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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터

 

로마제국의 번영이
절정에 달했을 당시

 

아프리카의 사막에서 영국까지

 

광범위한 식민지를 확보하였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 이상의 사람들이

 

로마 황제들의 지배하에
살고 죽어 갔던 것이다

 

서기 180년 겨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하에 계속된

 

게르마니아 족과의
12년 전쟁이

 

끝나가고 있었다

 

로마제국의 통합을 방해하는
마지막 저항세력이었고

 

그것이 해결되면

 

평화 유지는 희망적이었다

 

게르마니아

 

장군님!

 

너무들 여위었어

 

- 연락 안 왔나?
- 아직은 전혀

 

- 얼마나 됐지?
- 거의 2시간

 

적군이 공세로 나올까요?

 

두고 보면 알겠지

 

앞으로 옮겨

 

- 사정권 밖이야
- 거리는 좋아

 

- 아군에 떨어지면...
- 날 믿어!

 

투항하지 않는군

 

가만있어!

 

사람은 항복할 때를
잘 알아야 해

 

자네는 아나?

 

난?

 

- 명예롭게 싸우자
- 죽는 순간까지!

 

신호하면 무차별 공격이다

 

투척기, 장전준비!

 

보병은 적의 돌진에 대비하라

 

- 불화살, 장전!
- 궁수!

 

- 화살 장전!
- 점화준비!

 

준비됐나?

 

막시무스!

 

3주 뒤면 난
밀을 수확하고 있을 것이다

 

제군도 각자의 소망이 깊으면
꼭 이뤄질 것이다

 

철통같이 뭉쳐서
나를 따르라

 

혹시 말을
타고 가다가

 

따사로운 태양 아래서
혼자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더라도

 

결코 두려워하지 마라

 

그곳은 바로 천국이며
제군은 이미 죽은 것이다

 

동지들이여!

 

살아생전 우리의 영광은

 

죽은 뒤에도
영원할 것이다

 

장전!

 

투척기 준비완료!

 

불화살 점화!

 

- 불붙여!
- 점화!

 

불화살, 조준!

 

발사!

 

쏴!

 

좋아
준비됐어!

 

선을 지켜!

 

흩어지면 안 돼!

 

발사!

 

나를 따르라!

 

로마제국 만세!

 

로마제국 만세!

 

폐하께서 이번엔
진짜 위독한 걸까?

 

10년째 위태로우셨어

 

그래서 날
부르셨을 거야

 

우리가 보고 싶어서거나!

 

원로원을 소집하지 않고도...

 

그만, 코모두스

 

집요한 네 야심
머리 아파!

 

결정을 한 것 같아
후계자를 발표할 생각일 거야

 

나 말고 누구겠어?

 

황제가 되면
맨 먼저

 

등극을 축하하는
검투시합을 열겠어

 

난 지금 따끈한 샤워가
그리울 뿐이야

 

왕세자님!

 

거의 다 왔습니다

 

황제께서는?

 

선두에 계십니다
19일간의 전투였고

 

부상자들은 후송 중입니다

 

말 대령해!

 

왕세자님!

 

키스!

 

자네가 또
용맹을 떨쳤구나

 

이게 마지막이어야
할 텐데!

 

싸울 병사도 없습니다

 

누군간 끝까지
싸워야 하는 법!

 

장군의 공을
뭐로 치하해줄까?

 

고향에 보내주십쇼

 

고향이라...!

 

폐하를 찬양합니다

 

장군
자넬 찬양하는 걸세

 

제가 전투를
또 놓친 겁니까?

 

전쟁을 놓친 거겠지

 

아버님, 축하합니다

 

황소 100필을 바치겠습니다

 

아껴뒀다가

 

승리를 이끈
장군에게 바쳐

 

- 장군
- 왕세자님!

 

로마도 승전을 축하한다네

 

자넬 형제로 받아들이겠다

 

아버님
팔을 잡으시죠

 

나도 이만 들어가겠노라

 

너무나 힘겹게
지켜온 영광이었어

 

통쾌한 전투였습니다

 

장군
아직 살아 있나?

 

아직은!

 

신이 짓궂으시군

 

- 신은 자넬 총애해
- 발레리우스

 

잔류하나?
로마로 가나?

 

고향에서 가족과
농사지을 거야

 

농사꾼 막시무스
그림이 안 잡혀

 

피보단 먼지가
씻어내기 쉬워

 

- 여기 있군!
- 전하

 

가이우스, 팔코 의원

 

가이우스를 조심해
자넬 꼬드겨서

 

공화제를 찬양하게
만들 테니까!

 

로마는 공화제로 출발했잖소?

 

공화제에선 의원이
실권을 잡지만

 

자넨 권력에
무심하니 상관없어

 

황제와 원로원
누굴 지지하겠소?

 

피아 식별이 분명한

 

군인의 길이
저한테 맞습니다

 

군대를 등에 업었으니
권력이 탐날 텐데?

 

거봐, 꼬임이야
나 좀 잠깐!

 

막시무스

 

자네같이 깨끗한
인물이 필요해

 

저에게 뭘 바라십니까?

 

자넨 지휘가
뭔지 잘 알아

 

명령하면 누구나 복종하잖아?

 

그러나 의원들은
권모술수와 아첨에만 능해

 

우린 정치가로부터
로마를 구원해야 해

 

때가 오면 자네의 충성을
기대해도 좋겠나?

 

폐하께서 허락하면
고향에 돌아가겠소

 

고향? 자넨 누구보다
그럴 자격이 있지만

 

안일한 생각 말게
곧 부를 테니까!

 

루실라도 왔어
알고 있나?

 

자넬 못 잊더군!

 

자넨 최고의 영웅이야

 

공주가 남자로 태어났더라면

 

위대한 황제가
됐을 거야

 

아빠!

 

하지만 강력하면서도

 

정의로운 황제가
될 수 있었을까?

 

아빠가 바라는
뭔가는 됐겠죠

 

그렇군

 

여행은 어땠느냐?

 

지루하고 불편했어요
전 뭣 때문에?

 

너와 아우의
도움이 필요해

 

알아요!

 

아우는 널
변함없이 아껴

 

게다가

 

네 도움이 필요할 거야
어느 때보다 더!

 

정치 얘기 따윈 치우고

 

오늘만큼은 사랑스런 딸과

 

아버지가 되도록 해보자

 

쉽지 않다는 거 아시죠?

 

안녕하세요

 

말 세 마리가 모자라

 

둘! 셋!

 

넷!

 

하나! 둘!

 

부르셨습니까?

 

- 폐하?
- 다시 말해보게

 

우리가 여기엔
왜 와 있나?

 

로마제국의 영광 때문입니다

 

그래!

 

그래, 생각나

 

저 지도가 보이나?

 

내가 창조한 세계야

 

25년간 짐은

 

피의 정복으로
제국을 넓혀왔네

 

즉위 후 4년간만
전쟁이 없었어

 

20년 중 평화기는 4년뿐이었네

 

도대체 뭘 위해?

 

전쟁을 빼고 나면
기억에 남지 않아

 

폐하의 생은...

 

폐하 호칭은 그만

 

곁에 오게
어서

 

앉게!

 

얘길 좀 하세

 

남자답게 터놓고!

 

막시무스

 

뭐든 말해봐

 

장병 5천 명이
동사 직전입니다

 

3천 명은 부상

 

2천 명은 죽습니다

 

헛된 죽음이라고
믿고 싶진 않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폐하를 위해 싸웠고
로마를 위해 죽습니다

 

그렇다면 로마는 뭔가?

 

제가 봐 왔던
많은 세상엔

 

잔혹함과 암흑뿐이었지만
로마는 달랐습니다

 

참모습을 몰라서
하는 소리야

 

난 곧 죽어, 막시무스

 

죽음이 닥치면

 

누구나 살아온 생을
돌아보게 되지

 

후세에 나는
어떻게 기억될까?

 

철학자로 기억될까?

 

전사?

 

아니면 폭군?

 

또는 로마를
공화국으로 만든 황제?

 

나의 공화국 꿈은
순수했건만...

 

딱하게도 그건
한순간의 꿈이었어

 

출발부터 실현되기 어려웠던

 

허약한 꿈이었네

 

악취 나는 정치가
언제나 끝날는지!

 

지금은 우리 끼리니까

 

편안하게 얘기를 해보세

 

아들과 자네의 집
얘기를 해 보게

 

집은 어떤가?

 

집은 튜일로의
언덕에 있습니다

 

햇살을 받으면
따스해지는 벽돌

 

낮이면 정원에
허브향이 가득해요

 

밤엔 재스민향!

 

길엔 커다란
포플러가 서 있고

 

무화과, 사과
배나무도 있습니다

 

흙은 아내의
머리처럼 검고요

 

비탈엔 올리브
포도나무가 있고

 

조랑말이 아들과 뛰어논답니다

 

언제 가봤나?

 

2년 264일 전입니다

 

자네가 부럽네
행복한 집이군

 

꼭 지킬
가치가 있는!

 

할 일이
하나 더 있네

 

고향에 가기 전에 말일세

 

분부만 내리십쇼

 

짐이 죽고 나면
로마를 지켜주게

 

자네에게 그럴
권한을 주겠네

 

로마 시민들에게
권력을 돌려주고

 

로마를 부패시킨
타락을 종식시켜

 

영예를 거절하진 않겠지?

 

황공하오나 싫습니다

 

그래서 자네가 적임자야

 

하지만 분명
더 훌륭한 의원이나

 

로마와 정치를 잘 아는
의원들 중에서 뽑으시죠

 

자네만이 정치에
때묻지 않았다네

 

- 코모두스는?
- 도덕적인 인물이 아냐

 

어려서부터 봐 왔잖아?

 

코모두스는 통치는 안 돼!

 

통치권을 잡아선 안 돼!

 

자네가 내 아들이면 좋으련만!

 

코모두스야 물론
수락할 것이다

 

자네가 군대의 충성을 이끌어낼
인재란 사실도 알아

 

시간을 주십시오

 

그래

 

해질 무렵까진
수락해주길 바라네

 

내 아들같이
포옹해 주게나!

 

따뜻한 담요
좀 더 갖다주게

 

- 당신을 총애해요
- 공주님!

 

- 지나칠 만큼!
- 많은 변화가 있었죠

 

하지만 전부 변한 건
아닐 테죠?

 

막시무스, 잠깐!

 

얼굴을 보여줘요

 

- 심란해 보여요
- 병사들을 잃었소

 

아빠가 뭘 바라시죠?

 

고향에 갈 때까지
건강하길 빌더군요

 

거짓말!

 

당신은 거짓말과
어울리지 않아요

 

- 한번도 거짓말이 먹히지 않는군요
- 맞아요

 

거짓말할 필요가 없었고요

 

군인에게 인생은
훨씬 단순하니까요

 

내가 냉정하다고 생각하나요?

 

당신은 살아남는
재능이 남달라요

 

막시무스, 멈춰요

 

다시 만난 게
그토록 거북해요?

 

전투 때문에
지쳤을 뿐이오

 

아빠가 약해지셔서
마음이 아프겠군요

 

코모두스는 왕위 계승을 기대해요

 

아빠한테처럼 동생도
섬길 거죠?

 

전 언제나
로마를 섬깁니다

 

당신을 위해

 

기도하는 거 알아요?

 

항상 기도해요

 

사별소식 듣고
나도 애도했소

 

- 고마워요!
- 아들이 있다던데?

 

네, 루시우스

 

좀 있으면
여덟 살이에요

 

제 아들과 같군요

 

기도해줘서 고마워요

 

조상님
저를 이끌어 주소서

 

어머니
미래를 보여주세요

 

아버지
가족을 지켜주시며

 

곧 만나러 간다고 전해주세요

 

조상님
저에게 가르치신

 

명예를 지키며
살게 해주소서

 

시세로

 

 

나를 받들자니
힘들지 않나?

 

때론 원해서
기꺼이 일하지만

 

마지못해 하는
일도 있습니다

 

고향에 돌아갈 수
없을지 몰라

 

로마를 통치할
준비가 되었느냐?

 

네, 아버님

 

넌 황제가 되지
못할 것이다

 

저 아니면
도대체 누가?!

 

막시무스에게 권력을 넘기겠다

 

원로원이 통치할 준비가 될 때까지

 

짐의 권력을 대신할 것이다

 

로마는 공화국으로
다시 돌아간다

 

- 막시무스?!
- 그래

 

내 결정에 실망했느냐?

 

언젠가 아버진

 

저에게 네 가지
덕목을 적어줬었죠

 

지혜

 

정의

 

용맹

 

그리고 절제!

 

전 해당되는 게
하나도 없더군요

 

하지만 저도
내세울 게 있어요

 

야망

 

남들보다 앞서게
해주는 덕목이죠

 

뛰어난 지략과 용기

 

전장터의 용맹엔 못 미칠지라도
딴 종류의 용기도 많잖아요

 

헌신
저의 가족과

 

아버님께요

 

그런 제 장점은
목록에 없었고

 

아들로도 원치
않는 것 같았어요

 

코모두스

 

그건 지나친 억측이야

 

신들께 끊임없이 빌어왔어요

 

아버님을 기쁘고 영광되게
해드릴 길을 가르쳐 달라고요!

 

단 한마디
따뜻한 말로

 

저를 애정으로

 

포옹만 해주셨어도

 

평생의 기쁨으로
삼았을 거예요

 

저의 무엇이
그토록 싫은 거죠?

 

제가 진정
원했던 것은

 

아버님 기대에
부응하는 거였어요

 

- 아버님!
- 코모두스

 

네가 자식답지 못한 건

 

이 아비가
부족한 탓이었어

 

안아다오!

 

아버님!

 

날 미워하신
은혜의 대가로

 

세상을 피로
짓밟고 말겠어요

 

황제께서 급히 찾으셔

 

자네도 애도해주게

 

폐하께서 운명하셨어

 

어떻게 운명했죠?

 

의사 얘기론
고통도 없으셨고

 

주무시다가 숨이 멈췄다는군

 

폐하!

 

짐은 자네의
충성을 명령한다

 

손을 잡아라

 

난 두 번
청하지 않아

 

퀸투스

 

황제 폐하!

 

의원들을 긴히 만나야겠어

 

- 가이우스, 팔코 깨워
- 가이우스, 팔코

 

- 나의 검!
- 검

 

막시무스, 신중하지 못했어

 

뭐야?
폐하는 암살됐어

 

폐하는 자연사 하신 거야

 

- 왜 무장했나?
- 근위병!

 

대항하지 마, 막시무스

 

유감이지만 황제 명이시다

 

끌고 가서

 

목을 쳐!

 

퀸투스, 날 똑바로 봐!

 

가족을 지켜준다고 약속해줘

 

저승에 가서 만나게!

 

무릎 꿇어!

 

아버지
가족을 지켜주시고

 

곧 만나러 간다고 전해주소서

 

고통이 없게 죽여라

 

군인답게 죽고 싶다

 

서리가 끼면
검이 쉽게 안 빠지는 법

 

근위병!

 

집에는 언제 가봤나?

 

2년 264일 전입니다

 

아버지
아내와 아들을 지켜주시고

 

곧 만나러 간다고 전해주소서

 

간절히 비오나니

 

곧 만나러 간다고 전해주소서!

 

그 외의 모든 건
바람 속의 먼지 같아요

 

아빠! 아빠!

 

죽지 마

 

다시 만날 수 있어

 

아직은 때가 아냐

 

안 돼
안 돼! 구더기가 소독해줘 놔둬!

 

죽으면 안 돼

 

사잣밥으로 끝나

 

노예보다 더
비싼 게 사자야

 

아까보다 낫지?

 

깨끗해졌어

 

츄카바르
로마의 지방구역

 

프록시모, 잘 있었나?

 

자네가 올 때마다
도시가 술렁거려

 

오늘은 억세게
운 좋은 날이야

 

나한테 판 기린은
짝짓기를 안 해

 

먹이만 축내면서
교미엔 관심 없어

 

고자 기린을 팔았지?

 

- 내 돈 내놔!
- 어림없어

 

- 싸게 넘길게
- 뭘?

 

새 물건 봤어?
와서 봐

 

싸울 줄 아나?
곧 시합이 있어

 

싸울 놈, 죽을 놈
다 있어

 

둘 다 찾겠지?

 

일어서!

 

뭘 하다가 왔나?

 

사냥꾼이었습니다

 

카르타고 소금 광산에서 샀어

 

앉아

 

로마군 표시잖아?!

 

- 탈영병이군
- 까짓 거, 상관있어?

 

스페인 혈통이야

 

여섯 놈에
1,000 주겠다

 

1,000?
흑인 하나 값만 2천이야

 

전부 약골이잖아

 

그럴수록 독기는 강해
잠깐, 기다려!

 

흥정하면 되잖아

 

노예 값으로 2,000
동물은 4,000

 

친구 사이니까
도합 5천!

 

뭣들 꾸물거리고
있는 거야?

 

난 프록시모다

 

비참한 죽음을
지켜봐 줄 내가

 

이 세상에
너희를 내보낸

 

어미보다 가깝게
느껴질 거다

 

너희를 후하게
쳐주진 않았지만

 

내가 벌 만큼
목숨 값은 쳐줬다

 

너희들 어머니가
시작을 지켜봤듯이

 

난 마지막을
지켜봐 줄 것이다

 

노예로 살다가 끝나느니

 

죽는 순간까지도
박수를 받는

 

검투사가 되기 바란다

 

경의를 보낸다

 

적색

 

황색

 

황색

 

좋아

 

- 적색
- 적색

 

스페인 노예!

 

됐어, 그만!

 

경기장에서 죽게 해

 

다음!

 

스패냐드

 

왜 싸우지 않지?

 

우린 싸움꾼 노예야

 

나도 안 싸워

 

난 여기 있어선 안 돼
난 글을 기록하는 필경자야

 

7개 언어에 능통하지

 

잘됐군

 

내일 7개 언어로
비명을 질러봐

 

잘하면 자유를 얻는 건
이 필경자시겠군

 

자유?

 

어떻게 하면
자유를 얻을 수 있지?

 

경기장에서 날 죽여

 

저 친구를

 

저 누미디아인을

 

저 탈영병을

 

100명을 더 죽여

 

더는 싸울 상대가 없으면
자유롭게 될 거야

 

난 그렇겐 못해

 

못한다고?

 

난 할 수 있어

 

자네가 믿는
신의 문신이야?

 

지우면 화내지 않을까?

 

신이 자넬 택했어

 

적색은 신의 색이야

 

신의 가호가
필요할 거야

 

프록시모!

 

여전히 게르만족을
이끌고 다니나?

 

군중은 야만인을 좋아해

 

게다가 날
부자로 만들어 주거든

 

저 누미디아인은
전에 출전하지 않았어?

 

아니
처음이야

 

저 친구는?
노동자야? 군인인가?

 

스페인 놈인데

 

하는 꼴로 봐서는
고자가 따로 없어

 

저 누미디아와 스페인놈 팀이
살아남는다는 데 5백 세스테르티움 걸지

 

누미디아놈 단독이면
1천 걸고

 

내 노예들이 진다는 데
돈을 걸라고?

 

도리에 어긋나

 

2천 준대도 싫어?

 

싸우지 않으려는 자도 있겠고

 

못 싸우겠단 자도 있겠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생각이 바뀔 거다

 

들리나?

 

죽여, 죽여!

 

검을 상대의
살 속에 쑤시면

 

관중은 열광한다

 

그리고 너희는

 

차츰 관중의 환호성을

 

즐기게 된다

 

언젠가는 다
죽겠지만 말이다

 

죽음이란 선택이
불가능한 거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미리 정해둬

 

훗날 대장부로 영원히

 

기억되길 원한다면!

 

왼쪽 검투사, 방패!

 

오른쪽은 검!

 

죽여라!
죽여! 죽여!

 

적색, 황색이
조를 짜라

 

다음!

 

- 꺼져 버려!
- 우릴 통치 못할 거야

 

정복자 영웅처럼 입성하지만
대체 뭘 정복했지?

 

아직 젊잖은가, 그라쿠스

 

잘할지 누가 알겠나?

 

로마에?
자네한테?

 

엄마한테 가봐
기뻐할 거야

 

- 루시우스
- 어머니!

 

황제 만세!

 

의원!

 

로마가 새 황제를 환영합니다

 

충성으로 받들겠나이다

 

고맙소, 팔코

 

돈을 짜게 살포하셨군!

 

- 폐하
- 그라쿠스

 

로마도 폐하의
즉위를 기뻐하오며

 

많은 국사가
폐하를 기다립니다

 

조용히!
진정들 해요!

 

그리이스 지역 정화를 필두로

 

선결해야 할 사안을 위한

 

의정서를 준비했습니다

 

그리이스 지역은

 

흑사병 지옥입니다

 

그러므로 폐하...

 

아직도 이해를 못하시오?

 

백성 문제는
의원들 문제잖소?

 

선왕께선 학문에만 전념하셨소

 

독서하며 배우고 사색하면서

 

해질 무렵에야
서류를 검토하셨소

 

백성 문제는
신경 끊고 말이오

 

물론 원로원은
백성을 대변하죠

 

그러라고 선발된 의원들이니까요

 

대부분의 백성들도
댁들처럼 호식하고

 

계집질한답디까, 가이우스?

 

난 백성을 잘 아오

 

그렇다면 폐하의
폭넓은 경험으로

 

저희를 가르치면 되겠군요

 

나처럼 백성을 사랑하시오

 

난 백성들의 아버지며
백성들은 내 자식이오

 

그들의 아픔마저
가슴에 품어서...

 

흑사병 환자를 품어본 적 있나요?

 

아직 없지만
짐의 말을 또 끊으면

 

그곳에 보내주겠소

 

의원, 폐하는 피곤해요

 

서류를 넘기시오
로마가 원하면 뭐든 하실 거요

 

언제나 변함없이 공주님의
우아함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감히 짐을
가르치려 들어?

 

원로원은 없어선
안 될 세력이야

 

어째서?
탁상공론뿐이야

 

권력의 중심을
우리와 로마에 집중시키고 말겠어

 

안 돼
원로원은 존속돼야 해

 

로마는 변했어

 

로마제국 법은
황제가 제정해

 

하지만 정치는 그들한테...

 

환상 아닐까?

 

전통이야

 

아버님이 야만인과
치른 전쟁에서

 

얻은 게 없다고 말했어도
백성은 아버지를 칭송했어

 

승리를 축하하며!

 

왜? 그들은
전쟁을 본 적도 없고

 

게르마니아 문제에
신경도 안 써

 

제국의 위대함만
신경 쓸 뿐이겠지

 

로마제국의 위대함

 

대체 그게 뭐지?

 

이상!
위대함은

 

- 로마제국의 미래야
- 바로 그거야, 미래!

 

내 말 모르겠어?

 

백성에게 로마의
미래를 선사하면

 

늙어빠진 의원들의 설교는
무시될 거야

 

백성들에게 위대한
미래를 선사하겠어

 

"검투사들의 혈전 대결"

 

입맛에 맞는 백포도주
붉은 포도주 있습니다

 

검투시합을 열겠대

 

그것도 무려 150일간!

 

생각보다 영리하군

 

영리하다고?!
근위병이 얕잡아 보이게 되는 날엔

 

코모두스도 비웃음을 사게 돼

 

공포와 호기심은
완벽한 자극이지

 

과연 시민들이
시합에 현혹될까?

 

로마 시민의 속을 읽고
군중심리 써먹는 거야

 

백성의 불만을
무디게 만드는 거지

 

자유를 빼앗아가도
재밌다며 난리잖아

 

로마를 흥분시키는 건
원로원이 아니라

 

원형경기장의 흙먼지야

 

그는 피비린내나는
시합을 제공하고

 

시민들은 그런 그를
좋아할 거야

 

자넨 상대를
만나는 족족 죽이지

 

군중은 도살자가 아닌
영웅을 원해

 

군중이 계속
경기장을 찾게 해

 

무턱대고 죽이지 말라고
자넨 오락 제공자임을 명심하게

 

군중을 즐겁게 해줘!

 

이래도 만족 못하겠나?
만족 못하냔 말이다!

 

이걸 보러 온 게 아녔나?

 

스패냐드! 스패냐드!

 

뭘 원하나?

 

여자?

 

남자?

 

- 날 불렀소?
- 그렇다!

 

자넨 훌륭하지만
그래도 멀었어

 

더 위대해질 수 있어

 

죽여야 내가 사니까 죽이며...
그것뿐이오

 

로마는 여기와 다르다

 

마르쿠스 황제를
추모하기 위해

 

젊은 황제가
검투시합을 열었어

 

구미가 당기는 건

 

그 똑똑하다던
마르쿠스 자신이

 

검투시합을 금지시켰기 때문이야

 

무려 5년간 썩였던

 

이곳의 누더기 세월을 청산하고

 

우리의 무대로
돌아가는 거다

 

콜로세움 말이다

 

꼭 가봐야 해, 스패냐드

 

로마 시민 5만 명이

 

벌떼처럼 모여서
자네의 현란한 칼솜씨로

 

끝장내는 걸
보고 싶어할 거야

 

검을 내리찍기 직전의 고요
끝낸 뒤에 터지는 함성

 

그 소리는 마치

 

폭풍과도 같아서

 

자네가 천둥신이 된
기분이 들 거야

 

- 당신도 검투사였죠?
- 그랬지!

 

자유를 쟁취했고요?

 

오래 전 황제께서

 

대련용 검을 하사하셨지

 

목검의 일종이며

 

자유의 상징이야

 

내 어깨를 만지는 순간
난 자유였어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안다고?

 

어깨를 만졌댔지
안다고는 안 했어

 

원하는 게 뭐요?

 

나도 황제 앞에
서고 싶소

 

당신처럼!

 

그럼 잘 듣고
나를 배워

 

내가 최고였던 건
빨리 죽여서가 아니라

 

군중들이 날
좋아했기 때문이야

 

군중을 사로잡아야
자유가 보장돼

 

그들을 사로잡겠소

 

한번도 본 적 없는
무술로 말이오

 

스패냐드, 로마로 가서

 

피의 축제를 즐기세

 

로마 시민들의
욕구를 채워줘

 

언제가 됐든

 

그리고

 

막강한 상대를 꺾으면

 

자유로운 몸이 될 거야

 

받아
이걸 착용해

 

저 멀리 어딘가에
내 나라와

 

내 집이 있어

 

아내는 밥을 짓고

 

딸들은 강에서
물을 떠오지

 

다시 만나게 될까?

 

힘들다고 생각해

 

죽어선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

 

난 그렇게 믿어

 

하지만 난
가족보다 먼저 죽을 거야

 

가족과 만나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해

 

자넨 기다릴 거야

 

물론!

 

몰랐겠지만

 

내 아내와
내 아들은

 

날 기다리고 있어

 

그들과 곧 만나겠지만
아직은 아냐

 

아직은!

 

그래!

 

아직은 안 돼

 

내려!

 

빨리 내려!

 

다시 만나 반갑네, 동상!

 

행운을 지켜주게

 

저런 거
전에도 본 적 있어?

 

인간이 어떻게
저런 걸 지었을까?

 

관중을 꼭 사로잡게!

 

전부 안으로 들어가

 

사랑스런 녀석답게
곤히 잠들었어

 

그만 들어가
늦었어

 

경이로운 로마의
새 시대를 열겠어

 

그라쿠스는 내 야망을
이해 못해

 

머리가 터질 듯한
내 야망!

 

코모두스
이걸 마셔봐

 

때가 무르익었어

 

아버님 추모행사 때

 

원로원 해산을 공표하겠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

 

시민들이 환영할까?

 

넌 휴식이 필요해

 

같이 있어줄래?

 

아직도 밤이 두려워?

 

여전히!

 

언제나!

 

- 오늘 밤 곁에 있어줘
- 안 돼!

 

그럼 키스해줘

 

잘 자!

 

귀먹고 눈먼 자들을
하인으로 두십시오

 

적어도 명줄은
좀 더 늘어날 테니까요

 

학자들을 잡아들이고 있어요

 

풍자가와 연대기 편자까지
직언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요

 

수학자들까지

 

모두 경기장에서
희생되고 있죠

 

원로원은 계엄령을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이 공포의 근원은
전적으로 근위병입니다

 

해가 지면
외출하기도 겁나요

 

정작 경계해야 할 건
환한 대낮이야

 

원로원은 밀통자 팔코가 이끄는
첩자들로 가득하죠

 

황제의 의도가 뭘까요?
알 수가 없어요

 

오로지 전왕을
기리는 축제에만

 

몰두해 있습니다

 

기본적인 국사조차
돌보지 않고 있어요

 

뭘 어쩌려는 거죠?

 

무슨 돈으로요?

 

세금 걷은 지도 오래됐는데
매일 열리는 경기에 국고가 흔들립니다

 

미래요

 

미래를 희생시키는 거죠

 

비축곡을 팔기 시작했어요

 

그럴 리가요

 

로마가 비축해둔
식량을 팔고 있다고요

 

2년 후면 백성들이
굶어 죽을 겁니다

 

맘껏 경기를
즐기라고 하세요

 

얼마 안 있으면
그로 인해 죽게 될 테니까요

 

- 로마에 이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 어떻게요?

 

원로원을 해산시킨댔어요

 

늦기 전에 누가 사실을 알릴 거죠?
그라쿠스 의원님인가요?

 

가이우스

 

원로원에서

 

제 동생을 탄핵하고

 

콜로세움에서 가족을 만날
자신이 있으세요?

 

누가 감히
그럴 수 있죠?

 

동생이 즉위한 후로
매일이 공포의 감옥 같아요

 

제 아들이
황위 계승자기 때문이죠

 

동생은 죽어야 해요

 

그럼 퀸투스와 근위병이
세력을 장악할 겁니다

 

아뇨, 머리를 잘라요
그래야 뱀이 공격을 못해요

 

공주님
가이우스 말이 맞습니다

 

근위병을 무력화하기 전까진
아무것도 이룰 수 없어요

 

그럼 방법이
없는 거군요?

 

맞습니다
어떤 내색도 하지 말고

 

준비해야죠

 

백성들이 그를 지지하는 한
아무도 우릴 따르지 않을 겁니다

 

우린 공기와 같죠

 

하지만 황제가 변하지 않는 한
적이 생길 거예요

 

그리고 친구보다는
적이 더 많아지는 날이 오겠죠

 

그날 우리는 봉기해

 

공격하는 겁니다

 

그때까진

 

얌전히 있어야 해요

 

고분고분하게 따르며

 

반역을 꾀하는 거죠

 

날 가져요

 

비키지 못해

 

황제는 실전 같은
시합을 원하신다

 

최고 검투사들을
희생시키긴 싫어

 

군중들이 피에 굶주렸으니
황제도 어쩔 수 없지

 

- 무자비하게 죽여
- 학살하듯이?

 

죄수들을 제물로
쓰지 그러나?

 

이미 써봤어

 

황제의 검투사와
싸움을 붙이려면

 

상금을 두 배로 내놓으시지

 

계약대로 하든가
아니면 게워내

 

상금이 불만이면

 

자네들 시궁창으로
끌고 돌아가

 

아저씨가 스패냐드?

 

그래

 

거인이라고 들었어요

 

한 손으로
머리를 박살 냈다죠?

 

어른 머리?

 

꼬마의 머리쯤은...

 

- 스페인에는 명마가 많다죠?
- 많은 편이죠!

 

이건 "알젠토"
이건 "스카토"

 

저의 말이었는데

 

지금은 빼앗겼지만

 

아저씨가 좋아요
응원할게요

 

- 시합을 봐도 괜찮대요?
- 삼촌은 그래야 제가 강해진대요

 

- 아버진 뭐라셨죠?
- 아버진 돌아가셨어요

 

루시우스 도련님
돌아가시죠

 

갈게요!

 

이름이 루시우스?

 

루시우스 베루스
아빠 이름 땄어요

 

더 낮춰!

 

크라우디우스

 

- 방패 더 보내
- 알겠습니다

 

황제가 입장하시면

 

무기를 들고 선서하듯 외쳐라

 

황제에게 등을
보이면 안 된다

 

가서 명예롭게 죽어라!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세!

 

폐하를 위하여 죽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신성한 고대로 되돌아가

 

카르타고 전투의 영광을

 

생생하게 재현하겠습니다

 

자마의 황무지 들판에

 

야만족 한니발의
무적 군대가

 

버티고 서 있습니다

 

모든 나라
야만족 출신의

 

용병과 병사들을

 

무자비하고 거칠게 파괴하고

 

정복합니다

 

로마의 황제께서
여러분을 즐겁게 해주고자

 

야만족 무리를 선사합니다

 

군대 갔다 온 사람?

 

빈도보나에서 복무했어

 

나를 도와줘

 

어떤 상대가 나오든

 

뭉치기만 하면
살 수 있다

 

알겠나?

 

뭉치면 산다!

 

카르타고 전투 영웅

 

아프리카누스 전차부대 등장!

 

목을 쳐라!

 

죽여라! 죽여!

 

떨어지지 마!

 

흩어지면 안 돼!

 

바짝 붙어!

 

정렬!
2열로 정렬!

 

- 몰살당할 거야
- 절대 못 꺾어

 

방패를 나란히 연결시켜

 

그대로!

 

끝까지 버텨!
이탈하면 안 돼!

 

잘했어!

 

침착해!
다이아몬드 대열!

 

하켄

 

한쪽은 전차
나머진 따라와

 

빨리!

 

- 저기로 가!
- 잡아!

 

막시무스

 

일렬횡대로 정렬!

 

옛날 역사라 가물가물하오만

 

그땐 야만족이
패하지 않았나?

 

그랬습죠, 폐하!

 

용서하소서, 폐하!

 

아니다
난 뒤집기가 좋아

 

누구냐?

 

스패냐드란 자입니다

 

짐이 만나겠다

 

알겠나이다

 

야만족 만세!

 

앞으로 전진!

 

무기 버려!

 

황제께서 보자고 하신다

 

황제 폐하께 충성!

 

일어서!

 

역시 명성답군, 스패냐드

 

자넬 넘볼만한
검투사는 없겠어

 

조카는 헥터가 환생했다는군

 

아니면 헤라클레스?

 

헬멧 벗고
본명을 밝히게

 

이름이야 있겠지?

 

제 이름은 검투사입니다

 

감히 짐에게 등을 보여?
노예!

 

헬멧 벗고
이름을 밝혀

 

내 이름은 막시무스

 

북부군 총사령관이자

 

펠릭의 장군이었으며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충복이었다

 

태워죽인 아들의 아버지이자

 

능욕당한 아내의 남편이다

 

반드시 복수하겠다
살아서 안 되면 죽어서라도!

 

조준!

 

살려라! 살려라!
살려!

 

무기 원위치!

 

막시무스! 막시무스!

 

아버님

 

왜 아직 살아있지?

 

몰라!

 

살려둬선 안 돼!

 

화나게 만드는군

 

폭발하도록 말야

 

난 할 일을
했을 뿐이야

 

막시무스가 장악했다면
로마는 벌써 끝장났어

 

누나도 알지?

 

그래

 

놈을 다시 보니까 어땠어?

 

아무 느낌 없었어

 

가슴에 상처를
크게 입혔나 보지?

 

내가 그에게
더 입혔을 거야

 

게르마니아에서 날 속이다니!

 

놈을 처형했다고 보고받았어

 

황제인 나를 속였는데

 

어떻게 충성을 기대하지?

 

그럼 군부에다가

 

반역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로 시범을 보여줘

 

가여운 누나!

 

난 누나와
적이 되긴 싫어

 

그럼 어쩌려고?

 

따라와!

 

음탕한 귀부인들은
챔피언을 산다죠?

 

동생이 암살자를
보낼 줄 알았소만

 

최고 암살자를
친히 보낼 줄이야!

 

그는 몰라요

 

가족이 십자가에 묶여
불타 죽었소

 

- 전혀 몰랐어요
- 거짓말!

 

나도 울었어요

 

아버지가 죽었을 때
눈물 한방울 안 흘린 것처럼?

 

아버지 돌아가신 뒤
공포 속에 살았어요

 

동생이 무서워서
울기조차 두려웠죠

 

매일같이 공포에 떤 이유는

 

제 아들이
후계자이기 때문이에요

 

얼마나 울었다고요

 

내 아들은
죄가 없었소

 

제 아들도
죄가 없어요

 

제 아들이 죽어야
절 믿겠어요?

 

믿건 말건
그게 중요하오?

 

당신 목숨은
신이 구했어요

 

황제보다 위대한
노예의 모습이었고요

 

신이 날 구했다고?

 

내겐 군중을
즐겁게 하는 능력뿐이오

 

그게 힘이에요

 

로마는 곧 군중이니까!

 

그가 군중을 장악하면
모든 것을 장악하게 돼요

 

잘 들어요

 

의원들 대부분은
동생의 적이에요

 

군중이 동생을
지도자로 따르면

 

누구도 동생한테
대항하지 못해요

 

반대파 의원들도
꼭두각시일 뿐이오

 

로마에 헌신해 온
정치인도 있어요

 

특히 한 사람!

 

그분을 연결시켜주면 만나겠어요?

 

아직도 모르겠소?

 

난 내일 경기장에서
죽을 수도 있는 노예 신분이오

 

내가 무엇을
바꿀 수 있겠소?

 

당신이 원하는 건
그도 원해요

 

그럼 황제를
죽이라고 하시오

 

내가 한때
알았던 남자는

 

고귀한 사람이었고

 

깨끗한 절개로
아버질 사랑했으며

 

아버지도 그를 사랑했었죠

 

물론 로마에도 충성했고요

 

그는 이제
존재하지 않소

 

동생의 악랄한
계략 덕분이었소

 

돕고 싶어요

 

나를 그토록
돕고 싶다면

 

내 기억 지워버리고
다신 날 찾지 마요

 

간수!
면회 끝났소!

 

이름이 뭐냐?

 

줄리안 크라수스

 

이름?

 

마르쿠스입니다

 

내 아버님과
이름이 같군

 

저들은 막시무스의 탈출을
알았을 것이다

 

시체 4구를
발견했을 때 말이야

 

야만족이 공격한 줄 알았답니다

 

저들은 황제에 충성하는
훌륭한 군인입니다

 

화살 장전!

 

발사 준비!

 

그럼 막시무스의 탈출을
알고 있었던 건 자네겠군

 

알면서도 말을
안 한 거야

 

- 전 몰랐습니다
- 몰랐다고?

 

장군은 늘 상황을
통제하고 있어야 하잖아

 

군대를 지휘하고 말이야
안 그런가?

 

맞습니다

 

그럼 직무를 수행해
명령을 내려

 

발사

 

막시무스

 

군대를 지휘했었고
셀 수 없이 승리했다며?

 

- 그래
- 게르마니아 전투도?

 

많은 나라에서!

 

장군!

 

자네 이름은
이제 위대해졌어

 

그가 먼저
널 죽이려 덤빌 거야

 

가이우스 의원!

 

그라쿠스 의원!

 

군중과 어울리는
자리가 싫소?

 

국민을 대변하는
시늉은 싫지만

 

대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오

 

황제 폐하 만세!

 

로마 시민이여!

 

안티오크 휴일

 

64일째의 시합을 시작하겠습니다

 

특히 황공하옵게도

 

폐하께서 친히
로마 시민들을 위해

 

오늘 결승전을
치르라고 지시했습니다

 

5년간의 휴식을 깨고
콜로세움에 돌아온 검투사이며

 

황제 폐하께서 아끼는

 

로마 역사상 유일한

 

무적의 챔피언이자

 

전설적인 검투사
티그리스 등장!

 

군중을 주무르는
타고난 책략가야

 

아우렐리우스는 공화제를 꿈꿨었소

 

이런 피비린내
정치가 아녔소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죽었어

 

우린 인간이라도
흙먼지에 불과해

 

아무 영향도
못 미치는 존재야

 

프록시모의 검투사들 중

 

황제께서 친히
지정한 검투사는

 

알리우스 막시무스

 

막시무스! 막시무스!

 

영웅을 받들 듯이
놈을 환영하는군

 

변덕스러운 게 군중이야
한 달도 못 가서 잊혀질 거야

 

천만에!
더 빨리 잊혀져야 해

 

오늘, 죽게 돼 있어

 

폐하를 위하여 죽겠습니다!

 

죽여!

 

죽여!

 

느슨하게 놔줘!

 

죽여!

 

죽여라!
죽여! 죽여!

 

죽여 버려!

 

막시무스에게 자비를 베풀어라!

 

막시무스! 막시무스!

 

호위대 앞으로!
전투태세!

 

자넬 어떻게 해줄까?

 

자넨 절대로
순순히 죽지 못해!

 

자네와 내가 다른가?

 

자네도 언젠가 눈감게 돼 있어
나처럼!

 

하나 더 죽인 다음
눈을 감겠다!

 

그렇다면 지금 죽여

 

듣자 하니 자네 아들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여자애처럼 울었다지?

 

자네 계집은

 

군인들이 겁탈할 때

 

창녀처럼 신음했다지?
한 번, 또 한 번

 

마지막 순간까지!

 

야욕에 취해 있을 날도
멀지 않았다

 

폐하!

 

막시무스! 막시무스!

 

장군님!

 

장군님!

 

- 장군님!
- 시세로

 

군대는 어딨나?

 

오스티아!

 

- 막시무스, 존경합니다!
- 승리자를 경외하라!

 

건재하다고 전하고
날 찾아와

 

- 비켜!
- 꼭 찾아!

 

자네 얘기
들을 수 있을까?

 

- 누가?
- 저승의 자네 가족!

 

- 물론!
- 무슨 얘길 해줘?

 

아들에겐

 

곧 만나러 갈게!

 

아빠랑 같이
말을 달리자꾸나

 

아내에겐...

 

알 거 없잖아?

 

놈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난리야

 

놈을 죽였다간
나만 무자비한 인간 취급당해

 

악몽 같아서
미칠 지경이야

 

폐하께 도전했으며

 

그의 승리는
반항 의지입니다

 

시민과 의원들은
그렇게 풀이해요

 

그를 살려두면
반대세력만 커져요

 

- 죽이세요!
- 안 돼!

 

놈을 순교자로
만들 순 없어

 

오늘 원로원에 가서

 

의도적으로 비축곡을 팔아
경기 비용을 대겠다고 얘길 했어

 

그랬더니 뭐랬는 줄 알아?

 

- 아무 말도요
- 맞아, 아무 말 않더군

 

아주 조용했어

 

오만한 그라쿠스까지
잠자코 있더라고

 

왜지?

 

듣자 하니
어떤 바다뱀은

 

특이한 방법으로
먹이를 유인하며

 

죽은 듯이
바닥을 기어가다가

 

적이 자기에게 다가와도

 

꼼짝 않고 있는 답니다

 

적이 물려고 시도해도

 

여전히 가만히 있다는군요
움직이지 않고

 

그러니까

 

우린 가만히 있고

 

적이 우리한테 다가와서
먼저 물게 하란 뜻이겠군!

 

의원들의 간을 키워줘!

 

막시무스

 

시세로, 오래간만이야

 

다신 못 볼 줄 알았어

 

- 죽은 줄 알았어요
- 그런 셈이었지

 

오스티아엔 얼마나?

 

한겨울 꼬박!

 

- 군인들은 어때 보이나?
- 빈둥빈둥 늘어졌습니다

 

- 누가 지휘하나?
- 백치 같은 장군!

 

언제 봉기해?

 

내일!

 

긴한 부탁이 있어

 

경기장 못 가봤다면
여기서 구경하십쇼

 

막시무스 장군이
황제를 꺾습니다

 

우린 이제 어쩌죠?

 

어떻게 반항하나 잘 봐두세요

 

꺾었습니다!

 

나리, 아버님을 모셨어요

 

- 물러서
- 공주님

 

빈도보나에서 모셨습니다

 

비켜!

 

지금도 막시무스 장군을
모시고 있어요

 

세워라!

 

물럿거라!

 

장군이 의원들을 만나겠답니다

 

끝까지 충성하게!

 

물럿거라!

 

그라쿠스 의원!

 

장군!

 

내가 찾아온 걸
장군에 대한

 

믿음으로 봐도 좋소

 

- 원로원도 전부?
- 원로원?

 

의원들은 나한테 맡기시오

 

내가 자유롭도록
해줄 수 있소?

 

어느 선까지?

 

로마 밖으로 빼주시오

 

오스티아까지 말을 준비해주면

 

이틀 안에
병사 5천 명과 오겠소

 

코모두스의 새 사령관이

 

이미 장악한 걸요!

 

내가 가면
군대는 나를 따릅니다

 

미친 짓이오

 

100년간 전례가 없는 반란음모요

 

독재자를 교체하는
일 따윈 않겠소

 

탁상공론에 길든 의원답군요

 

영광스런 쿠데타가
성공한 다음엔?

 

병사 5천 명과 떠나겠소?

 

물론!

 

군대는 원로원의
지휘를 받을 거요

 

그러니까

 

당신이 장악한 로마를
시민에게 돌려주겠다?!

 

이유는?

 

돌아가신 선왕의
마지막 소원이었소

 

코모두스를 죽인 다음

 

로마 운명을
당신한테 맡기리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믿었듯이

 

공주도 당신을 신뢰하며

 

나도 당신을 믿겠소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니

 

이틀 뒤에

 

탈출하도록 조치하겠소

 

끝으로 당신

 

절대로 죽지 마시오

 

안 그럼
내가 죽으니까!

 

그만 갑시다

 

널 기다리고 있을 거야
거상 앞에 서있으면

 

나타날 거다

 

불가능해!

 

황제는 보통 눈치가 아냐

 

나까지

 

너무 위험해져

 

돌아와서 꼭 보답하겠소

 

내 말을 믿으세요

 

만약 안 돌아오면?

 

믿음이 어떤 건지 몰라서요?

 

믿음?

 

내가 누굴 믿겠나?

 

- 난 코모두스를 죽일 겁니다
- 내가 그걸 바라야 할까?

 

날 부자로
만들어 주는데?

 

약속을 지킬
사람인 줄은 알아

 

명예를 위해
죽을 것이며

 

선조들의 명예는 물론

 

로마를 위해
죽으리란 걸 알아

 

그러나 난

 

장사꾼인 거 알잖아?

 

간수!

 

당신을 풀어준
황제를 죽인 자요

 

근위병입니다, 주인님!

 

정지!

 

어디 갔었어?

 

찾았는데

 

오늘은 또 왜?

 

뭐가 문제지?

 

그라쿠스한테 새 정부라도 생겼어?

 

글쎄!

 

만나고 온 거 아녔어?

 

그는 열병처럼
사람들을 전염시켜

 

원로원이 사라져야
로마가 건강해져

 

그라쿠스도 사라져야겠지?

 

속히 죽여주마

 

오늘 밤은 참아

 

아버지가 한 말 생각나?

 

"무시무시한"

 

"악몽과도 같은 것"

 

"그것이 인생이다!"

 

사실이라고 믿어?

 

몰라!

 

난 그걸 믿어

 

내 인생엔
누나밖에 없어

 

입 벌려!

 

누나를 아끼는 거 알지?

 

나도 널 아껴!

 

전부 나가 있어

 

어서!

 

축하하네, 장군!

 

설득에 능한
친구를 가졌더군

 

동생이 그라쿠스를 체포했어요

 

시간이 없어요
자정에 떠나요

 

프록시모가 출구를
안내할 거예요

 

시세로는 말을
대기시킬 거고요

 

- 당신이 이걸 전부?
- 네

 

목숨이 위험할 텐데?

 

빚진 게
너무 많아요

 

빚진 거 없소!

 

아들을 사랑하는
강한 어머니잖소

 

강해지는 것도
이젠 진저리나요

 

동생은 세상을 증오해요
특히 당신을!

 

- 아버님이 날 택했기 때문이오
- 아녜요!

 

당신을 사랑했기 때문이에요

 

저도 사랑했기 때문이고요

 

오래 전 일이었소

 

제가 지금과 달랐었나요?

 

훨씬 잘 웃었소

 

전 평생
혼자라고 느꼈어요

 

당신과의 추억을 빼고는요

 

이만 갈게요

 

그래요

 

받아라! 짠!

 

내가 죽였어

 

병정놀이가 그렇게 재밌어?

 

병정이 아냐

 

- 그럼?
- 검투사야

 

검투사?

 

그들은 시합 때만 싸워

 

시저 같은
전사가 되지 그러느냐?

 

로마 구세주
막시무스 할래

 

로마의 구세주?

 

누가 그랬어?

 

루시우스 어딨어?

 

폐하와 있사옵니다

 

- 설마?
- 진짜야

 

독사에게 가슴을 물게 해서

 

죽었어

 

- 가슴을 물게 했다고?
- 맞아

 

잘 들어
이따금 왕실의 여자들은

 

사랑 때문에
이상한 짓을 한단다

 

- 바보 같은 짓이야
- 내 생각도 그래

 

너랑 똑같아

 

누나, 이리 와!

 

얘기해줬어

 

- 나도 해줬어
- 그래

 

아주 영리한 녀석이야
훗날 위대한 황제가 되겠어

 

안토니우스의 모험담이었어

 

여왕이 독사한테
물려죽은 얘기!

 

선조들 얘기도
기대해 봐

 

너만 좋다면

 

내일 밤 클라우디우스 황제
얘기해 줄게

 

그는 배신당했어

 

그것도 측근 중의 측근이었던

 

친척한테 말이다

 

어둠 속에서 숙덕이다가

 

밤 늦게 빠져나가서

 

머릴 싸매고 음모를 짰지
나쁜 음모를

 

그러나 황제는
낌새를 챘어

 

뭔가 꾸민다는 것을 말이야

 

하루는 한 여잘
앉혀 놓고

 

두 눈을 노려보다가

 

이렇게 말했단다

 

"너희들이 뭘 꾸몄는지"

 

"전부 실토하라"

 

"안 그럼
사랑하는 자식을 죽이겠다"

 

"아이의 피로
목욕할 테니 봐 둬"

 

황제는 가슴이 찢어졌어

 

그녀가 누구보다 깊숙이

 

가슴에 상처를
줬기 때문이야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

 

몰라, 삼촌!

 

여자는 모조리 실토했어

 

황제 명령이다
열어라!

 

프록시모!

 

황제 명령이다
열어!

 

문 열지 못해!

 

문열어, 프록시모

 

죽고 싶나?

 

받아!

 

모든 준비는 끝났어

 

자넨 자유나 다름없어

 

프록시모
옳은 길을 택하신 거죠?

 

- 쥬바
- 황제의 적은 사형이다!

 

문 열어
황제 명령이다

 

당겨!

 

빨리!
왼쪽부터 차단해!

 

목숨을 버리며
싸울 필요는 없다

 

동조하기 싫으면
안에 들어가

 

장군을 따르겠소!

 

끝까지 명예롭게!

 

어서 가!

 

끝까지 명예롭게!

 

조준!

 

덧없도다, 인생이여!

 

막시무스

 

미안해요!

 

안 돼!

 

분부대로 했습니다

 

조카는?

 

아이 어미는?

 

연인과 통째로 죽여버려?

 

아니면 자비를 베풀까?

 

자비로우신 코모두스

 

루시우스는 나한테 둬

 

만약 어미가

 

불쾌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면

 

아이는 죽을 것이다

 

고결한 여자로 남겠다며

 

목숨을 끊더라도

 

아이는 죽을 것이다

 

넌 결국

 

날 사랑하게 돼 있어

 

내가 널 사랑하니까!

 

넌 순수한 혈통을 가진
후계자를 낳아줘야 해

 

그래야 코모두스와

 

자손들이 천 년간
지배할 테니까!

 

이래도 내가
자비롭지 않아?

 

자비롭지 않냔 말이다!

 

난 군인이야
명령에 따를 뿐이네

 

신은 우리에게
감당할 만큼의 시련만 주시지

 

막시무스

 

막시무스

 

막시무스!

 

자넬 부르는 소리야

 

장군 신분에서
노예로 전락했다가

 

검투사가 된 영웅!

 

그가 황제에게 대항하도다!

 

기막힌 스토리군!

 

스토리의 결말을
알고 싶어 난리야

 

영웅이 죽으면 잠잠해지려나?

 

만약 황제를 상대한다면

 

그보다 더
큰 영광이 있겠나?

 

- 나와 싸우겠다고?
- 못할 거 같나?

 

내가 너 따위
두려워할까 봐?

 

평생 두려움에
떨었을 텐데?

 

막시무스가 아니라서?

 

누군가 "죽음이
미소 지어 오면"

 

"미소로 답하라"고 했다

 

그러던 자네 친구도

 

죽기 전에
웃으며 가던가?

 

명심해!

 

그 친구는
네 아버지였어

 

내 아버지
사랑한 거 알아

 

나도 사랑했다

 

그래서 우린 형제나 다름없어

 

어디, 웃으며 죽어보시지!

 

갑옷 입히고
상처를 가려

 

원형으로 둘러싸!

 

퀸투스, 검!

 

칼 내놔!

 

칼, 어서 내놔!

 

칼집에 넣어!
칼집에 집어넣어!

 

막시무스

 

퀸투스

 

검투사를 풀어주고

 

그라쿠스를 의원에 복위시켜

 

공화국의 꿈을
다시 실현시켜

 

꼭 이루어져야 한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소원이었어

 

죄수들을 풀어줘

 

막시무스!

 

루시우스는 안전하오

 

이제 평온히 떠나세요

 

가족을 만나셨군요!

 

영웅의 죽음이
헛돼선 안 된다

 

그렇게 믿었던
시절의 희망

 

그때의 영광을
다시 되살리자

 

그는 로마의
위대한 장군이었다

 

명예롭게 모셔라!

 

누가 날 도와주겠나?

 

우린 이제 자유야

 

언젠가 만나겠지

 

하지만 아직은 아냐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