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투자들

 

결투자는 만족을 원한다
그는 명예에 굶주려 있다

이것은 괴상한 욕망을 다룬
실화이다

이야기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황제가 된 해에 시작된다

스트라스부르, 1800년

 

트레일랴 장군님이시다

 

페로우 중위를 아는 사람 있나?

 

제7경비대 소속이다

 

- 제가 압니다
- 잘 아는가?

- 한 두 번 만났습니다
- 그의 체포를 명령한다

명예가 걸린 일이라며
시장의 조카를 찔렀어

이 몸이 두 시간이나
시장에게 사과해야 했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중위에게 전해주겠나?

- 그러겠습니다
- 잘 되었군

그가 관심 있어 한다면 알려주게
시장의 조카는 살아있어

숨이 달랑달랑하지만

꼭 얼굴을 보면 좋겠다고 전해주게

배가 고프군!
부스러기도 없어?

 

- 방해해서 미안하네
- 가겠습니다

 

- 페로우 중위 집에 있나요?
- 나갔어요

- 어디 갔나요?
- 몰라요

 

군대 일로 급히 만나야 합니다

놀러 나갔어요

누구에게요?

 

당신에게 숨기는 게
없을 것 같은데요

- 마담 드 리오느
- 그래요?

 

집 안에 천사가 있는데
드 리오느를 찾아가다니

눈이 멀었나 보군요

 

느닷없이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실례인 줄 알지만 군대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들어왔습니다

오늘 저녁에 다시 오셔서
사과하세요

페로우 중위에게 전할 명령을
갖고 왔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트레일랴 장군의 명령입니다

즉시 부대에 복귀해서
체포될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지금 뭐라고 했소?

난 명령만 전할 뿐입니다
확실히 들으셨죠?

그렇소, 체포 이유가 뭡니까?

오늘 아침 결투를 했습니까?

 

물론이오

결투가 에덴 동산에서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장 돌아가셔야 합니다

 

내가 뭘 어쨌다고?
쉰 김치냄새 나는 놈이

제 7기병대의 이름을
짓밟게 두란 말이오?

쉰 김치냄새 나는 놈의 삼촌이
스트라스부르 시장입니다

트레일랴 장군이 귀가 따갑게
불평을 들었습니다

그거 고마운 일이군
날 찾아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물론입니다
당신을 찾는다고 고생 꽤나 했죠

진정하십시오

내가 다 털어놓겠소

 

- 그가 보나파르트를 모욕했어
- 보나파르트?

 

보나파르트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함부로 그 이름을 부르지 마시오

당신이 옹호하는 이름이니
최대한 존경을 담아 부르겠소

당신도 그 이름을 잘 알잖소!

 

자리 좀 비켜줘

 

나를 망신 주는 게 당신 일이오?

귀부인의 응접실에서
나를 끌어내다니

기분은 이해하지만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나를 모욕했어

- 나를 모욕했어
- 내 인내를 시험하지 마시오

- 당장 사과하시오
- 어처구니가 없군요

 

어처구니 없어?
장군에게 알랑거리는 놈아

- 싸우자
- 그럴 이유가 없소

어떤 이유가 좋겠나?
얼굴에 침을 뱉어줄까?

등을 따줄까?
그건 너무 어처구니 없나?

 

장군에게 어떻게 돌아갈래?
창문으로?

당신 완전히 미쳤군

 

검을 뽑아라

 

검을 뽑아

 

아니면 내가 거리까지 쫓아갈 거야

쫓아올 것 없소
나중에 기꺼이 싸우겠소

- 지금 싸우자
- 당신은 체포되었잖소

- 당장!
- 야만인이로군

 

지금 싸우자

- 어디에서?
- 마당

- 시간이 없소
- 시간을 만들어주지

 

비켜요!
거기서 구경이나 해요!

 

들어와요

 

- 여자가 할퀴기라도 했나?
- 그래

- 여자를 덮쳤어?
- 그럴 리 없지

그래, 그럴 만한 사람이 아니지

 

왜 그렇게 된 거야?

- 결투하다가 부상을 입혔어
- 어떻게?

- 팔뚝을 잘라버렸어
- 상대가 누구야?

가브리엘 페로우

- 아침에 결투한 남자?
- 오후에도 결투를 했지

그 남자 머리를 해부해서
샅샅이 살펴보고 싶군

치료하러 가야지
상태가 어떤지 모르지만

- 어디 있어, 그 사람 이름이?
- 페로우 중위

 

싸운 이유가 뭐야?

그에게 물어봐

아무 이유도 없다고?

 

그래도 인간은 예의가 있는 편이야

숫고양이는 다친 상대에게
의사를 보내지 않잖아

 

얼굴에 이걸 발라

 

믿을만한 장교라고 하더니
실망스럽군

야만인 같은 꼴이야

 

그 꼴이 뭔가!

 

더 이상 볼일이 없으니까
연대로 돌아가게

심문이 있을 때까지
막사에서 근신하고 있어

- 기쁘게 심문을 받겠습니다
- 그래? 그래?

자네가 눈처럼 결백함이 증명돼도
멍청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아

나가

 

이 일로 온 마을이 시끄러워

재미있는 노인과 얘기를 했어

윤회를 믿는 사람이야

자네 둘은 전생에 적이었을 거래

 

- 페로우는 뭐라고 하던가?
- 입을 다물고 있지

자네처럼

 

- 조사하면 다 밝혀질 거야
- 조사는 없어

- 실망했나?
- 전쟁인가?

그래, 또 전쟁이야

자네는 자유야
내일 부대로 돌아가게

 

- 잘 됐군
- 좋아할 줄 알았어

그래서 가져왔지

 

술 두 병

병 따개 하나

그리고 내 플루트

 

페로우는 널 죽이려고 해

- 그런 말을 하던가?
- 소문이 그래

 

하여간 그 자식은 정신이 나갔어

맹목은 이성의 적이지
그 사람은 눈이 멀었어

난 어떻게 하지?

내가 좀 생각해봤어

싸울 수 없는 경우
하나, 장소가 어긋날 때

둘, 신분이 다를 때
규범을 어기는 거니까

셋, 전쟁 중일 때

국가간의 결투가 우선이니까

그러니까 그 사람을 피하고
먼저 승진하고 보나파르트를 믿어

 

고마워

 

결투가 관습이 되기 전에
원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마을을 대표해서 묻는 거야?

 

기병들의 척후전이었겠지

나도 확실하게는 몰라

 

6개월의 치열한 전투 끝에
휴전이 찾아왔다

아우크스부르크, 1801년

 

- 잘 잡아, 가브리엘
- 테이블 잡고 있어?

- 테이블 잡고 있어?
- 아니

- 이겼다
- 돈을 두 배로 올려서 왼팔

- 난 오른팔만 해, 다시 한번?
- 좋아

- 내기 돈은?
- 날 믿어

- 믿으라니까
- 안 돼

 

이 팔이 말을 안 듣는군

 

스트라스부르의 그 녀석 기억해?
알랑방귀나 뀌는 놈

 

내 결투 입회인 되어줄 거지?

 

- 아르망! 아르망 뒤베르!
- 로라

콧수염 아저씨, 내 가방 던져줘요

 

- 벌써 결혼했겠죠?
- 나는 자유의 몸이랍니다

사랑스러운 아르망, 정말 멋지군요

다행이에요

 

당신을 찾았으니 친절하게 우리가
함께 누울 침대를 마련해주세요

 

마리로즈는 대머리가 되었어요
이태리에서 옴에 걸렸거든요

- 쟈크는 뭐라고 했어?
- 그는 마렝고에서 죽었어요

시몬은 이집트에 있고
에티네는 뚱보와 결혼했어요

난 사랑의 정표를 받았어요

 

힘이 빠지는군

 

이걸 빼고 그 사랑은 잊겠어요

 

당신하고 할 거예요

 

내가 원하던 사람은 당신뿐이에요

멋진 기병님!

 

- 이게 뭔가?
- 좀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

깃발을 드는 말들을 강 근처에 둬?
2시간 내로 물이 차오를 거야

더 높은 지대로 옮겨

 

뒤베르 중위?

 

 

페로우 중위와 아는 사이죠?

 

 

- 안녕하시오
- 안녕하시오

 

준비 되었습니까?

 

준비!

 

미안합니다

 

조심! 조심!

 

스카프를 벗겨

진정해요, 괜찮아요

단추를 풀러, 상처를 봅시다

살짝 잡아

조심, 조심

 

정정당당했으니까
명예가 훼손될 것은 없어요

이번에 화해하세요

원한 가질 필요 없어요

 

좋아요, 화해하겠소

 

- 어떤가요?
- 계속할 수 없어요

 

상처가 심하대

- 계속할 수 있대?
- 아니, 못 한대

가브리엘, 화해하고 잊어버려

옛 일은 갚았잖아

- 점잖은 친구라고 들었어
- 점잔?

저런 종류에게 점잔을 바라지 마

땅바닥에 축 늘어진 모습을 봐

살짝 친 것뿐인데
장군에게 엄살 피우러 가겠지

다음에 보자, 뒤베르

 

그 사람과 화해 했어야죠

난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어

그런 일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안 죽었으면 일어났어야죠

중상을 입었다니까

그 사람 처음도 아니야
기회를 노리고 있었어

- 계속 싸움을 해야 한다고요?
- 그렇지

 

유일하게 명예로운 일이니까

왜 그래요?

- 재채기가 나올 것 같아
- 하면 안 돼요

다른 생각을 해요

- 명예를 설명해봐요
- 명예?

- 명예
- 명예란...

- 어서! 계속해요
- 말로 표현할 수 없고...

확고한...

 

아가씨들에게 인기가 많군

하긴 악명 높은 잔인한 결투자니까

- 잔인?
- 유명한 악당이죠

그리고 못된 여자하고 산다는
소문이 퍼졌어요

 

이 녀석은 게으른 놈팽이라니까

결투를 하려면 연습을 해야 해

결투를 하면 명성을 얻지

눈만 가늘게 떠도 아가씨들이
기절하게 만들어야 해

눈을 가늘게 떠봐요

 

아직 멀었군요

 

아르망

 

뒷길로 나가자

왜?
찾는다면 만나줘야지

 

그를 알아?

 

네...

 

다른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 얘기는 그만해

 

부딪치는 게 유일한 길이야

 

난 준비해야 해
결투에만 집중할 거야

 

가브리엘 페로우는 어디 있죠?

 

고맙습니다

 

네?

 

가브리엘 페로우가 누구죠?

 

가브리엘?

 

난 아르망 뒤베르와 살아요

 

여자에게 찔려 죽은 남자를 아는데
놀라운 일이었죠

남자에게 맞아 죽은 여자를 알아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죠

 

여장부시로군
나하고 사는 게 어떻겠소?

당신이 아르망과 싸우는 이유는
아무도 모르죠

그건 두 사람만의 비밀이겠죠

 

당신만의 비밀도 있을 거예요

 

아르망에게 원한을 먹이고 있죠?

당신은 피에 굶주린 기생충이니까

누가 당신 생각에 관심 있대?

 

- 아무도 없죠
- 그럼 왜 여기 왔소?

 

당신을 보기 위해서

보시오

 

- 마르탱 기억해요?
- 팔을 잃은 포병대 하사?

 

제대한 후에 루벤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나와 결혼하고 싶은가 봐요

 

- 반지를 보냈어요
- 무슨 반지?

 

- 이 반지요
- 아, 그 반지

 

그와 결혼해

 

준비가 되면요

 

뒤베르 중위가
여기 있다고 들었어요

 

여기는 없소

 

경계해!
항상 경계해

항상 신사답게 싸우지는 않아

 

거꾸로 선 두 검

 

이유 없는 싸움
싸움 그 자체로군

 

이게 문제가 된 거야?

 

일곱 개의 컵

 

당신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거야

 

 

달은 고독을 상징해

이 길로 가야 해
본능의 길로

이건 혼자 가야 하는 길이야

 

개 두 마리 사이로군요

 

둘 다 뒤로 하고 떠나야 할까요?

 

자기 질문에는 스스로 대답해야지

 

안녕

 

- 빨리 떼어놓자
- 조심해서

 

난 안 다쳤어

죽었을까?

 

장군님이 들어오라고 하신다

 

쓰러지기 전에 앉게

 

대령은 자네를 칭찬했어
나도 자네가 유능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페로우와 만나기만 하면
계속 사납게 날뛰는군

 

왜 그러나?

다시 법정에 소환하실 겁니까?

- 그럴 시간이 없어
- 명예가 달린 일입니다

전 페로우 중위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입장이 아닙니다

그가 자기 변호를
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헛소리

세 번이나 싸운 뒤에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자네 꼴을 보아하니
전술을 바꿔야 하겠군

 

좋아, 기사도 정신을
뻐기는 것 좋지만

싸움꾼이라고 뻐기지는 말게

명령이니 더 이상 결투하지 마
알아들었지?

알겠습니다

 

대위가 되었으니
규율을 어기면 안 돼

대령이 자네가 통솔력이 있다더군
나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의 결정에 반대하지는 않겠네

 

힘이 남아있다면 나가도 좋네

 

뤼베크, 1806년

 

5년이 흘렀다, 유럽의 지도가
변했고 군대의 풍습도 변했다

 

- 그럼 다음에 해요
- 싫어

 

- 내가 술 한잔 살까요?
- 다음에

 

질레

왜 시무룩해?
기운 내, 좋은 소식이 있어

앉아

알려줄 게 있어

제7기병대가 뤼베크에 왔어
페로우가 쫓아온 거야

 

유감이야

- 그의 계급은?
- 대위

젠장

 

이번에는 대면하도록 해

지구 끝까지 쫓아올 텐데
피할 수도 없잖아

들어봐, 내 소식을 알려주지

난 베르나도트 원수의
부관으로 임명되었어

그러면 소령으로 승진하게 돼

2주 후에 발령이야
2주 휴가를 받았어

 

질레... 너와 의논하고 싶어

명예가 달린 일이니 자네를 믿어

 

잘 가, 소령

 

우리 아는 사이 아니야?

 

- 뒤베르 맞지?
- 맞아

아르망 뒤베르

 

아르망

 

로라

 

뤼베크에 왔는데 당신 이름으로
마을이 떠들썩하더군요

왜 엘칭겐에서 죽지 않았어요?

난 그렇게 들었는데

연대에게 힘든 날이었지

결투는 불치병이죠

마르탱은 잘 지내?

한 줌의 재가 되었어요

지난 7월 유행한 티푸스로 죽었죠

유감이로군

 

- 결혼했었어? 소식 못 들었는데
- 했었죠

결국은 그렇게 되었죠

 

상복을 입고는
군인들을 상대할 수 없죠

 

그래서 난 구걸하고

우정에 호소하죠

로라, 프랑스로 돌아가

군인을 따라다니면 슬픔만 남아

마르탱이 말하길...

 

아르망에게 돌아가면
다시 돌봐줄 거라고 했었어요

 

이번에는 당신을 죽일 거예요

 

- 말을 타고 하기로 했어
- 말을 타고?

 

기병대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페로우는 동의했어

 

모두 기대하고 있어

 

기대한다고?

알겠어

 

우리는 기병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결투하는군

 

싫건 좋건 자네는 유명인이야

유명한 결투쟁이라고

명성에는 책임이 따라
퍼레이드에서 싸운다고 생각해

 

페로우는 하루종일 허풍을 떨지만
걸린 돈마저 막상막하야

 

난 죽게 될 거야

 

책임 때문에 말 위에서

 

기병대에게 경의를 표하다가

쓸데 없는 소리하지 마

질레

 

난 이런 부조리를
지지할 만큼 미치지 않았어

- 날 죽이고 싶다면 죽이라지
- 젠장! 그를 죽여

 

어리석은 짓이야

- 안녕하시오
- 안녕하시오

 

결투에 집중해야 해

르 브룅이 모닝 파티를
열었다고 들었어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인사

 

앞으로 나오십시오

 

공격

 

페로우 소령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습니다

피가 흘러서 눈이 안 보입니다

결투를 계속할 수가 없습니다

 

페로우는 스페인에 주둔하고
뒤베르는 프랑스 북부에 남았다

6년 후 황제의 군대는
최후의 전쟁을 위해 다시 모였다

 

러시아, 1812년

 

모두 들어라

 

저 숲에서 적의 냄새가 난다
자원자가 필요하다

 

들어라

 

자원자!
모두 들어라!

 

자원자!

 

내가 같이 가겠네

 

다음 기회에?

 

내일까지 네만을 건너야 해

 

약간 축하하는 것도 괜찮겠지

 

한잔 하겠나?

 

투르, 1814년

 

나폴레옹하고 얘기해본 적 있어요?

그에게 중요한 전갈을
전달한 적이 있어

그가 고맙다고 했어요?

그랬을 거야
시끄러워서 안 들렸어

 

엘바 섬으로 보낸 게 옳아요?

루이 왕과 궁전을
나눠 쓸 수 없으니까

- 왜요?
- 질레! 일레르!

 

가라

 

오늘 다리는 어때?

천천히 낫고 있어

앉아서 쉬어

 

자...

 

널 위해 계획해 둔 게 있어

나는 누님이 좋아

난 누님과 같이 사는
퇴역 장군이 되고 싶어

그게 바로 내가 무서워하는 거야

그래서 최대한 빨리
네가 결혼하는 걸 볼 생각이야

조용히 내 말을 들어

아델레라고 강 너머 토지의
상속녀야

부모님은 죽었고
그녀의 삼촌이 내 친구지

주선하는 건 식은 죽 먹기야
너랑 잘 어울릴 거고

못생긴 여자를 만나서
비참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너에게 아까울 정도로
예쁜 아가씨야

너를 행복하게 해줄 거야

뭐 물어보고 싶은 것 있어?

머리 색깔이 뭐야?

검은색

그러면 더 물어보지 않을게

 

드 리베홀 경을 뵈러 왔습니다

 

뒤베르 장군이시군

 

보나파르트 군대의 장군을
만나는 건 처음이로군

전 여단장입니다
그것도 최근에 진급했죠

전 악마가 아니라
악마의 조무래기입니다

- 나를 놀리는군
- 이웃이니까요

 

내가 부츠를 만들어드리리다
이웃이니까

큰 영광이로군요

좋은 부츠는 영광이 아니라
기쁨이오

당신이 군인 훈련 받을 때
난 제화공 훈련을 받았소

구두를 만들어서 먹고 살았소

이제 귀족이 되어서
장사를 다니고 있소

태만은 귀족들이 받는 저주야

네가 혈통도 좋고
다리도 잘 빠졌다고 하더라

내가 무슨 말인가? 내 치아를
조사하지 않은 게 다행이군

난 욕하는 거 싫어한다
아델레 앞에서 하지 마라

- 그 애를 봤니?
- 아니

봤으면서!
심술 부리지 마

 

중매는 구식이지 않아?

고전은 유행을 타지 않는 법이야

 

내일 가족이 전부 다 모인대

 

참견, 참견, 참견

 

바보

 

뒤베르 장군님,
드 발마시크 양입니다

 

나도 보여주겠니?

 

잘생긴 친구구나

 

눈이 황금색이에요

- 머리 속에 보석이 들었으니까요
- 그렇군요

 

내가 다리를 절지 않고
다시 젊어질 수 있다면

당신에게 청혼했을 거예요

지금은 나와 결혼하기 싫어요?

 

사람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잖아요

 

내가 청혼하지 않으면
당신은 비난 받을 일이 없어요

난 당신을 지루하고 슬픈
인생에서 구해줄 수 있고요

 

나에게 청혼 안 하면
삼촌이 화를 내실 거예요

 

젠장! 당신은 삼촌 비위 맞추려고
태어난 게 아니에요

끔찍한 욕을 하시는군요

말도 안 돼, 난 온화한 사람이에요
말도 온순하게...

 

사랑해요

 

아델레

 

나의 사랑하는 아델레

부디 나의 아내가 되어주는
명예를 베풀어주신다면

난 기대할 수조차 없었던
행복을 누리게 될 겁니다

좋아요

 

- 실수였어
- 허튼 소리

 

승낙했어?

- 달리 어쩌겠어?
- 그렇겠지

아주 잘 맞는 결혼이야

 

결혼할 때 그런 일은
중요하지 않아

좋은 결혼이란 이끼처럼
조용히 자리를 잡는 거지

나는 이끼에 대해
나쁜 말 들어본 적 없다

이끼? 그녀는 주변의
압력을 받고 있어

 

그녀는 착하고 온순하니까
적응하겠지

하지만 공평하지 않아

그녀는 젊고 마법을 갖고 있어

사랑에 빠졌구나

- 맞아, 사랑에 빠졌어
- 그렇다면...

 

나를 귀찮게 하지 마라

가서 당구나 해

 

속이면 안 되지

 

가서 당구나 해라

 

여단의 기회를 거절하지는 않겠죠?

황제는 우리의 희망이자 힘입니다

 

우리는 그 분 것이죠

 

요즘 나는 내 것이라는
사상에 심취해 있네

 

장군은 황제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누가?

페로우 장군
당신을 잘 아는 사람이죠

페로우 장군은 나를 죽이려고 했어

그런데 날 잘 안다고?

황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당신과 결투를 했다고 했습니다

터무니 없는 모함이야

그루시 원수에게 서신으로
확실하게 답변하겠네

잘 가게

 

가끔 페로우 장군을 만나나?

자주 봅니다

마담 드 리오느와 황제의 명예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물어보게

마담 드 리오느?

그 이름이 맞을 거야
그가 더 잘 알겠지

 

출발하게

 

- 무례한 녀석!
- 그렇게 말했습니다

마담 드 리오느

 

맞아

자세 똑바로 해

교양 있고 훌륭한 여성이었어
황제와는 아무 상관 없어

그 장군은 황제와 부인이

불미스러운 사이였다고
말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무슨 뜻이지?
말해봐

결투를 하게 된 이유는
황제가 아니라

그 귀부인 때문이었다고
말한 것 같습니다

난 그에게 여러 번
결투를 신청했어

기병대가 다 알아,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일로 결투를 하겠나?

명망이 높은 숙녀였어, 그 살롱은
스트라스부르에서 유명했지

 

다른 게 생각나는군

공공장소에서 그가 나에게 한 말이
가슴에 낙인 찍혔어

그들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모욕하게 두겠노라고

- 누가요?
- 그들이!

황제는 항상 적이 있었어
뒤베르는 배신자야!

그는 황제를 사랑한 적이 없어

 

그는 수많은 전투를 치뤘습니다

 

내가 증명해주겠어
기회가 생기자마자

황제와 황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지만 백일도 되지 않아
나폴레옹은 패배했다

또 한번 건배합시다

루이 18세 폐하께서 안전하게
돌아오신 것을 축하합시다

-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
- 신이여

 

그 도깨비를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보내버렸소

 

그 섬이야말로
그의 묘자리로 적당한 곳이죠

 

신랑도 우리처럼
왕당파가 되었는데

당신은 그를 어디로
보내고 싶었소?

한번에 하나씩 축하하시죠

이 친구도 왕당파라니까!
더 좋은 소식도 있소

신랑은 파리에서
생시르 원수를 보필하게 되었소

그는 왕의 군대 지휘관이요

자네는 그 도깨비가
어떤 운명을 맞았으면 좋겠나?

 

황제는 스스로 자기 운명을
결정합니다, 그 분의 습관이죠

 

그 분 밑에서 생시르 원수처럼
저도 제 처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왕의 군대는 왕당파보다는
현실주의자들이 많을 겁니다

 

저는 방금 이 숙녀와
백년가약을 맺어

다른 질문을 받기에는
너무 피곤합니다

 

- 잘 했어
- 브라보!

 

파리, 1816년

 

안녕하시오, 대령

 

- 뒤베르 아니시오?
- 맞소

 

안전한 곳을 찾으셨더군요

모습 참 보기 좋수다

얌전하고 말끔하군

왕에게 붙으니까 팔자가 폈나요?

 

가브리엘 페로우가 맞았어

그는 항상 당신이
야비한 놈이라고 했었지

 

- 페로우 장군은 어떻게 지내지?
- 모르시오?

 

별로 관심이 없어서 전혀 몰라

 

페로우는 체포되었소

 

도살자의 명단에 올랐지

 

- 특별 위원회에 걸렸나?
- 그렇소

거침 없이 앞으로만
달리던 남자였는데

시궁창 쥐 같은 놈의
손에 들어가버렸소

이름이 푸셰던가?

죽은 목숨이지

 

더 가까이 오시오, 지금 바쁘니까

 

귀하께서 반역 군인들의
명단을 갖고 계십니까?

 

내가 반역자들을 가려내는
조사위원장이지

가브리엘 페로우를 사면해주시길
부탁하러 왔습니다

전 생시르 원수와 맥도날드
원수의 소개장이 있습니다

그렇소?

 

그는 보나파르트 광신도요

그 당시 모든 군인들이 그랬습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페로우 장군은 위험이 될 만큼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별로 중요한 인물이 아닙니다

떠벌이더군

자수했소
명단에 올려달라고 떼를 쓰더군

 

나는 생존 방법을 터득했지

당신도 알게 될 거요

 

게다가 죽여달라고 조르는 사람을
무시할 수도 없고

 

내가 위원장이 아니었다면
그 명단에 내 이름도 들어갔겠지

새 지배자들과 귀부인들이
많은 피를 원하니까

앉으시게

 

정직한 군인의 얼굴이군, 하지만...

은밀하게 부탁할 것이
있어서 왔겠지?

은밀한 부탁이 있어서
온 것 아닌가?

 

그 사람은 당신의 친척인가?

 

아니오

 

- 친한 친구?
- 아닙니다

오래... 알던 사이입니다

점점 더 모르겠군

 

하지만 두 원수가
밀어주는 사람이니...

 

이 사람이군, 페로우
가브리엘 플로리안

그는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유배생활을 하게 될 것이요

하지만 목숨을 구했소

 

펜을 들어 그 이름에 줄을 긋게
내가 다 할 수는 없소

 

제가 이 일에 관여했음을
비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페로우 장군에게

 

페로우 장군은 죽건 살건
가십거리조차 못 돼

 

손 줘 봐요

 

아가야, 장군님에게 발을 차라

 

벌써 군기가 들어있죠?

보병감은 아니군

딸인 것 같아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몰라요

 

장군

장군이 여러 번 결투를 했던
기병대 그 남자 뒤베르 맞죠?

뒤베르 장군은
병가를 내고 남부에 있다

그는 랭스 제5기병대
여단 지휘를 맡고 있다

 

같은 사람 맞죠?

 

안녕하시오

- 안녕하시오
- 안녕하시오

혹시 아르망 뒤베르 장군의 집이
어딘지 알려주시겠습니까?

 

그에게 무슨 볼 일이시오?

조용히 할 말이 있어서요

 

여기도 충분히 조용하잖소

- 설마 뒤베르 장군은 아니시죠?
- 본인 맞소

그런 것 같더군요
레겐스부르크에서 한번 만났죠?

 

우리는 당신 친구를
대신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 무슨 친구?
- 우린 페로우 장군의 친구요

 

경찰이 감시하고 있어서
깔끔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우리가 바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감시하지요

살짝 나왔다 들어가는 건
무모한 일이죠

- 위험하지만 명예가 중요하니까
- 명예가 최우선이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당신들을
철창에 가둬 호송할 수도 있소

신에게 맹세하건데
내가 입만 뻥끗해도

당신들은 아침이 밝기도 전에
죽을 것이요

이곳은 왕당파의 영토고
여기는 내 집이요

당신은 신사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소, 젠장, 그렇다니까

그렇다면...

당신 결투 입회인의
이름을 알려주시오

 

그런 광대 짓에 참여할
친구는 없소

 

내가 입회해드리리다

 

저 친구가 해준다네요

 

믿을 만한 사람인지 모르겠군

여단을 지휘하는 사람은
믿을 만 했었지

페로우 장군이 사과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겠지?

말도 안 되지

몸이 안 좋다고 하고
군대에서 은퇴할 수도 있소

그건 안 돼

장군은 깊은 상처를 입었소

 

알겠소

 

내일 동틀 때 여기서 만나겠소

- 무기는 마음대로 고르시오
- 권총

 

권총?

 

이제 주무시려고요?

 

할 일이 있어서 늦게 잘 거야

 

저런 미안하군
나 때문에 깼나?

아뇨, 깨어있었어요

내일 아침에는 완성될 거야

장사꾼이라면 약속을 지켜야 하지

-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 난 노인이야

노인이 되면 잠이 없어지지
하지만 자네는 자야 해

- 무슨 문제가 있나?
- 아뇨

아침이 되기 전에
지켜야 할 약속이 있어요

 

- 가져도 되죠?
- 그럼

 

- 안녕히 주무세요
- 잘 자라

 

-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시오

 

- 땅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군요
- 좋고 말고

 

우리는 서로를 죽이려 왔소
어떤 땅이건 상관 없지

 

각자 저 폐허의
다른 문으로 들어가서

서로를 찾는 거요

총알은 두 개, 쏘는 건 마음대로
동의하나?

 

페로우 장군과 의논해보겠소

- 다 들었잖나
- 좋아, 그렇게 하지

 

어느 쪽?

동쪽

 

가시오

 

무척 당황스럽군요

 

난 이런 부조리를 지지할 만큼
미치지 않았어

 

어서 날 죽여

자!

죽여!

 

그는 죽었소?

 

어디 갔다 온 거예요?

 

- 걱정했었잖아요
- 미안해

늦게까지 일 하다가...
산책 갔다 왔어

 

가방에 든 건 뭐죠?

 

자넨 15년 동안
나를 쫓아다니며 결투를 했어

이제 나는 자네가 원하는 것에
응하지 않겠어

결투의 법칙에 따라
자네의 생명은 내 것이야

그렇지 않나?
이제 자네는 죽은 거야

 

나와 관계된 일에서

자네는 죽은 것처럼 지내

 

오랫동안 자네가 생각하는
명예에 따라주었으니

이제 자네가 내게 따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