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45,458 --> 00:00:48,458 맛이 있다 함은 무엇인가 2 00:00:48,541 --> 00:00:53,500 맛있다는 개념은 어떤 것이다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3 00:00:54,458 --> 00:00:56,601 꿈에서도 생각이 멈추지 않을 만큼 4 00:00:56,625 --> 00:01:01,041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넘쳐났습니다 5 00:01:02,250 --> 00:01:05,090 오밤중에 깨어 스시를 생각하고 6 00:01:05,125 --> 00:01:07,958 꿈속에서도 훌륭한 스시의 7 00:01:08,041 --> 00:01:10,208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했죠 8 00:01:44,250 --> 00:01:46,291 "긴자 역" 9 00:02:20,500 --> 00:02:24,416 어떤 직업을 가질지 결정을 내렸다면 10 00:02:24,500 --> 00:02:27,708 그 일에 몰두해야만 합니다 11 00:02:27,791 --> 00:02:32,500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그 일에 반해야 합니다 12 00:02:32,583 --> 00:02:35,309 이게 안 돼 저게 안 돼 하면 13 00:02:35,333 --> 00:02:38,625 평생을 한들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14 00:02:38,708 --> 00:02:41,476 기술을 익히겠다고 생각했다면 15 00:02:41,500 --> 00:02:45,166 평생 노력하며 기술을 연마해야 합니다 16 00:02:45,250 --> 00:02:47,458 그게 성공의 비결이죠 17 00:02:47,541 --> 00:02:51,333 또한 길이길이 남들로부터 18 00:02:51,416 --> 00:02:55,083 존경을 받는 비결이라 하겠습니다 19 00:03:02,583 --> 00:03:05,958 저는 그간 식당 가이드북을 몇 권 펴냈고 20 00:03:07,166 --> 00:03:10,750 도쿄에서 스시, 국수 튀김, 장어 요리를 21 00:03:10,833 --> 00:03:12,473 가장 많이 맛봤을 겁니다 22 00:03:12,500 --> 00:03:15,392 "맛과 사람이 만나다 야마모토 저" 23 00:03:15,416 --> 00:03:18,000 "우오가시 일본 1호점" 24 00:03:21,041 --> 00:03:25,833 "야마모토 음식 평론가" 25 00:03:25,916 --> 00:03:28,226 그간 가본 식당 수백 곳 중 26 00:03:28,250 --> 00:03:31,291 지로 씨의 식당이 단연 최고입니다 27 00:03:33,375 --> 00:03:36,335 그 식당에 처음 갔을 때 긴장됐어요 28 00:03:37,541 --> 00:03:40,461 몇 년간 다녔지만 여전히 긴장돼요 29 00:03:42,833 --> 00:03:44,101 "스키야바시 지로 스시" 30 00:03:44,125 --> 00:03:47,166 - 안녕하세요 - 네, 어서 오십시오 31 00:03:52,625 --> 00:03:56,125 지로 씨는 스시를 만들 때 표정이 단호하죠 32 00:03:56,208 --> 00:03:58,000 스시가 나오자마자 33 00:03:58,083 --> 00:04:01,041 빨리 드시는 분이라면 편하겠지만 34 00:04:01,125 --> 00:04:04,875 술 마시고 대화하며 천천히 드시는 분이라면 35 00:04:04,958 --> 00:04:07,500 마음 편히 드시지 못합니다 36 00:04:11,458 --> 00:04:14,618 지로 씨의 스시는 단순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요 37 00:04:16,833 --> 00:04:20,375 각국 요리 명장이 지로 씨 스시에 감탄합니다 38 00:04:20,458 --> 00:04:22,333 이렇게 단순한 스시에서 39 00:04:22,416 --> 00:04:24,500 이런 깊은 풍미가 나오다니! 40 00:04:24,583 --> 00:04:28,500 지로 씨의 스시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41 00:04:28,583 --> 00:04:32,458 단순함의 극치가 순수로 통했다 할 수 있죠 42 00:04:45,375 --> 00:04:46,601 실례합니다 43 00:04:46,625 --> 00:04:47,767 네 44 00:04:47,791 --> 00:04:49,708 식당 팸플릿 있나요? 45 00:04:49,791 --> 00:04:51,458 팸플릿은 없고 46 00:04:51,541 --> 00:04:54,309 - 명함만 있습니다 - 하나 주실래요? 47 00:04:54,333 --> 00:04:56,083 명함 드릴게요 48 00:04:57,083 --> 00:04:59,791 시즈오카에서 왔어요 49 00:04:59,875 --> 00:05:01,355 여기 명함 두 장 50 00:05:01,875 --> 00:05:04,642 - 예약 가능한가요? - 예약은 필수죠 51 00:05:04,666 --> 00:05:05,767 언제부터요? 52 00:05:05,791 --> 00:05:08,831 - 한 달 전부터요 - 한 달 전이요? 53 00:05:09,000 --> 00:05:12,875 지금이 2월이니 3월 예약을 받습니다 54 00:05:12,958 --> 00:05:16,500 - 그렇군요, 곧 전화 드리죠 - 네, 고맙습니다 55 00:05:16,583 --> 00:05:19,458 점심이랑 저녁 예약 가능하죠? 56 00:05:19,541 --> 00:05:21,166 네, 가능합니다 57 00:05:21,250 --> 00:05:24,434 - 가격은 3만 엔부터입니다 - 3만 엔이요? 58 00:05:24,458 --> 00:05:26,726 - 3만 엔부터요 - 그렇군요 59 00:05:26,750 --> 00:05:29,041 스시 종류와 가격은 60 00:05:29,125 --> 00:05:31,458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요 61 00:05:31,541 --> 00:05:33,851 - 네 - 3만 엔부터요 62 00:05:33,875 --> 00:05:38,375 술이랑 다른 요리를 먼저 주문해도 되나요? 63 00:05:38,458 --> 00:05:41,666 스시만 취급합니다 다른 메뉴는 없어요 64 00:05:41,750 --> 00:05:42,851 - 그래요? - 네 65 00:05:42,875 --> 00:05:44,559 - 안주는요? - 없습니다 66 00:05:44,583 --> 00:05:46,101 - 스시만 해요? - 네 67 00:05:46,125 --> 00:05:49,045 - 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68 00:05:54,166 --> 00:05:57,541 빨리 드시는 분은 15분 만에 다 드시죠 69 00:05:57,625 --> 00:05:59,541 굉장히 비싼 식당이지만 70 00:05:59,625 --> 00:06:03,375 손님들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71 00:06:11,500 --> 00:06:16,458 "요시카즈 지로의 장남" 72 00:06:17,291 --> 00:06:21,375 대를 잇는 사람에게 기술을 가르치기 마련이지만 73 00:06:21,458 --> 00:06:23,500 우리 식당에서 74 00:06:23,583 --> 00:06:26,708 특별한 기술을 가르치는 건 아닙니다 75 00:06:28,291 --> 00:06:33,333 그저 매일 노력하고 같은 일을 반복할 뿐이죠 76 00:06:33,416 --> 00:06:36,083 한편 어떤 사람들은 77 00:06:36,166 --> 00:06:40,708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기도 합니다 78 00:06:40,791 --> 00:06:44,375 어떤 사람은 혀나 코의 감각이 79 00:06:44,458 --> 00:06:46,708 아주 민감한데 80 00:06:46,791 --> 00:06:48,500 재능을 타고난 거죠 81 00:06:49,083 --> 00:06:51,833 성실하고 고지식하게 일하면 82 00:06:51,916 --> 00:06:56,375 어느 정도 수준에는 도달하겠지만 83 00:06:56,458 --> 00:06:58,375 계속해서 해나가려면 84 00:06:58,458 --> 00:07:01,666 재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85 00:07:01,750 --> 00:07:05,583 그 나머지는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렸죠 86 00:07:21,250 --> 00:07:24,250 지로 씨는 똑같은 일상을 반복합니다 87 00:07:24,333 --> 00:07:27,253 심지어 전철도 같은 위치에서 타요 88 00:07:31,291 --> 00:07:35,125 설 연휴가 제일 싫다는 말도 하셨죠 89 00:07:35,208 --> 00:07:36,916 휴일이 너무 길어서 90 00:07:38,125 --> 00:07:40,166 빨리 일하고 싶대요 91 00:07:40,250 --> 00:07:41,958 상상하기 힘든 일이죠 92 00:07:45,500 --> 00:07:47,166 "준비 중" 93 00:07:53,375 --> 00:07:55,583 안녕하세요 94 00:08:18,250 --> 00:08:20,767 괜찮은가요? 힘줄은 어때요? 95 00:08:20,791 --> 00:08:21,851 조금 단단하네 96 00:08:21,875 --> 00:08:25,125 - 어린 참치라 그럴 겁니다 - 그래 97 00:08:27,083 --> 00:08:28,541 힘줄은 괜찮아 98 00:08:31,625 --> 00:08:34,750 맛없는 걸 손님께 내지 말라고 가르치고 99 00:08:34,833 --> 00:08:37,642 준비 중에 내가 시식하며 확인을 해서 100 00:08:37,666 --> 00:08:40,333 전보다 나아지도록 합니다 101 00:08:41,333 --> 00:08:44,833 "나카자와 상급 수습생" 102 00:09:04,916 --> 00:09:08,416 - 끝 맛이 싱거워 - 기름기가 많네요 103 00:09:18,500 --> 00:09:20,875 이것도 맛이 별로야 104 00:09:24,708 --> 00:09:28,583 - 몇 시간 담갔지? - 5시간 정도요 105 00:09:28,666 --> 00:09:31,184 - 다시 집어넣어 - 좀 별로네 106 00:09:31,208 --> 00:09:35,000 - 식초에 다시 담가 - 그래야겠네요 107 00:09:35,083 --> 00:09:37,934 - 다시 절여 - 식초에 다시 담가 108 00:09:37,958 --> 00:09:40,375 그것도 식초에 다시 담가 109 00:09:40,458 --> 00:09:41,791 네 110 00:09:41,875 --> 00:09:45,000 - 내놓기 전에 다시 시식하자 - 네 111 00:09:59,958 --> 00:10:02,125 요리사가 스스로를 112 00:10:02,208 --> 00:10:04,559 비판하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113 00:10:04,583 --> 00:10:07,291 지로 씨처럼 엄격하진 않죠 114 00:10:16,291 --> 00:10:18,583 생기가 넘치시고 115 00:10:18,666 --> 00:10:21,750 항상 내일을 생각하십니다 116 00:10:21,833 --> 00:10:23,833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117 00:10:23,916 --> 00:10:27,916 좀 더 맛있게 만드는 방법 좀 더 잘하는 방법 등을 118 00:10:28,000 --> 00:10:30,833 늘 고민하십니다 지금도요 119 00:10:36,625 --> 00:10:40,833 훌륭한 요리사에겐 다섯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120 00:10:40,916 --> 00:10:44,250 첫째 진지한 자세로 일하며 121 00:10:44,333 --> 00:10:47,875 언제나 최고의 요리를 완성합니다 122 00:10:49,833 --> 00:10:55,583 둘째, 자신의 기술을 향상시키기를 열망합니다 123 00:10:57,083 --> 00:10:58,541 셋째는 청결이죠 124 00:11:03,833 --> 00:11:08,875 청결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맛있는 요리를 만들 리 없어요 125 00:11:10,083 --> 00:11:13,500 넷째, 성격이 급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서 126 00:11:13,583 --> 00:11:19,291 남에게 협력하는 역할보다는 지도자 역할에 능하며 127 00:11:19,375 --> 00:11:23,541 완고하고 자기 방식을 고집합니다 128 00:11:23,625 --> 00:11:26,208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섯째 129 00:11:26,291 --> 00:11:30,166 훌륭한 요리사는 열정적입니다 130 00:11:30,250 --> 00:11:33,750 지로 씨는 이 모든 조건을 갖춘 131 00:11:33,833 --> 00:11:35,208 완벽주의자죠 132 00:11:40,166 --> 00:11:44,875 담배를 끊으신 것 외엔 30년 전과 다를 바 없고 133 00:11:44,958 --> 00:11:47,125 그 외는 한결같습니다 134 00:12:03,750 --> 00:12:07,958 "미즈타니 예전 수습생" 135 00:12:08,625 --> 00:12:12,708 제가 배우던 시절 지로 씨는 유명하지 않았어요 136 00:12:13,333 --> 00:12:19,000 하지만 언제나 무척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137 00:12:20,250 --> 00:12:25,375 휴일을 제외하고는 가게를 닫는 날이 없었죠 138 00:12:26,500 --> 00:12:30,166 지로 씨가 식당에 계시지 않는 날은 139 00:12:30,250 --> 00:12:34,583 장례식 같은 데 가실 땐데 140 00:12:34,666 --> 00:12:38,375 그래도 식당은 열어두고 제가 손님께 양해를 구했죠 141 00:12:38,458 --> 00:12:40,875 '지로 씨는 장례식에 가셔서' 142 00:12:40,958 --> 00:12:42,638 '오늘은 제가 요리합니다' 143 00:12:42,708 --> 00:12:46,541 저도 후회 없이 열심히 일했는데 144 00:12:46,625 --> 00:12:49,958 지로 씨가 후회하신다면 이상한 거죠 145 00:12:51,208 --> 00:12:54,833 그분 맏아들이 안됐다고 생각해요 146 00:12:54,916 --> 00:12:57,250 안 그래요? 147 00:12:57,333 --> 00:12:59,809 - 요시카즈도 벌써 50세니까 - 네 148 00:12:59,833 --> 00:13:02,791 나보다 고작 열두 살 아래예요 149 00:13:13,791 --> 00:13:17,916 요시카즈는 부친과 이렇게까지 오래 일할 줄은 150 00:13:18,000 --> 00:13:19,750 몰랐을 겁니다 151 00:13:19,833 --> 00:13:21,434 진작 은퇴할 줄 알았겠죠 152 00:13:21,458 --> 00:13:23,809 10년 전에 은퇴하실 줄 알았어요 153 00:13:23,833 --> 00:13:27,166 아버지가 70세에 입원하셨는데 154 00:13:27,250 --> 00:13:30,458 그 후 롯폰기 힐스점을 열었죠 155 00:13:30,541 --> 00:13:33,958 은퇴하실 뻔한 시기가 두 번 있었어요 156 00:13:34,041 --> 00:13:35,875 아버지가 입원하셨을 때 157 00:13:35,958 --> 00:13:39,458 일을 계속하실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158 00:13:39,541 --> 00:13:40,892 언제부터 배우셨죠? 159 00:13:40,916 --> 00:13:43,833 열아홉 살 때부터요 160 00:13:43,916 --> 00:13:45,416 처음엔 싫었죠? 161 00:13:45,500 --> 00:13:47,875 네, 처음엔 싫었습니다 162 00:13:49,208 --> 00:13:54,500 처음 2년 동안은 도망가고 싶었어요 163 00:13:56,583 --> 00:13:59,267 이 자리랑 이 자리에 앉히지 164 00:13:59,291 --> 00:14:03,208 그럼 생글생글 웃던 다니구치 씨는 9번석 165 00:14:11,125 --> 00:14:13,642 이분들은 1, 2, 3번석에 앉혀요 166 00:14:13,666 --> 00:14:16,000 아니, 아까도 말했지만 167 00:14:16,083 --> 00:14:21,208 작년에 예약하신 분들한테 그럼 안 되지 168 00:14:21,291 --> 00:14:26,625 이쪽에 몰아 앉히고 다른 분들 자리를 만들어 169 00:14:27,416 --> 00:14:32,000 식당 구석구석까지 내가 일일이 신경을 씁니다 170 00:14:32,083 --> 00:14:33,226 그럼요 171 00:14:33,250 --> 00:14:37,458 직원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것도 172 00:14:37,541 --> 00:14:40,916 저는 알죠 무척 오래 일했으니까요 173 00:14:41,000 --> 00:14:44,166 뭘 할지 세세하게 지시를 내립니다 174 00:14:44,250 --> 00:14:46,666 일하기 쉽지 않은 곳이죠 175 00:14:46,750 --> 00:14:49,790 저는 지로 씨가 60세 때까지 일했는데 176 00:14:50,125 --> 00:14:53,958 지로 씨가 무슨 괴짜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177 00:14:54,041 --> 00:14:59,000 매일같이 쉬지 않고 그저 일만 하십니다 178 00:14:59,083 --> 00:15:00,559 그런 분이 장인이죠 179 00:15:00,583 --> 00:15:05,250 장인은 매일 똑같은 일을 해 숙련된 사람입니다 180 00:15:05,916 --> 00:15:11,625 장인은 구태여 특별해지려고 하지도 않아요 181 00:15:11,708 --> 00:15:15,375 저는 지로 씨 표정만 봐도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고 182 00:15:15,458 --> 00:15:20,541 언제 잠자코 있어야 할지 감이 와요 183 00:15:23,333 --> 00:15:25,351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죠 184 00:15:25,375 --> 00:15:27,791 저는 요즘도 잘 때 185 00:15:27,875 --> 00:15:31,291 발을 그분 방향으로 뻗지 않습니다 186 00:15:37,000 --> 00:15:39,517 힘줄이 제일 질긴 부분을 잘라내 187 00:15:39,541 --> 00:15:41,142 - 네 - 네 188 00:15:41,166 --> 00:15:42,375 A번 189 00:15:46,583 --> 00:15:50,166 작은 참치라면 숙성 기간이 190 00:15:50,250 --> 00:15:51,708 사흘쯤 되고 191 00:15:51,791 --> 00:15:56,041 큰 참치는 숙성에 열흘 정도 걸립니다 192 00:15:57,125 --> 00:15:59,767 기름진 참치와 담백한 참치 중 193 00:15:59,791 --> 00:16:04,333 요즘 분들은 대체로 기름진 참치를 선호하십니다 194 00:16:08,708 --> 00:16:13,583 2차 세계대전 이전엔 참치 대뱃살 요리가 흔했습니다 195 00:16:13,666 --> 00:16:18,666 기름진 참치의 맛은 단순하고 예측이 가능하지만 196 00:16:18,750 --> 00:16:23,166 기름기가 적은 참치는 미묘하고 세련된 맛입니다 197 00:16:24,583 --> 00:16:28,958 "참치 중뱃살" 198 00:16:34,458 --> 00:16:37,833 참치마다 고유한 맛이 있습니다 199 00:16:37,916 --> 00:16:43,541 하지만 기름기가 적은 고기에 풍미의 정수가 깃들어 있죠 200 00:16:43,625 --> 00:16:48,083 "참치 붉은살" 201 00:16:51,583 --> 00:16:53,833 아무 참치나 사면 안 돼요 202 00:16:58,625 --> 00:17:03,250 "츠키지 수산시장" 203 00:17:17,416 --> 00:17:21,833 참치 상인은 참치에 관한 전문가입니다 204 00:17:28,416 --> 00:17:30,250 새우 상인은 새우 전문가죠 205 00:17:34,458 --> 00:17:37,750 상인마다 자기 분야의 전문가예요 206 00:17:37,833 --> 00:17:40,166 우리는 스시 전문가지만 207 00:17:40,250 --> 00:17:42,375 전문성으로 볼 때 208 00:17:42,458 --> 00:17:46,625 상인들이 아는 게 더 많습니다 209 00:17:46,708 --> 00:17:49,548 우리는 상인과 신뢰를 구축하죠 210 00:18:05,750 --> 00:18:08,476 스시는 원래 노점에서 팔았습니다 211 00:18:08,500 --> 00:18:11,208 뉴욕에도 음식 노점이 있고 212 00:18:11,291 --> 00:18:14,131 스시도 한때 노점에서 판매됐죠 213 00:18:15,916 --> 00:18:18,559 캘리포니아롤이 처음 나온 건 214 00:18:18,583 --> 00:18:22,916 1983년에서 1985년 사이라고 하는데 215 00:18:23,000 --> 00:18:26,791 스시의 인기는 뉴욕에 신속히 전파됐고 216 00:18:28,208 --> 00:18:30,125 유럽에까지 확산됐습니다 217 00:18:35,000 --> 00:18:38,958 프랑스 미슐랭가이드는 1900년 처음 편찬됐고 218 00:18:39,041 --> 00:18:42,916 미슐랭 평가단은 질적인 측면에 주목합니다 219 00:18:43,000 --> 00:18:46,958 그다음으로 독창성 마지막으로 일관성을 보죠 220 00:18:47,041 --> 00:18:51,041 지로 씨 식당은 그 기준을 쉽게 충족해요 221 00:18:51,125 --> 00:18:53,976 미슐랭가이드에서 별 셋이라 함은 222 00:18:54,000 --> 00:18:59,041 그 식당에 가려고 그 나라까지 갈 가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223 00:18:59,125 --> 00:19:03,041 지로 씨가 별 셋을 받았을 때 다들 놀랐죠 224 00:19:03,125 --> 00:19:06,375 자리 열 개에 화장실도 밖에 있는 식당이 225 00:19:06,458 --> 00:19:09,298 별 셋을 받은 건 처음이었지만 226 00:19:10,500 --> 00:19:11,809 평가단이 말하길 227 00:19:11,833 --> 00:19:14,333 먹을 때마다 놀라워서 228 00:19:14,416 --> 00:19:18,750 평점 별 셋을 받아 마땅한 유일한 식당이라 했습니다 229 00:19:18,833 --> 00:19:23,083 저도 그 식당에서 실망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230 00:19:23,166 --> 00:19:25,375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231 00:19:40,916 --> 00:19:45,208 "롯폰기 힐스 도쿄" 232 00:19:49,041 --> 00:19:52,166 "스키야바시 지로 롯폰기 힐스점" 233 00:19:56,666 --> 00:20:00,000 "다카시 지로의 둘째 아들" 234 00:20:07,666 --> 00:20:13,041 2호점은 가게 구조가 달라요 아버지께서 왼손잡이라 235 00:20:13,125 --> 00:20:16,375 내부 구조가 정반대죠 236 00:20:16,458 --> 00:20:20,291 등받이가 있는 곳이 긴자점 여긴 롯폰기의 제 식당이죠 237 00:20:20,375 --> 00:20:24,333 이렇게 맞대놓고 보면 대칭입니다 238 00:20:24,416 --> 00:20:26,333 아버지는 정말 탁월하시죠 239 00:20:26,416 --> 00:20:28,976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하셨으니 240 00:20:29,000 --> 00:20:31,166 능가할 방법이 없어요 241 00:20:31,250 --> 00:20:36,875 제가 손님을 만족시키려면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242 00:20:37,708 --> 00:20:42,708 아버지 앞에서 식사하기가 불편하다는 손님도 계시는데 243 00:20:42,791 --> 00:20:47,083 우리 식당에선 같은 음식을 편히 드실 수 있어서 244 00:20:47,166 --> 00:20:50,416 손님들이 여기 오는 걸 좋아하신답니다 245 00:20:55,333 --> 00:20:59,333 개업 때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죠 '넌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 246 00:20:59,416 --> 00:21:01,791 '롯폰기에 뼈를 묻어라' 247 00:21:03,208 --> 00:21:08,166 무슨 일이 있어도 실패를 해선 안 될 상황이었죠 248 00:21:08,250 --> 00:21:11,958 자기 식당을 열려면 의지가 굳어야 해요 249 00:21:12,041 --> 00:21:17,041 내가 얘한테 식당을 열라고 했습니다 250 00:21:17,125 --> 00:21:19,925 식당을 할 능력이 됐으니까요 251 00:21:20,333 --> 00:21:24,833 준비가 안 됐다면 내보내지 않았겠지만 252 00:21:24,916 --> 00:21:27,333 준비가 된 것 같아서 253 00:21:27,416 --> 00:21:29,208 가서 열심히 하되 254 00:21:29,291 --> 00:21:32,250 너는 돌아올 곳이 없으니 255 00:21:32,333 --> 00:21:35,041 스스로 개척하라고 했죠 256 00:21:35,125 --> 00:21:38,166 이런 얘기를 하면 반감을 표하는 분들이 257 00:21:38,250 --> 00:21:40,041 종종 계시는데 258 00:21:40,125 --> 00:21:45,166 아홉 살 때 집을 떠나던 시절 내가 들은 이야깁니다 259 00:21:45,250 --> 00:21:48,541 초등학교 1학년 때 들은 이야기죠 260 00:21:48,625 --> 00:21:51,791 '넌 이제 돌아올 곳이 없으니' 261 00:21:51,875 --> 00:21:53,833 '열심히 일해야 한다' 262 00:21:53,916 --> 00:21:56,833 기댈 사람이 없음을 이미 알았고 263 00:21:56,916 --> 00:22:00,750 절이나 다리 밑에서 자는 신세가 되긴 싫어서 264 00:22:00,833 --> 00:22:04,375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일해야 했습니다 265 00:22:04,458 --> 00:22:07,708 한결같이 그런 자세로 266 00:22:07,791 --> 00:22:12,041 사장이 걷어차거나 때려도 일을 했어요 267 00:22:12,125 --> 00:22:14,250 요즘 부모는 자녀한테 268 00:22:14,333 --> 00:22:17,250 싫으면 그만두고 돌아오라 하지만 269 00:22:17,333 --> 00:22:22,541 부모가 그런 한심한 말을 하면 애들이 실패합니다 270 00:22:33,708 --> 00:22:36,833 부모님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해요 271 00:22:36,916 --> 00:22:39,375 아버지에 대해 잘 모르죠 272 00:22:39,458 --> 00:22:41,916 이 꼬마가 접니다 273 00:22:45,291 --> 00:22:47,934 1927년 또는 1928년 사진인데 274 00:22:47,958 --> 00:22:52,416 이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작가까지 불렀을 만큼 275 00:22:52,500 --> 00:22:55,791 그 시절 아버지는 돈을 잘 버셨습니다 276 00:22:57,916 --> 00:23:02,125 기복이 있긴 해도 벌이가 꽤 좋았지만 277 00:23:02,208 --> 00:23:06,875 사업이 실패하면서 아버지의 삶도 엉망이 돼 278 00:23:08,083 --> 00:23:11,583 허구한 날 술만 드시다가 279 00:23:11,666 --> 00:23:16,291 요코하마에 있는 군수공장에 일하러 가셨는데 280 00:23:17,416 --> 00:23:21,208 듣자 하니 아버지는 거기서 281 00:23:21,291 --> 00:23:23,166 돌아가셨다더군요 282 00:23:23,250 --> 00:23:25,708 아버지 장례식엔 안 갔어요 283 00:23:27,333 --> 00:23:31,458 아버지하고는 일곱 살 때까지 같이 살다가 284 00:23:31,541 --> 00:23:33,041 소식이 끊겼고 285 00:23:36,583 --> 00:23:39,958 내 힘으로 독립해 살아가야 했습니다 286 00:23:50,000 --> 00:23:53,500 아버지가 수습생 시절엔 급료가 거의 없어서 287 00:23:53,583 --> 00:23:57,166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두 분이 신혼 때 288 00:23:57,250 --> 00:24:00,130 은행 잔고가 고작 10엔이었대요 289 00:24:01,083 --> 00:24:03,333 그 정도로 가난했죠 290 00:24:03,416 --> 00:24:07,583 캔에 담긴 코카콜라가 처음 출시됐을 때 291 00:24:07,666 --> 00:24:13,041 우린 너무 가난해서 캔 콜라를 못 마셨는데 292 00:24:13,125 --> 00:24:18,375 예전엔 캔 음료의 맛 성분이 바닥에 가라앉곤 해서 293 00:24:18,458 --> 00:24:22,166 콜라도 그런 줄 알고 흔들어 땄더니 294 00:24:22,250 --> 00:24:25,416 몇 달간 돈 모아 산 콜라가 치솟아 295 00:24:25,500 --> 00:24:29,083 동생이 막 화를 냈습니다 296 00:24:29,166 --> 00:24:32,101 캔에 남은 콜라가 반도 안 됐으니까요 297 00:24:32,125 --> 00:24:34,458 그래서 정말 미안했고 298 00:24:34,541 --> 00:24:38,750 동생은 기억 안 난다지만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299 00:24:38,833 --> 00:24:42,791 그래서 아직도 동생한테 미안해요 300 00:24:44,166 --> 00:24:47,375 애들이 어릴 적 다카시가 이랬답니다 301 00:24:48,125 --> 00:24:50,125 일요일에 가끔 집에서 자면 302 00:24:50,208 --> 00:24:53,328 '엄마, 이상한 남자가 우리 집에서 자요' 303 00:24:56,625 --> 00:24:57,809 실화예요 304 00:24:57,833 --> 00:25:03,416 당시 새벽 5시에 나가 밤 10시에 들어오느라 305 00:25:04,083 --> 00:25:07,043 애들 어릴 적 얼굴을 자주 못 봤죠 306 00:25:08,041 --> 00:25:10,541 나를 아버지라기보다는 307 00:25:10,625 --> 00:25:13,916 낯선 사람으로 여겼을 겁니다 308 00:25:18,041 --> 00:25:20,517 아버지는 늘 자신에게 엄격하셨고 309 00:25:20,541 --> 00:25:24,916 우리도 스스로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310 00:25:41,416 --> 00:25:44,416 고등학교까지는 마치게 했고 311 00:25:44,500 --> 00:25:47,958 애들이 대학에 가고 싶어 했지만 312 00:25:48,041 --> 00:25:51,333 내 식당에서 일하라고 설득해 313 00:25:51,416 --> 00:25:54,376 우리 애들은 대학에 가지 않았습니다 314 00:26:05,583 --> 00:26:09,541 식당을 유지하기도 어렵지만 315 00:26:09,625 --> 00:26:11,333 독립해서 개업하기도 힘들죠 316 00:26:12,750 --> 00:26:17,375 젊었을 때는 경쟁을 하게 마련입니다 317 00:26:17,458 --> 00:26:19,708 발전하려면 경쟁을 해야죠 318 00:26:21,375 --> 00:26:24,255 형제가 아버지 식당에서 일하다가 319 00:26:24,333 --> 00:26:28,541 아버지가 은퇴하면 둘 중 하나만 주방장이 되는데 320 00:26:28,625 --> 00:26:32,791 제가 늦게 태어났다고 형보다 못하지는 않습니다 321 00:26:38,750 --> 00:26:43,333 동생이 식당을 개업했을 때 부럽지 않았어요? 322 00:26:43,416 --> 00:26:47,041 일본에서는 아버지가 하던 일을 323 00:26:47,125 --> 00:26:50,583 맏아들이 이어받는 전통이 있어서 324 00:26:50,666 --> 00:26:56,625 저는 아버지 뒤를 이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325 00:27:18,041 --> 00:27:21,291 2차 대전이 끝난 후 일에 복귀하니 326 00:27:22,833 --> 00:27:26,708 장인들이 말씀하시길 스시의 역사는 너무 길어서 327 00:27:26,791 --> 00:27:30,958 새로운 걸 개발하지 못한다고 하셨지만 328 00:27:31,041 --> 00:27:33,458 기술에 통달했다 해도 329 00:27:33,541 --> 00:27:36,381 개선의 여지는 언제든 있습니다 330 00:27:37,916 --> 00:27:42,166 저는 그 당시로선 기존에 없던 스시 메뉴를 331 00:27:42,250 --> 00:27:44,666 만들어냈습니다 332 00:27:57,958 --> 00:28:00,392 꿈을 꾸면서도 스시를 만들고 333 00:28:00,416 --> 00:28:02,708 자다가도 발상이 떠올라요 334 00:28:12,583 --> 00:28:14,291 전엔 새우 요리가 어땠죠? 335 00:28:14,375 --> 00:28:17,958 다른 식당처럼 아침에 익혀 냉장고에 넣고 336 00:28:18,041 --> 00:28:19,833 때가 되면 요리해서 337 00:28:19,916 --> 00:28:21,916 지금보다 훨씬 쉬웠는데 338 00:28:22,875 --> 00:28:25,517 이제는 손님이 오셔야 새우를 익히니 339 00:28:25,541 --> 00:28:30,083 젊은 요리사 일이 더 늘었죠 문어 요리도 그래요 340 00:28:30,166 --> 00:28:32,851 내가 잘해 왔다고 생각했지만 341 00:28:32,875 --> 00:28:35,351 최근에도 기술을 더 발전시켰어요 342 00:28:35,375 --> 00:28:38,255 전엔 문어를 30분쯤 주물렀는데 343 00:28:38,333 --> 00:28:41,253 요즘은 40에서 50분쯤 주무르죠 344 00:28:44,375 --> 00:28:46,666 수습생들이 고생입니다 345 00:28:50,000 --> 00:28:52,833 문어를 너무 자주 주무르면 346 00:28:52,916 --> 00:28:55,041 향미가 사라집니다 347 00:28:57,583 --> 00:29:00,916 질감이 부드러워질 만큼만 주물러서 348 00:29:01,000 --> 00:29:04,208 문어의 향을 살리고 따뜻한 상태로 대접하죠 349 00:29:19,875 --> 00:29:24,833 최고의 스시 재료를 구해 요리를 하는 게 장인입니다 350 00:29:28,291 --> 00:29:33,083 돈을 얼마나 버는지에 우리는 관심이 없어요 351 00:29:49,333 --> 00:29:54,875 높은 경지에 달하고 더 발전하길 바랄 뿐이죠 352 00:29:54,958 --> 00:29:58,708 저 역시 같은 일을 계속하며 조금씩 발전합니다 353 00:29:58,791 --> 00:30:02,416 그래도 항상 개선의 여지는 있고 354 00:30:02,500 --> 00:30:05,541 꾸준히 발전해 정상에 오르려 하지만 355 00:30:05,625 --> 00:30:08,875 정상이 어딘지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356 00:30:26,791 --> 00:30:28,833 수십 년 일한 이 나이에도 357 00:30:28,916 --> 00:30:32,000 내 기술이 완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358 00:30:38,708 --> 00:30:43,416 하지만 종일 희열을 느낄 만큼 스시 만드는 일이 좋아요 359 00:30:44,583 --> 00:30:47,208 그게 바로 장인 정신이죠 360 00:31:04,166 --> 00:31:05,606 은퇴 시점이요? 361 00:31:05,666 --> 00:31:08,626 그렇게 열심히 일한 후에 은퇴라니… 362 00:31:09,083 --> 00:31:13,208 나는 이 일을 싫어했던 적이 없습니다 363 00:31:13,291 --> 00:31:16,458 내 일을 무척 사랑해서 364 00:31:16,541 --> 00:31:20,875 좀 더 발전하자는 각오로 이날까지 일해 왔습니다 365 00:31:20,958 --> 00:31:24,000 내 나이가 여든다섯이지만 366 00:31:24,083 --> 00:31:28,625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367 00:31:28,708 --> 00:31:30,916 네… 368 00:31:31,000 --> 00:31:32,791 내 생각은 그래요 369 00:31:32,875 --> 00:31:35,250 지로 씨가 은퇴하거나 370 00:31:35,333 --> 00:31:39,166 언젠가 일어날 불가피한 일을 생각해 보면 371 00:31:39,250 --> 00:31:45,166 그분이 만들던 수준의 스시는 다시 나오지 않겠지만 372 00:31:45,250 --> 00:31:50,750 요시카즈가 아버지의 업적을 이어받아 373 00:31:50,833 --> 00:31:55,500 지로 씨 스타일로 최고의 스시를 만든다면 374 00:31:55,583 --> 00:31:59,291 다른 요리사들도 지로 씨의 뜻을 이어받아 375 00:31:59,375 --> 00:32:05,041 스시에만 중점을 두는 식당이 번성하리라 봅니다 376 00:32:05,125 --> 00:32:10,875 요시카즈가 아버지 식당에서 가업을 잇기는 쉽지 않겠죠 377 00:32:14,416 --> 00:32:18,083 더 잘하더라도 아버지만 못하다 할 테고 378 00:32:18,166 --> 00:32:21,416 두 배로 더 잘 만들면 그때 가서야 379 00:32:21,500 --> 00:32:26,125 동등하다고 평가될 만큼 부친의 그늘이 대단합니다 380 00:32:29,125 --> 00:32:34,750 때론 아버지가 너무 성공하면 아들이 이를 뛰어넘지 못하죠 381 00:32:36,083 --> 00:32:40,500 제가 처음 일했던 곳은 요시노라는 유명한 식당인데 382 00:32:40,583 --> 00:32:44,291 아들이 물려받은 후 손님이 다 떠났어요 383 00:32:47,541 --> 00:32:49,017 무척 힘들 겁니다 384 00:32:49,041 --> 00:32:54,041 저는 대를 이을 사람이 없고 딸만 있어서 딱 좋습니다 385 00:32:59,958 --> 00:33:04,791 그 식당엔 지로 씨의 영혼이 늘 지켜보고 있겠죠 386 00:33:05,958 --> 00:33:10,416 지로 씨가 세상을 떠나면 힘들어질 겁니다 387 00:33:23,875 --> 00:33:29,083 아버지가 언제까지고 스시를 만드시면 좋겠지만 388 00:33:29,166 --> 00:33:32,708 언젠가는 제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야죠 389 00:33:33,833 --> 00:33:38,958 사람들은 아버지의 업적을 제가 지켜나가야 한다지만 390 00:33:39,041 --> 00:33:43,708 아버지처럼 탁월한 실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아요 391 00:33:43,791 --> 00:33:47,000 그래도 제가 아버지의 전통을 이어 나가야죠 392 00:34:13,541 --> 00:34:15,500 지로 씨는 칠순에 393 00:34:15,583 --> 00:34:18,703 담배를 피우다 쓰러져 시장을 못 가게 됐죠 394 00:34:19,916 --> 00:34:21,750 심근경색을 겪으신 후로 395 00:34:23,500 --> 00:34:26,791 수산시장에 가지 못하셨습니다 396 00:34:29,333 --> 00:34:31,517 지로 씨가 계속 시장에 가면 397 00:34:31,541 --> 00:34:33,851 아들이 일을 물려받지 못하니 398 00:34:33,875 --> 00:34:35,708 심근경색을 겪은 후 399 00:34:35,791 --> 00:34:40,166 그 일을 계기로 요시카즈가 시장에 다니게 됐죠 400 00:35:37,750 --> 00:35:42,166 "후지타 참치 중개인" 401 00:35:44,500 --> 00:35:47,208 이분이 단연코 최고입니다 402 00:35:47,291 --> 00:35:48,476 아닙니다 403 00:35:48,500 --> 00:35:52,833 NHK에서 방송도 제작하고 재방송까지 내보냈어요 404 00:35:54,875 --> 00:35:57,666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405 00:35:57,750 --> 00:36:02,458 제가 생선을 고르는 기준은 406 00:36:03,125 --> 00:36:05,642 다른 상인에 비해 좀 특이한데 407 00:36:05,666 --> 00:36:09,208 저를 믿어주시다니 뿌듯하네요 408 00:36:09,291 --> 00:36:12,211 저는 소위 좀 삐딱한 사람이거든요 409 00:36:12,583 --> 00:36:18,000 딱 봐서 마음에 들면 사거나 혹은 아예 안 삽니다 410 00:36:19,625 --> 00:36:24,333 참치를 열 마리 팔면 그중 하나가 최상품인데 411 00:36:24,416 --> 00:36:27,333 저는 그 최상품을 삽니다 412 00:36:46,583 --> 00:36:48,958 첫인상이 무척 중요해요 413 00:36:51,750 --> 00:36:55,625 경험과 직감으로 어떤 생선인지 판단해야죠 414 00:36:57,583 --> 00:37:00,383 살을 한 점 파서 확인합니다 415 00:37:01,750 --> 00:37:05,083 손으로 질감을 확인하면 416 00:37:05,166 --> 00:37:07,875 맛이 어떨지 감이 오죠 417 00:37:19,750 --> 00:37:22,590 그게 생선 고르기의 기본입니다 418 00:37:33,208 --> 00:37:34,791 안 좋네요 419 00:37:37,750 --> 00:37:40,750 여기 오면 참치가 많다던데 420 00:37:45,291 --> 00:37:46,875 여긴 아무것도 아니죠 421 00:39:12,791 --> 00:39:15,184 - 광어 어때요? - 싱싱해요 422 00:39:15,208 --> 00:39:17,041 네, 좋군요 423 00:39:17,125 --> 00:39:22,708 저분 조부께서는 붕장어의 신으로 불릴 만큼 424 00:39:22,791 --> 00:39:25,000 전설적인 인물이었죠 425 00:39:25,083 --> 00:39:28,708 개인적으로 뵌 적은 없지만 426 00:39:28,791 --> 00:39:30,333 명성을 들었습니다 427 00:39:33,000 --> 00:39:35,101 - 문어 있어요? - 네 428 00:39:35,125 --> 00:39:37,541 오늘 문어는 어디서 왔냐면 429 00:39:37,625 --> 00:39:39,017 - 사지마? - 요코스카 430 00:39:39,041 --> 00:39:40,561 요코스카, 그렇군요 431 00:39:42,000 --> 00:39:43,875 색이 너무 짙은가요? 432 00:39:43,958 --> 00:39:47,041 색깔은 어떻든 상관없습니다 433 00:39:47,125 --> 00:39:49,125 맛만 좋으면 되죠 434 00:39:49,208 --> 00:39:51,000 맛이 중요하니까 435 00:39:53,166 --> 00:39:57,125 이건 1.9kg 이건 2kg입니다 436 00:40:23,250 --> 00:40:28,291 우리 수산물을 아무한테나 팔지 않습니다 437 00:40:28,375 --> 00:40:30,041 진가를 아는 분께만 팔죠 438 00:40:32,458 --> 00:40:38,416 내 나이에도 새로운 기술을 속속 깨닫습니다 439 00:40:38,500 --> 00:40:42,708 다 안다 싶어도 결국 자기기만임을 깨닫고 나면 440 00:40:42,791 --> 00:40:44,458 기분만 우울해져요 441 00:40:59,041 --> 00:41:01,875 새우는 442 00:41:01,958 --> 00:41:04,125 단단하게 쥐어야죠 443 00:41:04,208 --> 00:41:05,875 힘을 꽉 줘서요 444 00:41:05,958 --> 00:41:09,541 살살 쥐면 새우가 빠져나갑니다 445 00:41:11,083 --> 00:41:14,708 오늘은 새우가 안 들어왔네요 446 00:41:14,791 --> 00:41:16,291 새우가 없어요 447 00:41:16,375 --> 00:41:17,684 다 팔린 게 아니죠 448 00:41:17,708 --> 00:41:19,188 다 팔렸다고 해요 449 00:41:20,208 --> 00:41:26,083 이 시장 전체에 자연산 새우가 고작 3kg 분량입니다 450 00:41:26,166 --> 00:41:27,791 그게 전부예요 451 00:41:29,583 --> 00:41:33,375 시장엔 항상 새우가 있을 것 같지만 452 00:41:33,458 --> 00:41:35,416 새우가 귀해요 453 00:41:36,500 --> 00:41:39,083 때론 아침에 새우를 보면 454 00:41:39,166 --> 00:41:42,458 '지로 씨에게 드려야겠다' 이럽니다 455 00:41:42,541 --> 00:41:44,291 제 장사 방식이죠 456 00:41:44,375 --> 00:41:46,500 돈은 상관없습니다 457 00:41:48,416 --> 00:41:50,642 요즘은 다들 쉬운 일만 찾고 458 00:41:50,666 --> 00:41:52,333 여가를 많이 누리고 459 00:41:52,416 --> 00:41:54,500 돈을 많이 벌려 하지만 460 00:41:54,583 --> 00:41:58,750 기술을 연마할 생각을 하지 않죠 461 00:41:58,833 --> 00:42:02,833 지로 씨 식당 같은 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462 00:42:03,708 --> 00:42:07,083 평생 천직에 종사하는 겁니다 463 00:42:07,166 --> 00:42:11,416 힘들어서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464 00:42:11,500 --> 00:42:15,291 - 그런 경우가 많아요? - 갑자기 관두고 사라지죠 465 00:42:15,375 --> 00:42:17,958 알리지도 않고 그만둬요 466 00:42:18,041 --> 00:42:21,121 - 제일 빨리 관둔 경우는요? - 하루요 467 00:42:24,041 --> 00:42:24,958 하루요 468 00:42:25,041 --> 00:42:27,841 아침에 와서 저녁때 관뒀어요 469 00:42:33,750 --> 00:42:36,630 저는 예전부터 빠른 걸 좋아해서 470 00:42:36,666 --> 00:42:39,083 전투기 조종사를 꿈꿨는데 471 00:42:39,166 --> 00:42:42,083 시력 나쁜 사람은 안 받아줘서 472 00:42:42,166 --> 00:42:44,333 카레이서를 꿈꿨지만 473 00:42:44,416 --> 00:42:47,291 그때는 돈이 많지 않았죠 474 00:42:47,375 --> 00:42:50,625 경주용 차가 너무 비싸 스폰서가 필요한데 475 00:42:50,708 --> 00:42:55,583 어릴 적엔 커서 반드시 F1 레이서가 될 거라고 476 00:42:55,666 --> 00:42:57,458 확신했습니다 477 00:42:57,541 --> 00:43:00,916 - 스피드광이세요? - 네, 속도에 푹 빠졌죠 478 00:43:02,458 --> 00:43:06,125 내가 모는 차는 최고 시속이 300km쯤 됩니다 479 00:43:11,750 --> 00:43:13,541 숀, 물건 받으러 왔어요 480 00:43:13,625 --> 00:43:16,291 푸성귀 잎이랑 481 00:43:16,375 --> 00:43:19,416 황마가 좀 필요하대요 482 00:43:19,500 --> 00:43:22,625 - 어떻게 지내세요? - 별로 안 좋아요 483 00:43:22,708 --> 00:43:24,541 이만 은퇴하고 싶어요 484 00:43:24,625 --> 00:43:26,375 일하기 싫어요? 485 00:43:26,458 --> 00:43:30,333 - 아버님은 열심히 하시죠? - 그럼요 486 00:43:30,416 --> 00:43:32,208 저보다 열심히 하세요 487 00:43:32,291 --> 00:43:35,291 힘이 넘치시거든요 488 00:43:35,375 --> 00:43:37,916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489 00:43:54,416 --> 00:43:58,000 지로 씨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은 490 00:43:58,083 --> 00:44:00,000 공짜로 배우지만 491 00:44:00,083 --> 00:44:02,500 10년간 수련해야 합니다 492 00:44:02,583 --> 00:44:04,166 10년을 견디면 493 00:44:04,250 --> 00:44:07,958 일류 요리사로 인정받을 기술이 쌓입니다 494 00:44:31,416 --> 00:44:35,625 지로 씨 식당에 신입 제자가 없어 안타까워요 495 00:44:35,708 --> 00:44:39,000 필요한 기술을 익히려면 10년이 걸리니 496 00:44:39,083 --> 00:44:42,666 다른 분야에 비해 기간이 길죠 497 00:44:54,208 --> 00:44:57,208 언제 스시 요리사가 될 결심을 했죠? 498 00:44:57,250 --> 00:44:58,958 열일곱 살 무렵이요 499 00:44:59,041 --> 00:45:01,958 직업이 있어야겠는데 500 00:45:02,041 --> 00:45:04,208 뭘 할지 막막했어요 501 00:45:04,291 --> 00:45:07,291 음식과 관련된 특별한 일을 원했고 502 00:45:07,375 --> 00:45:10,916 스시는 참 멋진 음식이다 싶어서 503 00:45:11,000 --> 00:45:12,400 마음을 굳혔죠 504 00:45:13,083 --> 00:45:16,333 여기 오기 전 식당 몇 곳에서 시식했지만 505 00:45:16,416 --> 00:45:18,500 여기 스시가 최고여서 506 00:45:18,583 --> 00:45:20,103 이곳에 지원했습니다 507 00:45:20,791 --> 00:45:22,666 여기는 다른 곳과는 508 00:45:22,750 --> 00:45:24,625 분위기가 확실히 달랐어요 509 00:45:26,250 --> 00:45:30,833 혼자 와서 스시를 맛본 게 제 나이 스물넷이었으니 510 00:45:30,916 --> 00:45:33,291 긴장할 수밖에 없었죠 511 00:45:33,375 --> 00:45:35,559 - 아버지가 만드셨나? - 형님이요 512 00:45:35,583 --> 00:45:36,823 내가? 513 00:45:38,041 --> 00:45:39,833 먹을 때 무척 긴장됐어요 514 00:45:39,916 --> 00:45:41,434 난 기억 안 나는데 515 00:45:41,458 --> 00:45:44,258 이제 너희도 꿈을 이루는구나 516 00:45:46,041 --> 00:45:48,250 선택을 후회할지도 모르지 517 00:45:49,875 --> 00:45:51,666 자, 일하자 518 00:45:58,708 --> 00:46:01,559 다들 지로 씨를 만족시키려 하고 519 00:46:01,583 --> 00:46:04,916 모든 게 지로 씨에게 달렸습니다 520 00:46:05,583 --> 00:46:09,041 지로 씨는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마스터와 같죠 521 00:48:01,666 --> 00:48:06,333 지로 씨 식당 일은 뜨거운 수건 짜기로 시작합니다 522 00:48:06,416 --> 00:48:09,750 수습생은 손으로 수건을 잘 짜야 하는데 523 00:48:09,833 --> 00:48:11,934 너무 뜨거워 손을 데곤 해요 524 00:48:11,958 --> 00:48:14,684 일본식의 고된 훈련 방식입니다 525 00:48:14,708 --> 00:48:17,666 일단 수건부터 제대로 짜고 526 00:48:17,750 --> 00:48:21,541 수건 짜기 다음은 생선 손질입니다 527 00:48:21,625 --> 00:48:25,208 10년이 지나면 달걀 요리를 시키죠 528 00:48:32,916 --> 00:48:36,833 달걀 스시 만드는 연습을 오래전부터 해서 529 00:48:38,958 --> 00:48:42,083 제가 잘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530 00:48:44,875 --> 00:48:49,250 하지만 실제로 만들어보니 계속 실패했어요 531 00:48:55,041 --> 00:48:58,791 하루에 간신히 네 판 만드는 데 그쳤는데 532 00:49:00,125 --> 00:49:03,500 좋지 않다는 평만 거듭 들어서 533 00:49:03,583 --> 00:49:06,750 절대로 합격점을 못 받겠구나 싶었죠 534 00:49:06,833 --> 00:49:09,791 서너 달인가 아니, 반년쯤 지나 535 00:49:09,875 --> 00:49:13,035 200여 개를 만들었는데 다 퇴짜를 맞았어요 536 00:49:25,500 --> 00:49:28,416 마침내 한 판을 잘 만들었더니 537 00:49:28,500 --> 00:49:31,142 지로 씨가 '이제 됐다' 하셔서 538 00:49:31,166 --> 00:49:34,250 기쁘다 못해 눈물이 났습니다 539 00:49:35,958 --> 00:49:41,416 가까스로 스승님한테서 장인으로 인정받게 된 겁니다 540 00:49:54,000 --> 00:49:57,080 '저를 장인이라고 하셨죠?' 이런 생각에 541 00:49:59,083 --> 00:50:02,458 정말 기뻐서 손을 이러고 싶었지만 542 00:50:02,541 --> 00:50:03,901 자제했습니다 543 00:50:05,916 --> 00:50:09,166 참으로 오랫동안 노력해 인정을 받게 됐죠 544 00:50:35,250 --> 00:50:38,708 나카자와가 자기 식당을 열면 545 00:50:38,791 --> 00:50:41,666 다케시타와 마스다는 546 00:50:41,750 --> 00:50:46,041 나카자와가 하던 일을 하게 되고 547 00:50:46,125 --> 00:50:50,791 다케시타와 마스다가 하던 일은 548 00:50:50,875 --> 00:50:55,041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하게 됩니다 549 00:50:57,750 --> 00:50:59,583 내가 시식해 볼게 550 00:51:09,458 --> 00:51:11,000 좀 더 얇게 저며 551 00:51:11,083 --> 00:51:12,500 네 552 00:51:18,291 --> 00:51:20,392 - 단단한 정도는 괜찮아 - 네 553 00:51:20,416 --> 00:51:23,458 하지만 생선을 얇게 저며야 해 554 00:51:23,541 --> 00:51:24,458 네 555 00:51:24,541 --> 00:51:27,291 너무 세게 누르지는 말고 556 00:51:27,875 --> 00:51:29,958 요시카즈 씨는 557 00:51:30,041 --> 00:51:33,583 스시를 누를 때 병아리 다루듯 해야 558 00:51:33,666 --> 00:51:37,958 스시가 으깨지지 않는다고 주의를 주십니다 559 00:51:38,041 --> 00:51:41,541 하지만 말로 배울 수 있는 건 많지 않죠 560 00:51:41,625 --> 00:51:44,750 제가 계속 연습해야 합니다 561 00:51:45,666 --> 00:51:47,583 와사비가 너무 많아 562 00:51:50,708 --> 00:51:53,642 - 매워서 눈물 나겠다 - 죄송합니다 563 00:51:53,666 --> 00:51:56,586 - 와사비를 방금 갈았지? - 네 564 00:52:00,166 --> 00:52:03,166 - 그래, 잘했어 - 네, 감사합니다 565 00:52:41,500 --> 00:52:43,250 이제부터라고 생각해요 566 00:52:45,000 --> 00:52:48,875 녀석은 아직 갈 길이 멀어요 567 00:52:48,958 --> 00:52:51,958 하지만 발전할 겁니다 568 00:52:54,125 --> 00:52:56,541 열심히 하기에 달렸죠 569 00:53:33,041 --> 00:53:37,416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면 맛있는 걸 먹어 봐야죠 570 00:53:41,000 --> 00:53:43,041 재료의 질도 중요하지만 571 00:53:43,125 --> 00:53:48,416 좋고 나쁜 걸 선별하는 미각을 키워야 합니다 572 00:53:49,041 --> 00:53:52,875 좋은 미각 없이는 맛있는 요리를 못해요 573 00:53:56,541 --> 00:54:01,125 손님보다 미감이 떨어지면 손님을 감동시키지 못하죠 574 00:54:03,416 --> 00:54:08,583 미각과 후각이 뛰어난 사람이라 하면 575 00:54:08,666 --> 00:54:12,458 프랑스의 요리 명인 조엘 로부숑이 떠올라요 576 00:54:12,541 --> 00:54:16,541 나도 그분만큼 민감했으면 좋겠습니다 577 00:54:17,541 --> 00:54:20,958 내 후각도 무척 좋은 편이지만 578 00:54:21,041 --> 00:54:22,601 그분은 차원이 다르죠 579 00:54:22,916 --> 00:54:24,583 무척 민감하신 분입니다 580 00:54:26,708 --> 00:54:29,017 그분처럼 미각과 후각이 탁월하면 581 00:54:29,041 --> 00:54:31,041 내 요리도 더 발전하겠죠 582 00:54:43,250 --> 00:54:44,570 안녕하세요 583 00:54:44,625 --> 00:54:48,416 "히로미치 쌀 중개인" 584 00:54:48,500 --> 00:54:50,958 쌀에 관한 모든 걸 알고 585 00:54:51,041 --> 00:54:53,041 일반적인 중개인들과는 달리 586 00:54:54,875 --> 00:54:58,125 정말 많이 아는 분입니다 587 00:54:58,208 --> 00:55:01,048 그래서 우리가 이분을 신뢰하죠 588 00:55:01,500 --> 00:55:04,460 때론 사기꾼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589 00:55:09,791 --> 00:55:13,250 다카시의 식당 인근 호텔 사람들이 왔기에 590 00:55:13,333 --> 00:55:17,333 지로 씨가 아니면 다루지 못할 쌀이라고 답했죠 591 00:55:17,416 --> 00:55:19,934 - 하얏트 호텔이었어요 - 그랜드 하얏트요 592 00:55:19,958 --> 00:55:21,601 - 네 - 쌀을 사겠대요? 593 00:55:21,625 --> 00:55:23,625 절대 안 판다고 했죠 594 00:55:23,708 --> 00:55:27,416 행여 내가 쌀을 팔고 싶어도 595 00:55:27,500 --> 00:55:33,416 그 쌀로 밥을 짓는 방법은 지로 씨만 안다고 했습니다 596 00:55:33,500 --> 00:55:38,166 지로 씨가 그 호텔에 쌀을 팔라고 하면 팔겠지만 597 00:55:38,250 --> 00:55:41,210 그 호텔이 요구한다고 팔지는 않아요 598 00:55:41,250 --> 00:55:44,833 다들 우리 밥을 좋아해서 그 호텔도 그 쌀을 원해요 599 00:55:44,916 --> 00:55:46,833 밥을 할 줄 알아야죠 600 00:55:46,916 --> 00:55:49,101 - 그렇겠죠 - 그럼요 601 00:55:49,125 --> 00:55:54,250 이분 쌀로 밥을 지으려면 탁월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602 00:55:54,333 --> 00:55:59,291 제대로 밥도 못 지을 쌀을 사서 뭐 하겠어요? 603 00:55:59,375 --> 00:56:02,833 밥 짓기에 쉽지 않은 쌀이죠? 604 00:56:02,916 --> 00:56:05,796 밥을 입으로 짓는 건 아니잖아요 605 00:56:21,875 --> 00:56:27,208 밥을 지을 때 압력을 많이 가합니다 606 00:56:28,375 --> 00:56:31,916 두 손으로 들어야 할 만큼 뚜껑도 무겁고 607 00:56:32,708 --> 00:56:36,041 물을 담은 큰 통을 그 위에 얹어요 608 00:56:38,916 --> 00:56:43,083 우리 식당에서 쓰는 쌀로 밥을 지으려면 609 00:56:43,166 --> 00:56:46,000 압력을 많이 가해야 합니다 610 00:56:46,708 --> 00:56:52,541 밥 지을 때 이렇게 압력을 많이 가하는 식당도 없겠지만 611 00:56:52,625 --> 00:56:54,291 우리는 괜찮습니다 612 00:56:54,375 --> 00:56:57,184 우리 식당은 좋은 쌀로 밥을 짓고 613 00:56:57,208 --> 00:57:00,048 다른 데선 흉내도 못 내니까요 614 00:57:05,458 --> 00:57:11,333 지어 놓은 밥의 온도도 무척 중요합니다 615 00:57:15,750 --> 00:57:18,666 스시는 차갑다고들 생각하지만 616 00:57:18,750 --> 00:57:21,833 밥 온도는 체온과 같은 정도가 617 00:57:21,916 --> 00:57:23,583 제일 좋습니다 618 00:57:23,666 --> 00:57:27,625 그래서 밥이 식지 않게 하는 방법도 고안했죠 619 00:57:31,833 --> 00:57:35,958 생선의 온도와 신선도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620 00:57:36,041 --> 00:57:38,841 장인의 솜씨와 감이 중요하죠 621 00:57:44,208 --> 00:57:47,041 적당한 때를 가늠해야 합니다 622 00:57:47,125 --> 00:57:52,333 그런 적당한 때에 통달해 스시를 만들기가 힘든데 623 00:57:52,416 --> 00:57:56,500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직감을 발전시켜야죠 624 00:58:01,208 --> 00:58:05,625 스시는 완성되자마자 먹어야 가장 맛있습니다 625 00:58:09,000 --> 00:58:11,291 감칠맛이란 이런 거죠 626 00:58:11,375 --> 00:58:14,295 감칠맛은 원래 있는 맛이 아닙니다 627 00:58:16,833 --> 00:58:20,333 - 언제냐면 - 초밥용 밥과 간장의… 628 00:58:20,416 --> 00:58:23,336 향미의 균형에서 우러나는 느낌이죠 629 00:58:28,208 --> 00:58:29,625 예를 들어 630 00:58:29,708 --> 00:58:31,625 좋은 맥주를 마실 때 631 00:58:31,708 --> 00:58:34,476 다 마시고는 '아!'하고 감탄해요 632 00:58:34,500 --> 00:58:36,458 그런 게 감칠맛이죠 633 00:58:36,541 --> 00:58:38,833 또는 목욕을 하면서 634 00:58:38,916 --> 00:58:42,375 기분이 좋아서 '아!'할 때의 느낌입니다 635 00:58:51,333 --> 00:58:54,875 맛있는 스시의 생명은 조화에 있습니다 636 00:58:54,958 --> 00:58:59,041 초로 맛을 낸 밥과 위에 얹는 재료의 일체감이 필수죠 637 00:58:59,125 --> 00:59:02,416 그런 조화 없이는 맛이 없습니다 638 00:59:02,500 --> 00:59:03,940 순서도 중요해요 639 00:59:04,000 --> 00:59:07,416 일본 정식 요리에는 순서가 있는데 640 00:59:07,500 --> 00:59:10,101 더운 음식, 찬 음식 등 메뉴의 641 00:59:10,125 --> 00:59:11,725 흐름과 기복이 있습니다 642 00:59:11,791 --> 00:59:15,875 그 개념을 지로 씨는 10년 전부터 고민하셨고 643 00:59:15,958 --> 00:59:18,416 7년 전에 착안한 메뉴가 644 00:59:18,500 --> 00:59:21,226 '요리사의 추천 코스 메뉴'입니다 645 00:59:21,250 --> 00:59:24,125 츠키지 시장의 온갖 생선 중 646 00:59:24,208 --> 00:59:27,041 최상품 생선만 엄선해 647 00:59:27,125 --> 00:59:30,208 그날그날의 코스 메뉴를 만듭니다 648 00:59:30,291 --> 00:59:34,916 운 좋게도 저는 그 코스를 맛보는 첫 손님이 됐는데 649 00:59:35,000 --> 00:59:38,000 스시를 먹는 순간 음악을 듣는 듯했죠 650 00:59:38,083 --> 00:59:41,123 지로 씨의 스시 코스는 협주곡 같습니다 651 00:59:44,458 --> 00:59:47,267 코스 메뉴는 3악장으로 구분됩니다 652 00:59:47,291 --> 00:59:50,416 참치나 전어 같은 고전적인 메뉴는 653 00:59:50,500 --> 00:59:52,291 1악장에 배치됩니다 654 00:59:54,375 --> 00:59:57,166 "광어" 655 01:00:02,125 --> 01:00:05,291 "오징어" 656 01:00:09,708 --> 01:00:13,208 "전갱이" 657 01:00:20,750 --> 01:00:24,083 "참치 붉은살" 658 01:00:29,750 --> 01:00:33,041 "참치 중뱃살" 659 01:00:37,333 --> 01:00:40,833 "참치 대뱃살" 660 01:00:45,375 --> 01:00:49,333 "전어" 661 01:00:49,416 --> 01:00:52,375 2악장에 등장하는 메뉴는 662 01:00:52,458 --> 01:00:56,125 그날 잡은 신선한 생선으로 만듭니다 663 01:01:01,083 --> 01:01:04,125 "대합" 664 01:01:05,166 --> 01:01:06,976 여름이면 여름 겨울이면 겨울 665 01:01:07,000 --> 01:01:11,916 그 철에만 시장에 들어오는 생선으로 정갈히 만듭니다 666 01:01:12,708 --> 01:01:16,000 "줄무늬 전갱이" 667 01:01:18,000 --> 01:01:21,291 어떤 생선은 회로 어떤 건 익혀서 내죠 668 01:01:21,833 --> 01:01:25,083 "보리새우" 669 01:01:27,000 --> 01:01:30,958 2악장은 즉흥곡, 아니 협주곡 독주라고나 할까요? 670 01:01:33,208 --> 01:01:36,250 "학꽁치" 671 01:01:38,208 --> 01:01:42,416 "문어" 672 01:01:42,500 --> 01:01:48,458 3악장은 붕장어와 달걀 박고지 김말이로 마무리합니다 673 01:01:50,791 --> 01:01:53,958 "고등어" 674 01:01:59,083 --> 01:02:02,291 "성게알" 675 01:02:06,916 --> 01:02:10,208 "개량조개" 676 01:02:14,708 --> 01:02:17,791 "연어알" 677 01:02:19,083 --> 01:02:23,291 스시는 마치 음악처럼 역동적으로 등장합니다 678 01:02:25,625 --> 01:02:29,166 스시마다 지로 씨의 철학이 담겼죠 679 01:02:31,083 --> 01:02:34,375 "붕장어" 680 01:02:39,208 --> 01:02:42,375 "박고지 김말이" 681 01:02:47,250 --> 01:02:50,458 "달걀" 682 01:03:00,166 --> 01:03:02,041 멋있네요 683 01:03:02,125 --> 01:03:05,333 우리를 무척 세심하게 지켜보십니다 684 01:03:05,416 --> 01:03:07,125 그렇군요 685 01:03:08,500 --> 01:03:12,541 손님의 성별에 따라 스시 크기를 달리 만듭니다 686 01:03:16,000 --> 01:03:19,333 같은 크기로 만들면 식사 속도가 달라서 687 01:03:19,416 --> 01:03:22,625 여자 손님께는 작게 만든 스시를 드려서 688 01:03:22,708 --> 01:03:25,559 식사를 동시에 마치게끔 배려하죠 689 01:03:25,583 --> 01:03:27,791 정말 놀랍네요 690 01:03:27,875 --> 01:03:30,958 남녀가 여기저기 섞여 앉으면 691 01:03:31,041 --> 01:03:33,250 헷갈리지 않나요? 692 01:03:33,333 --> 01:03:36,375 일단 앉으신 순서를 외웁니다 693 01:03:36,458 --> 01:03:40,708 남자, 여자, 여자, 남자 이런 식으로요 694 01:03:40,791 --> 01:03:45,875 손님이 왼손잡이면 지로 씨는 스시를 왼편에 내죠 695 01:03:45,958 --> 01:03:49,791 손님 특성에 맞추시는군요 696 01:03:50,708 --> 01:03:53,434 내가 왼손잡이라 왼손잡이의 심정을 압니다 697 01:03:53,458 --> 01:03:57,625 정말 배려가 깊으시네요 698 01:03:57,708 --> 01:04:01,125 지로 씨는 예전보다 요즘에 스시를 더 많이 만드시죠 699 01:04:03,291 --> 01:04:06,458 손님이 술과 다른 요리를 먼저 드신 후 700 01:04:06,541 --> 01:04:10,291 스시를 드시던 때는 네댓 개 정도만 드셔도 701 01:04:10,375 --> 01:04:12,375 배가 불러 더 못 드셨죠 702 01:04:12,458 --> 01:04:17,041 하지만 지금은 스시만 드려서 한 분당 20개쯤 드십니다 703 01:04:17,125 --> 01:04:22,708 지로 씨는 미슐랭 평점 별 셋을 받은 최고령 요리사로 704 01:04:22,791 --> 01:04:25,711 기네스북 세계 신기록 보유자입니다 705 01:04:25,791 --> 01:04:30,250 지로 씨처럼 밤낮으로 일하는 팔순 노인은 또 없죠 706 01:04:30,875 --> 01:04:35,875 지로 씨는 일본 정부가 명장에게 주는 상도 받았는데 707 01:04:35,958 --> 01:04:40,125 낮 시간에 시상식에 참석하셨다가 708 01:04:40,208 --> 01:04:42,375 저녁에 일하러 오셨어요 709 01:04:42,458 --> 01:04:45,338 가만 앉아 있으려니 피곤하셨대요 710 01:04:47,541 --> 01:04:52,250 좋은 참치를 확보하면 기분이 좋죠 711 01:04:52,333 --> 01:04:53,684 스시를 만드노라면 712 01:04:53,708 --> 01:04:56,625 승리감을 맛봅니다 713 01:04:56,708 --> 01:04:58,208 그만큼 기쁘죠 714 01:05:00,666 --> 01:05:03,351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15 01:05:03,375 --> 01:05:04,392 감사합니다 716 01:05:04,416 --> 01:05:07,576 - 감사합니다, 애써 주세요 - 건강하십시오 717 01:05:08,166 --> 01:05:10,267 - 감사합니다 - 정말 맛있었어요 718 01:05:10,291 --> 01:05:13,166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719 01:05:13,791 --> 01:05:17,833 마지막 날까지 최고의 생선으로 스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720 01:05:19,291 --> 01:05:24,833 요시카즈와 저는 밤마다 다음 날 일을 의논하는데 721 01:05:24,916 --> 01:05:28,666 요시카즈 말에 따르면 좋은 생선이 드물지만 722 01:05:28,750 --> 01:05:33,083 그래도 용케 그날그날 충분한 양을 사 옵니다 723 01:05:34,250 --> 01:05:37,625 피조개가 하나둘 사라지면서 724 01:05:37,708 --> 01:05:40,750 좋은 해산물을 구하기 힘들어지더니 725 01:05:40,833 --> 01:05:43,000 좋은 대합이 사라지더군요 726 01:05:43,083 --> 01:05:46,375 예전엔 좋은 붕장어는 구하기 쉬웠는데 727 01:05:46,458 --> 01:05:47,958 이제는 없어요 728 01:05:49,208 --> 01:05:51,000 스시 레스토랑 주인이라면 729 01:05:51,083 --> 01:05:56,416 몇 가지 생선의 대체 품목을 물색해야겠지만 730 01:05:56,500 --> 01:05:59,620 참치를 뭐로 대신할까요? 내 생각엔 없어요 731 01:06:01,291 --> 01:06:04,541 하지만 내가 젊었을 때는 732 01:06:04,625 --> 01:06:06,265 지금과 달리 시장에 가면 733 01:06:06,333 --> 01:06:10,333 좋은 생선이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734 01:06:10,416 --> 01:06:13,250 예전엔 시장에 가면 735 01:06:13,333 --> 01:06:15,041 갓 자른 큰 참치가 있었고 736 01:06:15,125 --> 01:06:18,208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샀죠 737 01:06:18,291 --> 01:06:21,750 다른 생선도 마찬가지였는데 738 01:06:23,041 --> 01:06:24,750 이젠 아니에요 739 01:06:27,875 --> 01:06:29,916 우리 어릴 적에는 740 01:06:30,000 --> 01:06:33,833 스시가 너무 비싸 자주 먹지 못했습니다 741 01:06:38,083 --> 01:06:42,041 요즘은 회전 스시 레스토랑과 스시 도시락으로 쉽게 접해 742 01:06:42,125 --> 01:06:45,875 스시가 흔하다 보니 생선이 모자라게 됐죠 743 01:06:49,958 --> 01:06:52,208 문제는 남획입니다 744 01:06:52,291 --> 01:06:54,500 참치 수는 해마다 줄고 745 01:06:55,666 --> 01:07:00,458 100kg급이 될 때까지 10년이 걸리는데 746 01:07:00,541 --> 01:07:05,708 그물과 저인망으로 마구 잡아 새끼 고기까지 걸려듭니다 747 01:07:05,791 --> 01:07:11,333 그래서 큰 고기만 잡도록 하는 규제가 필요합니다 748 01:07:11,416 --> 01:07:15,083 덜 자란 고기까지 잡으면 전체 개체 수가 줄죠 749 01:07:20,625 --> 01:07:26,416 장사를 하더라도 그저 이윤만 생각하지 말고 750 01:07:26,500 --> 01:07:31,958 자원 보존과 이윤의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751 01:07:46,416 --> 01:07:50,041 물고기가 없다면 우리로서는 752 01:07:50,125 --> 01:07:52,625 장사가 불가능합니다 753 01:07:52,708 --> 01:07:56,666 하지만 물고기가 많더라도 멸종할 때까지 754 01:07:56,750 --> 01:07:58,500 마구 잡으면 안 돼요 755 01:07:58,583 --> 01:08:01,833 후손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756 01:08:01,916 --> 01:08:05,416 이 문제를 염두에 둬야만 합니다 757 01:08:19,458 --> 01:08:21,833 "8월의 어느 일요일" 758 01:08:21,916 --> 01:08:26,750 "지로는 고향 하마마츠에 가서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났다" 759 01:08:30,791 --> 01:08:33,666 - 잘 오셨어요 - 환영합니다 760 01:08:33,750 --> 01:08:36,470 오랜만이네 어떻게 지내? 761 01:08:37,916 --> 01:08:39,934 - 잘 지내? - 물론 잘 지내지 762 01:08:39,958 --> 01:08:41,226 아직 젊으니까 763 01:08:41,250 --> 01:08:42,650 무슨 소리야? 764 01:08:42,708 --> 01:08:44,958 저쪽은 내 맏아들 765 01:08:45,041 --> 01:08:46,666 지로를 꼭 닮았네 766 01:08:48,791 --> 01:08:51,625 이렇게 모여줘서 정말 고마워 767 01:08:59,000 --> 01:09:02,541 지로랑 이 친구가 1학년 때 768 01:09:02,625 --> 01:09:05,458 말썽쟁이로 악명이 높았어 769 01:09:05,541 --> 01:09:08,226 애들을 괴롭힌 건 내가 아니라 770 01:09:08,250 --> 01:09:09,570 이 친구지 771 01:09:11,291 --> 01:09:14,125 말썽 대장은 이 친구였고 772 01:09:14,208 --> 01:09:15,750 난 그다음이었어 773 01:09:16,708 --> 01:09:20,625 그러다가 네가 학교에 있을 때 774 01:09:20,708 --> 01:09:24,500 내가 징용군한테 도시락 배달을 했는데 775 01:09:24,583 --> 01:09:28,041 이 친구가 애들을 모아 창가에서 내려다보며 776 01:09:28,125 --> 01:09:31,365 '쟤가 나를 괴롭혔어요!' 하고 소리를 지르더군 777 01:09:34,166 --> 01:09:37,086 난 이 친구뿐 아니라 다 괴롭혔지 778 01:09:59,750 --> 01:10:03,291 아무도 없네 말도 없이 들어와서 화내시겠다 779 01:10:03,375 --> 01:10:05,083 절에선 손뼉 치지 마 780 01:10:05,166 --> 01:10:08,125 절에선 손뼉 치면 안 되지 781 01:10:08,208 --> 01:10:10,083 신사가 아니니까 782 01:10:10,166 --> 01:10:11,958 나쁜 일 생겨 783 01:10:12,041 --> 01:10:15,001 괜찮아 나쁜 짓 한 것도 아닌데 뭐 784 01:10:17,125 --> 01:10:19,083 다들 어디 있지? 785 01:10:36,333 --> 01:10:38,708 여기 정말 오랜만에 오네 786 01:10:43,125 --> 01:10:44,875 꽃이 다 죽었어 787 01:10:44,958 --> 01:10:47,208 그래, 거기에 물만 부어 788 01:10:47,291 --> 01:10:49,500 꽃 가져올 걸 그랬네요 789 01:10:49,583 --> 01:10:51,250 다음에 갖고 오자 790 01:10:58,000 --> 01:11:00,934 부모님께 신세 진 것도 없는데 왜 왔지? 791 01:11:00,958 --> 01:11:05,166 무덤 앞에서 그런 말씀 하시면 벌 받아요 792 01:11:06,708 --> 01:11:08,583 거미줄이 참 많네 793 01:11:30,666 --> 01:11:34,333 예전에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 794 01:11:34,416 --> 01:11:36,500 나는 어땠느냐면 795 01:11:36,583 --> 01:11:39,333 못 말리는 악동이었습니다 796 01:11:39,416 --> 01:11:41,875 학교에 초대를 받았어요 797 01:11:41,958 --> 01:11:45,250 연설을 해달라는데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할지 798 01:11:45,333 --> 01:11:49,916 악동처럼 장난도 치라고 할지 확신이 안 서더군요 799 01:11:50,000 --> 01:11:53,250 애들한테 해줄 말이 막막했죠 800 01:11:54,375 --> 01:11:58,750 공부 열심히 한다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고 801 01:11:58,833 --> 01:12:01,166 악동이라고 해도 802 01:12:01,250 --> 01:12:04,916 나처럼 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를 803 01:12:05,000 --> 01:12:07,708 해주면 좋겠다 싶었지만 804 01:12:08,958 --> 01:12:14,333 내가, 악동이라도 훗날 나처럼 성공한다고 말했다가 805 01:12:14,416 --> 01:12:18,458 다들 악동이 되어버리면 그것도 문제죠 806 01:12:18,541 --> 01:12:24,166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요 807 01:13:08,875 --> 01:13:12,458 방송으로 우리 식당을 보시고 808 01:13:12,541 --> 01:13:15,083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809 01:13:15,166 --> 01:13:20,041 주로 내가 방송에 나오고 내가 스시를 만드니 810 01:13:20,125 --> 01:13:22,583 손님들도 그런 걸 기대하죠 811 01:13:23,458 --> 01:13:26,250 나카자와는 생선을 나르고 812 01:13:27,166 --> 01:13:30,416 요시카즈는 생선을 자르기만 하고 813 01:13:30,500 --> 01:13:33,500 주방에선 쉬운 일만 하고 814 01:13:33,583 --> 01:13:36,142 스시 만들기가 제일 힘든 줄 알지만 815 01:13:36,166 --> 01:13:41,541 내 앞에 생선이 오기 전에 스시의 95퍼센트가 완성돼요 816 01:13:41,625 --> 01:13:45,875 일을 제일 적게 하는 나는 거드름 피우며 서 있고 817 01:13:45,958 --> 01:13:50,208 이 친구들한테 모든 준비를 맡기는데 818 01:13:50,916 --> 01:13:53,796 내가 제일 운이 좋다고나 할까요 819 01:13:54,125 --> 01:13:57,375 손님들은 아버지가 준비도 다 하는 줄 알아요 820 01:13:58,916 --> 01:14:02,116 - 그럴 거예요 - 아버지가 다 하는 줄 알죠 821 01:14:02,583 --> 01:14:04,375 하지만 한편으로 822 01:14:04,458 --> 01:14:07,267 다 나한테서 배워서 하는 일이죠 823 01:14:07,291 --> 01:14:09,809 스시는 오해하기 쉬운 걸까요? 824 01:14:09,833 --> 01:14:12,041 만드는 동작이 화려하니까 825 01:14:12,125 --> 01:14:13,226 그래서 오해하죠 826 01:14:13,250 --> 01:14:17,041 튀김, 국수에 비해 스시 요리사는 827 01:14:17,125 --> 01:14:19,267 훨씬 더 멋있게 움직이니까요 828 01:14:19,291 --> 01:14:22,451 - 그럴 겁니다 - 스시 요리는 공연 같아요 829 01:14:22,500 --> 01:14:24,458 일리가 있습니다 830 01:14:24,541 --> 01:14:26,833 내가 제일 덕 보고 있지요 831 01:14:28,041 --> 01:14:31,416 계속 일하지 않으면 내 몸은 무용지물입니다 832 01:14:31,500 --> 01:14:34,208 몸이 말을 안 듣거나 833 01:14:34,291 --> 01:14:37,666 내가 식당에 있는 꼴이 흉하면 은퇴해야죠 834 01:14:37,750 --> 01:14:39,916 결정은 내 몫이 아니라 835 01:14:40,000 --> 01:14:42,583 손님들이 보시기에 내가 836 01:14:42,666 --> 01:14:45,291 너무 늙고 약하면 837 01:14:45,375 --> 01:14:48,500 나로서도 은퇴하는 수밖에요 838 01:14:48,583 --> 01:14:51,166 여든다섯에 일을 그만뒀다면 839 01:14:51,250 --> 01:14:54,458 따분해서 못 견뎠을 겁니다 840 01:14:54,541 --> 01:14:56,375 집에서도 쫓겨났겠죠 841 01:14:57,666 --> 01:15:00,125 가족한테 성가신 존재니까요 842 01:15:01,166 --> 01:15:06,375 나는 그간 똑같은 일을 지난 75년 동안 843 01:15:06,458 --> 01:15:09,666 계속해 와서 844 01:15:09,750 --> 01:15:12,625 쉬어 가기가 힘듭니다 845 01:15:12,708 --> 01:15:16,166 내가 마지막 세대인 것 같아요 846 01:15:21,000 --> 01:15:25,000 미슐랭 평가단은 지로의 스시가 매번 놀랍다고 했고 847 01:15:25,083 --> 01:15:29,333 별 셋은 이런 식당을 위한 평점이라고 했습니다 848 01:15:32,250 --> 01:15:36,208 한편 미슐랭이 처음 이 식당을 확인할 때 849 01:15:36,291 --> 01:15:40,125 지로 씨가 스시를 만든 게 아니라 850 01:15:40,208 --> 01:15:42,541 요시카즈가 만들었더군요 851 01:16:41,125 --> 01:16:43,726 내 바람 같아서는 아들 둘이 852 01:16:43,750 --> 01:16:47,708 계속해줬으면 합니다 853 01:16:47,791 --> 01:16:52,041 둘 다 각자의 식당을 경영하겠지요 854 01:16:57,250 --> 01:16:59,500 "스키야바시 지로 스시" 855 01:16:59,583 --> 01:17:04,583 다른 제자에 비해 내 아들들을 더 엄하게 가르쳤지만 856 01:17:04,666 --> 01:17:07,750 두 아들의 미래를 위해서 그랬지 857 01:17:07,833 --> 01:17:10,875 괴롭히려고 그러진 않았어요 858 01:17:12,875 --> 01:17:17,833 내 아들들의 미래에 대해 처음부터 생각해 왔던 일이죠 859 01:17:17,916 --> 01:17:20,517 지금 당장 내가 사라진다 해도 860 01:17:20,541 --> 01:17:24,250 두 아들이 계속해 나갈 겁니다 861 01:17:36,416 --> 01:17:41,250 요시카즈는 평생 열심히 하기만 하면 돼요 862 01:17:41,333 --> 01:17:44,708 그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863 01:17:44,791 --> 01:17:47,791 그저 꾸준히 하면 돼요 864 01:17:47,875 --> 01:17:50,916 요시카즈는 남은 생 동안 그저 865 01:17:51,000 --> 01:17:55,083 똑같은 일을 열심히 반복하면 됩니다 866 01:19:11,708 --> 01:19:13,708 언제까지나 867 01:19:13,791 --> 01:19:16,875 앞을 보고 위를 바라보며 살아야죠 868 01:19:19,833 --> 01:19:21,458 항상 노력해서 869 01:19:23,791 --> 01:19:26,041 발전을 꾀해야 합니다 870 01:19:26,125 --> 01:19:29,750 기술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 871 01:19:29,833 --> 01:19:33,458 제게 가르쳐 주신 교훈이 바로 그겁니다 872 01:22:08,625 --> 01:22:10,625 자막: 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