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e.2014.720p.BluRay.x264-VeDeTT-[Original]

라이드
: 나에게로의 여행

 

말해 줘

 

적절한 엔딩이
떠올랐다면

 

- 의외성과 필연성!
- 그 얘기라면 됐어

 

어떻게 해야 할까?

 

여주인공이
옥상에서 한 발을 떼는데

 

그 여자는 신앙심이 있어서

 

신이 붙잡아 줄 거라 믿고
우리도 그러길 바래

 

뛰지 마? 아님 뛴 후에
누가 구해 주는 걸로 해?

 

- 의외성과 필연성!
- 아이고, 네

 

- 보낼게
- 보내지 마, 보내지 마

 

나한테 미루는 거잖아

 

- 생각이 있어
- 어련하실까

 

- 뻔한 걸 원하잖아
- 자연스럽게 가게 둬

 

- 난 아직 어리다고
- 저승에 가서

 

- 도와줘
- 뻔한 것들을 데려온 후

 

다 총살시켜야 해

 

- "뻔한 엔딩은 안 돼"
- 캠벨의 공식만 따르면

 

- 진짜 이야긴 할 수 없어
- 규칙을 깨부수라며?

 

- 탄탄한 구조를 만들며
- 예외 따윈 없어

 

가까운 내게서
인정받고 싶은 거니?

 

쓰레기가 된 기분이야

 

쓰레기라도 보기 좋게
포장해 주면 좀 좋아?

 

넌 내가 아는 사람 중

 

쓰레기와는 가장

 

거리가 멀어

 

- 왜 그런 기분이 들지?
- 축하해

 

- 뭐가?
- 작가 다 됐네

 

과함
처음 걸로

 

나아졌음

 

당분간 폐쇄합니다

 

수영 금지
오염됐음

 

- 연락 주셔서 감사해요
- 방금 방을 뺐어요

 

아직 6월이니까
환기시킬 시간 충분해요

 

- 왜?
- 왜냐고?

 

- 왜 그래?
- 뭐가?

 

네 룸메이트에게
먼저 이 방을 보여줬는데

 

둘이 참 다르네
전공이 뭐니?

 

- 문예창작과요
- 작가 지망생이죠

 

제 룸메이트는요?

 

과학 쪽일걸

 

유머감각은 빵점이야

 

적응할 시간 많아

 

- 글 쓰고 있거든?
- 그래, 배워야지

 

작법을 배우면서
글을 쓰는 작가

 

- 두 사람요
- 셋이지

 

- 세 사람요
- 이쪽입니다

 

고마워요

 

- 젠장
- 네가 저녁 먹쟀잖아

 

- 네가 읽어 보라며?
- 피바다네

 

구두점 체크가 많아
자, 편지

 

내 문체야

 

- 네가 코맥 매카시니?
- 코맥 매카시!

 

그 사람도 네 나이 땐
습작만 했어

 

엔딩만 괜찮다면
출판사에 뿌려볼래

 

내 의견이 필요하다며?
준비 안 됐다며?

 

- 의견은 필요해
- 그래서?

 

- 하나 던져 봐
- 없어

 

있음 말해 줘

 

평론가처럼
꼬투리만 잡지 말고

 

울 부모님처럼 싸우시네

 

그치만 싸우면서
서로 달아오른다니까 뭐

 

학교 졸업하고 보내면 돼
최소 4년은 남았잖니

 

이미 보냈어

 

- 설마
- 뭘 보내?

 

내 글, '점프'

 

- 교정해 달라고?
- 못됐어

 

미안, 싹수는 보이지만
누가 손을 봐줘야 해

 

- 뭐, 엄마가?
- 못됐어

 

- 미안
- 귀엽네

 

왜 너한테
못되게 굴겠니?

 

- 미안해
- 무슨 내용인데?

 

한 번에 못 뜨면 끝나

 

건물 옥상에서 떨어지는
여자의 생각에 대한 거야

 

- 내 편지 뜯었어?
- 난 아냐

 

- 내 편지 뜯었어?
- 어디로 보냈니?

 

- 왜 훔쳐봐?
- 외동 아니었어?

 

이복동생이야

 

- 어디 보냈어?
- 말해도 모를걸

 

- 참 내
- 온라인 문학 사이트야

 

- 이름은?
- 모를걸

 

- 말해도 몰라
- 알려나 줘봐

 

아마추어 작가들의
성지라도 돼?

 

교묘하게 못됐어

 

미안
말해 봐, 안 놀릴게

 

- '블로우 백'
- 이름도 참

 

- 주문하시죠
- 전 샤르도네로

 

- 저도요
- 전 레드 와인요

 

- 신분증 좀...
- 제가 마셔요

 

- 전부 다요?
- 스트레스가 심해서요

 

네가 집을 떠나니까

 

- 떠나긴 뭘
- 대학으로 떠나잖니

 

- 안 떠나
- 말이 되는 소릴 해

 

여름이 지나면...

 

하나, 둘, 셋, 넷

 

마흔셋, 마흔넷, 마흔다섯
예순일곱

 

- 됐어
- 예순아홉, 일흔

 

- 알았어
- 일흔하나

 

일흔여섯, 일흔일곱

 

여든둘, 여든셋
여든넷, 여든다섯

 

- 안녕하세요
- 요점이 뭐야?

 

여든다섯 걸음 거리잖아
이게 뭐가 떠나는 거야?

 

건너편으로 이사 가?

 

- 그만해
- 내가 뭘?

 

읽어 봐 달래서 읽어 줬고

 

같은 성인으로서
조언해 준 건데

 

왜 화를 내?
같은 성인끼리

 

- 급이 달라
- 어째서?

 

내 질을 통해 태어난 너와
어떻게 동급이 되니?

 

왜요?

 

- 또 봐
- 응

 

잘 가

 

- 괜찮은 애 같네
- 괜찮긴 개뿔

 

우리, 정상 아니야

 

우리뿐 아니라
다들 잠이 없어

 

지금 네가 같이 안 봐주면
6주 후에나 보게 되겠지

 

방아쇠 장치만
찾으면 돼

 

어디 있을까?

 

여기 소리가 더 커

 

초 이리 줘봐

 

- 촛대에 다시 꽂아
- 촛대에 다시 꽂아

 

기다려

 

기다려
어디 가?

 

놀래켜 줄랬더니만

 

아빠가 공항에 간댔어
재밌을 거야

 

반만 가족이니
반만 재밌겠지

 

- 앗!
- 왜?

 

- 깜빡했어
- 내가 갖다줄게, 열지 마

 

못 말려 정말

 

재미가 왜 없어?

 

- 택시?
- 네

 

네 아빠 행복해 보이네
귀여워

 

- 무슨 뜻이야?
- 트렁크는?

 

반바지만 넣었어?
긴바지는?

 

캘리포니아에서
입기나 하니?

 

- 응
- 뭐 됐고, 신발은?

 

쪼리?
걸을 순 있니?

 

거기 사람들은 안 걷지
운전은 가능해?

 

- 뭘 안다고
- 운전 안 하는 사람 많아

 

나도 안 한단다

 

책은? 낮에 뭐 읽어?
밤엔 뭘 읽을 거니?

 

책 안 읽고
TV나 보면서 멍때릴래

 

완전 늘어져서
숨만 쉴 거야

 

쟤가 정말

 

원고 하나 보냈어

 

방금 받았어요

 

- 어때?
- 방금 받았어요

 

- 어때?
- 길고 부사 투성이네요

 

- 건너가요?
- 아니

 

읽어 봐
끊을게

 

- 읽고 전화할게요
- 연락이 닿아야지

 

여기 있을게요

 

벨소리 지정해 둘게요

 

들으면 알 수 있게

 

지금은 괜찮지만
나중에...

 

켜서 손에 끼고 다닐게요

 

밤낮으로

 

잠깐만요

 

아빠가 귀엽단 말
무슨 뜻이야?

 

- 말 그대로야
- 그냥 귀엽단 뜻?

 

- 문제가 생기기 전까진
- 문제가 생기면?

 

늘 연락이
닿을 거라고?

 

도망가 버리지

 

언제든 연락이 닿아야 해

 

나 휴가 떠나
고마워

 

재밌게 놀아
어디로 가?

 

- 아루바 섬
- 좋네

 

- 장모님도 따라가셔
- 성가시겠다

 

계획이 있어
시간 나면 얘기해

 

시간 나면?
갑자기 뭐야? 계획?

 

노는 계획 말고

 

몇 년이 지났는진 몰라도
어느 시점이 되면

 

놀지 않고 일만 하는 거
건강에도 안 좋아

 

전원이 나가버린다고

 

- 스노클링이 좋아
- 대체 왜 그래?

 

섹스리스 상태

 

마지막 휴가가
언제였어?

 

5년
 
가끔은 쉬어 줘야지

 

- 재키?
- 손에 끼고 다닐게요

 

- 밤낮으로
- 좀 쉬어

 

계획 없어
도착하면 연락해

 

좀...
보고 있니?

 

- 좀 뭐?
- 쉬라고

 

안 돼요
내가 잡은 건데!

 

뉴욕발 LA행, 6월 14일
12시 출발, 3시 10분 도착

 

-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안녕
- 피터, 잘 지내?

 

덕분에
아주 잘 지내고 있어

 

- 아주 잘 지내
- 그냥 잘 지내는 거겠지

 

- 뭐?
- 뭐가?

 

- '그냥 잘'이라고?
- 그 표현이 맞잖아

 

어쨌든 다행이야

 

- 누구야?
- 앤젤로 오빠 엄마

 

- 바꿔줘
- 안 바꿔줘도 돼

 

- 안녕하세요
- 그래, 잘 지내니?

 

 

- 어떻게 지냈니?
- 놀면서요

 

- 잘 놀고 있니?
- 좋아요

 

- '네'라고 해야지
- 네?

 

- 아냐
- 뭐 하세요?

 

편집 일을 하고 있단다

 

마감이 있거든
회사에서 사람들이...

 

엄마 뱃속에
아기가 있어요

 

안녕, 나야

 

왜 전화 안 받니?

 

5일이나 됐어

 

무슨 일인데?

 

무슨 일이냐고?

 


잘 지내는 거야?

 

 

아주 잘 지내고 있지

 

더는 귀찮게 안 할게요

 

바닥에 깔아만 볼게요
잘 맞는지만 보려고요

 

방 꾸며주는 건 싫어해도
멋지게 꾸며놓으면

 

- 좋아할 거예요
- 자퇴했네요

 

재키에게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아 줘

 

쉽게 결정한 거 아니야

 

학교도 그렇고
뉴욕은...

 

아직 앉아 있어?
둘 다 내 체질에 안 맞아

 

- 더닝 씨?
- 앞장서세요

 

전원 꽂을 데 있어요?
얘네들 좀 충전하게요

 

네, 있습니다

 

몇 시간으론 부족한데
혹시 한가해요?

 

- 그렇게 말해 뒀는데
- 시간 됩니다

 

아직이에요
세 시간 내로 찍을 거예요

 

레귤러라...

 

멀쩡한 커피를 왜 굳이
'레귤러'라 부르는 건지

 

- 무슨 40년대도 아니고
- 어디야?

 

회의하러 가고 있어요

 

웨스트사이드에

 

- 이것 좀 봐줘
- 폰으로 볼게요

 

왔네요

 

3550번지면
저 집이에요

 

멋지네요

 

그러게요

 

타요, 타
내리지 마요

 

- 네?
- 타요

 

얼마나 오래
여기 계실 건가요?

 

알아볼 게 있어서요
잠깐이면 돼요

 

맙소사

 

물 마시러
내려오는 거예요

 

무서운 동네네요

 

저 친구를
기다린 거예요?

 

쫓아가요

 

- 네?
- 어서 쫓아가요

 

속도 줄여요

 

더 천천히

 

여기 세워요

 

- 웬 잠수복?
- 네?

 

저들 중 하나가 뉴욕에 와
헤엄치는 걸 보고 싶네요

 

- 바닷물이...
- 이름이 뭐죠?

 

- 라몬요
- 라몬, 화장실은요?

 

저긴데
못 들어가게 막아놨네요

 

- 다른 데도 있겠죠
- 없어요

 

그럼 소변은
어디서 봐요?

 

잠수복 안에다 눠서
체온을 올리든가 하겠죠

 

이런!

 

이를 어째

 

짜증나

 

뭘 하는 거죠?

 

알바 구하나 봐요

 

고마워요

 

발신자
앤젤로

 

빨리 따라붙어요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왜 이래?
종일 전화도 없고

 

어디야?
내 이메일 읽은 거 알아

 

더 붙어요

 

- 차 하나 거리는 둬야죠
- 더 가까이

 

여기서 살고 싶다 해서
이렇게 멀어질 건 없잖아

 

전화 줘

 

- 더요
- 같이 노력해야지

 

이미 충분히 가까워요

 

젠장, 어떤 미친놈이
뒤에서 들이받았어

 

아, 진짜!

 

- 미안하게 됐어요
- 일단 내리시죠

 

갓길에 차 대세요
동행이 있나요?

 

- 무슨 일이니?
- 장난해?

 

왜 이렇게 밝다니?

 

두 분 다 갓길에 대세요

 

미친 사람 취급 마
여기서 뭐 하는 거니?

 

여기서 살면서 일도 하고
또...

 

저걸 타겠다고?

 

학벌 낮은
대문호도 많아

 

- 세 명 대봐
- 헤밍웨이, 고어 비달

 

- 두 명이네
- 숨이 막혀, 알겠어?

 

- 뉴욕도, 그 아파트도
- 오버는!

 

그곳 여자들도 그래

 

평생 금욕하고
살고 싶을 정도로

 

따분하고 제멋대로라고

 

그에 따른 문제는...

 

- 건강에 해로워
- 농담이야

 

농담이었어
LA에선 배울 게 없잖니

 

배우는 게 없으면

 

유머감각을 담당하는
뇌 수용체의 성장이 멎어

 

네 유머감각이
저기 나가서

 

저걸 타면 없어져버려
사고력이 사라진단 말야

 

네 아빠는 괜찮다니?

 

- 모르는 게 좋아
- 뭐라던?

 

행복하면 된 거래

 

웬 개똥철학이라니?

 

- 내 아파트가 어때서?
- 벽장 정리한 건 뭔데?

 

버둥거리면서 글 쓰는
내 모습 보려고

 

- 돌아오라는 거야?
- 다들 그래

 

서프보드를 탈 일이
없으시겠지

 

머리가 젖을 테니까

 

난 해변에서 자기도 해

 

LA에선
침대도 필요 없겠다, 얘

 

못 살아!
뉴욕에 돌아가서

 

소독약 냄새 쩌는 물에서
수영이나 하셔

 

상관 안 할 테니까
왜게?

 

엄마가 싫어졌거든

 

여기가 좋아

 

이것도!
엄만 절대 못 타

 

확신을 가지세요
원고가 왔어요

 

마감이 임박한 지금

 

실연당한 비둘기 얘기를
싣는 게 최선이에요

 

최종 원고는
3시에 보낼게요

 

- 아니, 6시에
- 어디야?

 

레스토랑요
중간엔 연락돼요

 

- 타본 적 있으세요?
- 아뇨, 체력은 좋아요

 

돈이 많으신가 봐요
좋은 호텔에 머물면서

 

절 이틀 연속
쓰시는 걸 보니

 

강사도 하나 쓰시죠

 

무식한 십대한테
배우고 싶은 생각 없어요

 

이래 봬도 뉴요커예요
파도 타는 것쯤은 껌이죠

 

발목에 묶는 건데

 

주 3회
4백 미터 수영을 하고

 

롱아일랜드 해협에서도
헤엄쳐 봤고

 

배에 탄 채로 강에 떨어진
지갑을 주운 적도 있어요

 

얼음물이네요

 

선생 구하세요

 

처음부터 능숙하게
타진 못하겠죠

 

- 쟤들도 괜찮고
- 독학으로 마스터한

 

운동선수가
얼마나 많은데요

 

신호라도 만들죠

 

무슨 소리예요?

 

사모님 안전은
제 책임이에요

 

- 아니에요
- 맞아요

 

- 세상에나
- 네?

 

- 그런 게 어딨어요
- 네?

 

- 계속해 봐요
- 그래서 말인데

 

수신호를 하나 만들죠
일 터지면 대처할 수 있게

 

정 원하신다면야

 

내가 국제 조난 신호를
보내면

 

911에 전화해서...

 

- 왜 이러지?
- 강습 받으세요

 

파도 몇 개만 헤치고
안쪽으로 넣어주면 돼요

 

안녕
난 재키 더닝이라고 해

 

날 도와주면
수고비로 얼마 챙겨줄게

 

아줌마 서프보드를

 

파도 몇 개만 제치고
안쪽으로 넣어줘

 

그럼 너한테
헤엄쳐서 갈 테니까

 

그때 나한테 보드 넘기고
다시 여기 돌아와서

 

빈둥거리면 되겠지?

 

- 네, 뭐
- 할래?

 

좋아요

 

- 됐어요
- 기억하세요

 

네, 알아요

 

오만하게 들리겠지만

 

평균보다
빨리 익힐 수 있을 거예요

 

고마워, 얘

 

아, 참!

 

미안, 어떻게 주겠다는
말을 안 해버렸네

 

기사한테 주라고 할게
30달러면 되겠니?

 

 

뭐라고?

 

도와줘요, 기다려요
안전요원!

 

도와줘요

 

아냐

 

아냐

 

안전요원, 도와줘요

 

- 아냐, 괜찮아요
- 도와줘요

 

그게 아니라니까

 

아무 일 없어요

 

- 밖으로 나가죠
- 막 들어왔는데

 

발목 연결끈을
제대로 차는지부터 보죠

 

할 수 있어요

 

보여줘 봐요

 

안 되겠네요

 

안 도와줘도 됐어요

 

- 네네
- 이 사람한테 배워요

 

안 배워도 돼요

 

고어 비달은
올림픽에 출전했고

 

남자와 자고
참전도 했어

 

이 중 하나라도 하고
날 설득해

 

저렇게 타고 싶어

 

자퇴를?
울 부모님은 난리가 날걸

 

부모님은 괜찮으시대?

 

- 아빠는 그래
- 엄만 아니고?

 

헤밍웨이는 입대도 했고
세상을 누비다 자살했어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

 

아주 쪄죽겠네요

 

다들 해변에서 입는 걸...

 

20분 동안 낑낑대며
겨우 입었구만

 

네, 편집장님

 

17쪽 교정 보고 있어요

 

섹스 얘길 쓰고 싶었는데
배짱이 없었나 봐요

 

전 잘 들려요

 

시내로 가는
택시 안이에요

 

곧 터널이라
끊길 수...

 

작성하시고 서명하세요

 

- 나이요
- 뭐라고요?

 

- 나이요
- 그러는 댁은요?

 

서른일곱요

 

동갑이네요

 

- 안녕하세요
- 네

 

강습 받으시는 동안
다른 기사가 올 겁니다

 

- 왜죠?
- 1시 반 이후론 안 돼요

 

- 왜죠?
- 회사 일 때문에요

 

애들 데리러
학교에 가야 해요

 

- 이틀이나 빼먹어서
- 태워서 와요

 

우리 둘 다에게
득이잖아요

 

그쪽 회사도 손해 안 보고

 

애들이
성가시게 굴 텐데요

 

강습 끝나고 봐요

 

좋아요, 재키
일단 보드 위에 엎드려요

 

팔로 물을 저으세요

 

- 문제 있어요?
- 물에서 할게요

 

땅 위에서 말고

 

알았어요

 

다 저은 후엔
양손을 가슴 옆에 짚고

 

상체를 들어올려요
상당수의 초보자들은

 

한쪽 무릎을 짚고
일어나죠

 

익숙해지면
점프하듯 올라타면 돼요

 

- 지금 해요?
- 안 될 거 없죠

 

좋아요, 다시

 

바로 점프를 할 필요는...

 

- 정석을 배울래요
- 그래도 처음엔...

 

안 멈추네요
내가 받은 것 같아요

 

네, 편집장님

 

제 말이요
'꽃을 피운 꽃'요?

 

표현이 참 기발하네요
폰 켜놓을게요

 

전원 꺼줘요

 

뭐라고 했죠?

 

이 무생물을 변화무쌍한
바다에다 띄울 거예요

 

- 안녕
- 안녕

 

보드 혼자선
아무것도 못 해요

 

변화무쌍한 바다가
움직이든가

 

변화무쌍한 누군가가
움직이게 할 수 있어요

 

이해되죠?

 

 

바다는 모래 바닥 위에서
움직이는데

 

바닥이 일어나면서
파도가 생겨요

 

파도는 해변 쪽으로
가고요, 이해되죠?

 

내가 바본 줄 알아요?

 

그러면서 중간에 있는 걸
같이 쓸어가요

 

사람이나 보드도
같이 쓸어가겠죠

 

그렇담 물속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당신과 보드가
같이 움직이는 곳이에요

 

집에서
뉴스 볼 때도 그렇죠

 

물 있어요?

 

저기까지
저어갈 거예요

 

파도가 부서지는
곳까지요

 

운이 좋아
파도를 만나면

 

일어나서 보드를 타요
양 발에 고루 무게를 싣고

 

파도를 타면 돼요

 

해변으로 내려온 후엔
보드 뒤쪽에 올라타서

 

방향을 바꿔
다시 나한테 와요

 

무슨 일이 터지더라도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요

 

무서우면 다 때려치고
돌아가든가요

 

가죠

 

서핑에선 물에 들어가고
나올 때가 제일 위험해요

 

당신과 파도 사이에
이게 끼면 어떻게 된다?

 

네?

 

이 무생물이
당신과...

 

아오, 진짜!

 

보드에 타요

 

세상에나

 

- 지치죠?
- 좀 쉴까요?

 

'안에 있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 몰라요
- 영향권에 들어왔어요

 

- 좀 살자
- 뭐라고요?

 

계속해요

 

여기 계속 있다간
오는 파도 다 맞고

 

급류에 휘말리게 돼요

 

밖으로 나가거나

 

파도를 뚫고 나가야 해요
저기 보이죠?

 

저기까지 갈 거예요

 

- 못 해요
- 가야 해요

 

누가 그래요?

 

그런 질문 처음 받아 봐요

 

저건 뭐죠?

 

- 괴물 파도요
- 네?

 

거대한 파도를
그렇게 불러요

 

- 어떻게 해요?
- 애들 있어요?

 

- 뭐라고요?
- 애들 있냐고요

 

 

애들 목숨이 달렸다
생각하고 힘껏 저어요

 

그 정도로
죽어라 팔을 저어요

 

잘했어요

 

여기서 보니 시시하네
엄청 커 보였는데

 

보드 타요

 

보드 위에 올라와요

 

허리 쭉 펴고

 

달걀 거품기 있어요?

 

- 좀 봐줘요
- 본 적은 있을 거예요

 

끄트머리에 앉아서
보드 양쪽을 잡고

 

다리를 저어요

 

가뿐히 돌릴 수 있어요
이거 시간낭비 아닌가?

 

일단 돌려나 보고
말씀하세요

 

내가 미쳐

 

한 번 더 설명해 줄래요?

 

끄트머리에 앉아서

 

보드를 잡고
다리를 휘저어요

 

좋아요
다시 해봐요

 

이제 반대쪽으로

 

빨리 돌릴수록
본인한테 유리해요

 

- 전반적으로요?
- 바로 지금요

 

뒤로 가서
다리를 휘저어요

 

해변 쪽으로 팔을 젓다가

 

파도가 오면 일어나서
무릎을 구부려서 타요

 

떨어질 땐 머리를 감싸고
앞으로 고꾸라지시고

 

- 알았죠?
- 네

 

하나, 둘, 셋

 

잘했어요
더 배우고 싶음 연락해요

 

아들!

 

디킨스

 

- 뉘신지요?
- 디킨스!

 

드라마 작가였고
조울증을 앓았어

 

'블로우 하드'에서
연락은?

 

심했어, 미안
'블로우 백'이지?

 

고마워

 

- 타고 왔어?
- 응

 

어땠어?

 

파도가 안 깨져서 좋았어

 

- 고마워
- 응

 

타고 오셨어요?

 

그랬지

 

파도가 안 깨졌죠?

 

아름다웠어

 

매일 탈 때마다
아름다움의 극치야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 읽어 보셨어요?
­ 그럼      

 

걸작이래요

 

- 학교 숙제니?
- 아뇨

 

그럼 즐기면서
읽겠구나

 

뭐 읽으세요?

 

이건 신문

 

이건 오락용 책

 

글 쓰는 걸 피하려고

 

작가시군요

 

좋으시겠다

 

이런 데서 글도 쓰시고
운이 좋으시네요

 

운이야 좋지

 

혹시 일은 하세요?

 

생계를 위해서요

 

난 먹고살기 위해서만
일해

 

요즘 슬럼프예요

 

이런 멋진 곳에서
글이 써져요?

 

전 골방에서
쥐어짜며 쓰는데

 

내 타입은 아니야

 

네 글에 좋은 생각이 났어

 

여긴 변화무쌍한
바다예요

 

한 번으로 됐어요

 

더 나은 버전 있어요?

 

떨어질 땐 머리 감싸세요
갑시다

 

그 똥매너
누구한테 배웠어?

 

- 여보세요?
- 뭐야?

 

- 인사도 안 하니?
- 생각났다며?

 

전화 왔어
만나서 얘기해

 

- 아직 LA야?
- 그래서?

 

출판사에서 연락 안 와도
고뇌하며 쓰진 않을 거야

 

글은 고뇌에서 나와
고뇌 없이 어떻게...

 

- 다시 걸게
- 걸지 마

 

마르케스 책을 읽는
자퇴생이라!

 

이해 못 하실 거야

 

- 누가?
- 부모님

 

아니, 엄마만

 

들들 안 볶으면
읽고 싶어져

 

이해 못 하시겠네
난 운이 좋았어, 둘째거든

 

오빠가 진을 다 빼놔서
난 방목하셨거든

 

운 좋은 거 맞네

 

- 신경 쓰지 마
- 형제가 있어?

 

- 응
- 덜 부담되고 좋겠다

 

몇 명이야?

 

 

하나야

 

이복 여동생

 

하지만

 

남자 형제는 없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

 

세상에, 전보다 못하네요

 

그렇게 저어댔는데
왜 안 나아지죠?

 

- 매일 배우고 싶어요?
- 네

 

- 더 세게 저어요
- 계속 제자리네

 

오늘만 봐줄게요

 

내 끈을 잡으면
내가 태워줄게요

 

물어봐도 돼?

 

어쩌다 죽었어?

 

어렸을 때였어

 

형은

 

질식해서 죽었어

 

순식간이었지

 

- 부모님이 안되셨네
- 응

 

엄만 아빠가, 아빤 엄마가
형을 구할 거라 생각했어

 

네 생각은 어떤데?

 

전화하지 말랬잖아

 

누구시라고요?

 

아, 네

 

잠시만요

 

글 잘 읽었습니다

 

네, 왔네요
저 지금 LA예요

 

- 여보세요?
- 지금 통화 못 해

 

네가 전화했거든?

 

지금은 통화 못 해
집중할 일이 생겼어

 

행운을 빈다

 

갑자기 뭔 소리야?

 

저기...

 

- 혹시...
- 맞아요

 

- 반가워요
- 네

 

안녕

 

어떻게 이런...

 

안녕

 

젠장

 

이쪽은 재키라고
가끔 같이 일하는 사이죠

 

- 무슨 일을...
- 그게...

 

- 엄마예요
- 얘 엄마예요

 

말이 되네요
전에 통화했을 땐...

 

통화 안 했어요

 

그랬어?

 

- 엄마가 짠 거지?
- 글이 좋아요

 

더 나아질 거예요

 

- 완성된 건 줄 알았는데
- 맞아요

 

- 나아질 거예요
- 그럴 일 없어

 

그쪽 출판사에서
생각해 낼 수도 있겠지만

 

멋진 엔딩이 떠올랐대요

 

- 없어
- 있잖아

 

없어요

 

뭐 하는 거야?

 

- 뭐가?
- 왜 초를 쳐?

 

판을 짜놓고
왜 초를 쳐?

 

뭐라고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왜 아직 여기 있어?

 

LA 싫어하잖아

 

- 뭣 좀 하느라
- 뭘?

 

그런 게 있어

 

어디 가?
정말 간절했다면...

 

- 긴장 타세요
- 너도 알잖니

 

- 여기서 책 내면 안 돼
- 엄마 말 믿지 마세요

 

출판사 이름부터
구리댔어요

 

나도 엄마처럼
변했나 봐

 

사람을 존중할 줄 몰라
저 사람도 포함해서

 

- 왜 그래요?
- 뭐가요?

 

왜 여자들은
발부터 빠져요?

 

머리보단 발을
다치는 편이 낫죠

 

앞으로 넘어지면
안 다쳐요

 

저기 와요
엎드려요

 

- 앞으로!
- 알았어요

 

- 재키?
- 알았어요, 알았어

 

아파 죽겠네

 

- 빼버려요
- 안 빠져요

 

안 빠진다고요?

 

- 성게 가시 땜에
- 어떡해요?

 

잘라내고
단백질을 녹여야죠

 

그쪽이 해줘요

 

됐어요
내가 할게요

 

- 못 하겠어요
- 내가 할게요

 

아파서 둘 중 하나가
토를 할 수도 있어요

 

- 기사는요?
- 한 시간 후에나 와요

 

따가워 죽겠네
이 폰, 쓸 수나 있어요?

 

- 단백질을 녹여야 해요
- 어떻게요?

 

오줌을 눠서요

 

- 어떻게 거기다 눠요?
- 왜 안 돼요?

 

발바닥까지
어떻게 조준해요?

 

일주일간 목발 신세
지고 싶지 않다면

 

오줌을 싸줘야 해요

 

나 다쳤어

 

- 빨리 눠요
- 노력 중이에요

 

- 그렇게 어려워요?
- 좀 있어 봐요

 

- 여보세요?
- 누구세요?

 

- 댁은요?
- 댁이 걸었잖아요

 

문자 받고 걸었어요

 

아, 남편분 되세요?

 

- 누구 남편요?
- 내 남편이에요

 

- 나야
- 뭔데?

 

발이 잘못됐어

 

- 발이?
- 끔찍하게...

 

끔찍하게 뭐?

 

가시가 박혔어

 

- 박힌 거야, 찔린 거야?
- 몰라

 

심해 봤자지
구두 안 벗잖아

 

딴 사람한테 부탁해
난 일하는 중이야

 

무슨 일 하는데?

 

- 뭐 해요?
- 있어 봐요

 

- 빨리 좀 해요
- 난 기계가 아니에요

 

노래가...

 

있어야 해요

 

- 노래랬어요?
- 조용하니 안 나와요

 

- 늘 그래요?
- 뭐라도 불러 봐요

 

물에 관련된 노래로다가

 

부탁이에요
노래해 줘요

 

지붕에서 새는 비가
내 머리 위로

 

똑똑 떨어지누나

 

뚝뚝 떨어지누나

 

벗어 봐요

 

- 잘 안 돼요
- 왜요?

 

연습하다
팔이 망가져서

 

내가 할게요

 

손이 꽁꽁 묶여버렸네

 

어떻게 할까요?

 

이 상태를
마음껏 이용해 먹어요

 

나 서른일곱살 아닌데

 

그쪽 발에 왜
오줌을 눴겠어요?

 

쿨하지 않아?

 

저런 인생, 안 부러워?

 

별로

 

왜 애들과 어울리겠어?

 

쿨하니까

 

마리화나를 팔거든

 

그래?

 

 

피우고 싶어?

 

아니
편집증이 도져

 

뭐 어때?
글 쓰고, 서핑하고

 

마리화나 팔고

 

여느 작가들보다
잘 사는 것 같은데

 

고마워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내 짐 갖다줘서 고마워요

 

괜찮으세요?

 

- 네, 그쪽은요?
- 좋아요

 

호텔엔
어떻게 왔어요?

 

누가 태워줬어요

 

안녕하세요

 

지금 장난해요?

 

뭐가요?

 

- 오늘 어때요?
- 아주 좋아요

 

그쪽은요?

 

좋아요

 

기분이 아주 좋아요

 

이리 와요, 이리로

 

- 별일 없죠?
- 뭐 하는 거예요?

 

쟤한테 키스한 거예요?

 

그랬나...
아닐걸요

 

최소한
닿은 것 같긴 한데

 

저 녀석이 애인이에요?

 

가서 음식 주문해 줘요

 

- 같이 안 가요?
- 옷 벗어야죠

 

- 여기서요?
- 안에 화장실 있는데

 

- 잠수복 들키면 안 돼요
- 왜요?

 

그냥 안 돼요
부탁해요

 

- 미안해요
- 미안해요

 

재키?

 

- 여기서 뭐 해?
- 그러는 넌?

 

안녕들

 

여긴 블랜치, 브래드, 뉴섬
그리고 렉스야

 

소개 안 해줘?

 

여긴 내 친구 라몬

 

여긴 이안이라고 해

 

- 안녕하세요
- 안녕

 

어떻게 만났는데?

 

그냥 어쩌다가

 

너희는?

 

뭐 어쩌다가

 

되게 어색하네요

 

맛있게 먹어

 

반가웠어요

 

저도 반가웠어요

 

갈까?

 

- 왜 재키라 불러요?
- 날 싫어해요

 

예의가 없네요
엄마라고 불러야죠

 

- 약도 하지 말고
- 어머나

 

친구들 걸 수도 있죠

 

그래 봤자
마리화나예요

 

별일 아니란 거예요?

 

- 해본 적 없어요?
- 대학 때 두 번요

 

호들갑 떨 필요 없어요
아직 확실하지도 않고

 

- 피워 봤어요?
- 아뇨, 알레르기 땜에

 

알레르기?

 

그런 셈이에요

 

- 그쪽은요?
- 뭐가요?

 

어떤 느낌인지 감 잡게
약간 피워 봐요

 

통째로 피우고 싶지만
애들 데리러 가야 해서요

 

죄송해요

 

직접 펴봐요

 

회사예요

 

여보세요?

 

알아요

 

당연히 듣고 있죠

 

이따 전화할게요

 

아무 느낌 없어요

 

좀 더 기다려 봐요

 

와!

 

막 올라오죠?

 

나 해고당했어요

 

어디로 간 거죠?

 

안녕하세요

 

- 난...
- 누군지 알아요

 

안녕하세요?

 

네, 안녕해요

 

- 네?
- 혹시...

 

네?

 

들어오세요

 

종일 공을 들였는데
너무 익혀버렸어요

 

마실 거 드릴까요?
아님 다른 거라도?

 

아님...

 

- 위층에 있어요
- 여자애랑요?

 

- 괜찮아요
- 걱정 마세요

 

문은 열려 있어요

 

나 왔어

 

놀래라

 

딸꾹질 멎고 좋지 뭐

 

썰렁 개그를 해버렸네

 

뭐 그건 됐고

 

나 보니까 좋니?

 

네 끔찍한 계모와

 

매력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복동생을 지나쳐 왔어

 

실은 끔찍하지도 않았고
매력이 없지도 않았어

 

어쩜 그렇게 예쁘고

 

환대해 주던지

 

아가씨도 환대받았지?

 

 

갈게

 

마리화나 피울래?

 

다들 어딨어?

 

이건 좀 아니지

 

얼마나 잘못됐는지
몰라?

 

넌 알겠지?

 

안대

 

- 재키?
- 뭐가 잘못됐는데?

 

난 엄마 애인이 아냐

 

세상에

 

애인이란 말만 들어도
징그럽다

 

- 아들도 아냐
- 앤젤로!

 

- 내 아들이 아니라고?
- 형 말이야

 

- 다들 괜찮아요?
- 여긴 왜 왔어?

 

- 생일 축하하러
- 생일이야?

 

- 일주일 후야
- 가까이 있고 싶었어

 

- 마리화나도 피우고
- 어쩌자는 거야?

 

형이 안 죽었음
집착 안 했을까?

 

외할머니 사랑을 받았다면...

 

이혼 안 했음...

 

- 앤젤로
- 나쁜 일도 생겨

 

살다 보면

 

- 인정해, 재키
- 뭘?

 

알면서

 

형을 찾고 있는 거잖아

 

엄마나 나나
너무 불쌍해

 

- 내가 어떻게 할까요?
- 마리화나 싫죠?

 

- 인정해
- 뭘?

 

- 둘이 따로 이야기해
- 당신도 상관있거든?

 

- 당신도
- 아냐

 

엄마 나이쯤 됐으면...

 

엿이나 먹어

 

이 방에 있는 사람
모두 다

 

아가씬 예외

 

다들 오해하고 있어

 

앤젤로가 여자 만나는 걸
내가 싫어한다고

 

결국 다 내 잘못이지

 

뭐야?

 

- 엄마 잘못 아니야
- 내 잘못 맞아

 

뭐 하고 있었는데?

 

- 당신은?
- 쟤랑 있었어

 

그때 뭐 하느라
자리를 비운 거야?

 

몰라

 

하긴 뭘 해

 

한 열 가지는 됐을걸

 

자리를 비워야만 했어

 

자리 비운 건
문제가 아니야

 

그 일만 아니었음
아직 살아 있었을까?

 

그 한 번의 실수로는
부족했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을 거야

 

그런 형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니?

 

가만 앉아 있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해 주겠어

 

남은 아들 하나에

 

집착할 바에야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겠다고 하면

 

차라리 멀리 떨어져
살고 말겠어

 

돌아가지 않을 거야

 

- 안녕
- 안녕

 

지금도 몽롱해요?

 

마리화나 하는
여자잖아요

 

아뇨
약발이 안 받네요

 

애가 더 있어요?

 

이야기하자면 긴데

 

화가 난 것뿐이에요

 

그래 보였어요

 

그쪽은 스무살 무렵에

 

뭐가 하고 싶었어요?

 

섹스요

 

다른 건요?
엄마한테선요?

 

간섭 안 하면
좋겠다 싶었죠

 

날씨 죽이네요

 

섹시해요

 

말도 안 돼

 

- 다시 말해 봐요
- 섹시해요

 

난 섹시한 여자하고만

 

진지하게 연애하는데

 

당신은 굉장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그럼요

 

딴 속셈이 있어서

 

- 당신을 만나는 건...
- 찰 때까지 잘해 줘요

 

알았어요

 

자기 삶을
사랑했으면 했어요

 

네?

 

울 엄마 말예요

 

나쁜 일을 많이
겪었거든요

 

당신도 그래요?

 

세상엔
나쁜 일 투성이예요

 

어떻게 하길 바랬어요?

 

사랑으로 끌어안길
바랬어요

 

재키

 

해결했어요?

 

- 뭘요?
- 뉴욕에서 해야 할 일요

 

다 해결한 거예요?

 

네, 그랬어요

 

멋지네요

 

그랬어요

 

우리, 운이 참
좋은 거 같죠?

 

그런 것 같아요

 

 

파도가 멋지네요

 

그렇죠?

 

- 네가 부럽다
- 진짜!

 

곧 이 바다를
독차지할 거 아냐

 

너도 내가 부러워?

 

아니, 난 학교가 좋아

 

다양한 선생들과
지루한 책들...

 

너도 재미있을 거야

 

서핑 잘하는 작가 있지?
너도 그렇게 될 수 있어

 

환상적인 여름이었어

 

그랬지

 

-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전화 걸고 있었는데
- 나도

 

만나고 싶은데
언제 보는 게 좋을까?

 

내가 오라는 데로
와줄 수 있겠니?

 

- 왔어요
- 알았어요

 

전에 본 적 있지?
이안이야

 

- 네
- 잘 지냈니?

 

엄마 여기 있어요?

 

본 것 같은데

 

저분 아니니?

 

서핑에선 물에 들어가고
나올 때가 제일 위험해

 

그렇지

 

맞아

 

놀랐는걸

 

생일 축하해

 

일은 어쩌고?

 

해고당했어

 

전화 안 받으면
잘리는 건가 봐

 

있잖니

 

돌려서 말할 방법이 없어

 

아마 질색할 거야

 

내 얼굴에 대고
소리 지르며

 

날 뜯어 말릴 테지만

 

나 안 떠날 거야

 

- 어딜?
- LA를

 

집단 아이큐 얘기는
들먹이지 않을게

 

재미도 없고

 

박물관 가는 길에 지쳐서
그림 볼 의지를 잃고 말걸

 

여기 문화가 좋아서 내린
결정은 아냐

 

어쨌든 남을 거야

 

LA에

 

할 말이 있어

 

믿는 건 네 자유야

 

몸소 증명해 보일 테니까

 

나 안 봐도 돼

 

어딘가에서
널 마주치더라도

 

인사만 하고
널 보내줄 거야

 

함께 시간을
보내고는 싶지만

 

네가 원치 않는다면

 

안 봐도 괜찮아

 

아무것도 필요 없어

 

반어적인 표현이야?

 

아님 말 그대로야?

 

여기 있음
우리말 실력만 떨어져

 

아무것도 필요 없어

 

여기 있는 것 아무것도

 

- 그러니...
- 나 돌아가

 

학교에 사정했어

 

엄마 핑계를 댔더니

 

다시 받아주겠대

 

내일 떠나

 

행운을 빌게

 

- 마음에 있는 말 쏟아내
-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여기서 돈을
너무 많이 써버렸어

 

학교 다시 가겠단 결정에
네 아빠도 찬성했고?

 

 

뭐라시면서?

 

내가 행복하면 된 거래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일에 치여서 살긴 싫어

 

- 그래
- 또 보게 될 거야

 

내가 오든
엄마가 오든 해서

 

인생은 길어

 

맞아

 

엔딩 말인데

 

어떻게 하려고 했어?

 

옥상에서 뛰어내려서

 

땅에 떨어지는 걸로

 

아무도 걜 붙잡지 않아

 

머리가 깨져서 죽고 말지

 

와!

 

손은 좀 봐야겠지만

 

- 들어줘?
- 고맙다, 아들

 

네, 마님

 

네 보드 갖고 왔니?

 

감독 /주연
헬렌 헌트

 

출연
브렌튼 스웨이츠, 루크 윌슨

 

그래도 세상을 사랑한
고든에게 바칩니다

 

sub2smi by  Michael Arch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