치겠소

 

역시 이 길

 

[서쪽]

 

그런데 동선은?

 

시치로지가 계산했지

 

저 통나무 보이지

 

- 방어벽을 만들거야
- 쓸만하겠군

 

알았지

 

뛸 일이 많아

 

치든 물러서든 뛴다

 

전장에서는
못 뛰면 죽음이야

 

여기는 보리를 베면
바로 물을 채우자

 

물구덩을 만들면 유리하겠군
그럴 여유가 있을지?

 

덤벼!

 

찔러!

 

산적이라 보고 찔러!

 

덤벼!

 

빨리해!

 

다음!

 

다음!

 

빨라 나와!

 

[동쪽]

 

이 다리를 없애면
동쪽의 적은 막겠어

 

다리 건너편은
집들은 어쩌죠?

 

모두 비워야겠지

 

저 방앗간도 버리나?

 

어르신이 가만있을까

 

기억해!

 

적은 무섭다
누구나 무섭다

 

하지만 저쪽도
이쪽을 무서워해

 

훌륭하군

 

니들은 딱
허수아비 감이야

 

그러나

 

놈들은 참새도
까마귀도 아니다

 

거기 우물거리는 놈?
그만두지 못해!

 

여기가 외양간이냐!

 

이놈이나 저놈이나

 

에이! 해보자!

 

너 앞으로 나와!

 

너 말야!

 

너라니까

 

녀석들!
구경하려면 돈 가져와!

 

이게 뭐야?

 

- 창입니다
- 등신! 이건 어서 구했어?

 

뒷산에 들어갔었나?

 

알고 있다
패잔병들 물건이지

 

너도 있는데
니들도 있겠지

 

말해!
말하라니까!

 

조용한 숲이군
가장 취약한 곳이야

 

카츠시로

 

- 간다!
- 갈게요

 

역시 애구만

 

넌 마을 주민인가?

 

계집이냐?

 

사내?

 

사내라면 왜 여깄나?

 

위급할 때
꽃이나 꺽다니

 

와라! 단련시켜주지

 

뭐하나?

 

서라!

 

여긴 좋고, 여기도 좋고
문제는 여기군

 

거기! 꾸물대지마!

 

큰 수확이오

 

- 이건 뭔가?
- 패장병의 유품이오

 

어디서 났어?

 

- 마을에 있던가?
- 만조네 집에

 

왜요?

 

맘에 안 드오?

 

물건 좋아. 이거!

 

왜 그러쇼?

 

- 갑옷과 창찰이 필요하다며
- 이놈, 그래도 무사냐!

 

이것들은 농부가
무사한테 뺐은 거야

 

- 나도 알아요
- 그런데 어떻게? / 그만하게

 

패잔병으로 죽창에
쫓겨봐야 사정을 알거야

 

별일 아냐! 저리로 가!

 

나는

 

주민을 베고 싶어졌어

 

젠장!

 

좋은 생각이군

 

이보시오들!

 

농부를 뭐라고 생각했소?
부처님이라 생각했나

 

아니거든
농부는 교활한 놈들이야

 

쌀도 없고, 보리도 없
아무것도 없대

 

하지만 있어
뭐든 있다구

 

버닥을 파 봐
거기 아니면 곳간

 

나온다 나와
쌀, 소금, 콩, 술

 

계곡에 가봐!
거기 숨겼지

 

머리 조아리며 속이지
거짓말 투성이야

 

패잔병 나타나면
죽창들고 털러 가지

 

잘 들어. 농민은

 

인색하고
교활하고 울보고

 

심술궂고 멍청한 살인자야

 

젠장, 나쁜 놈들이야!

 

그런데

 

누가 이렇게 만들었지?

 

니들이야
무사잖아! 썅!

 

집과 농지에
불을 지르고

 

음식은 쓸어가고

 

중노동을 시키고
여자를 범하고

 

반항하면 죽이지

 

농민은 어쩌라구?
농민은 어쩌라구?

 

젠장! 젠장!

 

자네 농민 출신이군

 

또 무슨 일이?

 

아니. 별일 아니오

 

오늘밤부터
신세 좀 지겠네

 

저기는 좁아서 말야

 

등신!

 

쫄지마!
여긴 네 집이잖아

 

쟤들에게 방까지 내주고
또 어딜 가? 잠이나 자!

 

생각나는군

 

조용하군

 

이런 날은

 

산에 아무도
없을 것 같아요

 

아이구, 지겨워
여자 없나!

 

- 어디?
- 산에

 

- 산?
- 둘러보지

 

산에 여자 있겠어

 

자네 가끔 웃긴다니까

 

뭐 만드시오?

 

- 깃발
- 깃발?

 

전투 때는

 

뭐라도 높이
흔들어야 그럴듯해

 

무슨 뜻이야?

 

농민과 논을 나타내는
글씨와 문양이야

 

- 동그라미는?
- 우리들

 

- 여섯인데, 나는 뺐냐?
- 아니

 

- 삼각형이 키쿠치요
- 이거

 

- 쌀밥이야. 어서 먹어
- 하지만

 

나도 기장을 먹어봤는데
바로 지은 거였지만

 

안 넘어가

 

어서 먹어

 

빨리 먹어
창피하면 나가 있을게

 

- 난 못 먹겠어
- 왜? 일부러 내가...

 

모처럼 얻었으니
큐에몽 할머니 드릴레

 

- 큐에몽 할머니?
- 응

 

이보오. 지금 배부르니
나중에 먹겠네

 

괜찮으니까
너는 먹어라

 

이번엔 내가 남기지

 

왜 그래?

 

- 이유가 있나 본데?
- 뭔데?

 

심하군

 

- 가족은 없나?
- 산적들에게 모두

 

저는 얼른 죽고 싶어요

 

빨리 죽어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오

 

그렇지만

 

저세상에도

 

이런 고통이 있지는 않겠지

 

그런 거 없어요. 저승에는
전쟁도 산적도 없어요

 

고통도 없어요. 할머니

 

둘러대지마!
저승에 가봤어?

 

왜 화를 내!

 

비참함은 못참아
속이 뒤집혀

 

이 꼴이 뭐냐구

 

제기랄!
싸울 놈들 없어

 

그 분노는 아껴두게
산적이 올 때까지

 

오늘 보셨죠?
저랑...

 

- 그...
- 여자...

 

 

- 왜 함구하시죠?
- 말하기 바라나?

 

녀석들! 그런 거 없다

 

떠들지마. 떠들 힘이 있으면
"밥 주세요. 밥 주세요" 해봐

 

알겠니

 

너희를 잘 들어라!
밥은 이게 전부다

 

더 나눠주면
우리는...

 

죽는다

 

이쁜 누나나 언니 없니?

 

누나 없니?

 

어르신, 추수는 언제요?

 

- 열흘 후요
- 서두르면 얼마나 걸리오?

 

서두르면 사흘

 

- 바로 논에 물을 채우시오
- 남쪽에 해자를 만들 셈이오

 

기병을 막기 위함이오
너무 넓지 않아도 되오

 

그러면 논두렁을 트고
물길을 내서

 

- 하루 정도면
- 그럼 됐소

 

하나 더 부탁인데

 

다리 저편 세 집과
이 방앗간은

 

추수 때까지
비워주기 바라오

 

- 어르신!
- 우리집을 비우라고?

 

여보!

 

송구하오만

 

어쩔 수 없소이다

 

떨어진 곳까지
지킬 수는 없소

 

곧 추수가 시작되는데

 

추수가 끝나면
산적이 온다고 봐라!

 

그러므로
추수와 동시에 경계다

 

추수도 반드시 조별로 한다

 

내일부터
조별로 움직인다

 

알겠지. 내일부터
개별행동은 없는 거다

 

어이! 다들!

 

오늘밤은 특히
아내를 힘껏 품어라!

 

누구를 바보로 아나

 

다리 건너편은 가자!

 

다 필요없소!

 

남의 집 지키려고
이런 걸 왜 들어!

 

가자! 우리끼리
자신을 지킬거야!

 

잠깐!

 

창을 들라!

 

대열로 돌아가!

 

- 요헤
- 왜 그래?

 

요혜! 이놈!

 

- 요헤!
- 왜 자꾸 불러?

 

이놈! 이놈! 이리와!

 

마을 밖은 세 채

 

마을 안은 스무 채

 

세 채 대신 나머지를
버릴 순 없다

 

 

마을이 폐허가 되면

 

아무도 살 수 없다

 

알겠나
전쟁은 이런 거야

 

남을 지켜야
자기도 산다

 

자기만 생각하는 자는
자신을 죽이는 자다

 

사익은

 

공멸이다

 

막간(intermission)

 

젠장! 여자 천지잖아

 

저년들은 다 어딨었어?

 

낫 줘봐!

 

세 배를 잘라주지
대신 나랑 놀아줘

 

- 리키치!
- 네

 

둘러보니
결혼해야 돈 모아

 

너도 빨리 장가가라

 

너 왜 화내냐?
나는 그냥 결혼...

 

카츠시로, 리키치, 데려와
바쁜데 왜 저래

 

리키치!

 

리키치!

 

시노! 뭐하는 거야?

 

뭐지 이건?
곰이 지나갔나?

 

베어진 자국인데

 

- 리키치가 그랬나?
- 네, 보진 못했지만

 

리키치를 쫓았는데
그가 여기서 나왔어요

 

놀란 표정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 뭐라 그랬는데?
- 그냥 빨리 장가가라구

 

녀석 뭔가 고민이 있어
계속 숨기고 있는 거야

 

얼굴에 씌여 있다구

 

입을 굳게 다문 모습은

 

- 근심 덩어리 같아
- 자네가 열어보게

 

- 누구냐?
- 나야

 

- 아무 이상없나?
- 네

 

너도 앉아

 

얘기나 하지

 

대화

 

라는 건 좋은 거지

 

아무리 힘든 일도
대화하면 좀 풀리니까

 

예를 들어

 

너는 과묵하고
말없는 성격같은데

 

하지만 힘들면
털어놓는 게 좋아

 

이럴 때 슬며시
얘기하는 것도 좋지

 

저는 할 말이 없어요

 

자, 나가세

 

- 깨울까요?
- 아이는 내버려두게

 

- "시노"라고 했죠?
- "시노"

 

- 여자 이름같군
- 아이들 꿈은 아니군요

 

- 어디부터 가볼까요?
- 가장 불안한 데부터

 

누구냐?

 

누구냐?

 

이놈!

 

- 누구냐?
- 키쿠치요

 

우리라 다행이야

 

우리가 산적이면
지금쯤 자네 목은

 

요헤!

 

뭐야 이거?

 

제 말입죠

 

나는 큰쥐인 줄 알았어

 

산적들이 올 때가
지났는데, 안 오나?

 

안 오면 헛수고인데

 

무사만 배불린 건데
산적이 오면 우린 끝장이야

 

- 늙은 말을 뭐하러 타?
- 괜찮아요

 

- 그만 좀 해라! 돌려줘!
- 괜찮아요

 

키쿠치요. 그만둬!
다치면 요헤가 운다

 

모르는 소리!
이런 말도 잘 달려요

 

제법 타는데!

 

웃긴 놈이야!

 

무사태평이군

 

타작도 마쳤는데
삱적들이 늦는군

 

안 오면 어쩌죠
다들 그러던대

 

그야 안 오면 좋지

 

하지만 괜찮다고
방심할 때가 가장 위험해

 

다들 원위치시키게

 

난 무사 집에서
나고 싶었어

 

농사는 힘드니까

 

난 운이 좋아서

 

- 웬지 부끄러워
- 내 말 뜻은...

 

너는 무사, 나는 농민

 

- 그러니까
- 아니야

 

- 나는...
- 나는 상관없어

 

앞날은 생각지 않을래

 

겁쟁이! 무사이면서

 

서쪽 길에
수상한 놈 셋

 

아직 아무도 모르지?

 

- 아직은
- 알려지면 곤란해

 

뒷산에

 

- 산적들 말이 세 필
- 알고 있다

 

- 결국 왔군
- 어찌 알았소?

 

누구나 알죠
이리 허둥대면

 

뒷산이오? 서쪽이오?

 

서쪽이야

 

산적들이 왔대

 

다들 집안에 들여라
세 놈뿐이니 진정시켜라

 

세 놈은 척후병이니
우리를 보이면 곤란해

 

야, 왜 그래?

 

산적들이...

 

왔다구?

 

조용히!

 

- 어디 있지?
- 저기 삼나무

 

- 척후병이 확실해
- 방책을 보고 놀랐군

 

- 우리 존재를 모르는 거야
- 농부만 있는 줄 알면 좋죠

 

- 어이! 다들 어딨어?
- 바보 녀석!

 

키쿠치요, 키쿠치요!

 

놈들이 왔다며, 정말이야?

 

이런! 알아차렸어

 

우릴 봤으니
그냥 보낼 순 없지

 

내가 베지
뒷산은 내 관할이오

 

- 모르고 그랬어요
- 됐으니까 한 놈 잡아와

 

- 지름길로 가게
- 매목하겠소. 안내해 / 네

 

카츠시로!

 

- 지켜만 봐라, 알겠지?
- 네

 

좋은 말이군

 

너는 여기 있어

 

- 자네 어쩔 텐가?
- 나?

 

카츠시로, 어딨어?
끝났다. 나와라!

 

살려줘!

 

살려줘!

 

살려줘!

 

기다려!

 

이놈은 포로다

 

게다가 다 실토하고

 

목숨을 구걸하는데
죽이면 안된다!

 

죽여 버리겠다

 

이놈!

 

그래!

 

아들의 원수를 갚아라

 

누가 좀 도와줘라!

 

그렇다면
그 포로 말로는

 

- 놈들 요새는
- 요새라곤해도 / 동굴 몇 개

 

요헤의 누더기야

 

- 잠입해 볼까요?
- 동감이오 / 상대는 40명이오

 

- 그쪽 쪽수를 줄이는 게 상책이오
- 이쪽 손실은 피해야 하오

 

- 하나만 당해도 여기가 불안하오
- 전투는 해봐야 아오

 

셋이 가면 열은
조용히 벨 겁니다

 

키쿠치, 놈들 소굴까지
얼마나 걸리나?

 

하룻길입니다

 

- 산적들 말이 세 필 있소
- 말로는 한나절

 

좋아, 치자!

 

지금 가면
동트기 전에 닿겠지

 

근데 누가?

 

넌 안돼!

 

그리고 나, 가오!

 

저도요. 길이 복잡하니

 

- 말이 없잖아
- 요헤 꺼 있잖아

 

니가 타라. 그 말은
너만 탈 수 있으니

 

이쪽이야. 이쪽!
이녀석!

 

너도 말이냐!

 

이놈이! 기다려!

 

기다려! 잘못했어

 

기다려, 제발!

 

- 안에다 불질러!
- 나올 때 죽이자

 

- 놈들을 찾아라!
- 성공이야

 

놈들을 찾아라!

 

뭐하는 거야?

 

이녀석 이게 뭐야!
저년이 누군데 그래?

 

제 아내예요!

 

헤이하치! 헤이하치!
정신차려!

 

이봐!
헤이하치! 이봐!

 

자네가

 

힘들 때 기운을
북돋는 사내랬지

 

앞으로 힘들어질거야

 

울지마!
울지마! 등신!

 

울지마!

 

울지말라구! 울지마!

 

놈들이 왔다!

 

드디어 오는구나!

 

보이지. 화승총 세 정

 

북쪽 샛길로 20기

 

- 남으로 13기
- 황승총은? / 세 정

 

남으로 가게
화승총 조심하게

 

후퇴! 후퇴! 후퇴!

 

- 남쪽12기 동으로 이동
- 13기 아닌가?

 

한놈은 활로

 

고로베가 잡았군

 

카츠시로!

 

- 동쪽 다리를 보고 와라
- 화승총 조심!

 

북으로 가주게
뒷산으로 들이칠 걸세

 

알면서 왜 그쪽은
방책을 안 세웠소?

 

좋은 성에는
틈을 하나 두지

 

적을 모아서 쳐야해
방어만으로는 못 이겨

 

뭣들 하는 거야?

 

빨리 가져가!

 

- 12기 옵니다. 빨리 다리를...
- 눈 멀었냐? 하고 있잖아

 

- 화승총 조심하세요
- 나도 알고 있어!

 

- 어디 가나?
- 아버님이 안 보여요

 

아버님 저기서 죽을 거예요
죽어도 방아를 지키겠대요

 

빌어먹을 할아범!
빨라 가서 데려와!

 

비켜! 비켜!

 

야! 뭐해! 빨리 움직여!

 

- 이 산에
- 20기

 

동쪽에 12기라

 

보시게. 다 떨고 있소

 

한번 더!
이야! 이야!

 

한번 더!
이야! 이야!

 

시치로지군
우리도 해볼까?

 

모두 나와!

 

기합을 넣어
함성을 질러라!

 

이야! 이야!

 

이야! 이야!
한번 더!

 

들리지. 우리도 외친다!

 

이야! 이야!

 

요헤, 그게 뭐야?
한번 더! 이야! 이야!

 

야, 저리 비켜!

 

놈들이 온다!

 

제기랄!

 

이녀석, 피해야지

 

당황하지마!

 

썅놈들!

 

놈들아! 덤벼라!

 

불이오

 

제기랄!

 

돌아가! 돌아가! 어서!

 

저런 거지같은
집은 잊어버려!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
돌아가라구!

 

제기랄!

 

덤벼라!

 

촌장님네가

 

할아범과 자식들과
아이도 안 왔어?

 

성가신 놈들!

 

기다려!
자리를 뜨면 안돼!

 

키쿠치요, 돌아와!

 

키쿠치요! 키쿠치요!

 

키쿠치요!

 

어르신은? 니 남편은?

 

창이야. 여기까지 치다니

 

키쿠치요! 가자!

 

빨리빨리

 

야, 뭐해?

 

이 얘는 나야
나도 이 꼴이었어

 

이리 와라!

 

뭔데?

 

뭐야 뭐?

 

난 또 뭐라구!

 

저기서 뭐하던 거야?

 

안 다쳤어? 잘 했어!

 

잘했어! 잘했어!

 

화약 냄새! 숨어 어서!

 

만조! 만조! 만조!

 

정신차려! 만조!
정신차려!

 

어디야? 보여봐!

 

시노! 시노!
딸을 불러줘!

 

안 가도 돼!

 

이걸로 죽는 놈은
벼룩에 물려도 죽어

 

따님 머리를 깎아놓고
이런 걸로 뒤지면 창피하지

 

돌아와라! 이제 됐다!

 

그래 잘했다!

 

이름이 뭐냐?

 

리키치

 

동서남에서
모두 계획대로 물리쳤다

 

다음은 여기다
바로 올지는 모르지만

 

- 주력은 저기서 올거야
- 그런데

 

너무 조용합니다

 

아무튼

 

주력은 분명 저기야

 

그 증거를 보여주지

 

잘 만들었다

 

그 허수아비를
저기서 내밀어봐라

 

그러니까

 

아마도 내일 아침
놈들이 돌파하려 들거야

 

그때 놈들을
마을로 들인다

 

마을에 들인다 해도
한 놈 혹은 두 놈이다

 

놈을 마을에 들이면
나머지는 죽창으로 막는다

 

들어온 한두 놈은
독 안에 든 쥐다

 

간단히 해치운다

 

한놈한놈 쪽수를
줄이면 승산이 있어

 

근데 화승총이 걸리는데
하나쯤 필요한데

 

- 제가 갈게요. 꼭 뺃어올게요
- 자넨 역부족일세. 내가 가지!

 

카츠시로!

 

발소리가 저기!

 

카츠시로. 그만해라!

 

- 좀 쉬어라!
- 정말 들립니다

 

- 저기!
- 이제 됐다니까

 

넌 지쳤어
가서 쉬어!

 

온다!

 

두 놈

 

왜?

 

용건 있으면 말해라
난 좀 자야겠다

 

선생은

 

대단하십니다

 

저는

 

전부터 그걸
말하고 싶었어요

 

- 오지?
- 응

 

한 놈 통과시켜!

 

한 놈 보낸다!

 

알겠지. 한 놈 보내고
바로 창을 들이대라!

 

온다!

 

좋다!

 

왜 그래? 잘했다

 

온다! 숨어!

 

후퇴하라! 후퇴!

 

돌아가라!
다시 쳐라!

 

한 놈 보낸다

 

쫓아! 쫓아!

 

왔구나!

 

웃기는 놈일세

 

야! 너
뭐하고 노니?

 

이놈!

 

더는 안 속으려나

 

우리도 한몫했어
별거 아니더라

 

낮에 몰아서 네 놈

 

큐죠가 어젯밤 둘

 

그분은 진짜 무사예요

 

대담하고 실력좋고

 

마음은 따뜻하고

 

화승총을 빼앗고도
조금도 뻐기지 않고

 

적을 소굴로 나설 때도
버섯이라도 가는듯이

 

너도 참!

 

재밌게 얘기 잘한다

 

이봐, 요헤!

 

여기 부탁해!

 

인상 좀 펴라!
여기는 괜찮아

 

딱 허수아비구나

 

알겠냐!

 

달아가기만 해봐라

 

비켜!

 

이봐!

 

어때?

 

- 지겨워 죽겠어
- 조금만 참아

 

이건 정말
황당한 상황이야

 

우리가 농부보다
굶주리고 있으니

 

- 투덜대지마. 좋아질거야
- 너만 믿는다. 오늘

 

야, 이놈!

 

잡아봐라!

 

나야, 나라구!

 

- 잡아봐라. 놈들아!
- 듣거라!

 

왜 자리를 떴느냐?

 

이걸 보오. 화내지 마시오
내 구역은 이상없소

 

멋대로하면
공이 안 된다

 

알겠나? 잘 듣게
전쟁은 연대감이야

 

고로베, 큐죠!
여길 맡게! 가세!

 

이번엔 다 막아야 해!

 

물러나!
물러나! 물러나!

 

이놈!

 

이놈!

 

죽여 버려라!
저놈들!

 

- 이런 뚫렸다. 가자!
- 썅!

 

이봐! 제기랄!

 

제기랄! 요헤 어딨어?

 

요헤!

 

요헤! 이봐!

 

- 지키고 있었는데
- 정신차려! 요헤!

 

시치로지!
여길 지켜라!

 

고로베!

 

고로베! 고로베!

 

나머지는 13기

 

일곱 잡는 데

 

대가가 컸어

 

다들 피곤하지?

 

몰라보게 야위었소. 아저씨

 

세수라도 해야지

 

이번이 마지막일거야

 

우리가 퍼지기 전에
결판을 내야해

 

그런데
들어온다 치면?

 

놈들도 지쳤고
준비도 하겠지

 

오늘밤은 안 와
무엇보다

 

굶주린데다 내분도
일어난 모양이야

 

놈들도 한꺼번에 올거야

 

내일 아침이면
결사적으로 덤빌 거야

 

카츠시로! 카츠시로!

 

네!

 

명령입니다

 

보초 둘만 세우고
나머지는 재우랍니다

 

가족을 만나려면
교대로 만나고 오랍니다

 

드디어 내일 결전이군

 

전했습니다

 

다들

 

얘기 들었지?

 

보초는 내가 선다

 

다들 자라!

 

그리고

 

만조!

 

너부터 집에 갔다와!

 

찬찬히 딸의

 

예쁜 얼굴 보고와!

 

- 다녀왔습니다
- 수고했다,너도 쉬어라

 

카츠시로!

 

- 키쿠치요는 어떤가?
- 그게

 

- 계속 무덤 앞에
- 알았다

 

내일 다 죽잖아

 

죽기는

 

하지만
죽을지도 모르잖아

 

시노!

 

시노 없니?

 

시노!

 

시노 없어?

 

시노!

 

시노!

 

술이군?
어디서 구했나?

 

과연 키쿠치요 말대로야
부족한 게 없군

 

그럼 내가 받겠네

 

시노!

 

시노!

 

시노!

 

술이다
술이다

 

이거 마시고 쉬어라
이거 마시고 쉬어라

 

자!
자!

 

자네답지 않군
이러면 내일 어찌 싸우나
자네답지 않군
이러면 내일 어찌 싸우나

 

시노! 시노!
시노! 시노!

 

시노!
시노!

 

썅년!
썅년!

 

이년이!
이년이!

 

- 잠깐! 왜 이러시오!
- 농민이 어찌 무사와 맺어져?
- 잠깐! 왜 이러시오!
- 농민이 어찌 무사와 맺어져?

 

만조!
만조!

 

얘가 자네 딸인가?
얘가 자네 딸인가?

 

말해보게
말해보게

 

지금 무사라 했지?
그 무사가 누군가?
지금 무사라 했지?
그 무사가 누군가?

 

만조!
만조!

 

만조, 말해!
만조, 말해!

 

뭐야?
뭐야?

 

네가 시노더냐?
네가 시노더냐?

 

만조!
너무 성내지 말게
만조!
너무 성내지 말게

 

인간은 생사가 위태하면
본능에 끌리게 마련이야
인간은 생사가 위태하면
본능에 끌리게 마련이야

 

사실 전투가 임박하면
사실 전투가 임박하면

 

성 안에서도
이런 일은 흔하지
성 안에서도
이런 일은 흔하지

 

젊었을 때를 생각해봐
젊었을 때를 생각해봐

 

넘어가자구
넘어가자구

 

난 너무 억울해
난 너무 억울해

 

외동딸이라 저러니
너무 속상해
외동딸이라 저러니
너무 속상해

 

배부른 소리하고 있네
산적들 노리개는 아니잖소
배부른 소리하고 있네
산적들 노리개는 아니잖소

 

다들 굳어 있네
마음을 풀어야겠어
다들 굳어 있네
마음을 풀어야겠어

 

보시게들!
드디어 결전이오
보시게들!
드디어 결전이오

 

아무튼 카츠시로
오늘 힘껏 싸워라!
아무튼 카츠시로
오늘 힘껏 싸워라!

 

너도 어젯밤부터 어른이다
너도 어젯밤부터 어른이다

 

거기!
거기!

 

이봐!
기운 내야지!
이봐!
기운 내야지!

 

그런 표정으로는
절대 못 이긴다
그런 표정으로는
절대 못 이긴다

 

- 키쿠치요, 뭐하냐?
- 한 자루는 부족해
- 키쿠치요, 뭐하냐?
- 한 자루는 부족해

 

나머지 13기
나머지 13기

 

이들은 모두
마을로 들인다
이들은 모두
마을로 들인다

 

여기를 지나면 즉시
여기를 지나면 즉시

 

죽창을 들고
마을에서 둘러싸라!
죽창을 들고
마을에서 둘러싸라!

 

이번에 결판을 내야한다
이번에 결판을 내야한다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온다!

 

뒤로! 뒤로!
들어온다!
뒤로! 뒤로!
들어온다!

 

시치로지, 카츠시로 서쪽!
쿄조, 키쿠치요 동쪽!

 

카츠시로, 리키치! 카츠시로!

 

- 동쪽이야. 동쪽으로 가!
- 동쪽이야!

 

조용히해!

 

떠들면 죽인다

 

- 좋아, 잘했다
- 잘했어 잘했어

 

- 자, 돌아가자
- 동쪽으로 가자!

 

카츠시로! 피해, 피해!

 

이놈! 비겁한 놈!

 

키쿠치요! 키쿠치요!

 

- 산적은, 산적은
- 산적은 이제 없다

 

또 살아남았군

 

이번에도 역시
진 전쟁이었네

 

이긴 건
저 농민들이야

 

우리가 아니야

 

자 막 : 이 소 브
(tube102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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