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예요?

 

목욕은 왜 하실려고요?

 

목욕할려는거 아냐

 

...바깥에...

 

...모두...

 

...어딨어요...

 

아빠!

 

괜찮아
작은 지진일 뿐이야

 

아빠 여기 있잖아

 

여기에

 

더 로드
(The Road, 2009)

 

시계는 1시 17분에 정지해 있다

 

길게 천지를 가르며
밝은 빛이 번쩍이더니...

 

낮은 진동들이 이어졌다

 

10월이었던 것 같지만

 

확실치는 않다

 

오랫동안 달력없이 지내왔다

 

매일 날들이 점점 더
회색으로 변해간다

 

날씨는 춥다

 

점점 추워 진다

 

세상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살아남은 동물들도 없다

 

곡식들은 오래전에 동이 났다

 

머지않아, 남아 있는
나무들도 다 죽어갈 것이다

 

도로에는 손수레 밀고가는 피난자들과

 

무기든 강도들이 출몰하면서

 

연료와 음식을 찾고있다

 

1년도 안되어서
산등성이마다 불이 났고

 

믿음은 어지러워졌다

 

'보아라 살육의 골짜기를'
-예레미아서 19장 6절-

 

식인 행위가 생겨났다

 

그것은 엄청난 공포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식량이다

 

늘 먹을 것 걱정을 한다

 

식량, 추위
그리고 신발

 

때론 아들에게 용기와 정의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기억하기 만큼이나
행하기는 어려운 행위들이다

 

아들이 있기에 내가
살아간다는 것 밖에 모르겠다

 

아들이 '신의 말씀'
그 자체이기 때문에

 

신은 벙어리가 아닌 것이다

 

...너는 자유의 여신상
횃불 위에도 앉을 수 있어

 

'카멜레온 처럼 혀를
날름 거릴 수 있으면...'

 

'손을 안 쓰고도 음식물들을
낚아 챌 수 있지!'

 

'하지만 엄마가 뭐라고 할까?'

 

'두루미처럼 목을
길게 빼어 있으면...'

 

'머리 긁기 위해서는
팔을 쭉 뻗어야만 할거야'

 

한번 살펴보자

 

뭔가 있을 것 같아요
옥수수라든가 다른 것들

 

없어

 

여기도 식량이 동났구나

 

건초 쌓아놓는 위층에
부스러기라도 있을지 몰라요

 

글쎄다

 

너가 생각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야

 

- 자살한거지
- 왜요?

 

잘 알잖니

 

두 발이 남았구나
한 발은 너, 한 발은 내가 쓰자

 

입에 넣은 다음에
위쪽을 향하게 해

 

방금 보여준 것처럼

 

알았어요

 

이런식으로...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면
되는거야. 알겠니?

 

- 할 수 있지?
- 예

 

배고프지?

 

- 고마와요. 목이 마르네요
- 목말러?

 

물 줄까?

 

당신은 예뻐

 

이런, 안돼

 

이럴 필요 없어요
전 원하지 않아요

 

해야 해

 

아니요, 전 원하지 않아요

 

이렇게 살게 할순 없어요

 

힘을 줘야 해
이리 와

 

힘을 줘!

 

어서! 일어나!

 

피해야 해
몸 낮추고. 가. 가!

 

저 쪽 차들을 살펴봐

 

...대가리 조심해...

 

고개 돌리지 마!
날 쳐다 봐

 

소리지르면 넌 죽어

 

어디서 온거야?

 

상관 없잖아

 

너흰 어디서 왔어?

 

저 총들은 다 탄환이 있나?

 

고개 돌리지 말라고 했지!

 

먹을 것은 있나?

 

식량 될만한건 아무거나 먹어

 

- 식량 될만한거?
- 그래

 

넌 그 총 쏘지 못해

 

총알이 한두발 정도 밖에는
없는 것 같은데

 

- 저들이 총소리 들을거야
- 그럴지도. 하지만 넌 못들어

 

너가 듣기도 전에 이 총알이
네 머리뼈 통과해서 뇌에 박힐거야

 

듣기 위해서는 뇌의 전두엽과

 

상하구와 측두엽이 필요하거든

 

그런데 그게 다
으깨져 버리는거야

 

의사야?

 

아무 것도 아냐

 

우리한테 다친사람이 있어
널 쓸모있어 할텐데

 

쟤를 다시 쳐다보면
네 머리를 날려버릴거야

 

저 꼬마가 배고파 보이는데
트럭에 같이 가지 그래?

 

가서 식사도 하고

 

그렇게 딱딱하게 굴 필요없어

 

너흰 먹을 것 없어

 

이리와. 데려갈거야

 

난 아무데도 안가

 

오지 않으면 널 죽일거야

 

실수하는거야

 

내 생각 말해줄까?

 

넌 겁쟁이야

 

사람 죽여본 적도 없겠군

 

어디서 난 소리야?

 

누가 쐈어?

 

...안 보이는데...

 

가자. 괜찮아

 

나무 사이들 찾아봐

 

괜찮니?
아빠 여깄어

 

가자

 

보통의 떠돌이 살인자들
처럼 보이게 할려고 애썼다

 

그러나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들 생각에 이르자...

 

의문하나가 떠올랐다

 

넌 할 수 있겠니...

 

그래야만 하는 때가 닥치면?

 

여기선 걱정 안해도 돼
아빠가 있으니까

 

너를 건드리면 다 없애버릴거야

 

그게 내 할 일이거든

 

이제 울음 그쳐라. 가봐야지

 

수레를 찾으러 가야해

 

어서 와

 

총 가지고 있어라

 

이것 밖에 안 남았어요

 

오래전에 해야만 했어요

 

총알이 더 많았을때 해야 했는데.
왜 당신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를 찾아내서 죽일거예요

 

그들은 나를 겁탈하고
우리 아들을 겁탈하겠죠

 

그리고 우리 모두를 죽일거예요

 

그런 다음 식량으로 쓰고...

 

- 아무리 힘이 들어도...
- 그만!

 

- 내가 말했잖...
- 그만 둬요!

 

난 어떤 일이라도 할거야
무슨 일이라도...

 

어떻게요?

 

내가 왜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내 머리에 대고 남은
총알을 모두 쏘면 됐는데

 

그래서 당신 것 안남기면 됐는데!
그게 내가 하고싶은 일이예요

 

제발 그렇게 말하지마

 

듣기는 하고 있어요?
더이상 말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

 

아이가 태어난 날
내 가슴이 찢어질듯 아팠어요

 

우리는 반드시...
우리는 여기서 살아남을거야

 

단념하지는 않을거야
포기하지 않아

 

우리가 살아남길 바래요?
아직도 못 받아들이세요?

 

전 그러고 싶지 않아요

 

아이와 함께 죽게 해주세요

 

그거 손대지 말아요!

 

당신이 바라지 않기때문에
하려는 거예요. 아실텐데요

 

스스로 당신 말 들어봐

 

당신이 말하는게...

 

미친 사람같아

 

다른 집들은 그렇게 하고 있어요

 

목욕하자

 

얘야...
얘기 좀 할까

 

아까 그 사람은...

 

좋은 사람들은 별로 안남았단다
바로 그거야

 

나쁜 사람들을 늘 조심해야 해

 

우리는 반드시...
'불'을 가지고 있어야 해

 

무슨 불이요?

 

마음 속의 '불씨'

 

우리는 좋은 사람들인가요?

 

그럼, 우리는 여전히 좋은 사람들이야
물론이지

 

언제나 변함없이요?
무슨 일이 있어요?

 

항상 그럴거야

 

그건 뭔가요?

 

너가 마실 것이지

 

마셔보렴

 

진짜 맛있어요

 

- 좀 마셔 보세요
- 아니, 너가 다 마셔

 

아빠도 좀 마셨으면 좋겠어요

 

거품이 많아요

 

다 마시거라

 

어서 가자

 

가요

 

- 배고파요
- 그래 알아

 

나도 고프구나

 

- 계속 남쪽으로 가는건가요?
- 물론이지

 

거기가면 먹을게 있겠죠

 

바닷가에 도착하는게
급선무란다. 알겠니?

 

 

엄마와 함께 있고 싶어요

 

엄마따라서 죽고 싶단 말이냐?

 

 

그런 말 하면 안돼
해서는 안될 말이야

 

그런 맘이 떠나질 않아요

 

엄마 생각을 안하려고 해봐

 

애한테 작별인사도 안할려고?

 

- 안해요
- 안해?

 

안해, 안해요

 

왜?

 

할 수 없어요

 

왜 할 수 없는거야...
왜 아침까지 기다릴 수 없는거지?

 

그럴 수 없기 때문이죠

 

- 하루만 같이 더 있어줘
- 가야 해요

 

왜?

 

왜 갈 수 밖에 없는거지?
왜...!?

 

애한테 뭐라고 말해야 하지?

 

애한테 뭐라고 말해야 해...

 

남쪽으로 가세요

 

애를 따뜻하게 입혀서
남쪽으로 가세요

 

당신이 겨울내내 여기서
고생하는건 원치 않아요

 

당신이 도와주면 되잖아?

 

어딜 가려는 거야?
밖은 잘 보이지도 않아

 

잘 안보여도 되요

 

- 안가면 안되겠어?
- 아니요

 

- 제발...
- 그만

 

그만해요

 

그녀는 가버렸다

 

그녀가 남긴 마지막 선물은
당시의 추위뿐이었다

 

그녀는 그 어두운
어딘가에서 죽었다

 

얘기 할만할 다른 것들은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

 

저 색깔들 좀 봐요!

 

들어가 볼래?

 

들어와

 

아빠!

 

여길 잠궈 논 이유가 있을거야

 

아무일 없을거다

 

괜찮아

 

저건 뭐지?

 

세상에...

 

제발 도와주세요

 

- 도와주세요
- 가자!

 

- 저리 떨어져!
- 기다려, 기다려!

 

여기서 빠져나갈 수가 없어요!

 

가, 가, 어서!

 

기다려!

 

안돼요!

 

보세요!

 

나쁜 놈들. 나쁜 사람들

 

나쁜 사람들

 

- 누가 여기 창문 열어놨어?
- 냄새때문에 내가 열었어

 

- 무슨 냄새?
- 이젠 저 냄새도 못느껴?

 

누구 술 마실 사람?

 

- 하루종일 비가 오네
- 위층가서 옷 갈아입어야 겠어

 

저들은 나쁜 사람들

 

- 싫어, 싫어요...
- 쥐고 있어!

 

두려워 하지 마라

 

저들이 가까이 오면
너도 남들처럼 해야 해

 

용감해야 된다
반드시!

 

해야 해
방법은 알잖아

 

알 것 같아요

 

뭐 하시려고요?

 

미안하구나...

 

아빠 다시 볼 수 있어요?

 

언제 만날 수 있죠?

 

- 무슨 일이야?
- 저건 또 뭐야?

 

저 쪽에 무슨일 생겼나?

 

지하실 덮개 열렸다

 

제기랄

 

어서 와!

 

일어나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
지금 갈꺼야

 

가자

 

하나 남았다

 

우린 다른 사람 안 먹을 거죠?

 

물론 안그럴꺼야

 

아무리 배가 고파도요?

 

굶어 죽어가도요?

 

지금 굶어 죽어가고 있잖니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니까요

 

- 그래
- 그리고 '불씨'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맞아

 

이쪽으로

 

여기는 어떤 곳인가요, 아빠?

 

내가 자라났던 집이란다

 

내가 요만 했어

 

어릴때, 이 곳에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놓았었지

 

양말은 여기에 걸어 놓고

 

여기서 이러는거
별로 안 좋은것 같아요

 

밖에 나가고 싶니?

 

안돼, 기다려!

 

얘야!

 

기다려!

 

잠깐, 기다려
해치지 않을께

 

뭐하는 거야?

 

- 뭐하는 거야?
- 뭐가요?

 

- 어린애가 있어요, 아빠!
- 무슨 어린애?

 

- 어린애를 봤어요!
- 무슨 짓이야?

 

어린애를 봤다고요!

 

- 아무도 없어
- 놔주세요! 있어요. 나랑 비슷했어요

 

- 가자
- 싫어요!

 

- 그만 둬! 불안하게 만들지 말고
- 싫어요!

 

- 만나봐야 해요!
- 멈추라고!

 

대체 무슨 일이냐?

 

대체 왜 그러는 거야?

 

- 만나봐야 해요
- 왜?
- 그냥 그래야 해요

 

- 걔가 저기 있었어요
- 그래 알겠다

 

알겠어. 이젠 괜찮아

 

다 괜찮아 질거야

 

아들은 해안가에 있을 법한
일들을 상상한다

 

그리고, 다른 어린애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 친구들은 어떻게 됐냐고 물었을때

 

죽었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보고싶다고 했다

 

모든 것을 잃고 난 후, 애들이
상상하는 꿈을 꾸려고 노력한다

 

이제 우리는 죽는건가요?

 

어떻게 되리라 생각하니?

 

갑자기 정신을 잃고 죽을거라고?

 

굶어 죽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야

 

매일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난 조금씩 죽어가고 있고

 

그것은 거짓이 아니다

 

내가 죽었을 때를 대비해
아들에게 준비를 시키고 있다

 

여태 보았던 모습들과
다를건 없어

 

아빠!

 

아빠!

 

왜? 무슨 일이니?

 

보세요

 

정말 말랐어요

 

그래 말랐구나

 

자 여기서 나가자

 

네 엄마는 연주를 정말 잘했지

 

기억이 안나요

 

집에서 말이다...예전에

 

- 괜찮아
- 아빠 제발

 

하지 마세요

 

괜찮을 거야

 

세상에

 

이리 내려와 봐

 

- 내려와
- 뭐 있어요?

 

전부
모든게 있어

 

- 이것들이 다 뭐죠?
- 먹을 것

 

음식이야

 

여기. 적혀있는 것 읽어 봐

 

ㅂ...

 

- 배
- 그래

 

배야

 

아침식사는 뭘로 할까?

 

- 왜요?
- 아무것도 아냐

 

우리가 이것들
다 먹어도 괜찮을까요?

 

그래, 그러길 원했을거야

 

- 감사의 말 해야 하나요?
- 그래. 해보렴

 

이렇게요?

 

이것들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프와...

 

치즈와

 

- 치즈
- 그리고...

 

모든 것들이요. 주신 분들께

 

잘했다

 

아빠 하세요

 

주인께 감사를

 

맛있니?

 

우린 잘못한거 아니죠, 아빠?

 

그래

 

자거라

 

- 내가 단장을 해주마
- 어떻게요?

 

눈을 감아봐라
기분이 어때?

 

- 샴푸
- 샴푸

 

어때 보이니?

 

잘 된 것 같아?

 

좀 마셔봐도 되요?

 

- 왜요?
- 안 좋아 할거야

 

우스운 기분이 들게 한단다

 

괜찮아요?

 

내가 별세계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지?

 

그런 것들이...

 

뭔가요?

 

개소리 같아요

 

개가 아니야

 

맞아요

 

개가 맞아요

 

개로구나
다른 사람들도 있을거야

 

- 누구요?
- 누군지는 몰라

 

우릴 찾아낼 때까지
기다릴순 없어

 

- 전 떠나기 싫어요
- 여긴 더이상 안전하지 않아

 

- 하지만...
- 떠나야 해

 

여기 음식들은
다 어떻게 하고요?

 

가져갈 수 있을
만큼만 가져갈거야

 

나쁜 일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이 장소를 발견하기도 했잖아요

 

당신들한테 줄 만한건
아무 것도 없네

 

원한다면 살펴보게나
난 가진게 없어

 

우리는 강도가 아니요

 

우린 강도가 아니라고요

 

그럼 뭔가?

 

당신하고 같죠

 

- 왜 날 따라온거지?
- 따라오지 않았어요

 

- 음식이 있으니까 줄 수...
- 안 받을 거다

 

- 두려워하고 있어요
- 모든 사람들이 다 두려워 해

 

아빠 제발...

 

그래라. 딱 한 개만

 

이거요. 드세요

 

- 숟가락은요?
- 숟가락은 필요없어

 

잡아 당기세요

 

성공하셨네요
드세요. 맛있어요

 

배고프신가 봐요

 

나도 안다

 

너가 나한테 무슨 부탁할지
알고 있고, 그 대답은 '안돼'야

 

부탁 내용이 뭔데요?

 

그를 데리고 다닐 수는 없어

 

저녁식사 같이 하실래요?

 

잘 모르겠네
내가 뭘 해줘야 하지?

 

다른 것 필요 없어요
걷는 것은 이상없죠?

 

- 도와주세요
- 도와줘?

 

걸을 수 있네

 

나이가 어떻게 돼요?

 

- 90살
- 90살은 무슨

 

그렇게 후려치면 사람들이
순순히 보내줄까봐 그래요?

 

- 잘 먹히던가요?
- 아니

 

- 이름이 뭔가요?
- 일라이

 

- 일라이?
- 이름이 뭐 잘못 됐나?
- 손 놓으세요

 

어린 아이
자네 아인가?

 

자네 아들?

 

그렇게 안 보여요?

 

잘 모르겠네
눈이 침침해서

 

- 정말인가요?
- 그래

 

나는 보여요?

 

누군가가 그쪽에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어

 

백인 남자 같은...

 

- 이제 그만 자거라
- 싫어요

 

- 주무세요
- 잘자라

 

- 주무세요
- 그만 자
- 잘자라, 얘야

 

저거 보이죠
딴 맘 먹지 마세요

 

저 아이를 봤을 때...

 

나는 죽었는 줄 알았네. 그리고..

 

그 아이가 천사인거고

 

나도 예전에 아이가 있었지
내 아들이었어

 

다시는 어린아이를
보지못할거라 생각했네

 

그랬었는데...
오늘 보게 됐군

 

내 아들은 천사지요
나에게 신과 같아요

 

그게 아니길 바라네

 

마지막 신이 길 위에서
그렇게 있다가는...

 

위험한 상황 밖에
생길 수가 없지

 

아드님은 어떻게 됐는데요?

 

말할 수 없네

 

자네나 누구한테도 말이야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네
이런 식이든 혹은 다른 식이든

 

경고들이 있었어

 

가짜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난 그것을 진정으로 믿었네

 

그래서 준비는 하셨나요?

 

무엇을 할 수 있겠나?

 

뭘해야할지 안다고 해도
뭘 할지 모르는 거야

 

가령...

 

자네가 유일하게
살아 남은 사람이라면?

 

그걸 어떻게 압니까?
자신이 유일하게 남은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될걸세
자신이 그렇다는걸 말이야

 

- 신은 알고 계시겠죠
- 신이 뭘 알어?

 

신이 아는게 뭐야?
뭘 알고 있지?

 

저 위에 신이 계실지 몰라도,
우리에게 등을 돌렸다네

 

인간을 누가 만들었든간에, 이 곳에서는
인간을 찾을 수가 없어, 절대 없지

 

절대 없어
그러니 조심하게. 조심해

 

죽기를 바라나요?

 

아니. 이러한 시대에 즐거움을
바라는 것은 어리석지

 

- 돌봐드리지 않으면 죽을거예요
- 충분히 했다

 

우리에게 식량이 떨어지면
넌 더 심사숙고하게 될거야

 

네, 하지만...늘 말씀 하시길
나쁜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하셨잖아요

 

저 할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고,
나쁜 사람이라고 잘라 말할 수 없잖아요

 

이렇게 하면 안전할 게다

 

- 여기가 어딘지 아세요?
- 바닷가로부터 100마일쯤 떨어진 곳이야

 

까마귀 날듯이 하면 말이야

 

까마귀 날듯이요?

 

직선거리로 간다는 말이지
우린 그렇게 할 수 없지만

 

까마귀는 어디에도 없지요?
책에만 있고

 

그래. 책에만 있지

 

어딘가에는 까마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세요?

 

그럴것 같진 않구나

 

화성이나 다른 곳까지
날아갈 수 있을까요?

 

자, 여기서
되돌아 가자

 

저게 뭐죠?

 

가자. 이리 와

 

...안돼, 안돼...

 

...안돼!...

 

얘야, 얘야, 잠깐. 멈춰!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이제 다 지나갔어

 

나쁜 꿈을 꿨어요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아들에게 말했다. 나쁜 일
생기는 꿈을 꾸는 것은...

 

맞서 싸우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여전히 살아 있다는 의미이고

 

좋은 일들을 꿈꾸기
시작하면...

 

이제는 걱정을 해야 한다

 

여기요?

 

아니

 

생각보다 가까이 왔어

 

우리 위치가 저기이고
이 곳은 모두 바다야

 

여기...

 

바다는 푸른색인가요?

 

바다? 잘 모르겠구나

 

예전에는 그랬는데

 

유감이구나. 푸른색이 아니네

 

괜찮을거야
계속 남쪽으로 가야 해

 

바다 너머엔 뭐가 있나요?

 

아무것도 없어

 

뭔가 있을텐데요

 

어쩌면 거기도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해변가에 앉아 있을 수도 있지

 

괜찮지? 왜그래?

 

기분이...

 

이런

 

열이 나는 구나

 

- 죄송해요
- 괜찮아. 잘못한게 아니야

 

물어봐도 되요?

 

물론이지

 

제가 죽으면 어떡하실 건가요?

 

너가 죽으면...
나도 죽으려 하겠지

 

그러면 저랑 함께 있게 되는건가요?

 

그래. 너랑 함께 있을거야

 

뭐 하실려고요?

 

저 배에 가볼려고

 

- 거기는 왜요?
- 쓸만한 거 있나 찾아볼려고

 

여기. 잘 살피면서 있거라, 알겠니?

 

- 예
- 따뜻하게 하고

 

얘야! 무슨 일 생긴거니?

 

- 죄송해요
- 다 가져가 버렸네

 

식량하고 내 신발까지

 

개자식!

 

- 그래...잘 들어라
- 죄송해요. 잘 지키려고 했는데

 

- 괜찮아
- 잠들어 버렸어요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다시 찾아올 테니깐

 

수레에서 떨어져!
칼 버리고

 

놀고 있네, 못 버리겠다면

 

- 망할 자식
- 아빠, 죽이지 마세요

 

제발...

 

좋아

 

- 좋아. 말한대로 했어
- 아빠, 제발

 

꼬마 말 들어

 

얼마나 오래 따라다녔어?

 

얼마나?

 

따라 다닌 적 없어

 

수레가 보이길래
가져온거야. 그게 다야

 

- 꼬마 말 들어...
- 옷벗어

 

- 안돼요!
- 옷벗어! 실 한오라기 남기지 말고

 

- 이러지 마
- 빨리 해!

 

- 알았어. 그러니까 진정해
- 죽일거야!

 

서 있는 그자리에서 벗어

 

지켜 봐

 

제발...선생

 

이러지 마세요

 

신발도!
수레에 던져 넣어

 

수레에 넣어!

 

어서!

 

이러실 필요 없잖아요
사정할께요

 

배우고 싶지 않아요

 

내가 평생 같이 있을 수 없잖아!

 

너 자신 돌보는 법을
차차 배워 나가야 해

 

수레 좀 같이 끌어 봐!

 

그만 좀 훌쩍일래
그는 사라졌어

 

- 아직 안갔어요
- 내가 뭘 해주길 바라니?

 

그사람 도와주세요, 아빠

 

그냥 도와주세요
그사람 굶주렸잖아요

 

- 죽을거예요
- 어찌됐든 죽을거야

 

- 그사람 겁먹고 있었어요
- 내가 겁났어

 

알겠니? 내가 겁났다고

 

너는 세상 모든 것을
걱정해야 할 사람이 아냐

 

- ...
- 뭐? 뭐라고 했어?

 

내가 맞다고요!

 

바로 그 사람이 저예요

 

아시겠어요?

 

그래. 밀어봐라

 

누구 없어요?

 

안 계세요?

 

아빠

 

왜? 뭘 줏었니?

 

- 이게 뭔가요?
- 풍뎅이란다

 

엎드려!

 

- 아빠!
- 개자식!

 

안돼요! 아빠!

 

...안돼, 안돼요...

 

이 망할자식아!

 

- 여기 누구 또 있어!
- 이 더러운 놈아!

 

왜 우릴 따라다녔나?

 

아무도 따라다닌 적 없어

 

너희가 우릴 따라왔지

 

거길 누르고 있어라

 

젠장

 

아니야

 

버려두고 가자

 

더 이상 끌기 힘들것 같구나

 

내가 만일 신이라면, 이 세상을
똑같이 다르지 않게 만들거야

 

그래서 너를 얻게되는거지

 

너를 얻는 거야

 

- 괜찮아요?
- 여기가 편하구나

 

너는 계속 가야 해

 

저 길로 가다보면
무엇이 있을지 모를거야

 

안돼요. 이제 좋아지실거예요, 아빠

 

- 꼭 그래야 해요
- 오랫동안 온 길이었구나

 

계속...
계속 남쪽으로 가거라

 

우리가 해왔던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해라

 

총은 항상 간직하고

 

아무에게도 넘겨주지 말아라

 

좋은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찾기가 거의 힘들거야

 

알겠니?

 

아빠하고 같이 있고 싶어요

 

나도 너랑 같이 있고 싶단다

 

하지만 그럴 수 없어

 

너는...나와
작별인사를 해야 해

 

싫어요

 

같이 있게 해주세요. 제발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 아빠 제발
- 그럴 수가 없어
- 전 어떻게 해야 해요?

 

내 손 좀 잡아줄래

 

떠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그랬지. 미안하구나

 

너를 너무나 사랑한다

 

늘 사랑했어

 

아빠

 

아빠

 

아빠

 

같이있던 사람은 어디있니?

 

아버지야?

 

예. 아버지였어요

 

나랑 같이가는게 좋겠구나

 

좋은 사람인가요?

 

그래. 좋은 사람이야
총 좀 치워줄래

 

총을 빼앗기면 안돼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네 총은 필요없어. 단지
총으로 나를 겨누지 말란 얘기야

 

얘야, 너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가지 야

 

네 아빠와 여기 같이 있든가
나와 함께 가든가

 

여기 남을려면, 길에서
떨어져 있는게 좋을거야

 

아저씨가 좋은 사람인지
제가 어떻게 알 수 있죠?

 

알 수 없어. 총을 쏴야 할거야

 

아이들이 있나요?

 

그래, 있지

 

어린 아이도 있나요?

 

어린 남자애와 여자애가 있어

 

- 남자애는 몇 살인가요?
- 너 나이쯤 됐어. 아마 약간 위일지도

 

그들을 안 먹었군요

 

맞어

 

- 그럼, 사람을 안 먹는군요
- 우리는 사람 안먹어

 

그리고...

 

'불씨'를 가지고 있나요?

 

- 뭐라고?
- '불씨'를 가지고 있냐고요

 

넌 참 별난 녀석이구나

 

그래서, 있어요?

 

그래, '불씨'를 가지고 있어

 

같이 가도 되요?

 

그럼. 되지

 

매일 아빠한테 말할께요

 

그리고 안 잊을께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빠

 

만나서 반갑구나

 

너희를 따라 왔단다
알고 있었니?

 

너랑 아버지가 같이 있는걸 봤어

 

참으로 다행이구나

 

네 걱정을 많이 했단다

 

이젠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네

 

어떤 것 같니?
괜찮아?

 

괜찮아요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