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Roh CD2

어릴 땐 여기
자주 왔었어요

그땐 훨씬
넓은 줄 알았는데

참, 맞아

 

와봐요

 

꽤 멀리까지 보이죠?

 

여기 이렇게 서있으면

나도 언젠가 여길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딘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다른 사람이 되는 거죠

다른 사람?

모든걸 잊고
다른 사람이 되는 거예요

 

당신은 왜 특기대가 됐어요?
/응?

 

설명하긴 힘들지만

내가 있을 곳을
찾은 것 같아

 

소중한 곳인가요?

 

아마도....

 

그렇군요

당신은 찾았군요

 

괜찮니?

 

날아가버렸네

 

다치진 않았니?

 

당신은 올 수 없어요

 

기다려!
묻고 싶은 게 있어

 

당신은 올 수 없어요

 

오면 안되요

 

멈춰!

 

그만해!

 

그만해!

 

여보세요

 

 

 

그래서 비늘길로 집에 간
소녀는 어떻게 됐어?

'문을 밀어보렴
잠겨있지 않단다'

하고 늑대가 대답했지요

결국 문이 열리지 않자

소녀는 구멍을 통해
집으로 들어갔죠

 

'엄마, 배고파요'

'찬장에 고기가 있으니
먹으렴'

그건 늑대가 죽인
엄마의 살이었죠

 

찬장 위에서
큰 고양이가 와서

이렇게 말했죠

'네가 먹고 있는 건
네 엄마의 살이란다'

 

'엄마, 찬장위의 고양이가'
'내가 먹는 게 엄마 살이래요'

'거짓말이야'

'그런 고양이에겐
신발을 던져 버려라'

 

고기를 먹고 나니
목이 말랐어요

'엄마, 목이 말라요'

'냄비 안의
포도주를 마시렴'

그러자 작은 새가 날아와
굴뚝에 앉아 말했어요

'네가 마시는건 엄마 피란다'
'엄마 피를 마시는거야'

'엄마, 굴뚝에
작은 새가 앉아서'

'내가 엄마 피를
마시는 거래요'

'그런 새에겐
두건을 던져 버려라'

 

고기를 먹고
포도주를 마신 소녀는

엄마에게 말했어요

'엄마, 왠지 아주 졸려요'

 

'여기 와서 좀 자거라'

 

생각 좀 해봤나

 

우리도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어

자치경 간부가 수도경 간부와
밀회를 하는 것이

어떻게 보일지 알지 않나

 

수도경을 통째로 매장하려는

본부와 우리 경비부는
기본노선이 다르다

창설 배경이야
어찌되었던건

몇 년간 수도경이
이 나라 치안유지에

큰 역할을
해 온 것은 인정한다

특히 자네의 공안부 활동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네와 공안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수도 치안은
진정되기 시작했지만

반정부세력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지하로 내려가서
오히려 조직력이 강해진 것은

잦은 파괴활동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 주위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무력 진압보다는
공안활동을 중심으로

치안을 확립해야한다

그걸 위해선 조직의 통합과

지휘체계의 일원화가
급선무인데...

 

수도경의 실수에 광분하는
자치경은 그걸 모르는거다

 

많지는 않지만
국가 장래를 염려하는

자치경 사람들중에

우리 세력이
착실히 침투해있다

이제 너의 공안부와

'아니아' 부장의
정계 인맥만 있으면

수도경과 자치경을
합병시킬 수도 있고

내부 부서들을
쇄신할 수 있다

비공식적이지만

몇몇 정부인사의
동의도 얻었다

 

조건이 따르긴 하지만....

 

특기대 제거인가?

 

어떻게 생각하나?
/말만 잘하는 놈들이죠

검찰부가 떳다하면

꼬리를 감추고
내빼는 놈들이죠

몇몇 정부 인사도
자치경을 견제하려고

동의해준 거겠죠

그건 그렇지만

그들의 정세파악만은
정확하지

한 집에 두 마리 개는
못 들어간다

하지만 두 마리의 피가
필요하면

짝짓기를 시키면 돼

어느쪽 피가 남을진
모르지만...

 

아무리 힘이 세도

그 뛰어난 피를
남기지 못한 짐승은

결국 멸종하지

어떤 종의 짐승은

우두머리가 되면
다른 새끼들을 뭍어 죽인다더군

가끔 조직도 같은 짓을 하지

 

특기대 친구를 배신하는건
가슴 아픈가?

 

어떤 여자인가?

죽은 소녀처럼
'빨간 두건'의 일원으로

암호명 '긴머리'
본명 '아마이야 케이'

체포는 자주 됐어도

전과기록이 없는
고단수 테러리스트죠

1구역에서 체포된걸
인수 받았죠

그 여자를 선택한 이유는?

가문이 좋은데다

얼굴이 죽은 애와
닮았기 때문이죠

 

시기를 잘 선택하게

 

그리고...

'인랑'이란 이름을
들은적 있나?

특기대 대장인 '한다'가
직접 조직한 반첩보부대로

특기대는 물론이고 공안부까지
조직원이 침투해있답니다

실제로 존재할까요?
그런 조직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한다'는 점령시대에

G2 요청으로 반첩보부를
조직한 경력이 있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놈이다

일단 염두해두게

 

현역 특기대원과
여자 테러리스트의

용서할 수 없는 관계라...

부장놈
촌스러운 수법을 쓰는군

확실히 이런 종류의 스캔들은
효과가 크긴 하지만 말야

무슨 생각하나?

 

동화에서 악역은
예전부터 항상 늑대였지

네가 배신하는건
인간이 아니야

 

슬슬 움직일 때가 됐군

 

그놈은 정말 쓸만한가?

 

짐승으로 살수밖에
없는 놈이니까요

 

소녀가 옷을 벗고
침대에 다가가니

엄마는 두건을
얼굴까지 내려쓰고

이상한 모습으로
자고 있었죠

'엄마, 왜 귀가 이렇게 커요?'
'네 소릴 잘 듣기 위해서란다'

'엄마, 왜 눈이 이렇게 커요?'
'너를 잘보기 위해서란다'

'엄마, 왜 손톱이 이렇게 커요?'
'널 잘 움켜쥐기 위해서란다'

'엄마, 왜 이가 이렇게 커요?'

 

여전하군

 

허나 실전에서 방아쇠를
못당기면 의미가 없지만

 

그럴까

 

문책당하는거 아닌가?

 

벌써 포기했지

 

무슨 일인가?

예전엔 얘기도
제대로 못했고...

신경쓰이는 일도
있고해서 들른건데...

관두자구

나와 관계있는 일인가

 

아직 구체적인건 알 수 없지만
널 따라다니는 놈들이 있다는군

나를?

나도 조사를 해보겠지만

뭔가 알게되면
내게 말해주게

응, 그러지

 

'후세'

 

조심하게나

 

여보세요
/저예요!

수상한 남자에게
쫓기는 중이에요

제발 데리러 와줘요!

장소는...

 

여기는 01. 03,04나와라...
사냥감이 덫에 들어간다

죽이지 말고 생포하라

 

자치경

 

1층 로비다
정면 현관을 지켜라

 

그건 뭐지?

 

진짜를 맡길 만큼
절 믿진 않아요

폭탄을 주고 받는 장소로

한밤의 박물관을 선택하다니
공안부도 깜찍한 생각을 했죠?

 

게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이

현역 특기대원이라면
매스컴이 일제히 떠들어 대겠죠

연기를 하는건 자치경이지만
각본을 쓴 건 수도경 공안부

연출은... '헨미'인가?

 

그것까지 알면서 왜?

 

빠져 나가자!

 

저기다!

 

정문쪽 요원에게 연락해!

 

어서 타!

 

놈들이다!

 

어서 쏴!

 

여자와 차까지 빼앗아서
현재 행방불명

경비부가 비상망을 쳤지만
잡을 수 있을까요?

역시 자치경에겐
버거운 상대였어요

그렇게 뛰어난 놈이었나?

정서적으론 문제가 있지만
사격, 격투기, 미행 등

각종 전투기술에선 특급이죠

 

말씀 드렸을 텐데요

 

요원을 골라 데리고 가게
/추적장치 달아두길 잘했군요

 

'헨미'

 

만약 그놈이 '인랑'이라면

쏠겁니다

제 목줄을
물리기 전에 말이죠

전 그놈과는 다릅니다

 

현장에서 도주한 범인은
남녀 모두 중무장해있다

발견 즉시 사살하라
반복한다 도주한...

 

도망가지 않나?

 

감사합니다

 

수배차량
아직 발견 못했음

 

면허증 좀 보여주시죠

 

이젠 어디에 가나요?

 

어두운 숲

어두운 숲을 지나면
어디로 가죠?

누군가가 기다리는 집으로
/누가 기다려요?

 

엄마, 할머니 아니면....

 

한번 더 그곳에 가보고 싶어

 

왜 오늘은 이상하게
경찰이 많은거야

뭐야?
/대체 왜이래?

난 세금도 다 냈단 말이야

 

아무것도 묻지 않는군요

 

모두 거짓말이었어요

 

그 앤 내동생도 아니고

당신을 만난것도
우연이 아니에요

 

저도 '빨간 두건'의
멤버였어요

체포된 후
수도경 공안부에 끌려갔어요

이젠 어찌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시키는대로
다 했어요

생각하는 것 자체가
피곤했어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스스로 그렇게 맘먹었죠

 

그런데...
당신과 자꾸 만나고 있으면

자꾸 스스로를
상처 입히게 되요

 

당신도 외로울거라 생각하면
자꾸 희망을 가지게 되요

 

왜일까요

 

이대로...

 

아니, 아무것도 아냐

 

이대로 둘이서
어디 먼곳으로 떠날래요?

아무도 모르는 곳까지
도망가요

그렇게 해요, 네?

 

그건 무리야

 

아직 할 일이 남아있어
/그치만 이대로는 둘 다...

 

미안해

 

추워요

 

우린 처음부터

'후세'가 심문을 받던 때부터
그를 감시해왔지

 

네가 그와 접촉한 시점에서
너의 신변도 조사했었다

그렇다면...

첨부터 다알고
내버려둔거야

 

첩보전은 이런거다

항시 앞을 내다보고
선수를 치는 놈이 이기는 거지

놈들은 특기대를 모함하려고
'후세'를 희생양으로 골랐겠지만

덫에 걸린건
바로 그들이지

 

스캔들을 두려워 해야 할
사람은 바로 그들이야

우리가 아니지

너라는 카드가
우리손에 있는 한

공안부도 당분간은

특기대에 섣불리
간섭은 못하겠지

 

내가 놈들 입장이라도
추적장치를 달아 둘거야

원래 이런 수법을
'헨미'에게 가르친건

바로 나거든

이젠 알았겠지

여기 이 남자는
특기대 대원이면서

늘 우리 조직의 멤버였지

그렇지

양성소에서 내 지도를 받던
훈련병이었던 시절부터지

 

그럼 당신도 처음부터...
그런가요?

 

저게 그의 실체다

 

우린 늑대의 탈을 쓴
인간이 아냐

인간의 탈을 쓴 늑대지

 

인간(人)... 늑대(狼)...

 

이제 가라!

 

사냥꾼이 늑대를 죽이고
끝나는 건

인간이 쓴
동화속에서 일뿐이다

 

어쩔 수 없잖아!
어쩔 수 없었다구요!

같이 가고 싶었지만

당신은 갈 수 없는
사람이었잖아요!

 

그럼 차라리...
차리리 함께 죽어버리면...

그렇게 하면...

 

그러면...
서로의 마음에...

당신의 마음에
내가 남을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누군가에게...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었어요

 

잠복이다! 후퇴!

 

한패가 있다!
/이쪽이다

 

역시 그랬군 '후세'

 

내가 깨닫기도 전에
넌 바로 그...!

 

죽어라!

 

왜지?
왜 그때 넌 쏘지 않았지?

 

뭔가 다른건가
나와 뭐가 달라....

 

너도 실은 인간이잖아!

 

'후세'!!

 

그녀는 공안부를 누르기위한
비장의 카드가 아니었나요?

중요한 건

그녀가 우리 수중에 있다고
놈들이 믿고 있는 것이지

실제 그녀의 생사는
중요치 않아

그럼 왜 죽여야 합니까?

적에게 그녀를
빼앗길 위험을 없애려면

이 방법 뿐이다

알겠나

그녀가 살아있다고
믿게 하려면

그녀는 지금 여기서
죽을 수 밖에 없다

그건 험한 길을 걸어온

그녀 자신도
이미 알고 있는 일

 

무리를 떠나
인간에게 가고 싶은가?

 

하지만...

인간의 탈을 쓰고
인간과 함께 살아도

늑대가 인간이 될 수는 없어

자기가 운반한 폭탄으로

많은 생명을 빼앗은
여자의 죄가

절대로 지워질 수
없는 것처럼

 

난 대체...

 

어쩌면 되는지 알려줄까?

 

인간과 인연을 맺은 짐승
이야기의 결말을 맺어라

 

네가 늑대로
있을 수 있는 동안에

 

소녀가 옷을 벗고
침대에 다가가 보니

엄마는 두건을
얼굴까지 내려쓰고

이상한 모습으로
자고 있었죠

 

'엄마, 왜 귀가 이렇게 커요?'
'엄마, 왜 눈이 이렇게 커요?'

'엄마, 왜 손톱이 이렇게 커요?'
'엄마, 왜 이가 이렇게 커요?'

 

그리고 늑대는
빨간 두건을 잡아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