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4, 3, 2, 1

 

시작!

 

깜박했다!
이겼죠?

 

그래, 자자꾸나

 

내일 바닷가
놀러가야지

 

신세를 한탄하자면
여기부터가 좋겠군요

 

'아들과 캠버샌즈에서'

 

과거로 가봐야
공감하시겠죠

 

엄마!

 

4년전 아이가
태어나자

 

산파는 자연의
선물이랬어요

 

무럭무럭 자랐죠

 

엄마!

 

남편 일이 고된지라
둘이서만 지냈죠

 

늘 바쁜 건
아니었지만

 

이럴 줄은 몰랐어요

 

제복에 홀려

 

결혼한 게
실수였죠

 

좌우지간

 

우리 모자는
행복했어요

 

엄마!

 

엄마!

 

저도 엄마랑
그 해변에 가봤죠

 

엄마가 취하지
않았던 날

 

그날도 비가 내렸는데
나가자더군요

 

- 똑똑!
- 누구세요?

 

- 끝났어요
- 뭐가?

 

응가요

 

집에 가는 내내
부슬비가 왔죠

 

할머닌 히틀러한테
감사했어요

 

폭격으로 패인
구덩이에

 

우리 아파트가 들어섰죠

 

런던은 불바다가 됐는데

 

할머닌 히틀러 덕분에

 

전망이 멋스럽게
탁 트였다고

 

좋아했어요

 

엄마!
나 엄청 빠르죠?

 

- 잡아보세요
- 조심해!

 

거기 숨으면
뻔히 보이잖니

 

싸게 얻은 집이죠

 

레니는 투자
가치가 높댔어요

 

시내랑 아주
가까웠거든요

 

거기서만 3대째
사는 셈이죠

 

빈민이나 부랑자
체납자란

 

바로 우리를 일컫죠

 

좋아하는 음식 : 치킨키에프
좋아하는 방송 : 탑기어

 

잡았다!

 

종교 : 아스날 풋볼클럽

 

잠깐만
자!

 

토끼 꺼내줘요
빙글빙글 싫대요

 

엄마, 얼른요!

 

자, 여기

 

다행이다

 

네?

 

어머니가 취하셨으니
와주시죠

 

돈 떨어졌으니
전화하래요?

 

술값 없을 때만 찾죠

 

죄송한데 사양할게요

 

- 할머니 또 절었죠?
- 말버릇하곤!

 

6시 뉴스 조지 알래가이어
소피 로워스입니다

 

조지 알래가이어
소피 로워스입니다

 

깜박였다!
이겼죠?

 

그래, 자자꾸나

 

토끼가 세탁기 싫대요

 

그치만 깨끗하게
씻겨줘야지?

 

더러워도 괜찮대요

 

정말로?

 

글고 무서우면
여기서 주무시래요

 

고마운데 엄만
안 무서워

 

별일 없었고?

 

들어가도 되지?

 

아스날 1-0

 

아스날 1-0

 

아스날 1-0

 

건배

 

건배

 

죽여버리고 싶어

 

어떻게 맨날
퍼마시고 떠들지?

 

망할!

 

잘 자나 볼게

 

애 좀 봐주실래요?
잠시면 되는데

 

- 그래
- 열쇠는 화분 아래요

 

- 경보 울린지 얼마나 됐어?
- 45분쯤요

 

내가 들어갈게

 

- 화학탄인가?
- 아마도

 

근사한데?

 

고마워요

 

아주 딱이야

 

- 20파운드
- 좋아, 20

 

- 내기했다?
- 그래

 

집으로 꼬셔야지

 

실례지만 친구들이
당신께 반해서

 

이름 따기
20파운드 내기했죠

 

이름 말해주시고
반반 나눌래요?

 

- 20파운드요?
- 영국 파운드죠

 

- 잘 들어요
- 네

 

친구들이 자위
중독이죠?

 

맞아요

 

어쨌든 우리
반씩 나누죠

 

돈엔 관심 없어요

 

그래요

 

저도 돈은
필요 없는데

 

우리 그냥
얘기나 할까요?

 

- 근처에 사세요?
- 웰링턴 지구요

 

저는 거기
맞은편에 살아요

 

으리번쩍한 곳에
사시는군요

 

그래도 전망은 좋죠?

 

최소한 우리 동네는
안 보이니깐

 

아, 네
혼자 오셨어요?

 

남편 기다려요

 

경찰이죠
폭발물 제거반

 

근무 나가서
기다리는 중이죠

 

폭발물 제거반요?

 

빨간선 끊어!
녹색선 끊어!

 

센스 꽝이죠?
죄송해요

 

요즘 짜증 나서
미치겠어요

 

네 살짜리
아들이 있죠

 

착하고 귀엽지만
너무 나대요

 

지저분한 토끼 인형은
빨지도 못하게 하죠

 

진정하시죠?

 

초면에 이러면
안 되는데

 

뭘요, 괜찮으니
다 털어놔요

 

한잔 더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폭탄이 다시 작동했죠
남편도 모르는 종류였대요

 

살벌하군요
저로선 엄두가

 

직업이 뭔데요?

 

'더 익스프레스'지에
글을 기고해요

 

어떤 류의?

 

정치인이나 지자체
비리 따위죠

 

'배리 래비스라고 합니다
1968년 조세법에 의거'

 

'세무조사 나왔어요'

 

- 그럼 먹혀요?
- 가끔은요

 

그래서 안 되면
유혹이라도 해야죠

 

유혹할 땐
뭐라고 하는데요?

 

당신이 좋아요

 

- 그럼 통해요?
- 글쎄요, 끌리나요?

 

- 여친이 떠났죠
- 그래요?

 

- 파리에 있어요
- 멋지군요

 

남편이 아직이네요

 

그럼 제 집으로
가시죠?

 

커피나 한잔?

 

아뇨
돌아갈래요

 

괜찮나?

 

음, 위염이래

 

병원에 가보던가

 

별거 아냐

 

토요일 아스날 경기
갈 건가?

 

첼시한텐 안 돼

 

- 전망이 좋군요
- 네

 

- 오지 않는 건데
- 아뇨

 

잘 오셨어요

 

다녀왔어?

 

들어가도 되지?

 

그래
물론이야

 

아스날 10-0
아스날 10-0

 

병신 주제 파악해!
병신 주제 파악해!

 

애는 놔두라니깐
신경 쓰여

 

뭐가 신경 쓰여?

 

멋진데

 

100킬로 가속에 5초

 

최고속도
280킬로 이상

 

헬기쯤 돼야
추월하려나?

 

난 장보러 다녀올게

 

이기면 아이스크림에
맥주도 한잔

 

오늘밤 근무야

 

뭐?
주말엔 쉰다며?

 

예외도 좀 있어야지

 

다녀와, 귀염둥아

 

나 진짜 귀엽죠?

 

그래
이따 봐

 

손!
자켓 벗을래요

 

엄마가 안 된대

 

안녕?

 

멋진 차군요
100킬로까지 5초

 

- 최고속도 280
- 차에 관심이?

 

피차 취향까지 알
사인 아니죠

 

인정하기 싫은데

 

일전엔 실수였어요
그래선 안 되는데

 

- 어디로 가세요?
- 축구 보러요

 

늦었군요

 

280킬로 밟는다면야
아직 여유고

 

점심이나 들까요?

 

축구 보러
간다면서요?

 

당신과 또
섹스하긴 싫어요

 

이런!
직설적이군요?

 

맞아요
그럼 후련하죠

 

좋아요
당신은 내가 본

 

가장 섹시하고
솔직한 여자예요

 

싫다면 모를까
난 포기 못해요

 

피쉬핑거 먹으며
축구나 볼래요

 

그거 좋죠

 

- 얼마나?
- 뭘요?

 

피쉬핑거요?

 

글쎄요
먹어본 적 없어서

 

그럼 4개요
감자튀김이랑

 

왜요?

 

왜라니 무슨?

 

뭘 바라죠?

 

직설적으로 말하면
후련할까요?

 

애인을 원한다면 착오예요
난 가정이 있어요

 

좋아한다는데
자꾸 퇴짜로군요?

 

당신은 참 색달라요

 

10만 파운드면
1년쯤 색다르겠죠

 

외계인 취급인가요?
피쉬핑거 몰라서?

 

괴롭히는군요

 

이러면 괴롭나요?

 

이러면?

 

이럼 어때요?

 

아뇨, 전혀

 

이건?

 

내가 바란 건
이런 게 아녜요

 

오해하진 말아요

 

스무고개하듯 뜸들이다

 

시간 낭비하면
남편과 아들이 올 테고

 

당신은 뼈도
못 추려요

 

상관 없는데

 

나도 그랬음 좋겠군요

 

휘슬 울렸습니다

 

꽉 들어찬 관중석

 

열기가 대단하군요

 

고대하던 경기죠

 

무슨 일이죠?
제 말 들리나요?

 

대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방송신호 없음

 

속보입니다
프리미어리그 구장에서

 

폭발 사건이
터졌습니다

 

신문사로 가봐야겠군요

 

정보가 부족한 관계로..

 

- 차 좀 태워줘요
- 네?

 

- 남편과 아들 데려와야죠
- 어려울 걸요

 

무사해야 되는데
살아야 해요

 

길이 막혀서
가기도 힘들어요

 

그냥 데려다줘요!

 

정지!
돌아가세요

 

완전 아수라장이군

 

사람들 접근 차단해!

 

아들이 안에 있어요!

 

위험하니
일단 물러서요

 

저기요

 

사내아이 못 봤나요?
4살인데

 

아이 못 보셨어요?
레니!

 

- 아가, 어딨니?
- 들어가면 안 돼요

 

- 진정해요
- 놔요!

 

이봐요!

 

아빠!

 

하느님, 제발!

 

아빠!

 

희생자는 920명으로
집계됐으나

 

경찰 추산은
그 이상이죠

 

전문가는 6명의
자살테러로

 

보고 있습니다

 

셋은 경기장 내부

 

다른 셋은 부근에
주차중이었죠

 

엄마!
나 엄청 빠르죠?

 

주님의 은총을!
영원히 기억할게

 

수사가 진행중입니다

 

대테러팀장 테렌스 부처
여러분의 적극적
제보가 필요합니다

 

인종과 종교를 떠나

 

같은 인간으로서

 

사태를 인식해야죠

 

2500개의 CCTV
기록도 확보했습니다

 

분개한 지역인사들은

 

무슬림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과거 런던의
모습입니다

 

2차 대전 당시

 

적기의 공습을
막기 위해

 

무수한 기구를 띄웠죠

 

지금 보시는 장면은

 

런던에서 벌어진
특별한 행사죠

 

노동절 테러
희생자를 추모해

 

1000개의 기구를
띄운답니다

 

현장엔 많은
유족들을 비롯

 

수상까지 참석했습니다

 

기구마다 희생자의
얼굴을 새겼죠

 

하늘의 공동묘지입니다

 

안녕

 

놀래라

 

- 건들지 마요!
- 미안해요

 

와도 되는지 몰라서

 

돌봐줄 친지는 있나요?

 

어머니나 자매라도?

 

참 구질구질하죠?

 

가난뱅이 딸 돌보는
엄마랑 할머니

 

'힘내야지
차 한잔 줄까?'

 

당치 않아요

 

아들의 죽음도
당치 않죠

 

댁은 잘만 사는데

 

전해줄 게
있어서 왔어요

 

아..

 

전쟁을 치렀구나?

 

발톱도 없어졌네

 

꿰매줄게
한 바늘이면 되겠다

 

용감한 토끼야

 

- 부축해드리죠
- 아뇨

 

- 괜찮으세요?
- 네

 

일상의 회복
팀의 재건

 

헤픈 여자들
꽁무니만 쫓더니

 

- 노동절 기록은 왜?
- 돼, 안 돼?

 

난 스포츠기자라
능력 밖이야

 

꼭 필요하다면
도와줄 사람은 있지

 

오늘은 다 함께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합시다

 

테러는 예측불허죠

 

마구잡이로
사람을 해쳐요

 

어머니, 아버지

 

형제, 자매

 

부모 아이 가림없죠

 

- 다시 틀어줄래?
- 내가 떠준 건가?

 

- 난 보면 안 되는데
- 음

 

제게 성경은
생명이요 진리죠

 

오늘만큼은 접으렵니다

 

무슬림, 크리스천
왈가왈부 맙시다

 

오직 망자를
애도해야죠

 

조금만 되돌려봐

 

줌인해서
천천히 뒤로

 

좋아

 

젠장

 

이쯤은 경찰도
당연히 알 텐데

 

왜 말이 없지?

 

트라우마 상담을
받으셨다죠?

 

 

오사마 빈 라덴한테
편지를 쓰래요

 

썼나요?

 

주소를 알아야죠

 

혹시 알면
제게도 일러주세요

 

병원에 무슬림
간호사가 있었는데

 

자기네 신 탓은
아니래요

 

문제는 신이 아니라
무기상들이죠

 

그들의 생리를
안다고 자만해본들

 

궁극엔 결국
놈들과의 싸움이죠

 

그저 알기 보단
미리 막아야죠

 

노동절엔 실패하셨군요?

 

그래요

 

- 가볼게요
- 제가 모시죠

 

아뇨, 됐어요

 

자기 닮았어
두상 좀 봐

 

꿈꾸나봐

 

안녕, 보글보글아

 

토끼가 목욕하네?
그치?

 

그래

 

저깄구나?
살금살금

 

- 그렇지
- 비둘기 잡아라!

 

아, 달아났네

 

엄마한테 바이바이?
착하지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좀 들어갈게요

 

그날 당신이 아니었음
난 죽었겠죠

 

그만큼 나도
진상이 궁금해요

 

기록을 훑다가
눈에 띄는

 

용의자를 하나
발견했어요

 

그의 주변 관중은
행방불명이죠

 

헌데도 경찰은
모른 척해요

 

그의 아내도 남편
실종기사를 냈죠

 

고바니란 여성인데

 

돌연 철회하고
세인트올번스로 떠났어요

 

대화를 시도했지만
묵묵부답이었죠

 

아이를 걱정해서죠

 

아들이 있더군요

 

그건 없네요
내일쯤 들러보세요

 

고마워요

 

오사마 씨

 

내 아들이 죽어서
행복한가요?

 

1003명이나
희생된 건 아는지?

 

그렇게 되길
자리 깔고 빌었나요?

 

저도 기도했죠

 

1004번째 희생자로
나도 데려가라고

 

의사가 편지로
고통을 삭이랬죠

 

복수의 뜻인진
모르겠군요

 

트라우마의 고통은
가혹하다죠

 

고통의 노예로
사는 거예요

 

저는 뭐랄까

 

아들 없는
적막감이 고통이죠

 

부슬비처럼
끊이질 않아요

 

고통이 사람을
바꾼다더니

 

정말 그래요
어떻게 바뀔까?

 

전력 과부하 문제로

 

모든 전철 운행을
잠시 중단합니다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며

 

대신 버스를
이용해주십시오

 

세인트올번스에서 왔지?

 

나도 그쪽인데
버스 타러 갈까?

 

사람들 따라가면
정류장 나올 걸?

 

오늘은 뭐했니?

 

아빠 만나러 갔죠

 

아빠 만나러 갔죠

 

- 재스퍼 블랙입니다
- 어디서 오셨죠?

 

희생자 보상회요

 

리스트가 있으면
파악이 쉽겠죠?

 

그날 어느 자리에
누가 앉았는지?

 

표만 사고 안 온
사람들도 있어서

 

접속이 거부됐네요

 

대테러팀에 문의하래요

 

그러죠

 

실종!
도와주세요

 

- 모자란데
- 가진 게 이거뿐이라

 

그럼 안 되겠다
30페니 부족해

 

제가 내죠

 

- 괜찮은데
- 사양 마

 

음료도 부탁해요

 

- 직장이 근처세요?
- 음

 

그 토끼는 뭐죠?

 

아들 거야

 

볼까요?

 

씻겨주라고 하세요

 

어딨죠?

 

그게..

 

아빠랑 어디 좀 갔어

 

언제 와요?

 

글쎄, 조만간

 

맨날 학교 빼먹니?

 

재미없어요
아는 애도 없고

 

아빠도 만나야 되니

 

어디 계셔?

 

엄마가 말씀
안해주시던?

 

엄마는 아빠를
더는 못 본다지만

 

전 안 믿어요
크리켓 배트도 사주신댔죠

 

크리켓 용품점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종일 거기서
기다렸구나?

 

 

신념이란 참 우습죠

 

당신은 낙원을
꿈꾼다죠?

 

남편과 아이는
그런 거 몰라요

 

당신은 그들의 꿈인
아스날을 파괴했고

 

흐린 그날의
바닷가가 내겐

 

낙원임을
각인시켜 줬죠

 

여기 오면
계실 거 같더군요

 

만나기 참 힘든데요?

 

테러 막느라
바쁘실 텐데요

 

테러리스트도 간혹
주말엔 쉬죠

 

- 어디 가시게요?
- 음..

 

사실 도움이 필요해요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있죠

 

이동주택의
장점을 아세요?

 

아뇨

 

어디에서든
똑같다는 거죠

 

아버진 말하셨어요
'어딜 가든'

 

'종말이 와도
문만 닫으면 집이지'

 

어떤 일이 닥쳐도

 

문만 닫으면
안심이라 믿었는데

 

이젠 아녜요

 

노동절 이후
문을 닫을 수 없었죠

 

바깥에 위협이
널렸으니

 

이게 다 그놈들
덕분이에요

 

이러긴 뭣하지만

 

골치 아픈
직업이군요

 

당신은 정말
근사해요

 

사복 잘 어울리네요

 

누가 봐도
경찰론 안 보여요

 

- 결혼하셨댔죠?
- 15년차요

 

- 사랑해요?
- 무슨 뜻이죠?

 

폭발물 처리반
파티에서도

 

레니한테 그렇게
물었잖아요?

 

그땐 너무 취해서

 

동료 아내란
사실을 망각했죠

 

저도 옷차림이 야했죠

 

아내는 별거를 원해요

 

그래서 종종
여관 신세를 지죠

 

- 미안해요
- 별말씀을

 

여관도 지낼만 해요

 

아내는 나더러
일벌레래요

 

과연 가능할까요

 

사랑하는데
배신하는 게?

 

 

한잔 더 할까요?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혹시나 싶어 따라왔죠

 

위험할는지 몰라요

 

저기 녹색 폴로요
라임색 폴로

 

패션 감각은 몰라도
위험인물이죠

 

걱정했어요

 

그만 가줘요

 

안녕..

 

고마워요

 

하나 물어봐도?

 

이동주택 얘기만
아니라면야?

 

그게..

 

당신과 지내는
상상을 했죠

 

그런 얘기가 아니라

 

단지

 

아침 어딘가
이동주택에서

 

함께 누워
쏟아지는 햇살을 맞죠

 

런던 교외쯤에서요

 

햇살에 반짝이며
떠도는 먼지

 

차분하고 고요한 느낌

 

서로 떠들다 갑자기
당신이 내 머리를 헝클죠

 

무작정 헝클어요

 

그리곤 알았다는듯
서로 웃죠

 

어떤 불평이든
난 개의치 않아요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어요

 

- 부인은 어쩌고요?
- 놔둬야죠

 

이동주택이 비좁아서

 

어디로 가죠?

 

캠버샌즈 어때요?

 

아름다운 곳이죠

 

백사장도 멋진데다

 

초원도 있고
밤엔 파도소리

 

테렌스, 당신은
좋은 분이에요

 

헌데 누가 봐도
난 별로죠

 

저 때문에
시간낭비 말아요

 

뭐래도 좋아요
난 확고하니

 

산산조각난
당신 마음을

 

되돌려놓고 싶어요

 

오래 걸리겠지만
난 인내심 강해요

 

친구처럼 지켜줄게요

 

소니 고바니의
자폭 직전 사진

 

그는 영국인이며
아내와 11세 아들이 있다

 

테러범, 밝혀지다!
경찰 은폐 의혹

 

첼시 vs 아스날
티켓 판매 기록

 

테렌스 부처

 

경찰청 대테러팀장
테렌스 부처

 

투수가 시원찮은데요?

 

- 넌 어떤데?
- 전 원래 투수죠

 

가자

 

- 멋진 곳이군요
- 그래

 

아들과 와봤지
갯지렁이 잡으러

 

아직 안 왔어요?

 

음, 아직

 

저도 아빠가
오셨음 좋겠어요

 

꼭 오시겠죠?

 

그럼

 

아버진 어떤 분이셔?

 

남들 흉내를
잘 내요

 

그래? 누구?

 

음..
아놀드 슈워제네거

 

요기 베어?

 

열차가 있나 모르겠다
집에 가야지

 

표 끊어올게

 

테러범, 밝혀지다!

 

잠깐!

 

- 기다려!
- 내버려둬요!

 

아시아계
용의자 출현

 

- 비상!
- 알았다

 

- 경찰!
- 아빠는 살았어!

 

엄마!

 

엄마!
나 엄청 빠르죠?

 

아시아계 소년
2번 플랫폼으로 진입

 

멈춰!

 

제발 기다려!

 

엄마!

 

서라!
꼼짝 마!

 

1, 5, 8번
카메라에 잡혔다

 

거기 서!

 

- 타겟은 배낭 맨 소년
- 위치로

 

- 아빠는 안 죽었어!
- 멈춰!

 

거기 가만히!

 

꼭 온다면서요!

 

만나잔 쪽지도 남겼죠
보세요

 

- 주의 요망
- 움직이지 마!

 

안 돼!

 

깨어났군요
괜찮아질 거예요

 

총알이 관자놀이를 스쳤죠

 

담당의 모셔올게요

 

어떻게 된 거죠?

 

4월 28일이었어요

 

나흘하고 12시간 뒤
남편과 아이를 잃었죠

 

영영 떠나보냈어요

 

그날 아이와
캠버샌즈에 갔어요

 

저도 예전에
엄마랑 가봤죠

 

엄마와의 추억처럼
아들과도 행복했어요

 

8주전 아들은
멀쩡했어요

 

만질 수 있었는데

 

꼭 안아주고
냄새도 느끼고

 

볼에 입 맞췄건만

 

이젠 틀린 거죠?

 

당신에 대해선
이미 알아요

 

관심 가져줘서
고맙군요

 

묘한 일이군요

 

피차 관심사가
이렇게 비슷해서야?

 

때론 물러날 줄도
알아야죠?

 

남의 일에
나서지 말고

 

노파심에서
충고하는 거요

 

괜히 끼어봤자
좋을 게 없죠

 

내가 당신이라면
조용히 자숙하던가

 

분수에 맞는
기사를 쓰겠소

 

아님 댁부터
뉴스에 날 거요

 

친절하시군요
따뜻한 충고까지

 

2002년
모하매드 아매드 건

 

소니 고바니가
거기 연루됐었죠

 

5년 전부터 그를
감시했다던데?

 

무마할 건수가
생길 때까지

 

실수를 덮고 싶었겠죠

 

당신과 그녀가
안 되는 이유를 아나?

 

- 선수 친 거 아닌가?
- 당신만 보면

 

그날이 떠오르기
때문이지

 

첼시 팬이셨나요?

 

여가 땐 스쿼시만
즐긴다던데?

 

언제 같이 쳐볼까요?

 

요샌 알아둘
상식이 너무 많죠?

 

배신마저 상식이죠

 

고민해볼 일이죠

 

당신도 부하들을 보며

 

자주 의심하나요?

 

당신은 사람을
난 사랑을 죽였으니

 

껍데기로 살 밖에요

 

당신과 지내는
상상을 해봤어요

 

그래요?

 

주제넘다 싶었는데

 

어쩌면 가능할 수도

 

그러니 아니라고
말해줘요

 

뭘요?

 

길이 막혀
경기장에 못 갔죠?

 

아님 남한테
티켓을 줬거나

 

알면서 간 건 아니죠?

 

레니는 이해했을 거예요

 

아들은 네 살이었죠
이해라뇨

 

- 희생될 줄 몰랐어요
- 뭐라고요?

 

테러범을 한 명으로 봤죠

 

사상자는 많아야
50명 미만이라

 

희생될 확률은
500분의 1이었죠

 

- 뻔히 아셨군요!
- 가능성뿐이었죠

 

어떻게 그런?

 

어쩔 수 없었어요

 

화이트홀 지역을
공격한단 첩보가 있었죠
*런던 중심가

 

화학탄의 위력은
노동절의 100배라

 

한창 대비했는데
축구장이 목표란 건

 

테러 1시간 전에
알았어요

 

미리 경고해주지 않고요?

 

축구장을 노린단 건
알았지만

 

어느 구장인지 몰랐죠
전 경기를 중단시키면 혼란이..

 

- 제 아들은요!
- 알아낼 방도가 없었죠

 

최소한 말렸어야죠!

 

재스퍼가 뭐랬는지 몰라도

 

우리가 공공연히
나섰다면

 

낌새를 챈 놈들은
조직을 쇄신할 테고

 

우리측 정보통도
무력화되죠

 

그럴 순 없었어요

 

너무 부담이 컸죠
수천의 인명

 

막대한 정보
이런 전쟁에선

 

정보가 유일한
무기니까요!

 

내 아들!

 

최고위층의 지시였어요

 

네 살짜리 애가
끔찍하게 죽었어요!

 

헛된 죽음은 아니죠

 

허무하게 죽었죠!

 

- 놔요!
- 진정해요!

 

엄마!

 

엄마!
나 엄청 빠르죠?

 

잡아보세요!

 

엄마!

 

토끼가 빙글빙글
세탁기 싫대요

 

얼른 꺼내줘요!

 

빨리 꺼내주세요!

 

그래, 알았어

 

- 다행이다
- 자

 

5, 4, 3, 2, 1

 

시작!

 

깜박였다
내가 이겼죠?

 

그래

 

이제 코하자

 

토끼가 빙글빙글 싫대요

 

안 그럴게
아직 깨끗해

 

혼자 무서우면
여기서 주무시래요

 

고맙구나

 

마침 엄마도
무서웠거든?

 

좀 비켜봐

 

우린 금세
일상을 되찾았죠

 

예전처럼 지냈어요

 

어딨니?
난 여깄는데

 

거긴가?
어딨어?

 

어디 숨었지?
잡으러 간다

 

엄마!
방에 뭐가 있어요!

 

- 뭔데?
- 속았죠?

 

- 안 졸린데
- 아빠 부를까?

 

아빤 세상 최고예요!
다른 무엇보다도

 

- 훨씬!
- 그렇게 좋아?

 

- 할머니 또 절었죠?
- 말버릇하곤!

 

신문지를 문풍지삼아
창문에 붙였죠

 

청구서 뭉치도
요긴하게 썼어요

 

- 자
- 그래

 

아야!

 

괜찮아
곧 나을 거야

 

염려 마
엄만 괜찮아

 

예뻐요, 엄마

 

고마워

 

엄마 금방 올게
뭐 사올까?

 

- 초콜릿핑거요
- 탁월한 선택!

 

당신 댁으로
가려던 참이죠

 

얘기 좀 할까요?

 

잠시 시간을?

 

죄송한데 애 때문에
가봐야 해요

 

그게..

 

당신께 사과하려고
편지를 썼어요

 

미안하단 말로는
부족할 듯해서

 

편지에 쓴대로
말씀하셔야죠

 

할 수만 있다면

 

아들과 남편을
돌려드리고 싶어요

 

애는 멀쩡히
잘 있어요

 

이만 가볼게요

 

어딨지?

 

어딨는 거야!

 

엄마!

 

아빠

 

뭐죠?
뭐라고 적혔어요?

 

300년 전 런던에

 

큰 불이 나서
온도시가 타버렸대

 

런던은 굉음을 내며
사납게 불탔지

 

'런던은 굉음을 내며
사납게 불탔다'

 

- 맞아
- 그 다음엔요?

 

한숨 돌리고
불에 주전자 올렸어

 

가자꾸나

 

- 이제 뭐하지?
- 아이스크림 먹어요

 

- 또?
- 네, 또요

 

- 그리고?
- 다음은 치킨!

 

- 좋은 생각인데?
- 엄마도 가는 거죠?

 

엄마!

 

이젠 못 가

 

할머니를 따라
런던화재탑에 가봤죠

 

그땐 아들과 갔어요

 

당시엔 대화재가
말세라 믿었는데

 

세상은 그대로였죠

 

3년만에 더 멋진
도시를 재건했대요

 

런던은 폐허 위에
세운 도시죠

 

고비마다 다시
일어섰어요

 

폭풍과 홍수
흑사병은 물론

 

히틀러조차 이겨냈죠

 

우리 동네도
온통 불바다에

 

지옥 같았지만

 

그래도 일어났죠

 

좀비처럼 되살아났어요

 

저도 런던처럼

 

세상처럼 버텨야죠

 

폭탄에 쓰러졌지만
더욱 강하게 거듭나야죠

 

그럼 더 좋은 걸까요?

 

신문에선 당신이
악마라지만

 

비단 당신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서구 지도자들을
증오한다죠?

 

그들에게도 편지를
보내려고요

 

오사마 당신은
현명한 분이죠

 

저보다 훨씬

 

한번이라도
제 아들을 보신다면

 

아들을 앗아가는 짓은
못할 거예요

 

그건 비극이죠

 

안녕, 아가야

 

사랑에 포기란 없어요

 

사랑은 격정적이고
과감한 거죠

 

아들이 차 가지고 놀던
소리 들리나요?

 

부릉부릉!

 

부디 들었음 좋겠군요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굉음

 

영원히 메아리치겠죠

 

폭탄소리보다
귀가 얼얼할 만큼

 

그만 나서주세요

 

이젠

 

굉음도, 분노도
털고 일어나야죠